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지

3월 272009 Tagged with , , , , , 2 Responses

What are you saying?

혹시나 싶어 화장실을 다녀오며 주방으로 가서 물컵을 좀 달라고 말하면서 하얀 가루를 퍼낸 통을 보니 진짜 화학조미료였다. 당장
식당을 나오고 싶었지만 이미 시킨 음식을 취소할 수 없어서 그냥 먹었으나 속이 이상했다. 맛있다고 먹는 아이들을 보니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집으로 돌아와 화학조미료의 위험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다시는 그 식당에 가지 말라고 말해줬다. [
부산일보, 독자마당]



예전 소비자고발을 통해 중국음식점들의 비위생문제와 함께 화학조미료 과다사용문제들이 이슈화 된 적이 있다. 위의 독자기고는 한 동네 음식점에서 화학조미료를 아이들이 먹을 국수에 퍼 넣는 장면을 목격하고 놀란 독자의 글이다.

언제부터인가 화학조미료는 거의 공공의적 1호가 되었다. 30여년전만해도 마법의 음식 재료였던 화학조미료가 이제는 청산가리 수준의 극약으로 인식되고 있다.

화학조미료를 과다 사용하는 것은 물론 화학조미료가 조금이라도 들어간 음식은 쓰레기 취급을 받기까지 한다. 지난 수십년간 화학조미료를 사용해 가며 음식을 해 오셨던 어머니들과 할머니들도 이제는 자식들에게 ‘조미료 쓰지 말고 음식해라”하신다. 심지어 아이들에게 조미료 음식을 먹이는 엄마들은 ‘무식한 엄마’로 치부 받는다.

화학조미료는 식약청에서 인정한 음식용 조미료다. 그런데도 이러한 이슈가 발생하고 화학조미료 생산업체가 독극물 제조사가 되고, 거기서 일하는 직원들이 마약제조자 처럼 손가락질 받는 이 현실은 왜 일까?

이 화학조미료를 만드는 기업들은 과거와 현재 어떤 메시지를 우리들에게 전달하고 있는 건가? 자신들에 대해 어떤 대화를 진행하고 있는 걸까? 무엇을 어떻게 말하고 싶어 하는 걸까?

위기는 커뮤니케이션의 부족과 실패에서 오는 게 아닐까?

3월 192009 Tagged with , , , , , , 8 Responses

좀 이러지들 말자…

이 UCC들의 공통점



1. 냄새가 난다
(냄새를 느끼지 못하면 타겟이 아니다 – 아이러니)
2. 아주 전형적이다. (여성과 댄스류)

3. 브랜드 메시지가 궁금하다 (아무도 모를 듯)

4. 효과가 의문이다 (항상 UCC 캠페인은 하고 나서도 찜찜하다. 하긴 브랜드 메시지가 없으니 효과가 있을리도 없다)



결론…

이러지들 말자. 마케팅 하길 원한다면 최소한.

3월 182009 Tagged with , , , , , 2 Responses

만약 당신이 PR 컨설팅을 한다면…

AIG가 일부 직원들에게 고액의 보너스를 나눠주고 나서 여론의 집중 포화를 맞고있다.

15일 AP통신과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AIG는 직원들에게 주기로 기존에 계약을 체결한 성과급은 이번에 지급하기로 했다. 다만 임원 성과급은 줄이고 앞으론 대폭적인 임금삭감과 성과급 체계 전면 개편안을 마련해 시행키로 했다.


AIG가 공개한 문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정부의 지원을 받기 전에 직원들과 이미 계약한 1억6500만달러(약
2450억원)의 성과급을 15일(현지시각)까지 `AIG 파이낸셜 프로덕트` 부문의 임직원 400명 등에게 지급할 계획이다.


에드워드 리디 AIG CEO는 계약상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소송을 당할 위험이 있을 뿐 아니라 우수한 인력이 회사를 나갈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
매일경제]



AIG측은 이번 보너스 지급에 대한 이유로 ‘법적 리스크 발생 방지와 우수 인력 유지 차원‘이라는 핵심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슈가 됐다시피 현재 AIG는 버슨마스텔러와 힐앤놀튼을 포함한 여러분야 4개의 PR 컨설턴시들을 고용하고 있다. 이들의 조언에 힘입은 듯 하다.

이번 보너스 지급 파문에 대한 여론의 집중 포화 (또한 화난 오바마)를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는 그들에게는 최대의 고민일 것이다.

만약 내가 AIG를 위해 컨설팅을 제공한다면…어떻게 접근을 하라고 코칭해 줄 수 있을까? AIG의 위와 같은 공식 메시지 이외에 좀더 나은 메시지가 있을까?

어제 오늘 곰곰히 생각해도 사실…뚜렷한 답이 없어 보인다.

참…답답한 케이스다.

3월 092009 Tagged with , , , , , , , , , , , , , , , , , , , , , , , , , , , 2 Responses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DIY 시리즈: 트레이닝 실습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기업&미디어 web@biznmedia.com

   
 
 
 

자, 이제 미디어 트레이닝 디자인도 끝났고, 이 트레이닝을 진행 할 트레이니들의 훈련도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되었다. 이제는 실행이다. 트레이닝 장소로 정해진 회의실에 미리 들어가서 각종 장비들을 점검한다. 그리고 정성껏 만든 미디어 트레이닝 자료들을 참석하실 CEO와 임원분들의 자리에 가지런히 정돈 한다.

자료는 하루 동안 진행할 프로그램 아젠다들과 각 아젠다별로 토론을 진행할 내용들을 문서화해서 제공하면 된다. 보통 파워포인트 슬라이드를 만들어 한장 한장 공유하면서 커뮤니케이션 하는데, 이는 트레이너와 트레이니들의 스타일에 맞추면 된다. 사내적으로 워드 문서가 편한 곳은 그냥 워드 중심으로 자료를 만들고 토론을 이끌어 나가면 된다.

처음에는 이 트레이닝을 이끌 홍보임원이 참석한 분들을 위해 간단하게 언론의 이해 부분을 설명해 드린다. 이 부분 또한 참석하신 분들의 수준에 맞는 적절한 정보들이 제공돼야 하고, 토론을 이끌어 내야 한다. 흔히 기업 경영진들이 궁금해 하는 것은 “기자들은 어떻게 기자로 훈련 받는가?” “왜 기자들은 그렇게 좋지 않은 내용만을 찾아 다니는가?” “만약 잘 못된 기사가 나왔을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같은 현실적인 질문들이 많다.

“왜 기자는 좋지 않은 기사만 찾아 다니나?”
참석자분들이 외국인들이거나 국내 언론상황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을 위해서는 기본적인 언론계 지도를 보여주면서 토론을 전개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학문적인 이해를 도모하거나 정보 주입만을 위한 세션이 되지 않게 조심하라는 것이다. 전반적 내용은 극히 실무 중심적이어야 하고, 참석자분들이 바로 기억하고 써 먹을 수 있게 살아있는 내용들이어야 하겠다.

두번째 세션에는 언론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방식에 대한 세션을 가진다. 이 칼럼코너를 통해 필자가 지난 1년 반동안 반복적으로 제공한 내용들이 그 핵심이다. 일반적으로 모든 기업 경영자분들은 일반인들과 마찬가지로 평생 개인 커뮤니케이션에 익숙해져 계신 분들이다. 그러나 분명히 언론 커뮤니케이션은 개인과의 커뮤니케이션과 180도 이상 다르다. 이 부분을 아주 세세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토론을 전개하자.

흔히 트레이니분들은 이 부분을 그냥 흥미롭게만 구경(!)하고 지나가려 하곤 하는데, 가장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인프라 부분이라 각별하게 이해 지수를 높여야 하겠다. 커뮤니케이션의 패러다임을 바꾼다는 것은 곧 언론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성패를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사전 작업이기 때문이다.

다음 세션은 핵심 메시지를 강조하는 세션이다. 해당 미디어 트레이닝의 주제를 놓고 난상 토론을 벌여보자. 만약 노조파업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커뮤니케이션 메시지를 개발하려면 여러 부문장들의 이야기들을 듣고 나누도록 하자. 노조파업과 관련해 조만간 어떤 유형의 사건이나 논란들이 발생할 것인지에 대해 함께 리스트를 만들어 보자. 그리고 각각의 사건이나 논란별로 주요 이해관계자들을 도출해 리스트화 해 보자. 그 다음은 각각의 이해관계자들과 어떤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하는지 메시지를 고민해 보자.

보통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순서는 포지션을 정하고, 핵심 메시지를 만들고, 이 핵심 메시지 하나 하나를 주요 이해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해서 약간씩 수정 적용하는 프로세스다. 하지만, 이런 프로세스는 다년간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경험이 있는 전문가들도 힘들어 하는 프로세스다. 따라서 DIY 미디어 트레이닝을 진행하는 분들은 일단 사건이나 논란 이슈를 가지고 이해관계자들 각각에게 어떻게 어떤 메시지를 적용해야 하는지 우선 고민해 보는 게 좀 더 도움이 되겠다.

   
 
 
 

각각의 이해관계자들에게 전달해야 할 메시지들이 모두 정리가 되면 그 메시지들을 펼쳐 놓고, 회사의 공식적인 핵심 메시지들을 역으로 정리해 보자. 각 이해관계자들과 커뮤니케이션 할 메시지들 간에 어떤 모순은 없는지, 잘못된 부분들은 없는지를 살피자. 공통적으로 기반을 이루는 메시지들을 가능한 많이 뽑아, 유사한 메시지들을 크게 묶어 최소화 하자. 그러면 이 세션은 성공이다.

마지막 토론 세션으로는 이전 세션에 공유한 메시지들을 가지고 어떻게 인터뷰와 커뮤니케이션에 적용하는 가 하는 인터뷰 기술에 관련된 세션이다. 인터뷰시 함정에 빠지지 않고,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인터뷰 기술에 대해 심도 있는 공유를 하는 시간이다.

미디어 트레이닝의 꽃, 실습 세션
이후는 미디어 트레이닝의 꽃인 실습 세션이다. TV카메라를 켜 놓고, 조명과 마이크를 세팅 하고 일대일 인터뷰가 진행이 된다. 트레이너 트레이닝을 거쳐 준비된 내부 직원들이 앞에 앉은 임원 각자에게 언론 인터뷰 형식으로 질의와 응답을 진행하면 된다.

문제는 내부 직원들이 고위 임원들에게 공격적이거나 민감한 질문을 하기 힘들다는 현실적 장벽이다. 하지만, 미리 미디어 트레이닝에 대한 사전 인식을 공유하고, 훈련 목적을 강력하게 인정한다면 임원들의 다른 오해나 직원들의 부담은 최소화 될 수 있겠다.

질문은 기본적으로 최악의 상황을 전제로 한다. 최악의 가능한 질문이 핵심이다. 가능한 인터뷰이를 당황하게 만들거나, 핵심 메시지에서 벗어나게 만드는 방식이어야 한다. 억지나 위압적인 질문방식까지는 아니더라도 가능한 모든 논리적 공격은 포함되어야 하겠다. 이런 공격적인 논리들을 통해 좀 더 회사의 공식입장과 메시지들을 검증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홍보임원이나 팀장급의 시니어들은 이 인터뷰 실습 과정을 주의 깊게 분석해 각 임원별로 인터뷰 태도와 메시지 전개 방식 그리고 논리적인 주장 부분에 대해 조언을 해 주어야 한다. 보통 홍보 임원분들이면 기자들과 매일 여러 가지 이슈들을 가지고 커뮤니케이션을 한지 15~20년 이상 되시는 분들이다. 지금까지 수없이 많은 자신의 언론 커뮤니케이션 성패 기억들을 잘 가다듬어 임원들에게 조언을 하면 된다. 이때만큼은 기업 내부의 직원이 아니라 스스로를 중립적인 코치로 포지셔닝 하는 게 좋다.

자, 모든 세션이 끝났다. 실제로 이 세션을 진행해 보면 무척 힘들다. 모든 트레이너들은 녹초가 되고, 트레이닝의 대상이 되었던 트레이니 분들의 머리에는 흰머리가 눈에 띄게 는다. 마지막으로 이 트레이닝을 진행한 홍보임원이 참석한 다른 임원들 각자의 의견들을 짤막하게 듣고, 박수를 치고 끝낸다. 그리고…고생했으니 다들 함께 맥주 한잔 하면 된다. 좀 더 발전적인 무궁무진한 이야기들은 그 때 나온다.

 

정 용 민

– PR컨설팅그룹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 前 오비맥주 홍보팀장
– 前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EDS, JTI, KTF, 제일은행, Agribrand Purina Korea, Cargill, L’Oreal, 교원그룹,
Lafarge, Honeywell 등 다수 국내외 기업 경영진 대상 미디어 트레이닝 및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코칭
– Hill & Knowlton, Crisis Management Training Course 이수
–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 네덜란드 위기관리 컨설팅회사 CRG의 Media training/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 위기관리커뮤니케이션 전문 블로그 Communications as Ikor (www.jameschung.kr) 운영

 

3월 082009 Tagged with , , , , , , , , , , , , , 4 Responses

해외 언론과의 커뮤니케이션 문제점

South Korea’s debt

SIR – Your article about “emerging-market contagion” ranked
countries according to their vulnerability to the global credit-crunch
(Economics focus, February 28th). But you did not reflect the actual
situation of the Korean economy
. The article portrayed South Korea as
the joint third-riskiest among the countries surveyed, citing “large
short-term foreign debts and highly leveraged banks”. This is simply
not the case.

Let me provide you with accurate figures. South Korea’s short-term
external debt is 75% of its foreign-exchange reserves
and it continues
to decline. The South Korean banks’ average loan-to-deposit ratio stood
at 118% as of the end of 2008
and has been on the decrease since last
June.

Thus, the overall risk assessment for the Korean economy, as
described in your article, relies upon incorrect information and
estimates.

Cheol-kyu Park

Spokesperson

Korean Ministry of Strategy and Finance

Seoul

Editor’s note: Our figure for short-term debt as a
percentage of foreign-exchange reserves included all debt due within
the next 12 months, the definition favoured by the IMF. At the end of
December this was 96%. The figure of 75% includes only liabilities with
an original maturity of up to one year; it excludes maturing long-term
debt. Our loan-to-deposit ratio covered all commercial and specialised
banks and excluded certificates of deposits, the same definition used
for all the countries we surveyed
. The Bank of Korea’s latest figures
show this to be 136% at the end of December.

[원문출처: 뷰스앤뉴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문제이기 하지만, 이번 한국정부와 이코노미스트와의 설전은 문화 커뮤니케이션상 갈등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다른 문화간 플레이어들간에 서로의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이 달라 더욱 갈등이 커지는 케이스다. (일부에서 제기되는 다국적 자본투자자들의 검은 배후가 없다는 전제하에서)

맨위 한국 정부에서 KMSF 대변인의 이름으로 게시 된 반론문은 사실 외국인들이나 외국언론이 이해하기 힘든 메시지들로 구성되어 있다. 각종 수치를 베이스로 한 이코노미스트의 기사에 대해 한국정부는 한마디로 ‘한국경제의 실제 상황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
you did not reflect the actual
situation of the Korean economy)
고 단정하고 있다. 이런 단정은 이번 한국정부의 주장이 아주 강력한 반론임을 초반부터 예시하고 있는데…아쉽게도 그 하반부가 문제다.

그 하반부 반론을 보면 한국정부가 주장하고 픈 여러가지 수정 수치들이 제시되는데 그에 대한 출처나 근거가 없다. IMF의 수치인지, 세계기구 어디서 그런 수치가 도출되거나 보고되었는지 주장은 있는데 출처가 없다.

기본적으로 언론은 기사를 쓰면서 수치를 인용할 때에는 자그마한 수치라도 출처를 언급하는게 기본이다. 반론에서 주장하는 수치에 출처가 없다는 것은 절대 이런 언론에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주장방식이다.

한국경제에 대해서는 한국정부가 잘 아니 잔소리 하지 말아. 출처는 무슨 출처…우리가 우리를 더 잘 알거든…이런 주장은 사실 아닌것 아닌가.

이에 대해 이코노미스트의 편집자주는 아주 기본적인 부분을 레버리징 해 재반론으로 아주 간단히 처리했다.  우리(이코노미스트)의 기사는 1.  the definition favoured by the IMF 그리고 2. the same definition used
for all the countries we surveyed
라는 출처가 있다. 그러니 한국정부의 출처없는 반론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항상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서는 기본이 가장 큰 힘이다. 원칙으로 돌아가면 흔들림이 없다. 기존 권위와 기준 그리고 원칙에 근거하면 방어가 쉽다. 외국인들이나 기업들이 주장을 할 때 가장 기본으로 생각하는 것들이 바로 이 부분이다. 반면에 우리는 이 부분이 약하다. 일순 감정적이기 때문이다.

한국정부에서 이번주경에 이코노미스트를 항의 방문 할 예정이라 한다. 일부에서는 그런 항의방문류의 이벤트가 내부용이 아닌가 하는 비아냥도 들린다. 문제는 항의방문 자체가 전략적으로 유익 하냐 아니냐가 아니다. 항의방문이라는 ‘이벤트’가 전략적 메시지 없이 이루어 지면 그게 가장 큰 문제다.

이코노미스트 편집장과 얼굴을 마주하고서도 위와 똑같은 논리의 주장만 이야기 하다 오려면 그런 이벤트는 하지 않는게 좋다는 이야기다. 백전백패고…국가위신과 수준의 이슈다.





 

3월 062009 Tagged with , , , , , , , , 4 Responses

커뮤니케이션은 확신이다

지난해 3월 생쥐머리 새우깡과 칼날 참치캔, 6월 너트 라면, 9월 중국산 분유가공품 멜라민 파동을 겪으면서 식약청이 밟는
수순은 이처럼 매번 똑같았다. 처음엔 위험 식품에 대한 금지조치를 내리고,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이런
조치를 취하겠다”
고 발표한다. 그러나 몇 달이 지나도록 실제로 변하는 것은 없고 잊을 만하면 또다시 비슷한 사건이 터진다.


(중략)

그런 와중에 감기약 파동이며, 쓰레기 만두, 기생충알 김치 등 식품 파동은 매번 똑같은 패턴으로 주기적으로 반복되고 있다. 일이 터지면 부산하게 법석 떨다 다시 원위치하는 식약청의 자세도 꿋꿋하게 변함이 없다. [조선일보]



미디어트레이닝이나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통해 코칭을 진행하다보면, 많은 위기상황에 관련 된 메시지들 중 공통된 부분이 있다. 메시지로…

“다시는 이런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런류의 메시지들이 공통적으로 반복된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해당 위기는 이미 발생한 것이고 공중들이나 이해관계자들이 알기 원하는 바는 왜 그 위기가 발생했고, 그 위기를 어떻게 관리를 했고, 앞으로 어쩔꺼냐 하는 것인데 위의 메시지는 바로 맨 마지막에 해당하는 핵심 메시지이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것은 실제로 같이 코칭을 진행하는 어시스턴트 코치들이나 일부 인하우스들이 코칭세션이 끝나고 모여 이런 말들을 나누곤 한다는 거다.

“사실…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이 메시지가 약간 너무 무성의 한 것 같지 않아요? 약간 믿음이 간다기 보다는…뭐랄까 그냥 이 상황을 일단 면피하려 한다는 그런 이미지가 들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당시 정확한 답변은 하지 않았지만…내 생각은 이렇다.

‘그 메시지를 전달하는 사람 스스로가 자신의 메시지를 믿지 못하고 확신하지 못하고 있으면 당연히 그 메시지는 실패한 것이다. 그런 뒷받침없는 메시지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오디언스들에게도 신뢰를 형성하지 못한다. 이것은 메시지의 문제라기 보다는 진정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얼마나 우리 스스로가 최선을 다할 것인가에 대한 확신의 문제다’

거짓말이나 확신없는 말을 할 때는 항상 스스로 불안하다. 오디언스는 그 불안함을 느낀다. 커뮤니케이션이 무서운 이유가 여기있다.

3월 012009 Tagged with , , , 0 Responses

블루멘탈의 자존심 커뮤니케이션

이 레스토랑 주인 블루멘탈이 운영하는 식품 안전 컨설팅 업체 전문가들과 현지 위생 당국이 검사를 벌였지만 아직까지 명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블루멘탈은 “정말 불가사의하다. 서빙 종업원까지 조사를 벌였지만 아무 문제점을 찾아내지 못했다”며 “그러나 모든 것이 확실하게 규명될 때 까지 위험스럽게 레스토랑 문을 열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블루멘탈은 “팻 덕은 식사 손님들에게 최고의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면서 “(우리 레스토랑을 이용한 뒤) 병이 났다면 고객들을 위해서라도 알려달라”고 말했다. [
연합뉴스]



영국의 블루멘탈 팻덕은 유명한 식도락 가이드 미슈랭으로 부터 별 3개 등급이 매겨진 최고급 레스토랑이다. (영국에는 딱 하나라 한다) 주인인 블루멘탈은 영국의 셀러브리티 중 하나며, 이 블루멘탈의 팻덕은 여러 레스토랑 잡지들로 부터  지구상 최고의 식당 (the best place to eat on earth)으로 까지 불렸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번 식중독 위기는 이런 블루멘탈의 신뢰도와 명성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이 위기를 두고 진행하고 있는 커뮤니케이션을 한번 분석해 보자.

The spokesman said: “It’s not an easy decision to close the restaurant
and there will be a lot of disappointed people who have bookings, but
it has to be investigated.

“[Heston Blumenthal] wants to look after his customers – he is
fanatical about food hygiene and he is flabbergasted as to how this
could have happened.

The restaurant will be closed for as short a time as possible but his priority at the moment is to the investigation.” [BBC]

한글보도기사들로는 그렇게 정확한 메시지 분석을 하기는 힘들다. 대신 BBC의 영문보도를 보면 블루멘탈 대변인의 메시지를 찾아 볼 수 있다.

메시지들의 기준을 보면 그 기준이 ‘고객들(customers)’에게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상당히 정교하게 디자인 된 메시지다.

– 식당을 닫는 것은 어려운 결정이 었다. 왜? 수많은 예약손님들이 실망… 하지만, 조사가 더욱 중요하다.

– 블루멘탈은 어떻게 이런 일이 하면서 심각해 한다. 왜? 고객들이 걱정이 되서…

– 식당을 ‘짧은 시간‘이라도 당분간 닫아야만 한다. 왜? (길게 닫지는 못하지… 기다리시는 수 많은 고객들 때문에 …) 하지만, 현재 이순간 가장 높은 우선순위는 조사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블루멘탈은 가능한 고객들과 같은 편에 서 있다. 레스토랑의 위신과 명성으로 고객들의 두려움을 덮으려 하거나 무시하지 않는다. 블루멘탈이 평소에 이야기 해오던 고객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반대로 고객들은 이런 메시지를 접하면서 블루멘탈을 더욱 신뢰할 수 있고, 다시 예약을 시도한다는 거다. 전략적 메시지의 힘이다.



약간 여기에서 더했으면 하는 것은 지금까지 팻덕에서 식중독에 결렸을 것으로 이해되고(understood)있는 30-40여명의 고객들에 대한 미안함이나 concern을 강력하게 표현해 주었어야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Fat Duck은 이 부분에서 전략적으로 메시징을 제한하는 것 같이 느껴진다. 사실은 모르지만.)

2월 252009 Tagged with , , , , , , , , 4 Responses

엄마들이 원하는 것을 하라

완제품에 대한 멜라민 검사는 현재 진행 중이다. 하지만 평범한 일반 과자를 먹이려다가 “우리 아기에게만은 좋은 것을 먹여야지”라며 37g에 2천
원이 넘는 과자를 사 먹여온 엄마들은 그 원료에서 멜라민이 검출됐다는 사실만으로도 크게 배신감을 느낄 것이 분명하다.


이런 상황에서
오리온 측은 향후 대응에 대해 “해당 제품들에 대해 공장 출하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미 시중에 유통된 제품들에 대해 당장 회수할
계획은 없느냐는 질문에는 “식약청이 현재 완제품에 대해 멜라민 함유 여부를 검사 중이니 그 결과에 따르겠다”며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회수
여부를 결정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사실 검출된 멜라민의 양이 최대 22ppm 수준인 데다 제품에 사용될 때 1만분의
1-2천분의 1 수준으로 희석되기 때문에 최종 제품에서 농도는 검출한계인 0.1ppm 이하로 낮아져 멜라민이 검출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
연합뉴스]



이 제과회사의 경우 간단하게 의사결정을 할 문제가 아니라는 사내의 입장이 있을 수 있다. 해당 브랜드 전체의 문제가 될 수도 있는 결정이기에 함부로 guilty를 선언하고 recall하는 프로세스가 어떻게 보면 상당히 무책임 한 조언일 수도 있겠다.

이 회사만 아니라 다른 회사들도 이와 같은 상황이라면 99%이상 guilty —> (자발적) recall의 프로세스를 택하지 않을 것이다.

이 회사의 포지션은 “우리 완제품에서 멜라닌은 검출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제와 “검사결과에 따르겠다”는 것이다. 상당히 전략적으로는 잘 정리된 포지션이다.

문제는 여론의 법정이 조사결과 발표와 사후 조치를 기다려 줄 만큼 여유롭지 않다는 것이다. 항상 반복되는 딜레마다.

일종의 해답이라면 기사에서도 제시한 것과 같이 ‘아이들에게 좋은 과자를 먹이기 위해 비싼 과자를 선뜻 사서 아이들에게 주었던 엄마들의 마음’에 답이 있다.

그 엄마들이 듣고 싶어하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한번 곰곰히 생각해보자. 사실 엄마들은 이런 보도가 나오면 절대 오늘 아침부터는 해당 브랜드 제품을 사지 않는다.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즉, 그 제품을 리콜하고 하지 않고는 현실적으로 엄마들의 이슈가 아니라는 거다. (어짜피 구입하지 않으니)

엄마들의 이슈는 이 회사가 우리에게 지금까지 이야기했던 말이 거짓말이었냐? 하는 의문과 이 회사는 현재 상황에서 우리의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 어떤일을 해주고 있는가?일 뿐이다.

커뮤니케이션 해야 한다. 조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열심히 커뮤니케이션 해야 한다. 회사가 브랜드가 엄마들과 아이들을 걱정해 주고 있다는 커뮤니케이션을 집중적으로 해야 한다. 같은편에 서서 공감하고 결과를 같이 기다리자 해야 한다.

리콜이 문제해결의 유일한 대안은 아니라는 거다. 엄마들은 리콜을 기다리는 게 아니라 회사의 메시지와 행동을 기대하는 거다. 브랜드 성패가 여기에 달려있다.

 

2월 242009 Tagged with , , , , , , , , 0 Responses

제3자 검증 가능성에 주의하라

예전 직장에 있을 때 가격인상은 상당히 괴롭지만 필수적인 이슈였다. 항상 우리회사가 가격 인상을 발표할 때 마다 출입기자들은 상당히 자극적인 기사들을 선물했다. 일부 강력한(!) 기자들은 직접 가격 인상의 원인으로 주장했던 원가 변동 수치들을 상세하게 정리해서 내게 가져오라 명령을 하기도 했다.

사실 홍보담당자가 회사의 가격인상에 대한 내부 통보를 접하는 것은 공식적으로 가격인상과 인상폭이 거의 결정되고 난 이후다. 그 의사 결정과 정부를 대상으로 하는 사전 보고 양해 과정에 참여하지는 못한다.

문제는 가격 인상 이슈가 소비자 접점에서 그리고 미디어 접점에서 매우 중대한 이슈라는 것이다. 이 접점에 서 홍보담당자는 가격 결정 부서에서 전해주는 보고서 한장으로 메시징을 해야 한다. 분명 그 한장의 보고서에는 보이지 않는 수 많은 숫자들과 사실들이 숨어 있다.

가격인상 보도자료를 쓰면서 수없이 많은 의문들이 들지만…그에 대해 솔직하게 말해 주는 직원들이 흔치 않다. 상식적으로는 이해가 되는 주장들이지만…사실 원재료 가격에 대한 최근 동향을 깊이 아는 사람은 회사에서 한두명 뿐이다.

일단 보도자료를 내고 기자들의 반응에서 항상 밀리는 느낌을 받게되는 이유가 여기있다. 기자들은 왜 너희가 가격을 인상해야만 하느냐에 대한 피상적인 주장이 아니라 확실한 세부 사실을 제공하라고 압박 한다. 홍보담당자는 이에 대해 사내에서 제공받은 ‘간단한’ 논리로만 맞설 뿐이다.

더 큰 문제는 일부 기자들이 제3자 정보원을 통해서 업체측에서 주장하는 가격 인상 원인에 대한 반박정보를 제시하는 경우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서 전략적인 메시징을 할 때 매우 중요한 원칙 중의 하나가:

우리가 주장하는 수치와 입장을 제3자가 검증할 수 있는가 없는가?


하는 것이다. 만약 아무리 껄끄럽고 치명적인 상황이라도 제3자들이 그 상황에 대한 깊은 정보를 가지고 있으면 절대 거짓말을 하면 안된다. 이는 사후검증이 가능할 때도 필히 피해야 하는 일이다.

사실 현대사회에서 기업의 상황을 제3자가 검증하지 못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그 만큼 투명해져있다. 온라인상에는 수없이 다양한 정보들이 존재하고, 수많은 이해관계집단들이 기업의 활동을 크로스 체크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포지션과 메시징에서 제3자 검증 가능 유무를 확인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간단히 말해서 쉽게 드러날 거짓말은 절대 하지 말라는 것이다.

오늘 아침 블로그 김중태 문화원 블로그 의 포스팅 하나에서 실제로 이와 관련된 케이스를 접하고 매우 흥미로웠다. 모 치킨 업체가 가격인상을 하면서 소비자들과 커뮤니케이션 했던 메시지가 블로거들에 의해서 주장의 근거가 희박하다는 지적을 받은거다. 블로거들은 한국계육협회의 자료까지 동원해서 원료 닭고기 가격의 과도 인상 주장에 대한 반박을 하고 있다.

기업들은 더욱 더 이해관계자들을 두려워 해야 한다. 오프라인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소비자단체들 보다 블로고스피어에서 일어나는 소비자 운동이 더 위협적이라는 사실을 자각할 때가 됬다.

 

2월 202009 Tagged with , , , 7 Responses

찜찜한 메시지

연구팀은 “계란은 매우 값싼 고단백 식품이며 다른 영양소도 풍부하지만 콜레스테롤 걱정 때문에 최근 40년간 소비가
줄어들었다”면서도 “최근 연구에 따르면 건강한 사람이 계란을 아무리 먹어도 심장병 위험이 없다”고 말했다. 또 최근 연구에
따르면 달걀 속에 콜레스테롤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 콜레스테롤이 혈중 콜레스테롤 증가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다. [
조인스]


일종의 직업병이라고 해도 어쩔 수 없지만…메시지에 믿음이 가지 않는다. 항상 상식이라고 생각했던 사실들이 깨어지는 데…이걸 새로운 과학적 발견이라고 해야 하는건지 전략적 퍼블리시티의 결과라고 해야 하는지 솔직히 헷갈린다.

그래서 나와 같은 무지한 사람들은 계속 찜찜하다.

관련 포스팅: 메시지의 배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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