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운영 및 평가를 위한 체크리스트는?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전 과정을 워룸과 컨트롤룸에서 관리하면서 전반적인 평가를 하는 역할은 메인 컨설턴트가 맡는다. 당연히 6시간 가량의 모든 시뮬레이션 플로우들과 시나리오들이 메인 컨설턴트의 머릿속에는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시뮬레이션 시 메인컨설턴트가 체크하는 부분들은 크게:
1. 위기관리 매뉴얼에 따라 역할과 책임들을 위기관리 위원회 내에서 적절히 분담하는가?
2. 위기관리 위원회 내부에서 상황파악에서 의사결정 그리고 대응명령에 이르기 까지 어떤 플로우를 따르는가? 누가 이를 지휘 통제하는가?
3. 의사결정과 일부 실행활동에 있어 전략과 실행역량은 어떤가?
4. 시뮬레이션을 통해 새롭게 얻을 수 있는 시스템 개선 인사이트는 무엇이고, 어떤 방식을 통해 개선해야 하는가?
이런 부분들을 찾아낸다. 만약 그 각각의 카테고리에서 세부 체크사항들에 이르는 인사이트를 찾지 못하거나, 찾을 상황조성이 되지 않으면, 메인 컨설턴트는 현장에서 시나리오를 일부 수정하거나 새로운 충격을 도입한다. 따라서 메인 컨설턴트는 360도 시뮬레이션 모니터링을 통해 최선의 처방을 찾아낸다.
추후 포스팅에서도 더욱 자세하게 다루겠지만, 일반적으로 클라이언트사들이 보여주는 시뮬레이션시 대표적 주요 증상들이 몇 가지 있다. 우선 가장 많은 클라이언트사들이 ‘위기 발생 시 패닉에 빠져 아무 일도 하지 못한다.’ 분명히 위기관리 체계와 매뉴얼에 대한 반복 설명들과 공유 활동들이 있었다. 일부 임원들의 경우에는 그들을 대상으로 한 심도 있는 트레이닝도 진행했다. 그러나 막상 현장에서 위기상황이 발생하니 자신 스스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일정기간 망각을 하는 경우다. 옵저버인 메인 컨설턴트가 보면 상당히 허둥지둥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이런 허둥지둥의 시간이 너무 장시간 심각하게 진행되면 메인컨설턴트는 잠시 시뮬레이션을 중지시키고, 각각의 역할과 책임부분에 대한 짧은 브리핑을 통해 패닉 환경을 누그러뜨려주기도 한다.
그 다음 대표적 증상은 ‘위기관리 위원회 내부의 팀워크가 형성되지 않는다.’ 어떻게 보면 이는 당연한 현상이다. 이런 현상을 직접 경험하기 위해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진행하는지도 모르겠다. CEO를 비롯해 위기관리 위원회내의 많은 임원들은 위기발생 시 자신들이 스스로 얼마나 팀워크를 이루지 못하는지를 직접 깨닫게 된다. 일단 상황파악을 위한 토론에 있어서도 각자의 파편적인 이해를 기반으로 섣부른 대응책을 각자 먼저 꺼내 든다. 논의가 체계적으로 이루어지지도 못하고, 철저한 상황분석 하에 전략적인 대응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흐른다. 일부 부서에서는 확정된 대응 전략 없이 우선 쏟아지는 이해관계자들의 문의에 우선 대응하면서 초기 입장정리와 관리에 실패하는 현상을 실제로 보여준다.
[실제로 위기 상황이 발생하면 워룸에서 누가 상황판을 기록하고 업데이트 해야 하는지에 대한 역할과 책임부분에서도 구멍을 보인다. 어떤 체계와 방식으로 상황판을 관리해야 하는지와 같은 세부적인 실행경험들이 전사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세 번째 대표적 증상은 ‘위기관리 매뉴얼에 규정되어 있지 않은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이 의사결정을 리드’하는 현상이다. 일반적으로 CEO가 직접 참석해 위기관리 위원회를 이끄는 경우는 시뮬레이션에서 최고 의사결정이 대부분 CEO에게 몰리게 된다. 하지만, CEO가 참석하지 않은 시뮬레이션이나 CEO의 개인적인 성격이 위기관리에 낯선 유형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일부 클라이언트사는 홍보전무가 큰 목소리로 대응을 지시한다. 어떤 클라이언트사는 부사장급들이 각자 의사결정을 리드한다. 평소의 사일로(silo)가 연장되는 거다. 심지어 실세(?)인 팀장이 임원들을 제치고 의사결정과 대응을 지휘하기도 한다. 누가 의사결정을 지휘하건 그 자체는 큰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그 의사결정 지휘자가 매뉴얼에서 규정한 자인가 아닌가 하는 부분이다. 매뉴얼과 현실은 동일해야 한다.
네 번째 증상은 ‘위기대응 역량들이 부재하거나, 위기 대응에 낯설어 하는 경우’다. 쏟아지는 이해관계자들의 상황인식에 맞서는 내부 구성원들의 대응방식이 일관되지 않다. 분명히 위기관리 위원회 내부에서 진행된 대응 의사결정은 A라 공유되었는데, 자신은 이해관계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에서 A” 또는 B의 방향으로 달리 대응 한다. 현장에서 이전 통합적 의사결정이 무시되는 거다. 당연 전사적인 메시지 통합 노력도 무위로 돌아간다. 이는 위기대응을 하는 데 있어 경험이 없고, 강력한 가이드라인을 따르도록 고도로 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부 클라이언트는 매뉴얼상에서 규정되어 있는 실행 대상과 방식에 있어 전문성을 미쳐 가지지 못한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위기 시 대관업무를 맡도록 되어 있는 해당 임원이 공정위 사람들과 OOO이슈로 한번도 이야기를 나누어 본적이 없고, 그들의 생각에 공감하지 못하는 것과 같은 경우다.
마지막 주요 증상은 ‘항상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 중에는 위기 발생 시 휴식(!)을 취하는 구성원들이 꼭 있다’는 부분이다. 실제 현실에서도 그렇다. 위기 시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이 모두 바쁘고 정신이 없는 것은 아니다. 시뮬레이션 현장을 모니터링 해 보면 어떤 부서들이 일반적으로 위기 시 한걸음 물러나 있구나, 어떤 임원이 적절한 위기관리 역할과 책임을 부여 받지 못했구나 하는 점을 확실하게 목격할 수 있다. 일부는 시뮬레이션 시 주변 부서들을 도와 지원하는 움직임을 하는데 이런 부분에 있어 빈 공간을 정확하게 찾아 매뉴얼상에 해당 구성원의 적절한 역할과 책임을 새롭게 부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상의 여러 증상들과 세부적인 체크리스트들을 만들어 메인컨설턴트와 컨트롤룸의 리드 컨설턴트들이 공유해 활용한다. 세부적인 체크리스트는 수십에서 수백 항목에 이른다. 대부분 주요한 체크리스트 사항들은 시뮬레이션을 마치고 참가한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과 함께 마무리 토론을 하게 되면 경험을 기반으로 각자로부터 도출된다. 외부 컨설턴트들이 지적하지 않아도 스스로 개선의 부분과 수준을 알고 있게 되는 것이다. 그들 스스로 개선의 인사이트들을 뽑아 내기도 한다. 이 것이 시뮬레이션의 가장 강력한 효과라고 본다.
다음 글에서는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시뮬레이션 당일 준비 점검 사항’을 다루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