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언스

9월 032010 Tagged with , , , , 4 Responses

핵심메시지와 전략 커뮤니케이션 : 별다른 게 아니다

퍼스트 레이디와 상원의원을 지낸 거물인데도 발언 때마다 의원들의 ‘사려 깊음’에 깊은 존경을 표했다. “대답할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전적으로 의원님의 의견에 동의합니다”는 말도 여러 차례 이어졌다. 커트 캠벨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의 청문회는 누가 봐도 인준에 문제가 없어 보였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의원들이 가장 좋아하는 모범 답안, “만약 인준이 된다면 의회와 적극적으로 협력해서 일해 나갈 것을 약속합니다”는 답변이 거의 모든 질문에서 이어졌기 때문이다. [중앙일보]

 

청문회를 비롯해 위기시나 이슈관리시 대언론 메시지들까지 모든 전략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핵심메시지’란 그야말로 핵심 중의 핵심이다.

핵심메시지란 무엇일까?

중앙일보 워싱턴특파원 김정욱 기자께서 정확하게 짚어주셨다. ‘여러 차례 이어 졌다’ 이 부분이 핵심메시지를 의미하는 중요 포인트다. 반복되면서 강조되지 않는 메시지는 핵심메시지라 할 수 없다.

위 기사에서 지적한 핵심메시지의 또 하나 특징. ‘(의원들이) 가장 좋아하는 모범답안’이라는 부분. 오디언스들이 듣고 싶어하는 메시지가 바로 핵심메시지다. 흔히 위기나 이슈관리 주체는 자신들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만을 ‘핵심메시지’라 생각하는 실무자/경영자들이 있는데…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

“All business begins with the public permission and exists by public approval.”

—Arthur W. Page, October 27, 1939

거의 모든 질문에서 오디언스들이 듣고 싶어하는 모범답안을 반복적으로 이야기하는 것. 이것이 준비된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의 모습이다. 별다른 것이 아니다.



6월 072010 Tagged with , , , , , 1 Response

기자 출신의 대변인: 홍보 담당자는 이렇게 본다

기업이나 조직의 대변인으로 기자 출신들을 뽑는 것을 자주 본다. 현재 청와대 대변인도 기자 출신이고, 최근 온라인 대변인이라는 새로운 직책으로 선정된 분도 기자 출신이다. 그룹 홍보실들을 보더라도 임원 및 팀장급 중 기자출신들이 꽤 된다.

기업이나 조직의 대변인 자리들이 기자출신들로 일부 채워지는 이유가 뭘까? (기자들을 대변인으로 뽑은 곳들의 이야기들을 한번 살펴보자)

첫 번째, 해당 기업이나 조직에 대한 이해가 높기 때문이라고 한다.

청와대 같은 곳도 장기간 출입 경험이 있고, 청와대 내부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도가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는 것이다. 청와대 편에 서서 일 할 수 있을 만큼 정책에 대해 일가견이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하지만, 해당 대변인이 기자의 입장에서 청와대를 출입했을 때는 분명히 그는 청와대 대변인실과는 반대편에서 일하던 사람이었을 것이다. (홍보와 기자의 메커니즘에 의해) 만약 당시 청와대 ‘내부’ 메커니즘에 대한 완벽한 이해와 청와대 심중에 대한 장기간의 익숙함이 있었던 기자였다면 사실 저널리즘 관점에서 바람직한 기자는 아니라 보는 것이 정확하지 않을까?

만약 주류업계를 출입하면서 맥주회사 사장의 개인적 심중을 잘 읽고, 맥주회사 임원진들의 비밀스러운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있는 기자가 있다면 과연 어떤 류의 기사를 맘 편히 쓸 수 있을까? 불가근 불가원이라고 했지 않나.

두 번째, 대언론 경험이 있어 오디언스인 언론를 잘 이해하고 있다고 한다.

이 또한 재미있는 이유다. 기자가 자신 또는 동료 기자를 이해하는 것과 대변인으로서 맞은편 기자를 이해하는 것은 분명히 위치에 따른 시각의 180도 변환이 필요한 부분이다. (이 부분이 실제 기자출신 홍보담당자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홍보담당자들이 기자들을 100% 이해한다고 하면 기자들은 웃는다. 기자들이 홍보담당자들을 100% 이해한다고 이야기하면 그 것도 마찬가지다. 기자와 홍보담당자들은 밖에서 보면 서로 비슷해 보이지만, 서로 너무나 다른 종류들이다.

대변인 업무에서 중요한 것은 홍보쪽에서 기자를 이해하는 것이다. 기자쪽에서 이해하고 있는 기자의 모습이나 성격이 분명 아니다. 언제 기자가 다른 기자에게 굽실거리거나, 다른 경쟁지 기자에게 욕을 먹어 본 적이 있을까?

세 번째, 기자 생활 경험이 있어 소통에 능하다고 한다.

그럴 수도 있다. 최근 들어 소통에 신경을 많이 쓰는 기자들이 많아지고 있어 일부분은 수긍이 간다.

하지만, 신문과 방송의 기자가 언제부터 ‘소통’에 열중했었을까? 미디어 역사상으로도 보도(Reporting)가 소통(Communication)이었나? 보도는 상당부분 그리고 상당기간 동안 one way communication이었고, 비대칭 커뮤니케이션이었다. 옴부즈맨이나 기자의 바이라인으로 들어오는 독자들의 독후감이 존재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기자들에게는 그런 쌍방향이나 대칭적 커뮤니케이션 구도에 대한 익숙함이 그리 깊다 보여지지 않는다.

이 부분들은 특히나 정부 정책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아주 근본적인 부분이 아닌가 한다. 모든 기자가 좋은 대변인이 되기 힘들 다는 것은 물론 아니다. 하지만, 기자가 곧 대변인이 될 수 있다는 편견은 분명 아니라고 생각한다. (불가근 불가원하면서 불편부당했던 기자, 그러나 홍보측의 시각에서 자신들을 이해해왔던 기자 그리고 독자들과 진정한 소통을 경험한 기자들이 얼마나 흔한가…)

기자를 대변인으로 쓰는 기업이나 조직을 보면서 그들이 가지고 있는 ‘좋은 대변인’이라는 정의가 무엇인지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글을 쓰는 거다. 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5월 102010 Tagged with , , , 8 Responses

위기 커뮤니케이션 ; 오디언스가 유일한 진리이자 원칙

최근 미국 걸프 지역에서의 기름 유출 당사자인 BP의 CEO가 언론과 인터뷰를 하는 모습이다. 일단 CEO가 해당 사건에 관해 설명을 하려 언론 앞에 모습을 들어 낸 것은 대단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어디 감히 CEO에게…)

몇 가지 아쉬운 점은 CEO의 외모(appearance)다. TV의 경우에는 이 외모가 상당한 메시징 부분을 점유하는데…그런 의미에서 아쉽다. 원래 BP의 드레스코드가 그런 것인지, 영국 자체의 검소한(?) 문화 때문인지 또는 사고 이후 관리에 지친 모습인지 모르겠지만 언론 커뮤니케이션 용모로는 적절하지 않아 보인다.

두 번째 아쉬운 점은 메시지다. 문제를 선제적으로 확정하겠다는 전략인 것 같다. 이 인터뷰에서 해당 CEO는 “우리는 사고에 대해서는 책임이 없고, 유출된 기름에 대한 청소와 장비 운용 부분에만 책임을 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한다. 법률적인 조언을 바탕으로 한 어떻게 보면 상당한 괴변을 메시징 해서 전달하고 있다.

문제를 선제적으로 확정한다는 전략도 무조건 진리이거나 원칙일수는 없다. 항상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서는 오디언스만이 유일한 진리고 원칙이 아닐까 한다.

아무튼 대단하다.

 

3월 172010 Tagged with , , , , , , , , , 2 Responses

위기때는 더욱 더 착해져라: 생존비법

그런데, 여기서 제 관심을 끈 대목은 사랑하는 사람을 볼때 mPFC와 pSTS란 부위의 작동이 준다는 점입니다. 이 두 부위는 다른 사람의 의도로 파악할때 작동합니다. 전에 실험철학을 소개하면서, 기업이 환경을 파괴하면, 사람들은 그 기업이 의도적으로 환경을 파괴했다고 보는 반면, 선행에 대해선 의도적으로 했다고 보지 않습니다. 이는 mPFC와 pSTS가 선행에 대해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지평]

오늘 아침 아주 멋진 포스팅 하나를 발견했다. 평소 지속적으로 위기관리와 관련하여 신경과학적인 방면에서 큰 인사이트를 주시는 mu님의 블로그에서다.

mu 님께서 이야기한 mPFC pSTS라 불리는 뇌 속 부위 이야기에 대해서는 다소 낯설지만현장에서 기업과 오디언스 가운데에서 위기 커뮤니케이션을 코칭, 디자인 하면서 수 없이 느꼈던 현실이라 무척 반갑다.

위기를 맞은 거의 모든 기업은억울함을 호소 한다. “우리가 어떤 회사인데 의도적으로 그런 부정적인 짓을 하겠냐” 항변한다. 그냥 일반적으로 개인과 개인의 관계에서 해명 하는 태도를 기업화 하곤 한다.

 

– mu님께서 개인과 개인의 관계로 설명을 하셨는데…개인과 기업간의 관계는 개인과 개인과의 관계 보다 더욱 더 mPFC와 pSTS 부위 작동이 사라져 버리는 듯 하다 (mu님이 검증해 주셔야 할 부분)


그런데 현실에서 개인은 기업보다 자신을 약자라 생각한다. 대립 시 기업을 무한의 힘이 있는 폭군으로 생각한다. (사실 이 부분에도 기업들은 안타까워한다. 사실 힘이 없는 기업들도 꽤있다)

이런 환경에서 기업이 위기시 더욱 더 착해지고, 몸을 낮추는 자세는 상당히 전략적이고, 과학적인 방식일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기존 오디언스들의 감정(그리고 뇌 속의 자극들)을 충분히 이해하고 이를 상쇄할 수 있는 수준의 행동과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접하게 하는 것이 옳겠다.

항상 “신발을 바꿔 신어 보라”고 기업들에게 코칭 하는데…이상하게도 위기가 발생하면 기업들은 그런 이해의 과정을 꺼려한다. 이 또한 기업의 뇌(brain)속에 mPFC와 pSTS도 마비되기 때문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mu 님 감사합니다.

3월 162010 Tagged with , , , , , , , 3 Responses

자동차 회사들은 어떤 전략일까?: 급발진 이슈

 

 

최근 대형 위기관리 코칭 프로젝트를 준비하면서 클라이언트사 CEO와 임원진들과 나눌 인사이트들을 정리하고 있다. 여기에서 예측하기로 벤치마크 케이스 분석에 있어 토요타 리콜 케이스와 함께 자동차의 급발진 이슈에 대한 자동차 기업들의 전략과 포지션도 하나의 주제가 될 것 같다.

급발진 이슈에 대한 자동차사들의 커뮤니케이션 전략은 무엇일까? 만약 자동차 회사로부터 위기관리 코칭 의뢰를 받는다면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코칭 할 수 있을까?

상황분석/추정
급발진은 제3자적인 입장에서 볼 때 자동차사들이 그 사실을 외부로는 공식 인정하지 않지만, 내부 기술적으로는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연구 하고 있을 것이라 본다. 당연히 일부에서는 그 주요 원인을 어느 정도까지도 추정하고 있을 것이라고 본다.

상식상 현존하는 여러 유사 사례들에 대해 자동차사들이 지속적으로부인하고 있다는 것이 내부적으로 관심이 없다거나 해당 이슈에 대해 아무 연구조차 하지 않는 다고 믿기는 힘들다. 만약 급발진 이슈가 100% 인정할 수 없는 과학적 근거 없는 이슈라면 자동차사들은 적극적으로 나서서 인식 계몽 캠페인이라도 해야 하는데어느 누구도 그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문제는 해당 문제를 인정하는가 하지 않는가 라기 보다는, 얼마나 빨리 해당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확실한 해결책이 자동차 업계에서 도출되고, 그것이 제품에 실제로 적용되는가 하는 데 있겠다.

오디언스 분석/추정
현재 자동차사들에게 급발진과 관련 하여 가장 직접적인 오디언스는 급발진 피해자와 그 가족 그리고 급발진 원인 규명을 요구하는 단체들이 주요 대상일 것이다. 그 다음에는 정부와 일반소비자들이 있을 수 있겠다.

이 핵심 타겟 오디언스는 사실 일반적인 인식, 태도, 이미지와 관련된 공중이라기 보다는 법적인 피해배상에 관한 대상으로 사내에서는 법무부문의 의견이 대응에 있어 뼈대가 될 것이다. 당연히 법무부문은 가능한 법정에서 이야기하고 그 곳에서 판결을 받아 처리하자 할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듯이 법정(court)로 가기 위해서는 일단 거실(living room)을 거쳐야 하는데 법무부문은 그냥 빨리 이 거실을 가로 질러 뛰어 가길 원할 것이다. 지금까지 자신들이 생각하는 종착역인 법정에서 승리한 경험들이 많기 때문에 그들에게는 아주 검증된 위기관리 프로세스라 생각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수많은 일반 소비자들이 의구심과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는 게 문제인데자동차사들이 이 부분에 대해 케어 하지 못하는 것은 또 다른 이야기다. 왜 자동차사들이 다른 수많은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아무런 커뮤니케이션도 하지 않고 있는가는 기업 철학과 커뮤니케이션 철학에 관한 이슈가 아닐까 한다.

전략/추정
자동차사들은 이 이슈가 하루아침에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을게 분명하다. 해당 이슈에 대한 솔루션이 하루 빨리 도출되어 제품에 적용되고 그 이후로부터는 이러한 이슈가 사라지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데그 솔루션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부분이 고민의 중심일 것이다.

따라서 당연히 해당 솔루션이 도출되고 적용될 때까지는 최대한 급발진 이슈에 대하여는 공식 인정 하지 않고, 법적 도움을 받아서라도 일선에서 대응 하고, 가능한 연구기간을 버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

물론 솔루션이 도출되더라도 외부에 공식 발표나 이전 사고들에 대한 원인 인정 부분은 생략할 가능성이 높다. 소급이나 징벌적 배상에 대한 문제와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수면하에서 일을 진행하는 것이 자동차사들에게는 당연히 유리하겠다.

포지션/추정
위의 전략에 근거하여 자동차사들의 포지션은 대략 다음과 같을 것이다. ‘급발진 관련 사건/사고에 대해서는 어떠한 인정도 하지 않음. 당연히 이는 Guilty Not Guilty의 문제가 아님

핵심 메시지/추정
자동차가 급발진 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며 그러한 표현도 공식적으로는 존재하지 않는다자동차 급발진이 기계 또는 전자적인 문제라고 주장하는 분들의 의견에 동의할 수 있는 아무런 근거가 없다자동차는 엑셀러레이터에 의해서만 움직이며, 브레이크에 의해서만 제동이 된다.

사실 위 부분들이 추정이기는 하지만 국내외 여러 자동차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전달하는 메시지들을 분석해 보면 어느 정도 현실적 이야기들이 아닐까 한다.

위기관리 코칭을 할 때

자동차 기업 내부에 들어가 CEO 및 임원진들에게 해당 위기에 대한 코칭을 하게 되면 뭐라고 할 수 있을까?

자동차 급발진이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하지만, 자사 제품과 관련 해 유사한 사건 사고들이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은 불편하시더라도 인정 하시는 게 좋습니다. 피해를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좀 더 관심과 배려를 빨리 보여주도록 전사적인 노력이 필요하겠습니다.

 

또한 가장 중요한 것들 중 하나는…침묵하고 두려워하는 수많은 일반 소비자들입니다. 불쌍한 그들을 보면서 회사가 가지고 있는 소비자 철학을 다시 기억하십시오. 그들에게 등 돌리지 말고 마주보면서 커뮤니케이션 하려 노력하십시오.

‘우리 회사는 여러분들이 무엇을 두려워하고 있는지를 알고 있다’고 말하십시오. 그리고 그런 우려와 두려움을 없애드리기 위해서 어떤 노력들을 하고 있고, 할 것인지를 커뮤니케이션 하십시오. 지금까지 수십 년간 그들을 사랑해 왔기 때문에 그들의 우려와 두려움에 우리도 가슴이 아프고 안타깝다 이야기하십시오.”

이런 방향으로 코칭을 하면 자동차사 내부에 울림이 있을까? 그럴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10월 312009 Tagged with , , , , , , 0 Responses

정부의 두가지 메시지들에 대하여

1. 강남구 잔반 남기지 않기 메시지

강남구에서는 연초부터 잔반 남기지 않기 운동을 벌이고 있는데 초기 포스터의 메시지를 보면 약간 고개가 갸우뚱 해진다. (상당히 오래 전 찍어 놓은 사진인데 그 이후에는 메시지가 변경되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포스터의 메시지를 보면 “남은 반찬을 재사용 하지 않기 위해 적당한 양을 제공하여 드립니다.” 라고 친절하게 설명해 주고 있다. 문제는 앞부분이다. 적당한 양을 제공하는 이유가 ‘남은 반찬을 재사용 하지 않기 위해’라는 의미로 해석 가능하다.

남은 반찬을 재사용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적당한 양을 제공받아 모두 소진하라는 의미로 받아 들여 질 수 있다. 교수님 한 분과 식당에서 식사를 하다가 둘이 동시에 ‘저건 좀 아니다’라는 소리를 질렀다.

현재는 문구가 수정된 것으로 보인다. 최초부터 핵심메시지인 ‘적당한 양을 제공해 드린다’는 부분이 먼저 강조되는 게 맞았다.

 

2. 질병관리본부 신종인플루엔자 마스크 관련 메시지

일부 전문가들은 손을 씻는 것 보다 개개인이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좀 더 효과가 있다는 이야기를 한다. 물론 둘 다 하면 더욱 좋겠다.

그런데 질병관리본부에서 최초부터 지속적으로 전달해 온 마스크 착용에 대한 메시지 또한 고개가 갸우뚱 해진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출처: 질병관리본부, 신종인플루엔자 국민행동요령]

이 메시지를 놓고 보면 마스크를 착용하라는 권고대상을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있는 자’로 이야기하고 있다. 물론 메시지의 취지를 곰곰이 생각해 보면 가능한 타인에게 전이하지 못하게 봉쇄한다는 의미가 있겠지만…메시지란게 곰곰이 씹어 깊이 해석을 해야 하면 안되지 않나.

당연히 이런 가이드라인을 얼핏 들은 사람들은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 마스크를 한 사람을 ‘환자 또는 이상 증상을 보이는 자’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다고 본다.

옆자리에 마스크를 하고 앉아 있는 얼굴 벌건 아저씨 옆에는 앉지를 않는다 던가, 마스크를 하고 일반적인 재채기를 하게 되면 돌아오는 눈길이 따갑고 한다. 마스크를 쓰면 이상한 눈총을 받게 되니 가뜩이나 불편한 마스크를 누가 선뜻 쓰려 하겠나.

신종인플루엔자 예방을 위해 ‘모두가 가능한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좋다’고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 더 낫지 않나 말이다. 그래야 너도 나도 마스크를 착용하는 데 거리낌이 없지 않을까.

메시지들은 당담자들이 먼저 심사숙고 해서 만들었겠지만…그 메시지를 읽거나 접하는 오디언스가 또 심사숙고 해서 재해석을 하게 하면 안 된다는 이야기다.

 

6월 152009 Tagged with , , , , , , , , , , , , , , , , 2 Responses

Glocalization에 대하여…

Think Globally and Act Locally라는 말이 한때 유행 한 적이 있었다. 약 10년전 당시 외국 클라이언트에게서 이 이야기를 듣고 “와~!”했던 기억이 있다. (당시 청담동 시안이라는 레스토랑에서 였던 것으로 기억)

그 후 다른 외국계 클라이언트들과 외국계 인하우스 경험을 통해 여러번 이 Glocalization 현상에 대해 insight들을 얻을 수 있었다.

글로벌라이제이션이라는 개념은 사실 90년대 초중반 미국 대학원에서의 주요 논의 주제이기도 했다. 당시 미국 대기업 인하우스 PR 담당자들은 자신들에게 한걸음 더 다가온 글로벌라이제이션에 대해 상당히 낯설어 했고 난감해 하는 듯 했다.

그들이 이 주제에 대해 대화할 때 항상 화두로 떠오르는 것은 “어떻게 커뮤니케이션을 글로벌 차원에서 관리 할 수 있나?”라는 주제였다. 당시 뉴저지의 본사 차원에서 동부지역 각주들을 대상으로 하는 커뮤니케이션 매니지먼트도 사실 벅차고 종종 어긋남을 경험했었다면서…어떻게 미국전역을 넘어 유럽과 남미 그리고 저 멀리 아시아 지역(아주 두려워 했다)까지 커뮤니케이션을 관리 할 수 있을까를 그들은 고민했었다.

당시 나는 이들이 커뮤니케이션을 ‘관리의 대상’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 너무나도 대단해 보였다. 커뮤니케이션을 ‘관리’한다는 의미 처럼 멋진 말이 또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사실 우리에게 아직도 이러한 ‘관리’ 마인드가 존재하는지는 의문이다)

미국 커뮤니케이션 실무자들이 머리에 머리를 맞대고 있는 동안 우리나라에서는 또 다른 글로벌라이제이션이 화두였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대학생들은 배낭여행을 떠나기 시작했었고, 어학연수와 유학길에 오르기 시작했었다. 한국에게는 확산이 당시 곧 글로벌라이제이션이었다.

미국 실무자들은 이윽고 관리의 형식을 여러번의 실패사례들을 통해 ‘Glocalization’이라는 형식으로 구현하고자 했던거다. 로컬의 상황과 문화를 무시한 실패사례들이 많았기 때문일꺼다.

하지만, 새로운 문제는 이러한 개념을 시장에 실행하자 곧 바로 터져나왔다. 로컬 상황에 맞춘 실행이 본사의 방침이기는 하지만 실제로 로컬상황에 맞추려 하니 문제가 또 불거지는거다.

글로벌의 핵심 메시지를 로컬에 적용하려 하니 이런 문제들이 떠 올랐다.

  • 글로벌의 핵심 메시지를 이해하는 로컬 커뮤니케이터가 적고, 키우기가 힘들다
  • 글로벌의 핵심 메시지를 실행하는 담당자들을 본사에서는 100% 신뢰 할 수가 없다.
  • 또한, 글로벌의 핵심 메시지를 실행하는 담당자들의 퍼포먼스를 측정 관리 할수가 없다.


여기서 핵심은 인력이었다. 글로컬라이제이션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인력들이 먼저 글로컬라이제이션이 되어있어야 하는데 이게 힘들었다.

당연히 인력들을 글로컬라이제이션 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투자와 좋은 인력들을 필요로 했고, 그 인력 배정의 우선순위에 있어서 PR은 우선순위에서 밀려나는 감이 없지 않았다. (특히나 커뮤니케이션 분야야 말로 관리 대상으로 떠오른지가 얼마되지 않았고, 정확하게 관리할 수 있는 방법 또한 아직도 부족하다)

그러한 공간들을 한국에서는 일정기간동안 ‘검정머리 외국인’들이 채워 나갈 수 밖에 없었다. 더 자세하게 이야기하면 ‘영어로 대화하고 생각하는 한국인’이었다. 글로컬라이제이션의 기본 철학까지는 미치지 못하지만…일단 본사와의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로컬 인력들이 좀 더 매니저블하게 활용될 수 밖에 없었다. 본사는 이 자체로도 한국시장이 (어느정도) 관리되고 있다는 안심을 하게 된거다.

문제는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관리의 철학이 너무 강하다보니, 오디언스 중심의 철학이 종종 간과되었다는 사실이다. 관리가능한 ‘검은 머리 외국인’은 로컬 오디언스의 입장에서는 본사의 노랑머리 외국인과 별반 다름이 없었고, 검은 머리 외국인들 스스로도 자신이 로컬 오디언스와 같은 부류라는 것을 일부 부정하고 싶어했다.

커뮤니케이션 의사결정 과정에서 이들은 본사의 획일화된 글로벌 정책을 중분히 로컬라이제이션 할 수 있는 권한도 직책상 이임받기 힘들었고, 그러한 본사의 철학이 당연히 이 곳 한국에서 충분히 실현되어지지도 못했다.

외국계 클라이언트들 중 하나 둘씩 한국시장에서 사라져간 기억들을 되돌아 보면 그 실무자들의 역할이 거의 비슷한 것들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아직도 많은 후발 외국 기업들의 PR실무자들이 이전 그들의 전철을 유사하게 밟고 있는 것을 보게된다.

외국기업의 글로컬라이제이션이 한국에서 진정 성공하려면 다음과 같은 보완 및 개선이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 본사 차원에서 글로컬라이제이션을 진행하는 커뮤니케이션 매니지먼트적인 철학이 오디언스를 중심으로 하는 커뮤니케이션 철학이어야지, 커뮤니케이션 조직을 중심으로하는 조직 철학이 되어서는 안된다.
  • 글로컬라이제이션은 다양성을 인정하는 것이지, 다양성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가면 안된다.
  • 글로컬라이제이션은 로컬 인력은 물론 로컬의 역사, 문화, 사회, 국민성, 소비자들의 특수성등을 존중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한국 소비자들을 단순 소비 대상으로 보는 한 실패할 수 밖에 없다)
  • 글로컬라이제이션은 진정한 로컬 전문가들의 실행이 중심이 되어야 하고, 그 퍼포먼스는 분명히 입증되어야 한다. 하지만, 그것이 글로벌의 잣대로 특정되면 안된다. 메시지는 글로벌의 것이지만 실행의 잣대는 로컬에 기반해야 한다.
  • 글로컬라이제이션의 진정한 실천을 위해서는 로컬인력들을 대상으로하는 중장기적 투자가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임파워먼트를 줄 수 있는 인력으로 키워내야 한다. (아니면 차라리 검은 머리 외국인 보다 노랑머리 한국인이 더 낫다)



오늘 아침 갑자기 예전 클라이언트였던 외국계회사의 파산 소식들과 Tom Fishburne의 카툰을 보면서 든 아련한 생각들을 적어보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Source: Tom Fishburne)

   

5월 152009 Tagged with , , , , , , , 0 Responses

좀 더 나았으면 하는 점…

얼마전 기사를 읽으면서 생각한 내용을 늦게 정리 해 본다.

한국맥도날드 측은 8일 이와 관련해 “식재료 일부를 중국산으로 바꾼 것은 사실이지만 매장에서 진행되는 모든 프로모션은 1년치를 미리 계획하기
때문에 맥모닝 가격인하를 위해 식재료 원산지를 바꾼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원산지가 바뀌었다고 제품의 크기나 위생상태가
변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지금껏 이로인해 고객에게 불평을 들은 사실도 없고 똑같은 재료라면 보다 저렴한 것을 사용하는 것이 맥도날드 입장에서는
맞다”고 덧붙였다. [
한국경제]



좀 더 나은 메시지가 없을까?

언론이나 네티즌들의 포지션은 이렇다.

맥도날드가 값싸고 믿을 수 없는 중국산 머핀을 몰래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겉으로 가격을 인하 했다 광고 한거 아닌가?



이 포지션을 좀 더 들여다 보면

  • 맥도날드는 (항상 좀더) 값싼 재료를 사용하려 한다.
  • 값이 싼 재료는 품질을 믿을 수 없다.
  • 특히나 중국산은 못믿겠다.
  • 왜 몰래 속인거냐?
  • 가격인하를 광고하기 위해 갑싼 중국산을 쓴건가? 아니면 중국산을 쓴 후 값을 내리면서 광고를 한 것인가?


이에 대해 한국맥도날드측의 포지션을 한번 정리해 보면

  • 가격인하를 위해 식재료 원산지를 바꾸지 않았다.
  • 원산지를 바꾸어도 품질에는 문제없다.
  • 맥도날드의 입장에서 같은 품질이라면 저렴한 가격의 재료를 사용할것이다.


이렇다.

이 둘간의 포지션에서 상쇄가 될 수 있는 메시지들은:

  • 맥도날드는 (항상 좀더) 값싼 재료를 사용하려 한다. ==> 맥도날드의 입장에서 같은 품질이라면 저렴한 가격의 재료를 사용할것이다.
  • 값이 싼 재료는 품질을 믿을 수 없다.==> 원산지를 바꾸어도 품질에는 문제없다.
  • 특히나 중국산은 못믿겠다. ==> 원산지를 바꾸어도 품질에는 문제없다.
  • 왜 몰래 속인거냐? ==> 원산지를 바꾸어도 품질에는 문제없다.
  • 가격인하를 광고하기 위해 갑싼 중국산을 쓴건가? 아니면 중국산을 쓴 후 값을 내리면서 광고를 한 것인가?  ==> 아니다. 가격인하를 위해 식재료 원산지를 바꾸지 않았다. 미리 결정된 사항이다.


이 논란에서 맥도날드측의 핵심 포지션은 ‘원산지가 바뀌어도 품질에는 문제없다‘ 인 듯 하다.

인터뷰를 통해서 전달해야 했었던 공식입장을 좀더 가다듬어 보면:

  • 맥도날드는 전세계 각지에서 가장 믿을만 하고 우수한 식재료들만을 공급 받고 있습니다.
  • 따라서 가격인하와 식재료 원산지 변경의 관련성에 대한 주장은 근거가 없습니다.
  • 이 두가지 이슈는 아무 관련 없는 별개 이슈이며 각각 소비자들을 위한 최선의 결정이었다는 점을 강조 드리고 싶습니다.


쓰지 않았어야 하는 단어들은 다음과 같다.

  • 중국산
  • 사실
  • 원산지가 바뀌었다고
  • 제품의 크기나 위생상태
  • 불평
  • 똑같은 재료
  • 보다 저렴한 것
  • 맥도날드 입장


문제가 어려우면 항상 원칙을 강조하자. 그리고 그 원칙은 타겟 오디언스에 STICK하자.

5월 142009 Tagged with , , , , , , , , , , , , , , 0 Responses

의료분쟁과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어제 SBS 뉴스추적에서 의료분쟁과 관련 된 몇 사례들을 보면서 여러가지 생각들이 많았다. 피해 환자들의 주장과 병원측의 주장들을 구경하면서 ‘이런 사례에서는 어떤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최선일까?’하는 고민을 하게 된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실제와도 연결되는 부분이라서 생각할 꺼리들이 많다고 본다.

정직하라?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서 항상 정직하라는 원칙이 앞 부분에 온다. 정직하라는 이야기는 조직에게 거짓말을 하지 말라는 충고다. 거짓말은 항상 자신에게 돌아오는 부메랑이 된다는 이유 때문이다. 어제와 같은 상황에서 병원측에게 단순히 “정직하라” 코칭을 한다면 100% 수용하는 병원들이 몇이나 있을까? 병원측 인사들 중 한분이 이야기 한 것 처럼 ‘병원은 공공기관’이다. 정직함이 개인 정서의 차원이 아니라 공적인 집단에 대한 이야기 일 때 과연 스스로 정직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은 항상 의문이다. (커뮤니케이션 실무자들은 이해할 줄로 안다)

공감하라?
타겟 오디언스가 누군가? 피해 가족이다. 그 다음은 어떤 사람들인가? 주변지역 공중들이다. 이 둘간에는 큰 차이가 있지만 공통적인 포지션들이 있다. 병원측에서는 피해 가족과 100% 공감할 수 있을까? 미치도록 분해하고 억울해하고 서러워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아픔에 죽을 만큼 공감할 수 있을까? 뉴스추적 프로그램에서 한 협회 의사분이 하신 말씀처럼 “인간적인 안타까움을 표현하려 해도 자칫 그 메시지가 잘 못 받아들여질 수 있는” 상황인데 인간적인 공감이 실제로 가능할까 말이다. 의사도 인간이기 때문에 가슴아프고, 엄청난 책임감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느끼는 것과 표현하는 것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분명.

잘 못했다면 책임을 인정해라?
의사가 개인적으로 자신의 실수 또는 잘못을 인정할 수 있을까? 개인적으로 그렇게 하더라도 조직인 병원과 완전히 분리된 책임이 존재할 수 있을까? 인간으로서 한 인간의 생명을 달리한 책임을 100% 오픈된 마음으로 떠 안을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힘들게 의사가 된 자신이 이렇게 한번의 사건으로 인생이 바뀌게 된다면 나서서 책임을 인정할 수 있는 사람이 존재할까…

적극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초기에 관리하라?
피해 환자의 남편이 하소연으로 올린 온라인상의 글들이 네티즌들의 공감을 얻고 병원측을 향한 비판으로 쏟아져 들어올 때 병원측은 과연 초기에 개입해서 대화에 참여해야 하는가? 일부 병원측은 피해자 가족의 이러한 온라인 글들을 법적으로 차단시키는 1.0적인 대응을 했는데 과연 이 방식이 옳은 것인가 그른 것인가? 초기에 관리를 한다면 어떤식으로 대화에 참여 또는 근접 모니터링해야 할까? 최초에 근접 모니터링을 실시하면서 추이를 본다면 과연 언제 정도에는 개입을 해야 하는가? 정답이 있을까?

Litigation Communication의 포지션을 고수해라?
방어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고 법정에서의 결과를 가지고 커뮤니케이션하라고 하는데 그 법정으로 가기전에 이미 판결이 나버리는 여론의 법정에서는 병원에서 어떤 포지션을 가져야 할까? 앞에서 말한 정직하고, 공감하고, 책임을 인정하기에는 너무 위험이 큰데 계속 low profile로 일관해야 할 것인가? 겉으로는 공식적이고 방어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고 수면하에서 피해 가족들과의 대화와 타협을 시도해야 하는건가?

최고 책임자가 나서라?
이런 경우에는 누가 나서야 한단 말인가? 사건의 심각성으로 병원 원장이 직접 나서서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옳을까? 병원을 대표해 대변인의 자격으로 변호사나 홍보담당자가 나서야 하는가? 아니면 직접 집도를 한 해당 의사가 나서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가? 최고 책임자가 나서라는 이야기를 보면 병원 원장께서 직접 오너십을 가지고 공식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하는건데…실제 병원들 중에서 원장이 직접 위기관리를 수행하는 곳이 존재할까? 가능하긴 할까?

인간적이 되라?
병원측이 이러한 사건에서 인간화 한다는 말은 무슨 말일까? 공감을 표현하라는 단순한 이야기는 아닐텐데…책임을 인정하거나 사과하라는 의미도 아니고. 더 나아가서 인간적인 태도를 가지는 것도 한두번이지 매번 이렇게 인간적인 태도를 견지하다 보면 병원 자체의 존립에도 문제가 있게 되는 것은 아닐까? 물론 인간의 생명이 병원의 존립보다는 중요하지만 말이다…

정답은 없다. 단 조금 더 나은 커뮤니케이션 전략과 방식 그리고 실행만이 있을 수 있다. 지금 현재 진행하고 있는 방식 보다는 조금 더 나은 방식 말이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다음번 유사한 위기가 발생했을 때는 좀 더 나은 방식으로 위기를 관리 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거다.

위기 관리는 1+1=2인 수학이 아닌거다…

4월 142009 Tagged with , , , , , , 6 Responses

미디어 트레이닝에서의 이야기들: 핵심 메시지

최근 PR에이전시 AE들을 대상으로 미디어 트레이닝을 실시하고 있는데, 여러번 인터뷰 스킬 트레이닝을 반복 실행하면서 느끼는 재미있는 insight들을 한번 정리해 본다. 핵심 메시지에 대한 이야기들을 중심으로.

1. 핵심 메시지에 대해서 상당히 복잡하게 생각한다.

핵심 메시지는 ‘사랑한다’ 한 마디다. 여러 마디가 사실 필요없다. 진실이 통하는 게 핵심이다. 진실되지 않거나, 정리가 되지 않은 메시지를 전달 하려다 보니 부차적인 수없이 많고 길디긴 수식어들이 붙게 된다. 기억하지 못하도록 많은 메시지는 핵심 메시지가 아니다. 아주 간단하게 생각하자.

2. 핵심 메시지를 반복 전달하는 것에 재미를 느끼지 못한다.

언론 커뮤니케이션은 개인이 재미있으면 안 된다. 특히 위기시 상당히 안전하게 커뮤니케이션 하는 데 있어서 심심한게 불안한것 보다는 낫다. 마음같아서는 기자앞에서 현란한 립서비스와 멋진 논리로 존경받고 싶을 수도 있지만 참아라.

3. 핵심 메시지가 너무 흐리멍텅하지 않나 하고도 생각한다.

핵심 메시지는 간단하고 일단 여러개의 핵심 이슈에 걸쳐 있어야 한다. 깊이 보다는 넓이가 중요하고, 논란의 중심 이슈들을 여유롭게 아울러야 한다. 수 없이 많이 강조했지만 포지션에 단단하게 뿌리를 두고 잇어야 하고, 무엇보다도 안전하고 진실되어야 한다. 만약 핵심 메시지가 흐리멍텅하게 느껴진다면 그건 그 핵심 메시지를 지지하는 근거들을 충분히 전달하지 않거나 언급하지 않아서다. 만약 핵심 메시지 ‘자체’가 흐리멍텅해 보인다면 그 메시지는 잘못 구성된 것이다.

4. 핵심 메시지만을 반복하다가 보면 기자들을 화나게 하지 않을까 우려한다.

기자를 화나게 하면 그 인터뷰는 실패한거다. 핵심 메시지를 강조하고 반복하는 것이 기자를 화나게 한다면 그 인터뷰 스킬이 잘 못된거다. 모든 부자연스러움은 커뮤니케이션의 적이다. 물흐르듯 공감할 수 있는 스타일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자연스럽게 전략적인 메시지를 강조 반복하는 훈련이 미디어 트레이닝이다.

5. 핵심 메시지가 너무 방어적이라고도 생각한다.

이는 분명히 전략의 문제다. 항상 방어적으로 핵심 메시지를 가져가라는 것은 절대 아니다. 해당 이슈가 사실에 근거하지 않고, 전혀 기업측면에서 수긍할 수 없는 부정적인 이슈일 때는 철저하고 강력하게 대응을 해야 한다. 핵심 메시지에 그러한 대응 포지션과 메시지가 잘 정렬되어야 한다. 문제는 오디언스다. 이럴 때도 대응의 메시지가 인간적이어야 한다는 전제하에 핵심 메시지를 개발하는 게 키다.

6. 핵심 메시지는 기업을 대변하기 위한 것인데 왜 오디언스편에 서서 메시징을 하나?

정확하다. 핵심 메시지는 기업을 위한 메시지여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오디언스의 생각과 느낌을 중요하게 분석해야 한다. 오디언스 메이져 그룹의 생각과 느낌과 다르게 포지션을 취하면 100% 실패한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이 위기시 실패하지 않는 포지션을 정하라 하는 것이고 이를 위해 오디언스의 이야기를 들으라는 것이다. 그게 기업을 위한 것이라는 말이다.

7. 핵심 메시지는 문제를 확실하게 규명해야 하는 것 아닌가?

맞다. 문제를 확실하게 규명해야 한다. 하지만, 핵심 메시지가 문제만을 규명하기 위해 주어진 시간과 분량을 다 소비하면 전략적이지 못한거다. 문제에 대해서는 짧고 강력하게 포지션을 밝히고, 나머지 대부분의 시간과 메시지 분량을 해결방안에 집중 투자하란 말이다. 문제만 가지고 왈가왈부하면 위기관리가 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8. 핵심 메시지에서 항상 빠지지 말아야 할 것은 무언가?

위기시 핵심 메시지에서 빠지지 말아야 할 가치가 있다면 그건 사람이다. 해당 이슈로 인해 사람이 다치거나, 위해를 느끼게 되거나, 기분이 상하거나, 불편을 겪었다면 기업의 핵심 메시지에는 사람이 존재해야 한다. 이 부분이 위기 커뮤니케이션과 법률적 커뮤니케이션간에 가장 크게 다른 점이다. 여론의 법정에서 핵심 메시지는 항상 사람을 입어야 한다.

9. 꼭 매번 핵심 메시지만을 이야기 해야 되나?

맞다. 꼭 ‘핵심 메시지를’ 이야기 해야 한다. 하지만, ‘핵심 메시지만’ 이야기하라는 것은 아니다. 이 핵심 메시지를 강화하거나 지원할 수 있는 메시지면 어느정도 추가가 가능하다. 문제는 너무 많은 메시지들이 복잡하게 핵심 메시지를 치장하는 경우다. 청자를 헷갈리게 해서 흡수성을 저하하고, 잘못된 이해를 조성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심플해지라는 이야기다.

10. 핵심 메시지를 개발해 놓으면 영 어색하고 쉽지가 않은데…

명심하자. “준비하고 준비하고 준비하자. 연습하고 연습하고 연습하자.” 회사의 당면 이슈들에 대해 패러다임을 바꾼뒤 100번만 핵심 메시지 개발을 연습해 보자. 아직 연습이 모자란게 문제다.


여러 시간동안 핵심 메시지에 대해 이야기 하고, 그 이전 수없이 많이 핵심 메시지들을 개발해 보았는데도…이 핵심 메시지가 어렵게 느껴지는 것은 왜 일까?

그건 핵심 메시지가 자신의 핵심 메시지를 잘 전달하지 못했기 때문은 아닐까?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것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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