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민의 미디어트레이닝

12월 052009 Tagged with , , , 0 Responses

인터뷰, 불안하면 진거다

서울 그랜드 세일’은 사실상 서울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세계에 알리는 일입니다. 해외홍보에 전문성을 가진 관광공사는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결과에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그런데 공사 관계자는 심지어 “우리가 할 일이 얼마나 은데 그런 일(서울 그랜드 세일)까지 신경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습니다. 물론 가장 큰 책임은 행사를 주최한 서울시입니다. 보란 듯 ‘판’만 벌여 놨을 뿐 공공기관끼리 협력도 이끌어 내지 못한 것이죠. [동아일보]

인터뷰를 하고 나서 기자가 이렇게 홍보담당자에게 물었다 치자.

지금 하신 말씀 그대로 내일 기사화합니다. 괜찮으시겠지요?”

이때 홍보담당자가 불안하면 이미 인터뷰는 어느 정도 실패한 인터뷰인 거다. ‘아차…그 부분은 좀 그런데…’하면 끝이란 거다. (사람이 살다 보면 이런 말도 할 수 있고 그런 거지 그런 식은 아니다.)

아휴대로 쓰세요. 무섭습니다.”
방금 제가 한말은 조금 그러니까 빼주시지요
제가 언제 인터뷰 했습니까? 인터뷰 한적 없습니다.”
아니 내일 기사 쓴다고 하면서 협박하는 겁니까? 정말 기분 그렇네…”
제가 못할 했습니까?”
쓰세요. 저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겁니다.”
그리 문제 있던 부분들이 있었던 아니죠?”
뭐가쓸게 있다고 그러세요.  봐주십시오.”

뭐…이런 식으로 마지막 답변을 하거나 생각을 하면서 두 주먹 불끈 쥐면 이미 문제인 거다.

더 큰 문제는?

자신은 인터뷰 잘했다고 생각했는데 그 다음날 아침 기사를 보고 나서 깜짝 놀라는 사람이다. 회사 나가기 싫어지는 기사 아닌가? 그래서 조심하라는 거다.

12월 042009 Tagged with , , , 0 Responses

What If? 왜 필요 없이 말할까?

사상자들이 필수 안전장구를 거의 갖추지 않고 시험을 한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이번 사고는 규정위반에 따라 피해 규모가 더 커졌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군 관계자는 “규정대로 방탄복과 방탄모를 착용했더라도 이번처럼 대구경 폭발사고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현재 착용하는 방탄복 등은 7.62㎜ 등 소구경용에만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이 언급은 규정대로 방탄복 등을 착용했다 하더라도 이번처럼 대구경 폭발이 일어날 경우에는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의미로, ADD나 군에서 이 같은 사실을 알고도 제대로 된 안전규정을
만들지 않았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연합뉴스]

참 답이 없는 답변이다. 기자들이 군관계자에게 what if를 묻지는 않았을 텐데…그 관계자는 what if에 대하여 이야기했다. 군측에 전혀 도움이 되거나 유리한 논리나 사실이 아닌데도 what if 답변을 했다.

했었다면
했더라도
하지 않았었더라면
하지 않았더라도
….
만약

민감한 시기에는 절대 피해야 하는 표현들이다. 필요 없으면 말하지 말라는 거다.

 

11월 262009 Tagged with , , , , , , , 2 Responses

미디어 트레이닝을 준비하는 마음

보통 미디어 트레이닝을 하나 준비하려면 최소한 2주 가량의 스터디 기간이 필요하다. 만약 클라이언트사의 해당 이슈가 아주 복잡하고 이해하기 어렵거나 또 트레이닝을 받으실 임원분들의 담당 분야가 여러 개라면 그 기간 이상의 시간들이 소요된다.

오늘도 코치들에게서 미디어 트레이닝을 준비하고 있는 느낌을 들었지만, 거의 매번 비슷한 느낌을 받게 되는 게 재미있다.

미디어 트레이닝을 준비하기 시작하는 초기에는 클라이언트에게 전달받은 수많은 자료들과 우리 코치들이 입수한 여러 정보들을 하나 하나 책상 위에 올려 놓고 꼭꼭 씹어 소화를 하는 데 시간을 투자한다. 비밀준수계약서에 일일이 서명을 하고 들여다 보기 때문에 항상 조용한 스터디가 진행된다.

이 시기에 가지게 되는 느낌은…


세상에…(Oh My God…)”

열에 여덟 아홉은 이렇다. 이 세상 어느 기업이나 조직도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사실을 되새기지만…계속 스터디간에 흘러 나오는 혼잣말이 그렇다.

준비의 중반에 들어서서는 클라이언트에게 심화 브리핑을 받고 일반적인 대응 논리들을 접수하고, 검증하게 되는데 이 시기가 되면 한 절반 정도 클라이언트를 이해하게 된다. 왜 그런 논란들이 일어날 수 밖에 없고, 그에 대한 클라이언트 기업이나 조직의 개선 및 대응 활동들이 이해되기 때문이다.

이 시기에는 보통 이런 느낌이 된다…


그럴 수도 있겠…”

하지만 완전히 개운하지는 않다. 아무리 그렇다손 치더라도…하는 느낌이 아래에 깔리기 마련이다.

최종 준비기간 동안에는 완전한 하나의 그림이 형성되고 논란의 양측 논리를 분석하고 저울에 올려다 놓고 들여다보는 기간이다. 이 기간이 되면 거의 클라이언트 수준 또는 그 이상의 균형적인 이슈 파악을 완료한 상태가 된다.

이 시기가 되면 비로소 이렇게 느껴진다.


어쩔 수가 없네…”

클라이언트의 지금이 이해가 되는 단계가 된 거다. 논란 하나 하나를 클라이언트는 너무 잘 알고 있고, 그 직접 당사자로서 엄청난 고민을 해왔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되는 거다. 그리고는 특별한 해답이 없기 때문에 이런 논란이 계속 존재한다는 사실도 인정하게 된다.

막상 미디어 트레이닝 당일에 임원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회사를 위해 정말 고생들이 많으시다’라는 느낌을 더하게 된다. 회사를 위해 개인을 버리고 질문에 답하시고, 논리를 제시하시고, 설득을 시도하시는 임원분들의 열정에 놀라고 결국 박수를 드리게 된다.

점심 식사 이후 커피를 마시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재미있는 한마디를 더했다.


그 마지막 느낌을 20년 동안 가지고 있는 클라이언트 홍보팀 사람들은 심정이
오죽 하겠어? 어쩔 수 없다는 게
직한 거지…”

그렇다. 들어가보거나 들여다보지 못하면 말하기 힘든 부분들이라 그렇다.

11월 122009 Tagged with , , , , 2 Responses

래리킹 vs. 캐리 프리진 케이스 – I can’t hear you

 

 

래리킹이 멋지다는 것은 위트가 있다는 것 외에도, 아주 여러 가지 각도로 인터뷰이를 농락한다는 데 있다.

논란의 중심에 있는 캐리 프리진은 왜 래리킹 인터뷰에 순순히 응했을까? 위 동영상을 보면 캐리는 자신의 서적을 홍보하기 위해 래리킹 인터뷰에 응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누구든 래리킹과의 대화에서 민감한 최근 이슈에 대한 질문을 받을 것을 예상 할 수 있었다. 그러한 질문에 대해 준비된 답변 없이는 래리킹과의 인터뷰에 응하면 안 되는 거였다.

그녀는 그녀의 과거처럼 나이브하게 인터뷰에 응했고, 침몰했다.

최초에는 최근 대형 소송을 취하한 것과 관련하여 질문을 받고 자신의 핵심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 같아 보였다. 그러나 동일한 질문과 질문의 로직이 반복되자 답변을 일방적으로 포기하고, 멍청하게 화면 앞에 앉아 있었다. 결국 래리킹이 승리했다.

몇 가지 코칭을 하자면…

* 질문에 끌려 다니지 말고 질문을 리드했었어야 했다. 자신이 이 자리에 있는 이유가 무엇이고, 무엇을 이야기하려 하고 있는지를 반복적으로 이야기 해야 만 했다. 반복적으로 프레임을 확정하는 것이다. 사실 시간에 쫓기는 것은 래리 킹이다.

* 답변을 반복하는 것을 멈추거나, 스스로 지루해 하거나, 반복하면서 화를 내면 안 된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화가 난다. 이 감정을 컨트롤 해야 이길 수 있다.

* 인터뷰를 그만하고 싶다면 마이크를 빼놓고 “I can’t hear you” 같은 멍청한 메시지를 ‘화면 앞’에서 계속 하면 안 되는 거였다. 차라리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나가버리면 그만이었다.

종종 이와 비슷한 인터뷰나 기자와의 대화를 목격한다. 자신이 팔고 싶어하는 것만을 위해 언론 커뮤니케이션에 나이브하게 임하는 홍보담당자나 임원들을 본다. 하지만, 항상 주의해야 한다. 언론이나 기자가 우리를 홍보해주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기억하자.


 

11월 112009 Tagged with , , , , , , , , , 4 Responses

교수님들…미디어 트레이닝으로 해결이 될까?

하지만 이 과정에서 학교 측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이 학교 ‘성폭력 예방과 처리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교내에서 성폭력 사건이 발생할 경우 부총장을 위원장으로 한 조사위원회를 구성해야 하지만 학교측은 조사위원회를 전혀 열지 않았다. 그 역시 무용과 교수인 이 학교 교무처장은”성폭행 사건이 발생했는지 몰랐다”고만 해명했다. [한국일보]

 

 여러 번 포스팅을 했었지만 교육관련 기관이나 학교 선생들과 관련된 위기들 그리고 그 위기들을 관리해 나가는 그들의 포지션들을 보면 한숨이 나온다. 사회에서 가장 존경과 신뢰를 받는 그룹들이어야 하는 그들이 어떻게 이렇게 사회에서 가장 위기관리를 못하는 그룹으로 비추어 지는지 안타깝다. (그런 의미에서 종교단체들도 같은 연장선상에 있다)

위의 사례도 전형적으로 타겟 오디언스들과 신발을 바꾸어 신어 보려 하지 않는 사례다. 이번 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타겟들은 다음과 같다.

폭행을 당한 학생들과 그 가족들
같은 과에 다니는 학생들과 그 가족들
그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과 그 가족들
그 학교에 입학을 원하는 많은 고등학생들과 그 가족들

사실 교육청이라던가 경찰 등은 핵심 타겟은 아니다. 어차피 이는 범법행위와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위의 학생들과 그 가족들의 입장에서 메시지를 구성했다면 상당히 무책임하게 ‘성폭행 사건이 발생했는지 몰랐다”라는 비상식적인 메시지를 가지고 언론을 대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위 기사에서 해당 문제 강사를 관리하던 교수의 메시지는 더욱 황당하다.

D교수는 사건축소 및 은폐의혹에 대해 “강사 일을 학교에서 일일이 신경 쓸 수가 있느냐”며 “문제 강사가 학교를 떠났으면 된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한국일보]

 

이 교수가 전체 교수사회를 대변하지는 않겠지만…이런 포지션들이 많아 질 수록 교수사회 전체가 좋은 이미지를 형성하기는 점점 어려워 지게 마련이다.

이 교수에게 물은 것은 ‘학교가 강사 일을 세부적으로 신경 쓰라’는 게 아니었다. 강사가 학생들에게 저지른 ‘범죄행위’에 대해 신경을 쓰라는 말이었다. 또한 문제 강사가 학교를 떠나면 모든 학생들과 가족들의 상처는 치유되는 거라 생각하나?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 보았나 하는 거다.

이렇게 위기시에는 자신에 대한 보호본능이 도를 넘게 된다. 절대 신발을 바꾸어 신지 않으려 하고, 자신만 빠져 나오고 싶어 한다. 그것이 외부로 어떻게 보여지고 해석되는 가에 대해서는 생각한 겨를이나 의지가 없어진다.

그래서 위기 커뮤니케이션이 어렵다는 거다.

 

 

11월 072009 Tagged with , , , , , , , 1 Response

빼지 말고 대신 강력한 논리를 팔자

 

 

회사에게 치명적인 이슈가 있다 치자. 위기의 속성상 통제 가능한 부분은 거의 없다. 국회의원들의 입을 막아낼 수도 없고, 그 의원들의 압력에 못 이겨 억지춘향으로라도 조사를 벌이는 검찰의 뒷덜미를 낚아 챌 수도 없다.

 

경찰이나 국세청 사람들을 온몸으로 막아 낸다 해도 위기는 그냥 그대로 커만 간다. 기자들의 키보드 자판을 하나 하나 해킹할 수 없으며, 신문이나 TV에서 연이어 나오는 기사 보도들을 보지 말라 일반 국민들의 눈을 멀게 할 수도 없는 것 아닌가?

 

어느 하나 통제할 수 없다. 심지어 회사내부 직원들의 입 조차 완벽하게 막을 수 없다.

 

이상과 같은 빅 마우스(big mouth)들의 이야기를 듣고 2차적으로 다가오는 많은 커뮤니케이션 수요들은 또 어쩔 건가? 평소에 자랑하던 자사의 기업 블로그에 달린 욕설과 실망의 댓글들은 어쩔 건가? 선진적인 시도라 박수를 받던 트위터에서는 또 무슨 말을 해야 하나? 친한 팔로워들에게는 어떤 메시지가 필요할까? 홈페이지는 게시판이 폐쇄형이라 일단 안심인가? 회사로 빗발치는 항의전화들은 어떻게 할 것이고, 여러 이메일 상담라인으로 들어오는 비판과 문의들은 어찌해야 하나?

 

기업의 위기관리에 있어서 홍보담당그룹은 주로 언론에만 관심을 가지게 마련이다. 일부 홍보담당자들은 그 외의 커뮤니케이션 관리는 우리 홍보조직의 담당이 아니라 분리해 생각하기도 한다. 왜 출입기자들의 문의에도 하루가 벅찬 우리가 블로그나 홈페이지 그리고 정부측의 문의에 응해야 하나 하는 거다. 현실적으로 이런 반응은 당연하다.

 

홍보부문에서는 어떻게든 기사화를 막아야 한다 생각한다. 보도를 내려야 우리가 산다는 전투의식을 가지곤 한다. 기사를 막고, 보도를 내리고, 표현을 완화하고, 접근차단을 실행하면서 ‘우리는 열심히 회사를 위해 위기관리를 하고 있다’ 생각한다.

 

이러한 중대한 위기시에 대중매체의 언로를 막는 것이 유효할까? (물론 완벽하게 그들의 언로를 차단할 수 만 있다면 스스로 자랑스럽기는 하겠다) 70-80년대 같으면 모르지만 지금은 아니지 않나. 이 사실을 모든 홍보담당자들은 알고 있다. 하지만, 홍보담당자들이 할 수 있는, 좀더 정확하게 말해 시도 가능한 대응 활동이 이것 밖에 없다 하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때문에 별 효과가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냥 실행(시도)을 하는 게 현실이다.

 

기사를 빼거나 보도를 내리는 데에만 노력을 기울이지 말자. 미디어에게(to media) 이야기 하지 말고, 미디어를 통해(through media) 오디언스와 이야기 하자. 좀더 알기 쉽게 이야기 하자면, 미디어에게 우리의 논리가 먹히게 하자. 주요 빅 마우스들의 일방적인 주장이나 의혹제기 등에 맞설 수 있는 우리들의 메시지와 논리들을 빨리 개발해서 SOV를 극대화 하자.

 

기사나 보도가 나오는 것을 두려워 하기 보다는, 우리들의 목소리가 더 많이 반영되지 않는 것을 아쉬워 하자. 기자들을 만날 때도 위기시에 그들이 끄덕일 수 있는 논리적 설명을 가지고 만나는 게 맞다. 기자들을 이해시키고 그들에게 신뢰를 받을 수 있는 메시지들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좀더 성공적인 위기관리가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막으려 말자. 빼려하지 말자. 노력과 그 시간투자 대신 논리개발과 지원 가능한 근거들을 충분하게 확보하자. 그리고 기자들을 만나서 우리의 메시지들을 전달하고 그들에게 흡수시키자.

 

  • 아무리 생각하고
    논의를 해도 그런 메시지나 논리가 부재하다면?
  • 우리는 그러고 싶지만 (그럴 능력도 있지만) 윗분들이 그냥 그 이전 실행만을 선호하신다면?
  • 우리는 그렇게 하지만 그 결과를 아무도 사주지 않는다면?

 

그러면 어쩔 수 없다 그냥 그 이전 그 방식으로 하자. 그 대신 그 방식만이 전부는 아니라는 것은 인정하자. 스스로 전문가라면 그러자.

 

 

P.S. 위 포스팅을 써 놓고 읽게 된 중앙일보 김태진 차장의 블로그 포스팅. 김차장의 지적이 100% 현실은 아니겠지만, 해당 회사가 깊이 새겨 들을 만은 하다.

 

 

[이하 참고 포스팅: 김태진의 아우토반을 꿈꾸며]

현대차에서 ‘전략’이라는 것을 잘못 입에 올리면 화를 입습니다. 그러다 보니 모두 자기 해당 본부의 할 일만 하면 된다는 식입니다. 회사 전체적인 장기 발전이나 브랜드 전략, 이미지나 여론이 어떻게 흘러가는 지에 대해선 서로 못 본체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홍보 전략도 마찬가집니다. 이런 가격 올리기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언론 보도를 막으면 잘하는 것이고 이런 내용이 언론에 소개되면 홍보실은 말 그대로 초죽음이 됩니다. 점점 가격 인상에 저항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는 여론을 경영회의에 보고해 논의를 하고 현대차의 따뜻한 안방 역할을 해주는 국내 소비자들의 등을 어루만지는 홍보전략은 찾아 보기 어렵지요. 오로지 ‘국민기업인 현대차가 잘 돼야 한다’는 90년대 기아차의 논리를 폅니다.

11월 062009 Tagged with , , , , , , , , , 2 Responses

모든 이해관계자를 향한 메시징 참 어렵다

해마다 30%씩 가격이 떨어지는 LCD TV와 달리, LED TV 가격은 출시 후 7개월이 지났지만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윤 사장은 “해외유통업체들이 고가인 LED TV를 팔 때 이윤을 많이 남기기 때문에 가격을 내리지 말아 달라고 오히려 부탁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위기가 낳은 혁신 제품이 시장 흐름을 바꾼 것이다. [조선일보]

개인을 넘어 기업이라는 큰 조직이 메시지 하나 하나를 모든 이해관계자들에게 적합하게 디자인 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모른다.

위의 메시지도 그렇다.

위의 메시지가 적합한 타겟 오디언스는 주주, 투자자, 직원, 거래처(은행) 그리고 위 행사 타겟처럼 다른 회사 경영인들이 전부겠다.

반면, 소비자를 비롯한 정부, NGO, 커뮤니티 등에게는 분명 민감한 메시지다.

사장께서는 경영자들에게 강연 중 자랑 같이 하신 말인데 그게 기사화가 됐다. 그래서 타겟팅이 안됐다. 참 메시징이란 어렵고 예측하기 힘들다.

 

11월 062009 Tagged with , , , 4 Responses

All or Nothing은 불문율이다

김 총장은 저녁 식사가 끝날 무렵 ‘추첨 이벤트’를 제안했다. 이어 같은 번호 두 개가 적힌 종이 한 장씩이 기자들에게 주어졌고, 기자들은 이를 두 장으로 찢어 그 가운데 한 장을 조그만 통에 모았다. 김 총장 등 대검 간부 8명은 돌아가며 이 통에 담긴 번호표를 한 장씩 뽑았고, 그 결과 경향신문 등 8개 언론사 기자들이 당첨됐다. 김 총장은 당첨된 기자들에게 차례로 봉투 하나씩을 건넸다. [경향신문]

 

재미있는 기사다. 대검에서는 곤욕이겠지만…여기서도 몇 가지 인사이트들을 얻을 수 있다.

질문이 있다면…

 

  • 왜 기자들은 추첨과정에서 반발하거나 아예 추첨에 참여하지 말지 그랬나? 추첨 상품으로 무엇을 상상했었을까?
  • 왜 대검 홍보담당관들은 총 24명의 기자가 모인 자리에서 8명에게 부분적으로 배분하려 했을까? 나머지 16명에게서 좋은 소리가 나오리라 상상했을까?
  • 총 400만원을 24명분으로 나누면 20만원씩 넣을 때 4명치의 봉투가 모자라니 추첨을 해 몰아주기를 할 생각이었나?
  • 기자들은 그 봉투를 왜 회식 이후에 확인을 했으며, 그 다음날 돌려주거나 기부를 했을까? 회식 직후 처리가 안되고 말이다.

Insight 정리

대검 홍보담당관들이 이런 행사를 사전에 기획한 듯 하진 않다. 총장이 즉흥적으로 제안을 한 듯 하다. 왜냐하면 정상적인 홍보 경험이 있는 담당자라면 All or Nothing 의 원칙을 어기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추첨을 해도 당첨자를 100%로 가야 맞다.

All or Nothing…한국 홍보 현장에서의 불문율이다. 명심 하자.

 

11월 012009 Tagged with , , 2 Responses

포지션 없는 입이 제일 무섭다

청와대 직원조회에서 “각 부문에서 제기된 의견들이 정 책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외부에 불만을 토로하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고 단속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매일경제,2003.7.3]

지난 15일께부터 집중적으로 청와대 내부 입단속을 하고 있는것으로 알려졌다. [한겨레 2003.9.19]

대통령이 ‘ 단속‘을 당부한 데 따른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2003.10.16]

국정 수행을 보좌하는 참모들인 만큼 외부에 정치적 문제를 언급하는 행위를 일절 금지해주기 바란다”며 입단속을 주문했다. [동아일보, 2003.11.6]

청와대가 최근 때아닌 공무원 ‘군기 잡기’를 통해 입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머니투데이, 2004.1.12]

언행조심…청와대입단속 [한겨레, 2004.3.15]

엇갈리면서 청와대에 대한 불만이 터져나오자 정 의장이 입단속에 나섰다. [미디어오늘, 2005,11,16]

청와대 비서관들의 입단속 필요성 등도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신문, 2006,8,16]


청와대 근무자들은 공사 구분을 확실히 해야 한다며 거스름 없이 말하면 오해를 불러 일으 킬 수 있다”며 입단속을 주문했습니다. [MBN, 2008,2,29]

가족을 포함해 지인들과의 만남에서도 ‘청와대 구성원’으로서의 자아를 잃지 말라는 당부로, 당선자 시절부터 강조해 온 ‘ 단속‘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뉴시스,2008.4.25]

청와대 관계자까지 나서 사실이 아니다며 즉각 입단속에 나섰다. [서울파이낸스, 2008.5.24]

내부 회의가 외부로 유출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면서 철저한 보안과 입단속을 강한 톤으로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2008.6.4]

혹 있을지 모를 유출에 대비해 비서관급 이상 청와대 직원들에게 입단속을 거듭 당부했다고 한다. [연합뉴스, 2008.6.20]

외부에 새나가지 않도록 관련 임직원들로부터 ‘보안서약’을 받고 청와대와 기획재정부가 직원들에 ‘함구령’을 내리는 등 입단속에 나서고 있다는 후문이다. [아시아경제, 2008,12,3]

청와대는 일단 참모진들과 내부 ‘입단속’에 나섰다. [아시아투데이, 2009,6,5]

청와대 참모진들에게 철저한 입단속을 지시했다고 한다. [연합뉴스, 2008,8,30]

공식 장처럼 보도돼 혼란을 빚은 적이 있어 더욱 단속이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한국일보, 2009,10,31]

길다. 이 밖에도 수없이 많은 입단속들이 있었다. 왜 이렇게 입단속 명령이 반복될까? 물론 입단속이 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겠다. 이런 기사들이 많이 나오는 직접적인 이유는…

  • 기자들이 정보원 접근에 일시적인 제약을 받게 되어 짜증이 나는 경우
  • 직전 정보를 얻은 소스가 적발되어 인사상 조치를 받아 그에 대해 미안한 마음이 있는 경우
  • 출입처의 입단속 자체를 무언가 ‘구리기 때문’이라고 보기 때문
  • 출입처의 입단속으로 기사를 쓸게 없는 경우

반대로 출입처에서는 왜 자꾸 반복적으로 입단속을 할까?

  • 포지션이 아직 정해지지 않기 때문
  • 외교 및 안보적으로 민감한 문제이기 때문
  • 인사와 관련 되어 있기 때문
  • 정치적인 논란이 심각하기 때문
  • 언급 할 가치가 없기 때문
  • 반대로 언급해 봐야 본전도 못 찾기 때문

그런데 왜 출입처내의 핵심 이해관계자들은 끊임없이 말조심을 하지 않을까?

  • 기자에게 정보를 흘리는 것이 곧 자신이 실세임을 증명하는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
  • 무언가 정보를 흘려 자신에게 유리한쪽으로 분위기를 이끌려 하기 때문
  • 평소 지인인 기자의 청을 뿌리치지 못해서 그냥 하나 준다는 것이 그만…
  • 현재 재직하고 있거나 전직이었던 인사들이 해당 조직에 앙심을 품고 있기 때문

결론적으로 말하면 완전한 입단속은 불가능해 보인다. 그리고 지속적인 입단속도 불가능하다. 출입기자, 출입처, 이해관계자들의 이해관계들이 수백 수천으로 얽혀 잡음을 내지 않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모 정치전문기자가 이런 말을 했었다. “청와대 비서진은 입은 있지만 입장은 없다”

가장 무서운 게 이거 아닌가? 포지션(position) 없는 입(mouth)말이다. 청와대도 그런 입(mouth)들을 단속하는 것 아니겠나…

10월 312009 Tagged with , , , , , , 0 Responses

정부의 두가지 메시지들에 대하여

1. 강남구 잔반 남기지 않기 메시지

강남구에서는 연초부터 잔반 남기지 않기 운동을 벌이고 있는데 초기 포스터의 메시지를 보면 약간 고개가 갸우뚱 해진다. (상당히 오래 전 찍어 놓은 사진인데 그 이후에는 메시지가 변경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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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터의 메시지를 보면 “남은 반찬을 재사용 하지 않기 위해 적당한 양을 제공하여 드립니다.” 라고 친절하게 설명해 주고 있다. 문제는 앞부분이다. 적당한 양을 제공하는 이유가 ‘남은 반찬을 재사용 하지 않기 위해’라는 의미로 해석 가능하다.

남은 반찬을 재사용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적당한 양을 제공받아 모두 소진하라는 의미로 받아 들여 질 수 있다. 교수님 한 분과 식당에서 식사를 하다가 둘이 동시에 ‘저건 좀 아니다’라는 소리를 질렀다.

현재는 문구가 수정된 것으로 보인다. 최초부터 핵심메시지인 ‘적당한 양을 제공해 드린다’는 부분이 먼저 강조되는 게 맞았다.

 

2. 질병관리본부 신종인플루엔자 마스크 관련 메시지

일부 전문가들은 손을 씻는 것 보다 개개인이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좀 더 효과가 있다는 이야기를 한다. 물론 둘 다 하면 더욱 좋겠다.

그런데 질병관리본부에서 최초부터 지속적으로 전달해 온 마스크 착용에 대한 메시지 또한 고개가 갸우뚱 해진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출처: 질병관리본부, 신종인플루엔자 국민행동요령]

이 메시지를 놓고 보면 마스크를 착용하라는 권고대상을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있는 자’로 이야기하고 있다. 물론 메시지의 취지를 곰곰이 생각해 보면 가능한 타인에게 전이하지 못하게 봉쇄한다는 의미가 있겠지만…메시지란게 곰곰이 씹어 깊이 해석을 해야 하면 안되지 않나.

당연히 이런 가이드라인을 얼핏 들은 사람들은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 마스크를 한 사람을 ‘환자 또는 이상 증상을 보이는 자’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다고 본다.

옆자리에 마스크를 하고 앉아 있는 얼굴 벌건 아저씨 옆에는 앉지를 않는다 던가, 마스크를 하고 일반적인 재채기를 하게 되면 돌아오는 눈길이 따갑고 한다. 마스크를 쓰면 이상한 눈총을 받게 되니 가뜩이나 불편한 마스크를 누가 선뜻 쓰려 하겠나.

신종인플루엔자 예방을 위해 ‘모두가 가능한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좋다’고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 더 낫지 않나 말이다. 그래야 너도 나도 마스크를 착용하는 데 거리낌이 없지 않을까.

메시지들은 당담자들이 먼저 심사숙고 해서 만들었겠지만…그 메시지를 읽거나 접하는 오디언스가 또 심사숙고 해서 재해석을 하게 하면 안 된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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