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1월 222009 Tagged with , , , , , 2 Responses

왜 유감스럽나?

“쌍용차 경영진과 상하이차는 쌍용차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상하이차는 대주주로서 중국시장 내 판매 촉진과 자금조달(신디케이션 론, 회사채
발행, 한도대출, 해외CB발행 등) 등을 위해 많은 지원과 노력을 기울였으나 이에 대한 한국사회의 이해를 구하지 못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고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중앙일보]


지난 포스팅에서도 상하이차의 미숙한 커뮤니케이션 태도를 이야기했었지만, 최근 상하이차가 검찰의 결과 발표를 앞두고 커뮤니케이션 하고 있는 메시지들을 보면 더욱 더 그러한 생각이 깊어진다.

스스로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는데, 누가 상하이차의 ‘지원과 노력’을 알아 줄 까 말이다. 상하이차를 가지고 법정관리 신청을 하면서도 아무 (유효한) 커뮤니케이션이 없었던 회사다. 민족감정이고 편견이고 이전에 커뮤니케이션 자체가 부재했던 상하이차가 유감이란다. 남 탓이다.

최근 정부나 심지어 외국기업들까지 그들의 다양한 유감들을 들어 보면 모두 국민들이 잘 못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가 괴수다. 안타깝다. 

1월 212009 Tagged with , , , 0 Responses

Kaizen이란 수직적인 상승

Kaizen, Kaizen, Kaizen…

사용자 삽입 이미지카이젠은 업무상 발생한 문제를 그냥 내버려 두고 재차 반복을 하는 일상적 악순환을 타파 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하고 효과적인 업무 태도다.

여기서 키워드는 ‘문제’다. 사실 ‘문제’라는 것을 논하기 전에 카이젠은 우선 우리의 업무 프로세스나 품질이 어느정도 수준 이상이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 아무 프로세스와 품질이 존재하지 않는 기업이나 개인에게 카이젠은 별 의미가 없다. 영어로 카이젠을 Continuous Improvement라고 하는데 이 끊임없음이라는 것이 백지에서 시작한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뜻이다.

생각해보자 실수투성이에, 뒤죽박죽 프로세스로 일을 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으면서 서로가 서로에게 카이젠을 외친다고 제대로 된 이상적인 카이젠 결과가 나오겠는가?

사람이 업무를 진행하면서 경험하는 실수는 아주 작은 것 부터 큰 것 까지 하루에도 여러번, 일년이면 수백번이다. 이 모든 실수들에게 카이젠을 적용한다는 것은 이상적일 뿐 현실적이지 못하다. 심리적으로 이러한 사소함에 대한 카이젠 압력이 세지면 나중에는 전사적으로 카이젠을 ‘반성문’으로 받아들여지게 되고, 형벌이 되버린다.

결국 카이젠이 자발적인 철학을 기반으로 하는 데 반하는 것이다.

간단히 정리를 하자면 ‘카이젠은 프로를 위한 것’이다. 아직 프로가 아닌 아마추어에게는 먼저 프로세스와 품질에 대한 관심과 성취노력이 더 필요하다. 카이젠은 그 다음이다.

만약 프로가 프로답지 못하다면 그건 분명 불행이다.

프로답기를…

1월 212009 Tagged with , , 2 Responses

We are watching history…

사용자 삽입 이미지[이미지 출처: 중앙일보]

아침 뉴욕지역의 Radio에서 가장 많이 들리는 소리는 ‘History’라는 단어다. 기자가 버락 오바마의 취임식에 참석한 국민들 하나 하나에게 마이크를 가져다 대니 그들의 공통적인 메시지가 History다.

한 흑인 여성이 인터뷰를 하며 이렇게 소리친다. “We are watching history!”

라디오를 귀로 들으면서 고개를 옆으로 돌리니 책상위에 중앙일보 1면이 눈에 들어온다. 우리도 역사를 보고 있다. 불행한 역사를…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절망과 희망의 역사가 이렇게 갈리고 있다.

1월 212009 Tagged with , , , 0 Responses

샤넬과 BMW론

그러나 샤넬의 설명은 다르다. 한 고위 임원은 “색조가 주력인 샤넬을 설화수에 비교하는 것은 현대자동차와 BMW를
비교하는 것만큼이나 의미 없는 짓”이라며 “샤넬은 지난해 가방 의류는 물론 화장품까지 사상 최대의 매출을 기록했고, 따라서 매출
하락을 이유로 매장을 뺀다는 것은 명분 쌓기용 언론플레이에 불과하다”고 비난해다. [한국일보]

샤넬측에서 강공(?)으로 나왔다고 하는데, 화장품을 자동차에 비교하는 점이 상당히 흥미롭다. 전직 수입차 임원 출신이시라서 그런 드라마틱한 비유가 나올 수 있었던 듯 하다. 재미있다. 설화수 브랜드 매니저나 아모레퍼시픽 홍보실에서 보면 또 열받을 일이다. 현대자동차는 갑자기 왠 아닌 밤중 홍두께인가.

전면전 발생 가능성은 없지만…아무튼 롯데도 깨끗하게 처리하지 못한 점에서는 상당히 체면을 구겼다.

1월 202009 Tagged with , , , 0 Responses

한국 대학들의 커뮤니케이션

이번 학기부터 모 대학 대학원 과정 하나를 맡기로 했다. 학사일정등을 확인하려고 오랜만에 대학교 사이트를 방문해 보니 재미있는 부분들이 있다. 각 대학마다 Vision이라는 것을 만드는 것이 유행들인지 사이트 메인 페이지에 들어가면 Vision이라고 불리는 슬로건들이 번쩍인다.

상당히 나라만큼이나 다이나믹한 대학들이다.

대학 하나 하나의 사이트들을 비교해 가면서 들어가 그들이 진정 커뮤니케이션 하기 위하는 메시지들을 한번 모아 봤다.

  • Initiative OO
  • OO의 O리더십 세상을 이끄는 브랜드가 됩니다.
  • The Best, World behind you
  • OO를 만나면 세계가 보인다
  • 한국의 OO에서 세계의 OO으로
  • 세계를 향하여! 미래를 향하여! 
  • 변화하는 OO대, 겨레의 대학에서 세계의 대학으로
  • The First & the Best
  • Global OO, Frontier Spirit
  • 세계속의 OO
  • Unique Origin Unique Future

가장 많이 쓰인 단어 (한국의 대학이 가장 좋아하는 단어)는 단연 세계(Global)다. 그들이 왜 글로벌이라는 가치를 가장 큰 가치로 놓는지 자세히는 모르겠지만…인기를 넘어 절실함까지 주는 단어다.

문제는 이 모두 비슷해 보이는 비전들을 각각 어떤 대학이 커뮤니케이션 하고 있는가다. 마치 브랜드 작명 에이전시가 하루동안 같은 주제로 브레인 스토밍 한 결과를 하나씩 나눠 가진 것 아닌가 할 만큼 차별점이 없다.

과연 우리 대학이 글로벌화 되어가고 있는건지 궁금해 하기 전에…어떤 대학이 무슨말을 하고 있는지 먼저 알았으면 좋겠다. 그 속에 자신의 색깔이 없으면 그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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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본능

모 연예기획사 내부 (이하의 내용은 사실과 관계 없음)

“사장, 큰일 났어. 이쁜이가 복제폰 문제를 경찰에게 꼰질렀어.”

‘뭐? 그게 미쳤군. 완전히 이제 엎겠다는 거지? 죽겠네…”


따르릉

“여보세요?”

“예, 저 OO스포츠의 OOO인데요. 경찰쪽에서 들리는 소리가 그쪽 회사 차원에서 전이쁜씨의 휴대폰을 복제했다는 이야기가 있어서요. 그게 사실입니까?”

“뭐요? 아이구. O기자님,. 왜그래요. 이쁜이는 우리회사가 설립되기 이전부터 동고동락한 사이예요. 회사 차원에서 복제폰까지 동원해 관리할 이유가 전혀 없죠.”

“경찰쪽에서 이따가 공식 브리핑을 한다고 하는데요? 좀 솔직히 말씀 해 주세요”

“아니예요. 그런일 없습니다. 믿어주세요. 그럼 제가 바빠서…”


딸깍.

“사장…어쩌냐? 기자들이 계속 전화해대는데? 뭐라고 하지?”

“몰라. 그냥 오리발 내. 나는 변호사 만나러 가야 겠어”


따르릉 따르릉 따르릉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발표

“전이쁜씨의 문자메시지를 열람한 ‘T월드’(tworld) 접속 IP 추적 및 통화내역
분석, 계좌추적 결과 소속사 모(41) 대표, 모(41) 제작부장 등 3명과 불법심부름센터 운영자 김모(42)씨
등 3명이 전이쁜씨의 휴대전화 복제에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다시 그 연예기획사

“사장, 지금 어딨어? 경찰이 다 밝혔어. 어째?”

“몰라. 기자들 전화 받지마. 나 변호사랑 상의 중이야. 일단 조용히 하고 있어.”


기업이나 이렇게 자그마한 사무실에 이르기 까지 일이 터지면 전략 없이 커뮤니케이션을 한다. 이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첫 기조는 ‘거짓말’이다. 교과서에서는 ‘부정(Denial)’이다.

그 다음 사실이 밝혀지면 묵비권을 행사하거나, 해명을 하면서 장상참작을 받으려 애쓴다.

재미있는 것은 경찰이나 검찰의 조사를 받으면 길게는 짧게는 10여분에서 길게는 하루 이틀이면 사실을 다 자백한다. 하지만, 언론에게 사실을 자백하는 기업이나 사람은 거의 하나도 없다. 경찰과 검찰 보다 여론이 더 무섭기 때문일까?

분명 이런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본능’은 연구 해 볼 만한 이슈다.


1월 202009 Tagged with , , 4 Responses

커뮤니케이션이 곧 조직의 수준이다

6:45분 경 특공대 대원들이 컨테이너 박스에 탑승해 옥상으로 진입하자 농성자들은 화염병 시너 등을 투척해 극렬
저항하였고7:10분 경 옥상 망루(망루내 콘테이너 박스를 3단으로 설치)에 있던 시위대들이 화염병 투척 및 시너 사용으로 망루
외부와 1단에 화재가 발생, 특공대원들이 화재를 소화해 망루로 진입 시도, 7:26분 경 특공대원들이 망루내 1단 진입하자
3단에 있던 농성자들이 특공대원들이 있던 1단으로 시너를 통째로 뿌리고 화염병을 던져 화재 발생, 특공대원 6명이 화상을 입고
철수하고 철수 즉시 살수차 및 소방차 이용 즉시 진화조치(8시경 완전 진화) 후 망루 수색과정에서 사망자 4명을 발견했습니다.
[CBS, 사회부 정보보고,용산철거민 사망사고’ 관련 용산경찰서 브리핑 전문]




용산경찰서에서 용산철거민 사망사고와 관련하여 브리핑 자료를 기자들에게 돌렸다. 믿기지 않지만 위의 패러그래프가 하나의 문장이다. 단 하나의 마침표가 있다.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것인지, 커뮤니케이션을 방해하기 위한 것인지 본 브리핑의 존재 이유를 알길이 없다.

이 브리핑 자료를 들여다보고 한번에 이해하는 기자가 있을까? 나는 어느정도 상황을 이해하려고 이 문장을 다섯번 읽었다. 그래도 감잡기가 힘들다. 어쨌다는 건가? 대체? 비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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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 담당자들의 착각

In
the 2007 blogger/PR professional relations survey conducted by the
Council and APCO Worldwide, the majority of public relations
professionals believed they are doing a good job in reaching out to
bloggers; while most bloggers disagreed. Fifty-two percent (52%) of PR
executives agreed that their “firms are doing a good job identifying
the specific interests of bloggers and sending them relevant
information.” But 65% of bloggers disagree with that notion. Read best practices guide on The State of Blog Relations site.
[Council of Public Relations Firms]

지난주 Internal Training을 준비하기 위해 Global PR Firms을 조사하다 아주 흥미로운 서베이 결과를 발견했다. Council of Public Relations Firms에서 발표한 2008 Council Quick Survey 결과 중 하나로 제시된 것인데 여러 부분들도 흥미롭지만 위의 블로거 관계분야의 결과가 가장 재미있다.

세계적인 PR에이전시 중 하나인 APCO Worldwide와 Council이 2007년 진행한 서베이에 의하면 답변 홍보임원들 중 52%가 블로거 관계를 아주 적절하게 잘하고 있다고 답변했단다. 그런데 블로거들을 대상으로 서베이를 해보니 65%가 기업들이 블로거 관계를 잘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변을 했다.

얼핏보면 PR 임원들 중 13%가량 (65 – 52= 13)이 자신들의 블로거 관계가 좋다는 착각을 하고 있는 것 같아 보인다. 하지만, 이 결과는 아직도 기업의 PR이 블로거들과 친하지 않다는 것을 나타낸다. 시각의 차이가 존재하고, 어프로치가 서로 만족스럽지 않다는 이야기다.

PR 담당자들은 이렇게 끊임없는 착각을 하고 있다.  

1월 202009 Tagged with , , 0 Responses

불편한 게임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샤넬은 매장 위치도 가장 좋고, 넓이는 다른 브랜드에 비해 평균 1.5배에 달하는 등 좋은 조건을
누려왔다”며 “문제는 샤넬이 ‘세계 최고’라는 자만심에 빠져 한국 소비자들의 트렌드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측은 샤넬의 화장품 매장은 철수하지만 샤넬의 가방·의류 매장은 그대로 유지된다고 밝혔다.


한편 샤넬 측은
매출 감소는 핑계일 뿐이고 진짜 이유는 경쟁사 백화점에 입점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샤넬 관계자는 “롯데의 반대를
무릅쓰고 신세계 부산 센텀시티에 입점하자 매장 위치와 면적을 조정하자는 통보가 날아왔다”며 “이른바 ‘괘씸죄’에 걸린 것”이라고
말했다.


샤넬 관계자는 또 “매출 부진이 문제라면 왜 성적이 제일 나빴던 3년 전에는 아무 말도 없었느냐”며 “적극적인 해명과 사후 조치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PR일을 하면서 가장 불편한 일이 경쟁사 또는 타사와 PR전을 벌이는 것이다. 하나의 이슈를 가지고 양쪽에 서서 PR담당자들이 여론전을 벌이는 상황이 제일 힘들다. 서로가 서로를 잘알고 있는 경우에는 더더욱 불편하다. 아주 이제 서로를 보지 않겠다 생각하고 달려들지 않으면 이기기가 힘들다.

같은 기자에게 양쪽에서 자사의 입장과 이야기들을 가지고 논박을 펴야한다. 당연히 야마를 만들어 찔러야 한다. 가끔씩은 비하인드 스토리들을 통해 상대방 PR담당자나 CEO를 건드리기 까지 한다. PR전 메시지에서 공과사를 칼같이 나누기도 뭐할 뿐더러, 윤리적인 문제에 대해 돌아보기에는 여유가 없다.

롯데와 샤넬의 PR전은 비지니스 이슈라기 보다는 자존심이 핵심이다. 롯데측의 메시징을 보면 아주 작심을 한 듯 하다. 롯데에서 샤넬의 한국 비지니스 전략까지 왈가왈부하는 것을 보니 감정이 많이 상한듯 하다. 샤넬도 지지 않는다. 아주 적절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고 나왔다.

서로간 감정이 좋지 않다. PR담당자들의 감정들도 그럴꺼다. 양쪽 PR부문의 장들께서는 다 이쪽에서 잔뼈가 굵은 분들이다. 잘 되길 빈다. 윈윈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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