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82016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66편] 쌓아 놓은 명성이 위기관리에 도움이 되겠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가 이번 위기를 겪으면서 많은 걸 깨달았습니다. 그간 불우이웃도 돕고 몇몇 CSR을 해왔는데요. 앞으로는 위기관리 치원에서도 평소 좋은 일들을 많이 해야겠다 생각합니다. 전문가들이 평소 쌓아놓은 명성이 위기관리에 도움이 된다고 하던데요?”

 

[컨설턴트의 답변]

한가지 정확하게 정리하고 싶은 게 있습니다.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말씀하신 명성(Reputation)과는 다른 의미입니다. CSR 활동을 많이 하면 회사의 명성이 좋아 지지 않겠느냐 하시는 것 같은데, 꼭 그런 인과관계가 확실하게 존재한다고 볼 수도 없습니다.

회사가 가진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평소 활동들은 분명 의미가 있습니다. 그러나, 위기관리 관점에서 평소 기업이 강조해 오던 사회적 책임이라는 가치는 해당 기업에게 보다 훌륭한 위기관리를 기대하게 만드는 측면이 있습니다. 쉽게 말해 “저 회사는 좋은 일들을 많이 했으니, 좋은 회사일거야. 그래서 당연히 이번 큰 문제에 대해서도 훌륭하게 대응 하겠지” 이런 기대를 만든다는 것입니다.

물론 평소 훌륭한 활동을 많이 한 기업이 위기가 발생 한 직후에도 훌륭하게 대응한다면 그보다 더 좋은 결과는 없을 것입니다.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평소에는 훌륭한 일을 하던 기업이 위기가 발생하자 그렇지 못한 대응을 하면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하나 뿐인 지구’임을 강조하며 친환경적인 여러 캠페인을 해 온 기업이 있다고 가정 해 보시죠. 지속적으로 하천을 살리는 운동을 하며 쓰레기를 수거하고, 녹색 하천을 위해 깨끗해진 하천들에 자연 어류들을 방생 합니다. 미래 후손들이 마실 물임을 강조하면서 하천 정화 운동에 매년 수십억 원씩을 기부하곤 합니다. 당연히 많은 공중들이 해당 기업을 ‘친환경 기업’ ‘하천환경에 철학이 있는 기업’으로 기억하게 될 겁니다.

그런 회사의 한 지역 공장에서 공정상 관리되던 독극물이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인근 하천으로 대량 유출 돼 버립니다. 치명적 위기가 발생한 거죠. 이럴 때 해당 기업은 어떤 수준으로 대응해야 할까요? 어떤 태도로 대응해야 해당 위기가 관리 될까요?

분명한 것은 기존에 지구환경, 깨끗한 하천, 미래 우리 아이들이 마셔야 할 물…등등에 대한 가치를 강조하지 않았던 기업의 위기관리 보다는 훨씬 나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해당 위기를 그들 보다 훨씬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더 신속하게 해결책을 찾아, 더 수위 높게 대응해야 할 겁니다. 공중들의 시각에서는 그게 당연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해당 위기관리에 헛점이 있었거나, 주저함이나, 면피성 대응이 있기라도 했다면 공중들의 반응은 엄청나게 부정적으로 변할 것입니다. “그렇게 하천 정화에 대해 이야기 많이 하더구먼, 자사 공장 내 독극물 관리는 형편이 없었다니, 황당하군” “지구를 위해 어떤 일도 마다 않겠다고 하던 회사가 독극물을 하천으로 흘려 보내고서는 3일간 쉬쉬했다니…” “이 회사가 미래 아이들이 마실 물이라고 강조 하지 않았었나? 그 물을 이 지경을 만들어 놓고 배상에는 주저하는 게 무슨 일이지?” 이런 반응이 당연하게 발생할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말씀 드리면, 위기관리에 부담이 될 터이니 평소 CSR이나 명성관리 등은 하지 마십시오 하는 이야기는 절대 아닙니다. 대신 일관성을 가지라는 것입니다. 진정성이라고도 하지요. 평소와 위기 시 판단기준이나 철학이 달라지면 절대 안 된다는 의미입니다.

‘위기가 발생하면 의사결정자들이 한 방에 모여 회사의 철학이 쓰여있는 액자를 먼저 바라보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평소 우리가 무슨 말을 해 왔고, 어떤 가치를 강조해 왔는지를 기억해 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가치에 따라 위기 시 의사결정 하라는 의미입니다. 그렇게 해야 보다 성공적인 위기관리가 가능하다는 가르침입니다.

훌륭한 CSR 활동을 해 왔고, 여러모로 좋은 명성을 쌓아 왔다면, 그 기존 가치에 따라 위기관리 체계와 의사결정 프로세스도 평소 관리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렇지 못한 기업들 보다 훨씬 더 많이 그리고 자주 위기 발생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민감하게 위기를 감지, 방지, 완화 하는 작업들에 투자해야 합니다. ‘훌륭한 기업이 훌륭한 위기관리를 한다.’ 그래야 이 큰 가치가 실현됩니다. 우리가 얼핏 생각하듯 훌륭한 일을 많이 하면 위기가 발생해도 어느 정도 정상을 참작 받을 수 있겠지 이런 단순한 생각은 오히려 위험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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