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42025 0 Responses

오보인데 어떻게 하죠?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389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모 경제지에 저희 회사와 관련 해 오보가 났습니다. 대표 이하 모든 임원분들이 다 패닉에 빠지셨습니다. 홍보실에서 그 기사를 쓴 기자와 데스크를 만나 설명도 해보고 했는데, 기사 수정도 불가능합니다. 이걸 어떻게 해야 할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질문에서 해당 기사를 ‘오보’라고 지칭하셨는데, 그 기사를 오보라고 정의하신 기준이 무엇인지가 먼저 궁금합니다. 일반적으로 기업이 특정 기사에 대해 오보라 정의하기 위해서는 해당 기사에서 다룬 내용이 실제 팩트와 전혀 다르거나 틀린 정보를 기반으로 작성되었거나, 전혀 근거가 없거나 심지어 허위인 내용을 담고 있어야 합니다.

그런 경우 기업에서는 홍보실을 통해 기자에게 실제 정확한 팩트와 공식 정보를 제시하거나, 기업측에서 보유한 실제 근거나 기사의 허위를 증명할 정보를 공유해 해명하곤 합니다. 그 정당한 해명을 접한 기자는 자신의 기사를 수정합니다. 누가 보아도 오보인 경우 그 기사를 그대로 싣고 있으면 이는 언론사에게도 부담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상당수 기업이 오보라 정의할 때에 주관적 관점이 그 기준이 되니 문제입니다. 우리가 볼 때에 ‘그 기사가 정확하지 않다’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로 팩트, 정보, 근거가 기준이 아니라, 기업측 의견, 관점, 표현의 뉘앙스 등을 기준으로 해 기자의 기사를 주관적으로 판단하는 것이지요.

그 경우 홍보실이 아무리 해명해도 기자는 그것을 주관적 주장으로만 해석합니다. 일부 기자는 홍보실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정확하지 않은 지 또는 틀린 것인지 규정해 보라 요청하기도 합니다. 그에 대한 실제 팩트나 정보, 근거를 제시해 달라고 합니다. 기자 요청에 기업 홍보실이 응할 수 있는 재료가 궁한 경우 더 이상의 대응은 불가능 해 집니다.

기업측에서는 기사 내용에 대해 기자가 편향적이다. 쟁점에 대한 이해를 잘 못했다. 내용을 정확하게 모르고 썼다. 의도적으로 정보를 취사선택했다. 악의를 가지고 썼다. 완전히 틀린 기사라서 소설이라고 반박합니다.

그러나, 그런 반박에 정확한 근거가 없으면 그 반박은 기자가 편향적으로 ‘보인다’. 쟁점에 대한 이해를 잘못한 것 ‘같다’. 내용을 정확하게 모르고 쓴 것 ‘같다’. 의도적으로 정보를 취사 선택한 것 ‘같다’. 악의를 가지고 쓴 것 ‘같다’. 완전히 틀린 기사라 소설 같아 ‘보인다’는 느낌만을 기반으로 한 단순 주장으로 밖에 해석되지 않습니다.

이후 해명이 받아들여 지지 않는다고 해서 언론중재위나 소송까지 가더라도 해석, 관점의 차이 또는 느낌에 기반한 주장으로는 상대 기자를 이길 수 없습니다. 대부분 기업 관련 부정 기사들이 그러한 회색지대에 있기 때문에, 해명이 받아들여지지 않고 수정 조차 어렵습니다.

오보 대응에 있어 가장 첫 단계는 자사가 정확하게 해당 기사를 반박할 수 있는 재료를 가지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혹시 단순 해석이나 관점의 차이는 아닌지 까지도 살펴보아야 합니다. 해당 기사를 오보라 정의하려면 그것이 오보일 수밖에 없는 근거를 제시해야 합니다. 만약 그런 전제와 살핌이 없다면 해당 기사를 오보라 부르는 것은 전략적이지 않습니다. 언제나 정치적 해결을 위한 여지는 남겨 놓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정치적 해결을 위해서는 상호간 감정관리가 중요하다는 것을 기억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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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42025 0 Responses

위기가 없는데 위기관리팀이 필요한가요?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388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 매뉴얼에는 위기관리팀이 정해져 있습니다. 홍보실과 법무팀, 기획실 등 여러 부서팀장 이상이 소속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3년 넘게 별 위기가 없었습니다. 위에서는 그 팀이 무슨 소용이냐 하시네요? 이미 유명무실 해 졌는데, 계속 운영을 해야 할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기업 경영이나 전략은 공히 선택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귀사에서 고민해 선택하셔야 할 문제라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일정 기간 위기가 발생하지 않았다 해서 위기관리 매뉴얼에 적시되어 있는 위기관리팀을 해체한다는 것은 조금 극단적 조치 아닌가 합니다. 이미 그 팀 자체가 유명무실 해 졌다고 하셨는데, 그렇다면 최근 수년간 최소한 적절한 팀 대상 교육이나 훈련도 부재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위기관리팀이 평시 센서링과 모니터링을 잘 해 잠재적 부정 이슈나 위기 요소들을 찾아 냈고, 그 각각에 완화, 소멸, 방지, 대비 조치를 꾸준히 취하고 있었다면 그 팀에 대한 윗분들의 평가는 달랐을 것입니다. 그간 위기관리팀은 제대로 해야 할 일을 적시에 하지 않았다고 보는 편이 더 정확하겠습니다.

따라서 지난 수년간 별 위기가 없었다는 것은 단순히 운이 좋았다고 밖에 볼 수 없습니다. 위기관리팀이 정해진 자신의 역할을 해 왔기 때문에 별 위기가 발생되지 않았다면, 해당 위기관리팀은 상을 받아야 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그 위기의 부재는 그냥 우연이었던 것이지요.

운이나 우연은 오랫동안 일관성을 지니지 않는 것이 특징입니다. 지금까지는 운이 좋아 회사에 별 위기가 없었다고, 앞으로도 큰 위기가 발생되지 않을 것이라 믿을 수는 없습니다. 그간 아무런 위기관리 역할을 하지 않았던 위기관리팀이 앞으로 위기관리를 위해 제대로 된 역할을 할 것이라 기대하지 못하는 것과 같아 보입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린 바와 같이 유명무실해진 위기관리팀을 없애는 것은 선택의 문제입니다. 하지만, 이전에 해당 팀이 제대로 된 역할을 수행하지 못했던 이유를 먼저 정확하게 분석하셔야 할 것입니다. 팀에게 적절한 교육과 훈련이 제공되었는지, 평시 환경 센서링과 모니터링 등 위기 및 이슈 트레킹 미팅이 열려 왔는지, 그 구성원들에게 적절한 이슈 및 위기 대응 전문성이 있는지를 살펴보아야 합니다.

그런 분석에 기반하여 해당 팀을 해체한다는 결론을 선택하시더라도, 가능한 재구성 및 활용강화 쪽으로 선택 하시는 것이 향후 위기관리를 위해서는 유효한 선택이라고 보여 집니다.

실제로 언론관련 위기가 잦지 않다고 일정 기간 후 홍보실을 축소하거나 해체하는 기업도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하지만, 그런 기업 대부분은 이후 수년내에 다시 홍보실 강화라는 선택을 합니다. 예기치 못한 언론관련 트러블을 심하게 겪고 난 뒤에 부랴부랴 다시 홍보실 역할을 기억하는 것이지요.

여름에 화로가 필요 없고, 겨울에 부채가 필요 없다는 그런 개념과 위기관리는 전혀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셔야 합니다. 옛말에 군사는 천일을 훈련해 일각에 사용한다는 말도 있습니다. 이는 위기관리 관점에서 의미 있는 개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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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42025 0 Responses

어떻게 해야 신속 대응할 수 있나요?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387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항상 위기관리 전문가들이 신속한 대응을 강조하는데요. 저희 매뉴얼에도 신속하게 대응하라는 원칙적 내용이 적혀 있습니다. 그런데 고민은 어떻게 해야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고요. 또한 얼마나 빠르게 대응해야 신속한 것인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먼저 간략하게 몇 가지 원칙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모든 상황에 신속하게 대처하는 것은 원칙이 아닙니다. 신속하게 대응해야 할 것에 대해서는 신속하게 대응하자가 더 옳은 원칙입니다. 거기에 더해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것은 신속하게 대응하자는 원칙도 현실적인 원칙입니다.

위기관리 원칙에서 ‘무조건’이라는 원칙은 있을 수 없습니다. 상황에 따라 타겟에 따라 맥락에 따라 그 외 수많은 변수에 따라 대응 방식과 시점은 결정되어야 합니다. 대응에 대한 개념도 조금 정확하게 재구성해야 하는데요. 대응을 흔히 생각할 때 무언가 움직여서 활동하는 것을 상상합니다. 따라서 위기가 발생하면 ‘무엇이든 해보자’는 행동 중심의 주문이 떨어지게 되는 것이지요.

그러나, 이슈관리나 위기관리 현장에서는 때때로 대응이 무대응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이 의미는 대응이라는 것이 행동적 의미도 있으며 동시에 행동하지 않는다는 의미도 포함한다는 것입니다. 상황을 숨죽이며 지켜보는 것도 대응이 될 수 있습니다. 일정기간 침묵하거나, 커뮤니케이션 창구를 통제하는 것도 대응이 됩니다. 무조건 움직여 커뮤니케이션하고, 사람을 만나고, 뛰어다니고 하는 것만 대응은 아닌 것이지요.

신속하다 신속하지 않다는 평가는 예전에도 자주 설명 드렸지만, 이해관계자들의 평가가 기준이 됩니다. 상황이 발생되면 이해관계자들의 중심 여론을 잘 읽고 분석해야 한다는 이유가 그 때문이지요. 그들의 여론을 읽으면 어느 시점이 신속한 대응 시점인지 가늠이 됩니다. 최소한 이 정도 시점에서는 대응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다는 것입니다.

내부적으로 신속한 대응을 하기 위해서는 두가지 전제가 있습니다. 첫째 전제는 해당 상황에 대한 최초 인지와 입체적 분석이 빨라야 합니다. 그래야 그에 의거한 의사결정 및 준비과정을 거쳐 신속함이라는 대응의 데드라인을 충족시킬 수 있습니다. 간단히 말해 미리 알고 있어야 빠르다는 것이죠.

둘째 전제는 대응 주체가 상당한 훈련을 통해 의사결정과 대응 준비시간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언제든 어떤 상황이 발생해도 재빨리 움직일 수 있는 조직적 민첩성을 기르는 것이지요. 일부 상황 인지 시점이 늦더라도 대응까지 걸리는 시간은 짧게 가져가는 조직이 그런 조직입니다. 진격 명령을 기다리는 군대 개념과 같습니다.

이상의 모든 핵심은 평시 자사가 어떤 관심을 가지고 무엇을 준비하는 가에 달려 있습니다. 준비해야 빨라집니다. 훈련해야 빨라집니다. 평시 준비와 훈련을 통해 달리기 출발 벨이 울리기 전에 운동화 끈을 단단히 메고 기다려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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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42025 0 Responses

브랜드팀들이 각자 기자 응대를?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386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에는 십여 개 이상의 브랜드팀이 있는데요. 기자가 브랜드에 대한 취재를 할 때 각 브랜드팀에 연락을 하곤 합니다. 브랜드팀에서 그때 그때 기자 문의에 응대하다 보니 각종 문제가 생겨 골치가 아픕니다. 회사 홍보실이 계속 뒤처리를 해야 하는데 어떤 개선 방법이 있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브랜드팀을 여럿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 종종 고민하는 언론 대응 체계에 대한 질문입니다. 기업마다 자사 커뮤니케이션 체계와 구조를 기반으로 브랜드팀과 기업 홍보실간 업무 분장을 결정합니다. 가장 흔한 구조는 기업 홍보실이 언론 창구 역할을 하면서 브랜드팀과 ‘함께’ 기자 문의에 응대하는 체계입니다. 브랜드팀이 기자의 최초 문의에 바로 응대하는 것이 아니라, 홍보실을 거쳐서 문의에 응대하게 되는 구조이지요.

이런 구조는 일상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실행 과정에서 상당한 불편함과 비효율성을 만들어 냅니다. 신속하게 브랜드 메시지를 언론에 전달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것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여러 기업은 브랜드별로 언론 창구를 만들어 운용하는 브랜드팀 중심의 다창구 체계를 실행하기도 합니다. 언론의 브랜드 관련 문의에 그때 그때 효율적인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게 하자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체계에도 문제는 있습니다. 특정 브랜드나 기업 차원의 이슈 또는 위기가 발생했을 때에는 브랜드팀 자체에서 언론 대응을 하는데 한계를 보이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이런 경우 기업 홍보실의 지원을 받게 되는데, 평소 브랜드팀과 기업 홍보팀간에 사일로가 있었다면 상호 지원이나 협조가 제대로 된 힘을 발휘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더욱 좋지 않은 체계는 브랜드팀이 평시 언론 응대를 하면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는데, 브랜드팀 창구 인력이 언론 커뮤니케이션 원칙이나 경험에 있어서 부족함이 있는 경우입니다. 거래처나 관계자를 상담하듯 기자와 브랜드에 대해 커뮤니케이션 하다 보니 각종 문제를 만들어 내게 되는 것이지요. 질문하신 것처럼 문제가 발생되면 어쩔 수 없이 기업 홍보실이 사후 관여를 해야 하는데, 이 모든 과정에 무리가 따르는 것은 당연하지요.

브랜드팀이 언론 응대를 하는 것이 나은가, 기업 홍보실이 언론 응대를 하는 것이 나은가 하는 것은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주제가 아닙니다. 흔히 생각하듯 브랜드 관련 내용은 브랜드팀에서 핸들링하고, 기업 관련 내용은 기업 홍보실에서 핸들링하자 해도, 일선에서는 그렇게 무 자르듯 확실하게 주제가 나뉘지 않습니다. 특히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은 브랜드에서 창구를 하다가, 브랜드 관련 이슈나 위기가 발생하면 기업 홍보실이 창구 역할을 한다는 체계도 현실적이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이런 체계적 고민을 최소화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브랜드팀이건 기업 홍보실이건 창구 역할을 하는 담당자들을 지속 훈련하는 것뿐입니다. 미디어 트레이닝을 넘어 대변인 트레이닝 수준의 훈련과 경험을 꾸준히 제공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그와 함께 민감 주제에 대해서는 일사불란한 창구일원화를 실행할 수 있는 팀워크를 만들어야 합니다. 물론 평시와 비상시 변치 않는 상호협조 및 지원 체계는 기본 중 기본입니다. 훈련받지 않은 자는 언론과 커뮤니케이션 하면 안 된다. 이게 원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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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42025 0 Responses

책임이 무서운 거 아닙니까?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385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위기가 발생되면 그로 인해 피해를 입거나 부정적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항상 회사측에 책임을 지라는 주장을 하는데요. 책임이라는 것이 말한마디로 되는 것이 아니라, 진짜 부담스러운 책임까지 져야 하는 경우가 많아서 ‘책임 지겠다’는 메시지는 좀 위험한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시는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사실 위기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책임’이라는 고개를 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현장에서는 말 한마디로 책임이라는 고개를 일단 넘어보자 하는 경우가 있는데, 권장되지 않는 위기관리 방식입니다. 그것은 제대로 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기업들이 위기 시 위기관리를 위해 책임이라는 표현을 언급하면서도 마음속으로는 ‘가능한 적은 책임 또는 책임을 지지 않고 지나가기’를 바라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런 결과를 위기관리의 성공이라고 내부적으로 정의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특정 위기가 발생되었을 때 위기관리를 마치고 나서 ‘그나마 그 정도로 끝나서 다행’이라는 평을 하는 것에 그러한 인식 기반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책임을 인정하는 것을 어려워하고, 책임을 지기 부담스러워하고, 책임을 가능한 적게 진다면 좋겠다 생각하는 기업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책임 지겠다’는 메시지를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은 진정성 없는 커뮤니케이션입니다. 그런 커뮤니케이션 이후 실제 제대로 된 책임을 지지 않고 시간을 끌며 넘어가려 한다면 더욱 더 그러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공허한 것입니다. 당연히 진짜 위기는 관리하지 못한 것이지요.

책임짐이 중요한 것은 그로 인해 그 위기에 대해 기업이 가진 생각을 공중이나 이해관계자들이 이해할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는 메시지는 위기의 발생에 대하여 위기관리 주체의 실수나 원인 제공이 있었다는 것을 인정한다는 의미가 됩니다. 이는 단순하게 미안하다는 의미를 넘어 앞으로 그와 관련하여 발생될 수 있는 모든 관련 문제들에 대해 적극적인 책임을 지겠다는 약속의 의미와도 연결이 됩니다. 더 나아가 그러한 책임을 전력을 다해 지고 나서, 그 이후 다시는 이렇게 책임질 일을 만들지 않겠다는 기업의 각오와도 연결되는 것입니다.

공중과 이해관계자들은 기업의 책임지겠다는 메시지와 행동을 보며 해당 위기에 대한 비판이나 공격을 이내 자제하게 됩니다. 문제 원인을 기업이 정확히 인정하고, 그로 인해 파생되는 이후 문제들을 책임지고 해결하며, 더 이상 유사한 문제가 발생되지 않게 하겠다는 결심과 각오를 피력하는 기업에게 과도한 압력은 유효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기업이 그러한 결심과 각오를 기술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만으로 위기를 넘기려 하니 문제입니다. 공중과 이해관계자들은 그렇게 단순 무식한 대상들이 아닙니다. 제대로 책임 질 자신이 없다면 책임 지겠다는 커뮤니케이션은 하지 않는 것이 더 나을 수 있습니다. 위기관리에 큰 어려움이 있겠지만, 함부로 책임 지겠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은 더 큰 위기를 가져올 수 있으니 자제하라는 의미입니다. 책임을 회피하며 위기관리에 실패해 얻는 피해와 온전히 책임을 질 때 얻는 부담을 상호 비교 해 이로운 방향으로 결정하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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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42025 0 Responses

실무자에게 가장 큰 위기는?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384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여기 있는 저희가 회사의 위기관리팀입니다. 매뉴얼상으로 각자 정해져 있는 역할과 책임이 있습니다. 저희 회사에게 발생 가능한 다양한 위기들이 있는데요. 전문가께서 보실 때 저희 회사와 관련해 가장 큰 위기라면 어떤 유형일 것으로 보시는지요? 그에 더해 실무그룹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컨설턴트의 답변]

회사 관련한 위기는 이미 매뉴얼에 유형분류가 되어 있고, 우선순위까지 주어져 있어서 그 외에 다른 이견이란 있을 수 없겠습니다. 그 보다 제가 드리고 싶은 질문이 하나 있는데요. 위기관리 실무자들이시니까 묻겠습니다. 회사를 대표해 위기를 관리하는 위기관리팀 실무그룹에게 가장 큰 위기란 무엇일까요?

실무그룹이 관리하기 어려운 수준의 대형 위기가 발생되는 것일까요? 실무그룹이 예상하지 못했던 위기와 맞닥뜨리는 경우일까요? 그런 위기를 맞아 실무그룹이 적절한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일까요? 사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거나, 위기관리 역량을 훨씬 넘어선 대형 위기가 발생했을 때 최선을 다한 위기관리팀을 비난하거나 문제라고 여기는 경우는 일반적이지 않습니다.

누가 봐도 불가항력이었던 위기는 많이 존재합니다. 물론 정치적으로 사후 평가를 해서 상호간 핑거포인팅하며 책임을 전가하는 상황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대형 위기 시 실무그룹 전반의 무능함을 문제 삼는 경우는 흔하지 않습니다. 사내 모두가 공감대를 형성하게 되기 때문이지요.

그렇다면 실무그룹에게 진짜 가장 큰 위기란 어떤 것일까요? 바로 실무그룹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적시에 하지 못해내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여기에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이란 회사 경영진이 평시에 실무그룹에게 기대하고 있는 아주 기본적 대응 업무에 대한 것입니다. 대형 위기나 관리하기 복잡한 위기에 대한 희망적인 시각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경영진은 회사의 위기관리 실무팀에게 안정적인 환경 및 상황 모니터링을 기대합니다. 감지된 문제에 대해 빠르고 정확한 보고 체계를 기대하기도 합니다. 매뉴얼에 정해진대로 분석과 보고, 협의 프로세스가 착착 돌아가기를 바랍니다. 경영진 자신들이 최대한 올바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일선 실무진이 효율적 지원을 해 주기를 바라지요.

대응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부서별로 각자 대응 역할과 책임을 부여했기 때문에, 경영진은 그와 관련 해 실무그룹이 담당 분야와 대상에 대해 전문성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 생각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위기 시 언론대응을 담당한 홍보팀은 언론사 기자들에 대한 폭넓은 네트워크와 정보력을 당연히 가지고 있을 것이라 간주합니다. 위기 시 온라인 대응을 담당하는 홍보팀은 평시 광범위한 온라인 모니터링과 인게이지먼트 역량을 구축해 놓았을 것으로 볼 것입니다.

이런 현실을 감안한다면 실무그룹에게 가장 큰 위기는 자사 경영진이 자신에게 기대하는 ‘마땅히 해야 할 일’에 대한 전문성을 가지지 못하는 경우 발생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해내지 못한다면 대응의 ‘적시성’이란 요원한 것이지요. 한마디로 가장 기본적인 것에서부터 위기관리가 꼬여 대응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실무그룹에게는 가장 큰 위기입니다. 새해에는 그 가장 기본인 ‘마땅히 해야 할 일’에 보다 집중해 보는 위기관리 실무그룹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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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42025 0 Responses

매뉴얼과 훈련 뭐가 더 중요한가요?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383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가 내년도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플랜을 짜고 있습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 예산이 넉넉하지 않아 한 번에 다 끝낼 수는 없어 순서대로 하려고 합니다. 크게 시스템 구축 영역을 보니 위기관리 매뉴얼 부분과 위기대응 훈련 부분이 있더군요. 그 둘 중 어떤게 더 중요할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문의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질문입니다.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에 있어 가장 근간이 되는 것은 물론 위기관리 매뉴얼이 되겠습니다. 위기관리 매뉴얼 개발 작업은 해당 기업에게 발생될 수 있는 위기 유형을 정리해 보고, 그 각각을 깊이 있게 공부해 보는 아주 좋은 기회가 됩니다.

위기를 관리함에 있어서 갖추어야 할 인적 구성이나 역할 책임 그리고 프로세스에 대한 고민도 여럿이 같이 하게 됩니다. 그에 더해 어떻게 각 위기를 미연에 완화 또는 방지할 수 있을 것인지도 고민하게 됩니다. 실제 위기가 발생되었을 때 필요할 수 있는 대응 자산에 대한 준비도 시작하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위기관리 매뉴얼 개발 작업에는 상당히 많은 자산 투입이 필요합니다. 일단 매뉴얼 개발을 위해 다양한 서베이와 워크샵이 진행되게 됩니다. 개발작업에 투입되는 담당인력도 상당수 필요합니다. 기간에 있어서도 수개월이상 소요되고, 그 기간 동안 전담인력들이 상시 운영되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외부 대행사와 함께 협업하더라도 그러한 자산 투입은 크게 달라지지 않습니다.

위기관리 훈련은 일반적으로 위기관리 매뉴얼이 구축된 후 진행된다는 특성이 있습니다. 위기관리 매뉴얼이 지정한 인력들이 대상이 되고, 매뉴얼에 적시된 프로세스를 그들이 실제 경험하고 점검해 숙지한다는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매뉴얼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는 상태에서 또는 매뉴얼과 무관하게 위기관리 훈련을 진행할 수도 있겠지만, 매뉴얼이 전제되는 훈련이 훨씬 효과는 좋습니다.

위기관리 훈련은 앞에서 설명 드린 위기관리 매뉴얼과는 다르게 그 과정에 투여되는 자산 투입이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외부 대행사와 협업한다고 하면 추가적인 인력 투입이 없이도 훈련 진행이 가능은 합니다. 훈련 기간이나 예산에 있어서도 매뉴얼 작업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위기관리 매뉴얼은 비유하자면 여행을 떠날 때 지도를 만드는 것과 같습니다. 지도를 만들었다면 그 지도를 숙지하고 나아갈 방향과 길을 반복 예상해 보아야 더욱 편안한 여정이 가능해집니다. 하지만 여행자가 지도를 만들었다는 것은 지도 자체를 공부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실제 미리 길을 가보고 주변상황을 살피고, 걷는 운동을 하며 반복적으로 길을 떠나 보는 연습을 해야 지도도 그 진짜 존재 목적이 생겨나게 됩니다. 만약 지도 없이 길을 가는 연습만 한다면 그것도 완전한 여행을 보장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목적지와 목표가 없이 길만 걷는 것을 상상해 보십시오.

그럼에도 위기관리 매뉴얼과 위기관리 훈련 중 하나만 해야 한다면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하는지를 질문하신다면, 저는 위기관리 훈련을 진행하시라는 조언을 드립니다. 투입되는 자산 규모가 적고 기간도 짧게 걸릴 뿐더러, 훈련 받는 임직원들이 보다 실질적인 경험과 프로세스를 숙지하게 되어 좀더 쉽게 사내에 위기관리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습니다. 다양한 훈련을 먼저 실행하고, 때를 정해 위기관리 매뉴얼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것도 현실적 조언일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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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42025 0 Responses

미리 준비를 하면 좋은 점?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382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실무그룹에서는 이번 이슈가 수면위로 떠오를 때를 대비해 미리 준비하자는 의견이 많습니다. 그러나, 윗선에서는 예산까지 들여 미리 준비해 우리가 실제로 얻을 수 있는 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 있는지를 물으시네요. 준비해 대응하면 어떤 이익이 있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이슈관리나 위기관리에 있어서 ‘미리 준비해 대응하면 좋다’는 말은 누구나 하고 모두가 공감합니다. 그러나 한발 더 들어가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무엇이 좋은가라는 기본적 질문에는 답변이 빨리 나오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일단 준비해서 대응하면 무엇이 좋은가? 이런 질문 이전에 ‘준비해서 대응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반대로 준비하지 않고 대응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은 것이고, 많은 경우 실패로 연결된다는 것이 상식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준비해 대응하는 것이 당연한 이유는 첫째, 준비하지 않은 대응은 대응의 시점이 늦습니다. 문제가 불거진 직후 대응해야 하는 상황에서 회사는 대응을 위한 준비를 그 때부터 시작하게 되기 때문이지요. 100미터 달리기 경기를 하는 상황에서 출발 신호가 울렸는데, 선수가 그 때부터 신발끈을 메기 시작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시면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준비해서 대응해야 하는 것이 당연한 둘째 이유는 준비하지 않은 대응은 전략적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대응 전반에 전략성이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사전에 대응을 준비하게 되면 관련 실무자들과 의사결정자들은 좀더 다양한 상황 시나리오를 머리에 그리게 됩니다. 각종 변수나 반응도 더 많이 고민해 볼 수 있습니다. 그에 따라 실제 대응에서는 전략성이 상승됩니다. 준비하지 않고 대응하다 보면 자꾸 이것 저것을 현장에서 시도해 보게 됩니다. 이슈나 위기가 발생한 현장이 실험실이 되 버리는 것이지요. 당연히 공중이나 이해관계자들은 회사가 오락가락 하는 것으로 인식하게 됩니다.

준비가 당연한 세번째 이유는 준비한 위기관리 주체는 대응에 있어서 유연하게 됩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린 바와 같이 좋은 전략을 고민해 본 회사는 이슈나 위기 상황이 급격하게 변화하며 불거지는 각종 변수에 대한 대응이 훨씬 유연합니다. 사전에 각종 변수들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지요. 공중이나 이해관계자들이 볼 때 회사가 상당히 침착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네번째 준비가 당연한 이유는 이슈나 위기관리 실행에 있어 대응부서와 담당자간에 역할과 책임이 뚜렷하게 지켜진다는 것입니다. 미리 축구 대회를 준비한 대표팀이 실제 경기에서 일사불란하게 각자 포지션에 주어진 역할을 다하는 것을 상상하시면 됩니다. 준비하지 않고 대응에 나선 회사는 낯선 사람들끼리 모인 동네 축구처럼 경기 시 공을 따라 여러 명이 우르르 몰려 다니기만 합니다. 각 부서에게 어떤 역할과 책임이 맡겨져 있는지, 대변인은 어떤 부서의 누가 되어야 하는 지와 같은 것은 사전에 준비하는 것이 당연한 것입니다.

이 외에도 사전에 준비해 대응하는 것이 당연한 이유는 차고 넘칩니다. 위분들이 구체적으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물으신 이유는 아마 실무그룹이 사전에 어떤 준비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을 물으신 것이라고 봅니다. 좀더 철저하게 준비해 상황이 발생되면 더욱 잘 대응하라는 요청이기도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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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42025 0 Responses

알바생들이 문제를 일으키는데?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381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나 경쟁사들 공히 매장에서 고객과 트러블을 일으키거나 소셜미디어에 이상한 내용을 올려 논란을 만드는 사람은 대부분 정직원이 아닙니다. 알바생이나 일한 지 얼마 안 되는 주니어들이 논란을 발생시키죠. 이런 불상사들은 어떻게 관리하고 어떻게 커뮤니케이션 해야 할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우선 모든 직원은 논란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전제로 위기대응 체계를 구축하셔야 하겠습니다. 어떠한 논란을 발생시킬 것이냐 하는 것은 이미 많은 전례를 정리해 놓아 파악하고 계실 것입니다. 유형별로 잘 분류해 들여다보면 됩니다. 하늘 아래 새로운 위기란 없습니다. 대부분 위기의 타입은 거기에서 거기입니다.

그 다음단계는 각 위기 유형별로 원인을 찾아 분석해 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평시 교육과 훈련 그리고 일선에서의 반복적 가이드라인입니다. 이는 알바생이나 주니어 직원들을 강압적으로 훈련하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회사가 가지고 있는 브랜드 철학, 서비스 원칙을 지속 강조하고 반복 커뮤니케이션 하는 일선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물론 매장 매니저들을 비롯한 모든 리더가 그러한 철학과 원칙을 몸소 실행해 본보기를 보여줄 필요도 있겠지요. 서비스 회사에서 이는 기본적인 체계입니다.

알바생이나 주니어 직원이 왜 이상한 논란을 만드는가에 대한 개인적 원인 분석도 진행할 필요가 있습니다. 단순 교육과 훈련 부족으로 인한 문제인지, 개인적 원인에 따른 것인지, 또는 관계적 부분에 원인이 있는지, 어떤 생각으로 문제를 만드는지에 대해 입체적 분석이 필요합니다. 이후 이를 자산화해서 교육 훈련과 연결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직원은 문제를 발생시킬 것입니다. 그런 위기가 발생되면 회사는 우선 어떤 대응을 해야 할까요? 앞의 말씀 같이 모든 직원들은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는 전제하에서 그런 문제가 발생되면 해당 직원에 대한 조치는 어떠해야 하는지를 평소 정리해 놓을 필요가 있습니다. 문제 유형과 원인에 따라 조치가 즉각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커뮤니케이션 차원에서는 그런 모종의 논란이나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해당 문제 직원의 행동이 자사 브랜드 철학과 서비스 원칙과 어떻게 어긋나 있는 것인지를 정확하게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지속 교육 훈련하고 가이드라인 주었던 실제 내용을 기준으로 해당 문제 직원의 행동을 정의하고 그에 의한 즉각적 조치 내용을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은 회사 스스로 정확하고 확실하게 공유된 브랜드 철학과 서비스 원칙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에 대해 교육 훈련과 일선 가이드라인이 반복되어 있어야 하는 것이고요. 만약 그러한 철학이나 원칙 그리고 교육 훈련 가이드라인이 부족했다면 위기 시 회사도 문제 직원과 같은 취급을 받게 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회사도 해당 직원도 함께 어려움을 겪게 되겠지요. 철학과 원칙이 평소 필요한 이유가 그 때문입니다. 철학과 원칙이 위기를 관리한다는 의미도 거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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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42025 0 Responses

잘 안될 것이라는 것을 전제로?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380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는 아주 훌륭한 기업 철학을 가지고 있고, 각종 원칙과 컴플라이언스 등이 강력해 위기발생 가능성이 타기업에 비해 낮다고 보고 있습니다. 위기관리팀도 매뉴얼 기반으로 잘 훈련되어 있고요.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발전적 비관주의를 견지하라는 조언을 하더군요. 그 이유는 무엇인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사실 위기관리는 ‘잘 되어 있다, 다 갖추어져 있다, 잘될 것이다’는 낙관주의에 기반해 있으면 위기 시 현실적 한계와 변수로 더욱 더 어려워질 수 있는 분야입니다. 그 이유는 위기의 특성에 기인하는데요. 위기라는 것은 아무 문제나 이상이 없는 데에서 발생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일단 위기가 발생되었다면 그 원인은 무엇인가 잘 되어 있지 않았거나,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았던 부분이 있었거나, 잘 되지 않았다는 의미일 수밖에 없습니다. 평소 낙관주의를 가지고 있다가 갑작스럽게 위기를 맞게 되는 기업은, 회사와 관련된 비관적 발견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는 상황이 되면 이내 발전적이지 못한 비관주의로 빠지거나, 무시, 외면이나 침묵을 선택하게 됩니다.

물론 ‘우리는 위기를 관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런 자신감도 실질적 평시 위기관리 노력과 투자 위에 성립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우선 어떤 문제라도 언젠가는 발생될 수 있다는 전제가 필요합니다. 경쟁사나 타사에게 발생된 위기를 바라보면서 ‘저런 위기가 우리 회사에게도 발생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그에 대비하자’는 공통된 인식이 중요합니다.

반대로 ‘저 회사라서 저런 위기를 겪는 것이고, 우리는 달라서 저런 위기는 발생되지 않을 것이다’는 인식을 가지게 되면 아무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억지로 위기의식을 조장하거나, 부풀려서 위기대응에 과도한 투자를 하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위기 요소는 항상 존재하고, 그 요소가 어떤 계기를 맞아 수면위로 떠오르는 시기가 있을 것이라는 사실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확신을 가지라는 것입니다. 그 위기 요소를 구체적으로 들여다보고, 평시에 관리해 나가는 노력을 포기하지 말아야 합니다. 더 나아가 그 위기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생되면 우리 회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 대응에 있어서 무엇이 어떻게 필요한가를 고민해 볼 가치도 있습니다.

여러 위기 사례를 분석해 보면 위기 이전에는 잘되어 있고, 갖추어져 있고, 잘될 것이라 자랑하던 위기관리 주체가 많습니다. 그러나 위기를 맞은 이후에는 자사에게 잘되어 있었지만 이런 이런 문제가 있었고, 잘 갖추어져 있었지만 그것을 활용하지 못했다, 잘될 것 같았는데 현실적으로는 어려웠다는 사후 해명을 접하게 됩니다. 이는 단순히 회사 자랑만으로 사람들을 속이려 했던 것은 아닐 것입니다.

평시에 일반적으로 사내에 팽배한 낙관주의는 경계해야 합니다. 대형 위기를 경험해 본 실무자들은 이해할 것입니다. 아무것도 제대로 되는 것이 없고, 대응할 수 있는 방법도 극히 제한되고, 여러가지가 뜻대로 되지 않는 상황이 위기 상황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낙관주의보다는 발전적 비관주의가 보다 나은 자세라고 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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