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순위

11월 142017 Tagged with , , , , , , , , , , , , ,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119편] 공중과 싸워 이길 수 있나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임원 하나가 불미스러운 논란에 연루되었습니다. 온라인상에서 그 임원에 대한 비판이 강하게 일어 났고요. 여러 루머나 확인되지 않은 내용들이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그 임원이 개인적으로 자신의 명예를 회복하겠다고 하는 데요. 공중과 싸워 이길 수 있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이슈나 위기가 발생했을 때 이슈관리 주체가 직접적 이해관계가 존재하지 않는 ‘일반 공중’에 맞서 싸우는 것처럼 무모한 행동이 없습니다. 예전에는 이슈 발생 시 자신이나 자사에 대한 일반 공중들의 반응이 그렇게 피부에 와 닿지 않았었는데요. 요즘에는 온라인과 소셜미디어 등이 발전해 일반공중의 반응이 그대로 눈에 보여지게 되었습니다. 상당히 견디기 힘들고 고통스럽습니다.

그래서 여러 기업이나 유명인들은 그 일반 공중들과 일전을 불사하는 이슈대응을 합니다. 자신에게 직접적으로 해를 끼치고 있다고 생각하고, 그들 각각에 대한 악의까지 생기면서 감정 컨트롤조차 스스로 힘들어지기 때문입니다. 잠도 오지 않고 억울해서 복수를 하고 싶어지기도 합니다. 그 심정이 이해가 됩니다.

그렇다고 해도 조금만 한 발자국 물러나 심호흡을 하면서 전략적인 이슈관리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일단 이슈가 발생해 여러 논란이 일어나고 있을 때 불특정 공중들을 겨냥한 공격이나 세세한 해명은 별반 이슈관리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맞서 싸운다고 해서 이길 방법도 사실 없습니다. 그 대상 자체가 형체가 없는 비난과 비판이기 때문입니다.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존재하는 핵심 이해관계자에 대한 관리와 커뮤니케이션입니다. 이번 케이스를 보아도 해당 임원이 모든 관리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대상은 해당 논란에 관계되어 개입 할 가능성이 있는 조사 기관과 그 결과에 따라 입장을 정리할 회사 자체입니다. 그 두 핵심 이해관계자에 대한 집중적인 관리가 전략적인 우선순위에 있어야 합니다.

이슈나 위기를 관리할 때에는 대응 역량을 효율적으로 배분해야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개인이나 기업의 대응 역량은 기본적으로 유한한 것입니다. 따라서 그 전장이나 대상을 넓히게 되면 당연히 대응 효과는 감소하게 됩니다.

고통스럽고 억울하고 해명 하고 싶고 해도, 일단 핵심 이해관계자에 대한 대응 준비와 대응 실행에 보다 많은 역량을 집중해야 합니다. 그렇지 못한 채 온라인이나 소셜미디어상에서 비판자들을 찾아 다니며 해명 하고, 소송 하겠다고 대응하고, 개인적으로 언론 플레이를 해서 일반 공중들이 만든 의혹에 일일이 대응하고 한다 해서 결론적으로 얻을 수 있는 실익은 없습니다.

이는 기본적으로 이슈관리나 위기관리 목적과도 관련 되는 주제입니다. 이 케이스처럼 불미스러운 논란이 발생 했을 때 해당 임원이 추구하는 위기관리 목적은 무엇인가가 중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합리적으로 생각해 볼 때 해당 임원의 이슈관리 목적은 이번 논란과 관련해 가능하면 조사기관의 조사를 무사히 넘기는 것일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회사측에 대한 적절한 해명을 통해 자신에 대한 면책이 이루어지게 하는 것이 이슈관리의 목적일 수 있습니다.

목적이 그렇다면 그렇게 이슈관리 역량을 집중하면 되는 것입니다. 만약 해당 임원의 이슈관리 목적이 일반공중들에게 광범위하게 인식되어 있는 자신에 대한 루머나 부정적 사실관계들을 바로 잡아 자신의 이미지를 이전의 것으로 환원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조사기관의 실제 조사가 어떻게 되든, 회사에서 자신이 책임 져야 할 일이 생기던 말던, 일단 일반공중을 대상으로 역량을 집중하겠다면 그런 경우에는 목적에 부합하는 이슈관리 실행이라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목적은 현실적이지도 않고, 생산적이지도 못하니 문제입니다. 최악의 상황을 피하는 것이 위기관리하고 하는데, 그런 경우 최악의 상황을 스스로 만드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다시 한번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이슈나 위기 발생 시 일반공중의 인식과 맞서 싸우는 것은 매우 무모한 대응입니다. 대신 핵심 이해관계자들을 제대로 전략적으로 관리해 일반 공중의 인식에 ‘영향’을 주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맞습니다. 결론은 같은 의미이지만 목적과 우선순위에 대한 개념을 지속적으로 기억하시라는 조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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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22017 Tagged with , , , , , , , , , , , , , , , , , , ,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105편] 급하면 누구라도 먼저 뛰어 들어야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회사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니까, 회사에 위기가 발생하면 누구라도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중심으로 빨리 위기관리에 뛰어 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것 재고 저것 재고 하다가는 시기를 놓치게 되니 말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지 말라는 의미는 무언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위기 시 위기관리 업무를 가장 우선으로 놓고 전사적으로 임직원들이 집중해 신속히 실행하라는 의미로는 이의가 없습니다. 그러나 말씀하신 내용이 각자 통제되지 않은 사적인 개입을 기반으로 한 위기관리를 의미한다면 그것은 절대 위험하니 삼가 하시라고 말씀드릴 수 밖에 없습니다.

위기관리는 기본적으로 ‘통제’ 개념이 그 기반입니다. 무엇이든 하나의 목적을 가지고 통제되고 관제되지 않는다면 위험한 대응 방식입니다. 상황파악과 의사결정에 이르는 모든 과정들도 철저하게 통제되어야 합니다. 시간적인 통제와 의사결정 전략에 있어 통제가 중요합니다. 자사가 통제할 수 없는 의사결정이라면 그 의사결정 자체가 아무리 멋지다 해도 또 다른 위기를 가져올 뿐입니다. 적절한 의사결정이 아닙니다.

위기대응에서의 개입 또한 마찬가지 통제가 중요합니다. 사내에서 지정된 위기관리위원회 차원 이외에 통제가 불가능한 부서, 개인의 사적 개입은 경계하셔야 합니다. 예를 들어 위기 시 쏟아지는 언론사 문의에 여러 부서 직원들이 각자 친한 기자들에게 커뮤니케이션 해서 자사 해명을 실시하는 경우를 상상해 보십시오. 상식적이지 않습니다.

온라인은 어떻습니까? 위기 시 자사에게 쏟아지는 온라인상 비판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 하나 하나에 대해 수백 명의 직원들이 맞서 여기 저기 각개 전투를 벌이는 상황을 상상해 보십시오. 자신들이 아무리 강력한 온라인 영향력자라고 해도 이런 개인적 개입은 추가적인 문제를 일으킬 확률이 훨씬 더 많습니다.

위기 시 최고경영자와 임원들이 각자 지인 관계인 각종 규제기관장과 국회의원들에게 전화를 돌리고 협조를 요청하는 것도 위험할 수 있습니다. 대관과 홍보담당자들을 건너 뛰어 사적으로 여기 저기에서 개입을 하는 형국은 정말 조심하셔야 합니다.

일단 위기관리위원회를 중심으로 모든 이해관계자 커뮤니케이션과 대응 실행들은 ‘일원화’ 되어야 합니다. 공식적으로 지시되지 않았고, 공유되지 않을 실행은 위험하니 삼가 해야 합니다. 아무리 애사심에 기반한 사적 활동이라도 그것이 문제를 일으키게 되면 최종적으로 피해를 입는 것은 다시 회사가 됩니다. 위기 일수록 임직원의 사적 개입, 비밀스러운 작업(?) 등은 조직적으로 경계해야 하는 주제입니다.

실제로 위기관리 실패 케이스들을 보면 위와 같이 위로는 기업 오너 및 대표이사에서 아래로는 일선직원까지 통제되지 않는 어지러운 사적 개입들이 공히 목격됩니다. 이 때문에 부정 보도를 준비하는 언론사 편집국장과 데스크는 갑자기 수 십 명의 지인들에게 해당 보도를 하지 말아달라는 어지러운 전화를 받습니다. 밑도 끝도 없이 인정과 인맥에 의지하는 청탁들입니다.

분명히 로펌과 법무팀이 해명자료를 가져오기로 되어 있는데, 규제기관 담당자들에게는 별별 라인으로 전화가 들어옵니다. 그 연락 내용에는 대부분 문제에 대한 정확한 해명 정보들이 들어있지도 않습니다. 규제기관 담당자들은 당황스럽고 짜증만 납니다.

온라인에서는 더욱 더 소란이 커집니다. “이건 회사의 공식입장이 아니고, 내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전제하며 별별 글들이 올라오기 때문입니다. 온라인상 공중들을 직원들이 개인적으로 비판하고, 폄하 합니다. 서로 감정이 상해 말싸움과 막말이 시작됩니다. 상황이 관리되기는커녕 더 긁어 부스럼을 만들게 됩니다.

위기가 발생하면 조직은 중앙에서 통제되는 체계로의 빠른 전환이 필요합니다. 일선에서 아무리 실행 역량들이 갖추어져 있다 하더라도 중앙에서 적절하게 내려지는 전략에 기반한 지시를 따라야 합니다. 메시지들도 일원화 되어야 합니다. 창구도 그렇습니다. 그래야 외부에서 이해관계자들이 보았을 때 일사 분란하게 체계적인 대응을 하고 있다 판단하게 됩니다.

그 만큼 또 다른 제2, 제3의 위기 발생 가능성은 줄어들게 됩니다. 기업 스스로 자신이 하고 있는 위기관리를 통제하고 있는 만큼, 대응 전략이나 대응 방식의 전환도 자유자재로 가능해집니다. 어떤 실행이 어떤 결과를 도출했는지 확연하게 평가됩니다. 여러 면에서 통제되지 않는 사적 개입보다는 통제 하에 있는 체계적 대응이 훨씬 안전합니다. 우스개 소리로 하듯 ‘호떡집에 불 난 것’ 같아 보이는 위기관리는 분명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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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82013 Tagged with , , , , , 0 Responses

[위기관리 프로세스] 4단계 위기관리위원회 의사결정 – 2편: 워룸, 커뮤니케이션 백본, 우선순위

4단계 위기관리위원회 의사결정 단계-2편
위기관리위원회가 소집되는 방식에는 앞에서도 설명했던 것과 같이 회사마다 다양한 체계를 기반으로 한다. 다양한 체계 속에서도 공통적인 부분은 위기관리위원회를 소집하는 역할을 어느 특정 부서와 특정 인력이 담당한다는 부분이다. 위기관리 매니저 역할을 하는 임원급이 CEO의 허가를 득해 위기관리위원회를 소집하게 되어있다. 일반적으로 SMS와 전화 통화 형식으로 위기관리위원회 구성원들에게 위기발생 사실을 고지하고,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 그들이 모이는 프로세스로 위기관리위원회 소집은 진행된다.
워룸(war room)이 중심
일반적으로 위기관리위원회가 소집되는 장소는 기업 위기관리매뉴얼에 정해져 있는 워룸(war room)이다. 일부 소규모 위기 시에는 주관과 유관 부서장들이 협의하여 특정 장소를 별도로 지정 해 사용할 수 있다. 워룸의 설치 장소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논란들이 있다. 사내 대형 회의실을 워룸으로 지정하는 기업들이 많지만, 일부 기업들의 경우에는 본사에서 떨어진 외부 장소를 섭외하기도 한다. 위기관련 내부직원들의 동요와 업무간섭을 우려하며 외부 장소를 섭외하는 것이다. 반면에 본사 내부에 워룸을 설치하는 기업의 경우 빠른 회의소집과 대응 모니터링이 가능해 내부 시설을 고집하기도 한다.
내 외부 어디에든 최적의 장소를 찾아야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위기의 유형과 사내 문화 측면에서 내부와 외부 시설 중 어디에서 더 효율적으로 위기관리를 진행할 수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위기유형에 있어서도 출입기자들과의 정기 브리핑 등이 필요한 경우에는 본사 외부로 멀리 떨어져 있는 워룸은 불편함이 있다. 그렇다고 워룸을 출입기자실 또는 프레스룸 바로 옆이나 인근에 위치시키기는 것도 보안적인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 전체적으로 위기관리위원회 구성원들의 위기관리 업무 동선도 함께 고려 해 최적의 장소를 마련하는 것이 원칙이 되겠다.
협소한 공간은 피해야
위기 발생 직전 또는 직후부터 위기관리위원회 구성원들이 머무르는 장소인 워룸. 그 규모와 설비 또한 기업 매뉴얼에서 제시된 대로 적절해야 한다. 매뉴얼에 명기 된 위기관리위원회 구성원들 즉, 각 부문별 정, 부 담당자들이 한꺼번에 모두 들어갈 수 있는 규모가 알맞다. 위기 유형에 따라서 실무팀장급들이 위기관리위원회에 참석하거나 배석할 수 있기 때문에 위기관리위원회 정규 구성원만큼의 협소한 공간은 워룸으로 그리 권장되지 않는 규모다.
배치물품은 위기관리 매뉴얼에 평소 명시
가능한 워룸은 위기상황을 가시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가능한 모든 수단과 장비들이 배치되어야 한다. 화상회의 시스템도 권장되고, 사내 위기관리 포털이 존재한다면 그 포털에 올라가는 정보들을 실시간으로 한번에 리뷰 할 수 있는 화상 시스템도 필요하다. 즉각적인 정보 보고 접수가 가능한 전화 체계도 필수다. 내 외부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팩스와 복사기, 스캐너, TV, 스크린, 프로젝터, 음향시설, 칠판이나 게시물 거치대 같은 기록시설과 함께 충분한 전선 커넥터들과 무선 인터넷 라인들도 필요하다. 워룸 벽면에는 기초 프로세스 및 위기관리 원칙과 함께 각종 비상연락망 정보와 연락처들도 명기된다. 위기관리 매뉴얼도 비치 대상이다.
때때로는 위기관리위원회 구성원들 일부가 며칠간 숙식을 해결할 수 있는 시설도 필요한 경우들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워룸에는 간단한 침구나 침낭 그리고 야간에 끼니를 해결 할 수 있는 식음료와 간단 취사기구들을 배치하기도 한다. 최대한 효율적으로 위기관리구성원들이 빠른 의사결정을 한 자리에서 내릴 수 있도록 모든 배려를 제공하는 것이다.
노트북이 위기관리위원회 활동에 유리
기업 내부에서 되도록 효율적인 위기관리 프로세스 운영이 가능 하려면 위기관리위원회 구성원들의 경우에는 평소 모두 노트북을 지급해 놓는 것이 좋다. 사내 인터넷 시스템을 무선으로 운영하여 사내 어느 곳에서나 이음새 없이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해야 위기관리위원회의 위기관리 효율성을 극대화 할 수 있다.
커뮤니케이션 관리 백본(backbone)은 홍보부문의 몫
위기관리 업무를 상황 관리와 커뮤니케이션 관리 업무로 나누는데, 위기발생 직전이나 직후 위기관리위원회에서 결정해야 하는 사안들은 상환관리 부분이 우선이 된다. 어떻게 현재 상황을 관리한다는 방향성이 빨리 서야 그에 따라 위기관리를 위한 커뮤니케이션 업무들이 시작된다. 상황관리 업무는 처음부터 끝까지를 위기관리위원회 구성원 각각의 부서들이 자신들의 역할과 책임에 맞추어 진행을 하면 된다. 하지만, 이와 함께 진행되어야 할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업무에 필요한 입장(position)과 핵심 메시지들은 홍보부문에서 백본(backbone)을 개발 해 각 위기관리위원회 구성원들에게 제공해야 한다.
중구난방은 금물
일부 기업에서는 기업 커뮤니케이션 각 채널에 따라 담당 부분에서 각자 나름대로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메시지를 개발하곤 하는데, 이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상당히 취약한 체계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기업 홈페이지를 마케팅에서 관리를 하고 있으며, 그 관리 업무를 외주를 주어 진행하고 있는 경우를 보자. 일반적으로 위기가 발생하면 마케팅 부서에서는 홈페이지를 통해 진행할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초안을 해당 외주 회사에게 요청하는 경우들이 생긴다. 해당 외부사는 위기관리 전문성 이전에, 자신들의 고객사내 최고의사결정그룹과 물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게 마련이다. 이번 위기에 대해 어떤 결정과 어떤 대응 활동들이 어떻게 진행되도록 지시되었는지도 잘 모른 채 위기관리 메시지를 개발하니 문제가 된다.
백본(backbone)을 기반으로 메시지를 편집해 커뮤니케이션
언론 커뮤니케이션은 홍보 부문에서 메시지를 개발하고, 각종 기업 및 브랜드 SNS 채널들의 경우에는 마케팅 부문 내 각 담당자들과 외주사들이 메시지를 개발하고, 법무부문에서는 고용한 로펌들에게 메시지를 개발 요청하고, 고객서비스 부문에서는 자기 나름대로의 고객응답문들을 만들게 되면 더 이상은 통합된 메시지 운용이 불가능 해진다. 각 부문이 생각할 때는 스스로 문제 없다 생각할 수 있겠지만, 사내 여러 부문의 메시지들을 비교해 보면 분명하게 문제의 소지가 새롭게 나타난다. 따라서 최초부터 상황관리 의사결정 직후에는 홍보부문에 의해 전체적인 입장문과 핵심 메시지 그리고 예상질의응답문 등은 개발되어야 한다. 그 이후 해당 커뮤니케이션 대응 자료들이 각 부문에 공유되고, 해당 부문은 각각 맡겨진 이해관계자들의 특성을 기반으로 공유 받은 자료를 편집하여 채널 별로 또는 이해관계자 별로 커뮤니케이션에 활용 하는 체계가 가장 이상적이다.
가능한 끝까지 워룸에 함께 해야
위기관리위원회를 구성해 운영 하다 보면 항상 떠오르는 질문이 있다. “우리는 언제까지 여기(워룸)에서 위기관리 업무를 진행해야 합니까? 외부 업무도 있고 회의도 있는데 여기에서 계속 머물러 있어야 하는 것입니까? 다른 층에 위치한 제 자리에 돌아가 원격으로 위기관리 업무를 보고, 미팅에도 필요 시 참석하는 것은 어떻습니까?”하는 질문이다. 보통 이런 질문은 위기관리위원회 소집 직후에는 나오지 않는다. 하루 정도 워룸에 머무르다 보면 점점 함께 팀워크를 발휘하는데 있어 심리적 스트레스가 극대화된다. 점점 자기 부문의 상황관리 업무가 마무리됨에 따라 자기 부문이 워룸에서 할 일이 적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이런 질문이 나온다.
워룸의 효율성을 최대한 살릴 수 있어야
워룸을 운용하는 방식은 각 기업에 따라, 위기상황에 따라 탄력적 일 수 있다. 하지만, 워룸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 신속하고 정확한 위기관리 의사결정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빠른 보고 및 공유가 전제된다. 여러 개의 부문이 각각 보고를 받고, 상호 공유를 하는 방식은 기본적으로 효율성이 떨어지고, 전달에서의 정확성을 담보하기 힘들다. 같은 장소에서 같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위기관리 상황 정보들을 공유 받고, 토론하고, 의사결정 하는 원스톱 프로세스는 워룸에서만 진행 가능하다. 결정되고 지시된 사항들이 정확하게 실행단까지 공유되는 지 여부와 실제 실행 이후의 상황 변화들을 또 한자리에서 같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업데이트 받게 되니 워룸의 가치가 있다.
위기관리를 최고 우선순위 업무로 간주해야
위기관리 프로세스 9단계 중 후반단계인 위기관리 모니터링 및 관제, 위기관리위원회 업데이트, 위기관리 수정 실행 또는 종결 단계까지 워룸은 운용되는 것이 맞다. 가능한 위기관리위원회 구성원들은 최초 소집 직후부터 가능한 마지막 단계에 까지 워룸에서 위기대응 업무를 제1 우선순위로 놓고 집중하는 것이 권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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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312010 Tagged with , , , , , , , , , , 0 Responses

위기관리 위원회가 단명하는 이유들

익명을 요구한 재정부 국장은 “요즘 논의되는 안건들을 보면 회의에 ‘위기관리’라는 말이 들어가 있는 게 어색하게 느껴질 정도”라고 말했다. 경제위기와 관련이 없는 일상적인 안건을 주로 다뤄야 하는 상황이라면 예전의 명칭인 ‘경제정책조정회의’로 바꾸는 것이 좋아 보인다. 그래야 각 부처들이 이 회의를 통해 이견을 적극적으로 해소하고 실천 가능한 정책 대안을 도출하는 생산적인 회의로 운영할 수 있지 않을까.[한국경제]

기업에도 내부에 위기관리위원회 (CMC: Crisis Management Committee)를 설치하고 정기적으로 사업관련 위기 요소들을 공유하고, 대비 및 대응책을 도출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많은 기업들이 그런 시스템을 오랫동안 유지하는 곳이 그렇게 많지 않다. 그런 단명 현상이 발생하는 가장 큰 원인은평시에는 위기를 피부로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업무의 우선순위에서 항상 위기관리는 후 순위로 밀리게 된다는 이야기다.

사실 영업이나 인사 부서 같은 곳에 위기관리 이야기를 꺼내면 상당히 복잡해 하고 꺼려한다. 왜 그들이 위기를 관리하는 주체가 되어 위원회 구성원내에 들어가 있는지도 컴플레인 한다.

당연히그런 건 꼭 관련 있는 부서들만 모여서 한정적으로 이야기해야 하는 거 아니야?”하는 의견을 내 놓기 마련이다. 단명하는 두 번째 이유다. 왜 우리가 위기관리 위원회에 참석해서 위기를 관리하는 주체가 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명확한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최초 정기적이었던 위기관리위원회 미팅은 얼마 지나지 않아서 자주 일정이 변경되고, 참석자들의 일정을 조정 반복하다가 불규칙하게 진행된다. 그 이후 얼마 지나지 않으면 해당 미팅에서 논의되는 내용들이 산으로 가게 된다. 그 상태가 되면 또 이런 이야기들이 나온다. “위기가 자주 발생하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 정기적이나 자주 모이면 너무 비효율적인 것이 아니냐하는 이야기다.

당연히 미팅이 뜸해진다. 참석자들도 하나 둘 준다. 위기관리 위원회를 소집하고, 일정 공유하고 하는 담당자다 퇴직을 하거나, 다른 부서로 옮기게 된다. 미팅은 몇 달째 소집 조차 안되고 있다. 이런 상태로 흐지부지 되는 것이 기업의 위기관리 위원회의 모습이다.

그러면 장수하는 위기관리 위원회 시스템은 왜 그럴까?

* 기업 오너나 CEO가 위기관리를 상당히 높은 우선순위로 매겨 항상 위원회와 함께 한다.
* 내부적으로 위기관리를 전사적인 task로 생각하는 훈련과 교육이 되어 있다.
* 위기관리 위원회를 소집하고 진행하고 준비하는 그룹이 상당한 훈련이 되어 있는 선수들이다. (직급
또한 일정 수준 이상)
* 당연히 논의 주제선정이나 자료 공유 등에 품질확보가 되고, 후속조치들에 대한 팔로우업이 정확하게 진행된다. (탁상공론을 넘어서)
* 위기관리 위원회를 운영하는 주체 부서가 자꾸 심플하지만 중요한 프로젝트를 만든다. 해당 위원회를 활용해 살아있게 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다른 많은 기업들은 위기관리 위원회를 단명하게 방치한다. 그러다큰 위기가 다시 닥치면 다시 열정적으로 위기관리 위원회를 재 설립한다. 단명과 새로운 설립이 반복되면서기업도 늙어간다.

6월 172009 Tagged with , , , , , , , , , , , , 0 Responses

위기에 대한 질문들…

기업을 대상으로 한 서베이를 통해 위기요소들을 다 끌어내 보면 수백개 이상의 요소들이 눈앞에 펼쳐진다. 그 다음에는 하나 하나의 위기 요소들에게 의미를 부여해서 분류 한다.

그루핑을 하고 우선순위를 매기면 일단 어느정도 해당 기업의 위기 요소들이 좀더 간결하게 눈에 들어 온다. 그 이후 하나 하나의 요소들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자 기업의 키맨분들을 대상으로 심층인터뷰를 진행한다.

인터뷰를 진행하면 항상 거의 비슷한 반응들을 접하게 된다. (어떤 기업들도 보통 비슷하다)

“사실 그 요소가 발생 가능성은 있을찌 모르지만…왠만해서는…”
“에이…그건 예전에 있었던 케이스구요 이제는 다르죠.”
“아주 아주 예전 이야기입니다.”
“저희는 철저하게 관리를 해요. 아마 우리 업계에서는 저희가 가장 잘 할 겁니다”
“그게 사실 위기는 아니지요…”



전반적으로 하나 하나의 위기 요소에 대해 위기로 간주하지 않는 반응들도 있고, 발생 가능성이 희박하므로 무시해도 된다는 반응들이 많다. (서베이 분석 결과만 놓고보면 발생가능성이 유의미하게 높게 나오는게 문제다)

왜 이런 반응이 나오게 될까?

몇가지 insight들을 가지고 이런 반응들에 대한 원인을 살펴보자면:

  • 담당부문에서 해당 위기요소들을 가능한 위기로 인정해 버리면 지금까지 해당 부서가 무엇을 하고 있었나 하는 질책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두려워 한다.
  • 예전에 발생했던 위기 케이스가 재발하리라는 생각을 좀 처럼 안한다. 그냥 그 때는 재수가 없었거나, 불가피했던 하나의 해프닝으로 기억할 뿐이다.
  • 위기라는 개념이나 정의를 언론의 보도 대상으로 주로 인식해서 보도 주제로 발전하지 않을 만한 이슈나 상황은 덜 중요하게 생각한다.
  • 가끔씩 통제가 불가능하다고 미리 전의를 상실하고 위기로 인정하지 않는 경우들도 있다.


가끔 심층인터뷰를 하다보면 감사(audit)를 하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일단 해당 키맨분들이 거의 다 ‘아무 문제 없다’는 긍정적 메시지로 답변을 주로 이어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코치들이 진짜 감사 담당자들 처럼 증거를 제시하거나, 심리적 압박을 행사해서 사실을 규명하는 식으로 진행을 하기도 힘들다.

이럴 때에는 여러 키맨들의 공통된 의견인지를 확인해서 일부 논란이 있으면 전체 워크샵을 진행 할 때 주요 안건으로 띄어 올려 놓고 해당 위기요소를 살릴지 죽일지 공동 결정하면 된다. 물론 전체적으로 키맨들의 의견이 합치된다면 그대로 따르면 된다. (기업의 위기관리 시스템은 학문이나 종교가 아니다. 대체적으로 합치되는 의사결정이 있다면 그에 따라 주는 게 자연스럽다)

흥미로운 것은 위기요소 진단 심층 인터뷰를 처음 진행해 보는 코치들의 반응이다. 처음 서베이를 분석하고 나면 일단 너무나 많은 위기 요소들이 쏟아져 나옴에 놀라게 된다. 그 이후 그루핑과 우선순위 부여를 하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하나 하나의 위기요소들에 중요도를 부여했는지를 알고 다시 놀란다.

마지막으로는 그 요소들에 대해 ‘별 것 아니다’라고 평가하는 키맨분들의 반응에 놀라게 된다. 심층 인터뷰내내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마치 각각의 위기 요소가 진짜 아무것도 아니고, 아주 단순하게 해결될 수 있을 것 이라는 착각에 빠지게 된다.

이 헷갈림과 어느 정도 거리를 두면서 해당 위기 요소 하나 하나를 중요하게 깊이 파야 한다. 심층 인터뷰에 임하시는 키맨분들의 호언장담이나 긍정적인 자랑들은 10%만 믿어도 된다. 대신 스치듯이 지나가면서 흘리는 진짜 위기요소들은 놓치지 않아야 한다.

깊이 잠수를 해야 한다는 거다.

4월 012009 Tagged with , , , , , , , , , , 7 Responses

무시하되 우선순위가 더 중요하다

세스 고딘이 얼마전 아주 재미있는 insight를 포스팅했다.

비지니스를 하는데 있어서 무시해도 될 두가지 유형의 소비자들을 비판자들과 팬들이라고 지적했다. 상당히 놀라운 것은 팬까지 무시해라 하는 거다. 세스 답다.

그 이유는:

  • That’s a shame. The critics are never going to be happy with you,
    that’s why they’re critics. You might bore them by doing what they
    say… but that won’t turn them into fans, it will merely encourage
    them to go criticize someone else.
  • Your fans don’t want you to change, your fans want you to maintain the
    essence of what you bring them but add a laundry list of features. You
    fans want lower prices and more contributions, bigger portions and more
    frequent deliveries. [Seth Godin]



간단하게 말하면…

비판하는 애들은 어떻게 하든 비판 하고 설득해서 우리편으로 만들 수 없으니 차라리 무시하라는 말이다. 팬들이야 어떻게든 우리 회사를 좋아하는데…좋아한다고 하면서 계속 바라는 것들이 많아지고 높아지니 가능하면 무시하라는 거다.

여기서 ‘무시’라는 의미는 기존의 ‘무시’라는 개념이라기 보다는 기업에게 ‘상대적으로 적은 열정’을 보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귀 기울임에 있어서 우선순위를 조정하라는 의미다.

PR이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도 이러한 insight들은 현실적인 것이다. 이 세상에 설득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대규모로 비판자들을 우리 추종자들로 만든 사례가 과연 있었는지 궁금하다. 예를들어 스님들을 설득해서 대거 목사님들이 되게 한다던가, 한나라당 핵심 당원들을 설득해 민주당에 대거 입당하게 한다던가…(순전히 커뮤니케이션만 가지고 말이다) 이건 넌센스다.

위기 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도 기본적으로 위기를 둘러 싼 이해관계자들을 바라보고, 그들의 입장에서 그들 대부분이 공통으로 느끼는 점들을 공감하라고 하는데…이 ‘대부분’이 누군가?  바로 비판자들과 팬들을 뺀 일반 공중들이다. 좀더 정확히 말하자면 입장이 아직 확실하게 정리 되지 않은 많은 공중들을 커뮤니케이션 타겟으로 하는 게 좋다는 이야기다.

그러면, 그 다음에는 이런 의문이 드는게 당연하다.

우리 회사 제품에서 기괴한 이물질이 검출되었는데 그 다음날 부터 회사 블로그에는 아주 격렬한 항의 댓글들이 줄을 잇는다 가정해 보자. 하루 이틀이 지나도 수천개의 욕설 댓글들이 달리는 데 과연 이 트리플X 댓글을 다는 네티즌들은 어떤 부류로 분류할 수 있을까?

분명 팬은 아니다. 비판자들이겠다. 그 중에서도 극렬 비판자들이겠다. (사실 기업의 어떤 문제 때문에 평소에는 알지도 못하던 그 해당 기업의 블로그를 찾아와서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치고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배설하고 나가는…그리고 자신의 댓글에 그 기업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모니터링하고 있는 사람들은 진정 하드코어 비판자들 또는 알바들로 구분되어 질 수 있지 않을까)

세스의 지적에 의하면 기업은 이런 하드코어 비판자들과 열정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할 필요가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기업의 효율성 그리고 생산성 측면에서)

하지만, 세스의 지적에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측면에서 하나의 insight를 더 더하자면…

과연 기업이 이런 위기를 맞았을 때 ‘누구를 바라보고 있나?’ 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거다. 자사의 블로그에 공격을 해대는 극렬 비판자들을 바라보고 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려 하는가…아니면 블로그 저 멀리서 침묵하는 수많은 네티즌들과 오프라인 공중들을 바라보고 그들과 공감하고 있는 가 말이다.

전략이란 선택의 문제다. 기업이 ‘어떤 타겟 오디언스를 제일 우선 순위로 두고 그들과 공감하고 커뮤니케이션 하려는 열정이 있는지?’ 그 선택이 중요하다는 거다.

문제가 있다면 극렬한 어느 한 부류의 공중들에게 기업이 본능적으로 치우치거나 집중하면 안된다는 점이다. (우는 아이 젖주는 스타일)  메이저 공중들을 보고 가능한 우선순위를 정렬해서 접근하자는 거다.

100% 찬성과 100% 반대가 있거나 위기관리 결과에 대해 100% 박수와 100% 손가락질이 있을 수는 없다는 것을 항상 명심하자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