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기자에게서 전화가 왔다. 모 회사에 대해서 나에게 이런저런 취재를 한다. “혹시 이런 이런게 예전에 이런 이런 상황하고 똑같은거 아니야?” 묻는다. 나는 공식적으로는 말해 줄 수 없으니 예전 기사를 한번 찾아보라 했다. 기자가 “그 기사좀 찾아서 보내봐바…내 기억에는 맞는것 같은데…”한다.
친한 기자라서 속으로만 “게으른 인간…에이그”하면서 전화를 끊고 기사를 찾아 봤다. 벌써 약 6년여가 지난 기사가 진짜 찾아진다. 아주 그 회사에 대해 아픈 곳을 꼭꼭 찍었던 기사들이다. 다시 한번 그 기사들을 읽어보니…얼마나 그 회사가 힘들었을까 하는 생각에 가슴이 찡하다.
이 기자는 그 예전 기사들을 기억하고 있었던거다. 그리고 자판을 몇번 두들기니 그 기사들이 우루루 나오는 거다. 그 예전 기사에 현재 상황을 더해 그 회사가 잘못하고 있다는 기사를 쓴단다. 제3자적인 입장에서는 흥미로운 기사가 될 것 같지만…그 회사에게는 다시 여러해 전의 악몽이 되살아 나는 셈이다.
일단 기사들은 평생간다. 특히나 나쁜기사들은 영원하다. 더욱 더 좋은일만 하고 살아야 하는 시대가 왔다. 기업들이 말이다…
기사
Now You Got It!
▲가장 아쉬웠던 기억은=정말 솔직히 처음부터 장관을 1년 정도 할 것으로 생각했다. 거기에 맞춰서 정책을 했다. 내가 문학적인 표현을 좋아해, 기자들이 기사 쓸 때 제목 나올 수 있는 것을 말했다. 위기관리대책회의 모두발언 등을 통해 의식적으로 그렇게 했다. 다시 장관을 하게 된다면 가장 비문학적이고 기사 안 되는 이야기만 하겠다.[머니투데이]
강장관께서 퇴임하시면서 큰 insight를 던져주시고 가신다. 재임 중 가장 멋진 말이다. 의식적이셨다고 했다. 다음부터는 그러지 않으시리라 믿는다. 다른분들도 말이다.
참고 포스팅: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차라리 언론을 심심하게 하자
뜨거운 목욕탕에서…
노씨는 며칠 동안 꺼두었던 휴대전화를 이날 다시 켰으나 취재진의 전화를 받지는 않았다. 정재성 변호사 역시 취재진과 연락을
끊었다. 정 변호사는 전날 “(노씨와) 직접 만나기도 하고 전화통화도 하며 검찰 조사에 대비해 여러가지 준비를 하고 있다”며
“검찰에서 찔끔찔끔 흘리는 내용이나 언론에서 보도하는 것과는 달리 한 푼의 돈도 받지 않았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기자들에게 이야기해 봐야 믿어 주지도 않고 오히려 말꼬투리를 잡아 엉뚱하게 보도할 것이기 때문에 기자들과 통화하지
말라고 노씨에게 조언했다”며 “(노씨는) 어쨌든 건강하게 있다”고 덧붙였다. [한겨레]
한 개인의 문제일 때도 그렇지만 기업이 어떤 부정적인 이슈를 겪고 있을 때 위의 밑줄친 것과 같은 대응이 상당히 일반적이다. 검찰의 경우에는 아주 이런 분야에 프로페셔널이기 때문에 공공 기관들 중 가장 이런 information vacuum을 잘 활용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기본적으로 이런 대응은 정보의 불균형에 기인한다. 기자들이 기사를 쓰기 위해서는 일단 A라는 쪽의 주장과 그에 대한 반대편 당사자인 B의 반응이 있어야 일단 그림이 형성된다. A의 주장만 있거나, 그럴리는 없겠지만 B의 반응만 있다면 김이 빠진 그림이 된다.
따라서 기자들은 일단 A의 주장이 있으면 그림을 만들기 위해 B를 접촉하게 된다. 그러나 B에 대한 접촉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기 마련이다. 그러면 그 다음이 주변 인물들인 B’, B”, B”’를 접촉해 정보를 얻고자 한다. 만약 이 또한 모두 실패한다면…익명을 요구하거나, 업계 전문가가 튀어 나오거나, 지인들에 의하면…이 된다.
정보의 품질과 정확성은 B로부터의 직접적인 정보 이외에는 거의 사실로서의 기사가치는 없다. 이는 기사를 만들기 위한 하나의 장식이고 장치일 뿐이다. 결국 적절하고 정확한 정보 전달이 B로 부터 충분히 이루어 지지 않는 한 사실이 아닌 루머와 억측과 가정들이 해당 information vacuum을 채우기 마련이다.
이슈관리 기법을 목욕 욕조에 비유해 보자. 커다란 빈욕조에 100도짜리 뜨거운 물을 틀어 놓는다. 뜨겁다. 시간이 가면 점점 더 뜨겁다. 그 안에 들어 앉아 있는 당사자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얼까? 찬물을 트는 거다. 그것도 먼저 틀어 놓은 뜨거운물의 온도를 상쇄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양을 한꺼번에 쏟아부어 화상을 피하는 게 유일한 길이다. 타이밍과 분량 그리고 물을 쏟아 붇는 효율성도 핵심이다.
- 욕조: Total SOV(Share of Voice)
- 뜨거운 물: 자신 또는 자사 이슈에 대한 부정적인 Voice
- 찬물: 자신 또는 자사 이슈에 대한 긍정적인 Voice
- 욕조안의 사람: 자신 또는 자사
- 뜨거운 물/찬물을 품어대는 수도꼭지들: 언론 /기자 – 가끔씩 찬물 수도꼭지 인 줄 알고 트는데 뜨거운 물이 나올수도 있으니 주의. 이는 사전 관계의 문제.
- 욕조 바깥 사람들: 여론
그러지않고…그 뜨거운 물속에서 어짜피 찬물은 틀어봐야 뜨거운물에 섞일 뿐이니 찬물을 틀지 않겠다…버텨봐야 자기만 손해다. 화상을 입어 죽을수도 있다.
재미있는 것은 그 목욕탕을 많은 사람들이 들여다 보고 있다는 거다. 뜨거운 물이 배꼽까지 차오르는 데도 벌겋게 데어 가면서 꿈적없이 앉아 있는 사람을 바라보면서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하곤 한다. “자기가 자기 죄를 아니까 자살을 하려 하는구나…쯧쯧…이래 죽나 저래 죽나 뭐…똑같겠지…”
여론의 법정은 이렇게 잔인하다. 그래서 전략적인 커뮤니케이션은 필요하다.
[PR문답] 아닌건 아닌거지 그럼 뭐라카노?
얼마전 미디어 트레이닝을 하면서 이렇게 말한적이 있다.
그리고 또 이런 이야기를 했다.
이런 이야기를 듣고 계시던 트레이니 한분이 날카로운 경상도 사투리로 소리를 치신다.
맞다. 틀린것을 무조건 맞다고 인정하고 전략적인 실패에 이르라고 말하는 건 분명 아니다.
상황을 파악하는 것이 가장 먼저이고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확한 상황 판단이 나와야 포지션이 선다. 문제는 이러한 상황파악이 매우 매우 매우 주관적으로 이루어진다는 게 문제라는 거다.
언론이 지적을 하고 그게 국민적인 또는 소비자 대다수에게 이슈화 된다는 것은 어느정도 회사에게 문제가 없지 않다는 반증이다. 100% 순결한 기업에게 이러한 부정적이고 심대한 이슈화가 가능하지 않다는 전제하에서 생각해 보자는 거다.
일단 1%라도 문제의 소지가 있었다면 그 부분만은 인정하고 가자는 거다. 그냥 이정도가지고 뭘…하면서 스리슬쩍 포지션을 정하면 분명 문제가 벌어진다는 말이다.
언론보도에 있어서 부정적인 보도는 크게 세가지다.
1. 사실이 아니고 그 근거도 전혀 없는 100% 소설
2. 사실과 근거가 일부 존재하지만 해석상의 논란이 있는 기사
3. 사실과 근거가 분명히 존재하는 기사
이 세가지 기사들 중 가장 발생 빈도가 적은 부분이 1번이다. 이 경우는 일반적으로 크게 여론화되지 못하는 경우들이 많다. 사실에 근거하지 않는 100% 소설이 큰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는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 따라서 이에 대한 대응 또한 아주 심플하다.
문제는 2번과 3번이 대부분의 위기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2번의 경우가 가장 많은 부류인데, 이 경우 해석상의 논란은 큰 부담을 안겨주는 문제다. 이 경우 확실하게 선을 그어 문제를 확정하고 그 확정된 문제에 대해서는 공감, 인정, 사과 그리고 해결책 제시가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맨 위 설명의 배경이다.
그러나 많은 기업들의 실패하는 이유들이 2번, 3번과 같은 이슈 발생시 1번과 같은 동일하고 유일한 대응에 익숙하기 때문이다. 생각보다 아주 견고하다.
일단 자신 스스로 확정한 문제에 대해서는 100% clear하게 하고 나머지 논란의 부분들을 해명하는 것이 순서다. 무조건 ‘우리가 뭔 잘못이고?’하지 않는게 전략적이라는 말이다.
기사 꺼리가 없다구?
What do you mean you’ve got ‘no news’? NOTHING has happened with your clients? Nothing… at all? What you mean is that you haven’t got a press release to issue. But you’ve most certainly got news. Surely? If you don’t, what the hell are you doing in the PR industry? But, well, it seems a large chunk of the PR industry is stuck in broadcast mode. Happy to talk to you if they’re flogging a press release, but highly, highly unable to react to a request for a shout-out. [Holtz report]
사실 나도 실무자 시절에 제일 어려운 전화 중 하나가 기자로 부터 “뭐 기사꺼리 좀 없어?”하는 전화였다. Holtz가 그의 블로그에서 Mobile Industry Review의 Ewan MacLeod 기자가 한탄스럽게 쓴 글을 예로 들면서 “어떻게 PR에이전시나 담당자가 자사에 대해 릴리즈할 뉴스꺼리가 없다는 말을 할 수 있는가” 지적했다.
우리 AE들에게도 “자네 클라이언트 기사 꺼리 좀 없어?” 하고 지금 묻는다면 80% 이상은 “글쎄요. 딱히…”라고 할 것이라 생각된다. “기사 꺼리가 없다”하는 말은 “PR인으로서 일을 하지 않고 있다”는 뜻 이기 때문에 참 하면서도 난감한 말이다.
기자들이 이런 반복 답변을 듣게 되면 더이상은 그 PR담당자에게 전화를 하지 않게 되고, 점점 더욱 뉴스가 고갈되는 상황이 초래된다는 점도 문제다.
항상 재미있고 듣고 보면 즐거운 뉴스 꺼리들을 머릿속에 넣어 놓고 있는 PR담당자들이 선수다. 기사화는 되지 않아도 즐거운 소식들을 많이 가지려 노력해야 한다. 항상 읽고, 듣고, 보고, 생각하고, 상상해 보아야 한다. 시간 날때마다 보도자료를 써서 정리해 보는 습관도 좋다.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평소에 잘하자
평소에 잘하자 | |||||||||||||||||||||||||||||||||||||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 |||||||||||||||||||||||||||||||||||||
기업&미디어 web@biznmedia.com |
|||||||||||||||||||||||||||||||||||||
홍 팀장은 아침 출근 후 여느 때와 같이 커피 한잔을 책상 위에 올려 놓고 랩탑을 켰다. 최근 경쟁사와 여러 부문에서 부딪히는 사례들이 많아서 매우 신경이 날카로워져 있다. 어젯밤 늦게 대학교 같은 과 후배로 유력 경제 주간지인 주간OOOO에 다니는 한 기자로부터 이메일이 한 통 들어와 있다. ‘홍 선배, 잘 지내죠? 다른 게 아니고…우리 쪽에서 선배 회사 취재 중이야. 방향이 쫌 그런데……선배가 알고 있어야 할 것 같아서. 참고하세요.’ 이 녀석…전화를 하지. 전화 걸어보니 받지 않는다. 제 앞길도 힘든 신입 기자가 그래도 선배를 챙겨 준 게 고마워 더 이상 괴롭히지 않는다. “이거 뭐 어떤 내용인지 알아야지…참…답답하네…” 홍 팀장은 혼자 뇌까린다. 팀원들을 다 모아 밤새 취재 문의가 들어왔었는지 확인하고, 모니터링에 각별히 신경 쓰라 지시했다. ‘무슨 이슈인지 알아야 접촉을 하지…’ 게다가 그 주간지 O국장하고는 이전 단체 술자리에서 약간 안 좋았던 경험이 있어서 서로가 껄끄러운 사이다. 일단 그 주간지 모회사인 OO일보 O부장에게 지금 그 주간지가 어떤 기획을 하고 있는지 좀 알아달라 부탁했다. 얼마 후 전화가 왔다. “홍 팀장, 알아봤는데…좀 세다. 크게 갈 거 같아. 당신네 사업부진에 관한 건이라는데 자세하게 말 안 해. 얼핏 말하던데 한 6P정도라던가?” “네…6…6P요…?” 평소 시간ㆍ예산투자에 관심 쏟아야 “네…홍 팀장님, 최근 OO사업부문 매출이 어떤가요? 그게 지금 그 정도까지 된 게 언제부터 그랬죠?” “김 기자님, OO부문의 경우 아직도 그 쪽 분야에서는 그래도 시장점유율 측면에서 상당한 위치에 있습니다. 전체적 시각으로 보시기 보다는 분야를 세분해서 보시면…” “네, 압니다. 그러니까, 그쪽 지난 한 5년간 매출 추이 자료 좀 만들어 주시고요…” 각종 자료 요청을 받아 놓고 전화를 끊었다. 불길하다. 아래 조 과장에게 자료 정리를 지시해 놓고, 홍 팀장은 사무실을 나선다. ‘그 주간지 그 국장이랑 평소에 좀 잘 해 놓을걸’ 홍 팀장은 후회한다. 가까운 O그룹 홍보실 마 부장에게 도움요청 전화를 한다. “형님, 주간 OOOO에서 우리 회사 조진다는데, 좀 도와주세요.” “어? 거기가 왜? 당신네 뭐 잘 못했냐?” “아뇨…사업 부진관련이라는 데…” “후후…당신네 사장 바뀐 지 얼마나 됐다고. 그거 위험한데…” 며느리 마음은 며느리가 안다고 했던가? “그러니까, 형님이 좀 도와줘요. 저 좀 살려주는 셈 치고” “거기 OOO이가 실세야. 나랑 친한데…너도 알지? “네..근데 그 분이랑 나랑 좀 그래…그래서 더 죽겠어요” “그래도 가서 무릎 꿇어야 하지 않겠냐? 그 선수랑 계속 그럴 건 아니잖아? 아무튼 내가 알아 볼게. 상황을…” 조급한 마음에 아주 오래 전 OO일보 부장까지 지내다가 지금은 계열사 사장으로 가있는 O사장님에게도 도움을 청한다. “그래요…홍 팀장, 내가 한번 알아볼게요” “감사합니다” 또, 극한 상황을 대비해서 마케팅 부사장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부사장님, 주간OOOO에서 저희 회사 실적을 가지고 상당히 큰 기사를 만들고 있습니다. 마케팅에서 쫌 도움을 주실 수 있을까요?” “뭐?…사장님 오신지 얼마나 됐다고…어떻게 해서든 그 기사 처리해요. 예산 지원 할 테니까” “감사합니다.” 마 부장에게 전화가 온다. “홍 팀장, 당신네 X됐다. 안되겠어. 그게 조금 사내 정치적인 문제도 있고, 아무래도 당신네 경쟁사 쪽 고위 임원하고 연결돼 있는 것 같은 냄새도 난다.” “네??? 우리 경쟁사요?” 식은땀이 또 솟는다. 얼마 전부터 트러블이 있었는데 총 반격을 해오는 것 같다. O 사장께서도 똑 같은 답변을 해오셨다. 큰일이다. 다시 홍 팀장은 마 부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형님…진짜 죄송한데요. 저희가 얼마든지 베팅 할 의향이 있으니 어떻게든 기사 정리가 안될는지 한번 그쪽 반응을 타진해 주시겠어요?” “당신네가 돈을 쓴다면 뭐 어떻게 쓴다는 거야?” “마케팅 쪽에서 6P라고 하니까, 6P 다 광고를 밀어 넣어서라도 어떻게든 정리 해 달라고 했어요…아니면 연간 광고계약으로 가든지…어떻게든…” “알았어. 급하긴 급한가 보군…후후…” 30분 후 다시 마 부장에게 전화가 온다. “안되겠다. 못한데. 조금만 빨랐어도 좋은데 오늘이 너무 늦었다.” 뭐…오늘 오전에 취재 요청이 있었는데 무슨. “기사가 다 나왔대. 다 끝났어. 그냥 사내에 먼저 공지하고 윗 분들 놀라지 않게 하는 수 밖에 없겠다.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이 없어 미안하다.” “네…형님 감사합니다. 고생하셨어요.” 기업 차원의 체계적인 인맥 관리를~
홍 팀장은 최후 수단으로 직접 그 주간지 사무실을 찾아간다. 홍보팀 여직원 신 대리와 김 주임을 불러 시원한 맥주 한 박스와 닭튀김 몇 박스를 직접 들고 주간지 사무실에 들어갔다. 저쪽 구석에서 지난번 껄끄러운 술자리 때문에 서먹해졌던 O국장이 홍 팀장네를 쳐다 본다. “O국장님, 오랜만입니다. 그 동안 안녕하셨죠?” “홍 팀장…웬일이야? 여기저기서 전화 많이 받았어, 뭘 그렇게 민감하게 반응 하나?” “국장님, 보통 때 같으면 모르는데요, 저희 사장님이 새로 부임 하신지가 얼마 안돼 사내 분위기가 그런데, 이런 기사가 나가면 문제가…” “이런 기사? 이런 기사가 뭔데? 당신이 내용을 알고 있어?” “네? 아니요, 전체적으로 저희 사업 부진에 대한 내용이라고 들어서요…” “누가 그래? 그런 거 아니야. 전체적으로 우리가 그쪽 회사를 보고 반면교사로 삼을게 있어서 그래도…전체적으로 균형 맞춰서 썼으니까 그렇게 부정적이지 않을 거야” “국장님, 감사합니다. 그래도 저희 쪽에서는 민감할 수 밖에…” “걱정 마, 그리고 여기저기서 전화하지 말라 그래. 당신이 직접 오는 건 괜찮지만…O선배, O사장, 마 부장에 왜 OO그룹 쪽이 다 나서고 왜 그래? 그거 역효과란 거 몰라?” “죄송합니다. 제가 모자라서요……” “됐어. 그냥 기다려. 기사에 문제 있으면 나중에 이야기하고. 잘 가.” 직원들과 들고 들어갔던 맥주와 닭튀김은 그냥 주변 책상 위에 올려 놓고 돌아 나왔다. 신대리가 위로를 한다. “팀장님, 저희가 할 일은 다한 것 같아요. 저희가 알잖아요. 힘내세요…” 그래. 홍 팀장은 길거리에서 미국 출장 중이신 사장님에게 전화를 한다. 사장님에게 여러 상황을 설명하고, 지금까지 홍보팀에서 진행한 여러 노력들을 말씀 드렸다.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죄송스럽게도 기사화 될 것이라는 보고를 드렸다. 사장님께서 전화 저 건너에서 한숨을 쉬신다. “홍 팀장, 홍 팀장이 안 된다면 정말 안 되는 거지. 하지만, 우리 회사 정도가 유력한 네트워크가 없다는 것은 조금 문제네요. 경쟁사하고도 자존심 문제고… 알았습니다.” 홍 팀장은 광화문 사거리에서 90도로 고개를 숙이면서 휴대전화를 끊는다. 보통 홍보팀의 네트워크가 어디에서 어디까지 여야 하는가에 대한 물음에 대해서는 딱히 정확한 답변이 없다. 회사가 원하는 방향을 만들 수 있는 네트워크면 모두가 포함되기 때문이다. 네트워크의 생성부터 유지 확장 성장 단계별로 가장 핵심은 ‘시간과 예산’이다. 평소 시간투자와 예산투자 없이 위기시에만 찾아 나서는 네트워크는 당연히 부실할 수 밖에 없다. 더욱 문제인 것은 홍보팀장이나 임원의 ‘개인적 네트워크’에 기업이 의지를 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이다. ‘기업 차원의 네트워크’는 분명 ‘개인 차원의 네트워크’와 질이 다르다. 홍보팀장의 개인적인 ‘형님, 아우’ 사이에 목을 메고 있는 기업은 항상 불안하다. 사실 그것 조차도 없는 기업이 대부분이지만 말이다.
|
있다. 정말 있다.
언론 인터뷰에서 하지 말아야 할 표현들. 이런 말 하면 꼭 기사 야마가 된다. (전략적으로 원하면 이말을 써라. 하지만, 원하지 않는다면 절대 쓰지 말 것)
이런 말씀드리긴 뭐 하지만… –> 뭐 하면 하지 마세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 그 이전에는 솔직하지 않았던가 보군요
사실 저희도 그렇고 싶지 않지만… –> 그렇고 싶지 않았는데 왜 그랬죠?
저희라고 그러고 싶겠습니까… –> 누가 시킨겁니까?
그게 사실은… –> 내막이 뭐죠?
이런 이야기를 해도 될까 모르겠는데… –> 모르면 말 하지 마세요
이게 적절한 비유인지는 모르겠지만… –> 적절하지 않는 비유는 들지 마세요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 개인의 생각을 물어본 건 아닙니다
그 부분은 우리가 말씀 못 드리는 부분이 조금 있다… –> 그 구린 부분에 대해 말해보시죠?
어떻게 생각 하실찌 모르겠습니다만… –> 모르면 하지 말라니깐…
누가 뭐라해도… –> 그래서 한판 해 보자는 겁니까?
제가 틀리면 말해주세요… –> 틀려요. 말하지 마세요.
아니 막말로… –> 어따대고 막말입니까?
이런 Don’ts 표현들을 보여드리면 미디어 트레이닝을 받으시는 분들은 다 웃으신다. “에구…그런 말을 대놓고 쓰는 사람이 어디있겠어요..”
있다. 정말 있다. 웃을일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