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497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최근 저희 회사에 대해 여러 이슈가 불거져서 아주 곤혹스럽습니다. 내부에서는 일단 잠잠 해 질 때를 기다리자, 기자회견을 해서 적극 해명하자는 등 다양한 의견이 있습니다. 중요한 건 메시지인데요. 저희가 어떤 방향으로 메시지를 정해야 할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제가 파악하기로는 민감한 이슈가 처음 제기된 시점 이후 벌써 상당한 기간이 흐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연이어 부정적 보도가 이어지고 있어서, 내부적으로도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계실 것으로 보입니다. 이 시점에 어떻게 대응하는가에 대해 고민하고 계신 듯한데, 그 보다 더 신속하게 결정해 놓으셔야 하는 것은 말씀하신 대로 ‘메시지’입니다.
제기된 이슈 각각에 대해 당시 단편적 해명을 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일부 해명은 오해에 대한 반박이었고, 일부는 사과와 개선의 약속이었습니다. 그렇다면 현 시점에 회사에서는 추가적으로 어떤 메시지를 공유할 수 있는지를 고민해 보아야 합니다. 이전 공유했던 메시지를 종합적으로 모아 한번 더 공유할 것인지요? 아니라면, 초기 해명 이후 무언가 진행된 개선조치나 재발방지대책이라도 있는 것인지요?
일부에서는 문제해결 의지를 강력 천명하는 것은 어떤가? 하는 의견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전에 공유했던 의지 이외에 추가 또는 강화된 개선 의지가 실제 존재하는가에 대해서는 고민해 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더욱 강한 의지의 천명이 필요하다면, 커뮤니케이션 이전에 먼저 그 강한 의지를 신뢰받을 수 있는 수준으로 구체화시켜 놓아야 하겠지요.
그런 실체적 고민과 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많은 기업은 이슈관리를 위한 기자회견을 통해 단순 배경설명과 하소연 그리고 상식적 의지의 표현으로 ‘앞으로 잘 봐달라’는 커뮤니케이션에만 집중합니다. 구체적인 개선이나 재발방지 대책 실행 등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는 적절한 답을 하지 않습니다. 쉽게 표현하면 그런 기업의 해명은 공통적으로 ‘미래형’ 메시지가 많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개선할 것이다” “합의를 위해 찾아 뵐 예정이다” “앞으로 바뀌겠다” “앞으로 재발방지해서 더 이상 문제를 만들지 않겠다” “노력하겠다” 이런 메시지들은 ‘미래형’입니다. 제대로 이슈관리를 하는 기업은 “일부 개선하고 있고, 일부는 이미 개선 조치했다” “오늘 찾아 뵈었고, 대화를 시작했다” “바뀌기 위해서 현재 OOO을 진행중이다. OO때 까지는 그 결과를 공유하겠다” “현재 재발방지책 마련을 위해 OOO명과 OOO원의 개선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는 등 ‘진행형 및 완료형’ 메시지가 주를 이룹니다. 이슈가 된 문제 자체를 보다 진지하게 조치했다는 사실을 강하게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지요.
강한 의지란 신속하고 과감한 실천으로만 증명됩니다. 의지를 말로 강하게 커뮤니케이션 한다고 해서 관련 이해관계자들이 신뢰를 주지는 않습니다. 앞으로 하겠다는 말은 누구도 할 수 있습니다. 이미 했다, 하고 있다는 말은 아무나 하기 어렵습니다. 기자들과 이해관계자들은 그 두가지 메시지 간의 차이를 압니다. 정신이 없었다. 많은 고민이 필요했다. 인력이 부족했다. 열심히 하고 있다는 등의 피상적 해명 또한 미래형 메시지와 함께 피해야 할 나쁜 변명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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