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42012 Tagged with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관리]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뭘까? 왜 할까?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뭘까? 왜 할까?

“해 봤어? 해 보기나 했어? 안 해 봤으면 말을 하지마`!”하는 이야기들을 자주하는 실무자들이 있다. 위기관리 시뮬레이션(Crisis Management Simulation)은 바로 이런 실무자들이 좋아할 만한 서비스다. 실제로 해당 위기를 경험해 보자는 취지다. 단순 경험만을 목적으로 하는 것은 물론 아니다. 실제적 경험을 통해서 우리 기업내부의 위기관리 체계(system)를 점검해 보고, 취약점들을 하나 하나 잡아내 보자 하는 것도 중요한 목적이다.

보통 두꺼운 매뉴얼을 만들어 놓고 “우리는 위기관리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는데, 실제 기업 위기관리 실행을 해 본 실무자들은 이런 자만심 뒤편에는 왠지 불안함을 느끼게 마련이다. ‘실제 이 매뉴얼대로 어떻게든 진행이 될까?’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준 컨설턴트들도 마찬가지다. ‘매뉴얼이나 조직구성이나 프로세스들을 모두 정립 해 주긴 했는데……실제 내일이라도 위기가 발생하면 우리가 납품한 데로 저분들이 잘 해 나갈 수 있을까?’하는 불안함이 남는다. 당연하다. 시스템은 시스템일 뿐 시스템 자체가 운용가능성을 개런티 하진 않는다.

일부 실무자들과 컨설턴트들은 ‘교육’을 통해 시스템을 안착시켜보려 노력하기도 한다. 하지만, 사람이 하는 일들 중에 ‘교육’만큼 생산성 없는 일이 없다는 이야기를 기억해 보자. 교육에도 한계가 있다. 지금까지 필자의 경험상으로도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임원들과 팀장들에게 브리핑하고 교육할 때 ‘밝은 표정’을 짓고 있거나 관심을 가지고 꼼꼼하게 이해하려 하는 분들은 극히 드물었다. 당연한 반응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은 클라이언트사의 위기관리 위원회가 머무르는 워룸(war room)과 외부 이해관계자들이 머무르는 컨트롤룸(control room)에서 동시 진행된다. 사진은 컨트롤룸에서 외부 이해관계자들이 워룸에 있는 위기관리 위원회를 공격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모습]

이런 모든 분들에게 실제 경험을 주는 거다. 말 그대로 충격과 공포를 안겨줘 보는 거다. 그들로 하여금 스스로 매뉴얼을 찾아보게 만들고, 그 내용을 빨리 이해하게 만들어 주는 거다. 위기가 발생하면 얼마나 많은 일들이 한꺼번에 쏟아지는 지를 피부에 와 닿게 경험해 보는 거다.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은 클라이언트가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을 원할 때 서비스의 첫 개시로 진행되기도 한다. 이런 형식의 시뮬레이션은 해당 클라이언트 조직이 ‘얼마나 준비되어 있지 않은가?’를 아주 정확하게 보여 주게 된다. 컨설턴트측면에서는 해당 클라이언트의 현재 위기관리 체계와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의 위기관리 역량을 측정해 볼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가 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하달된 위기상황에 따라 사건 피해자, 노조, 일반직원, 거래처, 정부 규제기관, NGO, 경찰, 언론, 경쟁사 등의 외부이해관계자들이 위기상황을 극단으로 치닫게 만들어 준다. 당연히 워룸에서는 더 큰 혼란이 조성된다.]  

하지만,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은 많은 클라이언트들이 전체적인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작업을 끝내고 해당 시스템이 실제 운용가능한지 여부를 측정하기 위해 실행한다. 여기에서 수집된 많은 개선점들은 다시 환류 관리 성격을 띠고 해당 시스템에 재 적용된다. 계속 강해지는 시스템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만든 실무자 입장에서는 이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이 곧 프로젝트의 완성을 상징하는 것이라 특별한 의미가 있다. CEO를 비롯해 많은 임원들에게 해당 시스템을 한번 운용해 보시라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CEO와 임원들은 실제 상황하에서 해당 시스템을 운용해 보고 만족감을 표시한다.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진행하는 컨설턴트들의 품질과 수준에 따라 해당 만족도는 차이가 있겠지만, 대부분의 시뮬레이션은 그 자체로서 많은 인사이트를 가져다 주기 때문에 임원들이 좋아한다. 즉, 실무자들이 인정받기 좋은 툴이다.

위기관리를 실행하는 운용 실무자들의 입장에서는 해당 시뮬레이션을 통해 자신들이 각자 어떤 일들을 해야 하는지 인지하는 동시에, 얼마나 힘든 일을 하는지를 CEO와 임원들에게 그대로 보여 줄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몇 시간 동안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진행하고 나면, CEO와 임원들이 이런 피드백을 준다.

“홍보실이 제일 고생하는 것 같아…”
“기획 쪽에서 대관업무하고 NGO관련 업무를 다 가져가는 게 어떨까?”
“우리 로펌이 이런 이슈에 대해서는 전문성을 좀 가지고 있나? 법무실장이 한번 확인해 보세요” “HR은 인트라넷을 통해 위기 시에 대 직원 커뮤니케이션이 좀더 활성화 될 수 있도록 준비해 보세요”
“우리 위기관리에 필요한 예산은 어디서 어떻게 끌어 올 수 있지?”

이런 주문들과 평가들이 나온다. CEO와 임원들이 모두 모여 앉아서 언제 이런 실제적인 주문과 평가들을 하실 기회가 있을까? 시뮬레이션은 그래서 그 자체로 큰 의미를 가진다.

다음 글에서는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어떻게 준비하나?’를 다루겠습니다.


Communications as Ikor에서 더 알아보기

구독을 신청하면 최신 게시물을 이메일로 받아볼 수 있습니다.

댓글 남기기

Communications as Ikor에서 더 알아보기

지금 구독하여 계속 읽고 전체 아카이브에 액세스하세요.

계속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