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

1월 232009 Tagged with , , , , , , , , , , , 13 Responses

선수 vs. 하수

선수라는 말에 대해 여러번 포스팅을 했었지만, 선수라는 호칭을 듣는 PR실무자들은 행복한 사람들이다. 스스로를 나는 선수다라고 말하는 사람은 약간 정신이 나간 사람이지만, 남들이 주변에서 그리고 클라이언트나 기자들이 불러주는 선수라는 호칭은 진정 영예다.

그러면 선수라는 호칭이 아깝지 않은 진짜 선수들은 과연 몇이나 있을까? 에이전시 AE들의 자기소개 또는 Bio를 보면 다들 선수다. 하지만, 채용을 위한 인터뷰를 하다보면 그 상당 부분이 근거가 없는 일방적 주장이라는 생각이 자주 반복적으로 들게 된다.

왜 똑같은 학교를 졸업한 AE가 똑같이 3년을 일한 후 한명은 선수가 되고, 다른 한명은 하수가 될까? 무엇이 그들을 이렇게 갈라 놓을까? 심지어 3년차의 AE가 10년차의 AE 보다 선수다운 것은 또 왜일까? 무엇이 달라서일까?

10년을 일해도 선수가 되지 못하는 하수들의 전형적인 유형들을 정리 해 본다. 방금 제일기획의 김낙회 사장님께서 자신의 블로그에 올리신 ‘변화를 막는 26가지 고정관념‘이라는 포스팅에도 비슷한 내용들이 있다.

1. 업에 관심이 없는 유형

언제든 다른 장사나 사업을 생각한다. 업무시간에 증권사 시황을 들여다보고 있다. 종종 메신저로 친구들과 술자리를 잡고, 숙취에 절어 늦게 출근한다. 책을 읽어도 언제나 창업이나 투자관련이다. 보도자료나 기자간담회등의 해야 할 일들도 막바지에 몰아서 마지못해 한다. 항상 적은 년봉에 투덜거린다.

2. 흡수력이 선천적으로 떨어지는 유형

사내외로 수많은 강의들과 워크샵에 참석한다. 빽빽하게 노트북을 채운다. 업무시간 짬짬이 자기개발도 하고, PR을 위해 많은 서적들을 탐독한다. 선배들의 업무상 insight들도 감탄 하면서 받아 적고, 암기한다. 클라이언트에 받은 자료들을 가능한 꼼꼼히 읽으려 애쓰고, 자료 정리도 열심히 하려 한다. 하지만, 각종 배움과 insight들이 별반 실무에 연결되지는 않는다. 클라이언트를 위한 서비스 품질도 나아짐은 없다. 평가는 그냥 항상 So so다.

3. 그냥 계속 흘려보내는 유형

꼭 이것만은 고쳐야 겠다는 Kaizen 마인드를 가지고 일은 한다. 자주 실수를 저지르지만, 지적을 받거나 선배들이 교정을 해 주면 깊이 감사하면서 다음번에는 꼭 다시는 이런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 다짐한다. 언젠가는 스스로 프로가 되어 이러한 사소한 실수들을 저지르지 않겠다 다짐을 자주한다. 하지만, 계속 이메일의 폰트는 24 사이즈고, 폰트 유형은 보고서 한 페이지에서 arial과 tahoma 그리고 verdana를 섞어 쓴다. 종종 첨부없는 이메일을 보내고, 다른 기자에게 전화를 해서 헷소리를 한다. 종종 데드라인을 어기고, 시간관리에 실패한다. 그러면서 스스로만 자괴한다. 그리고 다짐한다. 다시는 이라고.

4. 버블이 낀 유형

나 정도면 이제 선수라고 스스로를 평가한다. 보도자료나 모니터링 같은 허드렛일은 아랫것들의 일이라 생각하면서 자신은 전략적인 일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PR 에이전시나 이 PR업계가 자신을 제약하고 있다고 생각할 때도 있고, 스스로 좀더 넓은 바닥으로 가야 하지 않나 자문하기도 한다. 마케터가 되어 볼까 목적으로 마케팅 책들을 섭렵하기도 한다. 그러나, 출입 기자들은 실제 이 선수를 잘 모르고, 클라이언트도 이 선수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항상 궁금해 한다.

5. 복지부동의 유형

반대로 이런 유형은 PR 에이전시를 천국으로 생각한다. 심지어 때때로 PR 에이전시에서 정년을 맞는 꿈을 꾼다. 꼼꼼하게 일하고, 성실하게 일한다. 에이전시 사장님의 말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가슴에 새기고, 자신과 아랫것들에게 전파한다. 항상 남들보다 열심히 그리고 오래 일한다. 모든 회의에 참석하고, 제안서 작업에 관여한다. PR이 자신의 Job으로 보지 않고, 에이전시 비지니스를 자신의 Job으로 생각한다.

6. 목적의식 또는 커리어 의식이 없는 유형

이 유형은 상당히 복잡 다단한 것이 특징이다. 위의 모든 유형이 조금씩 다 섞여 있다. 하다가 안되면 말구 부터 시작해서, 교훈이나 insight들은 꼭꼭 챙겨서 흘린다. 수없이 자잘한 많은 실수들을 데일리 베이스로 생산해 내면서 자신은 프로라 자위한다. 정치에 힘쓰며, 경쟁자를 씹는다. 클라이언트나 출입기자를 위한 품질이나 서비스에 대한 관심 보다는 훨 씬 더 큰 무엇을 고민하면서 산다.

7. 원인을 모르겠는 유형

그냥…상식적으로 군인들도 짬밥이 쌓이면 군화끈을 매는 속력도 부쩍 짧아지는데…특별한 원인도 없이 계속 이등병 시절 처럼 구는 유형이다. 여기 저기 분석해 봐도 이렇게 하수로 지내는 이유를 모르겠다. 나름 고민도 하고, 노력도 하는 것 같은데 결과물이 시원 찮다. 출입기자나 클라이언트들이 바라봐도 잘 모르겠다는 표정들이다.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PR 에이전시는 바로 이 7명이 모두 재직하고 있는 에이전시다. 게다가 이 중 한 유형이라도 에이전시 사장이나 경영진에 포함되어 있으면 더 더욱 불행하다. 예전 노인분들이 집안에는 여자가 잘 들어와야 집안이 편안하다고 했다. 시아버지 시어머니가 편안하고, 남편이 편안하고, 자식들이 편안하다는 이야기 같다.

위의 AE들이나 경영진은 모두를 불행하게 한다. 클라이언트를 불행하게 하고, 출입기자들을 불행하게 하고, 에이전시 보쓰들을 불행하게 하고, 동료와 아래 AE들을 불행하게 하기 때문이다. 이는 분명 선수들과는 180도 다른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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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302008 Tagged with , , , , , 5 Responses

비딩을 통해 기업이 얻는 것은 무엇일까?

오래전 내가 담당하던 토요타의 쇼이치로 회장이 한국을 방문 했을 때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이야기를 했다. ‘한국의 자동차에 대해서 아주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어떻게 그 정도의 가격에 그 만큼의 품질을 만들어 낼 수 있는지 연구 중이다.”

쇼이치로 회장의 야마는 “어떻게 그렇게 싸게 잘 만드는 지 놀랍다”라는 거였다. 부품 단가를 관리하는 소싱 기술이 주요한 게 아닌가 한다.

이전 직장에서는 글로벌 소싱을 온라인을 통해 진행했었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재미있는 것은 최초 소싱 단가 기준부터 시작을 하면 전세계 서플라이어들이 실시간으로 납품가들을 베팅을 하는 역경매 방식이라는 부분이다. 일부에서는 5달러로 시작된 POS 포스터를 장당 50센트까지 납품가를 떨어 뜨리고는 했다. 중국의 어떤 프린트 업체는 25센트에 낙찰을 맏고 난 뒤…도저히 이 비용에 맞출 수 없다면서 생산포기를 해서 전세계 담당자들이 발칵한 적도 있었다.

공정거래법상 역경매를 통한 아웃소싱은 불법이라고 들었다. 아무튼 기업들의 비용관리 노력은 이토록 눈물겹다.

문제는 비용관리를 목적으로 하는 소싱 업무의 목적이 무엇이냐다. 소싱의 목적은 ‘서플라이어들이 자신들의 마진을 최소화해서 자사에게 이상적인 비용수준을 제공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단, 이상적인 비용수준이 해당 서플라이어 제품의 품질 하락과 맞물리면 안된다는 원칙이 있어야 한다.

간단히 말해서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가 아니라 ‘같은 다홍치마면 싼걸로’다.

그러나 실제적인 문제는 ‘같은 다홍치마들 중 싼 것에도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싼 다홍치마중에는 입다가 가져온 다홍치마도 있겠고, 검정 색깔 나일롱을 저질 염료로 염색한 다홍치마가 있을 수도 있겠다.

이전 직장에서도 소싱담당자들과 실무자들간에는 항상 갈등이 존재해왔다. 브랜드 매니저들은 “아니 우리 브랜드의 색깔이 제대로 포스터에 반영이 안되잖아. 이게 무슨 빨간색이야…핑크색이지?”한다. 하지만 소싱담당자들은 “우리가 포스터를 중국에 소싱을 해 년간 1억을 세이브했습니다. 사장님…”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브랜딩은 망쳐도 소싱을 통한 1억 세이브는 박수감이다.

회사가 이렇게 가면 소싱의 원래 목적이나 의미가 없어지고, 더 나아가서는 소싱이 기업 스스로를 망치는 길이 될 수도 있다.

이러한 무리한 소싱의 인프라에는 탐욕스러운 서플라이어들도 한 몫을 한다. 경쟁업체가 이기는 것을 보지 못하는 서플라이어, 어떻게 되든 납품 수만 맞추면 된다는 서플라이어, 품질은 무슨 개뿔이냐면서 자기합리화 하는 서플라이어들이 한몫들을 한다.

소싱이 잘되면 문제가 없겠지만,

  • 탐욕스러운 서플라이어들
  • 가격 중심의 소싱 원칙
  • 소싱 담당자의 실적주의
  • 전사적인 품질 지상 주의 부재

등이 소싱 업무를 반기업적 업무로 진화시킬 충분한 인프라가 된다는 게 문제다.

PR도 마찬가지다. 품질을 희생하면 손해보는 쪽은 ‘클라이언트’라는 사실을 깨닫는 게 좋다. 앞에서 남는 몇백이 남는게 결코 아니라는 말이다.

12월 292008 Tagged with , , 5 Responses

문제의 핵심이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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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인터넷 사이트의 부실한 관리ㆍ운영 실태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43개 정부 부처에서 현재 운영 중인 홈페이지 수는 1,634개로, 부처 당 평균 38개꼴이다 [한국일보]

한국일보의 보도에 의하면 지난 2년간 정부부처들이 어마어마한 예산을 써가면서 부처당 약 38개 가량의 홈페이지들을 개설해 운영했는데 그 수준이 엉망이라는 지적을 하고있다.

이에 대해 행안부 관계자는

“각 부처에서 콘텐츠가 중복되거나 활용도가 낮은 웹사이트를 30% 이상 감축ㆍ정비하도록 연말까지 기준안을 만들 계획”

이라고 말했단다.

그러나 문제의 핵심은 홈페이지의 수를 30% 정도 감축하는 것이 아니다. 그 운영의 질을 업그레이드 하는 것이다. 수를 줄이지 말고 질을 높이라는 거다. 수만 줄여 놓고 내 할일 다했다 하지 말라는 거다.

정부기관에서 하는 일들이 거의 다 비슷하지만… 홍보 부문만 놓고 봐도 항상 악순환은 이렇다.

트렌드 주목 –> 형편없는 예산 설정 –> 일단 개설 및 실행 –> 개설 또는 실행 프로그램의 수준 저하 –> 프로그램 폐지 또는 축소 –> 나머지 살아남은 프로그램 역시 수준 동일 –> 해당 프로그램 모두 폐기 —> 다른 트렌드 주목 –> 형편없는 예산 설정 –> 동일…동일…동일…

정부기관의 홍보습관에 있어 ‘제대로 하기 위한 것’이라기 보다는 ‘그냥 하기 위한 것’이 많다는 데 문제가 있다.

지난 2년간 방문객이 250명밖에 되지 않는 홈페이지 수를 줄인다고 500명된 홈페이지는 안도의 한숨을 쉬면 되나? 그리고 원래부터 부처내에 홈페이지를 개설하는 데는 그에 적절한 이유와 명분이 있었는데, 그 이유와 명분이 사라진건가?

왜 좀더 잘해 보려 하지 않는걸까? 하나라도 제대로 해 볼려는 마음이 왜 없을까?

12월 082008 Tagged with , , , , , , , , , 2 Responses

브랜드의 추억

80년대초였다. 시장에 가시는 어머니를 조르고 졸라 운동화 한켤레를 사러 운동화 가게에 들어갔다. 그 운동화 가게에서 한 500m 떨어진 곳에는 그 당시 부잣집 아이들의 상징이었던 ‘나이키’ 대리점이 있었고, 그와 경쟁하려고 노력했던 매스티지(?) 브랜드 ‘프로스펙스’ 대리점이 그 옆에 자리하고 있었다.

나는 나이키나 프로스펙스가 아닌 일반 운동화 가게에 나를 데리고 오신 어머니에게 불만이 많았다. 아주 어려서 부터 그곳에서 운동화를 사서 신었었으니 어머니는 아주 자연스럽게 나를 그곳으로 데리고 오신거다.

나는 잔뜩 볼멘 얼굴로 진열대를 두리번 거렸다. 당시 기억나는 대화들.

어머니: 얘가 신을만 한 운동화 좀 줘보세요. 너무 자주 신발이 닳아서…

가게 주인: 흠…너 발이 몇이냐? 음…그러면 이거 어떠세요. 요즘 애들 많이 신는건데 이거 잘나가요.

나: 이게 어디꺼죠? (당시 이는 브랜드를 의미함…)

가게 주인: 응. 이게 페가수스라고. 좋은 신발이야. 너 프로스펙스라고 알지? 그거하고 같은 공장에서 나오는 거야. 신발천이랑 밑창 거의 똑같아. 신어 봐. (이 주장이 사실인지는 아무도 모름…)

나: 아뇨. 저는 이건 싫구요. 저건 뭐예요? (많이 본 듯한 유명 브랜드 디자인의 신발을 가리켰다)

가게 주인: 응? 어…이건 프로월드컵이라고 요즘 새로나온 신발이야. 사실 이게 나이키나 프로스펙스 보다 낫다. 재질도 그렇구…디자인도 좋잖아.

어머니: 아니 뭐가 그렇게 까다로와? 둘중에 골라 어떤거 살꺼야?

나: 에이…나 신발 안살래.

그리고 나는 그 가게에서 그냥 돌아 나왔다. 어머니가 따라 나오셨고. 그 아저씨는 어머니에게 이러셨단다.

“요즘 애들이 이름있는 신발만 신을라고 해서 문제예요. 사실 이 신발들이 나이키니 프로스펙스니 하는 것들 보다 품질은 훨씬 낫거든요. 애들이 겉멋만 들어서 그래요 요즘…쯧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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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화는 1880년대의 대화가 아니다. 당시에는 브랜드가 그냥 품질의 상징이었을 뿐 그 이상은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인식되었다. 괜히 브랜드를 찾거나 브랜드에 관심을 가지는 회사는 허파에 바람 든 녀석이거나 사기성 있는 기업이었다.

품질 좋은 상품만 만들면 팔린다…이게 당시 상점이나 기업 주인들의 공통된 생각이었다. 아주 오래된 추억이다.

그러나 놀라우면서도 재미있는 것은 그 운동화 가게 아저씨 같은 분들이 2008년 현재에도 계시다는 거다. 그것도 큰 회사나 브랜드를 이끌면서 활발하게 활동들을 하시고 계시다는 거다.

PR 에이전시에서도 극소수 일부만 이 ‘브랜드’에 대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듯 하다. 심지어 브랜드는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냐 하시는 분들도 계시는 듯 하다. (말씀은 안하셔도…)

이 때문에 대부분의 에이전시들은 왜 클라이언트가 행복하게 pay를 하지 않을까 고민한다. 우리 활동의 가치를 몰라줘도 한참 몰라 주신다 불평을 한다. 품질은 다 똑같은데…왜 글로벌 에이전시만 찾느냐 한다. 우리가 그네들 보다 훨씬 일을 잘하는 데 왜 우리는 그들보다 pay를 적게 주시느냐 반문한다. 우리가 뭐가 빠지냐고 소리친다.

그 조그만 운동화 가게 아저씨는 지금쯤이면 그 이유를 아셨을까? 살아계시다면… 

4월 082008 Tagged with , , , , , , , , , , , 2 Responses

위기관리는 철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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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봉창 두들기는 소리냐 하겠지만 경험상 위기관리는 기업의 철학이 한다는 사실을 자주 반복적으로 깨닫게 된다. 위기를 통해서 기업은 성장한다. 그러나 어떤 기업은 위기를 통해서 더욱 교묘 해 져간다.

 

시민단체나 블로그스피어의 많은 사람들은 위기 시 해당 기업의 진정성에 곧 잘 의문을 제기한다. “과연 저 기업이 이번 사태에 대해 우리에게 진정으로 잘 못을 사과하고 있는가?”하는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사실 기업 내에서 어떤 의사결정이 어떻게 내려지는 지 일반 국민들은 모르고 결코 알 수도 없다. 그들이 오직 보고 느낄 수 있는 것은 기업이 위기에 처해 어떤 행동을 하고 어떤 말을 하는가가 전부다.

 

이런 현실에서 많은 기업들과 홍보실무자들이 위기관리를 기술(skill)’적 측면에서 접근한다는 것이 놀랄만하다. 철학은 1970 PR학자인 “Pearson’이 언급했던 것처럼 ‘Damn the public (공중들에게 엿이나 먹으라고 해)’ 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는 기업이 아무리 위기관리의 기술(skill)을 연마한 듯 진정한 위기관리가 가능 할까 하는 게 의문이다.

 

자사의 제품에 문제가 발견돼 정부기관으로부터 리콜 명령을 받았다고 치자. 언론이 이를 대서특필해서 1주일이 넘는 기간 동안 홍역을 치르고 나니 시장점유율이 그만 반 토막 나버렸다. 전문경영인 CEO에게는 내심 이런 마음이 들기 마련이다. “하필 왜 내가 CEO로 있을 때 이런 일이 생긴담. 타이밍이 아주 나빴어…” 또는 이게 다 언론 때문이야. 그 것들이 조금만 조용 했어도 대충 넘어갈 수 있는 일이었는데 말이야…” 또는 어느 시민단체들이나 비이성적이고 극단적인 면이 있는데 이번에는 그걸 통제를 못 했어…” 인간이기 때문에 이런 마음이 들 수도 있다.

 

문제는 이런 생각이 위기관리 프로세스를 지배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CEO는 위기가 닥쳤을 때 기업의 철학을 쳐다 보아야 한다. 수십 년 간 우리가 외부공중과 내부 식구들에게 공유해 온 우리의 철학이 무엇인지를 기억해야 한다.

 

사실 진정성만 100% 통한다면 자잘한 위기관리의 skill 따위야 큰 문제가 될 수 없다. 우리 회사의 기업 철학이 그 동안 소비자를 그 무엇보다 우선한다는 소비자 중심 사상이었다면, 위기관리는 그 철학에 충실하게 그냥 행동하는 것이다. 별도의 고민과 의사결정이 무슨 필요가 있나? 성실하게 기업의 철학을 따라 의사결정을 내린 후 우리는 위기에 임해 우리의 철학을 따랐을 뿐이라 이야기 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기업 철학에 기반한 성실한 접근은 해당 기업을 공중들에게 친숙한 친구 또는 같은 편으로 느껴지게 만든다. 흔히 위기시에 기업은 공중들을 관리의 대상이자,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생각하곤 하는데,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기업은 이미 위기관리에 실패한 기업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많은 기업들이 입으로는 소비자를 이야기 하면서도 손익계산서를 들여다 본다. ‘소비자가 믿을수 있는 기업이라고 외치면서 막상 위기가 닥치면 신뢰를 저버린다. ‘품질을 지상명제로 한다는 기업이 잘 못 된 제품을 그냥 덮으려고 한다.

 

여러 위기관리와 미디어 트레이닝 세션을 진행하면서 안타까운 것들이 이것이다. 가엾은 홍보실무자들은 잠을 줄이고, 시간을 쪼개가면서 위기관리 시스템을 만들고 있고, 미디어 트레이닝을 받아 위기관리 일선에서의 사소한 실수들을 없애려 하고 있다. 그러나 기업의 철학이 제대로 발휘하지 않는 위기관리에 있어서 일선 홍보담당자의 분식(粉飾) 커뮤니케이션이 무슨 의미가 있고, 어떤 효력을 발휘할 수 있는가 의문이다.

12월 072007 Tagged with , , , , , , , , , 0 Responses

AE들을 당당하게 하는 방법

AE들을 당당하게 만드는 방법이 뭘까? 클라이언트 앞에서 주눅이 들지 않게 하고 변명을 하지 않게 하는 방법은 뭘까?

1. 핵심 업무 시스템을 개선한다. 카이젠. 카이젠에서 말하는 ‘낭비’요소를 0으로 만들어 준다. 시간이 남으면 공부를 시키고 훈련을 시킨다. 회사에서 가장 바쁜 사람들은 인턴들이어야 한다. 그게 맞는거다.

2. 기타 업무 지원 시스템의 품질을 개선한다. PR에이전시의 기본업무들은 뻔하다. 이런 업무들을 고품질의 포맷으로 업그레이드하고 개선해 관리한다. 다큐멘테이션, 리포트 포맷, 미디어 리스트 관리 방식, 모니터링 프레임, 이메일 포맷등이 AE들을 주눅들지 않게 한다.

3. 집중적인 훈련을 시킨다. 강도를 높일 수록 AE들은 당당해 진다. 내공이 품어져 나올 때까지 쉬지 않고 훈련한다. 그러면 당당해 진다. 거만해지는 것과는 다르게.

4.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준다. 항상 칭찬해주는 문화를 만들어 준다. 가정에서 칭찬 많이 받은 아이가 학교에 가서도 당당한 법이다. 훌륭한 보고서에 대해서 칭찬해 주고, 멋진 프리젠테이션에 대해 칭찬해 주고, 이메일 하나에도 칭찬을 해주고, 새로운 프로젝트를 비딩에서 획득하면 칭찬해주고, 큰일을 위해 야근을 해도 칭찬해 주고…얼마나 칭찬할 꺼리가 많나. 칭찬받은 AE가 클라이언트 앞에서 당당하다.

5. 성공에 보답을 한다. 책한권이라도, 꽃다발 하나라도, 밥한끼라도 보답을 해야 한다. 말로 하는 칭찬도 중요하지만 물질적 보답도 필요하다. 사회생활을 하는 중요한 이유 아닌가. 승진… 그것도 좋다.  

오늘 모 회사의 비딩을 마치고 돌아오면서 우리 AE들이 참 당당해 졌구나 느껴져서 행복했다. 자랑할 꺼리가 생기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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