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72012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관리]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시나리오와 진행 준비는?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시나리오와 진행 준비는?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의 품질은 위기 시나리오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진행하는 컨설턴트들이 쏟는 시간들을 100이라고 했을 때 시뮬레이션용 시나리오를 개발하는데 드는 시간이 절반이 넘는다. 그 만큼 시뮬레이션을 위한 시나리오는 현실성, 디테일, 구조성, 논리성, 위급성, 정확성 등이 담보되어야 한다.

시뮬레이션에 참가하신 일부 임원분들은 자신의 담당분야와 관련된 특정 시나리오에 있어 ‘비현실성’을 지적하시는 경우들도 있다. 보통 “이런 사건은 발생할 가능성이 없어요”하는 전문적인 조언이시다. 그러나 위기관리 전문가들은 ‘발생할 가능성이 낮다는 것’과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는 동일하지 않다고 강조한다. 발생가능성이 낮은 극적인 사건이 발생되는 것을 우리는 이미 여러 번 보았다. 911사태를 기억하자.

전문적으로 훈련된 컨설턴트들이 개발한 위기 시나리오는 몇 개월 후에 해당 회사에 실제 발생되는 경우도 많다. 그 만큼 발생가능성과 현실성에 있어 담보가 되어 있는 시나리오다. 디테일이나 해당 상황을 둘러싼 이해관계자들의 입장과 생각들도 고도로 구조화되어 준비된다. 모든 시나리오 구조들을 들여다보면 이런 상황이 바로 어떤 모습인지를 아주 생생하게 알 수 있게 된다.

일단 클라이언트 실무자들이 컨설턴트들이 개발 한 위기 시나리오들을 공식적으로 컨펌 해 주면, 그 다음부터 컨설턴트들은 서로 이해관계자의 역할을 나눈다. 해당 상황이 대규모 리콜 관련 위기라고 하면, 우선 일반 소비자, 리콜 피해 주장 소비자, 소비자단체, 리콜 관련 정부 규제기관, 투자자 그룹, 직원, 리콜 과정에 연관되어 있는 매장주인, 거래처, A/S요원들, 블로거를 포함한 SNS 공중, 관련이슈 취재 기자들 등의 역할을 할 컨설턴트들이 각각 지정된다.

이 컨설턴트들은 각자 이해관계자 전문성들을 바탕으로 해당 위기 시나리오 각각에 관련된 특정 이해관계자들의 입장을 정리하고, 그 입장을 기반으로 하는 주장, 요구, 법적 대응조치 여부, 기타 돌발적 행동 등을 리스팅 한다. 또한 그 2차 상황 각각에 대해 클라이언트사의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이 대응해 올 변수들을 여러 개로 나누어 각각에 대한 plan B, C, D를 개발해 준비한다. 즉, 클라이언트사의 위기관리 위원회가 어떤 대응을 하더라도 그 대응에 곧바로 맞설 수 있는 이해관계자 체계를 꼼꼼하게 구축하는 것이다.

한번의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위해서는 6시간 기준으로 메가 시나리오 6개 X 이해관계자 10명의 기본 대응 플랜 X 상대 위기관리 위원회의 예상되는 대응들 평균 3개 유형 X 각 이해관계자별 Plan B들 평균 2개 = 즉, 360여 개의 크고 작은 세부 대응안들이 구조화되어야 한다. 생각보다 큰 작업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시뮬레이션이 진행되는 위기통제센터(war room)에는 Red team의 일원이자 리더인 메인 컨설턴트가 주재한다. 이 메인 컨설턴트는 위기관리 위원회의 모든 대응 프로세스들을 기록하는 동시에, 상황전개에 따라 컨트롤 룸의 이해관계자들을 적시적소에 투입하는 시뮬레이션 운영자의 역할을 한다]

또한 이런 많은 시나리오별 대응 구조들은 실제 시뮬레이션이 진행되는 동안 위기관리 위원회가 대응 활동을 펼칠 위기통제센터(war room)에 주재하는 메인 컨설턴트(red team의 일원)의 역할과 함께 시너지를 이룬다. 이 메인 컨설턴트는 옵저버로서 일종의 투명인간의 역할을 한다. 위기통제센터내 CEO를 비롯한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 수십 명이 나누는 상황분석이나 전략 도출 과정의 대화들을 꼼꼼하게 체크하고, 그들의 대응방식에 대해 미리 이해를 한다.

그리고 그들의 대응역할의 분담에 있어서도 구체적인 내용들을 들여다보게 된다. 따라서 저 밖에서 대응하고 있는 레드팀(Red Team)에게 지속적으로 위기통제센터내의 진행 상황을 공유하고 준비된 플랜들을 즉석에서 수정하여 이해관계자들에게 역 하달하기도 한다. 이렇게 되면 전체적인 세부 대응안들은 확률상으로 수백 개에 이르게 된다.

모든 시나리오와 컨설턴트들의 이해관계자 역할배분 및 Red team 구축 완료 그리고 세부 이해관계자들의 대응안들이 모두 준비되면 1차적인 준비는 끝났다고 본다. 컨설턴트들을 시뮬레이션 이전 몇일전 실제 전체 프로세스를 도상훈련과 리허설을 해본다. 위기관리 매뉴얼로 무장된(!) 위기관리 위원회에 싸워 이길 수 있는 ‘이해관계자 빙의(憑依)’의 시간을 가지는 것이다.

일부 이해관계자의 역할에 있어서 전문적인 배우나 전문가, 실제 인부들이 활용되기도 한다. 이는 시뮬레이션에 있어 극적인 효과와 더불어 실제적인 외부 압력으로 작용하게 된다. 이런 서비스를 선택하는 클라이언트들은 상당히 고도화된 환경설정을 원하는 기업들로 상당한 수준의 예산을 지원한다.

모든 준비된 위기 시나리오는 시뮬레이션의 진행과 함께 위기관리 위원회에게 여러 포맷으로 전달된다. SMS로 전체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에게 전달 될 수도 있다. 블로그 포스팅이나 온라인 뉴스 기사로 전달되기도 한다. TV 긴급 속보로 전달되기도 한다. 실제 신문기사나 해외발 기사로도 전달된다. 위기통제센터에 진입한 외부 이해관계자나 신너를 몸에 뿌리고 자살 소동을 벌이는 피해 투자자가 바로 위기 시나리오 자체가 되기도 한다. 위기통제센터에 모여있는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이 직관적으로 ‘이런 이런 위기가 발생했구나’하고 알 수 있는 충격과 공포가 바로 잘 된 위기 시나리오의 초기 유형이다.

이번 글에 이어 다음 글에서는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워룸과 컨트롤 룸은 어떻게 준비하나?’를 다루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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