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1월 072009 Tagged with , , , , , , , , 4 Responses

워룸(War Room): 1편 존재의 이유

이 대통령은 비상경제상황실을 자신의 집무실이 있는 본관에 설치하는 방안도 생각했었다는 게 복수의 청와대 관계자들 전언이다. 하지만 본관에 집무실과 부속실 외에 각종 행사장이 많아 포기했다고 한다. ‘워룸’ 개념에 걸맞은 ‘벙커 상황실’의 아이디어는 육군 대장 출신인 김인종 경호처장이 냈다. [‘한국판 워룸’에 힘 싣는 이 대통령, 중앙일보]

연초부터 아주 무시무시(?)한 단어가 하나 들린다. 바로 워룸(war room)이다. 원래 워룸은 전시에 통합적인 작전통제를 위해각 부문의 수뇌들이 모여 의사결정을 하는 독립된 공간을 의미한다. 전시라는 특수 상황에 맞추어 전시용 워룸은 지하벙커나 안전한 지역이 선호된다.

기업의 위기관리를 위해서도 이러한 형식의 워룸은 존재한다. (만약 기업에게 워룸이 무슨 관련이 있어…하고 생각하시는 PR담당자나 위기관리 담당자가 계시면 죄송하지만…공부를 하셔야 하겠다)

위기관리 매뉴얼상에 몇가지 필수적인 구성요소들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워룸, 또는 위기관리센터다. 실제로는 기업 위기의 90% 이상이 실무자와 의사결정자들간의 한정된 대면 미팅 또는 전화통화나 이메일교신으로 의사결정이 내려지고 실행이 명령되는데…이게 절대 바람직한 시스템이 아니다.

일부에서는 의사결정의 속력과 효율성이라는 핑계를 대는데, 비록 그것이 중요하다 할찌라도 통합적인 상황분석과 전략도출을 위한 토론이 없이 일개 개인 한두명에 의해 내려지는 의사결정은 조직적으로도 위험하고, 정치적으로 위험하다. (해당 의사결정에 혼자 책임을 감당하려면 오케이다)

회사 인하우스들을 관찰해 보면, 위기 발생시 위기관리팀을 구성하는데 상당히 조심스럽고, 난감해 하는 것을 본다. 여기에는 일단 몇가지 이유가 있다.

  • 사내에서 홍보팀이 위기관리주도 부문으로 설정되 있지만, 현실적으로 조직에서 파워가 없는 경우
  • 구태여 하나 하나의 위기를 크게 벌려 놓아 득되는게 뭐가 있냐 하는 암묵적 공감대
  • 평소에도 가뜩이나 바쁜 부문장들을 한자리에 소집해야 하는 과정에서 많은 트러블을 두려워 함
  • 일단 위기가 발생하면 홍보팀이 스스로 너무 바빠 별도의 일을 만들지 않으려는 업무 이기주의
  • 위기관리팀의 필요성에 대해 홍보팀도 이해 못하는 경우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기업의 위기시 워룸의 운영은 필수적이다. 단, CEO가 중심이 되어 매뉴얼에 규정되어 있는 위기관리팀들을 한자리에 모아야 하는 이 워룸 시츄에이션은 어느 정도 수준 이상의 위기에만 해당 한다. 그에 대한 판단은 CEO 또는 위기관리팀장(보통 홍보임원)이 내릴수 있도록 하는게 좋다.

워룸은 될 수 있는 한 일상적 업무공간과 격리되는 곳이 좋다. 보통 회사 맨 꼭대기의 대회의실 또는 별도의 사내공간을 이용한다. 일반적으로 기업의 위기관리팀 규모는 각 부문을 대표하는 부문장들을 구성원으로 하기 때문에 최대 20명이 넘지 않는 것이 좋다. 가능한 중복되거나 상하 오버랩이 되는 구성원의 참여는 배제한다. (R&R을 강력하게 가져가기 위해서다)

매뉴얼상 위기관리팀이 소집완료되는 기한이 정해져 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실제 실행시 관찰을 해 보면 상당히 비현실적이다. 따라서 소집완료 시간은 소집을 통보하는 주체가 탄력적으로 정하는 게 옳다. 하지만, 긴급성은 기반이 되어야 한다.

출장이나, 유고 또는 해당시기에 오프라인 참석이 불가능한 위기관리팀원의 경우에는 그 대체인력을 매뉴얼상에 규정해 놓거나, 부분적으로 온라인상으로 참석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특히 CEO가 해외출장 중일 때 원활한 의사결정은 온라인 컨퍼런스 시스템등을 통해 진행할 수 있도록 설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워룸의 운용이 필요한 이유들을 정리해 보자.

  • 위기시 의사결정에 대한 책임소재 (개인이 독립적으로 가져가기에는 위험)
  • 좀더 심도있는 상황분석 가능
  • 대응 전략과 포지션 설정에 있어 주요부문장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좀더 성공적 의사결정 가능
  • 한자리에서 상황분석과 포지션의 의사결정 그리고 실행 방안 및 메시지들이 원스톱으로 진행
  • CEO가 한자리에서 실행 지시 프로세스를 감독하고 실시간으로 실행결과를 업데이트 받을 수 있음
  • 모든 위기상황이 통제하에 있다는 안정감 공유
  • 동시에 외부 전문가 카운슬을 참여하게 하면 내부에서 미처 챙기지 못하는 부분들에 대한 인풋과 조언들을 동시에 획득 위기관리 진행 가능
  • 전사적 위기 대응을 통해 One Team 의식 강화

다음 포스팅에서는 ‘워룸: 2편 누가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를 정리해 본다.  

1월 062009 Tagged with , , 4 Responses

중국 음식 프리젠테이션 insights

뉴욕타임즈에서 Culture and City Life 섹션을 만들고 있는 제니퍼 리 기자가 TED 컨퍼런스에서 ‘Who was General Tso? and other mysteries of American Chinese food’라는 재미있는 프리젠테이션을 했다.

문화 음식 담당 기자로서 상당히 공부를 많이 한 흔적이 보인다. 여기서 몇가지 프리젠테이션 insight들을 정리해 보면:

  • 텍스트 없는 프리젠테이션이 대세
  • 역사(History)는 항상 저항 할 수 없는 신뢰를 전달
  • 실제 발로 뛰어 만든 동영상이 메시지 전달에 강력한 영향을 발휘
  • 수미가 일관한 구조 (맥도널드를 마이크로소프트에, 차이니즈 어메리칸 레스토랑을 리눅스에 비유하는 것은 진정 압권)
  • 유머와 말솜씨는 항상 유효
  • 음식이나 문화는 거부할 수 없는 편안한 주제
  • 좋은 프리젠테이션은 스토리. 시간을 많이 투자해 고안 되고 준비된 스토리


뉴욕에서 차이니즈 레스토랑에 들어가 이 General Tso’s Chicken을 주문 할 때 마다 이 ‘Tso’라는 발음이 너무 어려웠던 기억이 있다. ‘초’나 ‘쵸’도 아니고 ‘ㅌ초’라고 해도 안 통하고…아무튼.

제니퍼의 아주 얌체스러운 뉴욕 발음이 정말 정겹다. 이정도 빠르기로 수다를 떨면서 프리젠테이션 할 수 있는 날이 올까?

1월 062009 Tagged with , , , 0 Responses

여론이 무서운 이유

어제 저녁 일찍 집에 들어간 나는 아주 유치한 드라마 하나를 시청하고 있었다. 전반적으로 초등학생 눈 높이에 맞춘 수준의 드라마였는데, 한 배우의 대사를 들으면서 깜짝 놀랐다.

“여론이 왜 무서운 줄 알아? 무식하기 때문이야. 미쳐서 날뛰면 어떻게 될찌 모른다는 거지”
(기억나는 대로 적어 본다)

아주 정확한 insight다. 기분은 약간 나쁘지만…실제적으로 고개가 끄덕여 지는 의견이다.

단,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이러한 여론에 과감하게 맞서거나 여론을 무시하거나 무심하게 자극을 하고 나 몰라라 하는 일부 기업들이다. 이들의 용기는 어디서 올까?

1월 052009 Tagged with , , 0 Responses

효율성과 생산성에 대하여…

각사 하루 200만 이상이 구독을 한다는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등 소위 메이저들을 포함 10여개의 종합지와 또 그만큼의 경제지들과 주간지 월간지에 국민 대다수가 시청한다는 3사의 TV 뉴스들에 YTN, MBN…셀수 없이 많은 온라인 방송에 온라인 뉴스들이…

하루 종일 정치관련 뉴스들을 쏟아낸다. 그 수에 수백을 곱한 숫자의 블로그들이 또 그 정치 뉴스들을 재해석 생산하고 소화한다. 그리고 또 그 수에 수십에 수백을 곱한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의견을 댓글이나 트랙백으로 재생산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souce; 연합뉴스]

SOV(Share of Voice)로만 보면 기업이나 사회 그리고 심지어 정치뉴스의 숫자들을 위협한다는 연예뉴스 조차도 정치뉴스에 비하면 그 쉐어가 보잘 것이 없다.

5천만의 국민들 중 거의 과반수 이상이 매일 같이 정치 뉴스들에 노출되고 소비를 하는데, 사실 그러한 커뮤니케이션의 결과는 한심스럽다.

왜 저 사람들이 저렇게 악수를 하는건지…왜 얼굴들이 저런건지…뭘 하자는 건지…뭘 할건지…누가 잘했고 누가 잘 못했는지…별로 아는 사람들이 없다. 커뮤니케이션의 결과가 없다. (정확하게 말하면 원래 자신이 가지고 있던 생각만이 커뮤니케이션 결과를 대체한다)

어느 기업이 정치만큼만 SOV를 가져간다면 아마 그 회사 제품은 성공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매진사례를 기록할찌도 모른다. 정치가 효율성이나 생산성에 관한 것은 아니라지만…커뮤니케이션이 헛되게 되고 있다는 것은 분명 인정하는게 좋겠다. 쓰레기 커뮤니케이션을 매일 처럼 매시간 씹어 삼켜야만 하는 우리들도 불쌍하다.


1월 052009 20 Responses

2009년 책을 사다

오늘 이혁 이사와 새해 첫 점심을 하러 가다가 우리 AE들에게 책 한 권씩을 사주자는 담합이 되었다. 강남 교보에 가서 professional fee 높은 이 두 사람이 3시간 가량을 투자해서 책을 한 배스킷 사왔다.

“OO이는 마케팅쪽을 좀더 공부시켜야 하니까 일단 이책이 어떨까요?

“OO이는 스토리쪽에 관심을 두고 있으니 이걸로 하지요…

“OO이는 관계설정에 좀더 투자를 하라는 의미에서…

“OO이는 앞으로 이 책이 도움이 되겠지요?

뭐 이런식으로 책 한권 한권을 골랐다. 태어나서 한꺼번에 가장 많은 책을 산 듯 하다. 이혁 이사와 배스킷을 낑낑대고 계산대에 올려 놓았는데…무척 싸다. (년말 Bar에서 마셔 치웠던 수십병의 양주들 중 딱 한 병값도 안된다….)

“참…싸다. 책이 너무 싸다…”

그 가치에 비해 책이 너무 싸다. 배고픈 학생들에게는 좋은 사실이지만…지식을 창조하는 사람들에게는 적절한 보답이 분명 아니다.

90년대 중반 뉴욕 로어 맨하튼에는 반스앤노블의 대형 중고서점이 있었다. 교수가 교재나 참고서적을 정해 주면 그 리스트를 가지고 일단 나는 그 중고서점에 가서 하루 이틀을 보내고는 했다. 일부 중고서적에서는 볼펜 낙서나 껌종류의 이물질(?)들이 간간히 발견되었지만…가난한 유학생에게 정가의 반값이나 떨이 1-2불짜리 교과서는 구세주였다.

길 건너편의 반스앤노블 신간 서점을 바라다 보면서 “한국으로 돌아갈 때 꼭 저 서점에서 마음껏 새 책들을 사가지고 가야지…”하는 꿈을 꿨던 기억이 있다. 지금은 한국에서 내가 보고 싶을만한 책을 내 맘대로 살 수 있는 처지가 되었는데도…그 예전의 목마름이나 책 욕심은 없어졌다. 그 만큼 후퇴를 해 가고 있다는 거겠지.

아무튼, 우리 AE들이 각자에게 선물된 책들을 보면서 회사가 전달하고 싶어 하는 자신에 대한 메시지들을 발견했으면 좋겠다. 비록 싼 책들이라도 비싼 시니어들이 3시간을 투자해 고른 효과가 있었으면 좋겠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1월 012009 Tagged with , 4 Responses

PR vs Crisis Comm 그리고…

PR vs. Crisis Communication
System Perspective

사용자 삽입 이미지2009 Copyright by James Chung




Successful Crisis Communication vs. Failed Crisis Communication
System Perspective

사용자 삽입 이미지2009 Copyright by James Chung

2009년 첫 insight 정리. 이상.

12월 302008 7 Responses

하나만이라도 제대로…제발.

서울 성내동 중흥교회 위임 목사인 엄 대표회장은 예수교장로회(개혁총연) 소속으로 안양대학교와 개혁신학연구원,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을 졸업했으며, 1995년 총회부흥사협의회 회장과 2000년 예수교장로회 총회 부총회장을 지냈다.

엄 대표회장은 한기총의 위상을 높이고 성경에 배치되는 정책과 제도에 맞서는 한편 내년도 한기총 창립 20주년 기념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남북화해와 한반도 평화 통일에 힘쓰겠다는 내용의 5개 항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엄 대표회장은 개표 직후 당선 소감에서 “하나님이 세웠으니 (회장직을) 감당할 능력도 주실 줄 믿는다”며 “한기총이 복음주의 신학과 보수적 입장을 견지할 수 있도록 죽도록 충성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2009 한기총 대표회장 공약

1. 한기총의 위상을 높이고
2. 성경에 배치되는 정책과 제도에 맞서는 한편
3. 내년도 한기총 창립 20주년 기념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4. 남북화해
5. 한반도 평화 통일에 힘쓰겠다


이 중에서 하나만이라도 ‘제대로’ 되길 바랍니다. 그냥 말구 말입니다…… 키 메시지가 복잡해서…

12월 302008 Tagged with , 8 Responses

원칙이 전부다

내 스스로도 원칙에 대한 거부감이라던가 나쁜 감정을 가졌을 때가 있었다.

그런 거부감을 가졌던 원인을 가만히 보면

‘왜 그게 원칙이야? 나는 그것을 원칙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하는 전제 때문이었다.

그러나 삶을 살아가면서 조직을 이끄는 위치에 서고나서

원칙은 복잡하고 힘든 문제의 실타래를 풀 수 있는 가장 훌륭한 방식이라는 것을 반복적으로 깨닫는다.

원칙은 말의 머리를 베게도 하고.

원칙은 며느리를 화형시키게도 한다.

원칙은 스스로를 용서하지 않고 목메달게도 하고.

원칙은 믿음을 위해 목숨을 내 놓게도 한다.

이를 통해 그들은 원칙을 원칙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사람은 누구나 원칙을 좋아하는 듯 하지만, 사실은 본능적으로 원칙을 싫어한다.

원칙이 남을 향해 있을 때와 나를 향해 있을 때가 다르기 때문이다.

본능은 내 스스로 내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삶을 살거나 조직을 이끄는 사람은 자연인으로 자연스러운 본능에 충실하면 안된다.

리더십이란 내게는 쓰디 쓴 원칙을 달게 삼키는 모습을 남들에게 보여주는 것이라 믿는다.

자연인이 절대로 리더가 되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모든 리더가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성공하자.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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