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위기관리,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7월 192018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156편] VIP가 글쎄요 하시는데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고민이 있습니다. 위기관리를 위해 여러 안을 놓고 의사결정 하고 있는데요. 위기관리위원회 내외부에서는 대부분 A방안이 문제를 해결할 가장 좋은 방식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VIP께서 A방안을 부담스러워 하신다는 것이죠. 글쎄요 글쎄요 하시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현실적인 이야기입니다. 일선에서 위기를 관리하는 상당히 많은 실무자들이 그와 유사한 고민을 합니다. 주어진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분명히 A방안이 최선이라 판단하고 그렇게 하자는 의견들이 많은데, VIP생각이 다른 경우가 그런 경우가 되겠습니다. 부담스럽다. 꼭 그렇게까지 하는 게 유일한 해결 방법인가. 내가 볼 때는 그 방안도 적절한 해결책은 아닐 것이다. 이런 VIP의 다양한 반론이 의사결정을 힘들게 하죠.

그래서 우리가 다 같이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 사내적으로 위기에 대한 정의, 위기관리에 대한 정의를 어떻게 수립해야 하는가 하는 부분입니다. 평소 이에 대한 공유된 정의와 철학이 없기 때문에 기업은 위기 시 매번 유사한 갈등과 이견으로 고통 받게 됩니다. 그 때 그 때 다른, 일관성과는 아주 거리가 먼 다양한 대응이 변화무쌍하게 진행됩니다. 그 부분이 기업의 위기관리 체계에서 상당히 취약한 지점입니다. 아주 예전 유행어로 “그 때 그때 달라요~”라 했었는데 바로 그런 대응이죠.

반면 평소 위기와 위기관리에 대한 정의와 철학이 반복 공유되었던 기업이라면, 위기관리위원회와 VIP의 생각차이는 최소화 될 수 있습니다. 평소 VIP의 기준과 철학을 위기관리위원회가 정확하게 꿰차고 있기 때문이죠. 또한 위기관리위원회의 전문적 기준과 철학을 VIP가 충분히 이해하고 있을 수도 있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VIP께서 평소 가장 강조하시던 것이 고객안전 철학이기 때문에 이번 안전 이슈는 당연히 이렇게 대응해야 하겠습니다” 같은 위기관리위원회 결정이 내려지는 것입니다. “고객안전 이슈에 대해서는 우리 위기관리위원회가 어느 누구보다 전문가니 그들이 제안하는 방안이 최선 중 최선이겠지” 같은 VIP의 믿음도 생겨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VIP가 ‘약간’ 부담스러워 하시거나, 다른 대안도 찾아 보았으면 하는 의견이 있으면 플랜 B나 C를 도출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는 않습니다. 같은 방향을 공유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약간 다른 길은 선택이 용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전혀 다른 길을 선택하는 것이 어려운 것이죠.

문제는 VIP와 위기관리위원회 간 평시 정의와 철학이 공유되어 있지 못하고, 게다가 VIP께서 각각의 위기 시 마다 다른 방향을 제시하시는 경우입니다. 지난 달 고객안전 이슈에서는 전향적인 모습을 강조하시더니, 이번 고객안전 이슈에서는 회피하는 전략을 지향하시는 경우가 실제 발생되는 것입니다. 위기관리위원회나 외부 전문가 그룹도 갈피를 잡지 못하게 되니 더욱 곤혹스럽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위기관리위원회와 외부 그룹도 다른 위기관리 정의를 각자 수립하게 되기 때문에 향후 더 큰 문제를 만듭니다. “회사가 어떻게 되던VIP의 의중을 챙겨야 내가 살아 남는다”는 위원회 자체의 위기관리관이 생겨나게 되는 것이죠. “VIP의 의중을 챙겨서 우리 컨설팅 계약이 유지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외부 전문가 그룹의 정의도 따라 변화하는 경우입니다. 그 때부터는 정말 위기와 위기관리에 대한 정의가 각자 다른 곳으로 가게 됩니다.

VIP 의중에 따라 전혀 다른 위기대응을 했음에도 우연히 별 큰 문제가 없었다면, 해당 위기관리는 내부적으로 성공이란 평가를 받게 됩니다. 그러나 예상대로 더 큰 문제가 생겼다면, 그 때는 상황이 많이 달라집니다. 위기관리위원회와 위부 그룹이 내렸던 새로운 위기와 위기관리 정의는 ‘파괴’될 것입니다. 위기관리란 내부적으로 항상 VIP가 이기는 게임입니다. 이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아야 평시 준비와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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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92018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155편] 데미지 컨트롤이 뭔 가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자사 관련 한 큰 논란이 발생해 벌써 한달여간 정신없이 대응하고 있습니다. 임원부터 인력들이 모두 지쳐 있고요, 앞으로 무얼 어떻게 해야 하는지 혼돈뿐입니다. 추가적으로 여러 일들이 또 있는데 어떡해야 할까요? 대표님은 데미지 컨트롤에 집중하라 하시는 데요?”

[컨설턴트의 답변]

데미지 컨트롤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일단 위기관리라는 개념과 데미지 컨트롤이라는 개념 간에 차이를 좀 살펴봐야 하는데요. 위기관리는 전통적으로 위기관리 주체가 ‘선제적’으로 문제 상황을 관리해 불필요한 사후 피해를 최소화하는 노력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반면 데미지 컨트롤이란 위기관리 개념보다는 다분히 ‘방어적’ 개념이라 볼 수 있겠습니다. 일단 해당 위기 유형이 일반적 관리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성격이 아니라는 판단을 하는 경우 위기관리 주체는 데미지 컨트롤 전략을 선택합니다. 최악의 상황을 피하는 것에 대응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죠.

가장 흔한 예가 대형재난이 발생한 경우가 됩니다. 지진이나 해일 등으로 엄청난 인구가 피해를 입었을 때 정부는 데미지 컨트롤을 실행합니다. 재난 상황 이후 추가적으로 큰 피해를 받을 수 있는 국민들을 구제하고 안전하게 관리하려 노력하는 것에 일단 집중하는 것이죠.

이 경우 일단 위기관리 주체는 발생한 데미지를 감내하는 한편, 추가적 데미지를 방어해 해 내는 활동에 집중하는 행태를 보입니다. 최악의 상황을 예측하고, 그 상황에 이르지 않게 하기 위한 모든 방어 노력을 다하는 것입니다. 그 이후 상황이 안정되면 이미 입은 데미지를 돌아보며 관리하게 됩니다.

데미지 컨트롤은 대부분의 노력을 최악의 상황 방지에 집중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위기관리가 여러 다양한 해결책 마련과 이해관계자 커뮤니케이션 등으로 상황관리와 커뮤니케이션 관리에 균형을 이루어 위기를 관리하려 노력하는 것이라면, 데미지 컨트롤은 주로 상황관리에 집중한다 볼 수 있습니다. 일단 최악으로 흘러가는 현 상황에서 자신의 역량이 분산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죠.

데미지 컨트롤을 대응 방식으로 택한 많은 기업들은 시끄러운 위기 상황에서도 수면하에서 몇 가지 노력에만 집중합니다. 예를 들어 법적 대응에 집중해 자사의 중대 책임을 일단 벗어보려 합니다. 주요 피해자들과 합의를 통해 최악의 상황을 피해보려 합니다. 규제 및 수사기관과 담판을 벌입니다. 공격적인 이해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원점관리에 힘을 씁니다.

반면 외부 언론이나 온라인 등에서 어떤 비판과 지적이 있어도 그에 대해 일희일비하지 않습니다. 위기관리 주체 스스로 우선순위를 정확하게 제한하고,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한 생존전략을 따르는 것뿐입니다.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일반적 위기관리 방식으로는 관리되지 않을 위기 유형이라는 판단을 하는 경우 위기관리 주체는 데미지 컨트롤을 선택한다 했습니다. 대체적으로 어떤 경우일까요? 대부분은 자사에게 상당한 책임이 주어질 것으로 예상되거나, 이미 상당한 데미지가 발생 해 추가적인 데미지가 생기면 재앙이 되는 경우, VIP가 최종 책임을 져야 할 수도 있는 중대한 위기인 경우일 것입니다.

위기관리 주체인 기업이 최악의 상황을 설정하고 이를 방지하기 위해 데미지 컨트롤을 한다는 것은 이미 해당 위기는 응급실에 들어갔다는 의미와 유사합니다. 출혈이 막대하고, 심박동이나 여러 생체 수치가 최악의 경우입니다. 이런 경우 대부분의 의사는 어떻게 든 생명은 살려야 하겠다는 목적을 가집니다. 사고로 상한 신체부위가 있다면 보다 과감하게 조치를 합니다. 생명을 살리는 것이 유일한 목표이기 때문이죠. 일단 생명을 살리고 나야 정상 생활을 위한 재활은 그 다음입니다.

기업은 데미지 컨트롤에 대한 생각을 하기 이전에 응급실에까지 들어갈 위기를 만들지 않아야 하겠다는 생각을 먼저 해야 할 것입니다. 데미지 컨트롤이라는 개념보다는 위기관리 개념을 통해 사전과 사후에 걸친 정상적 대응과 전략에 더욱 정성을 쏟아야 할 것입니다. 기업이 건강해야 위기관리도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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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92018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154편] 기자들은 왜 예의가 없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얼마 전 모 행사장에서 기자들이 저희 대표님에게 갑자기 몰려와 질문을 한 것 같습니다. 대표님께서는 당시 정신 없고 준비 되지 않은 상태이셨는데, 기자들이 최근 민감한 이슈에 대해 계속 물은 거죠. 기자들이 예의를 차려야지 막 대놓고 그러면 안 되는 거 아닌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기자에게 예의를 차리라고 하는 분들이 최근 많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기본적으로 ‘기자’와 ‘예의’라는 단어는 서로 그리 어울리지 않는 단어라는 점이죠. 원래부터 기자는 예의를 갖추지 않습니다. 당연히 예의라는 단어도 기자에게는 어울리지 않겠지요.

대만의 유명 여성 저널리스트 저우위코우(周玉蔻)는 기자의 예의에 대해 이런 말을 했습니다. “저널리스트의 전문성은 예의에 있지 않다. 저널리스트는 질문을 제대로 해야 하며 이를 통해 진상(진짜의 모습)을 찾아내야 한다”고 말입니다. 기자는 질문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제대로 질문하는 것이, 예의를 갖추면서 제대로 질문하지 못하는 것 보다는 훨씬 중요한 덕목이라는 것이죠.

가끔 이렇게 말씀하는 경영자 분도 계십니다. “기자라면 공부 좀 하고 질문 해야지. 질문 같지 않은 질문이나 해대고 말이야. 말 같지 않은 말을 하면서 내가 이 귀한 시간을 허비해야 하겠어?” 이런 불평의 속내를 잘 들여다보면, 무엇이 진짜 문제이지 알 수 있습니다. 기자의 질문에 대해 답변자가 평가를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기자의 질문이 질문 같은 질문인지 아닌지는 답변자가 판단할 주제가 아닙니다. 물론 질문 같지 않은 질문이라 답변 하지 않거나, 더 나아가 기자를 훈계하거나, 욕설에 꿀밤을 주거나 하는 것 같은 모든 대응은 답변자의 자유입니다.

반면 질문 같지 않은 질문이더라도, 성심껏 자신의 핵심 메시지를 강조해 답변해 주는 것도 답변자의 선택입니다. 핵심은 그 질문에 대해 답변자가 어떻게 대응했는가 뿐입니다. 답변자의 대응 방식을 질문한 기자와 주변 기자들이 그대로 보고, 독자와 시청자들이 보고 난 뒤 해당 질문이 어떤 질문이었는지는 그 때 평가가 됩니다.

문제는 기자에게 예의를 따지고, 기자의 질문에 대해 질문 같은 질문이 아니라 폄하하는 답변자 태도의 근원에 있습니다. 기자가 예의 없다 생각하게 된 동기 말이죠. 그렇게 생각하게 된 이유는 해당 질문이 답변자의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답변하기 어렵고 껄끄러웠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 보면 답변자가 편히 답변할 수 있는 마음에 드는 질문을 하는 기자는 분명 예의 바른 기자일 수 있다는 의미가 되겠습니다.

선진적인 경영자라면 그런 자신의 감정을 잘 들여다보아야 합니다. 내가 아직 준비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 질문을 두려워했었구나. 내가 제대로 답변하지 못해 그 기자가 밉게 느껴지는 것이구나. 질문 주제가 우리에게 상당히 불리하고 아픈 내용이라 내가 기자들을 피하고 악감정을 가지게 된 것이구나. 이런 선후에 대한 분별이 먼저 있어야 하겠습니다. 그래야 더 나은 준비와 대응이 가능해 지게 될 것입니다.

물론 답변자도 사람이기 때문에 갑자기 몰려드는 기자들과 위협적인 질문을 해대는 기자들이 싫고 그에 대해 화가 나기도 할 것입니다. 그러나, 기업이나 조직을 대표 해 커뮤니케이션 하는 경영자는 그런 본능과 감정을 적절히 컨트롤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느끼는 대로 기분 대로 행해서는 자신의 조직에 큰 누가 될 수 있다는 마인드를 지녀야 하겠습니다.

질문하는 기자에게 욕을 하고, 기자를 밀치고, 예의를 차리라 호통치고, 취재 카메라에 주먹을 날리고, 자신을 향한 마이크들을 밀치는 그런 모든 대응은 그대로 보도 됩니다. 기사화 됩니다. 그 상황에서 기업이나 조직을 대표하는 자라면 어떤 대응이 더 나은 대응이었는지 금새 깨닫게 될 것입니다. 그 깨달음이 사전과 사후 둘 중 언제 생겨나야 하는 것인지도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그런 깨달음이 있다면 기자에게 예의를 요구 할 필요는 없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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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92018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153편] 모든 사람이 미디어라뇨?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최근 여러 위기 케이스를 보면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게 녹취하고 녹화 영상 같습니다. 몇 년 전만 해도 언론보도가 위기를 만드는 주요 소스였다면, 요즘에는 일반인이 공유하는 녹취 녹화영상이 주요 소스가 된 것 같아요. 요즘엔 모든 사람이 미디어라고도 하네요?”

[컨설턴트의 답변]

최근 미디어(media)의 정의가 좀 달라진 것은 틀림 없는 사실입니다. 미디어트레이닝에서도 예전 같으면 신문이나 TV 같은 언론매체(press)를 미디어로 주로 정의했었는데요, 최근에는 그 범위가 ‘내 주변 모두가 미디어’라 할 정도로 그 폭이 넓어졌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 논란이 되는 녹취 녹화의 주체가 누구냐 하는 것입니다. 예전에는 언론매체가 주로 그런 취재와 보도를 감행했었지만, 지금은 거래처 직원, 운전기사, 일선 직원, 식당이나 술집 주인, 행인이나 배석자나 가게 손님 등이 그 일을 합니다.

누구나 자신이 활용 가능한 개인 매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런 취재물(?)을 포털사이트나 커뮤니티를 넘어 개인 소셜미디어 채널을 통해 언제든 누구에게든 공유 가능하게 되어 버렸습니다. 언론매체는 이제 그런 공유물을 따라가며 보도하는 2차 미디어가 되었다고도 보여집니다.

이제는 언제 나의 말이나 행동이 온라인에 공유될는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습니다. 모든 개인적인 메신저 메시지나 SMS, 지시사항들도 그대로 공개될 수 있습니다. 예전에 ‘우리끼리의 이야기’라는 것이 이제는 아주 ‘위험한 이야기’가 되어 버립니다. 기자 앞에서는 절대 오프더레코드(Off-the-record)가 없다 했었는데, 이제는 주변 모든 사람에게 하루 24시간 진행하는 모든 것 또한 온더레코드(On-the-record)가 되었습니다.

예전 같으면 미디어트레이닝에서는 경영진에게 기자들 앞에서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경영진이 기자에게 했듯 일반인에게도 언제나 신중하고 전략적으로 그리해야 한다 전제 하며 훈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대상의 폭이 훨씬 넓어진 것이죠. 긴장하고 커뮤니케이션이나 행동해야 하는 상황이나 시기도 훨씬 확장된 것이고요.

기업을 대표하는 경영진은 이제 누구를 만나든 그와 어떤 이야기를 하던, 예전 미디어트레이닝에서 익힌 것과 같은 전략을 똑같이 가져야 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TV 카메라가 하루 24시간 내 주변에 돌아가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일거수 일투족 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기자에게 공손하게 대하듯 일반 주변 사람들에게도 그리해야 안전합니다. 심지어 사적 모임을 하고 식사나 술을 한잔 하게 되더라도 말입니다.

예전에는 논란에 관련된 설화(舌禍)를 일으킨 경영진은 이런 변명을 하기도 했습니다. “내가 틀린 말을 하진 않았다” “내가 못 할 말을 한 것도 아니다” 이런 경영진의 주장에 대해 언론이나 공중은 이렇게 답했습니다. “그럴지는 모르겠지만, 그 메시지가 적절하지 않았던 것은 확실하다.” 이런 시각이 이제는 거의 경영진의 모든 일거수 일투족에 적용 되어 버리게 되었습니다.

이제부터 기업 경영진은 행동이나 말을 하기 전 항상 마음속으로 ‘이 것이 현재 상황에서 적절한 것인가?’하는 검증을 해야 하는 시대입니다. 최소한 ‘적절한 것으로 비추어 질 수 있을까?’ 고민해 보아야 합니다. 그래야 그나마 안전하게 머무를 수 있습니다. 본의 아닌 논란과 그로 인한 피해를 줄일 수 있습니다.

이런 미디어의 새로운 개념과 그에 대응하는 전략을 주요 경영진들이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면, 설화와 논란 그리고 위기는 계속될 것입니다. 그 피해는 그 자신을 넘어 기업 전체에게 큰 데미지로 남겨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행동과 입을 통제하면 예전과 같이 미디어를 통제하려는 노력은 불필요 할 수 있습니다. 그 만큼 위기관리는 쉬어진다는 것입니다. 큰 의미이며 변화입니다. 경영진 스스로 이해하고 적응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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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92018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152편] 제가 아는 한 그런 일 없는데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일부 언론에서 나온 기사에 대해 좀 설명을 드리면요. 사실 그게 아무 문제가 없는 건입니다. 기사 내용이 대부분 사실이 아닙니다. 저희가 파악한 바로는 그런 사실이 없다는 것이죠. 저희 회사 변호사도 그런 사실에 대해 알고 있지 못해요. 이런 경우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지금 그 내용과 같은 내부 정보 공유를 자주 받습니다. 팩트가 아닌 내용을 언론에서 기사화 했다고 내부에서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는 것이죠. 그런데 언제부터 인가 그런 내부 의견을 전달 받으면 위기관리 컨설턴트들은 조금 다른 생각을 하게 됩니다.

“사실이 아니다”라는 말과 “우리가 알지 못한다”는 말은 전혀 다른 것이라는 깨달음 때문입니다. 흔히 우리가 남의 이야기를 할 때에는 사실과 주장을 분리해 다루라는 조언을 합니다. 사실은 사실로 다루고, 주장은 그와 달리 주장으로만 다루어야 좀더 사실관계 접근이 가능해 진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개인 관여도가 높아질수록 사실은 주장과 함께 섞여 혼합이 됩니다. 엄청나게 커져버린 혼합 덩어리에서 사실이 어떤 부분이고, 주장이 어떤 부분인지 헷갈리게 된다는 것이죠. 그렇게 사실과 주장을 혼합 시키는 원인은 몇가지로 정리될 수 있습니다.

첫째, 브리핑하는 자신이 모르고 있는 것과 알고 있는 것을 혼동하는 경우입니다. 좀더 간단하게 표현하면 자신이 모르면 그건 없는 일이라는 생각을 하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은 알고 자기만 모를 수도 있을 텐데, 자신이 모르기 때문에 그런 일은 없다 단정해 버리는 것이죠. 이런 경우 자주 쓰이는 “내가 아는 한 그런 일은 없다”는 말처럼 난감한 표현이 없습니다. 모를 수 있는 것이니까요.

둘째, 브리핑하는 자신이 희망하는 것을 사실과 혼동합니다. 그렇게 되면 안된다는 확실한 경계가 있기 때문에, 그런 사실은 없다 주장하는 것입니다. 사실관계 자체를 미리 부정해 버리는 것이지요.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는 그런 사실이 있을 수 있습니다. 위에서는 없어야 한다 믿는 것과는 다른 상황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죠. 이런 경우 “그래서도 안되고 그럴 수도 없다”는 말이 나옵니다. 쓸모 없는 표현이죠.

셋째, 브리핑하는 자신이 일부 소스 의견에만 의지 해 사실관계를 혼동하는 경우입니다. 대표이사가 알고 있는 것과 임원이 알고 있는 것, 팀장이 알고 있는 것과 일선 직원이 알고 있는 것이 다 다를 수 있습니다. 질문에서 사내 변호사가 모르고 있다 하는데, 그 변호사가 모른다고 실제 그런 사실이 없다는 것은 아닐 수 있습니다. 논란 양쪽과 폭 넓은 사실관계 확인 없이는 절대 사실관계를 단언 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수사와 법원이 있는 것입니다.

넷째, 브리핑 하는 자신이 일부러 거짓말 하는 경우입니다. 이 경우에는 브리핑하는 자신의 마음속에는 실제 사실관계가 존재합니다. 브리핑 하는 목적이 사실관계를 호도하기 위함에 있기 때문에,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강력하게 하는 것이죠. 이는 윤리적으로나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더 큰 문제는 위기관리를 위해 아무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심각한 것입니다. 위기관리를 실패로 이끌 수 있어 더욱 문제입니다.

위기관리 컨설턴트들은 이런 클라이언트 내부 브리핑 내용을 절반 정도만 신뢰합니다. 경험상으로 내부 브리핑 내용이 실제 사후 밝혀진 사실과 전혀 달랐던 경우들이 상당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내부 브리핑 내용만을 의지해 위기관리 하려 하다가 큰 문제를 경험했던 기억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클라이언트의 의도와 의중을 무조건 의심하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클라이언트 스스로도 무엇이 진짜 사실인지 모르고 있는 경우가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클라이언트 위기관리의 성공을 위해 위기관리 컨설턴트들은 지속적으로 의문을 제기하면서 하나 하나 사실을 검증해 나가야 합니다. 섣부른 공감이나 단정은 서로 위험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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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92018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151편] 항상 무슨 말이라도 해야 하는 건가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위기가 발생하면 대부분 조언이 빨리 커뮤니케이션 하라 하더군요. 근데 현장에서는 그게 참 어려운 딜레마 같습니다. 소위 전략적 침묵이라는 개념도 있는 것으로 아는데, 왜 대부분 커뮤니케이션을 빨리 하라 하는 건지요. 항상 무슨 말이라도 해야 하는 건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질문하신 표현을 보면, ‘항상’이라는 표현을 쓰셨는데요 그 ‘항상’이라는 것은 전략과는 거리가 먼 표현입니다. ‘무조건’이나 ‘항상’이라는 표현이 앞에 붙어 있는 조언은 전략적인 것이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전략이란 상황과 여러가지 변수에 따라 정해지는 것이지, 미리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닙니다.

말씀하신 ‘전략적 침묵’에 대해서 좀더 말씀드리겠습니다. 전략적 침묵이라는 개념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서도 일종의 커뮤니케이션 전략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침묵하더라도 그 자체가 스스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으로 해석된다는 의미입니다.

그렇다면 그런 의미에서 전략적 침묵은 어떤 경우 효과를 가질 수 있는가 궁금하실 것입니다. 그 기준은 몇가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가장 기본적 기준은 ‘커뮤니케이션을 했을 때와 하지 않았을 때를 비교해 어느 쪽이 더 나은지’ 분석해 보는 것입니다. 굳이 커뮤니케이션 하게 되면 문제를 보다 심각하게 만드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위기관리 주체 관점에서는 이런 경우 차라리 침묵하는 것이 전략적인 대응이 될 수 있습니다.

그 다음 경우는 해당 위기가 커뮤니케이션으로 해결되거나 완화될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닌 경우입니다. 위기관리 주체가 커뮤니케이션 한다고 해서 상황에 변화가 있을 수 없는 경우입니다. 이런 경우 대부분은 해당 위기관리 주체가 심각한 유죄(guilty)를 기반으로 수사기관 등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경우가 해당됩니다.

위기관리를 위해서 스스로 커뮤니케이션 해야 할 적절한 주체가 아닌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전략적 사고 없이 나서 커뮤니케이션 하게 되면, 대부분의 핵심 이해관계자들은 의아해 합니다. 여러 기업이 한꺼번에 문제가 되었을 때, 어느 한 기업만 튀면서 적극 커뮤니케이션 하는 현상이 드문 것을 기억해 보시면 될 겁니다.

또 해당 문제가 일반 공중을 대상으로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 것인지 판단해야 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굳이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일반공중들에게 공히 알려지고, 그들을 대상으로 어떤 사과나 해명을 해야 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은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대기업의 오너가 개인적으로 이혼 과정을 밟고 있는 경우입니다. 이에 대한 루머나 논란이 일부 있다 해도 해당 사실관계에 대해 일반 공중에게 커뮤니케이션 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일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전략적 침묵이 필요한 경우는 위기관리 주체가 적절한 타이밍을 찾고 있는 경우도 될 수 있습니다. 지금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 보다는 상황이 좀더 정리되고 적절한 타이밍이 오면 그 때 커뮤니케이션 할 것이라는 계획이 있는 경우입니다. 그 타이밍을 기다리는 그 기간은 전략적 침묵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위기관리 전략이란 ‘무조건’이나 ‘항상’과는 거리가 먼 것입니다. 수 많은 변수들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최선의 판단을 내리는 것이 필요할 뿐입니다. 일부에서는 입을 다물지 말고 항상 커뮤니케이션 하라는 조언을 합니다. 일부에서는 개인적 사건을 가지고 대대적으로 공개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을 조언하기도 합니다. 위기관리 주체가 자신이 아닌데도 나서서 커뮤니케이션 해서 일을 그르치기까지 합니다. 어찌 보면 위기관리에 있어 커뮤니케이션의 과잉이나 과도 현상까지도 최근에는 목격이 됩니다. 뭐든 모자라거나 넘친다는 것은 공히 전략적이지 않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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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92018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150편] 리콜은 그냥 하면 되는 거 아닌가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제품에 이상이 생겼다는 보도로 리콜을 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저희는 해당 제품에 대해 별 문제 없다는 입장인데, 소비자들이 우려하니 일단 리콜 하려고 합니다. 근데 리콜을 하는데 여러 골치 아픈 것들이 있네요. 이게 그렇게 어려운 건가 보죠?

 

[컨설턴트의 답변]

소비재 기업의 경우 어찌 보면 위기관리의 가장 기본은 아마 리콜 시스템이 아닌가 합니다. 소비재로 사업을 하면, 가장 흔히 예상되는 위기유형이 제품 이상이기 때문입니다. 그 제품이상의 원인이 무엇이건 간에 일단 회사 차원에서는 리콜에 대한 인식이나 준비를 미리 잘 갖추고 있어야 위기관리가 가능해 집니다.

흔히 리콜에 대해 간단하게 생각하시는 분들은 문제의 제품을 그냥 회수 수거 하는 것이다 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리콜 과정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고 준비하다 보면 상당히 복잡한 준비사항과 디테일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 게 됩니다. 예산도 생각보다 많이 든다는 것도 깨닫게 됩니다.

일단 리콜이라는 의사결정이 내려지면, 가장 시급한 것은 리콜과 관련된 커뮤니케이션입니다. 우선 감독 기관과의 리콜 커뮤니케이션이 시작되어야 합니다. 이를 기반으로 대고객 리콜 권유 커뮤니케이션을 준비해 실행해야 합니다. 해당 리콜 내용들을 접수하고 설명할 수 있는 리콜 상담 라인과 요원들도 신속하게 확충해야 합니다. 때에 따라 일간지, 보도자료 등을 통해 리콜 관련 고지를 해야만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그렇게 친절하게(?) 여러 인력까지 동원해 접수하고 광고까지 해야 하는가 하는 현실적인 내부 불평을 하곤 합니다. 그러나, 소비재 기업이 어떤 태도로 리콜 하는가는 위기관리 성패와 직접 연결되는 경쟁력이 됩니다. 그러니 더욱 더 신경을 써야 합니다.

이와 함께 접수된 리콜요청을 현장에서 처리하는 회수 인력이나 체계도 잘 구조화 해야 합니다. 해당 고객에게 직접 방문해 수거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정해진 회수처에서 수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니면 소비자가 구매 증빙만 갖추면 정해진 보상을 해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택배나 우편이나 온라인 접수 등 다양한 회수 체계도 고민해 미리 준비해야 합니다.

회수나 보상에 있어서 그 대상과 범위 그리고 수준에 대한 의사결정도 미리 정해져야 합니다. 일부 정신적 피해 보상을 요구하는 소비자들은 어찌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합니다. 소비자가 피해를 증명하기 쉽지 않은 경우에는 어찌 보상해야 하는지도 고민거리입니다. 회사에서는 소비자 우려를 염려 해 리콜 하기로 한 것인데, 실제 피해를 경험한 양 비판 해 대는 소비자들에게는 섭섭함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거의 모든 리콜 상황에서 보여지는 공통 증상입니다. 이를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적대감을 가져서는 문제 해결만 힘들어 집니다.

일부 시기에 판매된 제품만을 리콜 한다 발표해도, 그 이전 더 많은 소비자들까지 리콜을 요청하기도 합니다. 정확한 기준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이 없다면, 이후에는 혼란이 발생합니다. 일부 소비자들은 리콜은 당연한 것이고 소송까지 해야 하겠다 나서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상황에 따라 심각한 소비자 피해가 발견 또는 예상되는 경우에는 법적 대응 준비까지 병행해야 하겠습니다.

리콜을 할 때 가장 중요한 핵심은 ‘성실한 소비자관’입니다. 이에 근거한 체계적 준비와 과감한 소비자 보호 프로그램 실행이 두 축이 될 것입니다. 미리 생각해 준비해 갖추게 되면 리콜이 그리 힘들고 복잡한 업무는 아닐 수 있습니다. 만약 리콜이 실제 해보니 무척 어렵고 힘들다 한다면, 그것은 사전 준비와 고민이 적었던 것이 직접적 이유일 것입니다. 여러 부서가 미리 머리를 맞대고 최악의 상황을 상상해 보았다면, 리콜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을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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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92018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149편] 원점관리가 혹시 증거인멸 시도로 보이면?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회사 관련 해 불만을 제기 확산 시키는 사람이 몇 있는데요. 사회적으로 크게 주목 받고 있는 이들을 관리 안 하면, 위기관리는 전혀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해당 원점들을 회사차원에서 접촉해 합의 하려 합니다. 혹시 이런 원점관리 시도가 증거인멸 시도로 비춰지지는 않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일단 원점관리를 해야 하겠다 내부적으로 의사결정 하신 것만 해도 대단한 것입니다. 전략적인 의사결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원점관리 시도가 법적으로 증거를 인멸하려는 시도인지 여부를 가리는 것은 원점관리 자체와는 또 다른 문제인 것 같습니다.

위기관리 관점에서 원점을 관리하는 목적은 해당 원점의 불만에 대해 기업이 이해하고 공감하고, 그들이 더 이상 이슈를 제기하지 않을 수 있는 개선을 약속 하며 진정성을 전달하기 위함입니다. 이는 상호간 심리적 공감과 합의를 의미합니다. 그와 별개인 금전적 보상과 같은 것은 법적으로 추가 상호 합의 해 진행합니다.

얼핏 볼 때 원점관리가 돈을 주고 원점을 입막음 하는 것으로 비쳐지기도 하는데, 사실 심리적 합의가 전제되지 않은 채 원점이 돈에 합의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돈만 가지고는 입막음이라는 것 자체가 성립하기 어렵다는 의미입니다.

게다가 아주 심각한 원점과는 심리적으로나 금전적인 합의에 조차 이르는 것이 어렵습니다. 따라서, 기업에서는 원점의 유형과 성격을 잘 분석해 선별적으로 어프로치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심리적 합의에 이르는 전략도 중요합니다. 물론 합의 시도 주체와 커뮤니케이션도 핵심입니다.

언론이 기업의 해당 원점관리 시도 자체를 비판하더라도, 원점관리는 지속적으로 시도되어야 합니다. 계란이 먼저인가 닭이 먼저인가 논하는 것이 별 의미 없듯이 원점관리에 대한 비판도 그렇습니다. 문제의 원점을 신속하게 관리하면, 언론에서 추가적으로 비판 할 주제가 없어집니다. 언론의 비판이 무서워 원점관리를 하지 못하게 되면, 언론은 해당 원점으로부터 더욱 더 자극적인 비판 주제를 추가로 발굴할 것입니다. 이에 대해 기업에게 선택의 여지는 없습니다.

수사나 규제를 담당하는 기관 차원에서도 어찌 보면 기업에게 신속하고 효과적인 원점관리를 원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별 것 아닌 사안을 가지고 여론의 비판과 공분이 비등할 때, 정부 기관들은 위기관리 주체 스스로 사회적 압력을 어느 정도 해소시키려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 그에 따라 해당 위기관리 주체가 원점관리를 통해 최초 불만 제기 이해관계자들을 무난하게 관리해 버리면, 정부 기관은 추가 조사나 대응이 불 필요하다 판단 할 수도 있습니다. 일단 추가 비판 여론이 누그러지게 되니 정부기관도 한 숨을 돌리게 됩니다.

질문처럼 원점관리 시도와 관련 해 문제를 더 크게 만들게 되는 시도는 아마추어에 의한 막무가내 식 원점관리 시도, 공감 없는 금전 제시, 법적 압력에 기반한 입막음 시도, 기타 거짓, 공갈 및 협박 시도 등에 의한 경우입니다. 이런 시도들은 진정한 의미의 원점관리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물론 증거인멸 시도라는 해석도 더욱 힘을 얻겠지요.

진정한 원점관리는 기업의 위기관리 관점에서 극도로 전략적 계산이 기반이 되는 실행입니다. 앞에서 이야기했던 것과 같이 철저한 전략에 의해 전략적인 주객체 선정과 커뮤니케이션 기술이 지원되어야 합니다. 경험 있는 프로에 의한 전략적 프로세스 관리도 중요합니다.

자칫 기업 스스로 감정을 가지고, 원점관리를 포기하면서, 위압적 원점대응에만 집중하는 기업은 위기관리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전쟁 관련 명언 중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전쟁을 통해 얻은 땅은 사망한 우리 군인들을 묻을 정도의 땅이었다.” 위기관리에서는 본전만 찾으면 남는 장사입니다. 위기관리 관점에서 원점관리는 불필요한 전쟁을 피하고 막대한 피해를 피하는 남는 장사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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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92018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148편] 홍보실 사람들은 똑똑하던데 왜?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경쟁사를 보면 사실 홍보실이 제일 부럽거든요. 사람들이 똑똑하고 일을 잘해요. 그런데 이상하게 그 회사에 문제가 발생하면 홍보실은 존재감이 없어져요. 평시에는 그렇게 열심히 일 잘하는데, 왜 위기가 발생하면 맥을 못 추는 지 모르겠습니다. 왜 그럴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그렇죠. 그런 회사들이 꽤 많습니다. 그 이유를 알아보기 위해 저도 여러 홍보실 분들과 이야기를 해 보고, 직접 그 회사에 들어가 위기관리 프로세스를 지켜보고 하면서 발견한 점을 정리해 봤습니다. 일단 결론부터 정리해 보면 위기관리는 개인전이 아니기 때문이었습니다. 단체전인 것이죠.

평소 홍보를 보면 그 진행되는 방식은 마치 야구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똑똑한 홍보실 사람들이 수위 타자로 출격해서 연이은 안타나 홈런을 치고 점수를 따내는 형국을 상상해 보시면 이해 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수비는 하지 않고 대신에 돌아가며 타석에만 서는 게임에 그 모습을 비유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위기가 발생해 그에 대응하는 상황을 보면, 마치 축구를 연상하게 됩니다. 11명이 함께 동시에 움직여야 하는 그런 게임이죠. 더구나 상대방 팀도 우수한 11명으로 구성되어 역으로 자사의 골대를 노립니다. 앞에서처럼 공수가 바뀌지 않고 홍보실이 타석에만 서는 반쪽 형식의 야구 상황과는 확 다른 게임이 돼 버리는 것이죠.

일단 골기퍼는 대표이사가 맞습니다. 수비는 각 부서 임원들이 맞고요. 공격수로 홍보실이 있지만, 다른 공격수들도 많습니다. 대관부서도 있고, 법무부서도 있습니다. 영업, 마케팅, 기술, 재무 등의 부서들도 한쪽 필드를 담당합니다. 이 팀을 위기관리팀이라고 하죠.

상대편은 어떨까요? 청와대가 있습니다. 공정위나 국세청, 경찰, 검찰도 필드를 뛰고 있습니다. 시민단체와 언론도 선수 리스트에 보입니다. 안티 고객과 정치인들도 보입니다. 주민들과 온라인 공중들도 몸을 풀고 있습니다. 위기관리 게임에서 회사와 겨루어야 하는 상대방 팀입니다.

이 게임에서 상대팀을 볼 때 우리 회사의 홍보실 선수가 아무리 호나우도나 메시급이어도, 혼자 뛰어 상대팀을 이기기는 힘들 것입니다. 홍보실이 공을 패스하며 상대 진영에 빛의 속도로 달려 들어가도, 재무부서 선수가 공을 받아 흘려 버릴 수 있습니다. 법무팀 선수가 홍보실 선수에게는 공을 안주고 홀로 몰고 들어가다 상대편 검찰 선수에게 공을 빼앗기기도 합니다. 가만히 보니 그 법무팀 선수는 용병(로펌)이었습니다. 그에 더해 주장인 골기퍼(대표이사)가 골대는 지키지 않고, 공격수 자리에서 직접 공을 뻥뻥 차 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 뒤에서는 수비수 임원들끼리 서로 공격 하면서 상호간 발목을 부러뜨리기도 합니다. 벤치에서는 이래라 저래라 훈수를 두는 여러 실세들이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상대편인 이해관계자들은 각자 역할을 맡아 우리 회사의 필드를 폭 넓게 뛰어 다니며 슛을 쏘는데, 우리 회사 선수들은 각자도생에 일사불란함을 잊은 지 오래입니다. 이런 상황을 한번 상상해 보시죠. 승패를 떠나 우리팀 스스로 ‘난장판’을 경험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홍보팀이 똑똑할 수는 있습니다. 법무팀도 그렇고 대관도 그렇고 모두가 똑똑한 사람들일 수 있습니다. 각자 좋은 선수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강력한 여러 상대가 있고, 그 상대들이 하나의 멋진 팀을 이루어 공격 할 때, 홀로 나가 싸워 이길 만큼 대단한 선수들은 사실 존재하지 않습니다.

질문하신 것처럼 똑똑한 홍보실 사람들이 위기가 발생할 때 마다 그 존재감을 잃는다면, 그 이유는 그 회사의 위기관리팀이 제대로 팀워크를 형성하지 못하고, 제대로 된 훈련을 받지 않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팀 차원에서 이기겠다는 의지가 없거나, 이길 역량이 대부분 안 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선수들 사이에 사일로(silo)가 있거나, 정치적으로 게임보다 상호간 견제에 더 신경 쓰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 안에서 한숨을 쉬고, 아쉬워하는 홍보실 선수들이 몇몇 있다 해도, 그 팀이 제대로 승리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아마 그래서 위기 때면 홍보실이 보이지 않는 것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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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92018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147편] 제가 해 봤는데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그 때 위기관리를 해 봐서 압니다. 홍보실에서 빨리 사과하자, 나가서 고개 숙이시라 해서 그 조언을 대표께서 다 따라 하셨어요. 그런데 결과는 어땠습니까? 전혀 위기가 관리되지 않았거든요. 저희가 위기관리 원칙이나 홍보실 조언을 듣지 않게 된 게 그 때부터였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컨설턴트의 답변]

예를 들어 설명해 보겠습니다. 어떤 사람 몸에 상처가 났습니다. 깊은 상처 같아 보입니다. 피부가 찢어져 피가 나고 있습니다. 이 때 주변 사람들은 일단 응급처치를 하라 하죠. 집에 상비해 놓았거나 인근 약국에서 얻은 약솜, 소독제, 거즈, 반창고, 붕대 등을 가져와 응급처치를 할 것입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그 상처가 이런 간단한 응급처치로도 이내 진정 되고 아물기 시작합니다. 연고 정도를 계속 발라주며 새 살이 돋기를 기다립니다. 운 좋은 케이스이기도 하지만, 상처가 생각보다는 심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있는 것이겠지요.

그러나 어떤 사람의 상처는 응급처치를 했음에도, 아물 기세가 보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소독을 하고 연고에 거즈를 붙여 놓았는데도, 출혈이 멈추지 않는다 던지, 상처 속이 부어 오르는 추가 증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결국 병원에 가 진단을 받고, 수술을 해 깊은 상처를 치료하기도 합니다.

또 다른 어떤 사람의 상처는 응급처치 후 살짝 안정 되는 것 같더니. 저녁부터 열이 나기 시작하고, 환자가 혼수 상태에 빠져 병원으로 실려가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병원에서 빠른 조치를 하려 했지만, 상처를 통해 온 몸에 퍼진 독 때문에 사망에 까지 이르는 결론이 날 수도 있습니다.

이 세 경우에서 ‘응급처치’란 어떤 의미가 될까요? 조치를 취했으니 좋아진 것일까요? 하지 않았으면 상태가 더 안 좋아 졌을 조치일까요? 해 보았자 쓸모 없는 짓일까요? 어떤 의미일까요? 응급처치를 바라보는 시각과 의미는 각 상처의 타입이나 심각성에 따라 달라 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누구도 응급처치 자체를 ‘할 필요 없는 쓸데 없는 짓’이라 생각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당연히 초기에 해야 하는 프로세스로 이해하는 것이죠.

지금 질문에서 하신 그런 지적을 인간적으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내가 해 보았는데 사과나 고개 숙임 등이 효과가 없었으니, 앞으로도 할 필요가 없다는 단언은 상당히 아쉬운 시각입니다. 또한 향후 발생할 위기 대응에 있어서도 권장되지 않는 시각입니다.

위기관리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적시에 하는 것’일 뿐입니다. 사람이 사과할 일이 있으면 당연히 사과를 하는 것입니다. 적시에 하면 더욱 좋습니다. 사람이 남에게 피해를 주었다면, 그 피해에 대해 사과하는 한편 피해를 적시에 변제해 주는 것이 마땅합니다. 사람이 우연히 남을 슬프게 했거나, 화나게 했거나, 아프게 했다면 스스로 어떻게 하는 것이 마땅한 것인지 이미 알고 있어야 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효과가 없으니 그런 ‘마땅한 일을’ 하지 않겠다 하는 것은 당황스럽기도 하고, 더욱 더 해당 위기를 악화시킬 수 있는 위험한 생각입니다. 위기가 발생 했을 때 해야 하는 그 ‘마땅한 일’이란 위기관리의 끝을 의미하지도 않습니다. 그 어떤 마땅한 일만 하면 불타오르던 큰 불이 마법처럼 사라진다 확신하기도 힘듭니다. 그러나, 만약 위기 시 위기관리 주체가 해야 할 ‘마땅한 일’이 적시 진행된다면 그로 인한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질 것입니다.

질문에서 경험하셨다는 그 사과와 고개 숙임이 만약 아무 효과가 없었다면. 그 실패 원인이 사과와 고개 숙임 그 자체에 있다기 보다는, 해당 위기의 성격이 그 것만으로는 관리될 수준이 아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아니면, 사과와 고개 숙임 이후 당연하게 해야 할 후속 조치들을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사과와 고개 숙임 그 자체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고도 볼 수 있지만, 더욱 정확한 의미로 사과와 고개 숙임은 ‘우리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성실하게 하겠다’는 커뮤니케이션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마치 응급처치와 비슷한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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