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모 부처에서 대변인 훈련을 계획 중이라고 지인을 통해 문의가 들어왔다. 부처 각 부문별로 대변인 역할을 할 공무원분들을 한번에 15명씩 해서 두번에 나누어 훈련을 진행하고 싶다고 한다. 그런데 시간이 없어서 3시간내에 훈련과정을 마무리 했으면 한다고 한다.
그 것도 참가자 15분이 모두 한번씩 대변인 인터뷰 실습등을 진행했으면 한단다. 거절했다.
시간이 없으면 하지 않으면 된다. 시간이 없다는 것은 그만큼 해당 훈련에 대해 내부에서 priority가 높지 않다는 반증이다. 별로 필요가 없는 훈련을 어쩔수 없어서 받는 사람들은 훈련 효과가 없다. 또한 3시간내에 번개불에 콩을 볶아 먹듯이 진행하는 훈련은 아무 의미도 없다. (솔직히 fee를 받기도 미안하다)
훈련을 주최한 측에서도 불만이 생기고, 훈련을 실행한 컨설턴트들도 찜찜하다. 또, 돌아가는 훈련 참가자들도 마치 민방위 소집 후 돌아가는 마음이 된다. 그 누구도 행복하지 않다.
올 한해 수많은 미디어 트레이닝,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대변인 훈련등의 의뢰와 사전협의들이 진행되었다. 그 중에서 진정으로 효과를 낼 수 있는 곳에서만 선별적으로 훈련을 진행했다. 만족도의 경우 excellent를 지켜냈다. 브랜드 측면에서도 이러한 사후 만족도를 guarantee할 수 없는 곳에서는 진행할 수 없고 진행해서도 안된다고 믿는다.
미디어 트레이닝류의 실무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실무자들에게 말씀드리고 싶은 몇가지 조언을 정리해 본다.
1. 예산은 임의로 산정해서 그 예산에 컨설턴트들의 서비스를 꿰어 맞출려고 하지말고, 시장가격을 조사해서 적정한 예산으로 충분한 품질의 프로그램을 디자인 할 것
: 일부 의뢰 기업이나 조직들 실무자들에게 “얼마나 예산이 있으십니까?” 물으면 상상할 수 없이 적은 예산을 제시하는 곳들이 있다. 물론 과도하게 많은 예산을 준비하시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시장가격을 미리 안다면 그런 불가능한 예산 설정은 미리 방지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제네시스를 100만원에 어떻게 안되겠나…하는 것과 같은 우문은 피하자)
2. 트레이닝 프로그램의 수준을 정하고, 거기에 눈높이를 맞출 것
: 미디어 트레이닝을 놓고만 봐도 컨설턴트들의 수준에 따라 fee는 천차만별이다. 그냥 프리랜서 강사를 모셔다 놓고 시간을 만들면 시간당 20-30만원으로도 한다. 먼저 우리가 이번 트레이닝을 통해 얻을 것이 무엇인지를 확정한 후 거기에 트레이닝 수준을 맞추자. (싼게 비지떡이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진정한 필요에 의해 구매가 진행되었으면 한다는 거다)
3. 가능하다면 자신이 직접 먼저 받아볼 것
: 실무자가 트레이닝 어랜지만 하고 빠지는 경우도 많다. 자신이 경험해 보지 않은 트레이닝을 어떻게 내부에다가 소개를 할까. 궁금하다. 간혹 스튜어디스들 가르치는 이미지 컨설팅이나 아나운서분들이 하시는 스피치 훈련등과 헷갈려 하시는 실무자들도 계시는데…제발이다. (항상 트레이닝을 어랜지 하는 실무자가 너무 모르면…나중에 문제가 생긴다. 기대가 다르기 때문이다)
4. 욕심을 부리지 말 것. 참가 인원 및 시간 안배.
: 모든 조직원들이 미디어 트레이닝과 같은 실무 훈련을 받을 필요까지는 없다. 물론 받아두면 나쁘진 않겠지만…너도 나도 줄서서 받는 그럼 트레이닝은 아니기 때문에 조직내의 극소수가 아주 고품질로 프로그램을 같이 만들어가는 것이 좋다. 시간 또한 최소 4-5시간에서 하루 full day가 정상이다. 1-2시간은 사실 트레이닝이 아니다. (생각해 보라. 기자는 취재기술을 입사후 6개월간 하루 24시간 배운다. 그런 기자와 마주 앉아 안전하게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어떻게 2-3시간에 가능한가. 천재가 아닌 이상)
5. 사내에서 해당 프로그램이 왜 필요하고,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공감대를 충분히 형성하고 프로그램을 도입할 것
: 미디어 트레이닝을 받는 임원 12명이 모두 팔짱을 낀 채 코를 골고 있다면 심각한 문제다. 지속적으로 휴대폰을 받으면서 들랄달락 하는 임원들이 있어도 안된다. 진지하게 자신이 왜 이자리에 있어야만 하는지를 확실히 알고 있는 임원분들이 필요하다. (공감대 없이 진행하려면 일단 싸게 가자. 비싼 컨설턴트 불러다 놓고 나중에 평가 안좋으면 자신이 곤란해 진다)
6. CEO나 최고위 임원들을 옵저버라도 참석시킬 것. 아니면 부분적으로라도 참관 요청을 할 것
: 보통은 CEO가 중심이 되셔서 미디어 트레이닝이나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에 참가하신다. 그러나 국내기업 일부에서는 CEO는 빠지시는 경우가 있다. 이럴때라도 한번은 프로그램 진행 상황을 들여다 보시는 것이 좋다. 가능한 옵저버로 라도 참석하시는 것도 권장된다. (비싼 프로그램 아닌가, 또 중요한 프로그램 아닌가)
7. 이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초청 강연과 헷갈려 하지 말 것
: 초청강사는 초청강사일 뿐이다. 해당 기업에 맞추어진 카운셀링을 제공하지 못하기 마련이다. 특히나 미디어 트레이닝은 customized service다. 미디어 트레이닝 하루를 진행 하기 위해 컨설턴트들이 8시간만 소비하는 것이 아니다. 최소 열배 이상의 준비와 연구를 투자한다. Fee는 그러한 모든 준비과정을 구입하는 것이기 때문에 초청 강사와는 다르다. (그냥 찍어 내는 블록이 아니라는 말이다)
8. 기존 아무 워크샵류의 프로그램에 끼어 넣어서 시간을 때우려고 하지 말 것
: 예를들어 연례 팀장 리더십 훈련 코스라던가, 세일즈 랠리라던가, 노사 화합 워크샵 같은데에 상관없이 끼어 넣지 말아 달라는 거다. 프로그램 이름이 멋지다고 통하는 게 아니다. 갑자기 전시간에 ‘이순신 리더십’에 대한 강의를 들은 100여명의 수강생들이 미디어 트레이닝을 받겠다고 앉아있는 광경은 참으로 민망하다. (이 때도 가능하면 싸게 가자. 비싼 컨설턴트 세워놓고 욕먹지는 말라는 거다)
9. 직원들을 억지로 끌어다 앉혀 놓지 말 것
: 하기 싫은 임원이나 직원을 억지로 압박하고 동원해 봤자, 그 예후가 좋지 않다. 하기싫은 분들은 미디어 트레이닝을 시키지 말자. 그 대신 회사를 대표해서 언론과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도록만 조치를 하자. 그러면 된다. (모두가 받을 필요는 없다)
10. 미리 미리 준비 할 것
: 앞에서도 설명한 것과 같이 컨설턴트들은 준비와 연구가 필요하다. 넉넉하게 준비 시간을 주자. 그 준비시간은 길수록 좋고, 최소한 한달은 주는 것이 알맞다. (시간이 없으면 초청 강사를 그냥 쓰라. 준비 시간이 없으면 그게 낫다)
올해가 저물어 간다. 내년에는 더욱 많은 선수분들과 함께 아주 유쾌하게 일하고 다같이 행복해하고 만족해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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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Responses to 미디어 트레이닝에 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