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위기관리,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1월 062022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176편] 유죄추정의 원칙이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로펌에서는 이번 저희 회장님 논란도 일단 재판에 가면 사실관계가 밝혀질 것이다. 그 이전까지는 무죄추정의 원칙을 강조하라 하던 데요. 언론이나 온라인 그리고 공중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완전히 그런 원칙은 지켜지지 않는 듯합니다. 유죄추정의 원칙이라고도 하던 데요?”

[컨설턴트의 답변]

무죄추정의 원칙이란 피고인 또는 피의자는 유죄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무죄로 추정한다는 원칙으로 프랑스의 권리선언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근대 형법과 형사소송법에 반영되는 이런 원칙은 지난 수 백 년간 인권에 대한 인류의 투쟁과 희생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해진 것입니다.

그 이전에는 혐의를 받는 사람이 자기 결백을 스스로 증명하지 못하는 한 유죄로 보고 처벌하는 ‘혐의형 제도’가 있었습니다. 말 그대로 유죄추정의 원칙이죠. 일종의 마녀사냥이라 알려져 있는 중세의 악습도 그와 관련된 것입니다.

“너는 마녀다!”며 자백을 강요하는 고문이 행해지고, 마녀라는 혐의를 받는 자신이 마녀가 아님을 증명하지 못하는 한 뚜렷한 증거도 없어도 마녀로 처벌되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야만적인 형사 제판 제도가 불과 200여년전까지도 존재했습니다. 그러던 중 프랑스 시민 혁명에서 주창된 ‘인간과 시민의 권리 선언’ 제9조에서 “누구든지 범죄인으로 선고되기까지는 무죄로 추정한다”라 선언한 것이 이른바 ‘무죄추정의 원칙’의 시발입니다.

이 원칙을 받아들인 우리나라에서도 기소된 ‘피고인’은 물론, 수사 기관 조사를 받고 있는 ‘피의자’도 유죄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누구든지 그를 범죄자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 그저 단순히 수사 기관에 의해 혐의를 받고 있음에 불과하다 인식하고 대우해야 한다. 더 나아가 오히려 무죄라고 적극 추정해 주어야 한다는 법조인들의 공감대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멋진 원칙도 여론의 법정에서는 그 효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다는 것이 현실입니다. 인간들의 노력에 의해 법정에서는 무죄추정의 원칙이 제도화되었다 하더라도, 인간 스스로에 의한 여론의 법정에서는 아직도 유죄추정의 원칙이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 현실이라는 것입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런 여론의 법정의 비합리성이나 야만성, 무지함을 탓하기도 합니다. 여론의 법정에서도 무죄추정의 원칙을 지켜주자는 인류애적 호소를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위기관리를 하는 위기관리 주체는 현실화되지 않는 이상적 원칙에만 기대어 위기를 관리할 수는 없습니다. 여론의 법정에서 무죄추정의 원칙이 효력을 발휘하리라는 기대는 처음부터 버리는 것이 더 유익합니다.

원래부터 여론의 법정은 혐의를 가진 자나 기업이나 조직을 대상으로 유죄추정의 원칙을 계속 지켜 나가고 있다는 것을 사실 그대로 받아들여야 위기를 관리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론의 법정에서의 전략과 그 이후 실제 법정에서의 전략을 달리 가져가야 할 필요도 있습니다.

위기관리 명언으로 ‘법정으로 가기 위해서는 항상 거실을 지난다’는 말도 있습니다. 순서적으로 여론의 법정이 먼저라는 이야기입니다. 거실은 곧 여론의 법정을 의미하는 표현이 되는 것이죠. 여론의 법정에서 승리하지 못한 위기관리 주체는 실제 법정에서도 승리하지 못할 가능성이 점점 더 커져만 갑니다.

일부 여론의 법정에서 처절하게 패배한 위기관리 주체가 수년 후 실제 법정에서 승리한다 하더라도 문제나 피해가 완전히 해결되는 것도 아닙니다. 위기관리 관점에서 유일한 성공은 여론의 법정과 실제 법정에서의 순차적인 동시 승리뿐입니다. 여론의 원칙이 실제 법정에서 받아들여지지 않듯, 실제 법정의 원칙 또한 여론에 의해 단순히 받아들여 지기는 힘들 수 있습니다. 여론의 법정에서는 유죄추정의 원칙이 있다는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십시오. 그래야 제대로 된 위기관리 전략이 수립 가능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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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062022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175편] 그냥 하면 되는 거 아닌가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컨설턴트께서 여러 위기유형에 대해 말씀해 주셨는데요. 저희는 ‘그냥 하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예를 들어 제품 문제가 생겼다면 리콜 해 버리고요.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면 배상하면 되죠. 사과 할 일이 있으면 하고요. 위기관리라는 게 그냥 하면 되는 거 아닌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그렇게 말씀하시니 아주 간단해 보이기는 합니다. 위기관리라는 것을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적시에 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는데요, 그런 의미에서는 적절한 시각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몇 가지 말씀드릴 것이 있습니다. 상당히 현실적인 이야기입니다.

말씀하신 리콜이 그렇습니다. 평시에는 막연하게 문제가 있으면 리콜하면 된다는 생각을 기업이 합니다. 문제는 리콜에도 세부 실행 체계가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리콜에 대해서 공지하고 커뮤니케이션만 한다고 스스로 문제 제품이 리콜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죠.

리콜과 관련 한 까다롭고, 고려 사항이 많은 부분들을 평시에 하나 하나 챙겨 놓지 않으면, 항상 리콜 실행에 있어 여러 문제와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자칫 리콜 프로세스의 허술함으로 인해 더 큰 논란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그냥 하면 되지’ 생각하기 보다는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하지?’와 같은 적극적인 궁금증이 위기관리에는 더 도움이 될 것입니다.

소비자 피해로 인한 배상 건도 그렇습니다. 기업에서 예산이 넘쳐나 압도적 배상을 해 주면서 문제를 해소시킬 수 있기만 하다면 얼마나 좋겠습니다. 수십 억에서 수백억이라도 쾌척 할 수만 있다면 말이죠.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위기 시 대표이사께서도 그렇기 때문에 배상 대상과 금액에 대해 고민에 고민을 더하는 것이죠.

실무자 차원에서는 ‘위에서 결정하면 우리는 배상 관련 커뮤니케이션과 작업만 진행하면 된다’고 생각 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전사적 고민을 기반으로 할 때 배상이라는 것이 그렇게 쉽게 결정하고, 진행되어 ‘그냥 해 버린다’는 수준의 것은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배상에 있어서도 전략이나 방식은 매우 중요합니다. 누구에게 한정해서 어떤 취지와 동의를 공유해 가면서 얼마의 금액을 어떤 방식으로 배상하는가에 대한 고민은 여러 전문가들과 함께 해야 하는 것입니다. 유사 사례들에 대한 벤치마킹도 있어야 하고, 유사한 피해가 재발되었을 때의 기준을 미리 감안하기도 해야 합니다. 그 외 여러 법적 부분들과 소비자 감정, 이해관계자 여론 등을 폭넓게 감안해야 하기도 합니다.

위에서 말씀하신 사과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최근에는 사과가 유행이 되어 자칫 어떤 위기가 발생해도 일단 사과 먼저 하고 보는 실행이 일반화되어 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과에 있어서도 전략적 사과의 방식은 매우 중요합니다. 이해관계자 대상에 대한 우선 순위도 중요합니다.

사과를 한다 해도 언제 하는가, 누가 하는가, 누구에게 하는가, 어떤 형식으로 하는가, 어떤 메시지로 하는가 등등 고려해야 할 사항이 수백가지에 이릅니다. 상황과 여론의 변수에 따라 그 세부도 시시각각 변화해야 하는 것도 골치거리입니다. 이 또한 ‘그냥 해버리면 된다’는 생각만으로는 절대 제대로 할 수 없는 과제입니다.

앞에서 이야기한 것과 같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적시에 하는 것이 위기관리’라 할 때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적시에 할 수 있도록 평시 준비하고, 연습하고, 실행 역량을 갖추는 것 없이는 위기관리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이해하셔야 합니다. 그런 평시 노력들이야 말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적시에 하고 있는 것’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위기관리는 평시에 하는 것이라는 의미라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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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062022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174편] 그냥 해프닝 수준이잖아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신입직원들을 강하게 군대식으로 집단 훈련시키는 동영상이 온라인에 공유 되어 요즘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근데 솔직히 그게 무슨 문제인지 모르겠어요. 원래 수 십 년 이어져온 사내 관행인데 말이죠. 또 그걸 위기라고 이야기하는 분들도 이상해요. 그냥 그건 해프닝인데?”

[컨설턴트의 답변]

그렇게 말씀하시는 임원 분들이 많아서 몇 가지 생각을 정리해 말씀 드립니다.  첫째, 어떤 것이라도 어떤 이유라도 사회적으로 일정 수준 이상 논란이 발생했다면, 그건 문제가 있다는 의미입니다. 문제가 전혀 없는 것이 사회적 논란이 되는 경우는 생각보다 흔치 않습니다. 없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진짜 문제는 많은 기업이나 유명인들이 사회적 논란이 발생했는데도 그에 대해 ‘아무 문제도 없는 것을 가지고 논란이 발생되다니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는 것입니다. 이는 제3자들이나 그 논란과 관련된 이해관계자들의 시각을 스스로 전혀 이해하거나 공감하지 못했다는 반증입니다. 다시 생각해 보셔야 하는 주제입니다.

둘째, 수 십 년 이어진 관행이 최근에는 문제의 핵심입니다. 바로 그 관행이 문제가 되는 세상입니다. 관행은 무조건 보존되거나 강화되어야 하는 지상명령이 아닙니다. 그 때는 아무렇지도 않았던 것도 이제는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빨리 이해하셔야 또 다른 문제 관행들을 관리할 수 있습니다.

연세 드신 경영진은 기억하실 것입니다. 80년대 이전까지도 버스나 기차 그리고 심지어 비행기 내부에서도 사람들은 흡연을 했었습니다. 재떨이도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그 때는 그것이 당연해 보이는 관행이었습니다. 그런 관행이 지금 다시 시작되면 어떻게 될까요? 세상은 변하는 것입니다. 모든 기준이나 판단 그리고 평가도 변합니다. 그에 대응해서 기업이 얻을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셋째,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겠다면 그 자체가 더 큰 문제일 수 있습니다. 기업의 경영진이 사회적 흐름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정무적 감각까지는 이르지 못한다 하더라도, 최근 사회적 여론이 어떻고, 어떤 논란들이 발생했고, 무엇 때문인지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없다는 것은 정말 심각한 문제입니다.

그런 마인드가 흔하기 때문에 발생된 위기가 계속 다시 반복됩니다. 소위 말하는 꼰대 행위와 갑질이 반복되고, 사내 성희롱이나 성추행이 반복되고, 폭언, 구타와 폭력이 줄어들지 않습니다. 그렇게 많은 문제의 녹음과 녹화 동영상이 온라인에 공개되는데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주의가 없으니 유사한 위기가 이어집니다.

밀레니엄 세대라 불리는 젊은 직원들을 이해하지 못하니 문제는 더욱 더 다양해져만 갑니다. 기업의 위기는 대부분 기업의 문제이고 잘못입니다. 그것을 이해하지 않으려 하는 경영진들이 위기의 핵심일 수 있습니다.

넷째, 해프닝이라 생각하는 것들이 쌓여 회사의 명성이 되고 이미지가 됩니다. 해프닝은 그냥 지나가는 것이라 쌓이지 않는 것이라 단순히 생각하는 것이 더 큰일입니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말도 있습니다. 이슬 비에 옷 젖는다는 말도 있죠. 작은 구멍 하나가 거대한 댐을 붕괴시킨다는 위기관리 명언도 있습니다.

경쟁사에서 발생하지 않는 해프닝이라면 자사에서도 발생하면 안됩니다. 경쟁사에서 발생된 해프닝이라도, 자사에서는 절대 발생하면 안 된다는 생각도 해야 합니다. 문제는 그럴 수 있지 뭘 그렇게 심각하게 보느냐 이야기 하는 사내의 안이한 마인드입니다.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이고, 문제가 되었다면 바로 고쳐 개선하면 됩니다. 그 자체가 위기관리입니다. 그럴 마음이 없다는 것이 문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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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062022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173편] 상상과 현실은 참 다르네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가 그래도 오랫동안 위기관리 매뉴얼 작업을 하며 고민 해서 위기관리 일선과 의사결정 그룹 조직을 짜고 체계를 만들고 협업을 위해 교육 훈련을 해왔습니다. 그런데 이번 위기를 겪어보니 이전 상상했던 것과는 크게 다른 점들이 눈에 띕니다. 이 다른 점들은 어떻게 해야 하죠?”

[컨설턴트의 답변]

그래도 평소 위기에 대한 여러 상상을 해 왔다면 대단한 것입니다. 이런 말이 있습니다. ‘상상하지 못할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이 말의 의미는 모든 일은 실제 일어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여러 상상을 하며 그에 따라 준비를 하면 할수록 실제 발생되는 위기의 가능성은 줄어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그 상상했던 위기가 발생했다 해도, 상상하지 않고 있었을 때보다는 더 나은 대응이 가능할 것입니다.

질문을 들어보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 위기가 발생하니 상상했던 것과 많은 다름이 있었다는 이야기 같습니다. 맞습니다. 그래서 평소 기업들은 실제적 환경에서 시뮬레이션을 반복합니다. 조금이라도 현실과 가까운 환경을 조성해 보고, 그 속에서 여러 문제나 한계를 찾아보려 하는 것이죠.

위기관리 매뉴얼은 위기관리 체계의 완성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안타깝게도 많은 기업들이 ‘우리는 위기관리 매뉴얼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위기관리 체계를 보유하고 있다’고 믿습니다. 그러나, 위기관리 매뉴얼만으로는 제대로 된 대응을 보장 할 수 없습니다.

위기관리 매뉴얼 그 자체를 넘어 위기관리 매뉴얼에 따라 움직이는 사람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위기관리 매뉴얼로 정해진 위기관리위원회 또는 위기관리팀을 구성하는 사람들이 가장 중요한 위기관리 자산입니다. 그들에게 위기관리 매뉴얼을 교육하고 훈련하는 노력이 위기관리 체계를 만들어 나가는 시작입니다.

교육과 훈련을 넘어 한단계 더 실질적 위기 대응 역량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을 ‘시뮬레이션’이라고 합니다. 현실적 환경에서 위기를 함께 경험 해 보고, 이해관계자들의 변수에 따라 위기를 직접 관리해 보는 실행을 해 보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위기관리위원회 구성원들은 여러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과 한계를 접하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발견된 문제들을 다시 위기관리 매뉴얼에 환류관리 형식으로 개선 해 체계를 강화하는 노력이 반복된다면, 그 회사의 위기관리 체계는 시간이 지날수록 튼튼해 질 것입니다. 그런 노력이 지속될수록 질문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상상과 다른 격차나 예상치 못했던 문제들이 하나 둘 씩 사라져 갈 것입니다.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자동차에 비유하면 일차적으로 완성된 자동차를 시운전 해 보는 과정과 유사합니다. 공장에서 갓 나온 자동차라 할지라도 실제 도로를 운전해 보고, 여러 돌발상황에서 운행 해 보면 사소한 개선점들을 발견할 수 있게 됩니다. 그 개선점과 현실적 기능 강화를 반복하게 되면 결국에는 아주 우수한 자동차가 탄생되게 됩니다.

질문을 들어보면 회사의 위기관리 체계라는 자동차는 잘 연구 해 만들어 놓으셨지만, 실제 도로에 대한 시운전이 완전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으니, 다양한 도로와 험한 지역에서 자동차를 실제로 시운전 해 보시기를 바랍니다.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통해 현실과 더욱 가까운 위기관리 체계를 곧 완성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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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062022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172편] 성공적인 대응? 적절한 대응?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위기관리를 하며 그때그때 다양한 의사결정을 하기는 하는데, 그 결정이 성공적인 것인지 아닌지 항상 의문이 듭니다. ‘만약’이라는 사후 가정은 큰 의미가 없다는 걸 알지만, 그때그때 의사결정이 성공적인지 아닌지는 어떻게 미리 판단할 수 있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위기관리를 위해 다양한 상황파악을 하고, 향후 전개될 수 있는 시나리오들을 점검하고, 그에 따라 목표를 설정하고 대응에 관한 의사결정을 하는 과정에서 가장 큰 고민이 바로 그런 것이 아닐까 합니다. 결정은 했는데, 그 결정이 성공적인 것인지 아니면 더 나은 다른 결정을 했어야 하는지 항시 의문이 드는 것이죠.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 의사결정이 성공적인가 아닌가에 대한 생각보다는 그 의사결정이 그 상황에서 ‘적절한 것’이었는지 여부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야 하겠습니다. 성공적이다 아니다라는 판단기준은 보다 광범위하고 위기관리 목표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상황에서 가장 ‘적절한 대응’이었는가 여부는 보다 좁은 의미에서 공감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기준이라고 생각합니다.

현 상황에서 우리가 어떤 대응을 해야 그것이 적절한 것일까? 해명 자료를 내는 것이 적절한 것일까? 기자회견을 해 상황을 설명하는 것이 적절한 것인가? 대표이사가 나가 발표하는 것이 적절한가? 이와 같은 입장과 메시지가 과연 현 상황에서 적절한 것인가? 이런 질문을 꾸준히 하면서 대응에 대한 적절성을 평가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만약 국민들이 우려했던 사고가 발생했다면 그 사고의 책임과 관리 의무가 있는 기업은 어떤 대응을 해야 적절한 것일까요?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은 정해져 있을 뿐 아니라, 너무나도 당연해서 공중의 상식과도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기업이 적절하지 않을 뿐 아니라 공중의 상식에도 반하는 대응 결정을 하는 것이 오히려 더 이상한 것입니다.

기업 스스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위기 시 하는 것이 바로 적절한 것입니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거나, 하고 싶지 않아 하니 문제는 더 크게 번지게 됩니다. 그 적절하지 않은 선택을 전제로 여러 다른 위기관리를 하려 하면 상황은 더욱 고통스러워집니다. 거의 대부분의 기업 위기에서 고통 받는 기업은 적절하지 않은 결정을 했고 그것을 계속 유지하기 때문입니다.

국민들이 우려했던 사고를 발생시키고도 그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거나 책임을 적게 지려고 노력하는 경우가 그런 것입니다. 기업의 대표로서 해서는 안 될 일을 저지르고도 그에 대해 적절한 책임을 지고 싶어 하지 않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당연한 것을 하지 않으려 하기 때문에 힘이 드는 것입니다.

제품에 대한 품질을 최우선으로 한다 했으면서도 그러지 않아 발생된 품질 안전 문제도 그렇습니다. 그에 대한 책임을 지고 당연히 소비자들을 손해나 위해로부터 보호하는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하는데, 그를 따르지 않으면 문제가 더 커진다는 것은 상식입니다.

적절한 대응이란 상식적이고 일반적이고 새롭지 않은 당연한 대응을 의미합니다. 적절한 메시지도 마찬가지입니다. 상식적이고 일반적이고 놀랍지 않은 당연한 메시지가 오히려 적절한 메시지입니다. 공중이 기업의 책임지는 모습을 기대했다면 그를 따르는 것이 적절한 것입니다. 공중이 기업에게 듣고 싶어 하는 메시지를 담담하게 전달하기만 하면 그 메시지는 적절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시종 위기관리에 있어 적절한 결정을 바탕으로 적절한 대응과 적절한 메시지를 유지한다면 결과적으로 그 위기관리는 성공적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한 적절함의 벽돌은 그때그때 상황에서 이해관계자와 공중의 생각과 교감하는 바탕 위에 하나하나 쌓여갑니다. 적절함이란 위기 시 가장 중요한 의사결정의 기준이 됩니다. 의사결정 하나하나에 있어 이것이 적절한 것인가? 이런 질문을 수없이 사전 사후에 반복해본다면 위기관리 성공에 있어 아주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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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062022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171편] 정치인들은 그렇게 하던데요?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장님께서 정치인들과 친하셔서, 위기관리에 대해 그들 방식을 많이 따르는 경향이 있습니다. 논란이 생기면 다른 논란으로 이전 논란을 덮으라 하실 때도 있고요. 재판까지 가기 전에는 무조건 모르쇠로 일관하는 전략을 말씀하시기도 합니다. 기업도 정치인들처럼 그렇게 해도 되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상당히 위험한 생각이십니다. 기업은 정치인과 전혀 다른 주체입니다. 존재 이유나 방식이 다릅니다. 주변을 둘러싼 이해관계자들의 성격도 완전히 다르죠. 정치인의 위기관리가 일부 멋지고 시원하게 보일 수는 있겠지만, 그것을 그대로 기업이 차용한다면 득보다 실이 많은 경우가 대부분일 것입니다.

정치인들은 위기관리 그 자체도 정치 행위 일 수 있습니다. 정치를 위해 위기를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또한 종종 정적에 의해 제기되는 위기를 정면대결로 맞받아 쳐서 정치적 승리를 노리기도 합니다. 자신의 정치력을 믿고, 일부 공중들의 공격에 침묵할 때도 있고, 반대로 강하게 반격 해 여론을 움직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기업은 그렇지 않습니다. 기업에게 위기는 비즈니스가 아닙니다. 자사의 비즈니스 성공을 위해 위기를 만드는 어처구니 없는 기업은 없습니다. 경쟁사에 의해 제기되는 위기를 맞받아 치고 이를 시장의 승리로 이끄는 소설 같은 상황은 좀처럼 현실화 되지 않습니다. 자사에 대한 공중의 비판과 공격에 침묵으로 승부(?)를 볼 수 있는 기업도 그리 흔치는 않습니다. 반대로 기업간에는 항상 사과하고 고개 숙이고 성실하게 개선하는 모습을 더 상급의 위기관리로 칩니다.

물론 정치인들이 기업의 위기관리와 같이 투명성, 정직성, 책임감 표명 및 개선 등의 전략을 기반으로 자신의 위기를 관리할 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 부분이 있다면 기업이 배우지 않을 이유는 없습니다. 그러나, 굳이 정치인들의 다양한 전략과 계략 그리고 아이디어를 기업이 적극 벤치마킹 해야 할 이유까지는 없다고 봅니다. 일단 앞서 이야기한대로 정치인과 기업의 위기관리는 서로 전혀 다른 경기방식이라 벤치마킹 한 내용도 다른 변수의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종종 기업 VIP들이 여럿 모여서 정치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듣고는 합니다. 사업만큼 정치가 돌아가는 형국에도 VIP의 관심이 많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정치인 누구는 멋지게 위기를 관리했다. 반대로 누구는 잘 못했다 등의 평가도 줄을 잇습니다. 정치인 개인적 위기관리 스킬에도 찬사나 비판을 다양하게 쏟아냅니다. 말 그대로 여러 평가와 의견들이 엇갈리는 것이지요.

기업의 위기관리에 정치인의 위기관리 기법을 바로 적용하면 위험한 이유가 여기에도 있습니다. 기업의 위기관리 결과는 비즈니스 연속성과 연결되어야 하기에 이해관계자 대부분의 긍정적인 평가를 목표로 합니다. 하지만, 정치인들의 위기관리는 자신의 지지층에 대한 결속을 주목표로 합니다. 따라서 정치인 위기관리에 대한 평가는 대부분 양 갈래로 갈립니다. 기업의 위기관리 평가는 그래서는 안됩니다.

그럼에도 기업 VIP들이 보는 대형 정치인들의 위기관리 기법과 전략이 자칫 멋져 보이고, 리더십의 모습으로 생각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 정치인이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인이라면 더욱 그의 위기관리가 훌륭해 보일 것입니다. 그러나 항상 그런 생각과 느낌이 들 때에는 정치와 기업은 여러모로 다르다는 사실만은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기업은 이해관계자들이 원하는 대로 위기 시 의사결정 해야 살 수 있습니다. 이해관계자들이 듣고 싶은 이야기를 해야 합니다. 실수나 실패가 있었다면 투명하게 나와 인정하고 용서 구하고 사과를 하는 것이 더 이롭습니다. 책임이 자사에게 있다면 그 책임을 얕은 수로 피하려 하지 않는 것이 맞습니다. 개선과 재발방지를 이야기한다면 꼭 지켜 이해관계자들과 신뢰를 쌓아 나가는 것이 당연합니다.

이 과정을 정치인과 같은 관점에서 정략적으로 바라보게 되면 문제가 생깁니다. 위기가 더 위험해 지는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기업은 다른 기업의 위기관리를 공부 해 따라 하는 것이 맞습니다. 절대 정치인들의 위기관리를 그대로 따라 하지는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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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022020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170편] 커뮤니케이션도 순서가 있다고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위기관리를 위해 빨리 언론 배표용 보도자료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 후 직원들과 가맹점들을 위한 커뮤니케이션도 준비해야 하고요. 시간이 많지 않으니 일단 언론 보도자료를 먼저 만들어 내보내고, 다른 것들은 좀 나중에 챙겼으면 합니다. 뭐 특별한 순서가 있는 것은 아니겠죠?”

[컨설턴트의 답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커뮤니케이션의 ‘순서’라는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습니다. 일단 순서라는 것이 있습니다. 순서라는 것은 어떻게 보면 그 대상의 중요도와도 비례한다 생각 하셔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이해관계자에게 가장 먼저, 그리고 그 다음으로 중요한 이해관계자에게 그 다음, 이런 순서를 밟아 가며 커뮤니케이션에 시차를 두어야 합니다.

이 순서가 혼란스럽고 얽혀 버리면 곧 문제가 됩니다. 위기관리 주체로서 마음이 바쁘고, 일단 눈 앞에 있는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해 보이고, 챙길 것이 너무 많아 효율적 방법이라도 일단 챙기자 등과 같은 생각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커뮤니케이션의 순서라는 것은 매우 중요한 사안이기 때문에 어떠한 경우에도 필히 챙겨야 하는 것으로 인식하는 것이 필요 할 것입니다.

위기 시 종종 언론을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커뮤니케이션 대상으로 생각하는 기업이 많습니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야 합니다. 피해자가 있다면 그 피해자와 가족이 최우선 커뮤니케이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위기 원점이 그 최우선 되어야 할 경우도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외부 언론보다 자사 직원들과 마주 앉는 것이 우선 되어야 하기도 합니다. 가맹점이나 거래처가 피해를 입을 수 있는 경우라면 그들에게 먼저 전화를 돌리고 이메일 하는 것이 최우선 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주주들을 향한 편지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시작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고객의 피해 방지를 위한 매장에서의 커뮤니케이션 조치가 우선 되기도 합니다. 언론은 그 과정에서 그 핵심 커뮤니케이션과 병행되거나, 후 실행되면서 선 실행된 커뮤니케이션 효과를 극대화 시키는 역할을 하게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문제는 앞의 우선되어야 할 많은 커뮤니케이션 순서와 대상을 과감하게(?) 건너뛰는 경우 발생합니다. 피해자들을 만나 보지도 않은 위기관리 주체가 언론을 불러 기자들에게 고개 숙이는 경우가 그와 같은 경우입니다. 위기 원점에게는 아무 이야기도 없이, 기자들을 불러 위기 원점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민감한 내용을 전달하는 경우 문제는 불 보듯 뻔해 집니다.

직원들이 회사의 중대한 문제를 TV나 신문을 보고 알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가맹점이나 거래처도 마찬가지입니다. 놀랄 만 한 내용이 실린 신문을 들고 회사로 찾아와 사후 해명을 요구하는 장면은 위기관리 실패 장면으로 종종 그려집니다. 주주에게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을 잊는다거나, 고객을 피해 언론 뒤에서 커뮤니케이션 하는 경우 절대 위기관리에 성공할 수 없게 됩니다.

조직적으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우선순위를 따지는 것도 사실 상당히 어렵고 힘든 업무입니다. 그래서 평시 다양한 위기 유형에 따라 이해관계자들을 미리 분석 분류하고, 그를 대상으로 하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역할을 내부적으로 정해 놓는 것입니다.

위기 시 위기관리를 위한 커뮤니케이션의 순서가 있다 해도, 그 커뮤니케이션 간의 시간 격차는 점차 줄어들고 있습니다. 동시성이 강조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그러한 순서와 커뮤니케이션의 방식은 평시 자주 시뮬레이션이 되어야 합니다. 정확한 이해관계자 커뮤니케이션 역할과 책임의 배분이 조직에서 골고루 인식되어야 합니다. 공히 꼭 기억해야 하는 것은 ‘순서’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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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022020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169편] 위기관리를 위한 메시지 전략?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위기관리를 위한 커뮤니케이션과 메시지 전략에 대해 평소 훈련을 좀 했으면 합니다. 위기가 발생하게 되면 항상 어떤 메시지로 대응해야 하는가에 대해 내부적으로 고민이 많습니다. 대략적 메시지 전략들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정해진 원칙이나 규정을 찾기 보다는 해당 위기 상황에서 어떤 메시지가 꼭 필요할 것인가를 먼저 주의 깊게 생각해 보는 훈련이 필요하다 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핵심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상황 기반 분석이 선행되어야 하겠지요.

위기를 둘러싼 채 의견을 개진하는 이해관계자들 하나 하나의 목소리를 들어보고, 그와 관련해 그들이 듣고 싶어하는 메시지를 찾는 작업이 가장 핵심이기 때문입니다. 그것만 가능하다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성공할 가능성이 한층 높아지게 됩니다.

그와 관련 해 몇 가지 전략적 기조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기조는 잘못한 부분을 보다 정확하게 스스로 정의하라는 것입니다. 기업 스스로 자신의 잘못을 정확하게 정의해 커뮤니케이션 하면 초기 여론 부담은 상당부분 줄어 들게 됩니다. 이 부분이 부진하거나 정확하지 않기 때문에 추가적 논란은 지속됩니다.

둘째 기조는 문제와 책임에 대해 이야기하기보다는 해결책과 개선책에 더욱 더 많은 이야기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언론이나 반대 그룹들의 경우에는 문제와 책임을 중심으로 공격하고, 압력을 행사하려 할 것입니다. 그에 기업이 끌려 다니며 반복 해명에 사과를 거듭하게 되면 상황은 계속 악화될 것입니다. 그들이 문제와 책임을 이야기할 때마다, 기업은 해결책과 개선책을 중심으로 답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셋째 과거에 대한 이야기 보다 기업은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더 해야 합니다.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가, 왜 이 일을 방지하지 못했는가, 왜 이렇게 오랫동안 이런 문제가 이어져 왔는가 이런 모든 이야기들이 과거의 것입니다. 기업은 이러한 위기를 관리하기 위해 앞으로 어떤 것들을 실행 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미래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 더 나은 전략입니다. 그 속안에 기업의 강한 의지가 포함되면 더욱 더 좋겠습니다.

넷째 기조는 약속과 신뢰 그리고 리더십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핵심 뼈대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커뮤니케이션은 누가 이야기하는가? 어떻게 하는가? 그리고 그 이야기가 믿을 만한 것인가? 이런 부분이 사실 메시지보다 더 큰 의미가 있습니다. 따라서 기업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신뢰 잃을 만한 언행을 한다 거나, 거짓말이나, 얕은 생각으로 상황을 모면하려 한다는 느낌을 주지 않는 것이 필요합니다. 기업을 대표하는 VIP의 가시적 커뮤니케이터로서의 역할도 그래서 매우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기업의 메시지는 곧 실행으로 연결되어야 합니다. 기업이 위기 시에는 다양하고 많은 개선책을 쏟아내 놓지만, 막상 시간이 지나면 스스로도 그 실행을 잊어버리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유사한 위기와 문제들이 일정기간 후 반복되고 반복됩니다. 당연히 공중과 이해관계자들이 가지는 해당 기업에 대한 신뢰는 지속 하락하게 됩니다. 이래서는 제대로 된 위기관리를 하는 것이 더욱 더 어려워 지기만 합니다.

여러 기업들이 위기관리라는 것을 하지만,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그들의 가장 공통된 문제와 유의점은 맨 마지막 기조입니다. 말씀하셨다면 꼭 실행하십시오.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는 것은 곧 위기관리를 하지 않는 것과 같다는 생각을 가지시기 바랍니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성패는 회자되는 일부 전략에 의해 크게 좌우되기 보다는 중장기적인 기업의 신뢰수준에 주로 좌우된다는 사실을 명심 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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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022020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168편] 위기관리 역량강화를 위해?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개인적으로 위기관리 업무를 하면서 홍보실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점점 위기는 늘어가는데 반해 위기관리 역량은 좀처럼 늘지 않아 고민입니다. 위기관리를 더욱 잘 해 나가기 위해 실무자에게 필요한 것, 노력해야 하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얼마전 모 그룹사 전 계열사의 홍보팀 임직원이 다 함께 모여 위기관리 워크샵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 각 계열사 홍보임원과 팀장들이 같이 이야기했던 실무자의 위기관리 역량에 대한 인사이트를 공유하는 것으로 답을 대신 할까 합니다.

첫 번째 조언은 ‘신문을 보라’는 것입니다. 이 의미는 단순히 신문 종이를 보라는 것이 아니라, 회사 뉴스 이외에 홍보담당자라면 그리고 위기관리를 하고 있다면 전체 사회 현상을 매일 함께 읽고 보고 따라가라는 의미가 되겠습니다. 최근 기업 위기관리에 있어 강조되는 기업의 ‘정무감각’에 대한 조언입니다.

두 번째 조언은 ‘실무자 시절부터 공감하는 것에 익숙해지라’는 것입니다. 흔히 홍보담당자는 언론과만 공감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를 넘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공감하는 노력을 해 보라는 조언입니다.

세 번째 조언은 ‘실무자 시절부터 팩트를 잘 파악하는 훈련을 하라’는 것입니다. 위기 시 불완전 정보를 가지고는 절대 위기관리를 못합니다. 사실과 의견을 분리할 줄 알아야 합니다. 기대를 사실과도 혼동하지 않아야 합니다. 모든 정보는 크로스체킹 해 완벽성을 갖출 수 있어야 합니다..

네 번째 조언은 ‘누구보다도 회사와 관련된 정보를 제대로 알려 노력해라’입니다. 무조건 기자보다는 더 알아야 한다는 것이죠. 당연한 기본입니다..

다섯 번째. ‘언론관계는 기본이다. 충실하라’입니다. 최근 일부 홍보 실무자들이 언론관계를 기피하거나, 건너뛰려 하는 성향을 보이는데 그에 대한 조언입니다. 언론관계는 전부는 아니지만 기본은 됩니다. 기본 없이 그 위에 탑이나 건물을 쌓기는 어렵겠죠.  

여섯 번째, ‘온라인 전반을 오프라인과 통합해 이해해라’ 입니다. 앞으로 온라인발 위기가 훨씬 더 증가하게 될 테니 이 또한 전체를 볼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죠.  

일곱 번째. ‘내부고발이나 외부 위기원점의 관리에 있어 그 사람의 다친 마음을 조직적으로 케어 해 주는 회사의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입니다. 직원들과 주변 이해관계자들의 소리에 평소 좀 더 관심을 갖자는 조언입니다. 전략적인 인사이트죠.

여덟 번째. ‘뭐든 사전에 하자.’입니다. 일이 알려지고 나서 관리하는 건 지는 위기관리라는 것이죠. 매번 위기관리 담당자들이 뒤늦게 뒤처리를 해야 하는 상황은 가능한 피하자는 것입니다. 위기관리의 진정한 의미를 보아도 위기관리는 사전적 위기관리에 주로 비중을 둡니다. 공중에게 알려진 위기보다는 알려지지 않은 위기라 좀더 성공적인 위기관리라는 말도 있습니다.

아홉 번째. ‘매뉴얼 가이드라인을 좀 더 상시 교육하고 훈련하자.’ 위기 시 기업 조직은 절대 통제되지 않는다는 것을 사전에 전제 해 평시 교육과 훈련에 집중하자는 것입니다. 사실 홍보실이 위기를 발생시키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그 외 다른 사업 조직들이 위기를 만들어 내는 것을 홍보실이 관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당연히 여러 사업 조직들도 위기관리에 스스로 관심을 가지고 평시 교육과 훈련에 동참해야 합니다.

마지막 열 번째. ‘사일로를 깨자.’ 조직이 위기 때 일사불란 하기는 커녕 우리가 즐기는 안주 ‘낙지탕탕’ 처럼 갈갈이 흩어져서는 안된다는 의미입니다. 재미있는 비유이지만, 항상 접시 위에서 각자 꿈틀거리는 낙지탕탕을 보며 위기관리 조직을 떠올리는 것은 그렇게 유쾌한 경험은 아닙니다. 그래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하자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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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022020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167편] 경험이 많으니 괜찮겠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는 다른 것은 몰라도 OOO관련 위기는 관리 경험이 많습니다. 지금 본사부터 지점에 있는 핵심 직원들이 그 위기와 관련해서는 전부 베테랑들이에요. 저번에도 아주 초기부터 일사불란하게 처리해 대응했습니다. 이 정도 대비 수준이면 별 문제가 없겠죠?”

[컨설턴트의 답변]

맞습니다. 경험만큼 소중한 위기관리 자산이 없습니다. 다양한 위기관리를 경험해 본 직원들이 많다는 것은 회사 차원에서도 큰 자산입니다. 물론 그 직원을 이끌어 위기관리에 성공하신 경영진은 더욱 더 훌륭한 경험을 가지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단, 최근 여러 케이스들을 반면교사 삼아 경험 많은 기업에게 조언 드리고 싶은 것이 하나 있습니다. 특정 위기에 대해 지금까지 대응 관리해 왔던 방식을 언젠가는 한번 돌아보는 노력을 해 보시라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큰 위기를 경험한 기업이나 조직은 일종의 ‘백서’ 형태로 위기관리 전반에 대한 기록을 남기기도 합니다.

이런 백서 형태의 기록은 이후 경영진과 새로운 직원들이 선행되었던 위기관리에 대해 배우고, 그에 기반한 준비를 다시 하게 되는 선순환 시스템 그 자체로서 가치가 있습니다. 반면, 아무 기록을 남기지 않은 위기관리는 그 때 그 대응을 했던 몇몇의 무용담으로만 남게 되니 문제입니다.

특정 위기를 여러 번 관리해 경험이 많다고 하셨는데, 앞으로 더욱 더 해당 위기를 제대로 관리하기 원한다면 매번 기록을 만드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그 대응단계 하나 하나에 대해 적정성을 검토해 보는 시간을 가지시기도 바랍니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적정성’ 검증 기준은 하나 하나의 대응이 백서에 ‘기록 가능한 대응’이었는지 여부입니다. 만약, 기록하기에 적절하지 않은 대응이 있었다면, 그 대응 방식에 대해서는 새로운 검토를 해 보아야 합니다. 꼭 언젠가는 문제가 되기 때문입니다.

기록하기에 적절한 대응만으로 대응 방식을 다시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흔히 우리는 기록에 남기기에 적절하지 않은 대응 방식을 더 멋지다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런 대응을 하면서 동분서주하는 직원들을 능력 있는 것으로 평가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런 대응 방식은 언제든 또 다른 문제를 유발시킬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모 기업에 규제기관 조사가 나왔습니다. 그와 관련 해 내부적으로 그룹 메신저방을 통해 여러 정보들이 왔다 갔다 합니다. 대표이사와 핵심 임원들의 감지 및 지시 사항이 전달되기도 합니다. 일부 부서장이 메신저 방에 있는 직원들에게 문제가 될 많은 증거들을 폐기하거나 감추라고 지시 합니다. 그에 대한 직원들의 완료 보고가 수 십 건 메신저 방에 쌓입니다. 결국 관련 규제기관은 문제 있을 만한 자료를 찾지 못하고 돌아갑니다.

이런 대응방식을 단순히 경험이고 베테랑들의 일사불란 함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은 한번 생각해 볼 일입니다. 과연 그러한 메신저방을 열어 지시와 완료 보고를 하는 방식이 안전한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 할 것입니다. 법적 문제가 될 수 있는 증거자료의 폐기와 은닉이 회사의 일관된 위기관리 방식이어야 하는 가 하는 점도 고민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위의 위기대응 방식 전반을 백서 같은 기록으로 남길 수 있을까요? 대표이사는 어디로부터 규제기관의 압수수색 정보를 취득했는지. 증거자료 폐기 명령의 주체는 누구였는지,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어떤 범위의 자료들을 폐기 은닉했는지, 누가 누가 그 대응을 진행했는지. 이런 여러 대응 방식이 기록으로 남길 수 있는 성격의 것은 아닐 것입니다.

특정 위기관리를 여러 번 해보았고, 경험 많은 직원들이 많아 위기관리가 잘 되겠다고만 생각하기 보다는, 지난 위기관리에 대한 돌아봄과 살펴봄이 더 필요할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기록으로 남기지 못할 위기대응은 문제가 있는 것이라는 원칙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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