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otation

2월 092009 Tagged with , , , , , 4 Responses

전략이 궁금하다

빙그레는 자체 브랜드 ‘바나나맛 우유’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 이마트에 납품하는 ‘이마트 바나나맛 우유’의 품질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얘기를
공공연하게 한다. 빙그레 제품의 원유 함량 비중이 86%인 데 비해 이마트 제품은 80%로 원유 대신 물을 많이 섞는다는
것.


김기현 빙그레 홍보실장은 “유통회사가 시장점유율 1위 회사에 PL 제품을 만들라고 요구하는 건 ‘제 살 깎아 먹으며 죽어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며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보다 ‘맛이 없는’ 이마트 바나나맛 우유를 소비자들이 완전히 별개의 제품으로 인식하도록 용기와 용량을
다르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동아일보]



최근 롯데와 샤넬간의 이슈는 유통사와 제조사간의 갈등이 그 근간이었다. 오늘 동아일보에서 이슈화 한 이마트와 우유업체들간의 이슈도 이와 구도가 같다. 특히, 이 기사에서 Quotation을 제공한 제조업체인 빙그레의 메시지는 상당히 강력하다.

기자가 기사를 통해 ‘얘기를 공공연하게 한다’고 전제하면서 빙그레의 비교적 정확한 quotation을 받아 썼다. 그 표현이나 직접적인 메시지가 매우 공격적이다. 이 회사가 유통업계에서 이마트와 공개적으로 맞서겠다는 전략이 근간인건지…다른 맥락이 존재하는 것인지…아니면 그냥 off-the-record가 기사화 된 것인지 상당히 궁금하다. 예전 다른 기사들과는 상당히 다르기 때문이다. 

10월 132008 Tagged with , , , , , , , , 2 Responses

Insights from Media Training – Unprepared Messages

미디어 트레이닝의 꽃을 굳이 말해보라고 하면 아마 인터뷰 스킬 트레이닝이 아닐까 한다. 보통 이 실제 인터뷰 스킬 트레이닝을 진행하면서 트레이니와 컨설턴트들의 질의응답을 모니터링해 보면 항상 반복되는 insight들이 그물에 걸린다.

근거가 없는 또는 부족한 주장이 많다.

핵심 메시지에 대한 개념과 집착(!)을 강조하면서 항상 핵심 메시지는 메시지 자체로서 효력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 핵심 메시지를 입증하는 수개의 근거들이 제시되어야만 그 핵심 메시지가 진정한 효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실제 인터뷰에서는 핵심 메시지만 덩그러니 제시될 뿐 그에 대한 근거가 실제적으로 제시되지 못하는 경우들이 종종 목격된다. 예를들어 컨설턴트가 “귀사에서 이번 사고 원인 파악에 걸린 시간이 다른 경쟁사들의 유사한 사고 원인 파악 시간보다 훨씬 많이 걸렸다는 조사가 있는데, 혹시 귀사 현장 직원들의 기술력이나 인적 수준이 타사에 비해 떨어지는 것은 아닌가?”하는 단순한 질문이 있다고 생각해 보자.

이 공격적인 질문에 대해 일반적인 트레이니들은 이렇게 대답하곤 한다.

“아니다. 그렇지 않다. 우리 회사의 인력들은 충분히 교육되어있고, 그 업무 실행 수준이 타사에 비해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이런 톤의 답변이 일반적이다. 이런 답변에 대해 컨설턴트들은 그 빈 공간을 파고들어간다.

“그렇게 주장하는 근거는 무엇인가?”

여기에서 일반적인 트레이니와 훈련된 트레이니가 갈린다. 일반 트레이니들은 이렇게들 답변한다.

“내가 알기로는 그렇다.”
“내가 이 업계에서 20년을 종사했는데, 내가 볼 때 경쟁사들의 인적 수준이 우리 회사보다 낫다고는 보지 않는다.”
“업계에서 우리 회사 인력들의 수준이 상당히 높다는 것은 상식이다. 원래 창사 이래로 쭉 그랬다.”
“최근 인적수준 투자에 많은 중점을 두고 있어서, 실무 능력 등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

전체적으로 보면 ‘아니, 그건 상식이지…뭘 그런걸 묻나?’하는 밑바탕이 깔려있는 것이다.

그러나 훈련된 트레이니들은 다음과 비슷하게 답변을 한다.

“저희 회사 인력들의 기술 및 업무 실행 수준이 우수한 이유는 세 가지로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첫째, 저희는 더 많이 교육하고 있습니다. OOOO협회 조사 자료에 의하면 본사의 직원당 실무 교육 투자 시간이 업계 평균보다 20% 가량 많습니다. 둘째, 저희는 국제적인 기술 인증을 취득했습니다. OOOOO인증은 국내 업계에서는 최초이며 아시아권에서도 세 번째 성공기록입니다. 셋째, 저희 회사 인력들의 평균 업무 경험이 15년에 이릅니다. 이는 경쟁사 직원들의 평균 업무 연수인 10년에 비해 업무 숙련도에 있어 상당한 경쟁력으로 평가되는 부분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사실들이 저희 회사 인력들의 기술 및 업무 실행 수준이 국내 최고라는 것을 입증해 주고 있습니다.”

길다. 이 부분이 사실 TV 보도에 포함되거나 신문 기사에 quotation으로 전량 게시될 확률은 거의 희박하다. 하지만, 이러한 논리적이고 세부적인 근거들은 취재 하고 있는 기자에게 우리의 주장에 대한 ‘확신과 믿음’을 주기에 충분하다. 이러한 메시지들이 몇 번 더 반복된다면 더욱 좋다.

기자들은 우리 회사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그것이 당연하다. 어떻게 우리 회사의 세부적인 내부 사항들을 알 수 있나. 그러니, 논리적으로 잘 설명을 해 준다고 생각하고 근거를 가능한 한 많이 모아 보자. ‘아니 당연하지…그것도 몰라?’하지 말자.

 

4월 282008 Tagged with , , , , 2 Responses

소비자 소송에 대한 회사의 공식 반응

경향신문에서 보도한 <개인이 옥션상대 첫 손배소…개인 소송 잇따를 듯> 기사를 보면 소비자 개인 소송에 대한 회사측의 공식입장이 홍보담당자의 멘트로 quotation되었다.

ㄱ씨는 “개인이 옥션 개인정보유출과 관련,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하기는 이번이 처음일 것”이라며 “‘계란으로 바위치기’가 될 지언정 이번 같은 일이 재발되지 않고, 또 사회적으로 경종을 울리기 위해서라도 꼭 승소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보였다.

옥션 O 홍보팀 차장은 “4월초께 피해자(개인정보유출) 2000여명이 회사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집단소송을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러나 현재까지 개인적으로 우리회사(옥션)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한 사례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 사건에 대해서는 피해자들에게 거듭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하지만 회사차원에서도 전문 변호사를 선임 대응을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본적으로 기업이 어떠한 형태의 소송에 휘말리게 될 때에 홍보팀이 지켜야 할 공식 입장(position)은 low profile이다. 아주 특수한 사례의 경우에는 예외가 있겠지만, 해당 소송과 소송을 제기한 사람, 소송의 범위, 소송 대응 방안, 소송 대응 주체, 소송 대응 전략, 소송 판결 이후의 포지션까지 그 하나 어떤 것도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위 기사에서는 해당사의 홍보팀이 상당히 자세하고 친절하게 해당 소송에 대한 주변 이야기들과 대응방침에 대해 정확하게 커뮤니케이션 하고 있는데, 이는 회사 차원에서 적절하지 않을 뿐 더러, 오디언스에게도 그렇게 좋은 감정으로 받아 들일 메시지들이 아니다.

기자가 어떻게 물어보던 소송에 관련한 회사의 공식적인 입장은 딱 한가지다. “저희는 현재 계류중인 소송에 대한 어떠한 언급도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죄송합니다.” 추가적인 언급은? 판결이 난 후에 그 결정에 대한 적절한 포지셔을 밝히면 된다. 그때 가서 말하면 된다.

동시에 거의 비슷한 소송에 처한 하나로텔레콤(현재 SK 텔레콤)의 quotation에서는 숙련된 반응이 실제로 목격된다. (이슈의 중대함에 대한 평가는 일단 제외하고 공식 반응에 대한 부분만 보자)

28일 하나로텔레콤은 “SK텔레콤이 인수하기 전의 일이지만 하나로텔레콤의 고객들이 우리 회사로 인해 불편함을 겪었다면 그에 대한 책임은 현 경영진의 몫”이라며 “불미스러운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재발을 방지하겠다는 내용의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나로텔레콤의 이런 조치는 소비자단체에서 불매 및 계약 해지 운동까지 벌이겠다는 강도높은 반응이 나오고 있다는 점에서 사태를 수습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하나로텔레콤은 관련 법에 근거한 정당한 TM 영업 행위까지 문제로 삼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법리 해석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지금은 뭐라 밝힐 입장이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