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이혁 이사와 새해 첫 점심을 하러 가다가 우리 AE들에게 책 한 권씩을 사주자는 담합이 되었다. 강남 교보에 가서 professional fee 높은 이 두 사람이 3시간 가량을 투자해서 책을 한 배스킷 사왔다.
“OO이는 마케팅쪽을 좀더 공부시켜야 하니까 일단 이책이 어떨까요?“
“OO이는 스토리쪽에 관심을 두고 있으니 이걸로 하지요…“
“OO이는 관계설정에 좀더 투자를 하라는 의미에서…“
“OO이는 앞으로 이 책이 도움이 되겠지요?“
뭐 이런식으로 책 한권 한권을 골랐다. 태어나서 한꺼번에 가장 많은 책을 산 듯 하다. 이혁 이사와 배스킷을 낑낑대고 계산대에 올려 놓았는데…무척 싸다. (년말 Bar에서 마셔 치웠던 수십병의 양주들 중 딱 한 병값도 안된다….)
그 가치에 비해 책이 너무 싸다. 배고픈 학생들에게는 좋은 사실이지만…지식을 창조하는 사람들에게는 적절한 보답이 분명 아니다.
90년대 중반 뉴욕 로어 맨하튼에는 반스앤노블의 대형 중고서점이 있었다. 교수가 교재나 참고서적을 정해 주면 그 리스트를 가지고 일단 나는 그 중고서점에 가서 하루 이틀을 보내고는 했다. 일부 중고서적에서는 볼펜 낙서나 껌종류의 이물질(?)들이 간간히 발견되었지만…가난한 유학생에게 정가의 반값이나 떨이 1-2불짜리 교과서는 구세주였다.
길 건너편의 반스앤노블 신간 서점을 바라다 보면서 “한국으로 돌아갈 때 꼭 저 서점에서 마음껏 새 책들을 사가지고 가야지…”하는 꿈을 꿨던 기억이 있다. 지금은 한국에서 내가 보고 싶을만한 책을 내 맘대로 살 수 있는 처지가 되었는데도…그 예전의 목마름이나 책 욕심은 없어졌다. 그 만큼 후퇴를 해 가고 있다는 거겠지.
아무튼, 우리 AE들이 각자에게 선물된 책들을 보면서 회사가 전달하고 싶어 하는 자신에 대한 메시지들을 발견했으면 좋겠다. 비록 싼 책들이라도 비싼 시니어들이 3시간을 투자해 고른 효과가 있었으면 좋겠다.
Communications as Ikor에서 더 알아보기
구독을 신청하면 최신 게시물을 이메일로 받아볼 수 있습니다.
20 Responses to 2009년 책을 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