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8월 172011 Tagged with , , ,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관리] 위기? 그런다고 매출이 떨어질까?

업계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위기관리 워크샵을 하거나, 임원들을 대상으로 관련 세션을 진행하다 보면 종종 이런 질문들을 듣게 된다.

“근데요…저 위기상황을 겪은 회사는 매출이 떨어졌나요?”
“저렇게 위기관리에 실패했다고 평가 받는 회사도 전체 매출에는 별반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아는데…”
“저 회사는 이번 위기로 어떤 임팩트를 받은 건가요? 매출이 좀 변했나?”

실무자들과 임원들 상당수가 위기와 매출에 대한 연관성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는 느낌이다. 담당분야가 홍보인 실무자들과 임원들은 약간 그런 연결 짓기에서 한발자국 물러나 있지만, 그렇게 물러나 있는 포지션이 일부 사내에서 홍보부문이 공격받는 빌미가 되기도 한다. (홍보가 비즈니스 현실과 동 떨어져있다는 비판)

위기와 매출의 연관성에 대한 그들의 궁금증을 보면 다음과 같은 생각의 이면을 읽을 수 있다.

“항상 나의 KPI로 측정되며 괴롭히는 부분이 매출인데, 만약 이 골치 아픈 위기가 직접 매출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확신만 있으면 위기관리 업무에서는 좀 자유로울 수 있을 것 같군.”
“내가 여기에서 PM을 3년 정도 할 건데, 그 동안에만 매출 타격이 없으면 된다 생각해. 여기에서 끝까지 PM만 하면서 은퇴할 건 아니잖아. 그 동안만 어떻게든 위기가 지나가면 좋겠어.”
“회사에서 가장 중요한 게 매출인데, 그 매출에 대한 아무런 임팩트가 없는 부정적 사건을 어떻게 위기라 정의할 수 있겠어? 그건 그냥 불미스러운 해프닝으로 정의해야 하는 거 아닐까?”

이상의 많은 부분에 대해 공감한다. 상당히 현실적 생각이고, 어떻게 보면 당연한 생각이다. 실무자들이나 임원진들이 위기와 매출에 대한 연관성을 어떻게 생각하건 어떻게 해석하건 그건 그 회사 자체의 선택이다. (기업 철학의 문제)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모든 기업이 위기관리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것이다. 기업과 위기관리는 기업 스스로의 필요에 의해 고민하고, 설계하고, 유지하고, 업데이트하고, 실행되는 작업이다. 기업 스스로 사내 공감대를 이루어 시작해야 성공할 수 있는 매우 복잡한 작업이다. 만약 기업 스스로 위기와 매출의 연관성에 방점을 둔다 하면 그 기준으로 위기를 해석하고 위기관리에 대한 개념을 정리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

기업이나 조직 각각에게는 자신들이 평소 중요하게 가치를 부여하고 위기발생시 보호하고 싶어하는 가치들이 있다. 다음은 기업들이 주로 위기발생시 보호 하고 싶어하는 가치들이다. 우리회사는 이 중 어떤 가치들에 신경을 쓰고 있는지 한번 살펴보자. 물론 이 중 우리에겐 사실 아무것도 필요 없다 해도 괜찮다. 그건 회사 스스로의 자유다.

  • 좋은 소비자 관계: 소비자 신뢰, 소비자 충성도, 소비자 불만 감소, 소비자와의 법적 갈등 비용 저감, 새로운 소비자 획득 비용 저감, 안정적 매출
  • 좋은 공급자 관계: 공급자 신뢰, 공급자 충성도, 공급자 불만 감소, 공급자와의 법적 갈등 비용 저감, 새로운 공급자 획득 비용 저감, 안정적 생산
  • 좋은 정부 관계: 정부로부터의 신뢰, 상호 협조 용이, 규제기관과의 갈등 가능성 저감, 규제에 대한 법적 갈등 비용 저감, 사업 영속 가능성 확보
  • 좋은 커뮤니티 관계: 커뮤니티로부터의 신뢰 및 지원, 상호 협조 용이, 커뮤니티와의 갈등 가능성 감소, 커뮤니티와의 법적 갈등 비용 감소, 사업 영속 가능성 확보
  • 좋은 언론 관계: 언론으로부터의 신뢰 및 지원, 상호협조 용이, 기업 명성 및 이미지 방어, 불필요한 여론 부담 감소, 여러 이해관계자 관리 용이, 사업 영속 가능성 확보
  • 좋은 투자자 관계: 투자자 신뢰 및 지원, 투자자들과의 법적 갈등 비용 저감, 안정적 주가, 사업 영속 가능성 확보
  • 좋은 NGO 관계: NGO로부터의 신뢰 및 지원, NGO와의 상호 협조 용이, NGO와의 법적 갈등 비용 저감, 사업 영속 가능성 확보
  • 좋은 직원/노조 관계: 직원으로부터의 신뢰, 직원들로부터의 지원과 협조, 좋은 인력 확보 용이, 비즈니스 퍼포먼스의 강화, 직원/노조와의 갈등비용 저감, 사업 연속 가능성 확보
  • 좋은 일반 공중 관계: 일반공중으로부터의 신뢰와 지원, 협조, 사업 연속 가능성 확보
  • 훌륭한 명성/업계 리더십: 많은 이해관계자들로부터의 고른 신뢰와 지원 그리고 협조. 좋은 인력 확보 용이, 여러 갈등 해소 비용의 저감, 비즈니스 성공을 위한 지원, 사업 연속 가능성 확보
  • 훌륭한 비즈니스 퍼포먼스: 직원, 투자자, 공급자 등 비즈니스 관련 이해관계자들로부터의 신뢰, 지원, 협조 용이, 사업 연속 가능성 확보

매우 많은 가치들이지만 결국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이 모두는 기업의 연속성을 보장받기 위해 마땅히 보유해야 할 것들이다. 만약 스스로 생각할 때 ‘매출’이 기업의 연속성을 보장받기 위해 보유해야 할 가장 중요하거나 유일한 것‘이라고 본다면 아직 그 기업은 ‘기업 연속성’에 대한 생각을 할 때는 아닌 것이고, 진정한 의미의 위기관리도 사실 필요 없는 상황이라고 본다.

다시 한번 이야기하지만 모든 기업이 위기관리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8월 122011 Tagged with , ,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관리] 위기관리와 이슈관리, 인식이 곧 실체이자 진실임을 이해하라

“현실은 중요하지 않다. 정치에서는 지각(인식)이 곧 현실이다” [스핀닥터 p. 203]

“진실을 이야기하면 통하리라고 기대하지 마라” [스핀닥터 p.135]


이슈관리나 위기관리를 위해 클라이언트와 회의를 가지게 되면 거의 대부분의 클라이언트 임원들과 실무팀장들은 이렇게 이야기들을 시작한다.


“팩트가 잘 못 알려져 있는 거죠. 사실은 이렇습니다….”
“그쪽에서 하는 주장은 모두 거짓말이에요…”
“우리가 이런 사실을 좀 알려야 하는데…”
“진실은 항상 승리한다고 믿습니다…”



사실 많은 이해관계자들 즉, 공중, 고객, 언론, 규제기관, NGO, 국회, 정부, 직원 등등은 ‘사실을 알아야 할 필요’가 없다. 이해관계자들이 이렇게 질문을 한다고 생각해 보자.

“내가 바쁜 와중에 왜 당신네 이슈에 대해 세부 사실까지 이해해야 하는 거야? 그래야 하는 이유가 뭐야?”



그들은 진실이나 팩트를 알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그들이 오직 생각하고 판단하는 인식의 뿌리는 단순하게 접하는 조각 조작의 정보들로만 구성된다. 물론 그 인식의 구조는 완벽하지 않으며, 심하게 단순화되어 있다. 이 부분이 기업에게는 가장 위협적인 부분이다.

보통 이해관계자들이 특정 이슈를 바라보는 프레임은 극단적으로 단순화 되어 있어서 이는 곧 잘 bi-polar(양극) 형태를 띄게 된다. 선(善) vs. 악(惡). 이 구도가 가장 대표적인 인식 구조다. 기업은 곧 잘 ‘악(惡)’으로 인식되어 버린다.

반면 이슈관리나 위기관리를 실행하는 주체인 기업은 똑같은 이슈를 multi-polar(다극)형태로 아주 복잡 다단하게 인식하고 있다. 그것이 진실이고 팩트라고 생각하는 거다. 이 또한 실제 이슈나 위기관리 실행에 있어 장애가 되는 부분이다.

기업이 효과적인 이슈관리나 위기관리를 전략적으로 실행하기 위해서는 이해관계자 대부분이 가지고 있는 양극화 된 인식의 구조를 100% ‘이해’하고, ‘그 구조 내’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해 나가야 한다. 일부에서는 ‘게임의 룰을 바꾸라’라던가 ‘차별화해서 접근’ 또는 ‘다른 대안을 제시해 multi-polar 구조를 만들어야’ 등등의 조언들을 하는데 실제로는 효율적이거나 생산적인 결과를 도출하기가 매우 힘들다.

이해관계자들의 생각(인식)을 먼저 이해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후에 그들과 대화하라는 것이다. 왜 그들이 그런 인식을 가지게 되었는지에 대해 살펴보라는 이야기다. 인식을 조금씩 변화시키려 노력하라는 것이다. 사실이나 진실은 그들에게 필요하지도 않고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

처음부터 진실을 이야기한다고 이해관계자들이 그 것을 진실로 받아들이거나 이해 공감한다 생각하지 말아라. 그들이 왜 기업의 이야기를 들어야 하고, 왜 단순히 ‘악(惡)’으로 인식되는 기업에 대한 인식의 구조를 스스로 무너뜨려야 하는가 한번 자문해보라. 그들은 자신의 인식을 바꾸기 싫어하고, 그 안에서 모든 해석이 가능하리라 믿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해관계자들이 절대로 이성적이거나 합리적이거나 공정하거나 완벽하다 믿지 말아라.

따라서 그냥 1. 그들의 곁에 서서 (같은 편이 되라) 2. 그들과 같은 방향을 바라보면서 3. 천천히 속삭이는 것이 이슈관리나 위기관리의 첫 단추들이어야 한다. 당연히 그들이 사용하는 미디어들로 이야기를 나누어야 한다. 예를 들어 소셜미디어를 통해 그들의 인식이 공고화 되는 데 기업이 소셜미디어를 도외시하는 것은 커뮤니케이션 공급자의 편의일 뿐 아무것도 아니고 결국 이슈관리에 실패할 수 밖에 없다. 그들의 미디어 장(venue)에서 그들이 인식하는 핵심 주제에 대해 심정적으로 공감하고 왜 그런 인식을 가지게 되었는지에 대해 분석해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접근을 해야 한다.

다시 한번 이야기하지만 이슈관리나 위기관리는 절대 진실의 싸움이나 팩트 싸움이 아니다. 그 이전에 인식이라는 벽을 넘지 못하면 아무 것도 되는 것이 없다. 그래서 인식 구성 이전의 이른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 것이기도 하다.





8월 052011 Tagged with , 2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관리] 100% 확신할 때만 책임진다 말하라

최근 기업들의 잇달은 해킹 피해 케이스에 있어 주목 할 만한 부분은 ‘책임’이라는 메시지를 위기관리 주체인 기업이 스스로 핵심 메시지로서 활용하고 있다는 부분이다.

일반적으로 기업 위기관리에 있어 ‘책임’이라는 단어나 표현 그리고 의미는 상당히 신중하게 전달되어야 하는 주제다. 이는 이해관계자들과의 공감을 넘어서 기업이나 CEO개인의 존폐와도 관계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함부로 사용되기 힘든 주제다.

보통 ‘책임 지겠다’하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경우들은 몇가지로 그 의미를 해석 할 수 있다.

케이스 1. 장담형:  (책임 질 것이 있다면) 책임 지겠다 = 내가 보기에는 나(우리)의 잘못이 없다. 따라서 법적으로든 어떤 방법으로든 우리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봐라. 그러면 내(우리)가 책임 지겠다.

李법부 “책임질 일 있으면 책임지겠다 뉴시스 사회 2010.04.12 (월) 오후 3:00
김석동 “책임질 일있으면 책임질 것” 뉴시스 정치 2011.05.27 (금) 오후 4:25



케이스 2. 회피형:  책임 지겠다 = 내가 책임을 지고 물러 나는 것이 이번 위기관리를 빨리 마무리 지을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인 것 같다.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이제 좀 자유롭고 싶다.

 

해병대사령관 “책임지겠다“…사실상 사의 표명 MBN 정치 2011.07.14 (목) 오전 11:49



케이스 3. 배수진형:  (책임 질 것이 있다면) 책임지겠다 = 내가 이 정도로 내 자리를 걸고 심각하게 여러분께 이야기 한다. 그러니 우리 조직에서는 나를 믿고 내가 지시하는 대로 가열차게 움직여라. 모든 책임은 내가 질 테니.


‘패닉’빠진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 “책임지겠다 뉴스토마토 경제 2011.05.13 (금) 오전 8:35
“무상급식 투표, 결과에 책임지겠다 내가 정치현장서 사라진들 어떠냐” 한겨레 정치 14면2단 2011.07.10 (일) 오후 8:55



케이스 4. 신의 가호 기원형: (책임 질 것이 있다면) 책임지겠다 = 기본적으로 나(우리)는 잘 못이 없다고 보는데, 만약 조사 이후 잘 못이 발견되면 내(우리)가 책임을 져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100% 확신은 아직 없다… 

 

정 사장은 이날 오후 시내 여의도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사태가 발생한 데 대해 고객에게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후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2011-04-10]

협력업체의 과오가 드러나면 책임을 물을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선 “검찰 수사과 금감원 검사 결과에 따라 조치할 것”이라며 “협력업체의 잘못이 드러나면 보상을 요구하는 등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또 “농협 내부의 잘못으로 드러나면 그에 상응하는 벌을 받겠다”고 덧붙였다. [이데일리 2011.04.14]

주 대표는 “피해가 확인된 사실이 없기 때문에 현재 보상 대책을 마련한 것은 없다”며 “우선은 2차 피해를 예방하는데 온 힘을 기울이고, 향후 피해가 밝혀지고 법적인 책임이 있을때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NEWSIS  2011-07-29 ]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서 네번째 ‘책임지겠다’ 메시지 유형은 상당한 후폭풍이 기다리고 있어 위험하다. 최근 실제 사례들을 보더라도 현대캐피탈과 농협등에 대한 ‘제재’방안들이 논의되고 있고, CEO에게 까지 진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여론들이 발생하고 있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서 또 하나의 원칙을 꼽자면, ‘미래의 결과에 대해 자신(우리)이 100% 긍정적 확신이 있을 때만 ‘책임’이라는 단어/표현/의미를 사용할 것‘ 미래 결과의 불확실성에 나와 우리 조직을 그냥 던져 놓지 말 것. 위기관리란 불확실성을 극소화 시키는 작업인데,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오히려 불확실성을 극대화 하면 이는 곧 실패라는 점.

그 이전에 우리가 실제로 100% 책임질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을 것이라는 ‘말에 대한 두려움’이 필요하지 않을 까 한다. 그렇기 때문에 고객정보유출 관련 케이스에서 이 ‘책임지겠다’하는 메시지가 이제는 거의 기본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은 문제가 있다 생각한다.



7월 262011 Tagged with 2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관리] 위기관리에 대한 실무자들의 익스트림한 현실 이야기 10개

위기관리에 대한 실무자들의 익스트림한 현실 이야기 10개

그 오해(?)와 실제(!)들

오해 1.

 

위기의 정의. , 이 사건이 위기냐 위기가 아니냐, 우리가 관리해야 하는 주제이냐 아니냐 하는 것은 전사적 차원에서 이해관계자들의 시각을 분석하고, 그 외 여러 가지 영향 받는 가치들을 놓고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실제 1.

 

에이아니다. 실제로 기업 위기에 대한 정의는 내부 윗분들이 내린다. 그들이 위기라 하시고, 그분들이 우려하는 부분만 위기다. 일선 직원들의 위기 정의나 판정은 아무 소용이 없다.

 

 

 

오해 2.

 

기업 위기 시 빠른 대응이 필수적이다? 

실제 2.

 

웃기는 소리다. 빠른 게 무조건 좋은 건 아니다. 내부 윗분들이 왜 아무 일도 안하고 있냐?하는 말씀만 나오지 않게 무언가를 열심히 하고 있으면 된다. 상황파악을 위한 회의나, 대응책 마련 회의나, 보고서 작성이나 무언가를 계속 열심히 하고 있다는 커뮤니케이션을 윗분들을 대상으로 ‘빨리’ 해야 한다.

 

 

 

오해 3.

 

기업 위기 시 노코멘트는 곧 guilty를 인정하는 코멘트이기 때문에 절대 경계해야 한다. 숨지 말고 무엇이건 전략적인 메시지로 대응해야 한다?

 

 

실제 3.

 

큰일날 소리다. 사실 윗분들이 원하는 멘트만 곧 멘트다. 윗분들이 원하시는 것이 노코멘트라면 그것이 어떤 상황이건 내부에서는 최선의 전략이 된다. 섣불리 위기관리 교과서에 나온 대로 전략적이라는 멘트를 했다가는 윗분들께서 쓸데없는 짓했다” 하시는 경우들이 생긴다. 그 이후에는 실무자인 내 스스로 갈 길을 가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오해 4.

 

기업을 대표하는 대변인을 미리 지정해 훈련하고 그들을 통해 준비된 전략적 메시지를 전달하게 하는 것이 좋다? 

실제 4.

 

아니라니까자꾸 왜 이러나. 윗분들 중에서 하시고 싶은 말씀을 하시는 분이 곧 대변인이다. 나서서 언론이나 이해관계자들과 말씀 섞기 싫어하시는 분에게 어떻게 대변인을 하시라 하나? 나서서 하시고 싶은 말씀 해주시는 윗분들이 고마울 뿐이다. 어차피 그 분들의 메시지가 개인적이고 비논리적이라 할지라도 그분들이 위기관리 성패를 평가하시기 때문에 별반 문제는 없다. 괜히 그분들 커뮤니케이션 하시는데 이러 쿵 저러 쿵 했다가는 또 사단이 난다.

 

 

 

오해 5.

 

위기가 발생하면 기업 내부 핵심 인력들이 워룸에 모여 통합적인 보고와 공유 그리고 최고의사결정권자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것이 전략적이다?

 

 

실제 5.

 

전략적이기 이전에 비현실적이다. 가장 윗분께 가장 빨리 보고하는 사람이 좋게 보이는 법이다. 빨리 보고하고 그 분께서 지시하시는 바를 성실히 실행하는 게 첫 번째다. 위기 발생시 다른 부서들이 우리보다 빨리 보고하는 것은 참을 수 없다. 일단 우리가 먼저 보고하고 대응 지시 받아 실행하고 나면 다른 부서들이 어떻게 뒷북들을 치는지는 관심 없다. 가장 윗분께서 우리를 알아주시는 데 감사해야 한다.

 

 

 

오해 6.

 

위기발생시 언론에만 포커스를 두지 말고, 폭 넓은 이해관계자들을 골고루 관리해야 한다? 

실제 6.

 

그럴 필요까지는 없다. 이해관계자라는 정의가 뭔가? 우리 내부에서 공감하는 이해관계자는 윗분들의 직계존속과 지인 그룹이 가장 중요한 외부 이해관계자다. 그분들이 일단 윗분들에게 아무 말씀이 없어야 한다. 내부적으로 실무자들이 아무리 위기관리 잘했다고 해도, 그분들이 한마디 두마디 훈수를 두면 상황이 확 변한다. 절대 집중 관리해야 하는 분들이 그분들이다. 그 외 다른 이해관계자들이 누군가? 떠오르지 않는데? 언론도 그렇다. 위기시라도 모든 언론에 대해 다 집중할 수는 없다. 일단 윗분들이 자주 접하시는 매체 중심으로 커버 들어가는 게 맞는다고 본다. 그분들이 주로 접하는 매체들도 사실 너무 많다. 그게 현실이다. SNS? 글쎄다

 

 

 

오해 7.

 

위기관리의 성공을 위해서는 평소 위기관리 예산에 대한 규정이 마련되어야 한다?

 

 

실제 7.

 

무슨 소리냐? 위기가 발생했을 때나 한번 원 없이 돈 써보지 언제 또 써보겠나? 평소 기자랑 먹는 칼국수 값도 막걸리랑 같이 먹으면 액수 많다 지적 받는다. 소줏집도 한 기자랑 두번 연속 가면 윗분들은 큰일 나는 줄 아신다. 하지만, 일단 위기가 딱 터지면 윗분들이 어쩔 수 없이 후해지신다. 위기관리를 위해 룸싸롱도 좀 갈 수 있고, 노래도 부를 수 있다. 예산을 왜 평소에 우려하나? 윗분들이 어련히 결정해 주시겠나?

 

 

 

오해 8.

 

요즘엔 이해관계자들의 여론이 소셜미디어상에서도 일부 결정이 된다. 소셜미디어에 대한 대응 체계가 시스템적으로 흡수되어 있지 않으면 앞으로는 곤란을 겪을 일이 많을 것이다? 

실제 8.

 

글쎄다. 모르겠다. 앞으로 10년 후 정도면 모를까. 지금 윗분들께서는 그런 거 잘 모르신다. 내부 보고하라는 말씀 안 하시고, 당연히 거기에 할애할 인력이나 예산이 없다. 일단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미디어가 아니다. 관심 둘 여력은 없다.

 

 

 

오해 9.

 

기업 위기관리의 성공과 실패는 이해관계자들이 판정한다?

 

 

실제 9.

 

푸하하하!!!! 대부분의 기업 위기관리 성공과 실패는 내부에서 형성되는 공감대에 의해 판정된다. 외부에서 아무리 잘했다 해도 내부에서망쳐버렸다하면 해당 위기관리 관련자들은 모두 힘들어진다. 반대로 외부로부터 엄청난 비판을 받아도 내부에서그 정도면 됐다하시면 위기관리는 결코 실패한 게 아니다.

 

 

 

오해 10.

 

위기관리 시스템에 평소 관심을 가지고, 컨설팅이나 코칭을 좀 받아 놓는 게 좋겠다? 

실제 10.

 

필요 없다고 본다. 우리 회사가 이런 저런 위기를 겪으면서도 수십 년간 성장한 회사다. 우리 윗분들도 모두 강하게 성공하셨다. 사실 위기관리는 짬밥으로 한다. 기자와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그걸 시스템으로 푸나? 데스크들과의 끈끈한 우정이 곧 위기관리 자산이다. 그래서 내가 여기에서 홍보임원으로 월급 받는 거다. 저번에 위기 한번 겪고 나서 회장님이 지시하셔서 직원들 1천명 모아 놓고 위기관리 강의 한번 받은 적이 있다. 그거면 충분하다 본다. 경각심은 중요하니까. 직원들은 겁 좀 줄 필요가 있다.

 

 

지난 14년간 위기관리에 대해 이상과 같은 실제적 답변들을 주신 지인 홍보 선배 임원들에게 감사하다. 그분들의 실제적인 경험과 생각 그리고 인사이트들이 실제 기업 위기관리 컨설팅에 있어 큰 이해의 기반이 되고, 어프로치에 도움이 된다.

 

 

그 분들의 생각이 옳고 그르고를 떠나, 현실 그대로를 증언해 주시니 감사한 거다. 앞으로 10년간 극복해야 할 위기관리 인식의 갭과 현실간 괴리 그리고 조직의 문제들을 확실하게 파악할 수 있게 도와주심에 항상 감사하게 생각한다.

 

 

7월 252011 Tagged with , , , ,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관리] 위기관리는 실행으로 마무리되어야 한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Crisis Communication)에 있어 메시지(Message)의 중요성은 수백 번을 이야기해도 지나침이 없다오늘 이야기는 그 메시지에서 약속한 행동의 실행에 대한 이야기다.

 

 

위기관리에 있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위치는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위기발생 직후 극대화 하는 내 외부 커뮤니케이션 수요를 어떻게 신속하게 충족시키느냐 하는 부분은 첫 번째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과제다. 그리고 위기관리 이후 우리 기업/조직/기관이 어떻게 해당 위기를 관리했는가 커뮤니케이션하는 부분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마지막 과제다.

 

 

문제는 많은 기업들이 위기발생 직후 어떻게 커뮤니케이션 할 것인가에 대해서만 주로 고민할 뿐, 위기를 어떻게 관리했다 하는 사후 커뮤니케이션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절실함을 느끼지 않는다는 점이다. (압력이 감소하니 본능적으로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고도 본다)

 

 

당연히 이러한 생각을 기반으로 위기관리를 하면 항상 비슷한 위기관리 결과만 양산하게 된다. 말만 앞서는 위기관리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다. 약속을 잊는 위기관리다.

 

 

이번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께 심심한 애도와 그 가족들에게 위로를 표합니다. 저희는 다시는 이런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이렇게 최초 커뮤니케이션만 하고 마무리되는 상황이 반복된다.

 

 

연이은 사고로 불편을 겪으시고, 우려를 나타내신 여러분들께 심심한 사과 말씀 드립니다. 저희는 이제 세계최고 수준의 안전관리 체계를 구축해 나갈 것입니다.” 이렇게 달콤한 메시지를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주제로만 활용할 뿐이다.

 

 

위기관리는 기본적으로 ‘실행’이다. 커뮤니케이션은 항상 ‘후행’하는 것이 맞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처음부분 즉, 위기발생 직후 커뮤니케이션 또한 실행이 우선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할 것이다보다는 “…..했다하는 부분이 더욱 강조되는 것이 전략적이다. 해당 위기를 우리가 통제하기(under control) 시작했다는 메시지처럼 바람 직 한 것이 없다.

 

 

문제 해결에 장기간이 소요될 것이라면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해주는 것이 옳다. 위기가 발생하면 그 문제를 해결하겠다 약속커뮤니케이션 하고, 그 뒤로 이해관계자들의 관심이 줄어들면 스리슬쩍 카펫 속으로 먼지들을 쓸어 넣어 숨겨 버리는 일들이 반복되는 한 진정한 위기관리는 없다.

 

 

이해관계자들이 문제를 발생시키거나 잘못을 저지른 일부 기업들과 조직 그리고 기관들에 대해 신뢰하지 않게 되거나, 부정적 시각을 가지게 되는 이유가 뭘까? ‘행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행동한 후 커뮤니케이션하지 않기 때문이다. 기업들 스스로 이해관계자들의 기억 속에서 그 사건들이 사라지기만을 기도하기 때문이다.

 

 

약속했다면 실행하라. 실행 후 커뮤니케이션 하라.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항상 절름발이로 마무리 짓지 말아라.

 

 

 

7월 182011 Tagged with , , 4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위기관리, 저울질 해 대응하라

 

위기관리, 저울질 해 대응하라

기업에게 위기가 발생했다. 상황분석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고, 이에 대한 전략적 대응책을 마련하는 순간이 왔다. 이 단계에서 많은 기업들은 상당한 시간을 소모하면서 열띤 토론을 벌이곤 한다. 이렇게 해야 한다. 저렇게 해야 한다 하는 훈수들이 난무한다. CEO나 오너가 중심을 잡지 못하면 중구난방의 토론만으로도 날이 샌다. 과연 대응책에 있어서 어떤 것을 기준점으로 의사결정 해야 하는가가 문제다.

해외사례들을 분석해 보자. 왜 서양 기업의 CEO는 직접 나서 방송 인터뷰를 하고, 자신의 난처한 메시지가 담긴 동영상을 유투브에 공개하면서 사과하며 머리를 숙일까? 왜 이런 방식의 대응이 이제는 많은 기업에서 아주 기본적 사과방식으로 굳어졌을까?

소비자들이 원하기 때문이다. 언론이 그렇게 하기 원하며, 주주들이 그렇게 사과하는 것이 전략적으로 바람직하다 여기기 때문이다. NGO들이 그렇게 하는 것을 최소한의 대응이라 여기기 때문이다. 정부가 고개를 끄덕여주기 때문이다. 그들이 원하는 바를 기업과 그 기업의 CEO는 그냥 따르는 것이다.

서양 기업은 위해 관련 제품 위기 시 왜 전량 리콜 도는 대규모의 풀아웃을 감행(!)할까? 표면적으로는 기업의 철학과 가치관을 이야기하곤 한다. 하지만, 그 이전 이해관계자(stakeholder)들로부터의 기본적 압력을 예상하기 때문이다. 그런 하이프로파일 대응이 없다면 소비자들의 대규모 집단소송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수도 없이 많고 강한 NGO들과 엄격한 정부에게 예상을 뛰어 넘는 압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제품의 대부분을 쓰레기통에 넣는 그 비용을 아끼려다가는 바닥 없이 추락하는 주가에 대한 주주들로부터의 공격을 방어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무책임하다는 언론으로부터의 지적을 감당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전 여러 역사적 사례들을 통해 이해관계자들(Stakeholders)의 뜻은 비록 힘들고 어렵지만 따라야만 하는 천심(天心)으로 여기게 된 것이다.

그들은 왜 평소에 위기를 준비하며 연습하고 연습하고 연습할까? 왜 이런 고단한 시스템적인 준비상태를 유지하다 위기발생시 신속하게 개입해 체계적 대응을 실행할까? 수많은 이해관계자들이 그러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시간을 놓치며 침묵하다가는 더 큰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평소 대비 없이 지냈다가는 위기발생시 경영진이 무능하다는 지적을 받기 때문이다. 경쟁사들이 그렇게 하기 때문에 우리가 아무 시스템 없이 지내는 걸 경영자들 스스로 못 견뎌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는 것이 내부 이해관계자들로부터도 아주 당연하게 여겨지기 때문이다.

서양기업들은 왜 위기 시 커뮤니케이션을 스스로 통제하려 할까? 왜 그들은 문장 하나 하나와 단어 하나 하나 그리고 표현 방식 한 줄에 고민하면서 토론하고 전략적 조언들을 받아 정리할까? 왜 그들은 함부로 말하는 것을 경계하고, 애드립을 통제하려 애쓸까? 왜 모든 조직 구성원들이 하나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위기 시 내부를 극도로 통제할까?

이해관계자들에게 혼동을 주지 않기 위해서다. 언론이 황당해하며 취재를 강화하는 것을 꺼리기 때문이다. NGO와 정부가 당황스러워 하면서 그 메시지의 취지에 의문을 갖지 않게 하려 하는 것이다. 소비자들과 일부 피해자들이 성 내며 울부짖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경쟁사나 다른 업체들의 경영자들에게 오랫동안 회자되면서 비웃음 당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다. 주주들과 직원들이 스스로 창피해 더 이상 관계를 유지하지 못하겠다 소리지르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다.

우리 기업 자신을 한번 되돌아 보자. 왜 우리는 그런 결정에 주저하는가? 우선 이해관계자에 대한 의식이 서양 기업들과는 많이 다르다. 기업이 언론을 두려워하는 것은 이미 지난 이야기다. 국내의 일부 대기업들은 그냥 성가신 존재들로 언론을 간주하기 시작한지 오래다기업들이 두려워하는 NGO가 몇이나 되는지 모르겠다. 그냥 가난한 불평가 집단으로 없어져야 할 사회악이라 정의하진 않는가?

소비자들이나 피해자들도 그렇게 중요도와 영향력적 측면에서 높은 이해관계수준을 보여주진 못한다. 이들 중 소셜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또는 언론을 공격적으로 활용하는사람들만 일부 신경 쓸 뿐 그들에 대한 기본적 두려움은 그렇게 크지 않아 보인다. 정부는 어떤가? 최근 외국기업들과 일부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정부의 관련 규제기관들과 보이지 않는 갈등과 물밑 싸움을 진행하고 있는 곳들이 늘어나고 있지 않은가. 예전의 규제기관과는 그 느낌이 많이 다르다.

기업은 비즈니스를 하는 조직이다. 이득이 되는가 해가 되는가에 대해서는 동물적 분석과 대응이 가능한 곳이다. 이들에게 우리 이해관계자들은 어떤 의미인가 한번 돌아보자. 그들이 분명 기업 조직 자체에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 할 수 있는 위치와 수준인가 하는 부분이 핵심이다.

기업은 위기 시 대응 방식 결정에 있어 정확한 저울 하나를 가지고 있다. ‘CEO가 사과를 해야 한다하는 한쪽편의 추와 ‘CEO가 사과 할 필요는 없다라는 한쪽 편 추가 그 무게를 겨루는 저울이다. CEO가 나서 사과해 상쇄시킬 수 있는 이해관계자의 부정적 반응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구태여 CEO가 얼굴을 내밀 필요는 당연히 없다는 결론이 나오기 마련이다. 전량 리콜도 마찬가지다. 하는 것과 하지 않는 것 중 하지 않는 것이 당연히 유리하니 그게 전략적이다. 이해관계자들이 별반 관심을 가지지 않는데 전량 리콜 운운은 과잉대응 아닌가 하는 공감대다. 기업이 위기 시 빨리 대응하지 않아도 이해관계자들 스스로 다 그렇지 뭐하는 인식이 있으니 평소의 시스템적 준비는 낯설다. 위기 시 말조심을 하지 않아도 이해관계자들 사이에서 하나의 해프닝으로 흘려 보내는 현실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별반 느끼지 못하게 하는 거다.

기업의 위기관리 수준 그리고 그에 대한 모든 이야기들은 이해관계자들의 수준과 품질에 대한 확실한 전제가 있을 때 가능한 게 아닌가 한다. 그렇게 보면 우리나라의 현 기업들은 스스로 위기관리를 아주 영악하게 잘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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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02011 Tagged with , , , , , , ,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위기관리, 조직 내 저항을 인정하라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126)

 

위기관리, 조직 내 저항을 인정하라

기업 내에서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업무를 시작하는 많은 실무자들이 최초 하는 착각이 있다. 우리 회사의 모든 구성원들이 위기관리의 필요성을 절실히 깨닫고 있을 것이라는 전제 부분이다. 절대 그렇지 않다. 위기의 특성이 그렇기 때문이다. 실제 발생하지 않으면 거의 아무도 신경조차 쓰지 않는다. 어쩌다 위기가 발생하더라도 그건 나의 일이 아닌 경우가 많다. 이미 지나가버린 위기는 돌아다 보는 것 조차 금기시한다.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을 이끌고 있는 실무자들은 일단 모든 구성원들은 위기에 대해 신경쓰기 싫어하고, 위기관리 프로세스에 포함되기 조차 꺼린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이에 근거해 플랜을 짜야 한다. 많은 기업들과 함께 일해 보면 위기관리 워크샵이나 트레이닝에 조차 참석을 꺼리는 구성원들이 많은 것을 본다. 단 몇 시간도 투자하기 힘들다는 푸념이다. 심지어 전사적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하는 몇 개월 동안 수십 번의 워크샵이 진행되는 데도 불구 CEO께서는 한번도 얼굴을 비추지 않으시는 기업도 있다. (사실 위기 시 그가 리더 아닌가?)

위기요소진단을 할 때에는 그나마 간단하게나마 설문지에 메모해주는 직원들이 그 결과를 바탕으로 역할과 책임(R&R)을 나누자 하면 손사래를 친다. “설문조사까지 해 줬으면 됐지 뭘 또 바라나?” “왜 내가 위기관리팀에 들어가야 하는데?” “요즘 업무가 얼마나 바쁜데, 자꾸 이런 식으로 우리를 괴롭히는 건가?” 당연한 저항이다. 일이 더 많아 지기 때문이다. 책임이 더 과중해 지기 때문이다. 위기관리 그 자체가 이기는 게임이 아니라 지는 게임이기 때문이다. 제 정신이라면 이런 일을 누가 하려 하겠는가?

위기관리 구축 업무를 하는 실무자들의 딜레마는 여기에서 시작되고, 이것을 극복하게 되면 이미 절반의 프로젝트는 끝나게 된다. 어떻게 이 딜레마를 풀어야 하는가? 일부에서는 CEO로 하여금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팀에 힘을 실어 주어야 한다 조언한다. 맞다. 일부에서는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팀이 아주 정교하게 정치적으로 힘을 가진 집단이어야 한다 가이드 한다. 그렇다. 어떤 위기관리 전문가는 기업 내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팀이 프로페셔널하게 트레이닝 받아야 한다고 한다. 그래야 사내에서 인하우스 컨설턴트의 역할을 하면서 구성원들에게 신뢰와 협조를 얻어낼 수 있다 하는 거다. 상당히 바람직한 이야기다.

그러나, 지금까지 기업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을 자문하면서 필자가 얻은 아주 소중한 솔루션은 커뮤니케이션, 커뮤니케이션,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실행 가치다. 이 가치를 통해서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실무자들은 이해와 공감과 협조와 힘을 얻을 수 있다. 또한, 이 커뮤니케이션의 가치는 실제 위기 발생시 가장 중요한 내적 자산이 된다. 평소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고, 이해나 공감의 경험이 없는 구성원들이 어떻게 위기 시 하나의 의사결정체로 승화할 수 있겠나?

실무팀과 CEO, 실무팀과 임원진, 실무팀과 팀장그룹, 실무팀과 현장그룹, 실무팀과 외부 컨설턴트그룹이 다양한 조합들에 있어 반복적이고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은 필수 중 필수다.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사업의 첫 단추는 충분하게 (충분하게 라는 단어를 수십 개 쓰고 싶다) CEO와 최고위 임원들과 공감대를 구축하는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는 것으로 꿰어져야 한다. 이 과정에서 필요한 것이 외부 컨설턴트들이다. 실무자들이 마주앉기 힘든 CEO와 최고위 임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 기회를 외부 컨설턴트들과 함께 자주 만드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만약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 기간이 6개월이라면 CEO와 최고위 임원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기간을 3분의 1로 잡아도 좋다고 본다. 그들의 머릿속을 읽고 그들 각각이 가지는 방향성을 하나로 묶어 위기관리 시스템의 백본(backbone)을 세우는 데 시간 투자를 아까워하면 안 된다. 미팅을 어랜지 하고, 차를 마시고, 이야기를 하고, 보고를 하고, 그림을 그려 보여드려야 한다.

기타 실무 임원들과 팀장들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은 그 다음이다. 이미 일정기간 CEO 및 최고위임원들과 충분한 커뮤니케이션이 진행되었다면, 이미 이들에게도 30%이상 그 물이 들어있게 마련이다. (정상적으로 최고 보쓰들에게서 물이
들지 않는실무임원들이나 팀장들은 문제다) 이들에게 지금까지 공유했던 CEO와 최고위임원들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해야 한다. 실무선에서 그들의 전문성을 인정해 주고, 시스템 구축에 동참해 줄 것을 절실하게 커뮤니케이션 해야 한다. 이때까지도 그들이 순순히 투항 할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마라. 그런 일은 절대 없다.

커뮤니케이션하고, 커뮤니케이션하고, 커뮤니케이션 하라. 그들과 잡담을 하고, 담배를 나누어 피우고, 맥주잔을 기울이면서라도 반복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라. 몇몇 저항이 심한 팀장들의 경우 사정이라도 하라. 관심 없어 하며 멀찌감치 바라보기만 원하는 팀장들의 경우도 좋다. 일단 그 아래 직원들에게 프로젝트를 망치라 주문하지 않도록 만 양해를 구해라.

우리 회사 직원들이 나빠 그렇다 생각하진 말라. 그들도 스스로 하고 싶거나 꼭 해야 한다 생각하는 일은 밤새워 하는 중요한 인재들이다. 그들을 우리와 다르다 생각할 필요도 없다. 그들을 이겨야 한다거나, 그들을 항복시켜야 한다는 생각도 유치하다. 항상 그들은 그러게 마련이고,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업무를 맡은 우리들은 이래야 한다는 생각을 편안하게 받아들여라.

일부 위기관리 시스템 실무자들은 시스템 구축 과정에서 크게 상처입고 포기한다. 위기관리의 중요성을 공유하기 위한 최초 위기관리 워크샵. 참석 조차하지 않는 많은 조직 실세들을 보면서 한숨짓는다. 위기관리 트레이닝. 어렵게 참여한 임원들이나 팀장들이 고개를 가로지거나, 심지어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드는 모습을 보면서 경악한다. 기타 미팅 시 모이지도 않고, 협조공문을 돌려도 답신이 없다. 심지어 자신들을 피해 다니면서, 전체 회의 시에는 해당 프로젝트에 대해 비판 한다. 당연한 프로세스다. 낯설어 하지 말아라. 이를 충분히 예상하고 커뮤니케이션 하라. 그래서 기업내의 커뮤니케이션 파트에게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업무를 맡기는 거 아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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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62011 Tagged with , , 0 Responses

위기관리 매니져들을 위한 가이드라인

오늘 오후에는 하프데이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트레이닝으로 모 그룹사와 함께 합니다.  해당 그룹의 전계열사 실무 대표들을 대상으로 그들이 훈련 후 각사로 돌아가 자사만의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도록 그들 각각을 트레이닝하는 것입니다. Facilitator들을 양성하는 트레이닝이죠. 즉, 그룹차원의 위기관리 시스템 첫 단추를 끼우는 날입니다.

오늘 만나 같이 트레이닝을 하게 되는 그 분들이 제대로 이해하시고 잘 하셔야 그룹차원의 시스템이 아주 seamless하게 구축이 됩니다. 그래서 상당히 책임이 크고 긴장이 됩니다.

그분들과 4시간동안 이야기 나눌 주제들을 아주 간단하게 정리해 보았습니다. 이 이외에도 상당한 수준의 시스템 구축 실습들과 토론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다른 위기관리 매니저분들께도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위기요소진단 가이드라인

  • 기업 위기요소진단은 워크샵을 통해서도 진행하지만, 대형 기업일 경우에는 설문리서치를 통해 진행하는 경우들도 있음
  • 위기요소진단 설문 리서치 경우에도 두 개의 기준인 ‘발생가능빈도’와 ‘발생시 위해정도’는 동일하게 적용 됨
  • ‘발생가능빈도’와 ‘발생시 위해정도’는 각각 5점 척도로 계산되어 총합 점수화 됨
  • 하지만 설문리서치를 통한 위기요소진단시에는 위기요소 도출 범위를 ‘전사적 위기 요소’와 ‘자신이 맡은 업무 분야에서의 위기 요소’로 나누어 진단하는 것이 일반적임 (익명 리서치로 진행)
  • 문제는 ‘자신이 맡은 업무 분야에서의 위기요소’라 인식되는 위기요소들의 대부분은 일종의 ‘소원수리’ 성격의 이슈들인 경우들이 흔함. 따라서 결과 분석 시 이에 대한 적절한 분리가 필요함
  • 전반적으로 ‘발생가능빈도’와 ‘발생시 위해정도’가 낮더라도 많은 수의 직원들이 그 위기요소들을 꼽아 주었다면 해당 위기요소에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음. 일반적으로 이런 위기요소의 경우 최근 실제 발생했었거나, 멀지 않은 시기 내에 발생될 위기인 가능성이 높음
  • 하나의 위기요소에 대해 직원들이 각기 다른 ‘발생가능빈도’와 ‘발생시 위해정도’ 점수를 부여했다면, 해당 위기요소에 대해 직원들이 부여한 모든 점수를 각각 합산하여 해당 직원들의 수로 나누어 평균 점수를 부여함. (예를 들어 A위기요소에 대해 100명의 직원이 부여한 ‘발생가능빈도’ 점수가 250점,  ‘발생시 위해정도’ 점수가 300점 = A위기요소의 정확한 위치는 발생가능빈도 2.5 / 발생시 위해정도 3)
  • 일단 설문리서치를 통해서 자사의 위기요소진단 map이 1차 완성되었다 해도, 그 완성된 map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다시 부서장들이 모여 함께 해당 map을 리뷰하고, 합의하에 일부 정리하는 워크샵 등이 필요함 (극소자 선정 위기요소, 내부 고발성 위기요소, 일부 부서 차원의 집단적 위기요소 등에 대한 처리 방식 결정)



사내 위기관리 역할과 책임(R&R)배분 가이드라인

  • 우선 많은 기업들이 위기요소진단은 모든 구성원들이 관심을 가지고 진행하지만, R&R을 배분하려고 하면 일부에서 부담을 느끼며 부정적으로 대응하는 경향이 있음 (현실적 이해가 필요)
  • 따라서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 개시 이전에 해당 프로젝트에 참여할 부서별 위원들을 one team 마인드로 묶어야 할 필요가 있음
  • R&R의 배분이 중요한 이유는 ‘회사에게 발생한 모든 위기의 솔루션은 사람에게 있기 때문’임 . 어떤 위기이고 그 솔루션은 각 부서와 담당자들이 가지고 있으며, 이를 어떻게 통합 관리하여 실행하게 하는 가가 핵심
  • 각각의 위기요소에 따라 그에 대응하기 위한 부서별 R&R은 상의함. 그러나, 여러 위기요소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보면 이슈와 이해관계자에 따라 부서별로 반복되는 R&R이 존재 함. 이를 도출해 내고 공식화 해 공유하는 것이 중요
  • 단, 여러 위기요소들의 대응 R&R을 배분할 때 특정 부서에 과도하게 R&R이 몰리는 경우들이 있을 수 있음. 이에 대한 조직적 솔루션은 성공적인 위기관리 실행을 위해 필수적임 (인력과 예산의 지원)
  • 각 부서별 위기관리 R&R을 배분 하는 데 있어서 해당 부서의 장과 구성원들이 자발적인 이해와 R&R 담당의지가 전제되어야 함. 일방적인 배분 및 통보는 아무 의미 없음
  • 주어진 R&R은 상당히 직관적이고 단순화해야 하며, 오너십이라는 개념에서 강조되어야 함. 단, 실패에 대한 부담이나 사후 평가에 대한 부담은 극소화 해야 할 필요가 있음
  • 주어진 R&R에 따라 각각의 위기요소별 대응 프로세스를 각 부서가 개발해야 하기 때문에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대응 프로세스 가이드라인 설정 및 공유 또한 필요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리딩 가이드라인

  • 일반적으로 일개 기업 차원의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은 평균 3-6개월이 소요됨. 그룹차원의 위기관리 시스템은 동시 진행을 한다는 가정하에도 최소한 6개월 이상의 가이드라인, 통합 및 조정 기간이 필요
  • 단기간에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다는 조급함은 경계해야 함. 또한 매뉴얼이 곧 시스템이라는 생각도 위험. 시스템은 사람에 대한 이야기이며, 그 시스템을 움직이는 사람들과 충분하게 공감하고, 훈련해야 함
  •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그 과정의 핵심은 곧 ‘커뮤니케이션’ 워크샵과 미팅 그리고 공유세션에 대해 아낌없이 시간과 인력을 투자할 것. 공유 없이 시스템 없음
  • 현재 구성되어 있는 위원과 유관부서 대표만으로 시스템 구축 인력들을 제한하지 말 것. 단계별로 진행 상황과 결과물들을 반복적으로 상위에 보고하고 사내 공유 할 것
  • 조직 내 반발과 이의제기에 익숙해 질 것. 그것이 시스템 구축을 위해 필요한 것이라면 받아들여 개선하고, 그것이 아니라 특정 부서만의 다른 이유 때문이라면 대화로 해결하거나, 일부는 이해 해 주는 선에서 마무리 할 것 
  • 위기관리 위원회 위원들간 커뮤니케이션하고, 커뮤니케이션하고, 커뮤니케이션 할 것 
  • 마지막 조언.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의 시작은 CEO에서 출발. 각 사 CEO를 비롯하여 고위 임원들의 생각을 먼저 읽고, 그에 기반하여 시스템 방향(특히 위기요소진단 부분)을 잡는 것이 좋음
  • CEO 및 고위임원들의 충분한 임파워먼트가 있어야 성공. 어떻게 임파워먼트를 획득할 수 있을 것인가를 그룹에서 지원 필요
     

Good Luck!!!!!


5월 192011 Tagged with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위기관리, 당장 소셜라이즈(socialize)하라

 

 

위기관리, 당장 소셜라이즈(socialize)하라

 

이야기 하나한밤중 노인이 길을 가다 한 소년을 발견했다. 그 소년은 밝은 가로등 아래에서 무언가를 열심히 찾고 있는 듯 보였다. 노인이 물었다. “무엇을 찾고 있는 거냐?” 소년이 답했다. “동전을 떨어뜨렸는데요. 아무리 찾아도 없네요. 여기 어딘가 있을 텐데…” 노인이 함께 동전을 찾아주기 위해 두리번거리며 물었다. “이 곳에서 동전을 떨어뜨린 거구나?” 소년이 고개를 들고 말했다. “아니요. 저기 길 건너편에서 동전을 떨어드렸어요.” 노인은 길 건너편을 바라보면서 소년에게 다시 물었다. “아니, 근데 왜 저기에서 동전을 찾지 않고, 여기에서 찾고 있어?” 소년이 웃으면서 이야기했다. “저쪽은 가로등이 없어 어둡잖아요.” 

 

기업 위기관리 컨설팅을 하면서 종종 떠오르는 이야기다. 최근 우리 기업들을 위협하는 위기들은 많은 부분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하는 온라인상에서 성장하고, 확산되고, 영향력을 극대화하고 있다. 기업들은 이 사실에 대해 대부분 공감한다. 하지만, 이에 대한 기업 차원의 위기관리 시스템에 대해서는 상당부분 주저한다.

 

일부 기업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우리 고객층은 소셜미디어를 하고 있지 않아요. 그래서 우리가 소셜미디어를 할 필요는 없다고 봐요맞다. 마케팅이나 영업, 프로모션적인 측면으로서는 옳다. 고객들이 존재하지 않는 공간에서 진행하는 대화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지만, 위기가 발생하면 상황이나 현실은 달라지게 마련이다. 우리 회사에 대해 이야기하는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갑자기 여러 소셜미디어 공간에 생성되고 존재하게 된다. 이들에 대해 회사는 어쩔 수 없이 침묵하게 된다. 단순하게도 이 없기 때문이다.

 

일부 기업은 또 이렇게 이야기한다. “우리 사장님은 소셜미디어를 상당히 혐오하세요. 조중동이나 방송3사 이외에는 언론으로 치지도 않으세요. 그래서 소셜미디어를 시작하자는 제안은 힘듭니다.” 괜찮다. 그렇게만 회사가 잘 되어가면 문제 없다. 하지만, 위기가 발생해도 조중동과 방송3사에만신경을 쓰실 수 있으실 지가 문제다. 그 일부 오프라인 언론에서만 다루어지지 않으면 괜찮은 위기가 얼마나 될까 하는 거다. 위기 시 모르는 게 약이 되면 절대 안 된다.

 

또 어떤 기업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우리는 마케팅에서 열심히 트위터를 하고 있어요. 상당히 열심이고, 업계에서도 경쟁력 있다 평가 받고 있어요. 이렇게 잘 성장시켜 놓은 트위터 자산을 위기 시 부정적인 이슈들로 물들이는 것은 좀 문제가 있다고 봐요.” 이해한다. 최근 기업 소셜미디어 담당자들을 보면 해당 계정들을 마치 자신의 자식과 같이 아끼고 애정을 쏟고 있다. 그런 애정 어린 계정들이 하루 아침에 살벌하고, 무서운 대화들로 범벅이 되는 것을 꺼리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우리 회사에 위기가 발생했는데도 침묵하는 것은 더 살벌하고 무서운 행위다. ‘소셜미디어를 잘하고 있다는 기준이 무너지기 때문이다.

 

왜 기업들은 이 문제의 소셜미디어상 위기관리에 주저할까? 왜 그런 환경을 정확하게 분석 이해하고, 이에 상응한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에 큰 관심을 두지 못할까? 왜 내부에서 공감대를 만들어 적극적으로 프로젝트를 시작할 기력이 없을까? 이런 대화를 하면서 항상 떠오르는 이미지가 밝은 가로등 아래에서 잃어 버린 동전을 찾고 있는 소년의 모습이다. 익숙한 것에서만 솔루션을 찾는 모습이다.

 

내가 이해할 수 있는 것에 대해서만 의사 결정한다.’ 모든 CEO는 그렇다. 내가 이해하기 힘든 이슈들에 대해서는 그 만큼 관심도 적게 가질 수 밖에 없고, 그에 대한 심도 있는 의사결정도 꺼려지게 마련이다. 가능한 내가 이해할 수 있는 분야에서만 솔루션을 찾으려 하고 의사결정을 좀 더 적극적으로 한다. 소셜미디어. 기업의 최고 의사결정자들에게 익숙한 주제가 아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익숙해 질 주제가 못 된다. 문제는 그렇기 때문에 위기관리 시스템에서 소외 되고 있다는 부분이다.

 

동전(성공적인 위기관리)은 찾고 싶지만, 가능한 밝은(스스로에게 익숙한) 곳에서만 동전을 찾으려 하는 모습을 기억하자. 동전(성공적인 위기관리)이 떨어져있는 저 어두운(스스로에게 낯선 소셜미디어) 곳에는 가기도 싫고, 별반 갈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거다. 결국 동전은 찾지 못하고, 힘만 들게 마련이다.

 

모든 기업이 소셜미디어를 해야 하는가?”하는 질문에 필자는 (No)”라고 답변하곤 한다. 하지만 단서가 하나 붙는다. ‘어떠한 위기 시에도 소셜미디어상 이해관계자들과는 대화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있다면 그렇게 하라 조언한다. 그렇게 해서 자신 있게 위기를 관리할 수 있다 하는 확신이 있다면 소셜미디어를 안 해도 되지 않을까 하는 거다.

 

최근 여러 기업들의 소셜미디어상 위기를 보면서 소셜미디어 담당자들은 우리 회사가 지금 이런 유사한 위기를 경험하게 되면, 지금 저 회사보다 더 잘 위기를 관리할 수 있을까?”하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보자. 공통적인 문제는 이런 질문에 솔직히 자신이 없다는 느낌을 가지는 것이다. 당연하다. 기업의 위기관리 시스템이 어느 한 개인의 역량으로만 가능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제는 전사적으로 소셜미디어상의 위기관리 시스템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기업이 비즈니스를 영위하고 있는 사회(society)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 사회 구성원들 즉, 우리 기업의 이해관계자들이 어디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고, 서식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단순하게 소비자 시각에서 벗어나 위기관리의 핵심인 이해관계자들을 떠 올려 보자 하는 거다. 모든 기업은 사회 속에서 생존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화(socialize)는 어쩔 수 없는 필수 활동이다. 기업이 소셜미디어를 시작해야 하고, 잘해야 하고, 또 위기 시 그 속에서 대화를 전개해야 하는 이유가 그것이다.

 

밝고 어두움, 익숙함과 낯섦에 대한 이야기라기 보다는, 과연 동전이 어디에 덩그러니 떨어져 있는지는 한번 기억해 보자 하는 이야기다. 기업의 위기관리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였다.

 

 

 

 

 

4월 272011 Tagged with , , 0 Responses

자신감은 좋지만 100% 믿지는 말 것 : 고객정보보안

여러 클라이언트 기업들을 대상으로 위기요소진단을 한다. 최근 발생한 위기상황들에서도 우리가 목격했었지만, 이들 중 ‘고객정보유출이슈는 거의 대부분 기업들이 아주 발생가능성이 높고, 발생시 회사에 입히는 부정적 임팩트가 크다고 꼽는 요소들 중 하나다.

자사에게는 아직 발생한 적이 없지만, 경쟁사나 동종업계 또는 유사업계들에게서 반복적으로 발생된다는 의미에서고객정보유출은 상당한 주목을 받는 요소다.

일단 이 잠재적 이슈를 가지고, 세부 대비태세 등을 점검한다. IT부서와 감사부서 그리고 기타 관련 업체들을 면접한다. 근본적으로 고객정보유출은 사람의 문제다. 거의 모든 위기는 사람에 관한 것이다문제의 근본이 거기에 있다.

하지만, IT부문을 담당하는 책임자들과 실무자들은고객정보유출에 대한 가능성을 종종 ‘제로’로 전제하곤 한다. 대부분의 IT담당자들은 위기관리 컨설턴트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한다.

우리는 문제가 없습니다. OO사와는 저희는 차원이 달라요

저희는 충분하게 보안 시스템을 갖추어 놓았습니다. 이중 삼중 백업도 하고요문제가 발생할 소지는 없어요

저희는 보안이 생명입니다패스워드도 그렇고아무튼 모든 시스템의 중심을 보안에 맞추어 놓고 있어요

100% 개런티 수준으로 ‘확신’을 가지고 있는 것이 특이하다. 이는 IT담당자들의 위기관을 나타내준다. 보안을 시스템과 설비 그 자체로 판단하고, 스스로 확실하다는 믿음을 가지는 듯 하다. 자신이나 협력업체 사람 또는 외부 사람이 문제일 수 있다는 생각은 상대적으로 적은 듯 하다.

물론 사내 정치적으로도 IT실무자들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보안이 생명이라고 그렇게 이야기 했고, 상당한 예산을 들여 보안시스템을 자문 받아 강화했는데위기관리 컨설턴트에게우리가 사실 이런 이런 부분이 부족합니다..’라는 새로운 고민을 털어 놓기에는 면목이 없을 게 당연하다. 하지만, 이런 표면적 자신감들이 회사 전체를 위험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게 문제다.

CEO IT 실무진들의 이런 자신감에 분명 신뢰를 보낸다.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내가 잘 모르니 문제 없게만 알아서 잘해 달라는 간곡한 부탁이다.

이번 일련의 고객정보유출 사태들을 바라보면서 많은 CEO들이 사내에우리의 보안 시스템도 점검하라는 지시들을 내리신 듯 하다. 이 과정에서 분명 IT실무진들은 다시 ‘문제없다는 보고를 할 가능성이 많아 보인다.

신뢰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100% 믿지는 않는게 좋다. 그들이나 그들의 능력을 믿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확신과 자신감을 너무 믿지 말라는 거다. 항상 준비하고, 점검하고, 또 준비하고 하는 게 좋다는 이야기다. 위기에 확신이나 자신감은 분명 독(poison)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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