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8월 042008 Tagged with , , , 0 Responses

변화는 힘들다

청와대측은 또 이번 인터뷰의 의미로 ‘네티즌과 국민에게 다가가 소통하기 위한 이 대통령의 의지’라고 풀이했다. 이 대통령은 네티즌, 즉 국민과 소통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여러번 강조한 바 있다.

[inews24, 이대통령과 네티즌의 소통]

야후에서 이벤트로 이 대통령을 인터뷰한다고 한다. 오는 한국시간 18일 오후 야후닷컴과 야후코리아 사이트를 통해서 ‘녹화방송’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번 야후와의 인터뷰에 대해 청와대에서는 위와 같이 풀이하고 있단다. 여기에 정부의 온라인을 바라보는 시각이 녹아 있어서 흥미롭다.

대통령이 야후와 인터뷰 하는 것과 MBC와 인터뷰 하는 것 그리고 한국일보와 인터뷰하는 것이 서로 뭐가 다른가? 야후 사이트를 통해 대통령의 인터뷰를 보는 사람들 (네티즌?)은 MBC나 한국일보를 통해 대통령을 봤던 사람들이 아니라 다른 외계인들인가?

네티즌과 국민에게 다가가 소통하기 위한 의지가 야후 라는 일개 미디어를 통해 녹화 인터뷰를 하는 것인가? 소통의 핵심은 미디어가 아니다. 메시지다.

MBC나 한국일보를 통해 듣거나 읽을수 있는 메시지를 야후를 통해 전달하는 것은 소통이 아니라는 말이다. 사고 패러다임의 변화는 이렇게 힘들다.

8월 012008 Tagged with , , 2 Responses

부정적 주제

보통 세미나나 워크샵을 할 때 제목을 붙이면 “성공적인 위기관리 세미나” “어떻게 위기를 관리할 것인가’ 워크샵…이렇게 대략 긍정적인 제목을 붙이곤 하는 것 같다.

그러나 오늘 김호 선배와 점심을 하면서 ‘실무자들에게는…부정적인 제목이 차라리 더 낫겠다’는 생각을 하게됬다. 일종의 간단한 역발상인데…

‘위기관리에 실패하는 기업’ 세미나, ‘OOO회사, 왜 위기관리에 실패했나?’ 워크샵…

사실 실무자들에게는 성공한 기업의 샘플에서는 그렇게 큰 배움은 없는 것 같다. 성공한 기업은 성공 할 만한 인프라가 있던게지…또는…그럴듯 포장 한거지 뭐…하는 체념과 반감등이 남을 뿐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실패한 사례를 같이 들여다보면…아 저렇게 하면 이렇게 실패하는 구나…쯧쯧 우리보다 못한 곳도 있었네…등등 호기심과 자긍심이 남는 경우들이 많은 것 같다.

실패에서 배우는 성공이라고 했나? 아무튼 실패에 대한 부정적인 주제가 실무자들에게는 더 도움이 된다고 본다.

김호 선배가 광고 학회인가로 부터 다가오는 세미나 발제자로 나서서 발표해 달라 청탁받은 주제가 바로:  

“왜 우리나라 홍보대행사들은 성공하지 못할까?”

란다. 그 주제를 듣고 막 웃었다. 그럴 듯 하다. 호기심도 가고…

7월 302008 0 Responses

Fatless Message

이태식 주미대사와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가 양국의 법률, 지리 전문가들을 대동하고 만났습니다. 이 대사가 독도의 한국령 표기 원상회복을 거듭 촉구하자 힐 차관보는 “한국의 입장을 이해하며 적절한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고 주미 대사관이 전했습니다. [SBS, 미 정부 태도변화 조짐 “독도 해결방안 찾겠다”]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의 답변은 (전한 사람의 가감이나 오역이 없었다면) 딱 교과서 그대로다. 두 문장으로 나눌수 있는 데:

1. 한국의 입장을 이해한다. (공감)
2. 적절한 방안을 검토하겠다. (해결 방안 제시)
– 단순 ‘검토’라고 언급했는데도 오디언스들의 감흥은 나름 크다.

메시지에 fat이 없다. 단순하지만 강력하다. 실제 적절한 방안을 나중에 제시하지 못하더라도…그냥 메시지만 듣고도 당장 속이 어느정도 시원하다. 한국인이라서인가…message의 힘 때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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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302008 Tagged with , , , 0 Responses

공감 포지션의 한계

예전 쇠고기 논란에 대해서도 이야기 했던 바와 같이 어떤 이슈에 대해 정부가 국민과 같은 편에 서서 ‘공감’을 표시하는 포지션이 바람직하다 했었다. 그렇지만 단순한 ‘공감’만으로 모든 위기나 이슈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공감 표현과 함께 ‘실질적인’ 위기관리 방안이 제시 되어야 앞의 공감이 빛을 발한다고 하겠다.

“어떻게 그런일이 있을수가 있느냐…” 공감했다면 그런일을 만든 책임자를 일벌백계하고 개선책을 발표하는 게 맞다. “왜 이런일이 생겨났는지 조사해라…”하고 공감했다면 철저하게 조사를 해서 그 원인을 찾아 국민들에게 밝혀 주는 것이 당연하다. “소통이 문제였다”하고 공감한다면 문제를 풀고 해결해서 개선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옳다.

버럭…버럭…버럭…대노(大怒)만 하고 있는 것은 진정한 위기관리자의 모습이 아니다. 연속적으로 다가오는 사건에 대노만 하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분명 ‘공감 포지션의 큰 한계’를 함께 보고있다.

국민의 입장이 되어서 함께 화를 내는 것도 좋다. 쇠고기 파동 때 얻은 교훈이 ‘국민의 입장에서 생각하자’였다. 하지만 국정 최고책임자가 공분하는 모습을 자꾸 보이는 것도 미덥지 못하다는 느낌이다. 화를 내기에 앞서 국민들이 ‘버럭’할 일을 만들지 않는 게 대통령의 임무 아닐까. [서울신문, 오늘의 눈, ‘버럭 MB’ 걱정스럽다]

7월 292008 Tagged with , , 2 Responses

Power of ‘Why?’

아이들은 어느 나이에 이르면 무차별적으로 ‘왜’라는 질문을 던진다. 아들 녀석도 다른 아이들처럼 그런 단계를 지나던 때가 있었다. “왜 줄을 서야 해?” “왜 나뭇잎은 초록색으로 보이는 거야?” “천국은 어디에 있는 거야?”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심정이 복잡하다. 꼬마 철학자의 도전에 철학교수의 직업의식으로 열심히 대응한 적도 있었지만, 바쁜 일상에 지쳐 대충 얼버무리고 넘어가기도 하였다. [중앙일보, 기고, 철학을 한다는 것]

이 기고문에서는 어린아이의 ‘왜?’라는 질문에 대한 철학적 답변에 대해 이야기했지만…PR일을 하면서, 기자들과 대화를 하면서, 클라이언트나 상사, 임원들과 대화를 하면서 항상 진땀을 흘리게 되는 말이 바로 이 ‘왜?’라는 질문이다.

토요타 일을 할 때 토요타에서는 항상 ‘왜?’라는 질문을 많이 해왔었고…이에 대해 답변을 만들면서 “참…이 양반들은 호기심도 많아” 또는 “아니…당연한거지 이런걸 묻는 건 상식 이하아니야?”했었던 기억이 있다. 일본쪽 담당자로부터 ‘왜?’라는 질문을 7번하면 모든 플랜이 다 완벽해진다고 하는 소리를 들었다.

클라이언트에게 서비스를 파는 우리 에이전트들의 경우 이 ‘왜?’라는 질문에 완벽하게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왜?’라는 질문에 답변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팔리지도 않을 뿐 더러…사람과 제안내용 전체가 다 알맹이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신뢰도 가지 않고.

기자들과 대화 할 때도 ‘왜?’라는 부분을 아주 세부적이고 강력한 메시지로 준비하는 것이 좋다. 아주 사소하고 당연해 보이는 일이나 이슈들도 왜?라는 질문에 대해 답변할 수 있도록 자꾸 머릿속에서 트레이닝을 하는 것이다.

나도 그렇지만 한국사람들은 ‘왜?’라고 질문하는데 익숙하지가 않다. 남이 무슨말을 했는데 ‘왜?’라는 질문을 하면 상대방으로 하여금 ‘이 사람이 나한테 무슨 안좋은 감정이 있나?’ 또는 ‘왜 말꼬리를 잡고 그래? 그냥 넘어가도 될껄…’하는 반응이 생기곤한다.

그렇지만…비지니스에서 ‘왜?’라는 질문은 매우 중요하다. 트레이닝이 필요하다. 우리 직원들에게도 계속 ‘왜?’라는 질문을 해야겠다.  

7월 282008 Tagged with , 4 Responses

Outdoor는 우리를 행복하게 한다

분명히 잘만든 outdoor는 우리를 행복하게 해준다.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눈에 띄는 행복이 부족한데…위의 오레오쿠키 outdoor를 보자니 너무 행복하다. 하나의 아이디어가 아니라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바이러스다. 그 안 DNA에 브랜드를 실은 바이러스다.

아이디어도 부럽고…실행에 용감한 실무자들도 부럽다.

7월 272008 2 Responses

재미있는 연비 비교

체어맨 2대와 그랜저 8대 등 기존 고급 승용차 대신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에서 생산하는 하이브리드차량인 베르나와 프라이드 9대와 경차 1대를 구입했다. [동아일보, 수석들, 뒷좌석 비워둔채 왜 조수석 이용하나?]


최근 유가폭등으로 공무원분들이 경차이용 또는 홀짝제로 에너지 절감운동을 이끌고 있다. 청와대에서 최근 하이브리드 차량을 구입해서 기존 수석들이 타던 대형 차량들을 한시적으로 대체한다고 한다.

근데 논리적으로 재미있는 부분이 있다. 청와대 주장에 의하면 이번 하이브리드 차량은 기존 대형차량 (그랜져TG기준) 대비 대당 년간 500만원가량 에너지 절감 효과를 기대한다고 한다.

하이브리드 차량 시중가는 2300만원가량이지만 정부보조금 1000만원을 제외하면 1300만원가량이라고 한다. 9대를 구입했기 때문에 하이브리드 차량 신규 구입 사용 예산은 1억 1700만원이다.

차량 크기가 동급일 때는 10대의 년간 500만원 에너지절감이 대단한 것이지만, 차량 급수가 그랜져TG에서 베르나/프라이드 수준으로 떨어진 것 아닌가? 어짜피 일반 가솔린 차량의 경우에도 그랜져TG와 베르나에는 큰 차이가 있다. 하이브리드는 그보다 약간 조금더 세이브가 되는 것 뿐이겠다. (3~4km/l)

갑자기 유가폭등이라 해서 기존차량을 세워놓고 (팔아버리고 구입을 했다면 또 모르겠다. 감가상각도 있다.) 1억 17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내년 이맘때까지 6000만원을 세이브 할 예정이란다. 내후년이 넘어야 예정에 없던 새로 구입한 차량 가치를 발휘하는 데 그 때까지 유가가 지금 같을지는 의문이다.

또 유가 안정시에도 수석들이 이 차들을 타고 다닐찌도 의문이다.  분명히 청와대에서는 ‘에너지 문제가 해소 될때까지…’ 그리고 ‘향후 2년간 관리전환되는 승용차 10대의 신규구입을 중지’라는 단서를 붙였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의 selling story가 잘 먹힌 것 같은데…또 얼핏보면 국민들에게 좋은 전시효과가 있을 것 같은데…가만히 들여다 보면 좀 그렇다. 눈가리고 아웅 같단 말이다.

7월 252008 Tagged with , , , , 3 Responses

동네축구보기

그러면서 삼국지에 나오는 적벽대전의 예도 들었다. “제갈공명이 적벽대전에서 동남풍을 부른 것은 소설처럼 제(祭)를 지내서라기보다는 (적벽대전이 일어난) 그 지역 출신이라 기상 환경을 예의주시한 사람이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외국인보다는 국내 예보관이 훨씬 더 낫기 때문에 굳이 외국인을 예보관으로 영입할 필요성이 없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하지만 이날 오후 기상청은 “국내외 예보 전문가에게 예보관 채용 문호를 개방하겠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이 자료를 낸 기상청 관계자는 “정 청장의 오전 인터뷰 내용을 몰랐다”고 했다. [조선일보, 기상청장의 반격?… “우리 예보관이 더 잘할 것”]

환경부 장관이 이야기 한 정책적 부분을 그 산하 기상청장이 인터뷰를 통해 반대의견을 피력했다. 그리고 그 청장의 의견에 또 반하는 기상청의 공식보도자료가 기자들에게 배포되었다.

요즘 술자리에서 하는 이야기…프로축구는 선수들이 각자 자기 자리에서 스트라이커에게 공을 몰아준다. 아마추어는 프로와는 달리 부분적으로 몰려다닌다. 동네축구는 여러명이 동시 한꺼번에 공을 찬다. 당연히 공은 나가지 않고 뜨기만 한다. 뻥…뻥…

뭐가 어떻게 문제인지 모르겠다.

7월 242008 Tagged with , , , , 0 Responses

13일만의 대국민사과

현대아산 사장, 금강산 사고 관련 대국민 사과 [연합뉴스]

금강산 피격 사건 발생 13일만이란다. 대국민사과 말씀이 이렇게 느리다. 물론 북한측의 상황 파악이니…사건개요니…ccTV니…아웅다웅하느냐 시간이 필요했겠지만. 이 회사가 사과를 해야하나 말아야 하나 전략적으로 고민이 필요한 이슈는 분명 아니었던 것 같은데…13일이나 흘렀다.

우리나라 위기대응이나 대국민커뮤니케이션을 분석해 보면 1-2주는 평균이다. 최근 터진 A사, H사, D사의 소비자개인정보유출이나 이메일 에러등의 사례에서 대응 타이밍은 1-2일대로 떨어졌다. 워낙 온라인상 여론확산이 크기 때문인지…대응 속도가 비교적 빠르다.

반면에 굴뚝산업이나 무게감 있는 회사들의 경우 아직도 느리다. 여론환경이 빨리 변해간다는 것을 알면서도 느리다. 빠른 물고기가 큰 물고기보다 살아 남는 세상인 걸 억지로 무시하는 것 같다. 13일만에 대국민사과성명이라…우선순위가 바뀌어도 한참이다.

7월 242008 Tagged with , , 2 Responses

돌고 돈다

회사나 정부나 항상 홍보 관련 부분(시스템)들은 돌고 돈다. 마케팅이나 영업 처럼 비지니스의 중심축이 아니라는 이유로 홍보파트는 항상 시스템의 우여곡절을 겪는다. IMF때도 그랬고, 기업이나 정권이나 왕보스가 바뀌면 항상 변화를 겪는다.

홍보파트는 보통 CEO와 연결이 많이 되어 있기 때문에 전문경영인 신임 CEO로서 바뀌게 되면 전임 CEO아래에서 일하던 홍보파트장은 자리가 참 아슬아슬해진다. 강력한 충성도를 보이면서 면모를 쇄신하면 살아남는거고…아니면 아웃이다.

이 과정에서 홍보파트장만 교체하면 되는 데 보통 보쓰들은 시스템 자체에 손을 댄다. (이건 분명히 이전 CEO의 시스템에 대한 차별화이지만…회사 전체로서는 기존 자산의 붕괴를 의미할 때가 많다)

기존 CEO가 수동적인 홍보 시스템을 운영해 왔어서 적극적인 홍보 시스템으로 변환하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그 반대가 문제다.

이런 경우 신임 CEO가 전임과 차별화를 위해서 내세우는 로직은 “그렇게까지 적극적으로 과도하게 홍보를 할 필요가 있나?”하는 것이다. 이를 기반으로 홍보조직원 예산과 팀을 축소한다. 아웃소싱을 통해서 에이전시 중심으로 시스템을 개선하고, 인하우스에는 에이전시 관리 업무만 일임한다.

출입기자들은 에이전시를 통해 간접 관리(?) 하려한다. 그러나 출입기자들이 바보들이 아닌이상 이 시스템에 대한 변화를 감지하게 마련이다. 당연히 기자들이 이러한 기업의 태도에 반감을 가지게 되고, 일선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실수들이 일어나고, 잡음이 생겨난다.

부정적인 기사들이 연이어 쏟아진다. 회사는 에이전시를 닥달한다. 그러면서도 무엇이 문제인지 모른다. 에이전시를 갈아치워 볼까도 구상한다.
 
결국은 몇개 에이전시를 갈아 치워보거나 컨설팅펌에게 무엇이 문제인지 조사해 달라 요청한다. 에이전시들을 갈아 치울 수록 기자들의 원성과 보답(?)들은 줄을 잇게 된다. 조사결과를 보고하는 컨설팅펌은 ‘출입기자들과의 스킨쉽과 원할한 커뮤니케이션’을 지적한다.

이런 저런 고생을 하고 한껏 부정적인 기사들과 원성들을 떠앉고…이 기업의 홍보시스템은 그 이전과 비슷한 ‘적극적인 인하우스 중심의 시스템’으로 돌아간다. 조심스럽게 예산이나 인원도 늘어나고. 이런 해프닝을 조성한 CEO는 겸연쩍어 한다. 그리고 실무선을 탓 한다. 책임에서 자유로와 지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결론은 다시 그 자리다. 많은 자산 붕괴와 신뢰 하락을 머금고 그대로 그자리에 돌아온다. 이명박 대통령 정부도 이런 기업과 똑같이 제자리로 돌아와 서 있다. 어떻게 기업과 정부가 이렇게 똑같을 수가 있을까…볼 수록 놀란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출처: 한겨레, 2008. 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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