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02009 Tagged with , , , 0 Responses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본능

모 연예기획사 내부 (이하의 내용은 사실과 관계 없음)

“사장, 큰일 났어. 이쁜이가 복제폰 문제를 경찰에게 꼰질렀어.”

‘뭐? 그게 미쳤군. 완전히 이제 엎겠다는 거지? 죽겠네…”


따르릉

“여보세요?”

“예, 저 OO스포츠의 OOO인데요. 경찰쪽에서 들리는 소리가 그쪽 회사 차원에서 전이쁜씨의 휴대폰을 복제했다는 이야기가 있어서요. 그게 사실입니까?”

“뭐요? 아이구. O기자님,. 왜그래요. 이쁜이는 우리회사가 설립되기 이전부터 동고동락한 사이예요. 회사 차원에서 복제폰까지 동원해 관리할 이유가 전혀 없죠.”

“경찰쪽에서 이따가 공식 브리핑을 한다고 하는데요? 좀 솔직히 말씀 해 주세요”

“아니예요. 그런일 없습니다. 믿어주세요. 그럼 제가 바빠서…”


딸깍.

“사장…어쩌냐? 기자들이 계속 전화해대는데? 뭐라고 하지?”

“몰라. 그냥 오리발 내. 나는 변호사 만나러 가야 겠어”


따르릉 따르릉 따르릉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발표

“전이쁜씨의 문자메시지를 열람한 ‘T월드’(tworld) 접속 IP 추적 및 통화내역
분석, 계좌추적 결과 소속사 모(41) 대표, 모(41) 제작부장 등 3명과 불법심부름센터 운영자 김모(42)씨
등 3명이 전이쁜씨의 휴대전화 복제에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다시 그 연예기획사

“사장, 지금 어딨어? 경찰이 다 밝혔어. 어째?”

“몰라. 기자들 전화 받지마. 나 변호사랑 상의 중이야. 일단 조용히 하고 있어.”


기업이나 이렇게 자그마한 사무실에 이르기 까지 일이 터지면 전략 없이 커뮤니케이션을 한다. 이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첫 기조는 ‘거짓말’이다. 교과서에서는 ‘부정(Denial)’이다.

그 다음 사실이 밝혀지면 묵비권을 행사하거나, 해명을 하면서 장상참작을 받으려 애쓴다.

재미있는 것은 경찰이나 검찰의 조사를 받으면 길게는 짧게는 10여분에서 길게는 하루 이틀이면 사실을 다 자백한다. 하지만, 언론에게 사실을 자백하는 기업이나 사람은 거의 하나도 없다. 경찰과 검찰 보다 여론이 더 무섭기 때문일까?

분명 이런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본능’은 연구 해 볼 만한 이슈다.



Communications as Ikor에서 더 알아보기

구독을 신청하면 최신 게시물을 이메일로 받아볼 수 있습니다.

댓글 남기기

Communications as Ikor에서 더 알아보기

지금 구독하여 계속 읽고 전체 아카이브에 액세스하세요.

계속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