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012015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14편] 홍보임원만 대언론 창구가 되는 거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내부 가이드라인에 의하면 언론에서 연락이 오면 모두 ‘홍보팀에게 연락 하라’고 응대하고 홍보실 외 다른 임직원에 의한 직접적 언론 대응은 금하고 있습니다. 이걸 창구일원화라고 알고 있고 그 역할을 당연히 홍보임원이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다른 임원들이 대언론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배우거나 할 필요는 없다 생각 하거든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위기관리 컨설턴트의 답변]
원래 이런 개념이 우선입니다. ‘기업에게 위기가 발생하면 모든 임직원은 하나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 그런데 이 개념이 너무 실행하기 어렵다는 게 문제입니다. 딱 두세 명의 임직원간에도 메시지와 근거들이 합치되지 않는데, 전 임직원이라니요. 너무 과한 개념이 돼버리는 거죠.

그래서 차선책으로 권장되는 체계가 그 ‘창구일원화’ 입니다. 근데 여기에서 또 혼란스러워 하는 해석들이 분분합니다. 이 ‘창구일원화’를 ‘위기가 발생했을 때 모든 이해관계자 커뮤니케이션은 홍보부문이 창구가 되어 (혼자) 해야 한다.’고 해석해 버리는 오류 말입니다.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진행 해 보면 70-80%의 기업에서 목격되는 현상이 위기상황에서 ‘홍보팀만 바쁜’ 상황입니다. 공정위에서 연락이 왔는데 전화를 받은 담당자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아…창구일원화!) 홍보팀으로 연락하세요!” 사고로 분노해 있는 피해자가 회사로 연락 해 오는데 “창구일원화가 중요하지…) 홍보팀으로 연락하시겠어요?”라고 응대하는 겁니다. 결국 위기 시 모든 이해관계자들로부터의 응대 수요가 홍보팀으로 집중돼버립니다. 홍보팀만 불 난 호떡집이 되어 버리죠. 아주 흔한 현상입니다.

창구일원화라는 의미가 ‘홍보부문에게만 커뮤니케이션 창구 역할을 맡기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또 현실적으로 그렇게 될 수도 없습니다. 정확하게 이야기하자면, ‘이해관계자별로 창구를 일원화 하라’는 의미라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공정위, 식약처, 금융감독원, 국세청, 국회 등의 이해관계자 커뮤니케이션은 대관 및 법무부문이 ‘일원화 된 창구’가 되는 거죠. 성난 고객들, 피해자, 불만 고객, 블랙 컨슈머들과의 창구는 ‘고객관리부문’이 된다는 겁니다. 온 오프라인 언론, SNS, 기타 유사언론 그룹들에 대한 창구는 ‘홍보부문’이 되겠지요. 물론 회사를 대표하는 전사적 대변인 역할은 홍보부문의 장이 담당합니다. 하지만, 이를 창구일원화와 같은 의미로 새기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실제 최근 발생하는 위기 성격들을 보면 ‘전사적 대변인’인 홍보임원이 홀로 정확하게 커뮤니케이션 하기 힘든 상황들이 참 많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인 ‘고객정보보안’ 위기죠. 기자회견을 열더라도 기자들이 기술적 질문을 해오면 홍보임원의 답변은 이내 제한 됩니다. 정보보안체계와 기술적 디테일들을 홍보임원이 설명하는 것이 불가능한 게 어찌 보면 당연하죠.

이 때 부대변인 자격으로 기자회견에 임해야 하는 사람은 누굴까요? 맞습니다. 정보보안담당 임원입니다. 이 임원은 평소 기자들과 직접 커뮤니케이션 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주관으로 관리해야 하는 ‘정보보안’관련 위기 때는 자신이 ‘대변인’ 역할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집니다. 이런 상황을 미리 예견해 보면 모든 임원들이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감이 옵니다.

평소 ‘창구일원화’를 홍보부문만 혼자 하는 체계라는 의미로 간주해 버리면 위기 시 어떻게 될까요? 급한 마음에 기자회견 마이크를 잡게 된 ‘정보보안담당 임원’은 기자들의 날카로운 질문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을까요? 처음 경험하는 기자들로부터의 압박을 견뎌낼 수 있을까요? 스스로 감정을 컨트롤하면서 핵심 메시지를 찾아 반복 전달할 수 있을까요? 불필요한 디테일 한 설명을 피해가면서 핵심만 강조할 수 있을까요? 필자가 년간 백 여명 넘는 임원들과 실습 해보아도 약 10~20%의 임원들만 비교적 안전하게 그 자리에 설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정리 하자면, 전사적 대변인은 물론 홍보부문 임원이 되는 것이 맞습니다. 그러나 위기 시를 대비해 이해관계자별, 위기유형별 주관 및 유관 임원들도 대변인으로 선정 되어 있어야 합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 주관 및 유관 임원들이 전문적 훈련을 받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야 대변인이 될 수 있습니다. 실제 상황을 상정한 공격적 질문들에 대응하는 실습들을 지속적으로 해 보는 강도 높은 훈련입니다. 평소에는 홍보부문이 창구를 담당 한다고 하지만, 위기 시에는 자신이 저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 놓고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홍보부문을 위시로 모든 이해관계자별, 위기유형별 대변인들 모두가 또 명심해야 할 것은 ‘동일한 핵심 메시지와 근거들만’을 중심으로 커뮤니케이션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앞의 언급들을 기억해 보시면 느끼시겠지만, ‘기업에게 위기가 발생하면 모든 임직원은 하나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란 실제로 이런 체계를 뜻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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