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위기관리,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1월 062022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196편] 여론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위기가 발생했을 때 신문이나 TV를 보면 세상이 발칵 뒤집힌 것처럼 보입니다. 또 온라인에서 공중의 의견과 반응을 보면 이미 세상이 끝난 것처럼 보입니다. 실제 세상이라는 것이 그리 쉽게 요동치지는 않을 것 같은데요. 여론이라는 참 어렵습니다.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오바마 대통령이 최근 한 연설에서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여론은 예측 가능하다” 저는 이 명언이 오마바 대통령의 상당한 경험에 의한 깨달음이라 생각합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언론이나 온라인에서는 자신이 모르는 사실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며, 그 자리에 자신이 있었는데도 모르는 것이면 사실이 아닌 것이라는 이야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오바마 대통령은 부인과 장모에게 전통적 미디어나 뉴스 쑈 그리고 온라인 등을 자주 보지 말라 조언한다 합니다. 그들은 항상 센세이션을 원하고, 클릭을 벌어먹고 살기 때문이라고도 했습니다. 정말 정확한 조언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론은 예측 가능하다. 이 말은 누구나 건전한 상식을 가지고, 합리적 의심을 하기만 한다면 뉴스를 걸러 제대로 볼 수 있게 된다는 의미라고 봅니다. 그것을 기반으로 자신이 생각하고 느끼는 바로 그것이 여론이라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자신 스스로 여론을 이해하고 느낄 수 있는 법이라는 것이죠.

이 것은 이해를 기반으로 하는 공감 능력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위기가 발생하게 되면 모든 위기 상황에는 관련된 피해나 고통이나 분노나 슬픔을 주장하는 자들이 있습니다. 이들을 핵심 이해관계자 또는 원점이라는 명칭으로 부르는데요. 이들의 의견과 감정을 담담하게 이해하는 것이 가장 첫 번째 위기관리 노력입니다.

이들이 어떤 피해를 주장하고, 왜 아프고, 화가 나며, 슬픈지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 보기도 하고, 직접 그들의 의견과 감정을 들어보고 접해보기도 해야 합니다. 그렇게 전략적인 노력이 선행되어지면, 그 후에는 곧 이해가 갈 수 있습니다.

이해가 되면 일단 한고비는 넘긴 셈입니다. 그 다음에는 바로 공감 가는 자연스러운 단계로 접어 들게 될 수 있습니다. 얼마나 아픈지, 얼마나 화가 나고, 얼마나 슬픈지를 위기관리 주체 스스로 함께 느낄 수 있게 됩니다. 그 후 어떻게 그 피해를 보상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진실되게 그들과 이야기 나눌 수 있게 됩니다.

위기 시에는 위기관리 주체가 이해관계자와 먼저 공감해야 그 후쯤 위기관리 주체가 전달하는 이유와 다른 이야기가 그들에게 들립니다. 먼저 이유와 다른 이야기들을 전달한 후에 공감하면 때는 늦고 효과는 없습니다. 그래서 기업이나 조직 누구나 모든 공식 입장문 앞에 충분한 공감 메시지를 위치시키는 것입니다.

여론을 이해한다는 것은 어려워 보이지만, 그렇게 어려운 것도 아닙니다. 여론을 파악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은 여론 대신 미디어나 온라인을 분석해 이해하려 하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신문이나 TV에서 이렇게 떠드니 여론도 그와 같겠구나 하면서 미루어 짐작하는 것이죠. 물론 언론이 여론을 만들어 조장하기도 합니다. 완전하게 다른 것도 아닙니다. 문제는 미디어나 온라인 ’만’ 보고 여론을 짐작하는 위기관리입니다.

먼저 스스로 해당 상황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십시오. 이해관계자 입장에서 그들의 의견과 감정을 이해해 보십시오. 그러면 공감이라는 답이 나올 것입니다. 공감을 앞세워 이해관계자들과 진정성을 가지고 커뮤니케이션 하고 원점을 관리해 보십시오. 생각보다 문제가 쉽게 풀릴 것입니다. 문제가 풀렸다는 것은 여론을 풀었다는 의미입니다. 여론을 이해하고 여론에 공감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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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062022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195편] 일희일비를 어떻게 안 할 수 있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문제가 불거지자 마자 전 직원이 모니터링을 하고 있습니다. 실시간으로 이슈와 관련된 포스팅과 댓글들을 찾아 분석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 상황이 상당히 심각해 보이고, 대응이 필요할 것 같기도 하고 마음이 조급합니다. 그런데도 어떻게 일희일비 안 할 수 있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위기 대응이란 ‘일부’ 노이즈에 반응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이 그물망처럼 연결되고, 또 그 그물망들이 여러 차원으로 겹쳐 움직이는 사회 여론 환경에서, 어느 일부에만 여론이 머물러 있다면, 그 여론은 사회적으로 의미 큰 여론은 아니라고 보는 것이 정확합니다.

매일 매일 작고 큰 여론과 유사 여론들이 수 없이 생성되고, 공유되고, 사라집니다. 기업 위기관리 매니저들은 그런 기존 여론 환경의 생태계를 먼저 이해해야 합니다. 위기가 발생하면 해당 이슈와 관련된 여론이 마치 전부처럼 보이고, 실제보다 거대하다는 착시를 일으킨다는 사실도 이해해야 합니다. 매시간 사람들의 반응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누구나 민감성이 커져 감정적으로도 불안정함을 경험하게 됩니다.

물론 실무자들은 이런 모니터링에 일정 기간 몰입해야 합니다. 그러나 의사결정자들은 직접 그 실제 여론을 들여다보거나, 오랫동안 지켜보는 것과 같은 일은 가능한 삼가 해야 합니다. 의사결정자가 감정적 베이스 위에서 의사결정을 하는 것을 지양하기 위해서 입니다. 의사결정자가 패닉에 빠지거나 일희일비하는 대응을 지시해서는 안되기 때문입니다.

의사결정자들은 보다 종합적인 여론의 추이에 주로 주목해야 합니다. 온라인에서도 일부 반응에 몰두하기 보다는 온라인 여론 전반을 폭 넓게 파악해야 합니다. 그에 더해 고객들의 반응, 판매나 사업 채널의 반응, 오프라인에서의 반응, 언론의 반응, 각종 다른 이해관계자들의 반응들을 모두 챙겨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의사결정자들은 이를 위해 이렇게 질문하는 것이 좋습니다. “온라인, 오프라인, 고객, 언론, 이해관계자에서의 반응에서 각각 특이할 점은 무엇인가?” “현 상황에서 각각 유사한 수준의 위해성이 감지되고 있는가?” “왜 어떤 부분에서는 위해성이 적게 감지되고, 어떤 부분에서는 높게 감지되는가?” “그 이전과 현재는 어떤 추이로 변화가 감지되는가?” 이 정도의 질문이 중심입니다.

종합적인 판단. 이 부분을 절대적으로 의지하시기 바랍니다. 마이크로하게 자잘하게 대응해서는 위기를 관리하기 어렵다는 것을 이해하시기 바랍니다. 일부의 극단적 반응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거리를 두시기 바랍니다. 실시간으로 반응을 보고 받는 것에 대해서도 거리를 두시기 바랍니다.

중요한 것은 준비입니다. 마이크로 한 부분에 대한 모니터링 대신 의사결정자들은 상황이 자칫 최악의 상황으로 번졌을 때 할 수 있는 것들을 챙겨 준비해야 합니다. 시간이 소요되는 검토 주제에 대해 시간을 투입해야 합니다. 모든 필요한 준비를 다 하고 개입이나 대응 시점을 결정한다는 생각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많은 기업들은 이런 가이드라인에 역행하는 실행을 하곤 합니다. 위기 와중에 실질적 준비를 해야 하는 시간에 추이를 살핍니다. 그 추이에 따라 패닉에 빠지고 일희일비 합니다. 계속 플랜이나 입장을 바꾸고 수정합니다. 의사결정자들이 극단적 일부 여론에 마음 상 해 합니다. 그러면서 시간을 아무 준비 없이 흘려 보냅니다.

불행히도, 그러다가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되면 더욱 더 큰 패닉에 빠지게 됩니다. 아무 것도 실질적으로 준비해 놓은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간단한 사과문이나 Q&A그리고 리콜 프로세스 안내나 콜센터 셋업, 배상 방안이나 개선 조치 등에 대한 구체적 준비가 없다는 걸 발견하게 됩니다. 진짜 위기는 바로 그 때 부터입니다. 이 부분을 경계하시기 바랍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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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194편] 상상 못했던 일이 터졌는데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세상에 이번 위기는 정말 저희가 상상도 못했던 것입니다. 이게 한번이라도 저희 회사 전례가 있었으면 모르겠는데, 이런 위기는 처음이었거든요. 이렇게 상상할 수도 없는 위기에 대한 위기관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발생한 위기에 대해 이전에는 상상도 못했다 말씀하시는 위기관리 매니저들이 계십니다. 물론 해당 위기가 매우 낯설고, 독특하게 발화가 되어 그렇게 말씀하시는 경우도 있을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실제로 가만히 들여다보면 ‘상상할 수 없었다’는 말은 좀 실제와 다른 경우가 있습니다.

정확히 말해 ‘상상할 수 없었다’라기 보다는 ‘상상해 보지 않았다’는 말이 좀 더 맞는 말 아닌가 합니다. 평소 제대로 상상해 보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 위기가 발생할 것을 몰랐을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입니다.

현장에서 장기간 위기관리 업무를 해 보신 분들은 공감하시겠지만, 대부분의 위기는 예상 가능합니다. 정확한 발화 시점이나 계기만 모를 뿐, 어떤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대부분 알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위기관리 전문가들이 “위기라는 것은 언제(when)에 관한 이야기다”라 말하는 것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죽습니다. 그래서 죽음을 상상하지 못했다는 말을 하는 사람은 일반적이지 않게 보입니다. 누구나 죽지만, 그 죽는 시점이 언제고, 어떻게 죽는가를 우리는 모를 뿐입니다. 위기와 위기관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위기이건 언젠가는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에 맞추어 대비하는 것이 위기관리입니다.

상상 못했다는 말은 해당 기업이 다른 기업의 위기사례도 제대로 살피지 않았다는 이야기입니다. 자사에 전례가 없었다 해서 타사에게도 전례가 없었다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위기관리 차원에서 평소 타사의 사례들을 면밀하게 살피고 있었다면, 예상치 못했던 위기라도 상상도 못했던 위기라 이야기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일은 스스로 터지지 않습니다. (상상도 못한) 일이 터졌다고 하셨는데요, 그 또한 아닐 가능성이 많습니다. 일은 스스로 터지지 않습니다. 대부분 일(문제)은 사람이 터뜨리는 것입니다. 위기 속에 사람이 없는 위기는 극히 드뭅니다. 위기는 사람이 터뜨리고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칩니다. 그래서 사람을 관리하는 것을 곧 위기관리라고도 합니다.

정리를 해 볼까요? 상상도 못했다 라는 말은 우리가 상상하지 않았다, 평소에 관심이 없었다, 다른 기업에게 발생한 위기에도 신경 쓰지 않았다는 말과 같은 의미라고 생각하십시오. 스스로 위기관리에 전반적으로 무관심 했다는 고백의 경우 이외에는 그런 말씀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차라리, 우리가 이런 위기를 예상은 했는데, 이런 시기에 이런 방식으로 발생할지는 미처 몰랐다는 정도면 비교적 나은 표현이 되겠습니다. 전자와 후자의 표현은 위기관리 차원에서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또한 일은 사람이 터뜨리기 때문에 평소부터 사람에 대한 관리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십시오. 어떤 위기가 발생할 수 있을까에 대해 지속적으로 새롭게 상상하시고, 타사 사례들을 잘 살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그 내용을 기반으로 자사 인력들을 교육하고 훈련하시기 바랍니다. 그것이 평시에 마땅히 해야 하는 위기관리입니다. 대비만 잘하면 진짜 상상 못했던 위기라 할지라도 관리할 수 있음을 믿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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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062022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193편] 자, 우리가 무엇을 하면 좋을까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현재 상황과 논란에 대해서 이미 아시죠? 그와 관련해서 위기관리 컨설턴트의 의견을 듣고 있습니다. 자, 컨설턴트 입장에서 우리가 무엇을 하면 좋을까요? 어떻게 이 위기를 관리할 수 있을까요? 아이디어를 주시면 좋겠습니다.”

[컨설턴트의 답변]

결론부터 말씀 드리면, 위기관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what to do)’에 대한 것이라기 보다는 ‘무엇을 하지 않아야 하는가(what not to do)’에 대한 것이라고 봅니다. 이 의미는 위기가 발생하기 이전과 이후에 공히 적용되는 아주 중요한 개념입니다.

많은 기업들은 평시에 위기 시 기억해야 할 ‘해야 할 것(do’s)’과 ‘하지 말아야 할 것(don’ts)’에 대한 학습을 합니다. 여러 위기관리 케이스들을 통해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에 대한 생각을 미리 미리 가다듬는 것이죠.

여기에서 핵심은 ‘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평소부터 기업 구성원 모두가 하지 말아야 할 것에 집중해 민감성을 유지하면 위기는 좀처럼 발생되지 않습니다. 하지 말아야 한다 느껴지는 행동들을 진짜 하지 않게 되기 때문입니다. 위기의 뿌리나 소재가 사라지는 환경이 되는 것이죠.

불행하게도 위기가 발생 되어도 ‘하지 말아야 할 것’에 대한 기억은 중요합니다. 그래야 일단 발생된 위기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는 행동이나 대응을 하지 않게 되기 때문입니다. 위기는 근본적으로 흘러 가는 특성을 가집니다. 그 흘러가는 속력을 가속화 시켜 이내 사라지게 만드는 것이 전략적 위기관리입니다.

반대로 흘러가는 위기를 붙잡아 더 키우고, 흘러가는 위기를 자극 해 폭포처럼 반복해 용솟음 치게 만드는 것이 비전략적 위기관리입니다. 이런 비전략적 위기관리에서는 항상 위기관리 주체가 ‘하지 말아야 할 것’을 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준비되지 않은 채 말을 한다거나. 결과를 지켜보자 해 놓고 스스로 이를 못 기다린다거나. 사과를 하고 나서도 불안함을 느껴 사과를 반복한다거나. 감정적으로 위기관리 주체가 안정화 되지 않는다거나. 위기관리를 할 경영진이 온라인이나 소셜미디어상에 감정적 글을 쓰고 지우고를 반복한다거나. 귀가 얇아 여러 훈수를 그대로 실행하려 시도한다거나 하는 등 수 많은 위험한 위기대응이 바로 ‘하지 말아야 할 것’을 망각하기 때문입니다.

최소한 위기 시 대표이사와 임직원 모두가 ‘하지 말아야 할’ 위험한 대응만 하지 않아도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습니다. 모두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몰입해 있을 때 우선 우리가 “이런 이런 대응은 하지 말자”하는 대표이사의 리더십이 있어야 합니다.

얼핏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챙겨라’하는 주문이 상대적으로 수세적이고, 보수적인 것처럼 보여질 수도 있습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서는 무언가 치고 나가 해야만 하는 일이 있다는 생각도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이 그르다는 말이 아닙니다. 종종 그런 조언을 할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먼저 ‘하지 말아야 할 것’에 대한 인식은 필히 챙겨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지 말아야 할 것’에 대한 챙김이 전제된 후에 ‘해야 할 일’을 돌아보는 순서가 더 안전하다는 것입니다. ‘하지 말아야 하는 일’을 일단 하게 되면 그 때는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됩니다. 그 때가서 ‘해야 할 일’을 해도 빛이 나지 않습니다.

‘해야 할 일’이 무엇일까를 묻기 전에, 우리가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 무엇일까 먼저 질문 해 보십시오. 모든 ‘하지 말아야 할 것들’에 대한 공감대가 정확하게 형성된 다음에 그 기반 위에서 다음 ‘해야 할 일’에 대한 생각을 논의하시기 바랍니다. 이 순서를 필히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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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062022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192편] 정상 국가는 알겠는데, 정상 기업이라뇨?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위기관리 컨설턴트께서 말씀하실 때 ‘정상 기업’이라는 이야기를 하시는 데요, 저희가 최근 북한이 ‘정상 국가’가 되어 가고 있다는 이야기는 들은 바 있습니다. 그런데 ‘정상 기업’이라는 건 어떤 의미인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맞습니다. 북한의 경우 최근 우리나라와 미국 그리고 다른 주변국가들과 예전과는 다른 외교 정책을 펼치고 있어, 전문가들이 북한이 이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점차 정상국가의 모습을 갖추어 나가고 있다는 해석을 하고 있습니다.

예전 북한은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이나 다른 서방 국가들과 정상적이지 않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외교적 수사 대신 막말이나 선동적인 메시지를 내보내며 다른 나라들이 볼 때 낯설고 기괴한 모습으로 비추어 지기도 했지요.

다른 나라의 생각이나 우려에는 아랑곳 않고, 자신들이 하고 싶은 일들을 마음대로 했습니다. 그리고 그에 대해 심각한 주목을 하는 나라들에 대해 적대감을 드러내며 또 다시 정상과는 거리가 멀게 해석될 수 있는 이상한 커뮤니케이션을 해 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글로벌 수준의 정상적 외교 관례를 일부 존중하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을 포함한 다른 나라들과 정상 차원에서 예를 갖춘 외교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기 시작했습니다. 해외 언론들과 질의 응답을 일부 시도하기도 하고요, 상식적 움직임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는 물론 정확한 목적과 전략이 있기 때문이겠지요.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언론을 외부 이해관계자의 한 예로 들자면, 기업이 정상 기업의 모습을 미처 갖추지 못했을 때 기업과 그 경영진들을 언론을 단순히 귀찮고,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곤 합니다. 언론의 취재를 받게 되면 거부감을 느끼고, 기자에게 막말이나 몸싸움을 시도하기도 합니다.

과도한 법적 대응을 통해 언론에 대항합니다. 경영진은 여러 커넥션을 이용해 언론 취재나 보도 자체를 무산시키려 노력합니다. 외부 에이전시를 써서 언론을 비롯한 외부 이해관계자들을 조정하거나, 통제해 보려는 시도도 해 봅니다.

환경이나 사회적 관점, 그리고 상식에 맞추어 자사와 자신을 바꾸려 하기 보다는 자신을 중심으로 외부 환경과 사회적 인식을 조정해 보려 노력하는 것입니다. 이런 기업의 경우 언론을 통해 비추어 지는 모습은 상당히 기괴하고, 부정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시청자나 독자들이 혀를 내 두를 정도로 그 실체를 드러내게 되는 것이죠.

‘아무리 그래도 저 회사가 저럴 줄은 몰랐다’ ‘제품이나 서비스가 유명해서 그럴 줄 몰랐는데, 회사와 경영진은 영 아니구나’ ‘실망이다’ 이런 반응이 회사를 향하게 됩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여론이나 시각에 아랑곳 않고 지속적으로 자신들이 하고 싶은 대로 행동하는 기업도 여전히 존재합니다. 여론이 편파적이고 비이성적으로 자신을 비판하고 있을 뿐이라 생각하죠.

이런 기업들도 이제는 점점 정상 기업이 되기 위한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 생각합니다. 언론과 여론에 대해 존경심을 가지고, 사회 구성원으로서 자사와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한다 생각할 수 있어야 합니다. 주변 이해관계자들의 생각과 의견에 귀 기울일 수 있어야 합니다. 준비되고 정제된 메시지로 그들과 전략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최소한 ‘정상 기업’이라는 이미지와 인식을 외부에 심어줄 수 있습니다. 일부 경영진이 이런 말을 하더군요. “이미지니 인식이니 하는 것은 그냥 허상일 뿐입니다. 중요한 것은 실체입니다. 우리는 아주 좋은 품질의 제품을 잘 만들어 팔고 있어요. 그것이 곳 실체라고 생각합니다.” 네, 맞습니다. 그 좋은 실체를 이왕이면 제대로 커뮤니케이션 하시라는 말씀을 드리는 것입니다. 그래야 정상 기업이라는 인정을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하루 빨리 정상 기업이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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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191편] 경쟁사가 자꾸 싸움을 거는데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경쟁사라고 하기에도 좀 뭐한 회사가 저희에게 자꾸 싸움을 걸어 골치가 아픕니다. 처음에는 무시하는 전략으로 갔었는데, 자꾸 소송을 하고 언론 플레이를 하고 해서 저희 회사를 못살게 구네요. 자꾸 댓구를 하기도 그렇고 안 하기도 그렇고 어떤 전략이 좋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몇 가지 분석해 볼 부분이 있어 보입니다. 일단 경쟁사측에서 제기하는 논란이나 비판 내용이 팩트인지 그리고 법적 영역에 있는 것인지 여부입니다. 더 나아가 법적으로 누가 봐도 자사의 문제가 있는 경우인지 여부입니다. 누가 봐도 팩트이고 법적으로도 상당한 문제가 있다면 그것은 적극적 관리 대상이 됩니다. 반대로 법적 영역에 있는 것이 아니라면 대응의 가치는 좀 떨어 집니다. 만약 팩트가 아니라면 무시하거나 자사가 대응 해 논란을 잠재울 수 있는 카드는 더 많아 집니다.

그러나 경쟁사가 바보가 아닌 이상 완전하게 팩트가 아닌 내용을 가지고 노이즈를 만들지는 않을 것입니다. 법적으로도 다툼의 여지가 최소한 일부 존재하는 건을 가지고 노이즈를 일으킬 것입니다. 당하는 입장에서는 그 것이 팩트가 아니라고 하기에도 뭐하고, 또 법적으로 완전하게 확신도 서지 않고 하기 때문에 고민이 깊어지는 것일 겁니다.

경쟁사가 마음을 먹고 노이즈를 일정 수준 이상 끌고 가는 경우, 자사가 단순 대응해 해당 노이즈 행위를 격파하기는 일반적으로 어렵습니다. 만약 초기 제기된 논란을 대응을 통해 해소해도, 상대방은 추가 논란을 새롭게 제기하거나 관련 논란을 더 다양하게 풀어 놓을 것입니다. 서로 언론이나 온라인을 중간에 놓고 레이스를 시작하게 되는 꼴이 됩니다.

그 과정에서 최초 논란을 야기했던 경쟁사는 소기 목적을 달성하게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노이즈를 통해 성장하거나, 상대방의 움직임을 일정기간 무력화 또는 지연 시켜 자신의 목적을 달성할 수도 있습니다.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잃을 것 없다는 식의 어프로치 또한 무섭습니다.

따라서 경쟁사의 이런 도를 넘는 행위에 대해서는 그 경쟁사가 그렇게 하는 정확한 목적을 완전하게 파악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들이 만드는 노이즈 전반에 대해 신경을 곤두세우고, 언론기사나 온라인 몇 편에 주목하기만 해서는 대응 전략을 개발하기가 어려워 질 것입니다.

정확하게 그들의 노이즈 메이킹 목적과 전략을 간파 해야 그 다음 대응 전략이 도출 될 수 있습니다. 경쟁사의 의중을 어떻게 정확하게 알 수 있는가 하는 질문을 하시는 분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어떤 방법을 통해서라도 그 의중을 최대한 정확히 알아내야만 합니다. 여기에서 예상이나 상상 또는 감에만 의지하는 판단 등은 유효하지 않습니다. 정확한 팩트를 기반으로 합리적 분석이 가능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경쟁사의 노이즈 메이킹 목적을 간파했다면, 그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도록 하는 포인트에 주로 집중해 위기를 관리하는 것이 그 다음입니다. 대부분 경쟁사는 노이즈를 통해 무언가를 이루려 합니다. 노이즈 자체가 주요 목적인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노이즈를 통해 그들이 얻기 원하는 것을 찾아 선제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그 방식과 과정은 상황과 케이스에 따라 무척 다양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핵심은 경쟁사의 실제 목적에 대한 간파입니다. 그들이 일으키는 노이즈만 보지 말고, 그 속 숨겨진 의도를 읽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들이 양산해 내는 기사나 포스팅에 매몰되기 보다는, 그들의 방향성을 읽어 그 방향성과 키맨을 관리하는 것이 유효합니다.

거기에 한가지 더 하자면, 위기는 사람이 만듭니다. 위기관리는 그래서 사람을 관리하는 일이라 합니다. 즉, 경쟁사에서 노이즈 메이킹을 리드하는 사람도 관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상의 몇 가지 원칙들을 곰곰이 따져 보십시오. 길이 보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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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190편] 상식적으로 말이 돼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내부에서는 지금 언론에서 의혹을 제기하는 부분이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완전히 날조된 내용이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있거든요. 일단 언론 경고 차원에서 로펌을 통해 사실이 아니라 감조를 했습니다. 컨설턴트께서 보실 때 기사 내용들이 상식적으로 말이 되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위기관리 컨설턴트들에게는 나쁜 습관이 하나 있습니다. 클라이언트의 주장을 딱 절반만 믿는 것이죠. 물론 전부를 믿지 않는다고 부정적 의미로 상대를 의심만 하거나, 삐딱하게 바라본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일단 클라이언트의 주장을 그대로 주장으로만 받아들인다는 것입니다.

위기관리를 하는 매니저들께서 항상 기억해야 할 것은 주장과 사실은 전혀 다른 의미라는 점입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주장은 여러가지가 나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은 하나입니다. 운 좋게도 정확하게 사실에 근거해 사실과 동일한 주장이 있다면 가장 이상적일 것 같지만, 또 현실적으로는 그렇지 만도 않습니다.

일단 주장은 사실에 근거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위 질문을 보더라도 자사에서는 해당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지 ‘사실이 아니다’라는 확실한 근거가 있다고는 느껴지지 않습니다. 만약 그것이 명백한 사실이라면 바로 제시할 수 있는 증거나 사실관계 확인 방식이 필히 존재해야 합니다. 최소한 그렇게 주장하는 홍보담당자나 위기관리 담당자 자신이 직접 어떤 방식이라도 사실임을 확인했던 것이어야 합니다. 나 이외의 다른 사람에게 들은 주장은 그냥 그의 주장일 뿐입니다.

그리고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 것은 그렇게 큰 의혹으로 번지지도 않습니다. 상식이라는 것도 주관적이라 여러 종류의 상식이 있고요. 일부 공중이라도 자신이 생각하는 상식에 기반해 해당 의혹이 그럴 듯하다 하면 그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되는 셈입니다. 그 상식을 뭐라할 수는 없는 것이겠지요.

또한, 진짜 확인된 사실이 있고, 그에 기반한 주장이라면 그것은 항상 이상적일까 하는 것에도 의문을 품어야 합니다. 실제 확인된 사실이 완전하게 불리한 사실이라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사실을 정확하게(?) 반영해 주장해야 할까요? 아닐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위기관리는 물 건너가게 되는 상황도 있을 수 있으니까요.

모든 주장은 그냥 주장일 뿐입니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이 관점은 아주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사실과 주장은 다를 수 있습니다. 아니, 어딘가는 필히 다른 것입니다. 더구나 사실관계 확인, 즉 팩트에 대한 검증을 건너 뛴 주장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관점에서 경계의 대상입니다. 종종 문제가 여기에서 발생합니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는 홍보실 창구가 계속 일방적 주장을 이어간다 해보죠. 그 분에게 현장에서 여러 취재를 완료한 기자가 이렇게 묻습니다. “O홍보실장께서는 사실관계 파악을 해 보셨습니까?” “그 피해자를 직접 만나 보신 적이 있습니까?” “그 문서 원본을 정확하게 보고 말씀하시는 건가요?” “지금 논란인 의혹들에 대한 모든 반박 팩트를 가지고 계십니까?” 이런 질문에 정확한 답을 내 놓을 수 없는 창구가 대부분일 것입니다.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주변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보고, 문서 원본을 확인하고, 모든 팩트들을 가지고 있다 해도 어려운 것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입니다. 언제든 다른 사실이나 사람 그리고 증거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별다른 선제적 과정도 거치지 않고, 의혹에 대한 대응 회의에서 몇몇 임원들이 사적으로 이야기한 내용을 팩트로 오인하고, 그에 기반해 강력한 주장을 한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시도입니다. 이는 모래위에 쌓는 성을 넘어, 거품위에 집을 짓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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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062022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189편] 너무 오버한 것 같은데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몇 달 전 회사 내부에 민감한 문제가 생겼었습니다. 당시 저희 홍보임원이 철저히 대응 준비해야 한다 해 여러 부서들이 고생했습니다. 그런데 그 후 아무 문제도 불거지지 않고 그냥 조용히 넘어갔습니다. 문제는 사내에서 홍보실이 오버 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건데요. 오버 한 거죠?”

[컨설턴트의 답변]

기업뿐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도 특정 위기가 최초 예상과 달리 조용하게 지나가면 사후 평들이 다양하게 나오고는 합니다. 예를 들어 태풍이 서울을 관통한다 해서 여러 비상대책과 인력 동원으로 며칠 난리를 쳤는데, 막상 태풍이 하루 전 충청도에서 사라져 버리는 것 같은 케이스죠. 이후에 정부를 비판하는 측에서는 정부가 제대로 예상도 못하고 괜히 시민들 불편만 주어 무능하다는 지적을 합니다.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이번 태풍은 충청도 근방에서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해서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은 경우입니다. 막상 당일 보니 더욱 강해진 태풍이 서울을 관통해 버린 겁니다. 막대한 피해가 발생 해 시민들은 분노를 토로합니다. 정부가 안이하게 대처하다가 비참한 인재를 만들었다 비판하는 것이죠.

몇 개월 전에도 이 같은 유사한 경우가 실제 있었습니다. 당시 정부 고위관계자는 이렇게 이야기했었습니다. “무대책 보다는 과잉 대책이 낫다” 이 말은 위기관리 관점에서 상당히 의미 있는 원칙입니다. 위기 대응을 위한 시민들의 불편과 예산의 투입이 대책을 세우지 않아 발생된 재산과 인명의 피해를 압도할 수는 없습니다.

운이 좋아 매번 위기가 자사를 피해간다는 것은 내심 위안을 삼을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매번 대응을 준비하는 그 노력을 폄하하거나 사후에 비판하고 그 위기관리 리더십을 부정적으로 평가해서는 제대로 된 위기관리를 할 수 없습니다.

일단 위기관리를 위해 리더십을 보인 그 홍보실의 의도가 무엇이었는지 공감해 보시기 바랍니다. 홍보실이 불필요한 대비를 통해 소중한 예산이나 인력을 탕진하고 싶었던 것일 까요? 전문성 없이 별반 발생 가능성이 없던 상황을 위기로 오인해 호들갑을 떨었던 것 일까요? 이번을 뼈아픈 교훈(?) 삼아 다음 위기 상황이 예상될 때에는 아무런 대비를 하지 않고 있어야 하는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그 반대죠. 위기에 대비하려 임직원들이 준비 작업을 해 보았다면 그 것은 비용이라기 보다는 투자라 보시는 것이 좀더 발전적인 시각입니다. 다음 번에는 더 잘 그리고 더 신속하게 준비 할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호들갑은 조직의 민감성 강화 측면에서도 아주 중요한 가치입니다. 평소 일부러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이라는 호들갑을 떠는 기업들도 많습니다. 모두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과정이었을 것입니다.

외국 학생들이 어학연수 하는 미국의 한 대학교 건물에서 어느 날 수업 중 갑자기 화재 벨이 울렸다고 합니다. 교수의 지시를 받은 많은 학생들이 신속히 운동장으로 뛰어 나가는 반면, 한국 유학생들은 느릿 느릿 주변을 돌아보며 대피를 하지 않더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연기나 냄새도 없고 불이 눈에 보이지도 않는 걸 보면 분명히 화재 벨이 오작동 한 거죠. 외국 학생들이 순진 한 거죠” 같은 반응이었다고 합니다.

이런 이야기나 개인의 특성이 자칫 영리해 보일지 몰라도, 위기관리 관점에서는 절대 경계해야 하는 사고방식입니다. 화재 벨이 울리면 당연히 대피 해야 한다는 원칙을 기억해야 합니다. 연습의 목적에서도 뛰어 나가는 것이 맞다 생각 해야 합니다. 운동장에 뛰어 나가 있는 학생들을 멍청하다 손가락질 해서는 안 되는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합니다. 준비를 강조한 홍보실은 자기가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한 것뿐 입니다. 위기관리란 스스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적시에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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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062022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188편] 우리 회사에는 위기가 없는데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에서는 열심히 일하는 홍보실 직원들이 있습니다. 기자들과 관계가 좋아서, 왠만한 부정 기사는 척척 알아서 뺍니다. 그 덕분인지 지난 몇 년 간 회사에는 그리 큰 위기가 없었어요. 그 외 특별히 위기관리라는 게 필요한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매우 흥미롭습니다. 말씀 나눌 주제가 여럿이지만 그 중 몇 개만 먼저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부정기사가 곧 위기’라는 도식에서 하루 빨리 벗어 나시기 바랍니다. 부정기사는 그 자체만으로는 위기가 아닙니다. 일부 부정기사는 자사가 스스로 보기 힘들었던 블라이드 스팟을 찾아 개선의 기회를 제공해 주는 역할도 합니다.

무조건 ‘부정기사는 위기다’라는 도식을 상식처럼 공유하는 기업에서는 반대로 부정기사가 없으면 우리에게는 위기가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니 문제입니다. 평소 살피고 개선하고 예방하고 방지하는 위기관리 노력이 허술해질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홍보실이 아주 열심히 기사를 빼 부정기사가 없다고 하셨는데요. 그렇게 본다면 반대로 홍보실이 일을 전혀 안 해도 부정기사 발생 가능성은 줄어들 것입니다. 홍보를 하지 않아서 기자들이 해당 회사를 모르고 홍보실 사람들의 존재도 모르면 부정기사를 쓸 정도도 주목하지 않게 되겠죠. 그러나 이는 정상적인 대안은 아닙니다.

둘째, 홍보실 스스로 ‘위기관리는 곧 부정기사를 빼는 것’이라는 생각을 바꾸셔야 합니다. 물론 회사에 대한 기자의 부정적 시각을 어떻게 든 교정해 보려는 노력이나 시도는 당연한 것입니다. 그러나 부정기사를 빼고는 홍보실이 해야 할 위기관리를 다 했다 자평하는 것은 문제입니다.

사내 각 부서가 대응하고 있는 외부 이해관계자들 중 언론처럼 문제의식을 가지고 꾸준히 문제점을 지적하는 이해관계자는 드뭅니다. 대관 업무 부서에서는 국회나 규제기관 등에서 관심 가지는 이슈를 찾아 사전 보고하고 대응 개선을 내부적으로 제안합니다. 영업에서도 고객들의 잠재 이슈를 찾아 개선 제안합니다. 이와 같이 홍보실에서도 언론에서 관심을 두고 문제 의식을 투영하는 이슈들을 사전에 찾아 내부적 대응 개선을 제안할 수 있어야 합니다.

부정기사가 빠졌다고 해당 문제까지 없어져 버리는 것은 아닙니다. 문제의 뿌리는 남아 다시 싹을 틔우고 계속 여기 저기 언론의 주목을 또 받게 될 것입니다. 그 때마다 홍보실은 연이어 기자를 만나고 기사에 대한 작업들을 무한 반복해야 할 것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봤을 때 홍보실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위기관리는 언론의 시각에서 문제를 바라보고 사전에 그 문제를 개선 관리하는 전략적이고 선제적인 노력이어야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기업에서는 문제가 오랫동안 없는 것으로 보이면 그 문제를 다루는 사내 기능을 축소해 버리는 성향이 있습니다. 노사 분규가 없는 기업은 노사관계 담당자들이 극소수로 차차 줍니다. 안전 문제나 사고가 장기간 없던 기업에서는 관련 담당자를 최소화합니다. 언론을 담당하는 홍보실도 비슷한 최후를 맞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홍보실이 열심히 부정기사를 빼다 보니 경영진이 우리 회사에게 위기는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기 때문이죠.

언론이 항상 우리 회사의 입맛대로 움직이고, 부정기사는 잘 안 쓰고, 위기도 별로 없는데 홍보실 예산은 왜 그렇게 커야 하는가 하는 질문이 나오기 시작할 것입니다. 홍보실에 왜 저렇게 많은 인력이 필요한가 고개를 갸우뚱 하는 경영진이 나타납니다. 곧 부정기사를 열심히 빼는 것이 위기관리 인 줄 알고 노력해 온 홍보실이 오히려 위기를 맞는 결과로 마무리됩니다. 현재 관리하고 있는 위기를 정확하게 보고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그 것이 진짜 회사의 위기인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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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062022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187편] 아니라고 하는데도 왜?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지금 그 이슈는 사실 아무것도 아닙니다. 저희가 팩트를 제일 잘 알고 있지 않습니까? 사실이 아닌 것을 가지고 이렇게까지 논란을 만드는 것이 이상합니다. 특히 언론에서는 왜 우리 이야기를 믿지 않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니라고 하면 그런 줄 알아야 하는 거 아닌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합리적 의심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합리적 의심이란 특정 기자 한 명이 가지는 개인적 의심이나 의문이 아닙니다. 독자와 시청자들을 넘어 상당수 공중이 유사한 의심이나 의문을 품을 때 그 것을 합리적 의심이라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기업이 위기 시 필히 해소시켜야 하는 대상이죠.

해명이나 설명을 했는데도 언론에서 계속 의문이나 의혹을 제기한다면, 말 그대로 공중의 합리적 의심은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 맞겠습니다. 미국 형사 소송법에서도 합리적 의심을 ’특정화 된 감이나 불특정 한 의심이 아닌 구체적이고 명확한 사실에 기반한 의심’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반면 ‘합리적 의심 없는 증명’은 이치에 합당한 의심이 없도록 하는 증명. 즉, ‘의심의 여지없는 확실한 증명’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위기 시 기업이 이와 같이 ‘의심의 여지없는 확실한 증명’을 하지 못하는 한 합리적 의심은 완전하게 해소 되지 않는다 생각하셔야 합니다. 일부 기업에서는 언론의 합리적 의심에 대해 ‘말도 안 되는 트집’ ‘무책임한 의혹’ ‘의도적인 딴지’ ‘악의적 말꼬리 잡기’ 등으로 폄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것도 공중이나 이해관계자의 합리적 의심에 부합된다면 그 것은 해소시켜야 하는 대상이 된다는 점입니다.

이와 같은 경우 기업 스스로 ‘말도 안 되는 트집’에 댓 구 할 가치가 없다 하면서 돌아 앉아 버리는 대응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무책임한 의혹’ 또는 ‘의도적인 딴지’ 라 하면서 소송을 제기하거나, ‘악의적 말꼬리 잡기’라 하면서 기자와 말다툼을 벌이는 대응 또한 적절하지 않습니다. 기업 스스로 그를 통해 얻을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어떤 주장이나 의문 제기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 해 보시기 바랍니다. 깊이 들여다보면 그 속에 ‘일리(一理)’라는 것이 있습니다. 그 ‘일리(一理)’에 집중해 성실하게 합리적 의심을 해소시키는 노력을 하시기 바랍니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위기 시 꾸준하게 모든 합리적 의심을 해소 시키는 노력입니다.

돌아 앉거나, 귀를 막거나, 입을 닫거나, 대신 싸우고, 소송을 하는 것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라 보기 힘든 면이 있습니다. 적절하지도 바람직 하지도 않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합리적 의심을 두려워해야 만 제대로 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 집니다.

내부적으로도 위기관리팀 스스로 보유한 정보와 입장에 대해 합리적 의심을 투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일선에서 올라오는 상황 정보들 또한 합리적 의심의 대상입니다. 부서별로 보고 되는 전문적 의견들도 합리적 의심의 대상입니다. 내부적으로 ‘이것이 팩트며 정확함이다!’ 주장되더라도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한 실무자들은 그에 대해서도 부가적으로 합리적 의심을 투영할 필요가 있습니다.

위기 시 내부로 유통되는 모든 정보는 합리적 의심을 투영해 보아야 합니다. 이를 무사히 통과했을 때만 그 내용을 외부로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습니다. 내부적으로 아무런 합리적 의심이 존재하지 않아도, 외부로 전달되면 새로운 합리적 의심은 생겨날 수 있습니다. 이를 배타적으로 대응할 것이 아니라, 수용적으로 그 의심을 이해하고 해소 하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먼저 위기관리팀 스스로 합리적 사고를 해야 합니다. 그래야 합리적 의심을 사실관계에 투영할 수 있습니다. 그래야 떳떳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합니다. 새로운 합리적 의심을 수용하는 데에도 거리낌이 없어 집니다. 아주 일부 합리적 의심에서 많이 벗어나는 언론의 의심이라면 그것은 공중들이 먼저 압니다. 기업이 대응하지 않아도 그 의심은 해소된다는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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