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411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한 종편 방송 기자가 저에게 반복적으로 전화를 해오면서 귀찮게 합니다. 대표이사이지만 저도 개인 프라이버시라는 것이 있는데요. 이 기자는 상당히 저를 귀찮게 합니다. 나름 자신은 중요한 취재라고 하고 취재 내용도 저에게 민감하기는 하지만 인간으로서 참기 힘드네요. 화를 내면 안 되겠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기자 취재에 대응하시는 것은 그 취재 내용을 검토하여 전략적 판단을 먼저 하신 후 진행하셔야 하는 선택적 업무입니다. 만약 취재에 대응하지 않겠다 또는 취재 내용이 우리에게 별 의미 없다는 판단을 하셨다면 취재에 대응하시지 않는 실행을 하시면 됩니다.
일반적으로 취재 질문에 이유를 설명하고 답변을 하지 않거나, 응대를 하시더라도 원론적 메시지만 반복하는 것이 대응 방법입니다. 이 때에도 전화를 피하거나, 화를 내어 기자에게 취재하지 말라고 하거나 해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그런 대응이 기사나 보도를 흥미진진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입니다.
그와 반대로 취재 내용이 민감하고 위협적이라서 우리가 대응해야 하겠다는 판단이 섰다면, 전략적 대응을 위하여 최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기자의 취재를 중단하게 할 수는 없습니다. 단, 기자의 취재 질문에 준비된 답변을 하여 우리 핵심 메시지를 기사에 포함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 외에 취재를 피하거나 기자에게 화를 내거나 하는 것은 전략적 대응 방식이 아닙니다. 그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실익이 없기 때문이지요.
질문에서 기자에게 화를 내고 싶다는 말씀을 하셨는데요. 그냥 마음속 감정으로만 남겨두시고, 실제 취재 대응에서는 차분하게 핵심 메시지를 반복하시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특히나 방송 같이 취재원의 목소리나 모습이 그대로 보도될 수 있는 경우에는 더욱 정제된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합니다. 방송을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듣고, 행동을 보게 될 수많은 사람들을 생각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특정 회사를 대표하는 고위 임원으로서 사람들이 생각하고 기대하는 그대로의 메시지와 모습이 방송되는 것이 회사나 자신을 위해 좋다는 생각을 하셔야 합니다. 일부에서는 기자와의 질의 응답 전반에 대하여 격투기나 권투시합 정도의 이미지를 떠 올리는 분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기자의 취재가 자신을 아프게 하고, 힘들게 하고, 흥분하게 한다는 것이지요. 그에 대한 반발로 기자를 어떻게 든 공격해 케이오 시키고 싶어하는 마음이 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누가 이기는 가에 대해 주로 신경을 쓰게 되는 것이지요. 당연히 이런 경우 화가 납니다.
그러나, 기자와의 질의 응답을 피겨 스케이팅이나 체조라고 상상해 보시면 어떨까 합니다. 앞의 경우 처럼 누가 이기는 가에 중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나의 말과 행동이 관중에게 어떻게 보여질 것인가에 대해 더욱 신경 쓰면 좋다는 의미입니다. 신문기사나 방송 보도를 통해 보여지는 나의 말과 행동이 회사의 소비자, 직원, 거래처, 경쟁사, 규제기관, 지역 커뮤니티, 노조, 투자자 들에게 어떻게 해석될 것인가를 생각하여 대응하자는 것입니다. 아무리 화가 나도 나는 꼭 멋지게 트리플악셀에 성공해 보이겠다는 생각 정도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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