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우스

9월 262008 Tagged with , , , , 0 Responses

Refreshing Meeting

인하우스(홍보팀)를 떠난 지가 이제 1년 정도가 넘어간다. 한 달에 한두 번씩 인하우스 선후배들을 만나는데 이 선수들을 만나서 소주 한잔하거나 밥 한 끼를 할 때마다 예전 인하우스 시절의 느낌을 강하게 전달받을 수 있어서 이 인하우스 선수들과의 미팅은 항상 즐겁다.

항상 나에게 “에이전시 가서 좋아?” “거긴 왜 갔어?” 등의 질문을 해서 울고(?) 웃게(?) 만들지만, 이 선수들과 한 두세 시간 마주 앉아 있다 보면 에이전시에서는 느끼지 못하는 에너지를 받는다. 여러 회사의 정치적인 이야기들도 들으면서 옛 추억도 되살리게 되고, 경쟁사 인하우스 선수들과 싸운 얘기, 출입기자들 최근 신변잡기도 들으면서 같이 뒷담화도 하고, 어떤 기자들의 소식에는 안타까워 하기도 한다.

인하우스 선후배들의 공통적인 고민이 있다면 “앞으로 몇 년이나 이 일을 더 할 수 있을까?”가 가장 핵심이다. 일단 홍보 일을 시작해서 십 년 이십 년 이 일들을 해왔는데 앞으로 더 얼마나 할 수 있을까. 체력이 받쳐주질 않아. 다른 일은 아는 게 없어…여러 고민으로 미팅을 끝낸다. 사실 답이 없지 않나. 새로 시작하기에도 너무 늦은 거겠고.

한살이라도 젊었을 때 자기계발을 했어야 하는데, 일상에 치여서 하루하루를 힘겹게 보내는 게 그쪽 일이니…. 누굴 탓하기도 어렵다. 외국기업 인하우스와 국내기업 인하우스 그중에서도 그룹사 인하우스와 중소기업 인하우스들이 각각 서로 다른 색깔과 chemistry들이 있는데…최종 고민들은 엇비슷하다.

“앞으로 20년은 더 일해야 하는데, 그동안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감이 없으면 안 되지. 지금이라도 말이야…”매번 몇 마디 해주고 돌아서면 ‘참…에이전시로 오길 잘 했다’ 생각이 든다. 내가 인하우스 있을 때 그런말을 그들에게 해 주었다면 ‘형이나 몸 좀 돌보고 살어…그러다 죽겠어…’ 했을텐데…지금은 고개를 끄떡여 준다.

오랫만에 모 외국기업 홍보부장으로 승진한 한 후배를 만나서 맛있게 김치찌개를 나누어 먹고, 그 선수 손에다 커피빈 Tea 세트 하나를 선물로 들려 주고 헤어졌다. 받자마자 ‘이거…뇌물인데…우리 에이전시 비딩 곧 있는 걸 어떻게 알았지?” 너스레를 떤다. 아…내가 에이전시로 돌아오긴 했구나. 어쩄든 축하한다.

8월 252008 Tagged with , , , , , , 0 Responses

딜레마: 서비스 vs. 업종

2001년 말경으로 기억한다. 당시 PR 업계 최대 (지금까지도 전무후무한 최대 커뮤니티로 기록된다) 커뮤니티였던 홍사모(www.koreapr.org)가 년말 망년회를 가졌었다. 그 자리에서 PR업계의 미래에 대해 한 시간정도 발표를 한 기억이 있다.

당시 몇가지 핵심 주제를 기억해 보면:

1. 미디어 중심의 PR에서 메시지 중심의 PR
2. 업종 중심의 PR에서 서비스 중심의 PR

로 간추렸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중에서 오늘은 두번째 업종 중심 vs. 서비스 중심에 따른 에이전시 구조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4년만에 CK에 돌아와 rejuvenation을 진행하면서, 큰 고민이 있던 것이 서비스 중심으로 AE들을 성장시키느냐, 아니면 업종 중심으로 AE들을 관리하는가 하는 것이었다. 많은 PR 에이전시 경영진들이 서비스 중심의 구조 개편과 업종 중심의 구조 개편을 상호 혼동하거나, 자의적으로 해석 적용하는 경우들이 많은데…개인적으로 이 부분에 대해 좀더 신중 했으면 한다.

많은 AE들이 에이전시에서 일정 기간 재직 하다보면 점차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지 못하곤 하는데, 그 이유의 많은 부분이 이 ‘업종 중심의 에이전시 구조’에 있다고 본다. 보통 에이전시들을 보면 소비재팀, IT팀, 금융팀, 중공업팀…등등 흡사 기자들의 출입처 배분과도 유사한 업종 중심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동일 출입처 기자들의 네트워크 extension이 원활하고, 업계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한계는 업종 PR에 있어서 media relations의 영역에 대부분의 시간을 소비한다는 점이다. 일상에 충실하게 되는 것이다.

숙련도는 강해지지만 그외의 전문성은 향상되지 못한다고 볼 수 있겠다. (사실 소비재 업체들을 5년동안 서비스 한 AE도 자신의 소비재 클라이언트가 갑자기 IPO를 한다고 하면 그 때 부터는 사실 해당 지원 서비스에 막막한 게 현실이다)

인하우스 PR팀을 보자. 업계에서 20년 PR한 선배들을 봐도, 산전 수전 공중전을 다 겪으셨지만 전문 분야에 대한 자신감들은 솔직히 부족해 한다. 어깨 넘어로 해나갈 수는 있다 해도 나이가 먹고 감은 떨어진다. 따라서 항상 지금까지 해왔던 분야에만 자신을 가지고 임하려고 한다. (회사적으로 볼 때는 성장이 없다는 의미다)

그러면 질문이 하나 생긴다. 인하우스 내부에서 구하지 못하는 솔류션을 에이전시는 제공하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에이전시의 구조 또한 인하우스의 구조와 다르지 않고 실무 타입이 인하우스와 차별화되지 않는다면 인하우스는 그 이외의 솔루션들을 어디서 어떻게 구할 수 있을까?

에이전시가 항상 ‘고부가가치 사업을 할 토양이 안된다’ 또는 ‘PR 업계는 구조적인 한계가 있다’고 하는데…얼마나 ‘서비스 중심의 구조 개편’에 관심을 가지고 투자를 해왔었는지 자문해야 한다.

인하우스는 업종 중심의 전문성을 가져가는게 맞다. 반면에 에이전시는 서비스 중심의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 그래야 비지니스가 커지고, 업계가 발전한다. 인력들이 성장하고, 에이전시 사장들도 전문가로서 당당하게 대우받게 된다. 답은 쉬운데…어려워 한다. 마냥.

6월 022008 Tagged with , , , , , , , , , , , , , , , , 2 Responses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어제 같은 내일은 없다

어제 같은 내일은 없다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기업&미디어 web@biznmedia.com

일단 위기가 벌어지면 한가지 포기해야 할 것이 있다. 내일은 어제 같을 것이라는 인식이다. 한번 위기가 발생하면 다시는 위기 이전으로 완전히 돌아갈 수 없는 게 사실이고 현실이다. 이 사실을 확실히 인식하고 공유해야 제대로 된 위기관리가 나온다. 이러한 이해는 위기관리의 성패에 대한 평가에도 영향을 주는 근간이기 대문에 매우 중요하다.

   

방탄유리의 기능을 한번 생각해 보자. 방탄유리가 테러리스트의 총알을 막아내기는 하지만, 그 방탄유리 자체에는 그 총탄이 다시는 돌이 킬 수 없는 큰 흠집을 남긴다. 기업의 위기관리도 마찬가지다. 예상되는 ‘최악의 결과’만 피했다면 위기관리는 어느 정도 성공한 것이라고 자평하는 게 일반적이다.

기업의 위기와 그 영향들을 소비자나 중요한 이해관계자들(stakeholders)의 머릿속에서 아무 일 없었다는 듯 깨끗이 지울 수 있는 방법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가끔 위기관리 서비스를 의뢰하면서 일부 클라이언트는 ‘위기 이전의 상황으로의 회귀’ 또는 ‘아무 일 없는 듯 조용한 언론 반응’을 목표로 삼아 SOS를 친다. 이 지구상 어떤 위기관리 회사도 이런 마술을 부릴 수는 없다. 어느 인하우스도 마찬가지다.

언론을 어떻게 침묵하게 할 수 있을까?
제품 내 이물질 사건을 보도하는 언론을 어떻게 침묵하게 할 수 있을까? 예전 군사독재 시절처럼 지금은 상상할 수도 없는 무력을 빌어 기사를 긁어 내기라도 하면 되나? 수백 만개의 블로그와 커뮤니티 사이트들에서 복제되고 논의되는 정보의 흐름을 청평댐 강물 막듯이 막아버리면 될까?

일단 위기가 발생되면 기업은 상처를 입게 마련이다. 그 상처가 깊을 것으로 예상될수록 사전 예방에 더욱 힘쓰면 된다. 그러나 일반적인 기업들은 어떤가? 우리 평생 또는 CEO 재임 기간 중에 한번 일어날까 말까 하는 그런 ‘심각한 위기’에 대해 선뜻 예산을 들이고 싶어하진 않는다.

기업의 위기 요소 진단 (crisis vulnerability audit)을 해보면 이런 기업내의 현실의식은 뚜렷하게 그 형체를 나타낸다. 진단을 할 때 가장 기준이 되는 것은 위기의 발생 가능성과 발생시 위해성의 두 축이다. 간단히 말해서 한 기업에게 발생 할 수 있는 모든 위기 유형들을 다 끌어내서, 그 중 가장 발생가능성이 높고, 발생시 위해성이 높은 것을 중점 관리하는 활동이 이 진단이다.

   

위기 요소들을 진단해 보면 어느 기업이나 거의 99% 이상은 홍보담당자들이 기존에 알고 있고, 이미 겪었던 일들이 주요 위기 유형으로 대두된다. 이에 대한 기업의 반응은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돈을 들여서 진단을 해봐도 딱히 별다른 게 없다”하는 축과 “우리가 예견했던 결과 그대로다. 문제가 있는데도 개선하지 못한 우리가 문제다”라고 하는 축이다.

전자의 경우 우리는 이렇게 물어본다. “그렇게 자주 반복적으로 이런 위기들이 발생했었는데, 왜 계속 재발이 되는 건가요? 사전에 대비를 해서 통제할 수는 없을까요?” 이런 경우 답변은 여러 개이지만 가장 안타까운 답변은 이런 것들이다. “예산이 없어서요” 또는 “이게 본질적인 문제가 있는 부분이거든요”

기업이나 사람은 불행히도 자잘한 위기를 통해 면역력을 기르게 된다. 어머니께서 해 주신 밥에서 머리카락이 자주 나오는 집의 경우 손님이 소스라치게 놀라는 밥 속의 머리카락도 그 집 식구들은 대수롭지 않게 뽑아 내고 먹는다.

이런 ‘부정적인 면역력’을 개선하는 첫 단추는 CEO의 의지와 결단이다. 위기가 벌어지면 결코 그 이전으로 되돌아 갈 수 없다는 사실. 현재 우리가 예전 같다 생각을 해도 절대 그렇지 않다는 현실을 인식한 CEO의 개선 리더십이 매우 중요하다. 절대 어제 같은 내일은 없다. 내일도 오늘 같지는 않을 것이다.

정 용 민

   

PR컨설팅그룹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前 오비맥주 홍보팀장
前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ICO Global Communication, LG-EDS, JTI Korea, KTF, 제일은행, Agribrand Purina Korea, Cargill, L’Oreal 등 다수 국내외 기업 경영진들 대상 Media Training
Hill & Knowlton, Crisis Management Training Course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두번째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Training 기법 사사
네덜란드 위기관리 컨설팅회사 CRG의 Media training/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입력 : 2008년 06월 02일 10:46:43 / 수정 : 2008년 06월 02일 10:49:48
12월 062007 Tagged with , , , , , , , , , , 8 Responses

인하우스와 에이전시

인하우스와 에이전시를 넘나 들면서 현장에서 피부로 느끼는 많은 깨달음들이 있다. 그런데 매우 중요한 사실들을 최근 반복적으로 마주하게 된다.

PR담당자들이 자신의 일을 잘 모른다는 것

에이전시를 불러다 일을 시키는데, 무슨일을 어떻게 어떤 프로세스로 시켜야 하는지 잘 모른다는 것이다. 이는 에이전시를 부리는 방법을 안다 모른다 이전에, 자신의 업무를 잘 파악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자신의 업무를 좀더 체계적으로 파악해 관리하고 있다면 에이전시를 쓰는 것이 뭐가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 밑의 직원들을 관리하는게 왜 힘든가? 왜 프로세스가 얽히고 섥히며, 업무들이 서로 뒤죽박죽 되는가 말이다.

예산에 대해서도 잘 감이 없다는 것

자신이 가용할 수 있는 예산이 얼마 인지 아는 것은 업무의 기본중 기본이라고 배웠다. 그런데 이런 최소한의 예산 계획이 없거나 대충 대충이다. 투자의 효율성을 따지거나 가격의 높고 낮음을 가리기 전에 자신의 예산 계획을 좀더 꼼꼼히 조사 관리했으면 좋겠다.

경험이 없다는 것

경험은 해봤냐가 아니다. 잘해봤냐에 대한 이야기다. 이걸 제대로 한번 해봤냐? 이게 경험이 있냐 없냐라는 질문의 뜻이다. 그런데 잘해 봤냐 어떠냐를 묻기전에 일을 해본 사람도 흔치가 않아 보인다. 안해봐도 다 알아 하는 사람이 너무 많다. 마음으로는 될 것 같지만…안해본 사람은 일을 잘 모른다. 잘하기도 힘들다. 제대로 해본 사람하고는 같이 일하기가 쉽다. 에이전시가 일하기 어려운 것은 인하우스가 저대로 된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에이전시는 인하우스의 책임이다. 그리고 인하우스만큼만 한다.

내 스스로도 다시한번 뒤돌아봐야 하겠다. 진짜 내가 선수인지 아닌지를…

1 2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