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장님이 잠깐 어제 실수를 하셔서 그게 언론에서 회자되고 있습니다. 저희 내부적으로 워낙 회장님의 리더십이 강하다 보니까, 해당 상황을 ‘위기’라고 정의하는 것부터가 조심스럽습니다. 저희가 현재 가장 중요하게 챙겨야 할 부분이 뭘까요?”
[위기관리 컨설턴트의 답변]
최근 수년간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기업 오너 또는 오너 가족들과 관련 된 위기 사례들을 많이 기억하시죠? 그 사례들로부터 얻은 교훈이 있으실 텐데요. 안타깝습니다. 질문에 대한 가장 간단한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기업 오너께서 촉발시키신 위기상황에 처해 전사적으로 가장 중요하게 관리해야 하는 것은 바로 ‘사회적 공분(公憤)’입니다.
그런 상황에 처한 일부 기업들은 “사실 법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다”는 주장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상황으로 ‘사회적 공분’이 발생하게 되면 추후에 어떤 형태로든 ‘법적 책임’은 지워지게 됩니다. 최소한 ‘법적 책임 규명을 위한 지난한 과정’은 시작되겠지요. 공분은 발생한 채로요.
또 어떤 기업은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상대방이 먼저 잘 못했다. 일방적인 것이 아니다” 이해는 됩니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공중들은 기업의 오너와 약자인 상대방을 동일 객체로 판단하지 않습니다. 기업 경영진의 경우 더욱 엄격한 사회적 잣대와 평가를 감수해야지요. 절대 쌍방과실을 주장하지 마십시오. 공분이 더해질 수 있습니다.
더욱 심각한 기업은 이렇게도 이야기합니다. “우리 회장께서는 상대를 교육하는 마음에서 훈계 하신 것일 뿐이다.” 그렇게 해석되면 아주 좋겠지만, 불행히도 그렇게 해석될 수 있는 상황이라면 애초부터 언론이나 온라인에 회자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위와 같이 뜨거워진 기름에 차가운 물을 쏟아 붓듯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일차적으로 기업 오너의 행위가 공분 형성의 계기를 만들었는데, 거기에 더해 회사가 공식적으로 해명하면서 그 형성된 공분에 불을 댕기는 우를 범하지 말라는 의미입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공분이 최소화되거나 사라질까요? 그냥 제3자 입장으로 한번 돌아가 보는 겁니다. 일단 기업 오너 스스로 흥분을 가라앉히려 노력하셔야 합니다. 누군가 옆에서 지속적으로 그런 오너분의 감정관리를 해주셔야 하겠지요. 그 다음에 다 같이 제3자 입장으로 해당 상황을 담담하게 바라보고 어떤 해결책이 있을지 고민해 보는 것입니다. 절대 당사자의 마음으로 해결책을 고민하지 말아야 합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피해자나 상대자의 마음으로 역지사지해서 문제를 바라보는 것일 텐데요. 사실 현장에서 이런 상황을 마주하게 되면 중립적인 컨설턴트들도 상대방 입장으로 완전하게 전환되지 못하곤 합니다. 더구나 기업 오너분이나 임원들에게 그런 역지사지 수준을 요구하기는 힘듭니다. 그냥 제3자라면 이 상황을 어떻게 판단할까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이런 사고 전환에 가장 큰 도움을 주는 것은 언론과 온라인 공중의 대화를 모니터링하고 분석 해 그걸 들여다 보는 것입니다. 언론이나 온라인 공중들에 대한 편견은 일단 내려놓아야 수용이 가능합니다. 그들이 공분을 만들고 공분을 영향력으로 변화시키는 주체이기 때문에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야 하는 겁니다. 그들 대부분이 어떤 점을 문제라 지적하는지, 어떤 부분에서 가장 화를 많이 내고 있는지 정확하게 핵심을 짚어내야 합니다.
그 후에는 오너가 스스로 앞으로 나가 그 문제를 푸는 수 밖에 없습니다. 언론에 고개 숙이기 싫다 하시면서 앞에 안 나가신다면, 경찰이나 검찰 출두 때 언론과 조사기관 양쪽에 모두 고개를 숙이시게 됩니다. 법정에서 무죄를 인정받겠다며 가만히 계시면, 나중에 법정에서 무죄를 인정받더라도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받으신 이후가 될 뿐입니다.
사회적 공분을 두려워하셔야 합니다. 역사적으로도 국내외 수 많은 정치적 지도자들이 사회적 공분으로 사라져갔습니다. 사회적 공분은 곧 광기(狂氣)와도 연결되고, 여론의 재판이라는 것은 법적 구속력을 넘어 기업 오너는 물론 임직원들의 생사를 가르는 칼날로 돌아 오기까지 합니다.
물론 억울하고 안타깝고 화가 나시기도 할 겁니다. 별 것 아닌 상황이 일파만파 퍼져 전국민의 술안주가 되니 얼마나 아프시겠습니까? 하지만, 위기는 우선 관리해야 합니다. 빨리 정신을 챙기시고, 사회적 공분을 그대로 마주하면서 대응 전략을 짜십시오. 앞으로 스스로 나서 문제를 해결하는 위기관리 리더십을 보여주십시오. 회사가 한층 더 발전할 기회가 만들어 질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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