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s by: 정용민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펌(Crisis Communications Firm) 스트래티지샐러드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11월 112007 0 Responses

Mattel로부터의 교훈과 벤치마킹

Mattel로부터의 교훈과 벤치마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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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트레이닝을 진행하면서 여러번 반복하는 말중에 하나가, “절대 어떤 경우라도 Guarantee 하지 마십시오”다. 특히 한국사람들은 이 ‘개런티’에 익숙하다. 내가 다시 그러면 손에 장을 지질께…다시 그러면 내가 성을 간다…내가 네 동생이다…등등 이런 종류의 개런티는 어쩌면 민족성을 대변할 수도 있겠다.

“다시는 이런 해프닝이 없어야 겠죠? 여기 어렵게 사장님께서 나오셨으니 소비자들과의 약속이라고 생각하시고 재발방지에 대한 다짐을 좀 해주시죠…” 나이스하게 TV 뉴스 프로그램에서 이런 함정있는 질문을 강요할 수도 있겠다. 기자들도 바보가 아닌이상 “개런티 하시지요?”라고 직접적으로 질문을 하진 않는다.

미디어 트레이닝을 제대로 받은 전문가들은 절대 공적으로는 ‘확언’을 하지 않는다. 오직 확언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회사의 철학, 정책, 그리고 해당 이슈에 대한 자신감있는 해결 의지/노력정도다. 여기에 맨처음 해당 이슈를 우리가 아주 serious하게 받아들이고 있고, 피해를 입은 대상이 있다면 그에 대한 deep sympathy를 먼저 진솔하게 깔아주는게 많은 도움이 된다.
여기에서 또 자칫하면 ‘배상’에 대한 문제가 나오는데 여기서도 절대 guarantee는 안된다. 이건 망하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피해자들에게는 최대한의 배상을…적극적으로 강구할 예정이다…”류의 침발린 말도 위험하다. “피해자들에게는 가능한 모든 관심과 조치를 기할 예정이다…”정도로 비확언적인 말이 안전하다.

한 일화에 의하면 예전 야당 총재시절 YS에게 한 기자가 개인적으로 현안 이슈에 대해 물었다. “YS, 지금 이 상황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실 예정입니까?” YS왈 “아무것도 정해진게 없어요” 그러더니 바로 그 다음날 아침 YS는 어제 그 질문과 관련한 중대한 발표를 했다. 섭섭한 기자는 YS를 찾아가 물었다. “아니, 총재님 어제 저녁에 제가 물었을때는 아무것도 정해진게 없으셨다고 하셨잖습니까. 섭섭합니다…” YS는 웃으면서 말했다. “자네가 물어볼 그 당시에는 아무것도 결정된게 없었어…”

여기서 보듯이 “현재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는 상당히 자주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노 코멘트”를 대신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화법이기 때문이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guarantee에 대해 살펴보자. 최근 가장 핫 이슈는 미국의 세계적 장난감 회사 ‘마텔(Mattel)’의 납성분이 든 페인트 장난감 리콜이다. 바로 얼마전에도 거의 비슷한 리콜이 있던 차라 미국 언론들은 물론 세계 언론이 화가 나있다. 오늘 미국의 유명한 미디어 트레이너 Eric Seidel의 이메일을 읽어보니 참 재미있는 ‘생생한 케이스’가 하나 나온다.

Guarantee를 하지말아라 하는 계명을 충실히 따르고 있는 Mattel의 회장이자 CEO인 Bob Eckert가 CNBC 뉴스의 David Farber의 ‘약간은 어눌한 질문’을 피해나가는 장면을 목격할 수 있었다.
 
Bob 회장의 핵심 메시지는 다음과 같다.

“Everything’s being tested now, repeatedly, and using new standards, even on older products”

David의 ‘어눌한’ 함정 질문에는…

“Can’t promise, no system is perfect, and we won’t be shy about future recalls, if necessary.” 정도의 완곡하지만 확신있는 표현으로 벗어 나고 있다. 표정이나 어투에서 미디어 트레이닝을 받은 것이 확실하다. (그런 질문을 아주 기다렸다는 표정이다…)

내가 보기에는 David이 너무 어눌했다. 혹시 Mattel 주주가 아닐까…농담이다. 😉 아무튼 마텔 케이스는 앞으로도 종종 회자 될 것 같다.

Eckert–Can_U_promise_this_is_last_recall.wmv

Mattel Stock Price Change

by 우마미 | 2007/08/16 20:50 | Crisis & Comm | 트랙백(1) | 덧글(1)
11월 112007 0 Responses

노 대통령, 김정일 `가게무샤`와 리허설?

노 대통령, 김정일 `가게무샤`와 리허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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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 김정일 `가게무샤`와 리허설? (중앙일보. 2007.8.10)

노무현 대통령의 방북을 앞두고 협상관련 트레이닝으로 ‘가게무샤’와의 실전 담화 연습을 중앙일보가 기사화 했다. ‘가게무샤(影武者)’는 일본말로 ‘가짜 무사’란 뜻이다. 이 경우에는 협상 대상의 역할을 맡아서 실전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연습시키는 사람이란 뜻이겠다.

기사에서는:

2000년 6월 준비성이 치밀한 김대중 대통령은 남북 정상회담을 1주일 앞두고 청와대 집무실에서 김정일 위원장과 가상 회담을 했다. 이 자리에는 김 위원장의 대역을 맡은 정부 부처의 한 직원이 DJ(김대중 대통령)의 맞은편에 앉아 실제 회담처럼 대화를 나눴다. 이 직원의 신분은 베일 속에 가려 있다.

국가정보원이 관리한다는 이 직원의 평소 임무는 김 위원장처럼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것이다.

아침에 북한 노동신문을 읽는 것으로 시작해 북한 TV와 서적 등을 보며 ‘김정일 되기’로 하루 일과를 보낸다.

애초엔 김일성 주석의 대역이었으나 그가 사망하고 1994년 김 위원장이 권력을 장악하자 김 위원장의 대역으로 임무가 바뀌었다는 게 정통한 소식통의 설명이다.

이라고 설명을 한다. 일반인들은 재미있는 이야깃 거리가 아닐수 없다.

그러나 PR service업계에서 제공하는 medai training service / crisis simulation service등의 professional service는 오랜전 부터 제공되어 왔다. 단지 정부수반을 위한 것인 것과 일반기업 CEO를 위한 것으로 그 대상에 차이가 있다. 또한 대상의 업무에 따라 대정부수반간의 협상 스킬인지 대언론 커뮤니케이션 스킬인지가 다르겠다.

아무튼, 정부에도 이런 시스템이 오래된 것으로 보인다. 아무래도 필요가 있는 곳에 서비스가 있다. 우리 기업들도 빨리 ‘필요에 대한 needs’를 더 많이 가졌으면 한다.

by 우마미 | 2007/08/10 11:22 | Crisis & Comm | 트랙백 | 덧글(0)
11월 112007 0 Responses

돈이 되는 위기관리 서비스?

돈이 되는 위기관리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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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전시들이 보통 위기관리 서비스라고 해서 판매하고 있는 것들을 한번 살펴보면 미디어 트레이닝,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매뉴얼 제작, 위기 요소 진단,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등등이 있는 것 같다.

나같은 경우도 에이전시 재직 시절에 에이전시내에서 위기관리 서비스를 실제 개발하고 판매하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했던 것 같다. 일본에 미디어 트레이닝 교육도 다녀왔었고, Hill & Knowlton으로 부터 전반적인 서비스 패키지를 국내 버전으로 변환하는 작업을 했었다. 실제 정부기관과 외국계 기업들의 위기관리 매뉴얼들을 개발해 납품도 했었다. 이 정도 경험이면 아마 에이전시 업계에서는 위기관리 서비스를 실제 판매한 처음 세대로 꼽힐만 하다.

이넘의 인연은 인하우스로 가서도 계속되었다. 단지 이전에는 해당 서비스를 판매하던 입장에서 이제는 구입하는 입장이 됬다는 것 정도가 다르다. 에이전시 시절에는 개념이 정립되지 않은 인하우스들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었다. 입장을 바꾸어 보니 이제는 개념없는 에이전시가 맘에 안든다. (이거 쓰다 보니 나 혼자 잘난 것 같이 써진다…그건 아닌데…)

어쨋든 돈이 오고가는 비지니스 바닥에서 무개념이나 하수는 상품 가치가 없다. 심지어는 내가 왜 이렇게 개념없는 에이전시와 잡담을 나누고 있어야 하는 지 모를때도 있다. 뭐 인간대 인간으로 만날때는 모르겠는데, 비지니스할 때는 노면 노고 예스면 예스다.

말이 옆으로 샜는데, 오늘은 위기관리 서비스를 돈으로 만들기 위해 에이전시들이 더욱 노력해야 할 부분들에 대해 써본다. 실제 인하우스에서 돈을 지불하면서 느꼇던 아쉬움이라 에이전시들에게 도움이 됬으면 한다.

에이전시가 이런것만 신경쓰면 돈번다.

1. 이번 위기가 우리회사에게 얼마만큼 또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가시화 하라

“이번 사태가 우리 회사에게 어떤 영향을 얼마만큼 미칠 까요?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 봅시다.” 이런 질문은 위기관리 프로젝트를 처음 시작하고 마지막으로 끝맺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질문이다. “아니 지금 이 위기가 치명적이라는 걸 모르셔서 하시는 말씀인가요?”하기 보다는 “이번 위기는 브랜드에 미치는 영향은…., 영업에 미치는 영향은….기업명성에 미치는 영향은….직원들의 인식에 미치는 영향은….기타 스테익홀더들에게 끼치는 영향은….” 이렇게 세부적이고 논리적인 수치가 있으면 더 좋겠다. 이를 기반으로 “저희가 개발한 OOOO 프로그램을 통해 측정하기에는 이러 이러한 측면에서 회사가 영향을 받는 금액적인 가치는 약 200억가량입니다.” 물론 그 수치가 객관성이 없는 수치일수도 있겠다. 그러나 수치를 보여주라는 말이다. 객관성과 신빙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은 해야 겠다.

2. 위기관리팀을 전체적으로 조정하는 역할을 맡기 위해 힘써라

위기관리팀에는 홍보팀만 있는게 아니다. 변호사들, 학자들, 정부관계팀, 소비자담당팀, 마케팅, 영업, 생산기술, HR…수많은 이해 관계팀들이 모여 TFT를 이룬다. 여기에서 위기관리 전문가들이 팀을 리드하는 것이 좋다. 비지니스상으로도 그렇고 결과도 그렇다. 물론 인하우스 홍보팀이 내부적으로 리드를 하고 이를 성공시키기 위해 에이전시들이 전방위 서포트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3. 실제 수행 기간동안 commitment를 최대한 보여주라

제일 좋은 방법은 컨설턴트들이 노트북을 들고 클라이언트 회사에 주재하는 것이다. 항상 일정을 짜 일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라는거다. 그 많은 돈을 주는데 가끔 회의시에만 얼굴을 빼꼼 보여주는 시스템으로는 돈 많이 못 번다. 클라이언트와의 계약 금액이 그 정도를 커버하지 못한다면? 계약하지마라…몇년후를 위해서라도.

4. 컨설턴트들은 ‘최소한’ 언론관계 경험 5년이상으로 조직하라

입사한지 1-2년되는 AE들이 컨설턴트라고 넥타이 메고 회의에 들어오는 것이 문제다. 업계 선배가 ‘컨설팅은 사기 비지니스’라고 했다. 이 말이 맞다면 일단 똑똑하게 사기를 치라는 거다. 사기당하고도 자기가 사기를 당한지 모르는 게 정말 사기다. 편집국 구성이나 경제지의 데드라인등에 대해서도 자신있게 말하지 못하는 쥬니어들은 우선 짬밥을 더 먹고 회의에 들어와야 한다. 회의시에 “과연 저 친구는 왜 이회의에 들어왔을까?”하는 생각이 들지 않게 하라. 경영컨설턴트들은 차라리 MBA라도 하고 왔으니 쫌 봐줄만한데…

5. 컨설턴트들이 최소한의 언론 네트워킹을 보유하고 있어라

시니어라 할찌라도 옛날 이야기만 하는 컨설턴트는 구리다. 언론 네트워킹을 리트머스해보면 이 컨설턴트가 진짜 선수인지 아닌지 안다. 최소한 자기 연배에 맞는 층의 언론 네트워킹은 가지고 있다는 것을 쇼업했으면 한다. 언론 네트워킹이 없다고? 그럼 만들고 나서 다시 와라.

6. 클라이언트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해주라

컨설팅에 이런말이 있다. 컨설팅 페이퍼 결론은 사장의 맘 속에 이미 들어있다는 것. 컨설턴트는 사장의 맘 속의 그것을 그냥 끌어내서 논리적으로 이해를 구하면 되는 거다. 이번 위기관리를 통해 클라이언트가 무엇을 얻으려고 하는지 결과물은 어떤 것을 원하고, 어느정도의 퍼포먼스를 원하는지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알아내고 거기에 맞춰주라. 할 수 있다면 같이 술이라도 마시고, 그들의 머릿속을 읽어내라. (가끔 에이전시 사장님들 클라이언트 접대하지 말라고 하는데…큰돈 못번다. 아니 강남 아파트 수위 자리도 접대해서 따는 세상인데…접대 안할려면 완전 프로답거나…)

7. 인보이스를 이성적으로 상호 이해 기반 안에서 하라

항상 인보이스가 문제다. 인보이스를 하는 것을 보면 이 컨설턴트가 프로인지 아닌지 안다. 아무리 사기 비지니스라고 해도 인보이스를 받는 사람이 “이게 뭐야?”하는 수준이면 실패다. 인보이스는 줄줄이 모두 논리적인 배경이 있어야 하고, Contract에 Fully align되어 있어야 하는 건 당연지사다. 팁하나 더. 인보이스를 현실화 시키고 싶으면 인보이싱 이전에 클라이언트와 심도있게 논의를 하라. 왜 이 금액을 인보이싱 해야 하는 지, 왜 적절한지 등등을 사전에 클라이언트와 협의를 해라. 클라이언트를 놀라게 하지 마라.

8. 완벽하라. 완벽할 수 없다면 완벽하게 보이게라도 하라 

말 할 필요가 없다. 돈을 받고 일하는 컨설턴트는 완벽하지 않으면 안된다. 가끔 사소한 실수를 하거나 무신경하게 일들을 놓치는 컨설턴트들이 있는데, 자살은 아니더래도 자각해야 한다. 예를들어 위기관리 프로젝트 중에 긴급한 기사를 모니터링에서 놓친다던지, 관련 기사를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하고 회의에 참석한다던지, 매체명을 잘 못 말하고 얼버무린다던지…사소한 실수들이 컨설턴트를 우습게 만든다.

결론,

아무나 돈버는 것 아니다. 돈이 욕심나면 다른일을 하라. 컨설팅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인간이 인간에게 뇌수를 파는 일은 곧 아트다. 아트….

by 우마미 | 2007/05/03 19:51 | Crisis & Comm | 트랙백 | 덧글(2)
11월 112007 0 Responses

변호사와 함께 일하기…

변호사와 함께 일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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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의 한화사건도 그렇지만 나도 여러번 회사 및 외부 변호사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한 적이 있다. 이 과정에서 국내 또는 그쪽 방면에서 내노라 하는 변호사님들과 오랫동안 회의나 대화를 해보고, 배우기도 했다.

먼저 변호사들에게 배울점. (물론 잘나가는 변호사들로 한정!)

1. 숙독한다. 수백페이지 폰트 10의 A4용지 문서들을 줄을 그으면서 읽는 것 같이 완전 숙독을 한다. 다음날 회의에 들어와 있을 때 그들이 내미는 문서는 수많은 하이라이트와 포스트잇으로 뒤범벅 되어 있다. 아니 이건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한 우리보다 행간을 만배나 잘 읽는다. 순간 창피하다. 그리고 영문자료도 예외는 아니다. 이 과정에서는 거의 유구무언.

2. 논리적이다.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아하~!”하는 적이 많다. 내가 왜 그점을 먼저 감안하지 않았을까? 차갑도록 논리적이고 앞뒤가 짝짝 맞는다. 앞과 뒤만 맞추고 혹시나 중간 브릿징을 하지 못하면 이에 대해 의견들을 반대로 구한다. 그러나 거의 논리의 건축물에 대한 얼개는 그들의 머릿속에 있다. 이것은 꾸준한 논리 트레이닝에 의한 것이라 믿는다. PR인이 이러한 논리 트레이닝에 익숙하다면 크게 될 자질이 있다. (솔직히 나는 MBA를 하고 싶었는데, 이들과 일을 하면서 Law를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자금(?)은 없지만..)

3. 입이 무겁다. 이건 PR인들과는 일부 반대 또는 일부 일치하는 자질이다. 그러나 대략적으로 볼 때 변호사들의 입은 거의 병적으로 무겁다. 특히 “이번 딜에서 저희의 승산이 얼마나 될까요?”같은 우문에 “글쎄요. 최선을 다해봅시다” 정도 현답을 한다. 미치는거다. 소송에서 지거나 이기는 것에 대해 절대로 개런티 하지 않는다. 비율로 희망이나 절망을 주지 않는다. PR담당자는 속이 탄다. 어떻게 될쭐 알아야…플랜B를 짜는거 아닌가? 무조건 먼저 짜라구? 뭐가 예상이 되야 짜건말건하지…자고로 “커뮤니케이션은 맨 마지막에 간다”던데…맨 마지막에 가는 자식이 맨 앞일을 고민안하고 무조건 내갈길만 짜면 되나…

암튼 이정도가 잘나가는 변호사들의 특성이다. 우리가 배울 것 물론 많다.

그러나 모든 변호사가 위기관리시에 우수한 변호사는 아니다. 우수하다 아니다란 기준이 뭐냐구? 회사에 그리고 위기관리에 도움이 되느냐 아니냐 하는 거다 물론.

간단하게 묘사하면 이렇다. (미국에서 어떤 PR인이 변호사와 일하기하는 글을 쓴적도 있던걸로 기억하는데…)

PR담당자)) 헉헉…변호사님…지금 기자들로부터 전화가 빗발치고 있습니다. OO이슈에 대해 우리의 공식 입장을 어떻게 밝혀야 할찌요?

쭈구리 변호사)) 팀장님, 기자들 전화 받지 마세요.

PR담당자)) ??????…….. 어떻게 안 받습니까? 제가 그래도 회사의 spokesperson인데요? 그리고 저는 출입기자들 40여명을 다 관리해야 하는 입장입니다. 한시적으로 자리를 피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닙니다. 짤막하게라도 우리의 입장이 있어야 합니다…네?

쭈구리 변호사)) 거,,,기자들한테 그런거 쓰지 말라구 하세요. 우리 빼고 쓰라 하시던지…

PR담당자)) 아이구…변호사님…저 보고 죽으라고 하십시오. 기자들에게 어떻게 이래라 저래라 합니까? 일단 급박하니까 무언가 우리의 입장을…

쭈구리 변호사)) 아니,,팀장님이 기사 잘 못나가면 책임 질껍니까? 그냥 저쪽의 공식 발표를 기다리라고 하세요.

PR담당자)) 변호사님..이미 저쪽에서도 그쪽 출입기자들이 알아보고 있답니다. 그러니 얼른…

쭈구리 변호사)) 아…저 나가봐야 하니까요. 일단 알았습니다. 내일 아침에 이야기 하시져…

PR담당자)) 변호사님…지금 마감시간댑니다. 기자들이 전화 안끊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저희가 적절하게 답변을 못하면 기자들이 추측보도를 할 수도 있습니다. 부탁드려요…

쭈구리 변호사)) 기자들이 추측으로 쓴다구요? 그럼 다 소송하도록 하죠. 그렇게 전하세요. 오보에는 법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라고요. 그리고 팀장님 기자들 전화 받지 마시고 일찍 들어가세요. 괜히 소송 불리하게 만들지 마시고. 내일 뵈요…

PR담당자)) …………………..

전화로 돌아온 PR담당자…

전화속 기자)) 정팀장님 어떻게 됬어? 빨리 불러줘…입장이 모야? 얼릉…

PR담당자)) 아직까지 저희 입장이 정해진게 없습니다. 추후 결정되는 데로…알려드리겠습니다. 죄송합니다……..그리구 오늘 김기자님 저녁 약속있수? 나 소주나 한잔 사주쇼…죽고싶소…

전화속 기자)) ????? 아이…씨…괜히 기다렸잖어….아 진짜…알았어요. 암튼 내가 알아서 정리할테니깐…이따 마감 끝나고 통화합시다. 꼼장어에 소주나 하자구여. 이따봐여…

PR담당자)) 네…미안해요. 김기자님…


이거다. 딱.

한번은 이러구 나간 변호사 양반…기자들의 등쌀에 못이겨…밤 10시경에 다시 한번 전화를 했더니…옆에서 노래반주 소리가 들린다. 속이 뒤짚어 지는 순간.

변호사와 일 하는 것…배우는게 많은 분들과만 일하는 게 얼마나 행운인지. 그렇다고 쭈구리 변호사들과 일해 보는 것도 나쁜 것만은 아니다. 그들에게서도 “이러면 안된다….”는 배움이 있으니까.

그래도 Lawyer 한번 해봤으면 좋겠다. 죽기전엔…

by 우마미 | 2007/05/02 17:04 | Crisis & Comm | 트랙백 | 덧글(4)
11월 112007 0 Responses

한화 위기 관련 이슈들의 충돌

한화 위기 관련 이슈들의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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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한화 관련 이슈들에 관해 교과서적인 시각과 현실적인(정확하게 말해서는 실제적일 것 같은) 시각의 충돌을 한 번 살펴보자. 이 현실적인 시각이라는 것은 일반적으로 인하우스적인 경험을 기반으로 하는 assumption들임을 감안하시길.

1. 한화 김승연 회장은 무엇을 해야 할까?

((교과서적인 답변)) Be Honest. 정직하라. 오디언스들은 결국 사실을 알게된다. 사실을 가리려 어떠한 거짓말을 하더라도 오디언스들은 결국 사실을 발견하게 되고, 이는 또다른 위기를 낳게 된다. 정직하게 사실을 이야기하고 오디언스의 판결을 기다리라.

((현실적인 답변)) 최대한 혐의사실은 인정하지 말아라. 그룹경영상 오너의 의사결정이 그룹 비지니스의 핵심인데, 그룹 총수가 구속 등 유고가 발생하면 그룹에게는 엄청난 문제가 발생한다. 법리적인 판단에 집중해서 (거짓말을 하더라도) 최대한 혐의 사실은 부인하고, 모든 노력을 통해서도 불구속 및 형량을 낮추라.

2. 오디언스가 바보들이냐? 화나거나 실망한 오디언스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

((교과서적인 답변)) 그러니까 정직해야 한다. 이미 온라인등에서는 사실인 듯 한 여러가지 시나리오들이 떠 돌고 있다. 오디언스들은 마치 그날 김회장을 동행했던 것 처럼 시간대별로 그날 있었던 일들을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사실이건 아니건. 그러니 그날 있었던 일은 있었다 아닌일은 아니다라고 정확하고 정직하게 밝힐 필요가 있다. 그것이 오디언스들은 존중해 주는 일이다.

((현실적인 답변)) 김회장이 진실을 말하더라도 이미 온라인상에서 단죄는 상당부분 끝났다. 온라인 시대에서 대응시간의 중요성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알지 않나. 회장님께서 변호사단과의 협의를 위해 출두를 연기 하시면서 까지 이미 시간을 많이 끌어 놓으셨다. 이 잃어버린 시간들을 되돌리지 못한다. 이미 늦은 것 혹 사실을 완전히 다 이야기 한다해도 오디언스들은 우리가 사실을 완전히 이야기하고 있다고 믿지 않을 것이다. 다시 다 말해 놓고 계속 얻어 맞느니, 최소한으로 말하고 관심이 사그라들도록 기다리는 게 더 낫다고 본다.

3. 그럼 시간만 끌고 있을거냐? 오디언스들에게 어떻게든 커뮤니케이션 하는것이 전략적이지 않을까?

((교과서적인 답변)) 맞다. 그러니까. 정직하라는거다. 김회장이 앞에 나서야 한다. 앞에 나서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실 그날 무슨일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자신이 잘못한 것은 무엇인지, 왜 그랬는지, 피해자들에게는 어떻게 사과할 것인지 등등을 일목요연하게 발표하고 오디언스들의 용서를 구하는 저자세 전략이 중요하다. 그러면 경찰이나 검찰측에서도 정상참작을 하지 않겠나. 그리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겠다는 마음가짐을 나타내는 증표로 자신 소유의 일부 재산을 관련 단체등에 donation하는 프로그램도 좋겠다.

((현실적인 답변)) 장난하나? 현실을 너무 모른다. 우리 김 회장님이 어떤 분인가? 김회장님의 본사 사무실엔 대형 그림 액자가 있다. 한 벽면을 다 채운 그림인데 거기엔 말들이 뛰어 놀고 있다. 우리 회사 전 임직원 중 그 말들이 전체 몇마리인지 아는 사람은 딱 둘 밖에 없다. 창업주이신 전회장님과 김회장님 뿐이시다. 임직원들은 김회장님 앞에서 항상 90도로 머리를 조아리기 때문에 벽면의 말 숫자를 세지도 못했다. 김회장님께서 직접 사과 기자간담회를 하신다구? 현실성 없는 소리다. 더구나 자식에 대한 사랑이 각별하셔 잠깐 실수하신 것을 가지고 무슨 재산 헌납인가. 그건 쫌 오바라고 본다. 현실성두 없고. 물론 피해자들에게는 합의금조로 얼마를 줄수는 있다. (이미 당일 S클럽에서 폭탄주 몇잔하시고 100만원은 주셨다 ㅜ,.ㅡ)

4. 그럼 아무 활동도 없다는 거냐? 죽고 싶냐?

((교과서적인 답변)) 아마 한화그룹에게는 이 사건이 잘 해결된다고 해도 많은 후유증이 남을 것이다. 김회장의 대내외 위상에도 문제가 많을 것이고, 김회장 가족들에 대한 공중들의 시선도 앞으로 곱지 못할 것이다. 아마 잘 생각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공중들은 바보가 아니다.

((현실적인 답변)) 사실 한화그룹에게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비지니스는 별로 없다 아니 한정적이다. 있다면 유통부분이 일부 있을 것인데, 거의 기간사업이나 B2B비지니스가 대부분이다. 이런 구조에서 일반 공중들이 우리 사업에 거대한 영향을 미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김회장님의 대내외 위상과 관련해서도 그리 신경쓰지 않는다 이미 김회장님은 국내외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계시고 이분을 대치할 만한 분들이 많지 않다. 아들들에 대한 관심도 이내 사라질 것으로 본다. 그 예로 롯데나 신세계등 여타 그룹 오너들의 자제분들에 대한 공중의 관심도 그리 오래 못가더라. 공중들이 바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중요한 것은 이번 사건이 그리 공중들에게 엄청난 의미를 갖지는 않는다는 거다. 하나의 해프닝으로 남겠지.

5. 그럼 홍보팀은 무슨 존재의미가 있냐? 지금 뭘하고 있는데?

((교과서적인 답변)) 상황이 그렇다면 전략적인 메시지를 단계별로 준비해야 한다. 앞으로 일어날 모든 상황을 Plan A와 Plan B로 설정해 각각 어떤 메시지를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를 준비해야 한다. 만약 김회장이 구속된다면? 아니면 불구속된다면? 그리고 그 이후에 사후 프로그램은? 그런 일련의 전략과 프로그램이 필요한 것 아닌가?

((현실적인 답변)) 우리가 바본가? 우리도 회사에서 돈받고 일하는 사람들이다. 이미 그런 시나리오들에 대해 다 전략은 짜있다. 그리고, 어떻게 해서든 김회장님은 처벌받지 않도록 전사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김회장님의 불구속되면 그때 상황은 끝이다. 잔여 이슈들이 남아도 그것들은 그리 오래가지 못한다. 이후에 현재 한화그룹이 추진중인 CI 개혁사업을 더욱 적극적으로 진행 할 예정이다. 언론에 대해 광고도 더욱 많이 편성 지원 할 것이다. 물론 현재는 자제하고 있지만, 지금 save한 예산에 더 배가를 해서라도 이미지 개선 작업은 해야 할 것이다. 시간이 약이다. 메시지가 항상 약은 아니다. 아 가끔은 돈이 약일 때도 있다.

6. 진짜 말이 안통한다. 그럴수 밖에 없는건가?

((교과서적인 답변)) 그러게 말이다. 우리나라 인하우스들 문제가 많다. 항상 이렇게 복지부동에다가 비전략적이다. 뭐든지 광고로 해결할라 한다. 메시지에 대한 고민이 없다. 오디언스를 생각하지 않고 기자들만 보면서 시간을 끈다. 해외 선진 기업의 홍보가 부럽다.

((현실적인 답변)) 먼저, 그렇게 말하는 사람은 차라리 이민을 가라. 왜 거지 같은 기업들의 제품과 서비스를 써가면서 한국이라는 오지에서 생존을 하나. 홍보는 각국의 문화나 사회적인 환경에 영향을 받는다. 또한 각 기업의 특성과 오너의 타입이 있다. 항상 전문가라 하는 분들은 context를 인정하지 않는다. 홍보라는 것은 무중력상태나 무균질 상태에서 이루어 지는 화학실험이 아니다. 현재 우리가 진행하는 이러한 프로그램들이 우리에게는 최선이라고 본다. 이 세상 어느 나라에나 어느 기업도 우리와 똑같은 곳이 없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진행하는 지금의 이 프로그램들이 우리에게는 최선의 선택이다. 그래도 불만이 있으면 한번 우리 회사 홍보팀에서 한 1년만 일선에서 일해보라. 직접 이해보면 안다.

이 글을 쓰면서…한참 웃었다. 몇몇 실무자들과 교수님들의 토론 현장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결론은 항상 똑같았다. 교수님들께서는 한마디로 “무식한 실무자들이다” 이게 야마다. 실무자들은 “그럼 와서 일해봐라” 이게 야마다.

진짜 불쌍한 사람들은 누굴까?

나는 한화 홍보팀분들이 가장 불쌍하다고 본다. 변호사들은 돈이라도 많이 벌지…
지금 한화 본사앞에서 차세워 놓고 팬티랑 양말에 와이셔츠 넣은 가방 들고 서있는 여자분들? 다 홍보팀 와이프들이다…

동병상련이라서 맘이 짠하다.  

by 우마미 | 2007/05/01 10:41 | Crisis & Comm | 트랙백(1) | 덧글(9)
11월 112007 0 Responses

한화 김승연 회장건에 관한 위기관리적 시각

한화 김승연 회장건에 관한 위기관리적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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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뭐 이미 언론에 기업 및 회장 실명이 거명되었으니 상관 없겠다)의 회장께서 그의 아들이 모 유흥업소에서 시비를 벌인 끝에 상처를 입자 해당 폭력을 휘두른 타 유흥업소 종업원들을 대상으로 보복 폭력을 행사한 뉴스가 요즘의 최대 이슈다.

경찰에서 그에 대한 소환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그의 아들은 중국에서 입국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한달가량 이슈를 끌어오던 경찰은 이미 입장을 바꾼지 오래고, 보복폭력에 피해를 입은 유흥업소 종업원들도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해 만약 내가 한화그룹의 홍보팀 일원이라면…다음과 같은 질문을 먼저 해야 겠다.

1. 이번 사태가 한화그룹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라면 어떤것이 있으며 각각의 피해 규모는 어느정도일까?
2. 전사적인 위기관리 활동이 진행되고 있다면 우리 홍보팀은 어디에서 어디까지를 책임질 수 있을까?
3. 이번 사건의 주요 커뮤니케이션 타겟은 누구인가? (기자단? 경찰 및 사법기관? 피해자? 소비자? 한화직원? 거래처?….)
4. 기존의 출입 기자들은 이 시기에 어떻게 관리해야 하고 어떤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는가?
5. 어떤 포지셔닝을 가지고 가야 하고 어떤 메시지를 단계별로 개발 전달해야 하는가?
6. 결과적으로 회장에게 어떤 전문적인 의견을 recommend해야 하는가?

문제는…

과연 우리나라 굴지 그룹의 오너(owner)가 그깟(?) 홍보팀의 의견을 들을 것인가? 이것이 가장 큰 문제다. 물론 법무팀과 한조를 이룬 변호사들의 의견은 청취 할 것이 틀림없다. 기타 경찰/검찰을 대상으로 PA도 가동을 할 것이다. 그러나 홍보팀의 의견은 이 시기에 얼마나 큰 priority가 있을까?

인하우스 생활을 하면서, 실제 위기시 우리 홍보팀 의견의 중요도가 종종 뒤로 밀리는 것을 경험했다. 비교적 PR의 힘을 많이 감안해 주는 회사이지만, 위기시 PR의 중요도는 법무나 정부관계나 다른 여러가지 function들에게 비해 뒤로 밀리게 된다.

이에 대해 전사적으로 그리고 경영자가 교정해야 할 시각은 바로 이것이다.

“PR은 기자들만 조용하게 하면 된다. 따라서 홍보팀은 그냥 기자들만 조용히 시키도록 해라. 기사가 안나가면 여론도 잠잠해진다. 예산? 얼마를 써도 좋다. 광고비를 달라면 주겠다. 기자 접대? 해라…조용히만 시킬수 있다면. 그러니 그냥 나가서 뛰어 다니기만 해라. 시끄럽게 하지 말고…”

오너께서 원하지 않는 것을 홍보팀이 감히 어떻게 할 수 있는가? 한화 홍보팀의 위기관리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업계와 학계분들이 앞으로 계시겠지만, 모르는소리 하지 마시라, 모르긴 몰라도 김 회장님의 의중에 홍보팀은 이미 align되어 있을 것이다. Professional 하던 그렇지 못하던…그건 실제를 모르는 소리다. 회장의 의중을 홍보실은 제대로 반영하기만 하면 된다.

그러니 PR은 owner 기업에서는 owner의 경영수준과 철학을 반영하는 것이다…

(실제적으로 홍보팀은 오너를 보기 마련이고, 오너는 기자를 보기 마련이다. 그러나…교과서적으로 홍보팀과 오너는 공히 회사와 오디언스를 봐야하는거 아닌가?)  

당신의 의견은???

by 우마미 | 2007/04/30 19:39 | Crisis & Comm | 트랙백 | 덧글(6)
11월 112007 0 Responses

(펌)수습기자의 취재 트레이닝

(펌)수습기자의 취재 트레이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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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언론사 입사를 준비하는 이들의 모임인 다음 ‘언론고시 까페-아랑'(cafe.daum.net/forjournalists) 현직게시판에 <기자: 수습 vs. 일진>이라는 글이 떴다. 현직게시판은 언론사에 입사한 이들이 경험담 등을 올리는 곳으로 글쓴이의 아이디는 ‘수습생존백서’.

다음은 그 글의 전문이다.

지금 내가 담당하는 oo 라인에는 A, B, C 3개 경찰서가 있다.

A 경찰서에는 성역과 같은 1진 기자실이, C 경찰서에는 돼지우리와 같은 2진 기자실이 자리한다.

지난 주말에는 집에 가지 못했다. 휴일에도 경찰서를 지키던 불우한 수습기자 다섯은 피자 2판을 시켜두고 ‘일진놀이’를 한다.

일진: 보고해
수습: 서울시 B구 C1동 C경찰서 내 기자실에서 수습 5명이 피자를 시켰습니다.
일진: 피자 어디 건데?
수습: M스터입니다.
일진: P자헛, D미노, P파존스 많은데 왜 하필 M스터야?
수습: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일진: 잘 몰라? 잘 모르면 어쩔 건데? 내가 가서 취재할까?
수습: 아닙니다. 제가 더 알아보겠습니다.
일진: 얼마나 시켰어?
수습: 라지 1판, 스몰 1판해서 2판 시켰습니다.
일진: 돈은 얼마 나왔대?
수습: 4만5천여 원 나왔습니다.
일진: 음료는?
수습: 음료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일진: 없었던 거야, 없었던 거 같은 거야? 똑바로 말해.
수습: 없었습니다.
일진: 야, 넌 피자 먹을 때 피자만 꾸역꾸역 먹으면 목이 메겠냐, 안 메겠냐?
수습: 멥니다.
일진: 그런데 음료가 없어? 말이 앞뒤가 안 맞잖아. 너 이거 니가 취재한 거 아니지? 풀 받았냐?
수습: 아닙니다. 제가 직접 챙겼습니다.
일진: 그래? 그럼 음료 더 알아봐. 콜라였는지 사이다였는지도. 소스는?
수습: 예?
일진: 야, 너 2번씩 말 시킬래? 소스 말이야, 소스! 핫소스며 갈릭소스 있잖아.
수습: 소스는.. 확인 못 해봤습니다.
일진: 너 취재 제대로 안 해? 인간이 다섯인데 최소한 1명은 소스 발라먹는 애가 있지 않았겠냐?
수습: 다시 확인해보겠습니다.
일진: 토핑은 뭐뭐 올라갔어?
수습: 감자, 새우, 블랙올리브, 피망, 베이컨 들어갔습니다.
일진: 그게 다야?
수습: 네
일진: 확실해?
수습: 네
일진: 야, 너 지금 M스터 피자집에 전화해서 조지고 소비자보호원에 고발해.
수습: 예? 왜.. 왜요?
일진: 피자에 모짜렐라 치즈 안 올려주는 놈들이 어딨어. 이거 아주 고객을 엿먹이겠다는 거 아냐.
수습: 아..
일진: 아? 너 지금 나랑 폰팅하냐?
수습: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치즈도 있었습니다.
일진: 너 아까 확실하다며? 왜 말을 바꿔? 내가 쉽게 보이냐? 계속 허위보고 할래?
수습: 죄송합니다. 앞으로 똑바로 하겠습니다.
일진: 팩트 제대로 챙겨. 한번만 더 이따위로 하면 C1동에 있는 피자집 전부 돌려버린다.
수습: 네
일진: 배달원은 뭐 타고 왔어?
수습: 오토바이 타고 왔습니다.
일진: 오토바이 맞아? 스쿠터 아니고?
수습: 오토바이 맞습니다.
일진: 몇 CC 오토바인데?
수습: 제가 오토바이를 잘 몰라서…
일진: 야, 니가 오토바이 잘 모르면 기사 안 써도 돼냐? 취재를 해야 될 거 아냐. 배달원 전화번호 땄어?
수습: 못 땄습니다…
일진: 너 취재하기 싫냐?
수습: 아닙니다.
일진: 취재하고 싶은 놈이 이렇게 성의없이 하냐? 번호따는 건 기본이잖아.
수습: 네…
일진: 안 되겠다. 너 당장 M스터 피자집으로 튀어가서 배달원하고 사장 번호 알아내.
수습: 네..
일진: 30분내로 번호 따서 다시 보고해

여기까지 오면 ‘뚝’하고 전화가 끊긴다.
다음 차례는 냅다 택시를 잡아타고 조낸 달려가는 거다.
일진놀이를 하노라니 내장이 뒤집어지게 웃기면서도 눈물이 난다.
아이들이 소꿉놀이를 거쳐 어른이 되듯 수습들은 일진놀이를 거쳐 ‘기자’가 된다.
 

— 이글을 읽고 우리 PR담당자들은 사회생활을 시작할때 업무교육과 트레이닝을 과연 얼마나 정교하게 받고 있는가에 대해 의문이 듭니다. 우리 PR담당자들도 기자수준 이상의 트레이닝이 필요하고 그에 따른 사고체계가 확립되어야 제대로 ‘일’ 할 수 있을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분발!

by 우마미 | 2007/03/21 09:47 | Crisis & Comm | 트랙백(1) | 덧글(8)
11월 112007 0 Responses

불쌍하다…홍보담당자…

불쌍하다…홍보담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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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일 전부터 각종 이름도 모르는 매체 기자들로부터 전화를 받고 있다. 또 일이 생긴거다. 30대 초반의 한 소비자가 우리 회사 고객상담실에 전화를 걸어 오면서 상황이 시작됬다.

그 소비자는 우리 맥주에 담배 공초가 들어있다고 했다. 우리 영업관리 담당이 해당 지역의 사원을 보내 맥주를 수거하고 사과와 함께 도의적으로 맥주 한박스를 제공했다. 원래 정부에서 정한 소비자피해보상규정에 의하면 제품 하자시에는 1대1 교환이 원칙이고, 식음료의 경우 음용 후 신체 이상이 있을때에는 치료비와 일실소득 보상이 원칙이다.

그러나 문제는 항상 화난 소비자에게 있다. 무리한 요구를 한다. 예를 들어 회사 매출의 몇 퍼센트를 기부하라던가, 사장이 직접 와서 무릎을 꿇고 사과를 하라던가, 전 일간지에 사과광고를 내라고 한다던가, 몇억원으로 정신적 피해를 보상하라던가…

이 소비자도 당연히 맥주 박스를 받지 않았고, 언론에다 이사실을 알린다고했다. 그러면서 최초 담배공초가 담긴 맥주병 사진을 우리회사에 보도자료와 함께 보내왔다. 보도자료의 내용은 아마추어가 쓴 것 치고는 그럴듯 하다.

우리 연구기술팀에서 사진을 검토한 결과, 소비자가 주장하는 병세척 불량은 아니다. 맥주를 반 정도 따라 마신 후 찍은 이 사진에는 반 정도 피다 남은 담배공초가 완전한 형태로 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 연구기술팀이 실험 해 본 결과 맥주에 담배공초를 띄어 놓으면 5-10분내에 담배 필터부분과 담뱃재부분이 분리가 되고 담뱃재는 곧 맥주속으로 풀어졌다. 만약 이렇게 긴 담배 장초가 병에 붙어 있었다고 해도, 병세척시 강한 수압과 맥주 병입시의 수압에 그 형태를 절대 유지하진 못한다.

그러나 사진속의 그 공초는 빳빳하고 방금 불을 끈 듯하게 그대로 떠있는 것이다.

암튼 그 소비자는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있는지, 자신이 찍은 그 사진들과 보도자료라고 불리는 글을 여러 기자들에게 전송하기 시작했다. 우리 출입기자들이 하나 둘 나에게 전화를 걸거나 말을 해준다. 이상한 이메일을 받았다고…

문제는 아까도 말했듯이 이름모를 매체들이다. 그들에게는 아주 좋은 기회인거다. 하루에도 여러개 이름모를 매체의 이름모를 기자들이 전화를 해 온다. “어떻게 된거냐?” “이게 모냐?” “너희의 공식입장은 무엇이냐?”

미디어 트레이닝과 위기관리 교육까지 시키는 나지만…이들과의 커뮤니케이션에서는 항상 소득이 없다. 키메시징이라던가 인터뷰 스킬 자체가 무의미하다.

이들이 원하는 것은 자극적 기사를 제시하여 기업에게 광고비 지원을 받아 내는 것이 전부기 때문이다. 따라서 항상 그들이 하는 말투와 논리들을 들어야 한다.

예전에는 예산이 일부 허락을 해서, 소위 기사를 ‘막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렇게 쓸 수 있는 예산은 없다.

법무팀에게 요청하여 그 소비자에게 경고장을 보내기로 했다. 확인되고 검증되지 않는 사실을 가지고 여러 언론매체를 통해 우리회사의 명예를 훼손하고, 영업을 방해한다는 명목이다.

우리에게는 검증된 과학적 자료가 있고, 충분한 반박 근거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그 소비자는 무언가를 원한다. 여기에 어떻게 접점이 존재할까?

무조건 회사와 제품의 이미지만을 생각해서 쉬쉬 보상해주는 것…이런상황에는 결코 해당 될 수 없는거다.

불쌍한 홍보담당자는 오늘도 전화를 받는다. 이름모를 매체로 부터의 스트레스 받는 전화들을…

by 우마미 | 2007/02/08 15:13 | Crisis & Comm | 트랙백 | 덧글(2)
11월 112007 0 Responses

국가적 위기관리 체계라…

국가적 위기관리 체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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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달전 부터 청와대 그리고 행정자치부등으로 부터 국가적 차원의 위기관리 체계에 대한 일을 용역받아 하고 있습니다.

모든 AE들이 그렇듯 새 클라이언트가 생기면 그 클라이언트와 프로젝트에 대해 스터디를 많이 하는 것 처럼 ‘국가적 차원의 위기관리’에 대한 자료들과 정보들을 모으고 읽고 하면서 어느정도 감을 잡아 나가고 있습니다.

정부나 우리 회사나 할 것 없이 미국은 언제나 가장 확실한 벤치마킹의 대상입니다. 그들은 어떻게 하는가? 국가적 위기관리에 대해 어떤 체계를 가지고 관리해 나가는가가 주요 관심사입니다.

벤치마킹의 결론은 바로 이렇습니다. “그들에게는 체계가 있다.” 단순하지요.

반대로 우리나라에는 “체계”라는 것이 없던 것입니다.

마치 비유를 하자면 미국의 국가적 위기관리 체계는 “각각의 분야에서 우수한 군인들을 하나씩 모아 놓은 특공소대”의 모습을 하고 있다면 저희는 “특전사, 방위, 공익, 여군 등등이 섞여 있는 자위소대”의 분위기와 같습니다.

이런 분위기는 제가 미국 대학원 시절에도 실제로 겪은 일이었습니다. MBA쪽 코스를 듣는 동안에 전략경영 팀 프로젝트가 과제로 떨어졌습니다. 7명의 학생이 한팀이 되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처음 모여 5분도 지나기 전에 프로젝트 진행 일정을 도출하고 서로 서로 각자의 분야를 맡아 나누는 것이었습니다. 팀장이 누구인지도 정하지 않았는데도 팀멤버들은 서로의 전문분야를 이야기하면서 “이 부분은 내가 잘 할 수 있을 것 같으니 내가 하도록 할께”하는 식이었습니다. 그러면 다른 녀석들은 “그래 동의해. 그럼 나는 이 부분을 책임질께”하면서 회의를 끝냈습니다. 저는 마지못해 “그럼…이건 내가하마.”했지요. 다른 외국친구들왈 “OK, the end”

그 후 3주후 통합 미팅을 하고나서 그 다음주 중간고사 발표를 들어 갔답니다. 각자 자신의 분야를 나누어 PT를 하니 훌륭한 하나의 보고서가 되어 있었지요. 덕분에 A-라는 비교적 훌륭한 점수를 받을 수 있었고 저나 다른 팀원들은 서로에게 고마워 했습니다.

미국의 국가적 위기관리 시스템도 바로 이런 모양입니다. DHS(Department of Homeland Security)가 새로 생겨나면서 FEMA(Federal Emergency Management Agency)를 통제하는 옥상옥이 되지 않을까 했는데 이번 허리케인 이사벨의 관리체계를 보니 그렇지 않았습니다.

FEMA 사람들은 “그냥 한명의 보스가 더 생겼을 뿐”이라고 별 대수롭지 않게 말하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이야기에는 자기 자신만의 특수한 분야가 있다는 자신감이 배어 나옵니다.

이번 허리케인 이사벨의 관리 체계를 한번 살짝 보면 DHS-FEMA-미육군(ARMY)-해안경비대-적십자 등이 팀워크를 이룬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이는 이미 FEMA의 연방 위기관리 매뉴얼에 적시된 모습 그대로입니다.

FEMA, 미육군, 해안경비대, 적십자가 허리케인 이사벨이 오기 몇주전 부터 함께 모여 자신 각자의 분야별로 업무를 분장하고 대빝책을 세웠습니다. DHS와 FEMA는 이들이 충분히 활동할 수 있도록 다양한 편의와 지원을 제공합니다.

허리케인이 미국동북부에 상륙하기 하루전 이들을 인터뷰 한 기사에는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We are ready” “준비됐다.” 허리케인을 맞을 준비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글을 읽을 때 우리나라에는 이미 매미가 지난간 뒤였습니다. “준비됐다…….” 위기관리를 공부하고 일하면서 이 말처럼 아름다운 말이 또 어디있을까….생각해 봅니다.

우리나라의 위기관리 체계의 현황을 보면….수십개의 관련부처 (실제로 일하는 곳들이 아닌 보고받고 의사결정에 참여하려는 부처들)이 수십개 그리고 그 보다 더 많은 관련 법규들 (법규들이 많다는 의미는 그만큼 진짜 필요한 법규는 없다는 의미입니다.)이 서로 얽히고 섥혀서 트래픽잼을 이루고 있습니다.

과학적인 예측과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 핵심 기획 관리 부처를 만든다고 하지만… 뚜껑을 열어 보아야 합니다. 우리나라에도 사실 수많은 자원봉사단체들과 인력활용이 가능한 담체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이를 하나의 핵심으로 통합활용하는 데는 익숙하지가 않습니다. 또한 그들 각각의 전문성에도 많은 과제가 있습니다.

저는 그 이전에 우리나라에는 ‘시스템’에 대한 마인드가 언제쯤 싹이 트고 일반화가 될까하는 의문을 가지게 됩니다. 또한 그 이전에 “위기관리”에 대한 위기의식이 언제쯤 만들어져 공유가 될 까하는 생각을 합니다. 사실 이런 생각 없이 문서로 체계를 만드는 것은 모래위의 성과 같습니다.

어제 뉴스에 보니 또 농협과 새마을 금고가 털렸더군요.  아가씨들 3명이 조촐하게 앉아 일하는 새마을금고에 강도가 안들어 오는게 이상합니다. 그러고 보면 우리나라는 좋은 나라죠. 강도 사건이 이정도 밖에 없으니… 최근 수십번의 은행강도 사건이 일어 났고 그 중 대부분이 경비력이 허술하거나 전무한 금고와 농협에서 사건이 일어납니다.

그래도 아직까지 금고나 농협에서는 ‘경비력 강화’라는 대책을 안세우고 있습니다. “혹시 우리 지점이..”하는 것이지요. 이런 현실에서 누가 누구를 탓하고…뭐가 잘 못됬다 잘됬다 말할 수 있겠습니까.

한국인들과 위기는 오랜된 친구인걸요…

by 우마미 | 2006/12/05 14:59 | Crisis & Comm | 트랙백 | 덧글(0)
11월 112007 0 Responses

최근 언론훈련을 마치고…

최근 언론훈련을 마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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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언론훈련을 마치고…

지난주에 언론훈련을 하나 프로젝트로 했습니다. 진짜 번갯불에 콩 볶아 먹는다는 말이 실감이 날정도로 긴급한 언론훈련이었습니다.

마치 태풍 매미가 이미 상륙했는데 물막이 공사를 하는 것과 같은 상황이었지요.

클라이언트는 참으로 거대한 회사였습니다. 세계 시장에서 상당부분을 점유하고 있는 능력있는 회사였지요. 그러나 위기 또는 이슈에는 무기력한 모습이었습니다. 평소에 언론훈련을 받거나 이쪽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두신 경영층이 않계신 그런 모습이었지요. 참으로 일반적인…

열심히 준비를 해서 거의 세미나 수준으로 즐겁게 일을 마쳤습니다. 그쪽 경영진분들도 상당히 흡족해 하시는 것 같고, 저도 오랬만에(?) 인텐시브하게 일해서 만족스러운 결과를 이끌어 내었고, 저희 회사측에서는 적정 수익을 거눌수 있어서 좋은 그럼 기분좋은 프로젝트였습니다.

경영진 인터뷰 훈련을 진행하면서 느꼈던 것을 몇개 말씀드리면…

1. 참 이야기라는 것이 힘든 것이다. 이걸 느껴야 제대로 된 인터뷰 전문가가 되는 것이지요. 직장동료와 상사와 또는 아내와 아이들과 이야기하는 것은 얼핏보면 쉽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이야기 행동에 어떤 목적과 전략이 들어가게 되면 그때부터는 말한마디가 식은땀이 되는 것이지요. 말하기는 쉬운데 제대로 말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키 포인트입니다. 이는 머리가 좋고 나쁘고의 문제라기 보다는 얼마나 훈련을 했는가 안했는가의 문제라고 보여집니다.

2. 내가 얼마나 소심한가. 카메라나 낯선 상대가 질문을 해대기 시작하면 굳어지는 입술과 목, 그리고 꿈쩍도 하기 힘든 양팔이 마치 스핑크스 미이라 처럼 자신을 만들어 버리곤 합니다. 그래 진정하자. 릴렉스…릴렉스…심호흡을 하세요. 따뜻한 물 한잔은 어떠신가요…고개를 좌우로 흔들어 목을 푸세요. 얼굴은 웃으셔도 됩니다. 손을 자연스럽게 움직여 표현을 하세요…마치 유치원 아이들의 크리스마스 발표회를 연상하게 하는 언론훈련. 그러나 이 진땀의 시간이 흘러가면서 마침내는 사장님들이 연예인 같은 여유로움을 갖게 되는 것이 참 신기합니다. 훈련은 이래서 좋은거지요.

3. 중얼중얼…중얼중얼…한국말은 끝가지 들어야지…중얼. 그게 아닙니다. 사장님 하시고 싶은말을 맨 앞으로 끌어내세요. 메인 포인트가 뭡니까. 그걸 말씀해주셔야죠. 사례라든가 비교같은 것은 나중에 하셔도 됩니다. 앞으로 끌어내세요. 자신의 머릿속에 있는 “진짜 하고싶은말”을 말 맨 앞머리에 끌어낸다는 것. 10년 묵은 이삿짐 속에서 중요한 것을 골라 내는 것 같이 힘듭니다. 뭘 버릴까?….아니 사장님…뭘 버릴까 보다는 무얼 말씀하시고 싶은거죠? 음….사실 모르겠는데. 전부다라서. 그래도 가장 중요한 것을 골라내셔야 합니다. 사장님.

4. 성질같아서는 화-악. 사장님 참으세요. 기자들이 아무리 속을 긁어대도 무심하셔야 합니다. 속시원하게 말씀하시다가는 속시원하게 당하십니다. 기자들이 인터뷰를 마치고 “김사장은 똑똑한 사람”이라는 소리보다는 “김사장은 노련한사람”이라는 평을 듣는 것이 중요하답니다. 사장님의 머릿속에 들어 있는 모든 지적능력을 발휘하셔서 답변을 하시되, 머릿속에 있는 모든 팩트를 끌어내 보여주실 필요는 없답니다. 참으세요…

5. 이렇게 답변하면 기자들이 바보취급하지 않을까? 물론 평상시 호재를 퍼블리시티하실 때는 자상하게 전부 또는 그 이상을 이야기해 주실 필요는 있습니다. 그러나 위기시에는 말을 아끼시는 것이 여러모로 좋습니다. 한말씀 한말씀은 어떤 규정된 사고의 프로세스와 한계를 넘어서서는 않되지요. 가자들이 10을 물어도 위기시에는 4-5만 대답하고 넘어가시는 게 좋습니다. 구태여 자세하게 설명할 필요가 없는 부분은 넘어가시는 게 바로 테크닉이지요.

6. 기자에게 전화가 오면? 절대 직접 준비없이 받지 마세요. 시간을 벌어야 합니다. 단 1분이라도 시간을 번 인터뷰와 그렇지 않은 인터뷰는 천지차입니다. 비서가 기자들의 전화를 받게되면 매체명, 기자명, 연락처, 질문내용을 받아 놓고 5-10분정도 후에 사장님이 연락하세요. 그때부터 인터뷰를 통제하고 들어가시는 겁니다. 명심하세요. 인터뷰는 ‘하는 것’이 하니라 ‘관리하는 것’입니다. 인터뷰 관리죠.

7. 시간이 없다고 하세요. 시간 많은 CEO는 매력없습니다. 무지막지하게 들이 닥친 기자들이나 위기시 원치 않은 인터뷰는 결국 하게되더라도 시간을 제한하세요. 비서와 사장님이 입을 맞추어(?) “사장님은 앞으로 30분후에 중요한 모임에 참석하셔야 합니다.”하고 시간을 제한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사장님도 허둥지둥 인터뷰에 응하시는 것 같이 하시면서 인터뷰 시작전에 “죄송합니다. 제가 조금있다가 사무실을 떠나야 합니다 가능한 빨리 해주시죠.”라고 전제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공손하고 공감이 가는 매너이어야지요.

8. 서면으로 할 수 있으면 서면으로 안될까요? 예. 서면인터뷰 좋습니다. 그러나 이는 미국 언론 시장에서의 관행입니다. 한국에서는 약간 다르지요. 우선 일간지 기자들이나 TV기자들의 경우 서면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주간이나 월간류의 경우에는 가능할찌 몰라도, 하루 하루 마감을 맞추는 기자가 그것도 위기시에 서면으로 다가오지는 않습니다. 그러나….인터뷰 후나 간단한 전화취재 이후에 서면으로 정리를 하거나 Fact sheet을 제공할 수는 있습니다. 인터뷰 답변이 광범위하고 핵심메시지 위주면 이 fact sheet은 더욱 유용한 기사꺼리가 되지요.

9. 죽어도? 핵심메시지안에서 머무르십시오. 핵심 메시지는 사장님의 회사가 사장님에게 딜리버리를 의뢰한 것입니다. 퀵서비스가 목적지에 의뢰물건이 없이 다다르면 어떻게 됩니까? 아무 의미가 없지요. 핵심 메시지를 기자에게 전달하셔야 합니다. 어떻게 하느냐구요? 훈련을 하셔야지요. 핵심 메시지를 정확하게 저항없이 전달하는 방법을 배우셔야 합니다.

10. 기자가 이상한 이야기를 드고 요상한 질문만하네? 성질이 나도 참으시고 기자의 부정적이고 불확실한 팩트를 교정해 주시는 것이 필요하지요. 팩트를 제시할 수 있는 범위안에서 교정은 중요합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서로 성질을 자극하거나 인신공격을 하거나 기자의 저널리즘적인 자긍심을 건드리면? 뭐….그 다음은 운에 맡겨야지요.

이 정도만 하겠습니다. 이 밖에도 수없이 많은 논의 주제들이 있는데, 다음을 기약하지요.

평소 홍보담당자라면?

일단 자사가 아니더라도 신문상에 수많은 인터뷰 기사들을 평소 꼼꼼히 읽고 분석을 해 놓을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실제 언론 인터뷰를 진행해보아야 합니다. 여러가지 이슈에 따라서 다양한 인터뷰이들을 매체에 소개하면서 기자들과 함께 인터뷰 현장에서 숨을 쉬어보아야 합니다. (감을 잃지 않기 위해서 가능한 빈번하게 언론 인터뷰를 진행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기자들과 사고의 공감대를 형성해야 합니다, 그네들이 생각하는 방식을 처음에는 모방을 하다가 나중에는 앞서나갈수 있어야 합니다.

다양한 사회 트렌드와 사회적 공감대 그리고 이슈분석의 능력을 길러야 합니다. 이를 통해 “왜 이 이야기는 꼭 해야 하는가? 왜 이야기는 절대 하면 안되는가에 대한 논리적인 이유를 제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모시는 사장님과 홍보담당 윗분들의 스타일을 잘 분석해서 익숙해 놓아야 합니다. 이건희 회장이 눈을 껌벅이시며 기자의 물음에 대한 답변을 생각하는 그 ’10초’의 의미를 알아야….홍보담당자는 그 답변을 제한할 것인가 말것인가를 결정할 수 있다는 거지요.

마지막으로 인간적이고 친근해야 합니다. 위기시에도 처음보는 기자들의 마음이 풀어지도록 다정다감하고 따뜻한 인격의 소유자이어야 합니다. 일부 홍보담당자들은 자신이 상당히 로지컬한 홍보를 하고 있다고 믿으며, 한국적(?) 홍보는 혐오하기 때문에 기자들을 대할 때 “공과 사를 구별하며” “기브 앤 테익의 분위기를 못참아하고” “불가근 불가원”의 원칙을 지키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러나 이러한 가치가 “인간미 없음”을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인간미는 홍보담당자의 가장 큰 가치중 하나일 수도 있을 꺼라는 생각입니다.

암튼 기분 좋은 클라이언트 만나서 오랬만에 행복했습니다. 모든 기업들에게 행운이 깃들기를…  

by 우마미 | 2006/12/05 14:58 | Crisis & Comm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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