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우 프로파일

10월 172017 Tagged with , , , , , , , , ,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115편] 다들 한마디씩 하니 참 힘든데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관련 이슈가 발생해 위기관리 컨설턴트들 자문을 받았고, 일단 잠시 로우 프로파일 하는 것이 회사를 위해 더 낫다는 결론을 얻었는데요. 온라인과 소셜미디어에 포스팅 되는 비판들이 너무 아픕니다. 다들 한마디씩 하며 회사를 욕하는데요. 계속 지켜봐야 하겠죠?”

 

[컨설턴트의 답변]

부정 이슈나 위기가 발생했을 때 많은 경영진들이 종종 착각하는 점이 있습니다. 논란이 발생 해 자신이나 자사에 쏟아지는 부정적인 의견들을 일견 당연하게 생각하기 보다는 그 자체를 못 견뎌 한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평시와 비교해 부정적인 여론의 수준을 가늠하기까지 합니다. 완전히 위기 상황에 대한 이해가 없는 것이죠.

많은 전문가들이 위기를 ‘깨진 유리창’에 비유하곤 합니다. 유리창은 외부로부터 추위, 바람, 눈, 비를 막아주는 역할을 하죠. 평시에는 바깥을 바라보는 멋진 통로이기도 합니다. 보기 좋고, 든든하게 제 역할을 잘 해주어 종종 닦아주기도 하고 관리를 하죠. 이는 평시의 기업 환경에 비유됩니다.

그 멋진 유리창이 어느 날 깨져 구멍이 생겨버린 상황을 상상해 보시죠. 그 아까운 유리창이 깨져 그 구멍으로 바람과 눈 비가 들이칩니다. 먼지도 들어오고 바깥을 바라보기도 힘들게 여러 곳 금이 가 버렸지요. 심란합니다. 이런 상황이 부정 이슈나 위기가 발생한 상황입니다.

그러면 이슈관리나 위기관리는 어떤 의미일까요? 그 깨져 구멍 나버린 유리창 상태가 더욱 악화되지 않게 신속히 만지고 관리하는 일을 의미합니다. 주먹만한 구멍이 나버렸지만 아직 창의 유리 전체가 내려 앉지는 않은 상황입니다. 더욱 더 센 비 바람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 깨진 유리창을 제대로 고쳐 유지하지 못하면 더욱 더 집안은 난장판이 될 것입니다.

일단 주먹만큼 나버린 유리창의 깨진 구멍을 판자나 다른 대용품으로 막아야겠습니다. 날이 밝고 날씨가 맑아지면 깨진 유리 전체를 새 유리로 갈아 끼워야 하겠지만, 일단 비바람이 몰아치는 오늘 밤은 그렇게라도 지내야 할 것입니다. 금이 간 부분도 튼튼한 테이프로 발라 흔들리지 않게 해야겠습니다. 바람이 더 세게 불어 깨진 유리창이 흔들흔들하더라도 아침이 밝아 올 때까지 와장창 무너져 내리지 않도록 버텨 주는 것이 최선입니다.

이상의 관리 활동들이 곧 위기관리입니다. 이 과정에서 깨진 유리창을 바라보고 금간 조각들을 테이프로 붙이고 있는 자신을 보면 물론 심란하고 스트레스가 많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때 최선의 생각은 “그래도 완전히 창문이 없어지지 않은 것이 어딘가? 유리창이 그나마 절반 이상 남아 있어 이 비바람을 견뎌낼 수 있다니 그 나마 다행이네” 하는 것입니다.

반대로 그 보기 싫은 유리창과 그 사이로 들이치는 빗물을 바라보면서 누군가 “정말 암담하군. 예전엔 이런 비바람에 끄떡하지 않았던 창문이었는데, 이렇게 흥건하게 빗물이 들어 치는군. 도저히 안되겠어.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까?”하는 생각을 한다고 해 보죠.

그에 더해 빗물과 바람을 탓하고, 밤이 왜 빨리 지나가지 않는가 한탄합니다. 그나마 남은 유리창을 보호하기 위해 테이프를 붙이는 사람들을 보면서 다 쓸데 없는 짓이라 합니다. 애초 이 창문을 깨뜨린 자를 찾아내 조치하자면서 유리창을 방치합니다. 그렇게 한다면 결국 상황은 어떻게 될까요?

부정이슈나 위기가 발생했다면 일단 어느 정도 비판과 비난은 증가하겠구나 미리 생각하셔야 합니다. 가끔은 도가 넘는 듯한 공격을 받게도 되고, 경영진이 온갖 수모에 고통 받을 수 있다 생각하셔야 합니다. 죽을 만큼 억울하지만 참아야 할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생각하십시오. 각종 부풀려진 오해나 루머 그리고 그에 기반한 합리적이지 않은 비판들에 상처받지 않아야겠다 각오를 다지셔야 합니다.

그보다 중요한 위기관리를 위해서입니다. 수없이 흔들리고 의미 없어 보이는 여론 속에서 자사를 위한 의사결정 기준을 만드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낙엽과 들풀이 날리고, 갈대밭이 쉼 없이 흔들리고, 전봇대의 전깃줄이 출렁거려도 그 속에서 그 흔들림을 꾸준히 바라보는 전략적인 마인드가 필요합니다. 이 바람이 언제쯤 잦아들지 미리 예측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나름대로의 기준을 가지고 스스로 흔들리지 않아야 합니다.

바람을 탓하기 보다 이 바람이 지나가게 하려면, 그리고 그 이후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인내심을 가지고 준비해야 합니다. 일희일비를 넘어 시시각각 바람에 휘둘리기만 하면 위기관리는 성공하기 힘들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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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302010 Tagged with , , , , , , , 1 Response

침묵과 로우 프로파일(Low Profile)은 무엇이 다를까?

로우 프로파일. 기업이나 조직들이 위기시 가장 선호하는 커뮤니케이션 전략이다. 영어로 low profile이라고 하는 것은 Behavior or activity carried out with deliberate restraint or modesty so as not to attract attention (TFD.com)

, 오디언스들의 관심을 끌지 않는 방식이다. 극히 신중하고 조심스러운 방식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한다는 전략이다. 강력한 퍼블리시티를 통해 오디언스들의 관심과 이목을 집중시키는 하이 프로파일(High Profile)전략이 그 반대다.

문제는 종종 위기시에 기업이나 조직들이 이 로우 프로파일 전략과 침묵을 서로 혼동하고 있다는 부분이다. 언론의 취재의뢰나 해명요청 그리고 소셜미디어상에서의 대화시도들에 대해 침묵하는 것을 로우 프로파일로 잘 못 알고 있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특정 이상 규모의 위기시침묵은 즉 하이 프로파일(High Profile)전략으로 해석된다는 사실이다. 깨끗하고 정확한 사실에 대한 최소한의 규명이 초기에 있었다면 로우 프로파일로 다른 오디언스들의 추가적 관심이나 이목을 끌지 않게 될 것을침묵해서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기 때문이다.

결국 상황적으로 평가를 해 보면 위기시침묵은 거의 모든 오디언스들의 이목과 관심 그리고 비판을 이끌어 내었던 실패한 하이 프로파일 전략으로 남게 되곤 한다. 항상 반복되는 안타까운 이야기다.

단순하게 노 코멘트를 해도 왜 지금 그 사안에 대해서 코멘트 할 수 없는지를 이야기 하는 것이 진정한 노코멘트다. 입을 막고 침묵하는 것이 전략적인 침묵은 결코 될 수 없다.

또한 제한되고 설명되지 않는 충분하지 않는 정보만을 제한적으로 제공하는 것 또한 절대 로우 프로파일 전략이 될 수 없다. 로우 프로파일 전략은 불필요하고, 장식적인 정보들을 추가해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로우 프로파일 전략에서는 가장 중요한 핵심 정보들이 충분하게 포함되어 있어야 한다. 단 한방으로 오디언스들의 의혹을 날릴 수 있는 핵심 정보가 딜리버리 되는 것이 바로 로우 프로파일이다.

만약 그렇게 한 방짜리 핵심 정보가 부족하다면아직 존재하지 않는다면반대로 하이 프로파일 전략을 취할 필요가 있다. 메시지로는 핵심적인 이슈가 언제쯤 취합될 것이며, 지금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으며, 어떻게 해나갈 것인지 그리고 우리는 누구와 함께 생각을 같이 하는지 등등을 오디언스들과 끊임 없이 대화해 나가는 방법밖에 없다.

침묵, 로우 프로파일, 하이 프로파일그리고 핵심정보의 보유 유무 그리고 수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그래서 항상 어렵다. 그래도침묵하지 말자는 원칙은 언제나 유효하다.

7월 132009 Tagged with , , , , , , , , , 2 Responses

홈페이지가 하이 프로파일일까?

최근 위기관리 사례들을 보면 대부분 온라인에서는 홈페이지를 위기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사용하고 있는 듯 하다. (아직 국내에서 기업 블로그를 통해 강렬한 위기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한 사례는 흔치 않다. 일부 다행이기도 하겠고…) 아마 이는 오프라인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자신감이나 통제 가능성에 회의가 있기 때문이거나, 광고집행의 예산적 부담때문에 선호되는 커뮤니케이션 아웃렛이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문제는 홈페이지 커뮤니케이션이 과연 하이 프로파일 활동인가 로우 프로파일 활동인가 하는 데 있다.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물론 위기의 유형에 따라 틀리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기업측에서는 해당 홈페이지 커뮤니케이션을 하이 프로파일이라 간주하고 진행을 하는 반면, 이해관계자들은 로우 프로파일로 받아들이곤 한다는 데 있다.

개인적으로 나는 컴팩 노트북을 사용한다. 로지텍 무선 마우스를 사용하고, 애니콜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Rhodia 수첩에다가 메모를 한다. 고려은단의 비타민C를 먹고있으며, 동원샘물을 마신다. 매일같이 이런 기업들의 제품과 함께 하지만 개인적인 궁금증으로 이들 홈페이지를 방문해 본 기억은 한번도 없다. (애니콜은 다운로드 때문에 아주 오래전 한두번 방문한 적이 있긴 하다)

다른 사람들도 자신이 오늘 저녁에 먹을 하이포크 홈페이지에 미리 들어가 본다거나, 담배 맛이 쓰게 느껴질 때 말로보 사이트에 들어가 정보를 구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기업블로그도 마찬가지다. 기업블로그를 통해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 자체는 하이 프로파일이 아니라 본다. 그 블로그 포스팅이 얼마나 확산되고 공유되느냐에 따라 하이 프로파일이다 아니다를 정의할 수 있겠다.

개인적으로도 내가 사용하거나 경험한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관련 블로그를 일부러 찾아 들어가 RSS를 끌어다 놓은적이 별로 없다 (벤치마킹이나 스터디를 위한 목적 외에는…)

트위터도 마찬가지다. 내가 스스로 트위터를 아주 전투적으로 사용하지 않아서 그러는지는 모르겠지만, 위기시에 해당 기업의 지저귐 자체를 하이 프로파일이라 평가할 수 있는 근거가 희박하다.

하이 프로파일과 로우 프로파일의 기준은 이해관계자의 인지 및 이해에 있다고 본다. 어느 매체를 사용하고, 어떤 경로를 통하는 가 하는 것 자체는 그 다음이다. 결론적으로 기업은 위기시에 모든 커뮤니케이션 POC를 활용 할 수 있어야 하고, 이를 통해 통합되고 일관된 메시지들을 반복적으로 전달해야 하이 프로파일 전략을 구사했다고 할 수 있다는 거다.

홈페이지 팝업창 하나, 기업 블로그 포스팅 하나, 트위터의 지저귐 한방이 하이 프로파일은 아니라는 말이다.

4월 172009 Tagged with , , , , , , , , , , , , , , , 0 Responses

약간 아쉬운 점이 있다면 -도미노 케이스

어느정도 도미노 효과(?)가 잦아들고 있으니 여기저기에서 이번 도미노 위기관리 방식에 대해서 평가들을 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흔하지 않은 소셜미디어상 위기발발이 여러사람들에게 쇼킹하게 받아들여지는 것 같다.

전문가들의 논란에서 크게 두가지 insight을 찾을 수 있다.

도미노의 커뮤니케이션 VP인 Tim McIntyre는 유투브에서 동영상이 화제가 된 직후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렇게 이야기 했다. “Doesn’t want to put the candle out with a fire hose” 또한 이렇게도 이야기했다. “We had to start communicating with people who had contacted us about this,” McIntyre says. “Right now, it’s on Web sites and blogs. It’s not ABC, CNN or USA Today.”

이런 최초 포지션에 대해서 전문가들은 둘로 갈린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도미노가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소셜미디어 대화에 관여 했었어야 했다”고 주장한다. 그 시기를 농치고 로우 프로파일/reactive 전략을 통해 대화 참여 시기를 장시간(그것도 몇시간이지만) 놓쳤다는 거다.

그러나 또 일각에서는 “조직적으로 풀 스케일의 즉각적인 소셜 미디어 관여가 더 위험했을 수도 있다”는 조직적인 시각을 주장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사실 양측이 다 이해가 된다. 핵심은 ‘전략은 선택의 문제’이고, 일단 선택을 했으면 그 ‘선택을 성공시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면에서 도미노는 초기 대응 포지션을 사태 추이를 보면서(모니터링) 점진적으로 대응을 변화시켰고, 일정 싯점이 되었을 때 적극적으로 관여했다. (트워터 대화창을 열었고, CEO의 사과 동영상을 만들어 올렸다. 늦었지만 홈페이지에도 사과 동영상 코너를 만들었고, 수백 수천통의 이메일에 핵심 메시지를 가지고 일관되게 응대했다.)

다만, 문제가 있다면 위의 Tim 부사장의 메시지속에 도미노의 핵심 메시지와 약간 동떨어진 사족이 다분 함유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나 소셜 미디어에 대한 자신의 시각을 메시지에 반영하는 애드립을 가미했다. (Right now, it’s on Web sites and blogs. It’s not ABC, CNN or USA Today- 분명히 이는 소셜 미디어에 대한 자신의 폄하된 시각일 뿐이었다) 

두번째 전문가들의 지적 또한 Tim 부사장이 인터뷰한 메시지에 대한 부분이다. 아주 마이너할 찌도 모르는 표현상의 문제이지만, Tim 부사장은 모 소비자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전달했다.

“Our chief of security has spoken to the franchise
owner this morning, who was dumbfounded, to say the least. He has told
us that he will be terminating their employment today.
The “challenge”
that comes with the freedom of the internet is that any idiot with a
camera and an internet link can do stuff like this – and ruin the
reputation of a brand that’s nearly 50 years old, and the reputations
of 125,000 hard-working men and women across the nation and in 60
countries around the world.”

사실상 앞의 파란 부분은 질문자의 질문 내용에 대한 답변(처리 상황 설명)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맨 말미에 Tim은 자사의 핵심 메시지(녹색)를 언급했다. 문제는 그 사이에 끼어 들어간 애드립인데…여기서 Tim은 해당 직원들을 idiot이라고 지칭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매우 사려깊지 못한 표현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위기시 공식적인 기업 메시지에서 idiot이라는 표현은 특정인을 지칭하는 데 있어서 적절한 것이 아니라는 반응들이다.

내가 보기에는 유투브와 같은 동영상 공유와 이에 대한 열람과 관련한 소셜 미디어적 특성을 Tim이 상당히 깔보는 것 같이 느껴진다. 전반적으로 문제 대부분은 이 Tim 부사장의 비전문적 매체관에서 기인하고, 부적절하고 사려깊지 못한 표현 방식에 있는 듯 하다.

물론 공식 사과 문건과 동영상에서 표현된 메시지들에서는 이상을 찾을 수 없다. 하지만, Tim의 구두 메시지에서는 분명 함정들이 조금 있다. 이 부분에 대해 전문가들은 약간 아쉬운거다. VP임에도 불구하고 미디어 트레이닝이 좀더 필요하다는 사실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