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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에서 소통을 하라는데요?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430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에게 며칠간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일단 최초 해명은 했는데, 언론에서는 회사가 더 나서서 소통하라 요청하고 있습니다. 추가 의혹에 대해 답을 계속 내 놓으라는 거죠. 저희가 다시 나서야 하는지, 아니면 지금처럼 침묵해야 하는지 고민입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부정이슈가 발생했을 때 침묵이냐 대응(커뮤니케이션)이냐 기본적 입장을 정리하는 데에는 많은 변수 검토가 필요합니다. 자주 말씀드린 것과 같이 ‘무조건’ 정해진 원칙은 없습니다. 소통이라는 말이 평소에는 상당히 긍정적 의미로 들리지만, 부정 이슈가 발생했을 때는 그 의미는 전혀 다를 수 있습니다.

일단 침묵이냐 대응이냐 하는 입장을 결정할 때에는 해당 이슈의 성격을 잘 살피셔야 합니다. 이슈 성격상 회사가 나서서 커뮤니케이션 할수록 논란이 커지는 유형이 있고, 그 반대가 있을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회사가 지금 커뮤니케이션 대응을 했을 때 ‘얻는 것’이 많을까, ‘잃는 것’이 많을까 하는 판단입니다. 만약 회사가 대응 커뮤니케이션을 해도 논란이 잦아 들지 않을 것이라 예상되면 차라리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는 것이 나을 수 있습니다.

대응 커뮤니케이션을 한다면 그 커뮤니케이션 대상은 어떤 이해관계자인지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규제나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고 있는 상태에서, 회사가 다양한 쟁점에 대해 커뮤니케이션 대응을 하는 것은 자칫 관련 기관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에 권장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회사가 실컷 기관을 자극해 놓고, 그 커뮤니케이션 대상은 소비자들이었다고 해명한다 해도 기관과의 관계는 좋지 않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 다음 대응 커뮤니케이션을 한다면 어떤 메시지와 논리, 그리고 근거를 제시할 것인가 하는 고민도 필요합니다. 일반적 이슈관리 경험상 사회적으로 논란이 된 회사가 그 엄청난 불을 잠재울 수 있는 양질의 메시지, 논리와 근거를 마련해 제시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만약 제시 가능한 메시지, 논리 그리고 근거들이 부분적이거나, 상충되거나,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라면 차라리 대응하지 않는 경우가 더 나을 수도 있습니다. 그 대안으로 일부 회사는 ‘깊은 사과’를 합니다. 사과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불을 꺼보려 하는 것이지요.

그에 더해 예상하셔야 하는 것은 회사가 커뮤니케이션 할 때와 하지 않을 때를 각각 예상하여 어떤 대응이 현재 논란에 대한 언론의 관심과 기사를 줄어 들 게 할 것이냐 하는 것입니다. 초반에 제대로 커뮤니케이션 했다면, 그 후 추가로 여러 번의 커뮤니케이션은 필요 없게 될 것입니다. 어쨌든 시간이 흘러 갈수록 언론의 기존 관심은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반대로 회사가 계속 해명 하고, 반론을 제시하고, 새로운 반박을 하고, 가시적 행동을 하면, 언론의 관심은 장기화되고 기사량은 줄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일부 언론에서 부정 이슈와 연관된 회사에게 ‘소통하라’ 요청하는 것은, 회사측 시각에서 보면 더 많고 다양한 기사 주제를 내 놓으라는 언론의 주문과 같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말씀드린 바와 같이 침묵하는가 대응 커뮤니케이션을 하는가 하는 결정에는 많은 변수 검토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비유적으로 활활 타오르는 불을 끄는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땔감을 더 이상 넣지 않는 것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만약 무언가를 던져 넣어 불을 끌 수 있는 경우라면 당연히 그리 하는 것이 나은 결정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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