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

2월 092009 Tagged with , , , , , 4 Responses

전략이 궁금하다

빙그레는 자체 브랜드 ‘바나나맛 우유’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 이마트에 납품하는 ‘이마트 바나나맛 우유’의 품질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얘기를
공공연하게 한다. 빙그레 제품의 원유 함량 비중이 86%인 데 비해 이마트 제품은 80%로 원유 대신 물을 많이 섞는다는
것.


김기현 빙그레 홍보실장은 “유통회사가 시장점유율 1위 회사에 PL 제품을 만들라고 요구하는 건 ‘제 살 깎아 먹으며 죽어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며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보다 ‘맛이 없는’ 이마트 바나나맛 우유를 소비자들이 완전히 별개의 제품으로 인식하도록 용기와 용량을
다르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동아일보]



최근 롯데와 샤넬간의 이슈는 유통사와 제조사간의 갈등이 그 근간이었다. 오늘 동아일보에서 이슈화 한 이마트와 우유업체들간의 이슈도 이와 구도가 같다. 특히, 이 기사에서 Quotation을 제공한 제조업체인 빙그레의 메시지는 상당히 강력하다.

기자가 기사를 통해 ‘얘기를 공공연하게 한다’고 전제하면서 빙그레의 비교적 정확한 quotation을 받아 썼다. 그 표현이나 직접적인 메시지가 매우 공격적이다. 이 회사가 유통업계에서 이마트와 공개적으로 맞서겠다는 전략이 근간인건지…다른 맥락이 존재하는 것인지…아니면 그냥 off-the-record가 기사화 된 것인지 상당히 궁금하다. 예전 다른 기사들과는 상당히 다르기 때문이다. 

1월 212009 Tagged with , , , 0 Responses

샤넬과 BMW론

그러나 샤넬의 설명은 다르다. 한 고위 임원은 “색조가 주력인 샤넬을 설화수에 비교하는 것은 현대자동차와 BMW를
비교하는 것만큼이나 의미 없는 짓”이라며 “샤넬은 지난해 가방 의류는 물론 화장품까지 사상 최대의 매출을 기록했고, 따라서 매출
하락을 이유로 매장을 뺀다는 것은 명분 쌓기용 언론플레이에 불과하다”고 비난해다. [한국일보]

샤넬측에서 강공(?)으로 나왔다고 하는데, 화장품을 자동차에 비교하는 점이 상당히 흥미롭다. 전직 수입차 임원 출신이시라서 그런 드라마틱한 비유가 나올 수 있었던 듯 하다. 재미있다. 설화수 브랜드 매니저나 아모레퍼시픽 홍보실에서 보면 또 열받을 일이다. 현대자동차는 갑자기 왠 아닌 밤중 홍두께인가.

전면전 발생 가능성은 없지만…아무튼 롯데도 깨끗하게 처리하지 못한 점에서는 상당히 체면을 구겼다.

1월 202009 Tagged with , , 0 Responses

불편한 게임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샤넬은 매장 위치도 가장 좋고, 넓이는 다른 브랜드에 비해 평균 1.5배에 달하는 등 좋은 조건을
누려왔다”며 “문제는 샤넬이 ‘세계 최고’라는 자만심에 빠져 한국 소비자들의 트렌드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측은 샤넬의 화장품 매장은 철수하지만 샤넬의 가방·의류 매장은 그대로 유지된다고 밝혔다.


한편 샤넬 측은
매출 감소는 핑계일 뿐이고 진짜 이유는 경쟁사 백화점에 입점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샤넬 관계자는 “롯데의 반대를
무릅쓰고 신세계 부산 센텀시티에 입점하자 매장 위치와 면적을 조정하자는 통보가 날아왔다”며 “이른바 ‘괘씸죄’에 걸린 것”이라고
말했다.


샤넬 관계자는 또 “매출 부진이 문제라면 왜 성적이 제일 나빴던 3년 전에는 아무 말도 없었느냐”며 “적극적인 해명과 사후 조치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PR일을 하면서 가장 불편한 일이 경쟁사 또는 타사와 PR전을 벌이는 것이다. 하나의 이슈를 가지고 양쪽에 서서 PR담당자들이 여론전을 벌이는 상황이 제일 힘들다. 서로가 서로를 잘알고 있는 경우에는 더더욱 불편하다. 아주 이제 서로를 보지 않겠다 생각하고 달려들지 않으면 이기기가 힘들다.

같은 기자에게 양쪽에서 자사의 입장과 이야기들을 가지고 논박을 펴야한다. 당연히 야마를 만들어 찔러야 한다. 가끔씩은 비하인드 스토리들을 통해 상대방 PR담당자나 CEO를 건드리기 까지 한다. PR전 메시지에서 공과사를 칼같이 나누기도 뭐할 뿐더러, 윤리적인 문제에 대해 돌아보기에는 여유가 없다.

롯데와 샤넬의 PR전은 비지니스 이슈라기 보다는 자존심이 핵심이다. 롯데측의 메시징을 보면 아주 작심을 한 듯 하다. 롯데에서 샤넬의 한국 비지니스 전략까지 왈가왈부하는 것을 보니 감정이 많이 상한듯 하다. 샤넬도 지지 않는다. 아주 적절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고 나왔다.

서로간 감정이 좋지 않다. PR담당자들의 감정들도 그럴꺼다. 양쪽 PR부문의 장들께서는 다 이쪽에서 잔뼈가 굵은 분들이다. 잘 되길 빈다. 윈윈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