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위기관리,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6월 022020 1 Response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166편] 자칫 전례가 되면 어쩌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가 한 거래처에게 소위 갑질을 좀 하다가 문제가 되었습니다. 그게 오랜 관행이었는데 요즘 같은 시대에는 문제가 되네요. 여론이 심각해 져서 그 거래처와 빨리 합의를 하려 하는데요. 합의금이 생각보다 큽니다. 이게 한번 전례를 남기면 앞으로 기준이 되거든요. 어쩌죠?”

[컨설턴트의 답변]

질문만 들어보면 귀사의 위기관리에 있어 진정성이라는 측면에 의문이 생길 것 같습니다. 회사의 잘못된 오랜 관행으로 피해를 입은 이해관계자인 거래처에 공감하는 개념이 전달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물론 외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정식으로 공감을 표현하며 살피는 커뮤니케이션을 하셨겠지요?

말씀 요지는 ‘피해를 보상해주는 액수가 너무 크다 그래서 그것이 기준이 되면 앞으로 유사한 사례가 생길 때는 다시 부담이 될 것 같다’는 의미 같습니다. 그런데 이 말을 잘 들여다보시죠. 이 의미는 전사적으로 ‘유사한 사례가 또 생길 것으로 생각한다’는 전제가 있습니다. 이번에 큰 위기상황을 겪었음에도 내부에서는 이런 위기가 또 다시 발생될 것으로 예상한다는 것이죠.

위기관리는 한번 겪은 위기는 최대한 노력해 다시 발생시키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위기가 다시 발생할 것이라는 생각은 자사 스스로 제대로 개선과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 실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존의 믿음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이번 위기를 통해 심각하게 깨달은 것이 없다는 의미죠.

피해 보상은 그냥 이번 위기를 조용하게 넘기기 위한 수단일 뿐, 가능한 그 금액은 저렴해야 하고, 단순히 시끄러움을 방지하는 목적이라는 의미로 간주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 금액이 아깝고, 또 다시 그런 금액을 여러 번 지불할 생각까지 하니 심란한 것입니다.

‘이번과 같은 위기가 다시 발생되면…’이라는 전제를 ‘이번 같은 위기가 다시는 발생되지 않는다면…’으로 전제를 바꾸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그 전제를 실행시키기 위해 보다 심각성을 가지고 문제를 개선하고 재발을 방지하려는 노력에 몰두하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된다면 더 이상은 아까운 엄청난 규모의 피해 보상을 지불할 가능성은 점차 줄게 될 것입니다.

피해 보상 규모에 주로 집착해 문제를 장기화하고, 결국 모든 피해를 감내해가면서 장기간 피해 보상 규모 조정에 매달리는 유혈전은 이제 그만 하자는 것입니다. 대신 해당 위기와 같은 상황을 다시는 만들지 않겠다는 내부 각오를 다지는 것이 낫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 위기가 재발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만들려 스스로 노력하라는 것입니다.

일부에서는 또 이렇게 이야기할 것입니다. “아무리 그래도 회사의 일이라는 게 그렇게 다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 쉽게 확신할 수 있겠습니까? 만에 하나 다시 발생된다면…이런 우려를 한다는 것이죠.” 좋습니다. ‘만에 하나’라는 말씀 아주 훌륭합니다. 위기관리 관점에서 그 개념은 큰 도움이 됩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유사 위기가 ‘만에 하나’의 가능성으로 발생하게 된다면, 그나마 그 위기관리는 상당히 잘 되어 있는 셈입니다. ‘다시는 이런 유사한 위기를 발생시키지 않겠다’는 확고한 결심이 있었기 때문에 그나마 가능한 가능성입니다. 개선을 통해 재발 가능성을 ‘만에 하나’로 만들었다는 의미니까요.

반면 피해 보상과 그 규모에만 집중하며, 실질 개선과 재발방지 대책 없이, 각오나 결심도 없이 다시 예전의 관행으로 회귀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유사 위기 발생 가능성은 ‘십에 하나’ 오에 하나’의 꼴이 될 것입니다. 계속되고, 반복되는 것입니다. 피해 보상 또한 당연히 반복되며 액수는 더욱 더 커져만 가겠죠. 아무 것도 관리되지 않는 상황이 이어질 것입니다. 무엇이 더 중요한지 곰곰이 따져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전례가 된다는 이야기는 사실 위험한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전례를 감안할 일을 없게 만들자는 것이 지금 필요한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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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022020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165편] 고작 직원의 말 실수 하나 가지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최근 발생한 논란에 대해서 저희 직원 하나가 언론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나 봅니다. 취재 후 방송을 보니 저희 직원이 논란이 더 커질 만 한 이야기를 했더군요. 그래도 그게 그냥 직원 실수인데 저희를 나쁜 회사 취급까지 하고 난리가 난 겁니다. 실수 하나 가지고 너무 심한 거 아닌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기업과 관련 한 논란이나 위기가 발생하면 초기에는 해당 상황에 대한 이해가 모두 부족 할 수 있습니다. 이를 언론이나 논란의 원점에 있는 사람이 수면위로 떠 올리면서 이슈화를 하죠. 이 직후에는 압도적으로 언론 취재 내용이나 원점의 일방적 주장이 전체 여론을 지배합니다. 이는 거의 모든 케이스에서 동일하게 적용되는 하나의 단계입니다.

문제는 또 그 이후죠. 당시 편향된 여론의 방향을 덜 편향적으로 만들 수 있는 주체가 누구일까요? 해당 기업입니다. 기업 스스로 자신의 정확한 메시지를 전략적으로 운용해야 기울어진 운동장이 어느 정도 제자리를 찾게 됩니다. 단, 그 메시지가 정확하고 전략적이어야 하죠.

많은 기업들이 여기에서 고통을 느낍니다. 논란이나 위기가 발생 해 상황이 가변적인 상태에서 나름 메시지를 스스로 확인해 정리해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죠. 또한 그에 더해 전략적으로 전달해야 한다 하는데, 그 것이 어떤 것인지 감도 오지 않아 허둥대게 됩니다.

일단 최대한 정확하게 확인 해 메시지를 정리해야 하겠지만, 상황이 가변적이라면 어느 정도 메시지 상에서 변화 가능성을 명시해 주는 것이 대안이 됩니다. 그리고 지속적 상황 업데이트를 약속하고 실행하는 것이죠. 논란이나 위기 시 언론과의 커뮤니케이션은 지속적이어야 합니다. 아주 예전에는 결과 보도 형식의 언론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당시에는 매체 수도 그렇고, 보도 지면이나 시간의 제한이 있었기 때문에 뉴스는 사실 지금과 많이 달랐습니다.

최근에는 위기 시 단순 결과에 대한 보도량에 비해 상대적으로 중계형 보고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변화되는 상황을 처음부터 계속 따라가며 연속 보도하는 것이죠. 마치 올림픽 게임을 중계하듯 실시간 정보들을 기사화 하고 보도합니다. 기업이 이에 맞추어 전략적 대응을 하려니 힘들어 지게 된 것입니다. 예전에는 보도자료나 사과문 하나로 가늠하던 것이, 이제는 상시 기자회견을 해도 어렵습니다. 홍보실이 쏟아지는 전화를 다 받아 내지도 못하고, 연락 자체가 두절되는 경우까지 생깁니다. 지속적 커뮤니케이션이 과연 가능한가에 대한 회의까지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런 경우 언론은 당연히 기업 내부와 연결된 다양한 정보 소소를 찾아냅니다. 일반 직원들로부터 전직 직원은 물론입니다. 전화를 받는 모든 직원은 언론의 취재원이 됩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창구가 다원화 되는 것이죠. 재앙은 그 때부터입니다. 중앙에서 알지 못하고 확인 할 수도 없는 비공식 창구들이 개인적으로 수도 없이 뚫리는 셈이기 때문입니다. 터진 둑을 막을 수 없다는 이야기 그대로 입니다.

굳이 이야기하자면 질문에서 말씀하신 그 직원은 실수가 아니라 해사 행위를 한 것이 맞습니다. 그러나 그에 대한 평가나 처벌 이전에 평시 회사차원에서 직원들에게 창구일원화에 관한 교육과 훈련을 얼마나 진행했었나를 살펴 보아야 합니다. 훈련 받지 않은 직원은 누구나 기자의 질문에 실수를 범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실수를 합니다. 그런 생각을 회사 스스로 했었는지 돌아보셔야 합니다.

예전 ‘양치기 소년’이라는 우화를 기억하실 것입니다. 처음에 가짜로 “늑대다!” 외쳤을 때는 재미만 보고, 벌은 받지 않았습니다. 두 번째도 비슷했죠. 그러나 실제 늑대가 나타나 울며 “늑대다!”를 외쳤을 때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기업이 자꾸 설화를 만들어 공중과 이해관계자들에게 실망과 배신감을 주게 되면 이런 ‘양치기 소년’의 전철을 밟게 됩니다. 그 만큼 신뢰 받는 메시지는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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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022020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164편] 위기 유발 의지라고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요즘에는 정말 바닷가에 모래성을 짓는 기분을 느낍니다. 평소 회사와 제품에 대한 명성을 잘 쌓아 관리해 놓으면, 정기적으로 위기가 빵빵 터져 그 이전 명성 자산들을 싸 그리 뭉개버리는 상황이 반복되거든요. 위기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먼저 궁금한 것이 하나 있습니다. 평소 회사와 제품에 대한 명성을 관리하기 위해 투자한 노력과 위기관리를 위해 투자한 노력간에는 어느 정도의 차이가 있을까요? 질문 하신 내용으로만 보면 그 둘간에는 아마 큰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명성관리를 위해 여러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고, 이벤트를 하고, 매체광고를 하고, 다양한 이해관계자 활동들을 해 오셨을 겁니다. 그럼에도 정기적으로 위기가 발생했다는 것은 위기관리를 위한 평시 노력은 그에 비해 미미했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일단 개념적으로 이해하셔야 할 것은 기업 내부의 ‘위기 유발 의지’를 빨리 찾아내서 차단해야 제대로 위기를 관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위기 유발 의지’라는 것이 낯설게 느껴지실 텐데요. 분명히 조직 내에서는 위기로 발화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이나 관습이나 관행들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더 나아가 조직원들의 의지에 의해 더욱 더 발전 악화 되기도 합니다. 그런 부정적인 내부 환경을 위기 유발 의지가 존재하는 생태계라 부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외부에서 볼 때 황당하고 눈살을 찌푸리게 되는 다양한 문제들이 밖으로 표출되는 것이죠. 예를 들어 회장께서 지난 10여년 동안 임직원들에게 심한 욕설과 인격모독을 계속해 왔다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경우를 보면 해당 기업에서는 위기관리 의지 보다 위기 유발 의지가 강했던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어떻게 10여년 동안 해당 문제를 위기로 판정하지도 않고, 개선이나 교정을 하려는 내부 의지가 존재하지 못했나 하는 것입니다.

물론 내부적으로 회장에게 공식적 문제제기를 하지 못할 정치적 상황도 있을 수 있겠습니다. 절이 싫으면 중이 나가야 한다며 회사를 등진 분들도 꽤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오랜 기간 동안 어떤 형식으로라도 문제의식과 개선에 대한 논의가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은 해당 기업에게는 위기 유발 의지가 강했었다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겠습니다.

최근 한 정치인의 추문이 있었고, 그와 관련 해 소송이 진행된 적이 있습니다. 1차 판결이 해당 정치인에게 유리하게 나왔습니다. 그러자, 그 정치인의 아들이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1차 판결에 환호하는 글을 올려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이 또한 해당 건에 대해 당사자들은 위기 유발 의지가 있었던 것으로 밖에 볼 수가 없습니다. 문제가 될 것이 뻔한데도 의지를 가지고 위기를 만들었다고 해석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죠.

이 밖에도 기업이나 셀러브리티 내부에서는 상당한 수준의 위기 유발 의지를 가진 경우들이 많습니다.  문제는 위기 유발 의지를 당해 낼 수 있는 위기 관리 역량은 없다는 사실입니다. 아무리 제대로 위기를 관리해 보려 해도, 위기 유발 의지가 내부에서 살아 움직이는 한은 위기를 미연에 방지하거나 사후에 적절히 관리하는 것은 불가능해지는 것입니다.

따라서, 바닷가에 모래성을 쌓는 것과 같은 느낌이 든다면, 먼저 회사 내에 어떤 수준의 위기 유발 의지가 존재하는지를 잘 살펴 보시기 바랍니다. 이는 위기에 대한 민감성에 대한 이야기와도 연결이 됩니다. 민감하게 내부와 주변을 돌아 보시기 바랍니다. 우리에게 발생 될 위기라는 것이 어떤 것 일지 면밀히 살펴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누구에 의해 어떻게 자라나고 있는지를 살피십시오.

정기적으로 위기관리위원회 미팅을 통해 자사에게 발생가능 한 위기에 대한 정보공유와 트래킹 논의를 반복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를 통해 조직 내 위기 발생 의지를 최소화하고, 민감성을 높이는 것입니다. 당연히 이런 노력들이 일상화되면 위기 발생 빈도는 줄어들게 됩니다. 더욱 더 꾸준히 운영된다면, 사내에서 창궐했던 위기 유발 의지는 사라지게 됩니다. 다시 말씀 드리지만, 위기 유발 의지가 존재하는 한 위기관리는 불가능합니다. 파도를 이기는 모래성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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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022020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163편] 일선에서 이상한 대응을 하는데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최근 위기가 발생 해 전직원이 비상 체제를 가동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와중에 매장이나 영업직원들이 계속 고객이나 언론에 맞서 추가 이슈를 만들고 있어 골치가 아픕니다. 본사에서는 절대 언론이나 고객 대응 그리 하지 말라 하는데도 잘 따라주지를 않네요. 이걸 어쩌죠?”

[컨설턴트의 답변]

위기관리는 일단 조직내에서 ‘통제’라는 개념이 정확하고 강력하게 유지되지 않으면, 대부분 지는 게임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 ‘통제’ 개념은 ‘일사불란’이라는 상황을 의미합니다. 위기관리위원회에서 정한 방향성과 대응 방식이 일선까지 디테일하게 일관성을 가지고 유지된다는 의미가 되겠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상당히 많은 기업이 본사 위기관리위원회와 일선대응라인 사이에 존재하는 거리감 때문에 고민을 합니다. 위기관리위원회 전략과 대응 지시를 정확하게 일선이 이해 해 이를 그대로 실행하는 데 어려움을 보이는 것입니다. 일부 상황에서는 위기관리위원회 전략과 지시사항이 실제 현장과는 거리가 있다는 평가를 일선에서 하기도 합니다. 상호간 불협화음이 나는 것이죠.

이를 극복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조직은 통제되지 않는다’는 개념을 평시 반복적으로 기억하고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반대로 ‘우리 조직은 통제 가능하다’는 전제를 가지고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면, 실제 위기 시 상당한 장애와 마주하게 됩니다. 실제 조직은 그리 마음대로 움직여주는 일사불란 한 객체가 절대 아니기 때문입니다.

‘조직은 통제되지 않는다’는 개념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성공적 기업은 ‘가이드라인과 원칙’을 먼저 강화합니다. 위기 시 일선을 비롯 전직원이 지켜야 할 행동 가이드라인과 실행 원칙을 지속 강조합니다. 신속하라. 창구를 일원화하라. 사적개입 절대 하지 마라. 모든 직원이 공식 대변인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신중하라. 허락되지 않는 커뮤니케이션은 금하라. 선 공유하고 후 실행하라. 이런 다양한 원칙들을 반복 교육합니다.

이런 단순 교육과 강조를 넘어 일선을 훈련시키기도 합니다. 다양한 위기 상황을 설정 해 이해관계자들과의 여러 상황을 평시 연출해 경험하게도 합니다. 일선의 여러 생각을 미리 듣고, 그를 시스템에 반영할 때도 있습니다. 반복 훈련을 통해 일선 직원들은 현실감과 실전적 대응 역량을 쌓을 수 있습니다.

질문 주신바와 같이 위기가 발생했는데도, 일선에서는 각자 사적 대응을 하고, 본사 위기관리 위원회의 공식적 방향성과 배치 또는 충돌되는 대응을 해 문제를 키운다면. 그 가장 큰 원인은 평시 교육과 훈련의 부재 또는 부실에 기인한다고 봅니다.

직원들은 위기 시 사적 개입에 대한 유혹을 받는 것이 당연합니다. 자신이 운영하는 블로그나 소셜미디어 채널을 통해 회사의 입장을 대변(?)하고자 하는 욕구도 생깁니다. 공중의 비판이 억울해서 개인적으로 과격한 대응을 해서라도 한을 풀고 싶다는 생각도 합니다.

눈 앞에서 과격한 불만을 제기하는 고객이나 일반인들에게 좀더 강한 대응을 하거나 현란하게 애드립 해 그들의 마음을 돌리고 싶다는 생각도 할 수 있습니다. 문제를 취재하러 오는 기자나 PD들을 어떻게 든 막아내고 취재를 방해해서라도 회사를 지키고 싶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습니다. 어수룩해 보이는 기자에게 10년 경력의 자신이 허심탄회하게 상황을 설명해 오해를 풀겠다는 각오를 하기도 합니다.

문제는 이런 일선의 본능적 생각과 움직임을 평시 가이드하고, 교육하고, 훈련하지 않는 본사에게 있습니다. 이들의 이런 움직임을 ‘통제’하는 노력을 평소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일선의 문제는 반복됩니다. 일선을 비판하기 전 본사의 위기관리위원회에서 얼마나 중요하게 일선을 교육 훈련했는지 기억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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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022020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162편] 알려지지 않아 억울합니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최근 위기로 저희 직원들이 불철주야 위기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저희가 어떻게 하고 있는지 외부에서 잘 모르며 비판만 합니다. 전부 대응 해 제대로 처리 해주고 있는데, 자꾸 언론이나 온라인에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지적을 합니다. 억울한데 원래 이런 건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개념을 좀 더 고민해 보시기 바랍니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란 위기를 관리하기 위해 행하는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의미를 가집니다. 외국에서 사용하는 위기 커뮤니케이션(Crisis Communication)이라는 표현에서는 더욱 직접적 의미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즉, 위기에 대해 커뮤니케이션 한다는 의미입니다.

반면 한국적 생각으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것은 ‘알릴 것은 알리고, 피할 것은 피한다’ ‘위기 시 우리에게 유리한 것만 선별해 커뮤니케이션 한다’ ‘위기를 관리하기 위해 하는 사과나 책임의 표현’ 또는 ‘위기 때 실행하는 입체적 언론관계’와 같은 아주 단편적이고 일방적 개념으로 해석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는 적절하거나 정확하지 않은 개념입니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위기를 관리하기 위해서 해당 기업이 위기에 대해 커뮤니케이션 하는 활동이라고 종합하면 어떨까 합니다. 위기에 대해 커뮤니케이션 한다? 이 의미를 구체적으로 풀어보면 먼저 해당 위기가 어떤 것인지를 이해관계자들에게 설명한다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위기관리 주체인 자사의 관점이 포함되게 됩니다.

그 다음은 해당 위기를 어떻게 관리 하는가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입니다. 자사가 어떻게 이 위기를 관리하고 있는지, 관리할 것인지 등에 대해 자세히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죠. 여기에는 위기관리 주체인 자사의 위기관리 원칙과 책임 그리고 노력이 포함됩니다.

마지막으로 어떻게 해당 위기를 앞으로 관리해 나갈 것인지, 재발이나 피해를 어떻게 최소화 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을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입니다. 개선안이나 재발방지 플랜이 주요 주제가 됩니다. 여기에는 위기관리 주체인 자사의 의지와 약속이 들어갑니다.

질문 내용을 보면 회사에서는 위와 같이 제대로 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실행하지 못하신 것 같습니다. 우리는 열심히 여러 대응을 하고 있음에도 외부에서는 잘 알지 못한다라는 말의 의미는 자사가 위기와 위기관리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을 적절하게 수행하지 못했다는 것으로 이해됩니다. 관점의 차이가 되겠습니다.

평소 회사에서는 어떤 중요한 이벤트나 정책이나 신제품 출시와 관해서는 모든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집중해서 커뮤니케이션 하곤 합니다. 타겟으로부터 최대한의 인지와 이해를 이끌어 내려 노력합니다. 그 초기 노력의 효과가 좋지 않다면, 두 세 번 다시 여러 다양한 채널과 메시지들을 투입해서라도 타겟의 관심을 좀 더 이끌어 내려 노력합니다. 이런 노력을 기억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현재 진행 중인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노력과 그 노력을 비교해 보시기 바랍니다. 평소 집중 반복했던 그 만큼의 커뮤니케이션 노력을 하고 있습니까? 우리가 어떻게 해당 위기를 관리하고 있는지 열심히 설명하고 자주 업데이트 된 자료를 내고 있습니까? 정기적으로 업데이트 된 위기관리 결과를 공유하고 있습니까? 광고, 기사, 인쇄물, 포스터, 레터, 이메일, 홈페이지 팝업 또는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자사가 어떻게 위기를 관리하고 있는지 만족스럽게 커뮤니케이션 하고 있습니까?

문제는 위기에 대해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아서 발생합니다. 위기란 것을 대부분 감추려 하고, 축소하려 하고, 자칫 긁어 부스럼을 만들지 않을까 부담스러워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사가 열심히 최선을 다해 위기를 관리하고 있다는 사실도 커뮤니케이션을 주저합니다. 당연히 외부에서는 회사가 제대로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는 사실까지 챙겨가며 이해해 주지는 않습니다.

만약 자사가 제대로 위기를 관리하고 있다는 사실을 외부 이해관계자들에게 정확하게 이해 받고 싶으시다면, 현재보다 10배~100배 더 활발히 커뮤니케이션 하십시오.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으니 커뮤니케이션이 되지 않는 것입니다. 관점을 바꾸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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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022020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161편] 위기가 관리되긴 하나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요즘 여러 기업 위기들을 보면 말입니다. 그 위기라는 것이 관리는 되는 것인가? 또는 관리될 수는 있는 것인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기업이 발버둥 쳐도 결국에는 최악까지 치닫는 경우들이 많아서 말이죠. 위기, 그거 관리가 가능한 걸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위기를 ‘관리’하는 것을 우리는 위기관리라 합니다. 그렇다면 ‘관리’라는 개념에는 항상 목적과 목표라는 것이 존재할 것입니다. 목적이나 목표 없는 관리라는 말은, 행선지 없는 버스, 도착항 없이 항해하는 배나 도착공항 없이 운항되는 비행기 같은 의미 같은 것입니다. 무의미 하죠.

위기관리 목적을 일반적 개념으로 이야기하면 ‘(다양한 위기관리) 노력을 통해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함’이라 합니다. 결국 어떤 기업이 위기관리 활동을 전략적으로 해서 기존에 예상하던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었다면 그 위기관리는 의미가 있었다는 평가가 가능 해 진다는 것입니다.

비록 항해 중간에 풍랑이나 해일을 경험했지만, 결국엔 목적했던 항구에 안착하게 되었다면 그 배의 항해는 일단 의미와 가치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물론 중간 목표들은 일부 성취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큰 의미에서 목적을 완전에 가깝게 달성했다면 해당 위기관리는 그 차제로 의미가 있습니다.

문제는 위 같은 질문이나 궁금증이 나오는 원인에 있습니다. 많은 기업이 위기 시 최악의 상황을 제대로 예상, 예측하지 못한다는 것이 첫번째 문제입니다. 스스로 이 위기가 우리를 어디로 데려갈지 잘 모른 채 일단 관리에 나섭니다. 어떻게 던, 무엇이든 해야 이 위기가 관리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이 전부입니다. 바람 방향을 모르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위기관리 목적이라는 것을 세우지 못하는 두번째 문제를 경험합니다. 어찌 보면 이런 경우 목적을 세운다는 것 자체는 불가능한 것입니다. 최악을 예상 예측할 수 있어야 하는데 동서남북 어디로 향하는 바람인지 감조차 없으니, 스스로 가기 원하는 목적지를 정하기 힘든 게 당연합니다. 급하니 일단 너도나도 배에 올라타는 셈입니다.

일단 위기관리라는 큰 배에 올라탔으나 목적지 없는 항해 중 풍랑을 만나 고생을 하고, 고통과 충격을 겪고, 엄청난 손해를 입은 후 배가 우연히 뭍에 닿으면 그 때부터 세번째 문제가 발생됩니다. 우리가 왜 여기까지 왔는가? 이곳에 오려고 했던 것이 맞는가? 이 곳이 출발했던 곳보다 나은 지경인가? 이런 반문이 내부에서 생겨나는 것이죠. 재미있는 것은 일단 오긴 왔는데 여기가 아닌가 보다 하는 경우들이 자주 생겨난다는 것입니다.

네번째 문제는 뭍에 내린 여러 임직원이 각자 한마디씩 항해(위기관리)를 평가하며 생겨납니다. 이 도착지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러려고 어렵게 항해했는가? 누가 몰아 항해했는가? 우리가 운전 했으면 더 나은 목적지로 갈 수 있었을 텐데? 같은 평가를 하는 것입니다. 배를 함께 타고 온 VIP의 개인적 생각을 통해서도 지난 항해의 성패는 종종 갈립니다. 방향이나 목적지에 대한 기존 생각이 없이 우연히 도착한 곳을 평가하는 모습이 참 재미있는 것이죠.

더 재미있는 것은 매번 위기 때마다 최악의 상황에 대한 예상이나 예측을 못하고, 무조건 위기관리 배에 올라 도착항이 정해지지 않은 항해를 반복하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그 배를 운전하는 위기관리팀은 더 혼란에 빠집니다. 공유된 목적지가 없는 상태에서 배를 몰고 어디로 어떻게 나아가는 것이 성공적 위기관리인지 모르는 채 항해를 시작하는 것이 일상화됩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위기관리 현장에서는 어떤 것이 성공한 위기관리인가? 위기를 관리할 수는 있는 것인가? 어차피 대부분이 그러하듯 도착항을 정하지 않고 항해하는 게 당연한 게 아닌가? 이런 소모적 이야기가 반복됩니다. 위기 시 최악을 정확히 예상 예측하고, 그에 따라 적절한 위기관리 목적과 목표를 세워 계획된 항해를 하는 위기관리만이 합의된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유일한 길입니다. 다른 길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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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022020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160편] 기업 명성이 위기 시 도움이 될까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홍보전문가들이 평소 기업 명성을 잘 쌓아 놓으면, 위기 시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야기하더군요. 그래서 저희도 평시 기업 명성과 이미지를 잘 관리하려 애쓰고 있습니다. 위기관리 관점에서도 이런 기업 명성이나 이미지가 위기 시에 도움이 된다고 보시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재미있는 우화를 하나 말씀드립니다. 아주 예전 시칠리아 섬에 있던 그리스 식민지 시라쿠사의 참주 디오니시오스(BC 430-367)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디오니시오스는 하층 계급에서 입신한 통치자였기 때문에 권력을 쥘 때까지 수많은 경쟁자를 쓰러뜨려야 했습니다. 그는 언제 복수를 당하게 될지 알 수 없는 불안 속에서 옷 안에 갑옷을 입고, 매일 밤 침실을 바꾸어 불안한 잠을 자야 했습니다.

​디오니시오스가 항상 위험을 느끼는 반면, 그의 신하 다모클레스는 왕의 부귀를 몹시 부러워했습니다. 그 말을 전해 들은 디오니시오스는 어느 날 다모클레스를 연회에 초대하여 자신의 왕좌에 앉게 하였습니다.

​다모클레스는 자기가 왕이 된 기분이었죠. 연회가 한창일 때 디오니시오스는 다모클레스에게 “머리 위를 쳐다보라”고 했습니다. ​다모클레스는 위를 쳐다보았고, 자신의 머리 바로 위 천정에 매달려 있는 날선 검을 발견했습니다. 더구나 그 검은 머리카락 한 올로 매여 있었죠.

​다모클레스는 등골이 오싹해지며 얼굴이 창백 해졌습니다. 디오니시오스는 다모클레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것이 국왕인 나의 자리다. 왕의 신변에는 언제나 끊임없이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평시 노력을 통해 얻은 기업 명성과 이미지는 겉으로 화려하고 가치 있는 것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자산 이야말로 위 우화에서 언급된 ‘디오니시오스 왕의 자리 위에 달려 있는 날선 검’ 같은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일단 훌륭한 기업 명성과 이미지를 구축해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디오니시오스의 왕좌에 앉게 되었다는 의미입니다. 그 후 로부터는 언제 그 위 머리카락 한 올에 매달린 검이 자사의 머리위로 떨어 질지 모른다는 불안감 속에서 살게 되는 것입니다. 왕좌는 좋지만, 그 만큼 그에 걸 맞는 책임과 의무가 추가적으로 주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대로 된 기업 명성과 이미지를 구축한 기업은 자사를 무너뜨릴 수 있는 위기를 만들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그를 위해 대부분의 위기 요소들을 사전에 발견하려 애씁니다. 그리고 그 때 그 때 해결하려 합니다. 자칫 구성원들의 부주의로 발생할 수 있는 위기 또한 철저하게 사전 관리하고 훈련합니다. 암묵적으로 그리고 의도적으로 만들어 질 수 있는 위기를 경계합니다. 사실 이런 노력들이 곧 위기관리입니다.

기업 명성과 이미지라는 겉이 멋진 왕좌에만 관심을 가지고, 그 위에 매달린 책임과 의무를 상상하지 않는 기업은 항상 위태로울 수 밖에 없습니다. 기업 명성과 이미지는 결과라기 보다는 시작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일단 왕좌에 올랐다면, 얼마나 오랫동안 안전하게 그 자리에 머무를 수 있는가 가 핵심인 것과 같습니다.

공중과 이해관계자 시각에서 평시 훌륭한 기업 명성과 이미지를 지닌 기업에게는 더 훌륭한 위기관리 태도와 실행을 기대합니다. 기업 명성과 이미지를 지니지 못한 기업의 부실한 위기관리에는 단순히 비판을 하지만, 훌륭한 기업 명성과 이미지를 지닌 기업의 부실한 위기관리에는 큰 실망을 하게 됩니다.

기업 명성과 이미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때 마다, 왕자 아래에서 왕좌를 부러워하는 다모클레스와 왕좌에 앉아 머리 위 날선 검을 두려워하는 디오니시오스를 기억해 보시기 바랍니다. 자사에게 무엇이 더 중요한지 그리고 무거운지 이해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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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022020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159편] 다양한 위기를 인간사에 비유하면?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이번에 위기관리 워크샵을 하면서 매우 다양한 위기 유형들을 구경했습니다. 너무 다양하고 각기 달라서 유형화가 헷갈릴 정도입니다. 기업의 위기 유형을 크게 분별해 볼 수 있는 기준이 있을까요? 그 유형에 따라 위기관리나 대응도 달라져야 하는 거 같아서요.”

[컨설턴트의 답변]

맞습니다. 기업의 위기를 바라보는 시각과 그 기준은 위기관리의 아주 중요한 시작입니다. 그 시각과 기준이 사내에서 정확하게 구축되어 있다면 그 보다 멋진 위기관리 체계는 없을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여러 내부 논의와 고민들이 진행되어야 하는데, 그 과정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위기관리 컨설턴트 경험을 바탕으로 기업의 위기를 인간의 부상이나 질병이라는 관점에 비유 해 해석하고 있습니다. 일단 우리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산시설 화재, 직원들의 대형 사고, 회사 자산에 타격을 가하는 재난, 재해 등은 인간사에 비유할 때 ‘사고로 인한 부상’ 개념과 유사합니다. 일단 자신의 의향 또는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이 외부 요인에 의해 발생한 부상이라는 개념이죠.

이에 대한 위기관리는 해당 부상을 재빨리 치료해 버리는 것뿐입니다. 빠른 쾌유를 통해 일상 생활에 신속하게 복귀하는 것이 목적이 될 것입니다. 반면 사고 이전에 사전에 할 수 있는 위기관리는 조심하는 것 밖에 딱히 관리 방식은 없습니다. 예측이 어려운 외부 요인에 의한 사고라서 그렇죠.

그러나 그 외 상당수의 위기유형들, 예를 들어 VIP 부정, 기업 수사, 법적 위반, 갑질, 직원들과의 갈등, 고객 소송, 위해 제품 논란, 사내 폭행, 사내 성문제 등과 같은 것들은 인간사에 비유할 때 질병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그 원인은 다양하지만 그런 질병이 발생하는 데 있어서 환자 자신의 책임도 상당부분 존재하는 경우가 되겠습니다.

이런 환자의 경우 평소 주변 의사들이 여러 질환을 우려하며 조언을 했을 것입니다. 담배를 끊어라. 술과 체중을 줄이고 운동하라. 짠 음식을 피하고 채식량을 늘여라. 여러 조언을 했음에도 그런 조언을 따르지 않아 질병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책임을 면하기는 어렵습니다.

질병 원인을 보면 당연히 평소 의사의 조언에 따르지 않은 것이 원인 중 하나가 되겠지만, 유전적, 환경적, 생활 스타일 측면 등 무척 다양한 원인들이 함께 존재하므로 어떤 원인을 딱 하나 고치면 질병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말하기 어렵습니다. 그 만큼 사전과 사후 위기관리도 어렵습니다. 그러나 그것들이 불가능하지는 않습니다. 환자가 해야 할 일을 적시에 하기만 해도 큰 다름이 생겨나기 때문입니다.

그 인간의 질병은 다시 크게 두가지로 나뉩니다. 당뇨나 고혈압과 같이 장기적 지속적 관리가 필요한 질병 유형이 있습니다. 또한 암이나 급성질환과 같이 단기적으로 압도적 치료를 해야 생존할 수 있는 질병 유형도 있습니다. 그에 따라 위기관리 방식은 달라지게 될 것입니다.

평소 환자가 자신의 몸상태를 지속적으로 둘러보고 의사의 조언을 듣고 그를 행하는 것 만으로도 질병에 대한 가능성은 상당부분 줄어들게 될 것입니다. 그에 더해 체력과 면역력을 강화하기 위해 운동과 식이 관리를 병행하면 그 보다 좋은 사전적 위기관리는 없을 것입니다. 검진도 정기적으로 하고요.

반복적으로 다양한 질병을 앓아 눕는 기업은 그런 사전적 노력에 부족함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알았음에도 돌아봄이 없었고, 할 수 있음에도 하지 않았고, 다른 주변 사람들이 유사한 질병으로 쓰러짐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자신의 순서를 기다린 것과 같습니다. 그래서 그 환자가 문제라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반면 일부 환자는 그 비판에 대응 해 외부 유전적, 환경적, 생활 스타일의 문제를 주 원인이라 주장합니다. 운이 없다 생각하고, 주어진 운명을 탓합니다. 주변 환경과 약한 면역체계를 노리는 바이러스들을 대신 비난합니다. 하지만, 그 환자는 아마 스스로는 제대로 알고 있을 것입니다. 무엇이 진짜 문제인지, 그리고 어떻게 했었어야 그 질병에 걸리지 않았을 것인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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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092018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158편] 하고 싶은 말도 못하는 건가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미디어트레이닝에서 들어보면 제가 회장이 되었는데도, 제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마음대로 하면 안된다는 거네요? 좀 불편합니다. 기자가 묻는데 답 안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모른다 하거나, 홍보실 통해 답변 받아라 하기도 좀 그렇고. 하고 싶은 말을 전혀 못하는 거네요?”

[컨설턴트의 답변]

회장님, ‘하고 싶은 말씀’을 좀 더 함께 들여다보았으면 합니다. 미디어 트레이닝에서 회장님께 말씀드린 핵심은 사내에서 공식적으로 누구나 이해하고 있는 메시지 이외의 것을 이야기하는데 각별히 주의하시라는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회장님은 이제 회사를 대표하는 대변인이 되셨기 때문입니다.

대변인이라면 회장이건 홍보실 임원이건, 심지어 홍보실 막내 직원이라 할지라도 공히 지켜야 할 룰이 있습니다. 그 중 사적 메시지를 전달해서는 안된다는 것은 기본 중 기본입니다. 회장님께서도 상상해 보시죠. 회사와 관련한 아주 민감한 이슈에 대해 홍보실 직원이 자신이 가진 개인적 생각을 언론과 여러 이해관계자에게 전달하고 있다고 상상해 보시죠. 아마 등골이 서늘하실 겁니다.

회장님께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니 더욱 더 심각하고 위험한 상황이 연출될 수 있습니다. 일단 그 자리에 오르셨으니 스스로 하실 말씀은 하시고 싶고, 꼭 해야 하면 해야만 한다는 그 기분은 공감합니다. 그 자체를 하지 마시라는 것이 아닙니다. 단, 커뮤니케이션 하시기 전 홍보실을 중심으로 하는 이해관계자 전문 부서들과 사전에 상의하시고, 메시지를 가다듬어 달라는 것입니다.

가끔 기자들과 말씀 나누시다가 갑작스럽게 떠오르는 표현을 사용하시기 즐기는 VIP가 계십니다. 기업 리더이시면서 정치인 지인분들의 커뮤니케이션 습관을 따라하는 VIP도 계십니다. 자신의 성격에 따라, 습관에 따라 이해관계자들과 말씀하시기 주저하지 않는 VIP도 계십니다. 이분들 중 상당수가 한 두 번 이상은 언론에 의해 창피나 오해를 산 경우가 있으실 겁니다.

그런 경우 VIP 대부분은 해당 언론이 맥락을 생략했다 합니다. 예의 없고 악의가 있다 합니다. 해당 매체가 다른 생각이 있어 그런 오점을 만들었다 생각합니다. 기자가 나쁘니 소송을 하자 결심하기도 합니다. 보다 선진적 VIP라면 그런 사후약방문이 그리 큰 효과가 없다는 것을 이미 이해하고 계실 것입니다.

대언론 커뮤니케이션은 열 번 잘해도 단 한번의 실수나 오해로 그 이전의 명성을 붕괴시킬 수 있는 말 그대로 전투장입니다. 준비나 훈련 없이 나가서는 당연히 패배하는 구도입니다. 더구나 미리 상의 되거나 고려되거나 정리되지 않은 메시지를 무기로 해 나서는 것은 무모하다고 밖에 볼 수 없습니다. 그렇게 나서는 목적이 무엇인지 한번 되돌아봐야 합니다.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면 홍보실에게 질문하십시오. “내가 이런 이런 메시지를 전달하면 어떤 문제가 생길까?” 문의하십시오. 홍보실은 언론을 넘어 여론 전문가들입니다. 분명히 그 메시지를 듣고 여러 생각과 관점을 말씀드릴 것입니다. 그 피드백이 내심 만족스럽지 않을 수 있습니다. 자신의 강력한 메시지가 희석되는 것을 싫어 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다시한번 커뮤니케이션 목적을 생각해 보십시오. 회장님 스스로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는 것이 목적인가? 회장님 개인이 공개적 창피나 비난을 당하는 것이 목적인가? 회장님 이미지나 명성이 설화를 만드는 경영자로 인식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가? 그것이 아니라면 홍보실 조언을 사전에 필히 챙길 필요가 있습니다.

못 할 말이 아닐 수 있습니다. 틀린 말도 아닐 수 있습니다. 그러나 회장님께서 하신 말씀이 그 상황과 그 맥락에 적절하지 않을 수 있으니 문제가 발생합니다. 갑갑하고 억울해도 사전에 메시지를 관리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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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092018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157편] 털어서 먼지 안 나는 회사가 있나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사실 최근 기업 위기사례들을 보면, 좀 웃긴 게 있습니다. 예전에는 별 것 아니었던 이슈가 문제가 되고요. 지금 봐도 별 문제가 아닌 것 같은데 문제라고 하네요. 한 두 회사만 그런 것도 아니고, 세상에 털어서 먼지 안 나는 회사가 몇이나 있겠어요?”

[컨설턴트의 답변]

그렇죠. 털어서 먼지 안 나는 개인이나 회사가 어디 있느냐는 말을 종종 하긴 합니다. 여기 저기 기업 위기관리 매니저들이 그래서 ‘털리지 않으려’ 그렇게 평소 애를 쓰는가 봅니다. 일단 언론이나 공중 규제기관이나 시민단체들의 주목을 받게 되면 해당 기업이 ‘털리는’ 것은 시간 문제가 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이제부터 기업 마인드의 핵심은 ‘털면 털린다’는 마음가짐이라기 보다는, ‘털려도 가능한 많은 먼지를 뿜어서는 안되겠다’는 마음가짐 아닐까 합니다. 앞의 마음가짐이 그냥 ‘내려 놓음’이라 한다면, 뒤의 마음 가짐은 ‘부단한 노력’이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 이해관계자가 말 그대로 회사를 털 때 그 회사에게 중요한 것은 ‘무엇이 털리느냐?’하는 것입니다. 이해관계자의 시각에서 황당하고 어처구니 없는 것들이 수 없이 털려 나오느냐, 아니면 털었는데 별 큰 먹잇감 없이 자잘한 것들만 털려 나오느냐 하는 것이 다를 뿐입니다.

A라는 회사와 관련해 이미 문제가 되었던 이슈가 B사에서도 유사하게 털리고, 이어 C사에서도 여지없이 털리고, D사에서는 더욱 더 황당한 형태로 털리는 것이 돌며 반복되니 문제라고 하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털면 털린다’는 안일한 마음가짐은 회사에 해를 끼치는 것입니다.

최소한 A사가 발생시킨 이슈와 비슷한 이슈는 우리 회사에 없어야 한다. 이런 마음가짐이 최근 위기관리를 위한 기본 태도여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다른 회사들이 모두 동일 또는 유사한 이슈로 털리더라도 우리는 그러지 않아야 하겠다 각오하며 개선 교정하는 실제적인 노력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최근의 문제는 털린 이슈가 또 털리고, 여기저기에서 다시 털리고, 이어 털리고, 새롭게 업그레이드 되어 털리는 기업 내 악순환이 계속된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내부에서는 ‘올게 왔다’라던가, ‘그럴 줄 알았다’라던가, ‘우린 사실 더 한데 그 정도라서 다행이다’라던가 하는 분위기까지 생겨나니 더욱 더 암울합니다.

“왜 우리만 가지고 그래?” “우리만 그런 줄 아나? 다 그런데?” “저 회사가 더 할걸?” 이런 내부 분위기를 가지고 있는 한 해당 기업의 개선이나 교정은 절대 불가능합니다. 오히려 무차별적으로 이슈화를 하는 언론이나 공중이나 규제기관을 비판하며 문제라고 손가락질 하게 될 것입니다.

질문에서도 잠깐 표현 하셨지만, 예전에는 문제가 아니었던 것이 이제는 문제가 되는 시대가 되었음을 정확하게 이해하셔야 합니다. 만약 지금에도 그것이 어떤 문제인지 인식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아직도 스스로 내부 변화의 분위기가 없다는 의미입니다.

기업은 그 누구보다도 더 빨리 변화해야 하는 조직입니다. 기업이 스스로 나서서 사회적 이슈를 개선해 나가지는 못할 망정, 사회적 논란에 반복적으로 발목을 잡혀 끌려 다니는 장면은 연출하지 않아야 합니다. 사회적 논란에 대한 이해도 기업 내부에서는 계속 업데이트 해야 합니다. 문제가 있다면 지속 개선하고 교정하는 노력이 있어야 합니다. 이를 통해 더 이상 도매금으로 다른 곳들과 엮이는 논란에 휘말리지 않아야 합니다.

털어서 먼지 안 나는 기업이 있느냐며 자위하는 것은 회사를 위해 이제 아무 도움도 되지 않습니다. 언제든 똑같이 털릴 수 있으니 미리 개선하자 해야 합니다. 제대로 털리더라도 큰 먼지는 없게 만들어야 하겠다 각오 해야 합니다. 이 모든 것은 가장 위 VIP의 결심으로부터 시작됩니다. VIP가 결심하면 뭐든 됩니다. 특히 한국에서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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