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관리시뮬레이션

5월 112012 Tagged with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관리]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시뮬레이션 진행 전반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시뮬레이션 진행 전반

자, 첫 번째 위기 시나리오가 하달됐다. 이제 위기관리 위원회가 기다렸다는 듯이 움직여 줄까? 천만의 말씀이다. 움직이지 않는다. 일단 상황 시나리오만 보시고도 다들 침묵을 일정기간 유지한다. 매뉴얼상에서는 위기통제센터에 모여 있는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이 ‘신속하게 추가 상황을 각 부서별로 입수해 취합한다’라 명시되어 있는데도 이를 따르지 못한다. 이 블랙아웃의 시간이 시뮬레이션의 시작 그 자체다.

이 블랙아웃의 시간을 견디지 못하는 클라이언트 실무자들이 있다. CEO를 비롯해 모든 핵심 임원들이 모여 앉아 블랙아웃의 시간을 몇 분 정도 겪는 것이 나중에 ‘시뮬레이션 운용의 문제’로 받아들여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하는 것이다. 하지만, 경험상 이 시뮬레이션 초기의 블랙아웃은 전체 시뮬레이션의 가치보다도 더 많은 의미를 지닐 수 있어 필히 권장된다.

클라이언트들에게 항상 반복적으로 말씀 드리는 것이 바로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은 우리 자신들이 얼마나 준비되어 있지 않은가를 깨닫는 데에서부터 시작합니다”라는 조언이다. 반대로 ‘우리는 아주 잘 준비되어 있다’라 자만하는 기업에게는 오히려 위기관리 시스템의 구축이 상대적으로 어렵다. 시스템에서는 이를 구성하는 사람이 항상 가장 중요한 핵심이다. 이분들이 현실을 그대로 인정해야 시스템이라는 것이 구현 가능하다. 그런 의미에서 블랙아웃은 상당한 충격파로서 이런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이시고 내적으로 인사이트를 찾기 시작하는 아주 중요한 순간이란 생각이다.

일정 시간이 흐른 뒤 일부 임원이나 CEO께서 입을 떼신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어떤 정보를 추가로 얻어야 하죠?” 일단 말문이 트이면 여러 임원분들이 각자 자신의 생각을 쏟아내기 시작한다. 물론 그 상황설명이나 의견들이 그대로 전략적으로 조합되지는 않지만, 일종의 난상토론이 시작되는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위기관리 위원회가 소집된다고 해서 해당 위원회가 즉각적으로 활동을 전개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위원회 내에서 경험 많은 핵심 임원이 의사결정을 위한 코디네이션과 앵커링을 진행 해 주어야 한다. 내부에 경험 많은 임원이 없다면 위기관리 컨설턴트들이 위기관리 위원회 코디네이션을 맡기도 한다. 이런 모든 역할과 책임은 위기관리 매뉴얼상에 상세하고 실제적으로 정확하게 명기되어져 있어야 한다] 

실제 위기가 발생한 기업의 내부에 들어가 위기관리 위원회와 함께 일하다 보면, 상당히 공통적인 상황들이 연출되는 것을 목격할 수 있다. 그 중 가장 흔한 상황이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 각자가 계속 비슷한 이야기들을 반복한다는 것이다. 이 부분은 추후 사회심리학자나 정신분석학자들에게 해석과 의견을 들어봐야 하겠다 생각하고 있는 주제이기도 하다.

심각한 블랙컨슈머 관련 위기라 가정을 해보자. 영업부문 임원이 해당 블랙컨슈머의 신상과 의도 그리고 그간의 적대적 활동들에 대해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에게 설명을 한다. CEO께서 좀더 추가적인 질문을 하신다. 그러면 또 고객관리팀장이 부연설명을 하면서 방금 전 영업부문 임원이 한 설명 내용을 비슷하게 반복한다. 홍보팀 임원은 그 내용을 듣고 또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면서 이전 임원과 팀장의 이야기를 절반이상 반복해 이야기한다. 마케팅임원은 그에 대해 반론이나 추가적 의견을 내놓으면서 또 해당 내용들을 반복해 설명한다. 이 반복적인 커뮤니케이션이 한 바퀴 두 바퀴 세 바퀴 돌면서 시간이 흐른다.

이 상황에서 외부 로펌이나 위기관리 자문그룹이 중간에 조인하게 되면 처음부터 이 반복 커뮤니케이션이 다시 시작된다. 일선에서 이 상황을 공통적으로 경험하면서 나름대로 해석을 해보면 ‘사람들은 돌발적인 상황이 발생하면 그 당황스러운 상황자체를 반복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해 가능한 정확하게 이해하려 노력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마치 동네 순이네 집에 불이 붙은 광경을 바라보는 주민들의 커뮤니케이션 형식들과도 유사하지 않나 하는 거다. “순이네 집이지 저게?” “맞아 순이네 집이야 순이네 집” “아이구 어떻게 해 순이네 집 맞네” “순이네 집 큰일났네. 큰일났어” “어이쿠 저거 어떻게 해 순이네 집 다 타네 다 타~~” 이런 식의 상황 묘사와 이해 시도들이 초기 무한 반복된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단순 상황정보 반복이 시뮬레이션을 통해서는 어느 정도 극복되어야 한다는 부분이다.

기본적인 반복 커뮤니케이션은 있어야 하겠지만, 과도한 반복은 위기관리에 있어 시간관리를 실패하게 하기 때문에 적극적인 개선대상이다. 같은 정보공유를 반복하기 보다는 새로운 정보 그리고 더 세부적인 정보 획득과 공유를 통해 빠른 의사결정을 지향해야 한다. 컨설턴트가 하달 한 상황 시나리오에 대한 확실한 이해가 끝났다면, CEO를 비롯한 위기관리 위원회 임원들은 새롭고 세부적인 상황정보를 즉각적으로 획득하기 위한 시도들을 해야 한다.

예를 든 블랙컨슈머 이슈에 있어서도 일단 해당 블랙컨슈머의 신상과 요구내용 그리고 최근 적대 활동들에 대한 정보가 1차 공유되었다면, 2차적으로 필요한 정보들을 묻고 공유하는 단계로 빨리 넘어가 주어야 한다. “그러면 지금까지 법무팀의 의견은 무엇입니까?” “홍보팀은 해당 블랙컨슈머의 대언론 활동들에 대해 어떤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나요?” “고객관리팀에서 해당 블랙컨슈머와 접촉할 때 녹화나 녹취 시도를 해 보았습니까?” 등등의 추가 상황 파악 노력들이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위기관리 위원회내에서 이런 논의를 주재할 수 있는 특정임원을 뽑거나 CEO께서 이런 프로페셔널 한 앵커링이 가능하시다면 CEO께서 직접 진행하시는 것도 좋다. 즉, 의사결정의 신속성을 확보하고 이를 위한 커뮤니케이션 효율성을 확보하기 위해 의사결정 코디네이터 또는 앵커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런 코디네이터는 가능한 핵심임원들 중 기업 내에서 유사위기를 많이 경험해 본 분이 알맞다. 일부 클라이언트사에서는 트레이닝 받은 홍보임원이나 컨설턴트 출신의 기획이나 감사 임원 등이 주로 위기관리 위원회 코디네이션을 담당한다. 이런 분들을 다른 말로 위기관리 매니져 또는 위기관리 담당 임원으로도 부른다. 흔히 위기관리 매니저나 담당임원은 직접 위기를 일선에서 실행하는 포지션으로 이해하는 데, 실제로 이들의 가장 중요한 업무는 위기관리 위원회의 운영을 리드하고 코디네이션 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이 또한 누가(who) 역할과 책임을 가져야 하는지 실제적으로 정확하게 매뉴얼상에 명시되어야 한다.

다음 글에서는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시뮬레이션 시나리오들에 대하여’을 다루겠습니다.

5월 102012 Tagged with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관리]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시뮬레이션 당일 준비 점검 사항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시뮬레이션 당일 준비 점검 사항

그렇게 오랫동안 준비하던 시뮬레이션 당일이 왔다. 컨설턴트들은 아침 일찍 시뮬레이션 장소에 도착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워룸과 컨트롤 룸간의 전화선 연결과 확인작업으로 시뮬레이션 준비는 시작된다. 대형 상황판들을 워룸과 컨트롤룸에 각각 길게 붙이고, 갖가지 색상의 마커펜들을 준비한다.

두 개의 룸을 잇는 전화기는 보통 일반전화를 사용하기도 하고, 인터폰을 연결 해 단선으로 주고 받을 수 있게 설치한다. 전화기 각각에는 연결번호가 명기되어 있어야 한다. 특히 워룸에 설치되는 전화기는 전화벨 볼륨을 최대화 해 설치한다. 시뮬레이션 환경 조성을 위함이다.

워룸에는 매뉴얼에서 명시한 모든 장비들을 시뮬레이션 시작 전에 세팅 한다. 클라이언트 매뉴얼에 따라 대형 지도들이 준비되기도 하고, 프로젝터와 스크린들을 3-4개 가량 준비하기도 한다. 워룸내 스피커 장치들도 필요하고, 상황판으로 활용할 갖가지 장비들도 필요하다. 화상회의 시스템, 컨퍼런스콜 시스템, 대형 TV나 CD플레이어도 필요하면 설치한다. 인터넷 라인들을 연결하는 것도 기본이다. 최근에는 모두 무선으로 설치한다. 컨설턴트들은 미리 모든 장비 운용 가능 여부를 확인하고, 실제 간단하게 리허설을 해 보기도 한다.

컨트롤룸에는 워룸을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설치되고, 시나리오에 따른 타임라인과 컨설턴트들이 맡은 역할에 해당하는 각각의 시나리오북들이 준비된다. 워룸에서 움직일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의 성함과 직책, 개인휴대폰 번호, 이메일 등이 수록된 조직도도 크게 컨트롤룸에 붙여진다. 유선전화 연결이 불가능할 경우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 각각의 휴대폰에도 컨설턴트들이 전화를 걸 수 있다.

또한 컨트롤룸에는 컨설턴트들이 활발하게 상호 커뮤니케이션 가능하도록 노트북 컴퓨터과 테이블이 세팅 된다. 시뮬레이션이 진행되면 컨설턴트들끼리 많은 메모들을 주고 받고, 저 멀리 워룸에 있는 메인 컨설턴트와 연결되도록 메신저를 노트북에 켜놓고 역할극을 수행한다. 상황이 변화해 감에 따라 즉각적인 역할변경이나 메시지 변경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경험이 많은 컨설턴트 그룹은 실제 시뮬레이션이 진행되면 상당한 유연성을 보여준다. 시나리오가 다양하고 모든 가능성을 기반으로 많이 준비될수록 유연성은 커진다. 예상치 않았던 위기관리 위원회의 위기 대응 전략과 활동들에 컨설턴트들이 즉각 대응을 하지 못하게 되면 시뮬레이션이 망가진다. 따라서 예측불가능 했던 수준의 위기관리 위원회 대응이라면 이를 압도하는 이해관계자 대응이 가능하도록 메인 컨설턴트와 컨트롤룸의 리드 컨설턴트 그리고 이해관계자 컨설턴트들은 하나의 팀이 되어 움직인다.

모든 설치작업과 운용 가능 여부 확인이 끝나면, 이제 시뮬레이션에 참가하는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을 기다린다. 클라이언트들의 특성이나 요청에 따라 시뮬레이션 시나리오가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의 워룸 입장과 동시에 진행되기도 한다.

일부 클라이언트는 시뮬레이션이 오전 9시에 시작된다면, 오전 7시경에 시나리오에 정해진 특정위기 상황을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 전부 또는 일부에게 SMS문자 전송을 하면서 시작하기도 한다. 아침 7시 출근길에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을 급박한 문자를 받게 되는 것이다. ‘OO일 오전 7시. OO공장에서 대형 화재 발생. 위기관리 위원회 멤버들은 워룸으로 집합 ASAP’ 이런 식의 문자를 받으면서 시뮬레이션이 시작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은 보통 앰부쉬(ambush) 인터뷰로부터 시작된다 . 한번도 TV카메라를 동반한 돌발적 인터뷰에 대한 경험이 없는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은 적잖은 패닉에 빠진다. 실제 위기 발생 시를 감안 해 예상치 않게 다가오는 이해관계자들 중 하나로 언론을 경험해 보는 상황이다]

언론 역할을 맡은 컨설턴트들은 시뮬레이션이 진행 될 워룸 입구 근처나 그 건물의 주차장 또는 빌딩 인근에 대규모로 숨어있는다. 시뮬레이션에서 말하는 앰부쉬(ambush, 매복) 인터뷰를 하기 위함이다. 인터뷰는 워룸으로 향하는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이면 아무에게나 다가가 실시한다. TV카메라를 들고, 조명을 밝히면서 돌발적인 인터뷰를 해 보는 형식이다. 물론 인터뷰 질문은 위기관련 한 SMS문자내용을 기반으로 한다.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은 예상하지 못한 언론 인터뷰 시도에 적잖이 당황해 한다. 시뮬레이션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당황스러움이 줄어들지는 않는다.

매복 인터뷰를 위해 컨설턴트들이 체크하는 부분은 ‘미처 상황이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의 초기 커뮤니케이션 메시지는 무엇인가?’이다. 상황을 단편적으로 이해하고 있는가, 추측하는 부분은 없는가, 단언하거나 단정하는 메시지는 없는가, 공식적인 메시지가 형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인터뷰를 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는가 등등을 살펴본다. 또한 자신이 회사를 대표해 위기 시 언론 커뮤니케이션을 하기에 적절한 역할과 책임을 가지고 있는가 여부도 스스로 확인할 수 있게 해준다.

돌발 인터뷰를 거친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이 워룸에 모두 모이게 되면 공식적으로 시뮬레이션은 시작이 된다. 일부 클라이언트는 의전형식을 위해 시뮬레이션을 주최하는 부서장이 개회사를 하거나, CEO께서 직접 스피치를 하시기도 한다. 이는 클라이언트사의 취향에 따라 결정된다.

워룸을 주재하는 메인 컨설턴트는 일종의 투명인간이다. CEO나 위기관리 위원회를 주관하는 임원이 개인적으로 시뮬레이션 진행관련 정보 문의는 가능하지만,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 모두가 메인 컨설턴트에게 자문을 얻거나 조언을 구하는 활동은 제한된다. 메인 컨설턴트는 시뮬레이션 전반을 운영하는 동시에 위기관리 위원회의 위기관리 프로세스 전반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고 개선점들을 파악해 정리하는 데 바쁘다.

시뮬레이션이 시작되는 순간은 첫 번째 시나리오가 워룸에 상영되는 순간이다. 갑자기 암흑상태가 되고, 대형 스크린에 뉴스속보가 뜬다. 불타는 공장화면과 현장을 중계하는 리포터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뉴스 동영상으로 제작된 클립에서는 육하원칙에 따른 속보성 보도가 주로 담긴다. 뉴스 속보가 끝나면 불이 켜지고,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 각자의 앞에는 현재 위기상황을 설명하는 자세한 상황설명서가 놓여진다. 이를 각자 읽고 상황을 이해하면서 위기관리 위원회의 위기관리 활동이 시작된다. 긴 여정이 시작되는 것이다.

다음 글에서는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시뮬레이션 진행 전반’을 다루겠습니다.

5월 072012 Tagged with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관리]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운영 및 평가를 위한 체크리스트는?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운영 및 평가를 위한 체크리스트는?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전 과정을 워룸과 컨트롤룸에서 관리하면서 전반적인 평가를 하는 역할은 메인 컨설턴트가 맡는다. 당연히 6시간 가량의 모든 시뮬레이션 플로우들과 시나리오들이 메인 컨설턴트의 머릿속에는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시뮬레이션 시 메인컨설턴트가 체크하는 부분들은 크게:

1. 위기관리 매뉴얼에 따라 역할과 책임들을 위기관리 위원회 내에서 적절히 분담하는가?
2. 위기관리 위원회 내부에서 상황파악에서 의사결정 그리고 대응명령에 이르기 까지 어떤 플로우를 따르는가? 누가 이를 지휘 통제하는가?
3. 의사결정과 일부 실행활동에 있어 전략과 실행역량은 어떤가?
4. 시뮬레이션을 통해 새롭게 얻을 수 있는 시스템 개선 인사이트는 무엇이고, 어떤 방식을 통해 개선해야 하는가?

이런 부분들을 찾아낸다. 만약 그 각각의 카테고리에서 세부 체크사항들에 이르는 인사이트를 찾지 못하거나, 찾을 상황조성이 되지 않으면, 메인 컨설턴트는 현장에서 시나리오를 일부 수정하거나 새로운 충격을 도입한다. 따라서 메인 컨설턴트는 360도 시뮬레이션 모니터링을 통해 최선의 처방을 찾아낸다.

추후 포스팅에서도 더욱 자세하게 다루겠지만, 일반적으로 클라이언트사들이 보여주는 시뮬레이션시 대표적 주요 증상들이 몇 가지 있다. 우선 가장 많은 클라이언트사들이 ‘위기 발생 시 패닉에 빠져 아무 일도 하지 못한다.’ 분명히 위기관리 체계와 매뉴얼에 대한 반복 설명들과 공유 활동들이 있었다. 일부 임원들의 경우에는 그들을 대상으로 한 심도 있는 트레이닝도 진행했다. 그러나 막상 현장에서 위기상황이 발생하니 자신 스스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일정기간 망각을 하는 경우다. 옵저버인 메인 컨설턴트가 보면 상당히 허둥지둥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이런 허둥지둥의 시간이 너무 장시간 심각하게 진행되면 메인컨설턴트는 잠시 시뮬레이션을 중지시키고, 각각의 역할과 책임부분에 대한 짧은 브리핑을 통해 패닉 환경을 누그러뜨려주기도 한다.

그 다음 대표적 증상은 ‘위기관리 위원회 내부의 팀워크가 형성되지 않는다.’ 어떻게 보면 이는 당연한 현상이다. 이런 현상을 직접 경험하기 위해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진행하는지도 모르겠다. CEO를 비롯해 위기관리 위원회내의 많은 임원들은 위기발생 시 자신들이 스스로 얼마나 팀워크를 이루지 못하는지를 직접 깨닫게 된다. 일단 상황파악을 위한 토론에 있어서도 각자의 파편적인 이해를 기반으로 섣부른 대응책을 각자 먼저 꺼내 든다. 논의가 체계적으로 이루어지지도 못하고, 철저한 상황분석 하에 전략적인 대응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흐른다. 일부 부서에서는 확정된 대응 전략 없이 우선 쏟아지는 이해관계자들의 문의에 우선 대응하면서 초기 입장정리와 관리에 실패하는 현상을 실제로 보여준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실제로 위기 상황이 발생하면 워룸에서 누가 상황판을 기록하고 업데이트 해야 하는지에 대한 역할과 책임부분에서도 구멍을 보인다. 어떤 체계와 방식으로 상황판을 관리해야 하는지와 같은 세부적인 실행경험들이 전사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세 번째 대표적 증상은 ‘위기관리 매뉴얼에 규정되어 있지 않은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이 의사결정을 리드’하는 현상이다. 일반적으로 CEO가 직접 참석해 위기관리 위원회를 이끄는 경우는 시뮬레이션에서 최고 의사결정이 대부분 CEO에게 몰리게 된다. 하지만, CEO가 참석하지 않은 시뮬레이션이나 CEO의 개인적인 성격이 위기관리에 낯선 유형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일부 클라이언트사는 홍보전무가 큰 목소리로 대응을 지시한다. 어떤 클라이언트사는 부사장급들이 각자 의사결정을 리드한다. 평소의 사일로(silo)가 연장되는 거다. 심지어 실세(?)인 팀장이 임원들을 제치고 의사결정과 대응을 지휘하기도 한다. 누가 의사결정을 지휘하건 그 자체는 큰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그 의사결정 지휘자가 매뉴얼에서 규정한 자인가 아닌가 하는 부분이다. 매뉴얼과 현실은 동일해야 한다.

네 번째 증상은 ‘위기대응 역량들이 부재하거나, 위기 대응에 낯설어 하는 경우’다. 쏟아지는 이해관계자들의 상황인식에 맞서는 내부 구성원들의 대응방식이 일관되지 않다. 분명히 위기관리 위원회 내부에서 진행된 대응 의사결정은 A라 공유되었는데, 자신은 이해관계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에서 A” 또는 B의 방향으로 달리 대응 한다. 현장에서 이전 통합적 의사결정이 무시되는 거다. 당연 전사적인 메시지 통합 노력도 무위로 돌아간다. 이는 위기대응을 하는 데 있어 경험이 없고, 강력한 가이드라인을 따르도록 고도로 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부 클라이언트는 매뉴얼상에서 규정되어 있는 실행 대상과 방식에 있어 전문성을 미쳐 가지지 못한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위기 시 대관업무를 맡도록 되어 있는 해당 임원이 공정위 사람들과 OOO이슈로 한번도 이야기를 나누어 본적이 없고, 그들의 생각에 공감하지 못하는 것과 같은 경우다.

마지막 주요 증상은 ‘항상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 중에는 위기 발생 시 휴식(!)을 취하는 구성원들이 꼭 있다’는 부분이다. 실제 현실에서도 그렇다. 위기 시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이 모두 바쁘고 정신이 없는 것은 아니다. 시뮬레이션 현장을 모니터링 해 보면 어떤 부서들이 일반적으로 위기 시 한걸음 물러나 있구나, 어떤 임원이 적절한 위기관리 역할과 책임을 부여 받지 못했구나 하는 점을 확실하게 목격할 수 있다. 일부는 시뮬레이션 시 주변 부서들을 도와 지원하는 움직임을 하는데 이런 부분에 있어 빈 공간을 정확하게 찾아 매뉴얼상에 해당 구성원의 적절한 역할과 책임을 새롭게 부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상의 여러 증상들과 세부적인 체크리스트들을 만들어 메인컨설턴트와 컨트롤룸의 리드 컨설턴트들이 공유해 활용한다. 세부적인 체크리스트는 수십에서 수백 항목에 이른다. 대부분 주요한 체크리스트 사항들은 시뮬레이션을 마치고 참가한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과 함께 마무리 토론을 하게 되면 경험을 기반으로 각자로부터 도출된다. 외부 컨설턴트들이 지적하지 않아도 스스로 개선의 부분과 수준을 알고 있게 되는 것이다. 그들 스스로 개선의 인사이트들을 뽑아 내기도 한다. 이 것이 시뮬레이션의 가장 강력한 효과라고 본다.

다음 글에서는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시뮬레이션 당일 준비 점검 사항’을 다루겠습니다.

5월 042012 Tagged with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관리]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시뮬레이션 리허설은 어떻게?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시뮬레이션 리허설은 어떻게?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은 상당한 인력과 장비 그리고 장소와 전문성이 필요한 행사다. 따라서 하나의 시뮬레이션에 동원되는 수많은 자산들을 어떻게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 상당한 고민이 따른다. 많은 클라이언트들이 이 부분에 스스로 자신이 없어 외부 전문 컨설턴트들을 고용하고 그들과 함께 시뮬레이션을 진행한다.

이전 포스팅에서도 전반적으로 언급했었지만, 일단 인력부분을 살펴보자. 위기통제센터인 워룸에 모여 시뮬레이션을 경험 할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은 논외로 하자. 일반적으로 그 구성원들의 규모는 작게는 20명에서~40여명에 육박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들은 시뮬레이션 인력이라고 분류하지는 않는다. 일단 시뮬레이션 인력으로 꼽을 수 있는 인력들은 다른 룸인 컨트롤룸에서 이해관계자 역할을 할 컨설턴트들과 컨트롤 룸의 리드 컨설턴트, 워룸의 메인 컨설턴트 이렇게 해서 약 10여명 가량이 투입된다. 이와 함께 TV 및 오디오 장비를 운용 할 크루들이 더해지고, 외부 역할 플레이 전문가 등을 포함하면 20명까지 이를 때도 있다.

시뮬레이션에서 사용할 각종 시나리오 형식을 TV리포트 형식으로 하달하고자 할 때는 사전에 관련 시나리오에 대한 뉴스클립을 실제 뉴스형식으로 녹화한다. 가능한 현실성을 높이기 위해서 방송 전문가들이 투입되고, 편집이나 여러 뉴스클립 수준에 따라 추가적인 인력과 예산이 투입된다.

호텔등과 같은 전문 대여공간이라면 호텔측에서 모든 통신장비 연결 등을 지원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워룸과 컨트롤룸을 잇는 각종 통신 사무 장비들을 직접 연결해야 하니, 이와 관련한 설치 전문가들이 투입된다. 이는 시뮬레이션 전반의 운영을 담당하는 운영직원의 필요 판단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참고로 운영직원은 워룸과 컨트롤 룸에서 소비되는 많은 량의 음료와 스낵 그리고 간편 식사류들을 지속 관리해 제공하게 된다. 돌발적으로 필요한 장비들의 입수와 제공 또한 이들이 해야 할 역할이다.

시뮬레이션 사후에는 시뮬레이션 전반을 기록한 기록 영상들과 실제 취재영상들을 전문적으로 편집해 인사이트별로 보고하기 위한 퍼포먼스 동영상을 만드는 그룹인력들도 필요하다. 시뮬레이션 보고용인 이 퍼포먼스 동영상은 최종적으로 시뮬레이션의 품질과 평가에 대한 기준이 되기 때문에 상당히 중요하다.

장비는 어떨까? 장비는 우선 TV크루들이 운용할 장비들이 가장 중요하다. 보통 실제 방송 취재단이 사용하는 고급촬영장비들을 구비해야 하고, 현장을 다이나믹 하게 기록할 소형 디지털녹화장비들이 필요하다. 관련하여 품질 좋은 오디오장비와 조명장비들이 설치된다. 컨트롤룸에서 워룸을 모니터링하기 위한 중계시설(비디오/오디오)도 필요하다.

워룸에는 위기 시나리오 하달과 내부 논의 및 대응 메시지 작성, 온라인 위기관리 포털 등을 프로젝터를 통해 스크린 등에 영사하기 위한 시설들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2개 이상의 스크린과 각각의 별도 프로젝터가 있으면 가장 이상적이다. 워룸에서 운용될 모든 노트북에는 인터넷라인이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 기업 내부 인트라넷에 위기관리 포털이 설치되어 있을 경우에는 이를 시뮬레이션 시간 동안 지속적으로 보여주는 별도 스크린세트가 필요하다.

또한 워룸에는 텔레컨퍼런스 장비와 필요에 따라 다국간 화상회의 시스템이 설치되기도 한다.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 각각이 보유해야 하는 위기관리 매뉴얼들도 필요하다. 상황판으로 벽에 붙일 수 있는 대형 포스트잇 전지 등 각종 문방구들과 개인 휴대폰도 필수다. 유선전화도 상당히 많은 라인이 연결되어야 한다. 팩스, 복사, 스캔 등이 가능한 복합기 설치도 필요하다. 대형 회의용 탁자와 의자들 그리고 스낵섹션도 필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많은 인력들과 수많은 장비들 그리고 상황에 따른 수백종류의 시나리오들이 모두 완비되어 운용 가능한지를 마지막으로 점검하는 리허설은 매우 중요하다. 단 하나의 나사만 빠져도 시뮬레이션의 방향이나 전략이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틀어 질 수 있으므로 컨설턴트 입장에서는 완전한 통제가 가능한 체계적 관리가 필요하다]

자사의 위기관리 매뉴얼에 담긴 워룸 내 설치 장비 전체를 하나 하나 들여다보고 그에 맞추어 설치를 진행하는 게 좋다. 단, 문제는 예산이다. 일부 기업에서는 매뉴얼상에서는 완벽한 워룸 장비들을 제안해 놓았지만, 실제 워룸으로 지정된 대회의실에는 예산문제로 인해 적절한 장비를 투입하지 못하는 경우들도 있다. 생각해 보라 언제 위기가 발생 해 워룸이 운용될지도 모르는데, 그 워룸에 비싼 복합기들과 전화선연결, 수천 만원의 화상회의시스템을 평소 설치 해 놓고 무작정 기다릴 기업이 얼마나 될까?

이와 관련해 중요한 역량은 ‘만약 위기가 발생 해 워룸이 가동 되야 할 때 이 모든 장비들이 어느 정도 시간 내에 확보되고, 운영 가능한 상태로 설치 완료 될 수 있는가?’하는 부분이다. 워룸이 설치 되야 할 때 한 두 시간 내에만 다른 설치장소에서 이동 설치해 운용 가능한 상태로 완비될 수 있다면 별반 문제는 없다. 보통 이 워룸 내 장비 설치에 있어 역할과 책임은 총무/관리부문을 주관으로 한다. 이 부문이 시뮬레이션에 참여할 때는 워룸 설치 시간과 기준에 대한 점검을 할 때도 있다.

이 모든 인력들과 장비들을 가지고 시뮬레이션 몇 일 전에 전반적인 리허설을 실시한다.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클라이언트사 실무자들과 운용을 책임질 컨설턴트들이 참여한다. 메인 컨설턴트가 총괄PD의 역할을 하면서 실제 시뮬레이션이 진행되는 순서에 따라 준비 여부와 대력적인 실행 활동들을 하나 하나 점검한다. 클라이언트사 실무자는 이를 따라가며 전체적인 흐름을 미리 감상할 수 있다.

여기에서 하나 질문. “클라이언트 실무자도 실제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에 참가해야 하는가? 아니면 메인 컨설턴트와 함께 옵저버로서 워룸에 남아 있어야 하는가?”하는 질문들을 실무자 분들이 많이 한다. 답변은 항상 “가능한 참여 하십시오”다. 시뮬레이션의 목적을 한번 생각해 보자. 그리고 위기관리 시스템 프로젝트 전반을 담당한 실무자로서의 전문성을 사내에 확실하게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

사실 위기관리 시스템 프로젝트를 일정기간 리드한 실무자만큼 ‘준비된’ 사내 전문가는 없다. 내가 설계하고 내가 만든 자동차를 한번 시험운행 해본다는 마음으로 익숙하게 대응하면 된다. 시뮬레이션이 진행되는 동안 자기 자신을 향해 반짝이는 CEO의 눈빛을 경험해보자.

다음 글에서는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운영 및 평가를 위한 체크리스트는?’을 다루겠습니다

5월 032012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관리]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시뮬레이션 준비를 위한 사전 브리핑은 어떻게?’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시뮬레이션 준비를 위한 사전 브리핑은 어떻게?’

클라이언트사 실무자들에게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은 자신들의 프로젝트 진행 결과를 내부로 공유하는 아주 중요한 이벤트다. 또한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진행 이후 대부분의 기업 CEO 및 임원분들은 자사 위기관리 체계에 대해 좀 더 현실적 시각들을 가지시게 되므로 위기관리 업무를 진행하는 데 있어 상당한 지원을 획득할 수 있는 가능성이 극대화된다.

시뮬레이션 진행을 위한 모든 준비들이 끝나면 시뮬레이션의 내용과 진행방식에 대해 사전에 해당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에게 브리핑을 해야 한다. 일부 여러 번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진행 해 보신 기업에서는 ‘불시에’ 진행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극히 일부 숙련된 위기관리 체계를 가진 기업들에만 한 한다. 일반 기업들이 ‘불시에’ 시뮬레이션을 진행하게 되면 이후 상당한 후폭풍(?)이 실무자들에게 다가온다.

시뮬레이션에 대한 사전 브리핑은 일반적으로 시뮬레이션 진행 일주일 전 시점에서 진행된다. 보통 시뮬레이션 진행을 지휘할 메인 컨설턴트가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의 소개, 시뮬레이션에서 다루어 질 시뮬레이션용 이슈 소개, 기본적인 대응 체계 안내, Q&A의 순으로 브리핑을 진행한다. 브리핑시에 중요한 점은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이 모두 모여야 한다는 것이다. 한 명이나 한 부서만이라도 빠지게 되면 시뮬레이션 당일 상당한 빈 구멍이 발생하게 된다. 만약 브리핑을 실시하지 않는 경우에는 시뮬레이션 당일 절반의 시간은 혼돈(chaos)의 시간으로 허비하게 되니 주의하자.

시뮬레이션 사전 브리핑에 대해 클라이언트사에서 가장 많이 질문하는 것은 “시뮬레이션 때 하달 될 시나리오들을 전부 공유해야 하는가?”하는 부분이다. 이에 대한 답은 항상 ‘아닙니다’다.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이 시나리오들을 미리 공유하고 그 스토리라인을 모두 숙지하고 있으면 이는 시뮬레이션이 아니다. 보통 공공기관에서 위기관리 연습 또는 훈련을 진행할 때 참석자 대부분이 시간대별로 진행될 시나리오들을 숙지하고 이에 따라 시간을 재가면서 움직이곤 하는데 이는 정확한 의미에서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은 아니다.

대신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에게는 시뮬레이션 때 다루어질 이슈들에 대해 공유는 가능하다. 대략적으로 어떤 류의 위기가 발생할 것이다라는 그림을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이 그릴 수 있게만 해주면 된다.

예를 들어 실제 최초 시나리오가:

 ‘2012년 11월 11일 오전 11시, OO시에 위치한 자사 OO공장 내에서 원인미상의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현재 오전 11시 30분 검은 연기가 공장위로 불꽃과 함께 치솟고 있으며, 이를 진화하기 위해 공장 내 소방팀이 출동해 119 소방서와 함께 진화작업을 펴고 있다. 아직까지 해당 폭발로 공장 내 직원들의 피해사실은 정확하게 집계되지 않고 있으나, 작업일지로 보아 30여명이 해당 장소에서 작업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이렇게 준비되어 있다면 시뮬레이션 사전 브리핑에서는 ‘공장 화재 및 폭발 사고가 다루어 질 것입니다’로 간단하게 브리핑하면 된다.

일반적으로 6시간 기준의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에서는 2-3개정도의 각기 다른 위기 이슈들을 선정해 운용도 가능하다. 물론 하나의 이슈만 가지고 깊이 있게 대응을 하는 시뮬레이션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공장 화재 및 폭발 사고’와 ‘노조파업’과 ‘환경오염관련 논란’등의 각기 다른 이슈들이 한번의 시뮬레이션에서 통합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떤 주제들로 시뮬레이션을 통합 디자인 할 것인가는 물론 클라이언트 실무 담당자와 컨설턴트들이 함께 결정한다.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브리핑에서 가장 중요한 준비물은 ‘위기관리 매뉴얼’이다.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에게 이번 시뮬레이션을 위해 자사의 기존 위기관리 매뉴얼을 잘 숙지하고 참가하라는 요청을 해야 한다. 간단하게 ‘공장 화재 및 폭발 사고’ 이슈와 관련해 컨설턴트가 매뉴얼을 보여주면서 토론을 하기도 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이라 할찌라도 대부분은 평소 위기에 대하여 깊이 있게 생각해 볼 기회가 없었던 분들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그들에게 처음부터 깊이있고 다양한 체계감각을 요구하면 안된다. 성심껏 그들에게 설명하고 반복 토론하는 것 밖에 다른 수가 없다. 위기관리 시스템을 만드는 방식은 성공을 위한 일종의 소모전이다] 

사고가 발생하면 어떤 이해관계자들이 중요한지, 내부적으로 사고관리는 어떤 부서가 주관이며 유관인지, 사상자 처리는 어떤 부서에서 하는지, 유가족 등에 대한 고지는 어떤 부서가 하는지, 사고관련 보험이나 복구자금 관리는 어떤 부서에서 하는지, 생산이 불가능하게 된 제품들에 대해 생산과 물류 비상 기획은 어떤 부서가 진행해야 하는지, 언론, 거래처, 고객, 직원, 정부기관 등과 같은 각각의 이해관계자 관리와 커뮤니케이션은 각각 어떤 부서가 리드해야 하는지 등등에 대해 설명해 보고 함께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다.

여기에서 한가지 실무자들이 이해해야 할 것은 위기관리 업무를 하고 있는 직원들 외에 다른 직원들이나 임원들은 평소에 ‘어떤 위기가 우리에게 발생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거의 해 본적이 없는 사람들이라는 사실이다. 따라서 가능한 상세하게 현실적으로 발생 가능한 위기에 대해 잘 설명해 주어야 한다. 생각해 본적도 없는 위기이기 때문에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대응 R&R(role & responsibility)를 따져 본적이 없는 것도 당연하다. 대응 프로세스를 모르는 것도 당연하다. 이에 대한 인지를 높여주는 것이 시뮬레이션의 큰 목적이니 참을성을 가지고 반복 설명해 이해를 도모해야 한다.

재미있는 것은 사전에 아무리 브리핑을 자세하게 하고, 반복하고, 위기관리 매뉴얼을 숙지시켜도 실제 시뮬레이션이 시작되면 대부분의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은 자신의 역할과 책임을 까맣게 잊어먹게 되는 현상이다. 이는 위기관리가 암기나 학습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경험으로 획득해야 하는 경험지라는 것을 알게 해 준다. “해봤어? 해보고 이야기 해!”하는 경험지에 대한 이야기다. 시뮬레이션은 그래서 필요하다.

다음 글에서는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시뮬레이션 리허설은 어떻게?’를 다루겠습니다

5월 022012 Tagged with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관리]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워룸과 컨트롤 룸은 어떻게 준비하나?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워룸과 컨트롤 룸은 어떻게 준비하나?

지난 포스팅에서도 공유했듯이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은 클라이언트사의 위기관리 위원회가 시뮬레이션을 진행하는 워룸(war room, 위기통제센터)과 그에 대응하는 레드팀(red team)인 이해관계자들이 머무르는 콘트롤룸(control room, 이해관계자센터)에서 동시 진행된다.

일반적으로 클라이언트들께서는 ‘워룸은 어디에 위치해야 하는가?’하는 질문을 가장 먼저 하신다. 위기를 통제하기 위한 위기관리 위원회의 워룸은 그 설치 장소와 준비사항들이 디테일 하게 위기관리 매뉴얼에 기재되어 있다. 위기관리 매뉴얼에 따라 현실성을 강조하려면 그 워룸 장소를 활용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시뮬레이션을 진행하면서 워룸의 위치 적절 여부와 내부 설비 등의 적정성들을 검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진행할 때 사내 내부의 실제 워룸을 사용하는 데에는 몇 가지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있어 다른 제3의 장소를 물색하는 클라이언트들도 많다. 우선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사내에서 평시에 진행하기에는 부담이 크다. 본사 내 많은 직원들이 일상 업무를 진행하고 있는 환경에서 아무리 독립된 공간이라고 해도 워룸이 시끌시끌하고, 워룸과 컨트롤룸에서 낯선 사람들(이해관계자 역할을 하는 컨설턴트들)이 이합집산을 하고 하는 모습은 직원들에게 많은 방해가 된다.

더욱 시뮬레이션을 어랜지 하는 실무자들은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이 일상적으로 다른 업무의 간섭이나 훼방을 받지 않고 오직 시뮬레이션에만 집중할 수 있으려면 외부 제3의 장소가 더 낫다는 의견들을 준다.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에게 시시각각으로 걸려오는 업무 전화와 미팅 요청 그리고 이메일들로부터 시뮬레이션 시간 동안은 그들을 완전하게 격리 시키기 위해서다. 실제로 사내에서 진행되는 시뮬레이션은 위기관리 위원회의 집중도가 떨어진다.

외부 제3의 장소로 이용되는 곳은 호텔 내 대형 비즈니스룸이나 컨벤션룸 그리고 전문적인 대여공간 등이 있다. 일부 사내 연수원을 활용하거나, 교외의 특정 장소를 섭외하기도 한다. 장소를 선택 할 경우 중요한 고려사항들 중 하나는 그 장소 주변에 얼마나 타사나 경쟁사 등이 자유롭게 접근 가능한가 여부다. 시뮬레이션을 하는 동안 정신 없는 워룸에 경쟁사 직원이 참관을 하는 경우를 상상해 보라. 외부 공개된 공간을 사용할 때에도 외부 인사들에 대한 철저한 출입관리와 시뮬레이션 내용이나 이벤트 명을 외부로 공시하지 않는 컨피텐셜 한 환경이 가장 우선시 된다.

그 다음 중요한 워룸 선정 시 고려사항은 그 워룸과 저편 컨트롤 룸과의 거리를 어떻게 통제할 수 있는가 하는 부분이다. 첫째로 양 공간간에 유선전화 라인과 팩스라인 인터넷 라인들이 충분하게 연결되고 제공되어야 한다. 특히 유선 전화라인은 (익스텐션이라도 상관없음) 가능한 많이 확보 할 수 있어야 한다. 워룸내에는 일반적으로 외부 이해관계자수에 버금가는 유선전화를 설치해 운용한다. 따라서 최소 5개에서 많게는 10개 이상의 유선전화 라인들이 필요하다. 물론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의 휴대폰을 이해관계자들이 활용도 하지만, 유선 전화라인의 존재 이유들 중 하나는 상황의 긴급성을 강조하고 환경 압력으로서의 역할도 있어 중요하다. 상상해보라 전화기 10통이 6시간 이상 동시에 울리고 있는 상황을.

사용자 삽입 이미지[시뮬레이션에서 워룸 내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이 절실하게 그리워(?) 하는 것은 음료수와 스낵들이다. 워룸에서의 6시간은 스트레스와 혼란의 연속이다. 목이타고 저혈당이 되 어지럽다. 일부 임원들은 몇시간 동안 흰머리가 더 늘었다는 농담조 불평을 하시기도 한다. 시뮬레이션 진행 실무자는 가능한 범위에서 최대한 배려해 음료수와 스낵을 무한 공급 할 필요가 있다]

둘째 워룸과 컨트롤룸간 통제 시 고려사항은 이동환경이다. 기본적으로 컨트롤룸에는 언론 역할을 하는 이해관계자들도 있는데 이들이 TV취재장비들을 들고 워룸쪽으로 이동하는 데에는 많은 제약이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특급호텔 비즈니스룸이나 컨벤션룸간에는 TV카메라 촬영과 이동이 엄격하게 제한된다. 다른 호텔고객들이 혼비백산하거나, 불필요하게 구경거리가 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 따라서 완전히 격리된 두 공간이어야 하며 그 거리는 가까울수록 좋다.

워룸이나 컨트롤 룸간에 설치되는 모든 장비들은 거의 비슷하다. 워룸에 비치되어야 하는 준비물등은 ‘실제 위기관리에 필요한 모든 기자재’다. 일부 기업에서는 비즈니스 특성상 텔레컨퍼런스 시설을 추가하거나, 3국간 화상회의 시설이 요구되기도 한다.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많이 진행 해 본 컨설턴트들은 그 리스트를 보유하고 있으며, 시뮬레이션 준비 기간 동안 각각의 장비들을 설치 할 워룸과 컨트롤룸 설계를 자세하게 코칭 해 준다. (설치장비들은 회사의 비즈니스 특성과 규모 그리고 위기관리위원회 특성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디자인되며 그 설치물들의 규모는 수십에서 수백 pc에 이를 수 있다)

워룸이나 컨트롤 룸의 규모는 위기관리 위원회의 규모와 이해관계자 그룹의 규모에 달렸다. 시뮬레이션을 진행해 본 경험에 의하면 장소는 가능한 넉넉한 규모가 좋다. 워룸의 설계 또한 컨설턴트들이 지원하지만, 기본적으로 모든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과 관련 주관 및 유관 부서 책임자들이 자유롭게 동선에 따라 움직이면서 통합적인 회의를 진행할 수 있는 시설이면 된다. 전체적으로 참여 구성원들이 확정되면 컨설턴트들은 워룸으로 사용될 후보지들을 물색하고 그 규모와 환경에 대해서도 코칭한다.

워룸과 달리 컨트롤룸에 설치되어야 하는 특수한 장비들은 워룸의 상황을 컨트롤 룸에서 볼 수 있는 모니터링 장비 정도다. 예산상 이를 생략(!)하고 CEO와 임원들이 머무르는 워룸에만 예산을 집중하는 클라이언트사들도 많지만, 가능한 워룸 모니터링용 영상장비들은 권장된다. 그래야 컨트롤룸에 주재하는 컨트롤룸 리더가 워룸 내의 상황을 어느 정도 실시간 파악할 수 있으며, 워룸에 주재하는 메인 컨설턴트의 지시를 정확하게 따를 수 있다. 시뮬레이션의 정확성과 역동성 확보에 필요한 시스템이다.

6시간 이상이 진행 되다 보면 항상 시뮬레이션 시간 내에 식사 시간이 걸치게 마련이다. 일부 클라이언트는 시뮬레이션을 멈추고 식사를 사입 해 공식적인 식사휴지기간을 가지기도 한다. 하지만 권장하는 바는 공식적인 식사휴지기간을 가지지 않고 간편식으로 일부 진행하면서 시뮬레이션을 지속하는 형태다. 이는 실제 위기 상황을 상상해 보아도 이해가 된다. 중대한 위기 시에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이 줄줄이 식당으로 이동하거나, 위기대응을 쉬면서 와인을 곁들인 멋진 식사를 하지는 않는 것처럼 말이다. 위기는 식사를 하며 쉬지 않는다.

다음 글에서는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시뮬레이션 준비를 위한 사전 브리핑은 어떻게?’를 다루겠습니다

4월 272012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관리]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시나리오와 진행 준비는?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시나리오와 진행 준비는?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의 품질은 위기 시나리오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진행하는 컨설턴트들이 쏟는 시간들을 100이라고 했을 때 시뮬레이션용 시나리오를 개발하는데 드는 시간이 절반이 넘는다. 그 만큼 시뮬레이션을 위한 시나리오는 현실성, 디테일, 구조성, 논리성, 위급성, 정확성 등이 담보되어야 한다.

시뮬레이션에 참가하신 일부 임원분들은 자신의 담당분야와 관련된 특정 시나리오에 있어 ‘비현실성’을 지적하시는 경우들도 있다. 보통 “이런 사건은 발생할 가능성이 없어요”하는 전문적인 조언이시다. 그러나 위기관리 전문가들은 ‘발생할 가능성이 낮다는 것’과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는 동일하지 않다고 강조한다. 발생가능성이 낮은 극적인 사건이 발생되는 것을 우리는 이미 여러 번 보았다. 911사태를 기억하자.

전문적으로 훈련된 컨설턴트들이 개발한 위기 시나리오는 몇 개월 후에 해당 회사에 실제 발생되는 경우도 많다. 그 만큼 발생가능성과 현실성에 있어 담보가 되어 있는 시나리오다. 디테일이나 해당 상황을 둘러싼 이해관계자들의 입장과 생각들도 고도로 구조화되어 준비된다. 모든 시나리오 구조들을 들여다보면 이런 상황이 바로 어떤 모습인지를 아주 생생하게 알 수 있게 된다.

일단 클라이언트 실무자들이 컨설턴트들이 개발 한 위기 시나리오들을 공식적으로 컨펌 해 주면, 그 다음부터 컨설턴트들은 서로 이해관계자의 역할을 나눈다. 해당 상황이 대규모 리콜 관련 위기라고 하면, 우선 일반 소비자, 리콜 피해 주장 소비자, 소비자단체, 리콜 관련 정부 규제기관, 투자자 그룹, 직원, 리콜 과정에 연관되어 있는 매장주인, 거래처, A/S요원들, 블로거를 포함한 SNS 공중, 관련이슈 취재 기자들 등의 역할을 할 컨설턴트들이 각각 지정된다.

이 컨설턴트들은 각자 이해관계자 전문성들을 바탕으로 해당 위기 시나리오 각각에 관련된 특정 이해관계자들의 입장을 정리하고, 그 입장을 기반으로 하는 주장, 요구, 법적 대응조치 여부, 기타 돌발적 행동 등을 리스팅 한다. 또한 그 2차 상황 각각에 대해 클라이언트사의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이 대응해 올 변수들을 여러 개로 나누어 각각에 대한 plan B, C, D를 개발해 준비한다. 즉, 클라이언트사의 위기관리 위원회가 어떤 대응을 하더라도 그 대응에 곧바로 맞설 수 있는 이해관계자 체계를 꼼꼼하게 구축하는 것이다.

한번의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위해서는 6시간 기준으로 메가 시나리오 6개 X 이해관계자 10명의 기본 대응 플랜 X 상대 위기관리 위원회의 예상되는 대응들 평균 3개 유형 X 각 이해관계자별 Plan B들 평균 2개 = 즉, 360여 개의 크고 작은 세부 대응안들이 구조화되어야 한다. 생각보다 큰 작업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시뮬레이션이 진행되는 위기통제센터(war room)에는 Red team의 일원이자 리더인 메인 컨설턴트가 주재한다. 이 메인 컨설턴트는 위기관리 위원회의 모든 대응 프로세스들을 기록하는 동시에, 상황전개에 따라 컨트롤 룸의 이해관계자들을 적시적소에 투입하는 시뮬레이션 운영자의 역할을 한다]

또한 이런 많은 시나리오별 대응 구조들은 실제 시뮬레이션이 진행되는 동안 위기관리 위원회가 대응 활동을 펼칠 위기통제센터(war room)에 주재하는 메인 컨설턴트(red team의 일원)의 역할과 함께 시너지를 이룬다. 이 메인 컨설턴트는 옵저버로서 일종의 투명인간의 역할을 한다. 위기통제센터내 CEO를 비롯한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 수십 명이 나누는 상황분석이나 전략 도출 과정의 대화들을 꼼꼼하게 체크하고, 그들의 대응방식에 대해 미리 이해를 한다.

그리고 그들의 대응역할의 분담에 있어서도 구체적인 내용들을 들여다보게 된다. 따라서 저 밖에서 대응하고 있는 레드팀(Red Team)에게 지속적으로 위기통제센터내의 진행 상황을 공유하고 준비된 플랜들을 즉석에서 수정하여 이해관계자들에게 역 하달하기도 한다. 이렇게 되면 전체적인 세부 대응안들은 확률상으로 수백 개에 이르게 된다.

모든 시나리오와 컨설턴트들의 이해관계자 역할배분 및 Red team 구축 완료 그리고 세부 이해관계자들의 대응안들이 모두 준비되면 1차적인 준비는 끝났다고 본다. 컨설턴트들을 시뮬레이션 이전 몇일전 실제 전체 프로세스를 도상훈련과 리허설을 해본다. 위기관리 매뉴얼로 무장된(!) 위기관리 위원회에 싸워 이길 수 있는 ‘이해관계자 빙의(憑依)’의 시간을 가지는 것이다.

일부 이해관계자의 역할에 있어서 전문적인 배우나 전문가, 실제 인부들이 활용되기도 한다. 이는 시뮬레이션에 있어 극적인 효과와 더불어 실제적인 외부 압력으로 작용하게 된다. 이런 서비스를 선택하는 클라이언트들은 상당히 고도화된 환경설정을 원하는 기업들로 상당한 수준의 예산을 지원한다.

모든 준비된 위기 시나리오는 시뮬레이션의 진행과 함께 위기관리 위원회에게 여러 포맷으로 전달된다. SMS로 전체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에게 전달 될 수도 있다. 블로그 포스팅이나 온라인 뉴스 기사로 전달되기도 한다. TV 긴급 속보로 전달되기도 한다. 실제 신문기사나 해외발 기사로도 전달된다. 위기통제센터에 진입한 외부 이해관계자나 신너를 몸에 뿌리고 자살 소동을 벌이는 피해 투자자가 바로 위기 시나리오 자체가 되기도 한다. 위기통제센터에 모여있는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이 직관적으로 ‘이런 이런 위기가 발생했구나’하고 알 수 있는 충격과 공포가 바로 잘 된 위기 시나리오의 초기 유형이다.

이번 글에 이어 다음 글에서는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워룸과 컨트롤 룸은 어떻게 준비하나?’를 다루겠습니다

4월 262012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관리]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어떻게 준비하나?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어떻게 준비하나?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은 상당히 긴 준비기간을 필요로 한다. 일단 기업 내부적으로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진행할 수 있는 위기관리 위원회 멤버들의 인식이 전제된다. 그들은 위기관리 매뉴얼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어야 하며, 최소한 자신의 부서가 특정 위기 시 어떤 활동들을 진행해야 하는지에 대한 개념이 정착되어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기업내부 위기관리 실무자들은 수회에 걸친 위기관리 매뉴얼 브리핑을 실시하고,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진행방식에 대한 브리핑도 제공한다. 실제 진행되는 플로우들을 컨설턴트들이 자세하게 설명하고 Q&A를 받는 형식으로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준비를 시작한다.

기업 내부 위기관리 위원회만 준비를 해야 하는 건 아니다.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에서 일명 레드팀(Red Team, 상대 그룹) 역할을 할 컨설턴트들 모두도 해당 클라이언트사의 위기관리 매뉴얼을 매우 심도있게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물론 전반적인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을 함께 한 컨설턴트라면 잠을 자면서도 위기관리 매뉴얼 플로우를 암기할 수 있겠지만, 시스템 구축을 함께 하지 않은 컨설턴트들의 경우에는 별도의 매뉴얼 숙지 공유 기간이 필요하다. 보통 숙련된 컨설턴트들은 새로운 기업의 위기관리 매뉴얼을 완전하게 숙지하는데 평균 2주 가량을 필요로 한다.

기업 내부와 외부 컨설턴트, 즉 피아가 모두 위기관리 매뉴얼을 숙지했다면, 그 다음은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위한 주제 설정이다. 대부분의 기업 위기관리 매뉴얼은 발생 가능한 위기요소들을 리스팅화 하는데 그 많은 리스트에서 어떤 특정 위기상황을 시뮬레이션화 할 것인지 선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선정하는데 있어서는 내부에서 조만간 발생 가능한 위기상황을 선정해 내는 혜안을 가진 인하우스 실무자와 외부에서 많은 시뮬레이션을 진행해 본 컨설턴트들간의 협업이 필요하다.

일부 리스트화 되어 있는 위기 요소들 중에는 아무리 컨설턴트들이 설계를 잘해도 ‘시뮬레이션화’하기 힘든 유형들이 있다.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은 함께 경험하고, 체계적인 개선 포인트를 찾기 위한 전략적 이벤트이기 때문에 시뮬레이션 주제의 선정은 매우 중요하다.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은 최대 8시간까지 진행 가능하다. 하지만, 기업 내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이 하루 전체를 온전히 내 줄 수 있는 곳은 많지 않다. 일부 외국기업들의 경우에는 주로 임원들로 구성된 위기관리 위원회를 교외의 워크샵 장소로 초대해 수일간 진행되는 워크샵 일정의 하나로 진행하기도 하지만, 실무자들 입장에서도 하루를 온전히 할애 받기는 어려워 보인다.

많은 기업들은 4-6시간의 시뮬레이션을 원한다. 필자의 경험으로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 전체가 진정한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경험할 수 있으려면 최소 6시간 정도를 권장한다. 그 이유를 간단하게 설명하면 위기상황이 발생한 직후부터 시간을 재어 보면 2-3시간 이후부터야 제대로 된 역할분담과 위기관리 매뉴얼에 따른 의사결정들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전 2-3시간은 말 그대로 ‘패닉’과 ‘우왕좌왕’의 시간으로 소비된다. 물론 이 시간을 함께 경험하는 것도 상당히 중요한 시뮬레이션의 가치다. 위기관리 시스템의 기반은 ‘우리가 얼마나 체계 없이 대응해 왔는가?’하는 깨달음에서 시작하기 때문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시뮬레이션의 한 시간은 실제 위기 상황에서의 반나절 가량으로 보면 된다. 그 만큼 시뮬레이션에 참가한 CEO 및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은 압축된 스트레스를 경험한다.]

6시간~8시간 기준으로 위기상황에 따른 시나리오는 평균 6개~8개 가량 개발된다. 한 시간에 하나의 위기상황이 하달된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는 각 컨설턴트들의 진행 방식과 인하우스의 요청에 다라 달라질 수 있다) 상당히 터프 한 상황전개와 속도다. 개념적으로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은 실제 위기상황을 10분의 1가량으로 압축하고 있다는 느낌으로 이해하면 된다.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에 참가한 일부 임원분들은 빠르게 전개 발전되는 시뮬레이션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시고, “이런 사건이 이렇게 빨리 NGO/언론/정부기관에게 알려질 수가 없다”는 등 불평을 하시는데 이는 시뮬레이션상의 시간의 길이와 실제의 시간 길이를 같은 것으로 보시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하면 시뮬레이션의 한 시간은 실제 위기 상황에서의 반나절 가량으로 보면 된다. 그 만큼 시뮬레이션에 참가한 CEO 및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은 압축된 스트레스를 경험한다.

준비과정에서 또 하나 핵심은 이번에 기획된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에 CEO께서 참가하시는가 하시지 않는가 하는 결정 부분이다. 분명히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은 위기관리 매뉴얼에서 정해 놓은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이 하나도 빠짐없이 참가하는 게 맞다. 실제 위기를 상정해 보고 실제와 같이 진행하는 것이 기본이다. 그러나 일부 기업 CEO분들은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에 참가하시는 것을 일정부분 꺼리시는 경향도 있다. 이런 부분은 경험 많은 컨설턴트들과 함께 인하우스 내부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다. 예를 들어 CEO만을 위한 사전 시뮬레이션 브리핑이나 매뉴얼 브리핑이 있으면 많은 부분 CEO의 부담과 우려를 해소시켜 드릴 수 있다.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을 진행한 인하우스 실무자의 입장에서도 CEO의 시뮬레이션 참가 여부는 사후 평가 수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CEO가 참가하시는 시뮬레이션을 진행해 본 실무그룹들과 그렇지 못한 그룹들 간에는 매우 큰 차이가 있다. 단순 평가의 차이도 있겠지만, 시뮬레이션에 참가한 위기관리 위원회의 진지함이나 성실성 그리고 정확성에 있어 CEO 참가 여부는 큰 영향을 미친다. CEO는 위기 시 위기관리 위원회를 향한 가장 강력한 내부압력이기 때문이기 때문이다.

만약 CEO께서 여러 일정으로 시뮬레이션 전반을 함께 하시지 못한다면, 시뮬레이션 진행 최초 1시간과 최종 1시간을 나누어 참관 또는 참여하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렇지 않다면, 실제적으로 위기관리 위원회에서 먼저 시뮬레이션을 시작하고, 상황이 위중해지는 시기에 CEO에게 올라가 보고하고 위기통제센터(war room)으로 참석을 유도하는 현실적 방식도 권장된다. (단, 이상의 옵션들에는 좀 더 세부적인 컨설턴트들의 pros & cons를 청취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번 글에 이어 다음 글에서는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시나리오와 진행 준비는?’을 다루겠습니다.

4월 242012 Tagged with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관리]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뭘까? 왜 할까?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뭘까? 왜 할까?

“해 봤어? 해 보기나 했어? 안 해 봤으면 말을 하지마`!”하는 이야기들을 자주하는 실무자들이 있다. 위기관리 시뮬레이션(Crisis Management Simulation)은 바로 이런 실무자들이 좋아할 만한 서비스다. 실제로 해당 위기를 경험해 보자는 취지다. 단순 경험만을 목적으로 하는 것은 물론 아니다. 실제적 경험을 통해서 우리 기업내부의 위기관리 체계(system)를 점검해 보고, 취약점들을 하나 하나 잡아내 보자 하는 것도 중요한 목적이다.

보통 두꺼운 매뉴얼을 만들어 놓고 “우리는 위기관리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는데, 실제 기업 위기관리 실행을 해 본 실무자들은 이런 자만심 뒤편에는 왠지 불안함을 느끼게 마련이다. ‘실제 이 매뉴얼대로 어떻게든 진행이 될까?’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준 컨설턴트들도 마찬가지다. ‘매뉴얼이나 조직구성이나 프로세스들을 모두 정립 해 주긴 했는데……실제 내일이라도 위기가 발생하면 우리가 납품한 데로 저분들이 잘 해 나갈 수 있을까?’하는 불안함이 남는다. 당연하다. 시스템은 시스템일 뿐 시스템 자체가 운용가능성을 개런티 하진 않는다.

일부 실무자들과 컨설턴트들은 ‘교육’을 통해 시스템을 안착시켜보려 노력하기도 한다. 하지만, 사람이 하는 일들 중에 ‘교육’만큼 생산성 없는 일이 없다는 이야기를 기억해 보자. 교육에도 한계가 있다. 지금까지 필자의 경험상으로도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임원들과 팀장들에게 브리핑하고 교육할 때 ‘밝은 표정’을 짓고 있거나 관심을 가지고 꼼꼼하게 이해하려 하는 분들은 극히 드물었다. 당연한 반응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은 클라이언트사의 위기관리 위원회가 머무르는 워룸(war room)과 외부 이해관계자들이 머무르는 컨트롤룸(control room)에서 동시 진행된다. 사진은 컨트롤룸에서 외부 이해관계자들이 워룸에 있는 위기관리 위원회를 공격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모습]

이런 모든 분들에게 실제 경험을 주는 거다. 말 그대로 충격과 공포를 안겨줘 보는 거다. 그들로 하여금 스스로 매뉴얼을 찾아보게 만들고, 그 내용을 빨리 이해하게 만들어 주는 거다. 위기가 발생하면 얼마나 많은 일들이 한꺼번에 쏟아지는 지를 피부에 와 닿게 경험해 보는 거다.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은 클라이언트가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을 원할 때 서비스의 첫 개시로 진행되기도 한다. 이런 형식의 시뮬레이션은 해당 클라이언트 조직이 ‘얼마나 준비되어 있지 않은가?’를 아주 정확하게 보여 주게 된다. 컨설턴트측면에서는 해당 클라이언트의 현재 위기관리 체계와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의 위기관리 역량을 측정해 볼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가 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하달된 위기상황에 따라 사건 피해자, 노조, 일반직원, 거래처, 정부 규제기관, NGO, 경찰, 언론, 경쟁사 등의 외부이해관계자들이 위기상황을 극단으로 치닫게 만들어 준다. 당연히 워룸에서는 더 큰 혼란이 조성된다.]  

하지만,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은 많은 클라이언트들이 전체적인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작업을 끝내고 해당 시스템이 실제 운용가능한지 여부를 측정하기 위해 실행한다. 여기에서 수집된 많은 개선점들은 다시 환류 관리 성격을 띠고 해당 시스템에 재 적용된다. 계속 강해지는 시스템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만든 실무자 입장에서는 이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이 곧 프로젝트의 완성을 상징하는 것이라 특별한 의미가 있다. CEO를 비롯해 많은 임원들에게 해당 시스템을 한번 운용해 보시라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CEO와 임원들은 실제 상황하에서 해당 시스템을 운용해 보고 만족감을 표시한다.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진행하는 컨설턴트들의 품질과 수준에 따라 해당 만족도는 차이가 있겠지만, 대부분의 시뮬레이션은 그 자체로서 많은 인사이트를 가져다 주기 때문에 임원들이 좋아한다. 즉, 실무자들이 인정받기 좋은 툴이다.

위기관리를 실행하는 운용 실무자들의 입장에서는 해당 시뮬레이션을 통해 자신들이 각자 어떤 일들을 해야 하는지 인지하는 동시에, 얼마나 힘든 일을 하는지를 CEO와 임원들에게 그대로 보여 줄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몇 시간 동안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진행하고 나면, CEO와 임원들이 이런 피드백을 준다.

“홍보실이 제일 고생하는 것 같아…”
“기획 쪽에서 대관업무하고 NGO관련 업무를 다 가져가는 게 어떨까?”
“우리 로펌이 이런 이슈에 대해서는 전문성을 좀 가지고 있나? 법무실장이 한번 확인해 보세요” “HR은 인트라넷을 통해 위기 시에 대 직원 커뮤니케이션이 좀더 활성화 될 수 있도록 준비해 보세요”
“우리 위기관리에 필요한 예산은 어디서 어떻게 끌어 올 수 있지?”

이런 주문들과 평가들이 나온다. CEO와 임원들이 모두 모여 앉아서 언제 이런 실제적인 주문과 평가들을 하실 기회가 있을까? 시뮬레이션은 그래서 그 자체로 큰 의미를 가진다.

다음 글에서는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어떻게 준비하나?’를 다루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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