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9월 292008 Tagged with , , , , , , 2 Responses

진정성은 어디에 존재하나?

위기 시 커뮤니케이션에서 기업의 화자들에게는 ‘진정성’이라는 큰 가치가 요구된다. 진정성이 있는가 없는가에 따라 위기관리의 성패가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좀 더 정확히 표현을 하자면 기업의 메시지를 전달할 때 진정성이 있게 ‘느껴지는가’, 없게 ‘느껴지는가’가 핵심이겠다.

어제 모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는데 내 뒤편의 테이블에서 다음과 같은 대화가 오갔다. 젊은 엄마의 생일을 맞아서 할머니 할아버지를 비롯한 가족 전체가 모여 저녁식사를 하는 중으로 보였다. 식사를 시작하기 전 할머니가 4-5살짜리 손녀딸에게 말한다.

할머니: “OO아. 오늘이 무슨 날이지? 엄마 생일이지? 엄마~생일 축하드려요 해. 엄마~ 생.일. 축.하.드.려.요.”

아기 손녀딸: “엄.마. 생.일.축.하.드.려.요~”

할머니: “이제 엄마 말 잘 듣고…건강하게 잘 자랄께요. OO아…따라해…이제 엄마말 잘 듣고…건강하게 자랄게요…”

아기 손녀딸: “엄.마…엄마 말 잘듣고…’겅’강하게 자랄게요…”

이 대화를 등 뒤로 들으면서 느낀 몇 가지. 화자는 분명 할머니다. 4살짜리 손녀딸은 대변인이다. 청자는 엄마다. 4살짜리 아기가 오늘이 엄마 생일인 것을 어떻게 알겠으며, 생일이면 생일 축하한다는 형식적인 말을 해야 한다는 관습을 어떻게 기억했겠나. 거기에다 앞으로 말 잘 듣고, 건강하겠다는 다짐까지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일까?

그러나 이런 어떻게 보면 ‘불합리’한 커뮤니케이션에 청자인 엄마는 감격해 한다. 그 메시지가 시어머니의 조종(?)을 통해 나온 말인 줄 알면서도 아이를 보고 그 메시지에 기뻐하고 눈물을 글썽인다. 이게 진정성의 힘이다. 커뮤니케이션의 진정성이란 청자의 마음에 있다는 증거다. 화자의 태도나 화자의 메시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저 깊이 청자의 마음속에 있다고 생각한다.

기업의 입장으로 돌아와서는 평소에 명성을 잘 관리하고 신뢰(Trust) 기업으로 스스로를 잘 관리해야 위기 시에 청자 마음속의 진정성을 보험금처럼 되찾아 먹을 수 있다는 거다. 기업은 스스로 아기가 되어야 하는 게 아닐까.

9월 112008 Tagged with , , , , , , , 0 Responses

[PR문답] 우리 입장도 있는데…

[질문]

그러니까 위기시에 대다수 오디언스들의 편에 서라는 말씀이잖아요. 그걸 포지션이라고 하는데, 그들하고 적대적인 관계에 서지말고 무조건 그들을 이해하고 그들의 편에 서서 해결책을 모색 하라는 것 아닙니까. 근데 문제는 말이지…그렇게 오디언스들 말만 듣고 그렇게 움직이다 보면 우리의 입장은 뭐가 되는 겁니까. 진짜 이건 아니다 하는 입장도 있을 수 있는거 아닙니까? 그 사람들이 우리에 대해 오해를 하고 있는데도 우리가 숙이고 들어가면서 미안하다 잘 봐달라 해야 하냐 이거죠…

[답변]

그건 포지션이라는 것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위기시 기업의 포지션을 오디언스 대부분의 포지션과 일치 시켜라 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무조건’ 일치시키라는 말이 아니다. 큰 줄기에서 같은 라인에 서있되, 문제가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교정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우리가 같은 라인에 서 있다는 믿음과 확신을 오디언스에게 먼저 충분히 주어야 다음 단계의 부분적인 조정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원수인 적하고 어떻게 대화가 가능한가? 적과는 싸움이 전부다. 대화는 타협이고 굴복이다. 불필요하게 적이 되지 말라는거다.

우리 회사에 대해 비상식적이고 비논리적인 오해들이 있다고 치자. 그 오해들의 원인이 무엇인가를 살펴보라는 거다. 아무런 이유가 하나도 진짜 하나도 없다면 그 사실관계를 확실하게 밝히면 된다. 그러나 그런 경우는 없다. 사회적 오해들 중 원인 없이 그냥 생겨나는 오해는 없다. (처녀가 잉태하는 경우가 없듯이)

그 원인을 알아냈으면 그 원인에 대해 이야기하고 사과 하라는 거다. 원인을 차치하고 오해에 대해서 비판하고 적이 되지는 말라는 거다. 결과는 어떻게 되었든 원인을 제공한 사과를 하라는 거다. 그래야 일단 같은편에 설수 있는거다.

기업들이나 조직들이 이런 위기관리의 포지션 전략을 이해하지 못해서 따르지 않는 것이 아니다. 따르기 싫기 때문에 따르지 않는 것이다. 그게 본능이기 때문이다.

8월 252008 Tagged with , , , , , , 0 Responses

간편한 사과의 시대

이선영 아나운서가 KBS 2TV ‘연예가중계’가 故 이언 관련 방송을 하며 물의를 일으켰던 것에 대해 공개 사과했다. 방송인 김제동과 함께 ‘연예가 중계’의 MC를 맡고 있는 이선영 아나운서는 24일 오후 자신의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정중히 사과드립니다”라는 제목으로 사과문을 게재했다. “故 이언씨의 명복을 빕니다”는 애도의 말로 운을 뗀 이 아나운서는 “23일 ‘연예가중계’에서 故 이언의 사망소식과 올림픽 관련 소식이 함께 나가며 물의를 빚게 된 점, 정중히 사과드립니다”고 사죄의 마음을 전했다. [마이데일리, 이선영 아나, 故이언 방송 물의 ‘공식 사과’]

최근들어 설화에 휩싸인 연예인들을 보면 많은 수가 개인 미니홈피에 ‘사과문’을 올리거나 ‘해명글’을 올리는 경향을 목격할 수 있다. 종전의 시각을 가지고 본다면 이런류의 커뮤니케이션 행태는 결코 인정되지 않는 것이었다.

개인이 일상의 글들을 올리는 ‘사적 생활 매체’를 ‘공적 대중 매체’로 인정하는 것도 힘들지만, 이런 ‘간편한’ 미디어를 통해 사과나 해명을 하는 커뮤니케이터의 진정성에도 많은 점수를 주긴 어려웠다.

하지만, 최근 연이은 미니홈피 커뮤니케이션을 보면서, 그리고 이 커뮤니케이션 시도를 받아들이는 오디언스들의 시각을 보면서 미니홈피라는 것이 이제는 대중을 향하는 개인 미디어가 되어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한편…개인 비지니스인 연예인들이 아닌 기업들의 경우에도 기업 블로그를 사과나 해명을 위한 미디어로 사용할 수 있을까? 사용한다고 해도 그것이 실제 효과를 발휘 할까? 연구해 볼 문제다.

7월 242008 Tagged with , , 2 Responses

돌고 돈다

회사나 정부나 항상 홍보 관련 부분(시스템)들은 돌고 돈다. 마케팅이나 영업 처럼 비지니스의 중심축이 아니라는 이유로 홍보파트는 항상 시스템의 우여곡절을 겪는다. IMF때도 그랬고, 기업이나 정권이나 왕보스가 바뀌면 항상 변화를 겪는다.

홍보파트는 보통 CEO와 연결이 많이 되어 있기 때문에 전문경영인 신임 CEO로서 바뀌게 되면 전임 CEO아래에서 일하던 홍보파트장은 자리가 참 아슬아슬해진다. 강력한 충성도를 보이면서 면모를 쇄신하면 살아남는거고…아니면 아웃이다.

이 과정에서 홍보파트장만 교체하면 되는 데 보통 보쓰들은 시스템 자체에 손을 댄다. (이건 분명히 이전 CEO의 시스템에 대한 차별화이지만…회사 전체로서는 기존 자산의 붕괴를 의미할 때가 많다)

기존 CEO가 수동적인 홍보 시스템을 운영해 왔어서 적극적인 홍보 시스템으로 변환하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그 반대가 문제다.

이런 경우 신임 CEO가 전임과 차별화를 위해서 내세우는 로직은 “그렇게까지 적극적으로 과도하게 홍보를 할 필요가 있나?”하는 것이다. 이를 기반으로 홍보조직원 예산과 팀을 축소한다. 아웃소싱을 통해서 에이전시 중심으로 시스템을 개선하고, 인하우스에는 에이전시 관리 업무만 일임한다.

출입기자들은 에이전시를 통해 간접 관리(?) 하려한다. 그러나 출입기자들이 바보들이 아닌이상 이 시스템에 대한 변화를 감지하게 마련이다. 당연히 기자들이 이러한 기업의 태도에 반감을 가지게 되고, 일선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실수들이 일어나고, 잡음이 생겨난다.

부정적인 기사들이 연이어 쏟아진다. 회사는 에이전시를 닥달한다. 그러면서도 무엇이 문제인지 모른다. 에이전시를 갈아치워 볼까도 구상한다.
 
결국은 몇개 에이전시를 갈아 치워보거나 컨설팅펌에게 무엇이 문제인지 조사해 달라 요청한다. 에이전시들을 갈아 치울 수록 기자들의 원성과 보답(?)들은 줄을 잇게 된다. 조사결과를 보고하는 컨설팅펌은 ‘출입기자들과의 스킨쉽과 원할한 커뮤니케이션’을 지적한다.

이런 저런 고생을 하고 한껏 부정적인 기사들과 원성들을 떠앉고…이 기업의 홍보시스템은 그 이전과 비슷한 ‘적극적인 인하우스 중심의 시스템’으로 돌아간다. 조심스럽게 예산이나 인원도 늘어나고. 이런 해프닝을 조성한 CEO는 겸연쩍어 한다. 그리고 실무선을 탓 한다. 책임에서 자유로와 지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결론은 다시 그 자리다. 많은 자산 붕괴와 신뢰 하락을 머금고 그대로 그자리에 돌아온다. 이명박 대통령 정부도 이런 기업과 똑같이 제자리로 돌아와 서 있다. 어떻게 기업과 정부가 이렇게 똑같을 수가 있을까…볼 수록 놀란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출처: 한겨레, 2008. 7.24) 

6월 272008 Tagged with , , , , , , , , , 4 Responses

[PR 선문답] 어디 없나?

[질문] 이번 광우병 논란을 보면서 블로고스피어, 기타 소셜미디어 그리고 아고라 같은 토론방에서의 여론 움직임에 저희 회사는 관심이 많습니다. 저희 회사에 대해 저희 소비자들과 포텐셜 소비자들간에 블로고스피어, 소셜미디어, 각종 토론방등에서 어떤 대화들이 오가고 있는지를 알수가 있을까요?

[답변] 아직 완벽하게 블로고스피어나 기타 온라인상의 미디어들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분석하는 능력은 없습니다…일부 서비스들이 부분적으로 모니터링을 제공하고 있기는 하지만..그 정확성이나 신속성이라는 측면에서는 비지니스용으로 사용하기에는 약간…무리가…

[질문]그러면 이 큰 영역이 모니터링되지 않는다는 거군요?

[답변] 테크니컬리 그렇습니다.

[질문] 저번에도 말씀드렸다시피 저희 회사에 악감정을 가지고 블로깅을 하는 환경 운동가가 하나있는데…이 친구와 균형잡힌 대화를 할 수 있는 프로 블로거를 에이전시내에 가지고 계신가요? 저희가 그런 능력이 없으니 프로분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싶은데요…

[답변] 일단 기업 블로그를 여시거나 이슈 블로그를 별도로 하나 설치 하실 수는 있는데…거기에 대한 운영과 대화진행은 참 어려운 숙제입니다. 지금 업계에서도 딱히 그정도 수준의 역할을 감당해 줄 프로 이슈 블로거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질문] 아…그게 또 어려우신가보군요. 그러면…저희가 내부에서 홍보팀 직원중 하나를 우리 기업이나 이슈 블로깅을 위한 전담 직원으로 훈련시키고 싶은데…블로깅에 대한 전문적인 트레이닝이 가능할까요?

[답변]음…블로깅이라는 게 개인적으로 새로운 대화방식을 익혀나가야 하는 것이라서 별도로 훈련 프로그램을 통해 진행한다는 게 좀…그리고 사실 그런 훈련을 시켜서 비지니스 블로거로 직원들을 성장 시킬 수 있는 프로들도 아직은 좀…

[질문] 아니…그럼 우리 회사에게 블로깅이 매우 중요하다, web 2.0 환경에 적응을 해라 하시는데…우리에게 해줄수 있는 게 뭐죠? 모니터링도 안되고…블로깅 지원도 안되고…우리 직원들에 대한 훈련도 힘드시다니…?

[답변] 그냥 저희는 insight를 드리는 거지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질문] 허허허허…..(이 새끼 비싼밥 먹구 아주…)

PR업계를 위한 비지니스 블로깅 서비스의 3가지 전제

1. Web 2.0 모니터링 /분석 능력
2. 프로페셔널 블로거 (이슈, 위기, 브랜딩, 기업 담당)
3. 프로페셔널 비지니스 블로깅 트레이닝 능력

일단 이상 3개 없이 블로고스피어에서 돈벌 생각 하지 말란 말이지…언감생심이란 말이지…

4월 242008 Tagged with , , , , , 2 Responses

무서운(?) NGO…

사용자 삽입 이미지24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평화의 문 앞에서 베이징 올림픽 성화봉송저지 시민행동 회원들이 ‘탈북난민강제북송 중지와 티벳독립시위 무력진압 사죄’를 요구하는 기자회견 도중 중국공안의 범법자 압송을 형상화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언론사 사진 기자단을 대상으로 포토세션(photo session)이라는 publicity stunt를 활용하고 있는 곳은 국내 전체 기업들 중 아마 1%에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매일 나오는 사진 기사들을 년간 분석해 보면 주로 유통, 식음료, 프랜차이즈, 소비재등의 업계에서 주로 활용한다.

자주 포토세션을 진행하는 회사들의 앵글이나 훅 그리고 메시지 전달 능력을 보면 ‘그저 그런…’ 회사들도 또 많다. (정말 잘하는 회사들이 그렇게 없다는 거다.)

반면에 NGO들의 포토세션들은 무척 신선하거나 놀라울 만큼 프로다운 앵글이 자주 눈에 띈다. NGO의 PR캠페인을 가만히 들여다 보고 있으면…참 무서운 사람들…이라는 느낌이 난다.

누가 프로페셔널하게 가르치지 않았어도…그들은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정확한 메시지들을…그래서 무섭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24일 오후 경기 과천시 정부종합청사 앞 대운동장에서 전국 한우협회, 농민단체, 한우농가 등이 미국산 쇠고기 협상 무효화 총궐기대회를 개최한 가운데 참가자들이 한우와 농민이 죽어가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4월 162008 Tagged with , , , , 0 Responses

양다리의 딜레마

오늘자 조선일보 최형석 기자가 쓴 [이슈분석] 백화점·할인점에서 사용 못하는 ‘기프트카드’ 기사를 보면서 기업의 키 메시지가 왜 논리를 가져야 하는 지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최기자는 기사에서 은행과 카드회사들이 상품권 대용으로 내놓고 있는 기프트 카드가 대형백화점과 할인점 등에서 통용이 안돼 소비자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는 야마를 강조하고 있다.

왜 기프트 카드를 받지 않습니까? 라는 기자의 답변에  

현대·롯데·신세계백화점, 이마트·롯데마트 등 일부 대형 백화점이나 할인점들은 이렇게 답했다
“가맹계약이 안 돼 있다”

==> 이 메시지의 의미는 ‘우리는 받고 싶지만 가맹계약이 안되서 처리를 못 하기 때문에 죄송하다’는 뉘앙스를 일단 준다.

주부 박모(여·30)씨는 이 유통업체들의 주장을 뒤엎는다.
“할인점에서 기프트카드를 줬더니 계산대 직원이 무심코 카드를 긁었는데 처리된 적이 있었다”

==> 이 메시지를 보면 이전의 유통업체들의 메시지가 ‘거짓’이었나 하는 의혹을 가지게 된다. 이 가맹계약이라는 것 자체가 무슨 말인지 궁금해 진다.

카드회사가 한마디 거든다.
‘신용카드가 사용되는 가맹점이라면 기프트카드를 신용카드처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 이메시지를 보면 ‘가맹계약’이라는 것이 이미 되어 있다는 게 드러난다. 그러면 왜 유통업체는 거짓말을 메시지로 활용 했을까?

업계 관계자가 그 이유를 털어 놓는다.
“상품권을 발행하는 유통업체들이 자신들 이익을 지키려고 기프트카드를 거부한다”

==> 차라리 처음부터 이렇게 말을 하지 그랬나? 왜 가맹점 어쩌구 해서 얄팍한 거짓말을 하나? 계산대에서 아줌마들에게 통하던 메시지가 언론에게도 통할 줄 알았나보다.

A백화점 관계자가 또 털어 놓는다.
“현행 규정상 상품권 액면 가액의 일정 비율 이상을 사용해야 잔액을 현금으로 돌려줄 수 있기 때문에 회사 측이 이득을 보는 경우가 많다”

==> 이 것도 최초의 메시지로 속시원하게 털어 놓지 그랬나? 약간 구리다고 스스로 판단하니까 그냥 대충 가맹점 어쩌고 해서 넘기고 보자…한건가?

철도·고속버스·항공회사들 역시 승차권 매매 시 기프트카드를 받으려 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에 대한 철도공사 관계자의 메시지는 또 어떨까?
“기프트카드는 소유이전이 자유롭기 때문에 현재 누구에게 카드가 넘어가 있는지 알 수가 없어 예약취소 대금반환 및 결제 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 약간 이해할 수 있는 거부 사유다. 아무리 비판적으로 봐도 일단은 유통업체의 메시지 보다는 훨씬 낫다.

회사원 김영구(33)씨가 결론을 내려 준다.
“기프트카드 사용이 늘어나고 있는데 회사들이 자기 이익만 챙기느라 소비자들 결제 선택권을 제한하고 있다”

==> 유통업체가 전달한 키 메시지인 ‘가맹계약이 안 돼 있다’는 결국 전달되지 않았다. 또한 더욱 오디언스를 화나게 했고, 실망스럽게 했다. 마침내 오디언스들의 이해는 ‘그들은 자기이익만 챙기기 위해 소비자 권리를 제한하는 liar들’로 귀결된다.

결론))

기업이 언론과 커뮤니케이션 하면서 왜 메시지를 전달할까? 오디언스에게 이해를 시키기 위해서다. 이 말은 통하지 않는 메시지는 메시지가 아니라는 의미다.

개인이 아니라 기업에게는 각별하게 전략적 메시지(strategic message)가 필요하다. 개인이 커뮤니케이션하는 것 보다 훨씬 더 많은 대중과 이해관계자들을 이해 시키고 긍정적인 관계를 구축해야 하기 때문이다.

유통업체가 만약에 계속 기프트 카드를 받지 않을 계획이라면 좀더 나은 전략적 메시지를 개발해 전달해야 한다. 기존과 같은 ‘시장 바구니 든 아줌마’들에게도 안 통하는 메시지는 갈아 치워야 한다.

아무리 논리와 현실을 감안해도 적절한 메시지가 구성되지 않으면? 차라리 솔직하게 이야기 하는 게 더 낫다. 이익과 시장원리, 기업 경영의 본질에 대해 차라리 털어 놓는게 더 낫다. ‘고객을 최우선’한다는 Mantra를 함께 포기 하면서 말이다. 둘에게 다 양다리를 거치려니 더 힘든거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4월 082008 Tagged with , , , , , , , , , , 0 Responses

어제 같은 오늘은 없다

어제 같은 오늘은 없다<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일단 위기가 벌어지면 한가지 포기해야 할 것이 있다. 어제는 오늘과 같을 것이라는 인식이다. 다시는 위기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게 사실이고 현실이다. 이 사실을 확실히 인식하고 공유해야 제대로 된 위기관리가 나온다. 이러한 이해는 위기관리의 성패에 대한 평가에도 영향을 주는 근간이기 대문에 매우 중요하다.

 

방탄유리의 기능을 한번 생각해 보자. 방탄유리가 테러리스트의 총알을 막아내기는 하지만, 그 방탄유리 자체에는 다시 돌이 킬 수 없는 큰 흠집을 남긴다. 기업의 위기관리도 마찬가지다. 예상되는 최악의 결과만 피했다면 위기관리는 어느 정도 성공한 것이라고 자평 하는 게 전부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기업의 위기 상황을 소비자나 중요한 stakeholder들의 머릿속에서 깨끗이 지울 수 있는 방법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가끔 위기관리 서비스를 의뢰하면서 일부 클라이언트는 위기 이전의 상황으로의 회귀또는 아무일 없는 듯 하게 조용한 언론 반응을 목표로 삼아 SOS를 친다. 이 지구상 어떤 위기관리 회사도 이런 마술을 부릴 수는 없다. 어느 인하우스도 마찬가지다.

 

과자 내 이물질 사건을 보도하는 언론을 어떻게 침묵하게 할 수 있을까? 예전 군사독재 시절처럼 지금은 상상할 수도 없는 단순 무식한 방법으로 기사를 긁어 내기라도 하면 되나? 수백 만개의 블로그와 커뮤니티 사이트들에서 복제되고 논의되는 정보의 흐름을 청평댐 강물 막듯이 막아버리면 될까?

 

일단 위기가 발생되면 기업은 상처를 입게 마련이다. 그 상처가 깊을 것으로 예상될수록 사후관리 보다는 사전 예방에 힘쓰면 된다. 그러나 일반적인 기업들은 어떤가? 우리 평생 또는 CEO 재임 기간 중에 한번 일어날까 말까 하는 그런 심각한 위기에 대해 선뜻 예산을 들이고 싶어하진 않는다.

 

기업의 위기 요소 진단 (crisis vulnerability audit)을 해보면 이런 기업내의 현실의식은 뚜렷하게 그 형체를 나타낸다. 진단을 할 때 가장 기준이 되는 것은 위기의 발생가능성과 발생시 위해성의 두 축이다. 간단히 말해서 한 기업에게 발생 할 수 있는 모든 위기적 유형들을 다 끌어 내서, 그 중에서 가장 발생가능성이 높고, 발생시 위해성이 높은 것을 제일 중점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활동이 이 진단이다.

 

위기 요소들을 진단해 보면 어느 기업이나 거의 90% 이상을 기존 홍보담당자들이 알고 있고, 이미 겪었던 일들이 주요 위기 유형으로 대두된다. 이에 대한 기업의 반응은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 돈을 들여서 진단을 해봐도 딱히 별다른 게 없다하는 축과 우리가 예견했던 결과 그대로다. 문제가 있는데도 개선하지 못한 우리가 문제다라고 하는 축이다.

 

전자의 경우 우리는 이렇게 물어본다. “그렇게 자주 반복적으로 이런 위기들이 발생했었는데, 왜 계속 재발이 되는 건가요? 사전에 대비를 해서 통제할 수는 없을까요?” 이런 경우 답변은 여러 개이지만 가장 안타까운 답변은 이런 것들이다. “예산이 없어서요또는 이게 본질적인 문제가 있는 부분이거든요

 

기업이나 사람은 불행히도 자잘한 위기를 통해 면역력을 기르게 된다. 어머니께서 해 주신 밥에서 머리카락이 자주 나오는 집의 경우 손님이 소스라치게 놀라는 밥 속의 머리카락도 그 집 식구들은 대수롭지 않게 뽑아 내고 먹는다.

 

이런 부정적인 면역력을 개선하는 첫 단추는 CEO의 의지와 결단이다. 위기가 벌어지면 결코 그 이전으로 되돌아 갈 수 없다는 사실. 현재 우리가 예전 같다 생각을 해도 절대 그렇지 않다는 현실을 인식한 CEO의 개선 리더십이 매우 중요하다. 절대 어제 같은 오늘은 없다. 내일도 오늘 같지는 않을 것이다.

1 9 10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