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5월 022008 Tagged with , , , , 0 Responses

Informative Editorials & Strategy

중앙일보 – [사설] 광우병 부풀리는 무책임한 방송들
 
조선일보 – [사설] TV 광우병 부풀리기 도를 넘었다


광우병 논란과 관련해서 일간지들이 TV의 자극적인 리포트들에 대해 비판을 가하기 시작했다. 개인적으로 TV는 ‘흥행’을 위해 자극적인 내용들을 과학적이거나 정치적 균형 감각 없이 방송을 한 경우라고 본다. 또한 일간지들의 경우에는 방송매체와의 자존심 싸움에서 TV가 먼저 좋은 빌미를 주었다는데 고마와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실 저널리즘이라는 것에 있어서 한국에서 처럼 상대적이고 상황중심적인 곳도 드물테다. 불쌍한 것은 정확한 정보력이 없고, 더구나 정확한 정보를 신뢰를 가지고 설명해 줄 매체도 없고, 또 그 말을 믿게 하는 환경속에서도 살지 않는 우리 같은 일반 소비자들이다.

위의 중앙과 조선일보의 사설들을 놓고 보자면 나는 개인적으로 조선일보의 사설에 좀더 점수를 주고 싶다. 현재 시중 정보의 share of voice를 보면 거의 앞도적으로 광우병에 대한 부정적이고 극단적인 이야기들이 장악을 하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광우병’ 그자체가 아니라,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유발 가능성’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광우병=미국산쇠고기라고 믿고 있다.

어제의 포스트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정부는 빨리 포지션을 정해야 한다. 여러장관님들이 나오셔서 그러한 포지션에 찬물을 끼얹어서도 안된다. (성질들 좀 조금만 죽이자, 국민들을 위한다면…)

그런의미에서 조선일보의 사설은 상당히 informative하다. 그 관련 이슈의 background를 관련 부처를 통해서 전달 받았다고 할찌라도 상식적인 수준에서 이해가 빠르다. 중앙일보의 경우에도 비록 TV를 비판하기 위한 논조라고 해도, TV측에서 제시한 endorsement의 credibility를 지적한 부분은 매우 전략적이었다고 본다.

** 광우병 또는 AI 이슈에 관련하여 제 개인적으로는 아무 정치적/분파적 편견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정치적 댓글이나 비판은 정중히 사양합니다

4월 302008 Tagged with , , , , , , 1 Response

포지션을 정해야 메시지가 통한다

광우병을 둘러싼 정부(외교통상부)의 포지션을 유심히 보고있다. 참 흥미로운 부분은 외교통상부가 국민의 맞은편에 포지션을 정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분명히 ‘광우병’이슈에서 외교통상부는 국민쪽 포지션을 정해 이를 강조해야 성공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

기업의 위기시에도 피해자나 소비자들의 편에 같이 서는 것이 성공적인 위기관리의 가장 기본적인 포지션 전략이다. 그러나 많은 사례들에서는 이를 간과하거나 포지셔닝에 실패한다. 일단 건너편에 서게되면 그 다음은 논쟁(debate)만 가능할 뿐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은 불가능해 지게 마련이다.

한국일보 기사에 의하면:

한미 쇠고기 협상 관련 질의응답에서는 유 장관이 “미국산 쇠고기를 먹었을 때 광우병에 걸릴까 봐 걱정하는 국민이 얼마나 있는지 모르겠다”면서 “광우병 걱정은 국내 농추산업 보호나 정치적 해석 때문에 부풀려진 것”이라고 말해 공분을 샀다. 이에 최성 의원이 “미국인을 비롯한 서양인은 광우병 쇠고기를 먹을 경우 인구 35%에서 병이 발생하지만 한국인 유전가 구조는 광우병에 취약해 인구 95%에서 발생 우려가 있다”며 “아느냐”고 묻자 유 장관은 “들은 바 없다”고 답했다.

최 의원이 재차 “그런 정보도 없이 미국산 쇠고기 도입에 광우병 우려가 없다고 단정적으로 말할 수 있느냐”고 따지자 유 장관은 “저도 미국 가면 쇠고기 자주 먹습니다”라고 말해 실소를 자아냈다.

라고 전하고 있다. 유장관의 전체 답변맥락을 알아보기 위해서 질의응답 전문 또는 동영상을 찾아 보았는데, 찾을수가 없다. 따라서 이 편집된 보도만을 가지고 답변에 대한 세부적인 평가를 하지는 않고 싶다.

그러나 이 기사를 읽으면서 몇가지 point를 짚어내자면;

1. 무조건 위기시에는 국민들과 ‘같은’ 편에 포지션을 정하고 강조해라.

“..얼마나 되는지 모르겠다(X)” –> “우리 국민들의 관심과 우려를 잘 알고 있다. 이러한 국민들을 위해 더욱 철저하게 모든 가능성들을 철저히 관리하여 안전한 소고기의 수입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
 
2. 단언 하지 말아라. (아무도 어떤것을 단정할 수는 없다)

“..부풀려 진 것(X)” –> “광우병 논란을 둘러싼 국민들의 우려 측면과 정치 해석적인 측면을 분리해서 예의 주시 관리 하고 있다.”  

3. 정보를 갖춰라. 질문자가 가진 정보의 3배 이상을 가져야 정확하고 설득력있는 답변이 된다. (군사학에서 적을 제압하는 군사력 비율을 기억하라)

“..들은바 없다(X)” –> “(만약 진짜 모른다고 해도) 그러한 수치에 대해 좀더 과학적인 근거를 제공해 주시면 검토해서 관리 정책에 반영하도록 하겠다.” 
“(알고 있다면)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철저한 관리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우리 국민들의 안전이 무엇보다 우선한다는 데에는 변함이 없다”  
 
4. 절대로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비유나 은유를 들지말아라. (프로라도 조심해라)
 
“..미국 가면 쇠고기 자주 먹는다(X)” –> “확실한 것은 정부는 국민의 먹거리 안전은 절대 포기하거나 가볍게 여길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데 공감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단정적이거나 편향적인 접근은 하지 않고 있다. 국민들께서는 정부를 믿어달라”  

여러 기업과 정부부처, 각종 조직들로부터 수없이 반복되는 커뮤니케이션 문제점들이다. 정말이다.

4월 272008 Tagged with , , , , , 5 Responses

광우병 주변의 추억과 생각…

AE 한명이 점심을 먹다가 말했다. “미국 사람들은 거의 미국 소고기를 먹지 않는데요. 걔네들도 호주나 뉴질랜드산을 먹는다 던데요? 위험해서 미국산 소고기는 거의 수출하고, 가난한 미국 사람들만 미국 소고기를 먹는다고 하더라구요…”

신문을 보거나 블로그들을 돌아다니다 보면 여기 저기서 ‘광우병’에 대한 이야기들이 마치 ‘광우병’ 처럼 돌아 다닌다. 그 중에는 과학적 이야기들을 담담하게 설명해 놓은 글들도 있고, 또 상당히 정치적인 견해를 올려 놓은 글들도 있다.

블로그스피어에서는 다양한 담론들이 자유롭게 토론되고 쌍방향 피드백이 되는 곳이기 때문에 즐겁게 읽고 있다. 각자 나름대로 스토리들이 있지만…거의 ‘광우병’을 두려워 하고 있다는 것에는 공통점이 있다고 본다.

뉴욕에서 의사하기 블로그를 운영하시고 계시는 고수민님이 광우병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을 해 주셨다. 내가 댓글에도 달아 놓았지만…미국 체류시절 가난한 유학생인 나에게 고향의 향수인 설렁탕과 곰탕 그리고 곱창 전골은 한번은 먹고 싶은 그리운 음식이었다. 뉴욕 맨하튼 중심가 한성의 곱창전골, 원조와 뉴욕곰탕 그리고 감미옥의 설렁탕은 마치 내가 잠시 한국에 와 있는 듯 한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당시에는 너무나 가난했지만…돈을 아껴 아내와 두돌짜리 아이를 데리고 먹었던 그 뚝배기의 뽀얀 국물은 지금은 그리운 추억이다.

뉴욕의 동네 슈퍼마켓인 Edward의 식육코너에 카트를 몰고가서 아내와 큰 스테이크용 소고기를 내려다보면서 한국 가격과 비교를 해 보던 생각이 난다. 7월 4일 독립기념일 휴일에 딱히 할일이 없던 우리는 휴일 기분을 낸다고 아파트 오븐에다가 스테이크용 소고기 덩어리 3개를 넣고…그 고기가 익을동안 감자를 삶고…12불짜리 와인을 따면서…저 멀리 허드슨강쪽에서 터지는 독립기념일 축하 불꽃들을 바라보기도 했었다.

태리타운을 지나 이름 모르는 큰 강가 공원에 가서 교회 사람들과 갈아놓은 소고기 햄버거 패티를 하루종일 구워 먹던 추억도 있다.

브롱스의 밴코트랜드파크에 뉴욕필하모닉의 무료 콘서트를 구경가..석양에 돗자리를 깔고 당시 세살짜리 딸과 아내가 비스듬히 누운채 공원앞 버거킹 햄버거 세트를 먹으며 뉴욕필을 감상한 기억도 난다.

어머니가 한국에서 ‘비싼 음식’이라고 하셔서 일반인들은 집에서 해 먹을 수 없는 음식인 줄 알았던 소꼬리가 널려져 있는 미국의 슈퍼마켓에서 어떻게 그걸 요리해야 하는지도 모르고 사다가 한국산 갈비양념에 재어 찜을 하던 생각도 난다.

나와 아내 그리고 어린 딸의 미국생활에서 소고기는 바로 멋진(폼나는) 식생활이자 추억 만들기였다. 이제 그 미국의 소고기를 한국에서 먹을 수 있다고 한다. 근데 문제가 있단다. 나쁜 병에 걸릴수 있단다. 참 난감한 문제다.

조선일보에 25일자 시론을 쓴 서강대학교 허윤 교수의 삼겹살, 쇠고기, 그리고 광우병 에도 많이 공감한다. 이런 중립적인 이야기들이 많았으면 한다. 무조건 미국산 소고기를 찬성하거나 반대하는 그런 이야기가 아니다.

기본적으로 ‘무책임하거나 과장된 두려움’을 조장하지는 말자. 또 ‘무책임하게 광우병을 무심하게 대하지도 말자’ 일부에서 보이는 것처럼 정치적으로 몰아치기 위해 떠들지도 말자. 정치적으로 방어를 하기 위해 억지를 쓰지도 말자.

경제 논리와 국민건강에 관한 논리를 서로 분리하자. 예전 일본은 미국쌀을 먹으면 코가 자라 코가 커진다고 미국 쌀의 소비를 껴렸다고 한다. 그러나 현재 같은 세상에서 이런 ‘과장된 감정적 접근’은 그 효과를 오래 유지하기 어렵다.

또 감정적으로 두려움만 증폭되어 마구 떠들다보면…시간이 지나 그 목소리가 제풀에 잦아들때 정작 정부는 아무일 없었다는 듯 안도하면서 지나가 버리는 악순환을 초래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을 냄비라고 하는것도 이때문이다. 감정은 잦아들게 마련이다. 이성 보다 단명한다)

모두 이성적으로 무엇이 과학적인 사실인지, 그리고 우리가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어떤 현실적인 대책을 세워야 할찌, 어떻게 관리를 하고, 계몽을 해 나가야 하는지에 대해서 더욱 논의가 있었으면 좋겠다. 음모 이론이나, 미국에 대한 비상식적 반감, 약자라고 느끼는 괜한 설움…이런 것은 좀 발라내자. 이런 부속들이 마치 소고기에서 광우병을 일으키는 그 위험한 부속과 뭐가 틀리나 말이다.

이성적으로 바라보고, 토론하고, 또 관리하자. 정부를 좀더 이성적으로 압박해 보자.

4월 232008 Tagged with , , , 5 Responses

긁어 부스럼…

연합뉴스의 신호경 기자가 쓴 <광우병이 복어 독 수준이라니…>기사를 보고 우리나라 기업이나 정부의 키메시지 개발의 한계를 다시 한번 목격했다.

농림수산식품부 농업통상정책관, 22일 평화방송 라디오 프로그램 출연
질문: ‘광우병으로부터 확실히 자유롭다고 할 수 있나’
답변: “광우병특정위험물질만 제거하면 99.9% 안전하다. 마치 독을 제거하고 복어를 우리가 아무런 걱정없이 먹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농식품부 정운천 장관 오찬 간담회
“광우병은 구제역과 달리 전염병이 아니지 않나. 광우병 위험이 과장된 면이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지금까지 광우병의 원인 물질로 알려진 ‘프리온(prion)’이란 단백질 입자는 특성상 복어독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위험하다. 우선 독과는 달리 세계보건기구(WHO)나 국제수역사무국(OIE)이 주요 관리 대상으로 삼는 사람.동물 공통 전염병의 하나이고, 잠복기가 길게는 40년에 달해 이 프리온이 뇌 등의 정상 세포 변형을 일으키기 전까지는 쉽게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도 어렵다.

‘단백질(Protein)’과 ‘비리온(Virion:바이러스 최소단위)’의 합성에서 비롯된 명칭처럼, 프리온은 감염성 질환을 일으키긴하지만 DNA나 RNA와 같은 핵산이 없어 바이러스와 성격이 전혀 다르다. 바이러스보다 크기가 훨씬 더 작은 ‘단백질 입자’에 가깝다. 따라서 인류가 지금까지 개발한 항(抗)바이러스제 등을 통한 예방, 치료가 불가능하다.

또 뇌.척수 등 광우병위험물질(SRM)에서 프리온의 대부분이 발견되는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다른 부위가 안전하다는 뜻은 아니다. 프리온이 살코기는 물론 소변이나 혈액 등에서도 발견됐다는 보고도 있다.

1986년 영국에서 처음 발견된 광우병에 대한 연구 역사가 20년 남짓에 불과하기 때문에 소의 어떤 부위, 어떤 연령이 어느 정도 안전하다고 확률적으로 단언하기가 사실상 어렵고, 이런 상황이라면 미국처럼 광우병 발병 경력이 있는 나라의 쇠고기 수입은 아주 신중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위에서 주무 책임자와 담당자가 내세운 키메시지는 상당히 emotional하고 이해하기 쉬운 비유로 이루어져 있다. 기본적으로 키 메시지를 개발하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하고 효과적인 스킬이다. 그러나 키메시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논리성이다. 일단 논리성이 100% 확보된 이후에 emotional하거나 ‘그럴싸 한 비유’가 효과를 발휘한다.

또한 키메시지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발언자의 책임과 의무에 대한 검토도 필요하다. 키메시지라는 것에 생명력을 불어 넣기 위해서는 이슈를 둘러싼 다방면의 context들도 감안해야 한다.

복어독이나, 구제역 전염병…전혀 논리적이거나 과학적인 고려가 없이 그냥 50대 아저씨들이 소줏집에 앉아 잔을 부딪히며 떠오르는 소리를 내뱉는 수준의 메시지다.
 
키메시지라는 것은 자기 조직이나 기업의 기본적인 ‘포지션을 확인’시키고, 전달하고 픈 ‘목적을 가지는 메시지’를 뜻한다. 위에서 키메시지를 언급한 분들의 포지션은 ‘찬성 미국산 소고기 수입’임에 틀림 없다는 것은 성공적으로 커뮤니케이션 됬다. 그러나 ‘국민들에게 광우병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불식’한다는 목적 달성에는 실패했다. 거기에다 덤으로 비과학적이고, 무책임한 부처의 이미지를 괜실히 떠 안았다. 긁어 부스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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