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2월 122010 Tagged with , , , , , , , 0 Responses

코골며 자는 정치인: 한국에서 자문이 필요한가?

필자가 하고 싶은 얘기는 한국에서는 ‘전문가의 충고’를 신뢰하지도, 존경하지도, 높이 치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중략)…그 결과 전문가의 자문은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정부나 기업이나 내부 목소리만 신뢰한다. 외부의 자문은 큰 그림을 그릴 때 정말 필요한데, 실제로는 기술적인 문제를 해결할 때나 활용한다. 그러니까 외부 전문가들 쪽에서도 전체적인 그림을 그려주는 대신 고객의 요구에 단순 반응하고 말아 버린다. 내 친구의 이혼을 맡은 변호사처럼 말이다. 혹은 홍보회사 하는 내 친구처럼, 고객의 ‘브레인’이 아니라 시시한 손발 노릇을 해주는 데 그치고 만다. [조선일보]

앤드류 새먼 더타임즈 서울 특파원의 평가다. 외국인이 본 한국인들의 모습이 정확하다.

경험상으로도 지금까지 성공적이었던 모든 프로젝트들은 클라이언트의 해당 프로젝트 담당자가 CEO 또는 조직상부와의 완벽한 지원을 받는 경우들이었다.

클라이언트사에서 비록 해당 프로젝트가 매우 중요하다며 예산을 할애하더라도…그 담당자가 사원, 주임, 대리, 과장 정도가 핸들링 하는 경우에는 일을 해도 너무 힘들다.

특히 재미있는 것은 앤드류가 지적했던 ‘코골며 자는’ 정치인 이야기다. 여기에 본질이 있다. 정치인들에게는 자문이나 그 내용 자체는 사실 핵심이 아니다. 그런 자문들을 동원하는 그 과정과 겉 모습이 전부다. 당연히 자문 내용에는 별 관심이 없을 수밖에 없다.

나도 여러 정치인이나 정부관료들 앞에서 아주 중요할 것 같은 이야기를 해 보았지만…그때마다 그들의 표정을 보면서 ‘아…이 자체가 정말 중요한 것은 아니구나!’하는 인사이트만 얻고 돌아섰다. 일부 교수들이나
업계 전문가들은 이런 그들의 눈높이에 익숙해져 아주 가벼운 자문들을 가벼운 마음으로 마구 찍어대는 모습까지 보게 된다.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위해…다들 고생이 많다.

5월 012009 Tagged with , , , , , , , , , , , , 5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안해 보면 못한다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84)

기업&미디어 web@biznmedia.com

   
 
 

매뉴얼에 대해 몇 회에 걸쳐 이야기를 했었는데, 최근 기업들의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패턴을 보면 점차 매뉴얼 중심에서 트레이닝 중심으로 바뀌는 경향을 볼 수 있다. 그 이유로 몇 가지를 들 수 있겠다.

첫째 이유는, 이미 일반 규모 이상의 기업들은 위기관리 매뉴얼을 보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그 다음 스텝으로 위기관리 시스템을 기반으로 하는 미디어 트레이닝,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등의 트레이닝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수 있다. 두 번째 이유는, 매뉴얼 구축에는 많은 시간과 인력 그리고 예산이 필요로 하기 때문에 기업들이 매뉴얼에 비해 적은 시간과 인력 그리고 예산이 소요되는 트레이닝에 관심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그 외 외국 기업들의 경우에는 본사에서 구축된 매뉴얼을 부분적으로 현지화하는 작업을 진행하는 동시에 이에 대한 트레이닝 기회들을 정기적으로 가져가고 있다는 이유도 하나가 되겠다.

결론을 이야기 하자면, 기업의 위기관리 시스템은 매뉴얼 베이스로 편중되는 것도 바람 직 하지 못하지만, 매뉴얼 베이스의 시스템 구축이 부실한 상태에서 단편적인 트레이닝들만 집중 실시하는 것도 권장할 만 하지는 않다. 모든 것에는 균형과 상호 통합이 중요하다.

위기관리 트레이닝에 대해 또 일선 실무자들이 잘 못 오해하고 있는 부분들도 있다. 트레이닝을 교육과 혼동하는 경우가 그 중 하나다. 일방적인 교육은 아주 기본적인 개념 정립을 위해서는 필요하다. 하지만, CEO나 임원 분들과 함께 하는 소중한 시간을 일방적인 교육 프로그램으로 구성하면 실제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경영자 조찬 강의류의 위기관리 트레이닝은 한 두 번이면 족하다)

트레이닝에 대한 또 다른 오해들 중 하나는 ‘여러 강사(?)들을 초청해 짜깁기 형식으로 진행 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트레이닝은 목적이 중요하고 그 결과가 담보되어야 한다. 또한 위기관리 트레이닝은 클라이언트 하나만을 위해 테일러 메이드(주문을 기반으로 하는 특별 생산)되어야 한다. 하루를 8개 코스로 나누어 다른 이질적인 8명의 강사들이 이런 저런 일반적인 부분을 짚어주는 것은 근본적으로 트레이닝이 아니다. (기억하자. 회사를 위한 트레이닝인지, 트레이닝을 위한 트레이닝인지를)

트레이닝은 트레이니들의 참여와 현장에서의 경험을 생성해 내야 하고,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인사이트(insight)를 그들 마음속에 심어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러한 인사이트(insight)들을 그 자리에서 공유해야 성공한 트레이닝이다. 잘 된 트레이닝은 항상 그 다음 단계(next step)에 대한 공유된 트레이니들의 갈증을 유발해야 한다. 그리고 합의된 방향으로 각 구성원들이 결과를 예측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이러한 트레이닝은 언급했던 바와 같이 철저하게 해당 기업이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시스템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 그래야 해당 트레이닝들이 분절화 되거나, 일부 개인들의 경험으로 단명하지 않는다. 트레이닝의 결과들이 시스템에 환류적으로 더해 지게 되면, 반복적인 트레이닝들이 더욱 완벽한 위기관리 시스템을 완성하는 데 일조하게 되는 법이다.

   
 
 

필자의 회사에서 리서치 한 결과에 의하면 한국에서 사업을 하는 국내외 기업들을 대상으로 샘플 조사해 보니 매뉴얼에 대한 관심과 트레이닝에 대한 관심이 약 6:4로 존재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최근 들어 트레이닝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늘고는 있지만, 아직도 매뉴얼에 대한 비중이 위기관리 시스템에서 좀 더 크다는 사실을 알수있다.

위기관리를 담당하는 실무자들이 이 부분에서 관심을 두어야 할 것은 매뉴얼과 트레이닝의 균형적인 관리 개발, 매뉴얼의 현실화, 매뉴얼이 베이스가 된 트레이닝 진행 등이 되겠다. 또한 매뉴얼’트레이닝’ 매뉴얼 개선’심화 트레이닝’매뉴얼 개선’심화 트레이닝’매뉴얼 개선의 환류 관리 체계에 대한 관심이 더욱 더 많아 져야 할 것이다.

얼마 전에도 클라이언트 기업들과 위기관리 워크샵을 진행했지만, 기업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에 있어 가장 중요한 이슈는 ‘CEO에 대한 설득’과 ‘예산 확보’다. 이 닭과 달걀의 딜레마를 빨리 풀어 낼 수 있는 실무자들과 기업들이 성공한다. 십여 년의 위기관리 시스템 지원 기간 동안 여러 클라이언트들을 바라볼 기회들이 있었는데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에 열의를 가지고 중장기적인 프로그램들을 지속적으로 진행해 나가는 홍보담당 임원들과 팀들을 볼 때가 가장 존경스러웠다.

그 분들이야 말로 회사를 위해 우리 홍보분야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분들이라 생각한다. 이분들이 기업내에서 우리 홍보담당자들이 회사를 위한 생산적인 일들을 하고 있다는 큰 공감대를 이끌어 내는 분들이다. 그런 분들과 함께 하는 위기관리 프로젝트는 언제나 생산적이고 그 예후가 좋다. 위기관리를 잘 할 수 있는 기업은 다 이유가 있다는 이야기다. 해 본 사람이 할 수 있다는 말이 맞다.

 정 용 민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
스트래티지 샐러드(www.strategysalad.com) 대표 파트너
前 PR컨설팅그룹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前 오비맥주 홍보팀장
前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EDS, JTI, KTF, 제일은행, Agribrand Purina Korea, Cargill, L’Oreal, 교원그룹, Lafarge, Honeywell 등 다수 국내외 기업 경영진 대상 미디어 트레이닝 및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코칭
Hill & Knowlton, Crisis Management Training Course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네덜란드 위기관리 컨설팅회사 CRG의 Media training/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위기관리커뮤니케이션 전문 블로그 Communications as Ikor (www.jameschung.kr) 운영

11월 162007 Tagged with , , , , , , , , , , , , 4 Responses

PR 업계 인력 이동에 관한 생각

모 대행사 사장과의 예기치 않은 트러블을 겪으면서 PR 업계에서의 인력 이동에 대한 나의 생각을 한번 정리해 본다. 예전에는 에이전시 AE 또는 인하우스 홍보담당자의 관점에서만 인력이동에 대한 생각을 적었었는데, 지금의 관점은 경영인으로서의 관점이다.

대행사 경영자들이 가진 인력 이동을 바라보는 잘 못 된 시각

1. 평소 인력을 어떻게 리테인하고 성장시켜야 하는가를 고민하지 않는다.

대행사 경영자의 가장 큰 롤은 자사의 인력들을 즐겁게 일하게 하고 회사를 자랑스러워하고 보람을 느끼는 곳으로 만드는 것이다. 또한 회사가 성장해 나가면서 그 구성원들이 함께 성장해 나가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일부 경영자들은 그냥 조용하게 현재의 인력들이 이동 없이 있으면 그게 전부인 줄 한다.

2. 떠나는 AE들에게서 배움(learning)을 얻지 못한다.

회사가 좋아서, 너무 만족스러워서 떠나는 사람은 이 세상에 하나도 없다. 사랑하기 때문에 이별한다는 신파도 아니고 경제인으로서 한 개인의 선택은 better workplace, better opportunity, better salary로 흘러가게 되어있다. 특히 능력이 있는 AE들은 이러한 물결을 절대 거스르지 않는다. 경영자는 떠나는 AE의 마음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 떠나는 AE들에게 배운 하나 하나의 개선점들이 향후 회사를 살릴 수 있는 소중한 인사이트가 되기 때문이다.

3. 왜 AE가 떠나는가 보다는 어디로 떠나는가를 더 신경쓴다.

AE가 회사를 떠나기로 했다면, 왜 떠날 결심을 했는지를 알고 싶어해야 함에도, 일부 경영자들은 어디로 가는지를 더 알고 싶어한다. 그리고 그 AE의 결정과 그 다음 회사를 blame하기 시작한다. 보통 ‘빼간다’는 표현을 쓰는데, 이것이 얼마나 적절하지 못한 표현인가. 어느 대행사 경영진이 타사의 인력을 ‘강제적으로 납치’해서 데려오나 말이다. 프로와 프로끼리 비지니스 딜에 따라서 AE는 경제인으로서 자율적 결정을 하는 것인데, 이를 두고 ‘빼간다’는 표현을 한다면 이는 그 해당 AE 자체도 ‘물건’ 취급을 하는 셈이다.

4. 아직도 조선시대 사고방식을 가지고 직원관을 노비관으로 가지고 있다.

옛날 조선 시대때는 노비가 자신의 자산이었을 것이다. 노비가 자식들을 나으면 자신의 재산은 더더욱 불어나는 것이고, 그 노비가 빌빌하다가 죽어버리기라도 하면 자신의 자산이 그 만큼 줄어든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현대를 사는 일부 경대행사 경영진들의 의식 저변에는 자신의 AE들을 ‘자신만의 자산’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AE가 회사를 떠난다고 하면 ‘기껏 멕여주고 입혀주고 재워주니까 나를 배신하는 구나’하는 류의 생각을 하면서 분노해 한다. AE는 자율적인 결정을 하는 프로다. 절대 묶여있는 노비가 아니다.

5. 인력이동에 윤리를 들먹인다.

비지니스에 있어서는 보통… 스스로 자신이 없으면 윤리를 들먹인다. 경쟁비딩에서 이기면 아무 할말이 없는데, 지면 더 말들이 많은 식이다. 인력 이동에 있어서 윤리라는 측면은 ‘서비스/비지니스를 빼나간다거나 정보 및 자료들을 챙겨 나가는 AE’에게 해당하는 말이다. 대행사간에 인력이동에 대해 윤리적인 잣대로 자유로운 흐름을 가로 막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물론 같이 한솥밥을 먹으면서 일하던 인재가 자신의 회사를 떠난다고 하는데 기분 좋은 경영자가 어디 있을까. 충분히 그런 심정은 이해가 간다. 그러나 전체 산업적인 측면에서 자유로운 인력의 이동은 보장되어야 하고, 더 나은 기회를 찾아 떠나는 AE를 질타하는 분위기는 없어야한다.

왜 AE가 떠나는지, 어떻게 하면 좋은 인력들을 리테인할 수 있을 것인지를 먼저 고민하는게 정석이다. 그 외의 것들은 자유로운 흐름에 맞겨 놓는 것이 자연스럽다. 떠나는 AE를 죄인으로 만들지 말자. 그러면 우리 모두가 죄인이 되는거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