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42025 0 Responses

저희는 위기관리가 필요 없는데요?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399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는 사실 마케팅 목적으로 홍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위기나 부정 이슈 같은 것은 없어서 그런 아젠다가 꼭 필요한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저희 사업분야가 위기나 이슈와 관련이 적은 유형이라서 앞으로도 별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위기관리가 꼭 필요한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일반적인 케이스로 답변을 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일단 ‘우리 회사에게는 위기가 없다’라는 주장을 하는 회사의 경우는 크게 몇가지로 그 이유를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는 상당히 운이 좋게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경우입니다. 십년 또는 수십년에 이르기까지 회사에게 큰 위기나 이슈가 없었다면 그것은 참으로 희귀한 케이스입니다. 회사 구성원들의 운이 참 좋은 것이 틀림없습니다.

둘째 이유라면 회사에게 일부 위기나 이슈로 보이는 케이스들은 있었지만, 그것이 회사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기 때문에 그런 주장을 하는 것 같습니다. 이 또한 운이 좋았던 것이고, 그와 함께 일상적인 위기관리 실행이 계속 이어져 왔을 것입니다. 해당 위기관리 노력들이 위기관리라는 개념으로 정의되지만 않았을 뿐이지, 내부적으로 일관된 노력의 방향성은 있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셋째 이유라면 회사에게 일정 수준 이상의 위기나 이슈가 발생 했었지만, 그것을 사후에 위기나 이슈로 정의하지 않았던 것일 수 있습니다. 실제 회사 내부에서 어떻게 위기와 이슈를 정의하는가는 아주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외부에서 현재 상황이 당신 회사에 위기라고 평을 해도, 회사 스스로 그것은 별 위기가 아니라 정의한다면 그 상황은 위기가 아닌 것입니다. 일종의 골치 아팠던 일, 고생 좀 했던 일, 해프닝 등으로 대신 정의되곤 합니다. 소위 말하는 탄력성(회복가능성)이 좋은 기업의 경우 이런 이유가 많습니다.

넷째 이유는 해당 담당자나 실무자들이 위기나 이슈에 큰 관심이 없는 경우일 수도 있습니다. 사람은 자기가 모르는 것에 대해서는 존재하지 않았다고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실무자가 입사하기 전에 큰 위기나 이슈가 발생한 적이 있었다 하더라도 해당 실무자가 그 사실을 인지하고 있지 못하다면 그런 위기나 이슈는 없었던 것이 됩니다. 회사 내부적으로 ‘지난 위기나 이슈로부터 배우자’ 하는 분위기가 아니라면 새로 입사한 직원은 회사에게 어떤 일이 발생 했었는지 알 수 없습니다. 이 것은 모르는 것이지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 아닙니다. 잘 못 알고 있는 것이지요.

이상의 이유들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위기나 이슈를 경험하지 않은 기업은 있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운이 좋아도 그런 상황은 존재할 수 없습니다. 일정 수준 이상의 규모에 이르러 상당기간 사업을 진행한 기업에게 아무런 일도 발생되지 않았다는 이야기는 상식적이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회사에 아무런 위기나 이슈가 없었고, 그렇기 때문에 위기관리나 이슈관리에 대한 준비는 필요 없다는 주장은 상당히 위험한 것입니다. 만에 하나 너무 운이 좋아서 아무런 불상사가 없었다고 해도 위기관리와 이슈관리에 대한 준비는 필수적입니다. 세상에 위기관리나 이슈관리에 대한 준비와 역량 확보가 필요 없는 기업이나 조직은 있을 수 없습니다. 그런 준비와 역량을 확보 하는데 관심이 적거나 귀찮아 하는 기업이나 조직이 있을 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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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42025 0 Responses

위기관리 대행사 좀 소개해 주시죠?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398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갑작스럽게 이런 일이 발생해 저희가 정신이 없습니다. 듣자 하니 위기관리 대행사가 있다고 하던데, 그쪽에 위기대응을 맡겨 볼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같이 일을 하면 바로 위기대응이 가능해질까요? 빨리 만나보고 싶은데, 혹시 소개해 주실 수 있는 곳이 있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위기관리에 있어서 ‘사전적인 위기관리가 가장 중요하다’는 개념은 누구나 동의할 것입니다. 사전적 위기관리는 해당 위기가 발생되지 않거나, 완화되도록 평시에 지속적인 관리 노력을 기한다는 의미가 되겠습니다. 이와 함께 해당 위기가 실제 발생되는 상황을 예상하여 만반의 대응 준비를 한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위기관리를 위해 일을 해 주는 회사 또는 대행사에 대해서도 그러한 개념은 적용 가능합니다. 막상 위기상황이 발생되어 위기관리 대행사를 찾으면 시기상으로 이미 늦어버린 선택이 됩니다. 일정 기간 대행사들을 만나고 평가하고, 함께 이번 위기에 대하여 정보를 공유하고, 팀을 꾸리고, 대응 준비를 하고 하는 물리적 시간이 과도하게 허비되기 때문입니다.

진짜 카우보이는 말이 뛰기 전에 붙잡아 안장을 올려 놓고 그 위에 앉아 있는 법입니다. 이미 달리기 시작한 말을 쫓아가며 안장을 던져 올리려 뛰어다니는 카우보이는 제대로 된 카우보이가 아닌 셈이지요. 위기관리 대행사와는 평시에 관계를 맺어 놓고, 다양한 정보교류를 하고 있어야 상대적으로 빠르고 정확한 위기대응 협업이 가능합니다.

위기관리 대행사에서도 갑작스럽게 클라이언트의 위기를 수임하게 되면, 매우 많은 전제조건들을 확인해야 하는 집중적 노력이 필요합니다. 해당 회사의 이해관계자들을 이해해야 하고, 창구를 점검해야 하고, 각 창구의 대응 역량도 평가해야 합니다. 대응 할 수 있는 논리와 전략은 무엇인지도 논의해야 합니다. 대응을 위한 각종 자료도 수집, 편집, 개발해야 합니다. 창구 역할을 대행하는 경우에는 더 많은 전제조건이 붙습니다. 자문을 위해서도 위기관리 대행사의 시니어 컨설턴트들은 상당한 기간 동안 해당 위기상황에 대하여 들여다보고 여러 소프트사운딩을 진행해야 합니다.

이 모든 준비업무는 상당한 시간을 필요로 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런 시간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위기 대응이 지연되고, 초기대응이 완전하지 않은 모습으로 나타나는 이유가 ‘시간이 모자라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모자라기 때문에 “일단 시작하고 봅시다”, “먼저 이 것만이라도 합시다”, “뭐든 빨리 할 수 있는 것을 합시다” 같은 전략적이지 않은 선택이 실행으로 이어집니다. 위기 대응 일선에서는 무언가는 마구 하고 있는데, 이 대응을 왜 하는 것인지, 이것보다 중요한 대응은 어떤 것인지, 누가 이 대응을 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에 대하여 계속 혼동을 느끼게 됩니다.

위기관리 대행사는 위기 발생 직후 바로 투입 시킬 수 있는 소방수가 아닙니다. 만약 자사에 아무 경험이나 체계가 없어서 위기관리 대행사로부터 일부 지원이라도 받는 것이 목적이라면 모르겠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위기관리 대행사는 사전 위기관리의 구성 요소라고 생각해야 보다 나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가장 실패하기 쉬운 위기관리 대행사 활용방식은 위기가 발생되었을 때 대행사 사람들을 불러 명함을 나누고 대행사 소개를 듣는 것입니다. 위기관리나 이슈관리에 있어 콜드콜(임의로 여기저기 문을 두들김) 만큼 실패를 보장하는 실행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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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42025 0 Responses

쉿, 비밀로 해주시겠어요?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397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이렇게 설명 드리기도 사실 조심스럽습니다. 극비로 진행되고 있는 건이라서요. 이번 상담하시면서 비밀준수계약에도 서명하셨지만, 이 건 관련 내용은 꼭 비밀로 해 주셔야 합니다. 다른 몇몇 대행사들과도 상담하며 비밀준수계약을 했습니다. 비밀로 해 주실 수 있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비밀준수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면 기억나는 명언이 있습니다. “세명이 비밀을 알면, 그 세명이 다 죽어야 비로서 비밀은 비밀이 된다”는 말입니다. 기본적으로 비밀준수는 노력에 의해 가능하게 되는 것이 아닙니다. 우선 비밀은 그 만큼 해당 건을 극소수만 알고 있어야 한다는 전제가 있습니다. 그런 경우에도 비밀은 준수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비밀준수계약에 서명했다고 해서 비밀이 준수되는 것도 아닙니다. 일단 비밀이 새 나가 버리면 계약 내용을 들어 소송을 해도 얻을 수 있는 실익은 비밀준수 시와는 비교할 수 없이 적습니다. 비밀준수계약은 비밀을 지켜야 하겠다 결심한 주체에게만 일부 유효할 뿐입니다. 그 외에는 보다 조심해야 할 것이라는 경고의 의미 정도입니다.

질문에서 다른 대행사들과도 비밀준수계약을 맺었다 하셨는데, 그런 경우라면 더욱 더 비밀준수 가능성은 낮아집니다. 동일한 비밀을 여러 이해관계자들이 안다면 해당 비밀 유출 시 유출 경로를 판단하기는 무척 어려워집니다. 반대로 비밀을 유출하는 주체는 활동이 훨씬 수월 해 집니다.

말씀하신 내용이 그렇게 극도의 비밀을 준수해야 하는 성격의 것이라면, 해당 건에 대해 설명한 대상을 최소화하셨어야 합니다. 그렇게 때문에 위기나 이슈관리의 경우 비밀에 관한 건은 대부분 기업이나 셀럽이 여러 로펌이나 대행사를 만나지 않습니다. 비밀스러운 건은 대행사 쇼핑을 통해 처리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의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행사들을 만나 보기 원한다면, 상당히 제한되고 구조화된 설명과 질문을 통해 대행사에 대한 판별만 단기간에 실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일반적으로 해당 비밀 건에 대해 여러가지를 설명하고, 자유롭게 대행사와 질의 응답을 나누게 되면 불필요한 수준의 구체적 비밀내용이 공유되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비밀과 관련한 건은 기본적으로 소프트사운딩(전문가의 이야기를 다양하게 들어보는 조사)같은 성격이 되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엄격하게 통제되는 인터뷰 같은 것이어야 합니다.

그와 더불어 신뢰 못할 대상과는 해당 비밀 관련 내용을 공유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해야 합니다. 대행사 쇼핑을 하더라도, 각 대행사에 대해 정확하고 내밀한 사전 분석을 실행하고 소수 인력과만 만나 통제된 인터뷰를 진행하는 것이 낫습니다. 최소한 대행사측에게 대행사 소개를 부탁하는 수준의 콜드 미팅(상대를 모르고 하는 미팅)이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비밀은 자신의 입을 떠날 때부터 이미 비밀이 아닙니다. 그 비밀이 여러 상대에게 알려지면 더욱 더 비밀로서의 가치는 떨어집니다. 만약 그런 과정에서 보다 신중한 접근이 없으면 그렇게 지키려던 비밀은 이내 광고의 성격으로 변형까지 됩니다. 비밀준수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대충해도 가능한 것은 더욱 더 아닙니다. 그래서 많은 비밀은 비밀로서의 가치를 잃게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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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42025 0 Responses

가만히 있는 것도 대응인가요?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396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내부에서는 지금 여러 논의가 많습니다. 상대 측에서 자꾸 사실과 다른 언론 플레이를 하고 있어서 그에 대해 우리가 무언가 대응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고요. 또 일부 의견은 그냥 무시하고 가자 하는 의견도 있습니다. 침묵하는 것도 대응이라 하는데,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일반적으로 기업이 침묵하는 경우는 상황이 자사에게 불리하거나, 가변성이 많거나, 당시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는 등 자사가 커뮤니케이션 하기에 적절하지 않은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이런 경우 굳이 커뮤니케이션 하게 되면 상황이 자사에게 더욱 불리하게 되거나, 가변성을 더 키우거나, 사실관계 외 여러 노이즈가 추가되는 결과가 예상되기 때문에 회사 스스로 커뮤니케이션을 통제하는 것이지요.

그러나, 대응 전략으로서 의도적 침묵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상대가 존재하는 이슈대응시 상대 의도대로 자사가 움직이게 되는 경우입니다. 상대가 싸움을 걸어오면 대부분 기업은 그에 이내 반응하게 됩니다. 자사의 그런 반응을 상대가 이미 의도한 것인 경우, 게임 주도권은 상대에게 넘어가게 됩니다. 따라서, 이를 간파한 기업이라면 상대 도발에도 반응하지 않고 침묵으로 대응합니다. 상대의 의도를 무시하는 것입니다.

상대의 노이즈 메이킹에 대응해야 하는가 대응하지 않아야 하는가 하는 판단은 자사가 대응하였을 때 과연 어떤 실익을 얻을 수 있는가에 대한 확인이 전제됩니다. 구체적 실익이 예상되지 않거나, 그 실익이 경쟁 커뮤니케이션에서 중요한 의미가 없을 때에는 침묵을 통한 무시 전략이 유효 할 수 있습니다.

반면, 상대의 의도에도 불구하고 자사가 강력 대응하는 경우 확실한 실익이 존재하고, 그 실익이 판을 흔들거나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면 그 대응은 의미가 있습니다. 침묵 보다 더 나은 대응이 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쉽게 비유하면 그런 경우는 상대가 하룻강아지여서 범 무서운지 모르는 경우라고 할 수 있겠지요. 압도적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상대의 최초 의도를 무력화 할 수 있다면 강력한 대응은 좋은 선택입니다.

현장에서 보면 상대의 도발에 제대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상대보다 강력한 명분과 유리한 사실관계 확보, 경쟁력 있는 대응 역량(예산 포함), 난타전도 감내할 수 있는 내부 결속, 실행팀의 자율성, 전사적 맷집(장기간의 혼란도 견뎌내는 펀더멘털) 등이 기반이 되어야 합니다. 물론 이러한 자산을 가지고도 때때로 전략적 침묵을 선택하는 기업도 있습니다. 이는 상황에 대한 전략적 판단에 의한 것이지요.

하지만, 많은 기업은 그러한 기반이 충분하지 못함을 스스로 알고 있습니다. 일부 또는 상당 부분이 부족한 경우 단편적 대응은 아예 대응하지 않는 것만 못한 결과를 생산해 내는데, 그것이 문제입니다. 그런 경우에는 전략적으로 침묵을 선택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이롭습니다. 만약 상대 또한 위와 같은 기반에 부족함이 있다면, 그 도발은 조만간 둔화될 수 있습니다. 반응하기 보다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며, 상대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자사에 대한 이해가 우선이라는 의미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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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42025 0 Responses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395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흔히 위기관리에 대해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지 말라’는 조언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평시 사소한 대응과 관리로 위기의 발아를 방지하면, 큰 위기는 발생되지 않는다는 의미 같은데요. 이게 상식적인 말이라 전사적으로는 강하게 와닿지가 않습니다. 어떻게 좀 피부에 와닿게 할 수 있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재미있는 질문이라 제가 한번 온라인 쇼핑몰을 찾아보았습니다. 그랬더니 호미는 다양한 제품이 많이 팔리고 있더군요. 일반적으로 꽤 쓸 만한 호미는 1-2만원대로 가격대가 있습니다. 반면 가래는 예전 농기구라서 그런지 찾기가 호미 만큼은 쉽지 않았습니다. 큰 삽의 일종으로 일부에서 4-5만원대로 판매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니 속담처럼 ‘호미(1-2만원)로 막을 것을 가래(4-5만원)로 막지 말라’는 조언은 위기관리 ‘비용’ 또는 ‘부담’으로는 그렇게 차이가 나지는 않는 비유인 것은 맞습니다. 그래서 아마 피부에 와닿지 않는다는 말씀을 하시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래서 일선에서 위기관리를 경험하며 반복적으로 목격해 보면 기업에서는 ‘호미로 막을 수 있는 것을 가래 정로도만 막아도 위기관리는 남는 장사’라는 생각을 많이 하시는 것 같습니다. 당연히 주판을 튕겨보면 그런 위기관리는 상당 수준 남는 장사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왜 기업은 자사관련 위기를 두려워하고 골치 아파할까요? 고작 가래 가격 정도 수준이라 기회 비용에 비해 보면 결국에는 남는 장사라고 하는데 말이지요.

사실 가래로 막아 낼 수 있는 위기는 위기라 정의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호미로 막을 수 있는 위기를 기업들은 종종 간과하다 가래는 커녕 포크레인으로도 막지 못해 고전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심지어 터진 둑을 감당해 내기 위해 포크레인 수십대를 동원해야 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그 포크레인들이 현장의 통합된 지시 없이 각자 터진 둑을 막기 위해 동분서주하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일사불란하게 현장의 지휘를 받기만 하면 포트레인 몇 대로도 물길이 잡힐 텐데, 각자 도생하기 위해 움직이다 보면 포크레인 수십대도 어림이 없게 되는 경우가 돼 버리곤 합니다. 한마디로 사후 위기관리도 못 해 아수라장이 되는 것이지요.

호미다. 가래다. 그런 고즈넉한 그림을 머릿속에 그리게 되면 위기관리는 상당히 목가적인 모습으로만 임직원 머릿속에 자리잡게 됩니다. 앞으로 위기관리를 그릴 때에는 수십대의 포크레인이 엉겨 붙어 거대한 댐을 막아 서고 있는 모습을 떠올려 보십시오. 호미는 1-2만원이면 충분하지만, 포크레인은 한대당 수천에서 억원대까지 가는 장비입니다. 하루만 빌려도 돈 백만원은 줘야 부릴 수 있다고 합니다. 외주에 대한 비유겠지요. 호미나 가래로 막을 수 있는 위기를 포크레인 수십대로 막아야 할 상황으로 까지 방치한다면 더 이상은 남는 장사가 아닐 것입니다. 가래를 지우고, 포크레인을 떠올려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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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42025 0 Responses

기자를 만나야 하나요, 말아야 하나요?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394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이슈관리 할 때 가장 고민되는 것이 내부 핵심 의사결정자가 기자를 만나도 되는지, 만나면 안 되는지에 대한 결정 같습니다. 홍보임원이 사실 모든 내용을 기자에게 잘 설명해 주면 좋은데, 상당히 전문적 사안들이라 담당임원이 직접 기자에게 설명하면 좋겠는데요?”

[컨설턴트의 답변]

평시에는 창구일원화 차원에서 홍보실이 창구역할을 맡게 하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는 많이 드렸습니다. 일상적 취재지원은 그렇게 창구를 일원화하여 홍보실을 활용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효율적입니다. 여러 분야 담당 임원들이 직접 기자 전화를 받고, 답을 해주고, 홍보실은 그 상황을 나중에 공유 받고 하는 악순환은 피해야 합니다. 심지어 일부 기업에서는 임원과 기자의 통화 사실조차 홍보실이 공유 받지 못해 고통받기도 합니다.

그런 비정상적 상황은 가능한 최소화 시키는 것이 회사의 체계입니다. 그러나, 상당히 빠른 속도로 이슈가 생성 발전하는 이슈관리 상황에서는 그러한 창구일원화 체계가 정상적으로 작동되지 않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담당임원은 특정 분야에 상당한 정보를 가지고 있는데, 홍보실은 그런 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어렵거나, 기자에게 설명할 수 있는 수준까지 되기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다.

바로 반박하고, 해명해야 그 다음 이슈로 넘어가지 않게 되는데, 창구 일원화를 하다 보니 그러한 대응 타이밍이 자꾸 지연되는 것 같습니다. 홍보실이 해명 대상 기자에게 전화해 설명해도, 기자가 만족스러운 수준까지 답을 얻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기자는 담당임원을 좀 연결시켜 주면 정확한 기사를 쓸 수 있을 것 같다는 요청을 하기도 합니다.

여기에서 경영진의 고민이 생깁니다. 창구일원화를 해야 안전한데, 담당임원이 직접 기자와 커뮤니케이션 하게 되면 그러한 안전성이 훼손될까 우려되는 것이죠. 이러한 고민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은 해당 임원이 기자와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적절한 준비와 훈련이 되었는가 하는 것입니다. 평시 핵심 임원을 대상으로 미디어트레이닝이나 대변인 트레이닝을 진행해 왔다면 우려는 최소화될 수 있습니다.

만약 그러한 준비가 충분하지 않았다면 급하게 라도 담당임원에게 대변인 트레이닝을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실제 인터뷰 연습을 내부적으로 진행해 보는 것입니다. 임원께서 공격적이거나 민감한 이슈를 중심으로 질문을 받아보며 전략적 답변 연습을 해 보는 것이죠.

그와 함께 중요한 것은 홍보실이 담당임원과 기자의 만남에 배석하거나 전화통화에 동참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홍보실이 제3자가 되어 전문적 역량을 기반으로 담당임원과 기자 간 대화를 스크리닝 해 볼 수 있게 됩니다. 만에 하나 문제가 될 수 있는 메시지에 대해 사후 핸들링을 할 수 있게도 됩니다. 이런 사전 준비와 전술적 실행만 보장된다면 담당임원이 홍보실의 보호와 지원 하에 기자와 대화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이는 담당임원 개인에게도 좋고, 회사에게도 좋은 체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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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42025 0 Responses

말 보다 자료로 승부하라고요?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393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이슈관리를 하게 되면 가장 힘든 게 문서 자료를 만들어 내는 것 같습니다. 내부적으로는 구두 회의를 자주해서 상황에 대한 우리 입장이 정리되는데. 그걸 그때 그때 자료로 정리하는 것이 너무 어렵습니다. 기자에게 그냥 구두로 설명하면 어떨까요? 그래도 문서 자료를 만들어야 할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이슈관리를 하게 되면 말씀 대로 가장 어려운 일 중 하나가 그때 그때 적절한 문서화 된 자료를 생산해 내는 것입니다. 상황이 계속 새롭게 부상 변화 중단되고 하는 도중에 지속해서 문서 자료를 적시에 내는 것이 어찌 보면 불가능해 보이기도 합니다. 하루 종일 문서 작업만 하고 있을 수는 없지 않는가 하는 일선의 불만도 있을 정도니까요.

문서라는 것이 담당자가 바로 써서 기자에게 배포할 수 있다면 좋겠는데, 현실에서는 문서 하나를 두고 지고지난 한 수정과 편집 과정을 거쳐야 하니 어렵습니다. 단순 오탈자 점검은 기본이고, 의사결정자의 개인적 시각에 따라 문장과 문장이 수없이 교체 수정됩니다. 그러다 보니 기자들이 원하던 적시에 자료가 배포되지 못하게 되는 뒷북 대응이 반복되지요.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슈관리를 위한 문서 자료는 그 자체로 이득이 훨씬 많은 무기입니다.

질문에서 말씀하셨지만 기자에게 구두로 설명하는 대응에는 큰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개개 기자에게 구두 대응을 해야 하니 창구에서는 시간이 부족하게 됩니다. 구두로 설명해 대응하기에는 대상인 기자 수에 한계가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로우 프로파일 전략을 선택했을 때나 가능한 대응 방식이 됩니다.

구두 설명의 다음 문제는 창구와 기자와의 대화 내용에 따라 회사 공식입장이 여러가지로 기사화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A 매체에서는 A라는 설명 내용을 싣고, B 매체에서는 B라는 설명 내용을 게재합니다. 구두의 성격상 화자가 각기 다르고, 대화 내용 또한 여러가지로 발전될 수 있으니 회사가 메시지를 통제하는 것이 어려워지게 됩니다. 이런 경우라도 홍보실 창구에서는 최소한 내부 메모 형식의 핵심 메시지 문서를 개발해 창구 대응에서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반면, 회사 입장을 문서 자료화 해 활용하게 되면 위의 두가지 큰 문제를 단박에 해결할 수 있습니다. 짧은 시간에 많은 기자들에게 회사 입장을 일사천리로 전달할 수 있게 되며, 그 메시지가 전체적으로 일사불란함을 가지게 됩니다. 이에 더해 회사 메시지의 신뢰성이 더해집니다. 아무래도 구두와 문서간에는 차이가 있는 법이지요. 공공문서의 신뢰성을 생각해 보시면 되겠습니다. 실무적으로는 한번 구조화해 놓은 문서 자료는 이후에도 계속 해 편집 활용이 가능하게 된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새로운 메시지 한 두 단락에 기존 메시지를 붙여 전달함으로써 핵심 메시지를 강조할 수 있게 됩니다.

이슈관련 공개서한, 소송을 제기한 소장, 판결문, 반박 성명, 백그라운드 브리핑 자료, 관련 내부 문서나 공문, 연구자료, 증거자료 등 문서화된 다양한 자료를 잘 개발 관리 활용하게 되면 이슈관리 성공 가능성은 높아집니다. 그렇게 하지 못하는 상대와 겨루는 경쟁이라면 더욱 더 자사측 신뢰도는 높아질 것입니다. 이슈관리를 할 때 문서 개발 작업을 하는 그룹을 필히 조직화 하십시오.. 계속해서 그들에게 정보를 주고 문서를 생산해 내게 하십시오. 큰 힘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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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42025 0 Responses

M&A 이 혼란스러움은 어떻게?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392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가 A기업을 인수하는 작업을 하고 있는데, 피인수 예정인 A기업측 반발이 상당히 심각합니다. 저희가 아무리 러브콜을 보내도 그쪽 경영진의 공격성은 줄어 들지 않습니다. 계속해서 저희에 대해 부정적 여론전을 반복해 골치가 아픕니다. 이런 혼돈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우선 M&A딜을 둘러싼 커뮤니케이션 환경의 전형적 특징에 대한 이해를 하시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자사의 딜이 이상한 것이 아니라 일반적인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실 겁니다. 거의 모든 인수 합병 딜에는 혼돈스러운 상황이 일정 기간 지속됩니다. 각 회사 발 루머나 플레이용 정보가 난무하지요. ‘업계에 의하면’이라는 출처불명의 플레이어들도 흔히 가세를 합니다.

기사에 실린 정보가 상당히 중요한 대외비라도, 이를 기자에게 전달한 소스를 찾아낼 방법도 없습니다. 그 소스를 찾는 시간에 또 다른 정보가 기사화 되지요. 기자들은 어떻습니까? 딜에 대한 정보를 찾아 여기저기 헤맵니다. 당연히 그럴듯한 정보나 기사 프레임을 가진 측에서는 기자 접근을 강화하지요. 그에 대한 상대는 또 혼란에 빠지게 됩니다.

이해관계자의 움직임도 큰 혼란의 기폭제가 됩니다. 임직원, 거래처, 업계 관계자들은 물론이고요. 거기에 심각한 경우는 정부 정치권 관계자들이 개입하고, 규제기관이나 사법기관까지 가세하게 되면 상황은 아비규환이 됩니다. 매일 쏟아지는 기사량이나 온라인의 여론 규모는 상상을 초월하게 되지요.

이런 혼돈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라는 질문을 하셨습니다. 가장 중요한 핵심은 인수 주체로서 ‘딜’ 그 자체에만 주목하고 그에 대한 목적과 목표에 우선 집중하시는 것 뿐입니다. 상황이 혼란스러울수록 그 딜에 대한 집중 전략은 의미가 있습니다. 옛 로마 스토아 철학자 세네카는 “자신이 항해해야 할 항구를 모른다면 어떤 바람도 도와주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핵심에 집중하고 목적과 목표를 챙기는 기업이 딜 성공에 유리하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 아무리 여론전을 하더라도 그 성질을 담담히 분석해 보십시오. 만약 그것이 단순 노이즈를 일으키는 성격의 것들이라면 이는 무시해야 할 가치가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에 대해 자사까지 티격태격 하는 (대응이 아니라 단순한) 반응을 한다면 이는 상대 의도대로 노이즈 시장에 함께 좌판을 열어주는 것이 됩니다.

만약 상대가 지속하는 여론전 성질이 인수자인 자사의 ‘딜’ 자체에 중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성격의 것이라면, 그에 대해서는 강력 대응하고 상대의 움직임을 제한 시켜야 합니다. 이런 의사결정과 대응을 위해서 인수 기업에서는 상대의 여론전을 최대한 안정적 시각에서 분석하고, 중대한 성질을 띠는 경우를 위한 대응 준비와 역량을 갖추며 때를 기다릴 필요가 있습니다.

반대측 피인수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적대적 인수합병 딜에서 피인수 기업측이 노이즈를 발생시키며 저항하는 것은 일반적인 것입니다. 하지만, 그러한 노력에 성공하기 위해서라도 스스로 ‘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노이즈에만 집중해야 합니다. 우선순위를 두어 ‘딜’에 영향이 적은 아이디어라면 과감하게 생략하는 지혜도 필요합니다. 단기적으로 단순 노이즈만 풍성하게 내다 결국 인수 당해버린 기업들은 꽤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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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42025 0 Responses

기사를 어떻게 읽어야 할까요?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391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관련 이슈가 대대적으로 기사화되고 있습니다. 홍보실을 중심으로 언론 모니터링을 하고 있는데요. 정기적으로 공유되는 내용을 보면 기사 리스트 수준이고, 기사 수와 긍부정 정도가 분류되어 공유되고 있습니다. 큰 도움이 안 되는데요. 더 나은 방식이 있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이슈나 위기가 발생되었을 때 언론 기사를 통합적으로 모니터링하는 것은 대응 체계의 근간을 구성하는 아주 중요한 업무입니다. 모니터링은 단순히 바라본다는 의미가 아니라, 전체적으로 조망하여 분석해 핵심을 잡아낸다는 생각으로 진행하는 것이 이롭습니다.

즉, 모니터링을 통해 인사이트를 정리해 내지 못하면 모니터링 자체는 큰 의미가 없다는 의미가 되겠습니다. 말씀대로 일반적 상황에서 홍보실이 보고하는 모니터링 리포트를 보면 관련 기사들이 리스트화 되어 있습니다. 게재 일자, 기사 제목, 언론사, 기자명 등이 제시되어 있을 것입니다. 그와 함께 긍정 또는 부정이라는 분류가 추가되어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좀 더 나아간 모니터링 포맷으로는 만약 긍정이라면 어떤 긍정 시각이, 부정이라면 어떤 부정 시각이 기사에 반영되어 있는지 정리되어 있을 것입니다. 일부 기업에서는 트렌드라고 해서 일자별로 시간별로 긍부정 기사수를 그래프로 정리해 보고하기도 합니다.

의사결정에 도움을 주기 위한 분석 보고 업무이기 때문에 어떤 포맷이 좋고 나쁘다 논할 수는 없습니다. 해당 기업 의사결정 그룹에게 익숙하고, 충분한 정보를 담고 있다면 그 뿐입니다. 중요한 것은 자사 관련 이슈나 위기가 발생되었을 때 모니터링을 통해 의사결정그룹이 확인 해야 할 것들입니다.

언론이 자사 이슈에 부정적인가 긍정적인가 또는 중립적인가 하는 현재 그림은 누구든 궁금 해 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슈나 위기 때 대부분 기사는 부정성을 드러냅니다. 심지어 단기적으로 집중적 부정성을 드러내지요. 그 때문에 부정성을 체크하는 것은 초기에 그리 큰 의미는 없습니다.

보다 중요한 것은 구체적으로 언론 기사에서 지적하는 부정 시각이나 제공하는 부정 정보 그 자체입니다. 단순히 언론 기사가 정보 전달에만 그치지 않고, 여론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구체적 이슈관련 시각과 정보를 체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 언론 특성상 기사는 90프로 이상 서로 유사한 정보를 담습니다. 똑 같은 기사도 많습니다. 그러나, 그 중 기존 기사들과 다른 새로운 시각을 투영한 기사는 꼭 돌출됩니다. 우선적으로 새로운 시각과 정보와 구체적 정보를 담고 있는 기사는 집중 분석해야 합니다.

많은 기사를 분석하면서, 언론에서 다루는 공통 주제들을 분류하는 것도 의사결정에 큰 도움이 됩니다. 아주 일부라도 제기한 시각 중 자사가 보아 의미 있는 시각도 따로 뽑아 내야 합니다. 어떤 기자가 연속으로 기사를 쓰고 있는지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주된 주제가 어떻게 흘러가는지도 확인합니다. 새로운 주제나 정보가 언제 어떻게 떠오르는지도 확인 가능합니다. 중요한 것은 기사 모니터링이 이슈나 위기관리 의사결정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지원 정보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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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42025 0 Responses

아무 정보가 없는데 어쩌죠?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390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방금 전 저희 홍보실에서도 인지하지 못했던 회사관련 재판 판결이 났습니다. 법무팀이 공유를 안 해 줘서 판결이 있다는 것도 몰랐습니다. 그와 관련해 많은 기자들이 전화 문의를 해 오고 있습니다. 솔직히 저희가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데, 어떻게 기자 문의를 핸들링해야 하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현 상황에서 절대 하지 않아야 하는 것이 무엇일까요? 회사 공식 언론 창구 역할을 하는 홍보실에서 절대 하지 않아야 하는 것은 불확실한, 틀린, 또는 정확하지 않은 정보를 기자에게 전달하는 행위입니다. 물론 추측이나 예상도 절대 피해야 하는 것에 포함되지요.

반대로 현상황에서 홍보실이 꼭 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맞습니다. 사실관계 확인입니다. 법무팀이 공유하지 않았다면 빨리 법무팀에게 정보를 받아야 합니다. 정확하게 법리를 이해하지 못하겠다면 법무팀 담당자에게 설명을 요구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확하게 이해가 어려운 상황이라면, 최대한 신속하게 이해를 형성할 시간을 확보해야 하겠습니다.

그러나, 기자들의 특성은 어떻습니까? 홍보실의 공식입장을 받기 위해 오랜 시간을 부여하지 않습니다. 한 두 시간 내에 또는 바로 몇 십 분내에 공식입장을 받기 원하지요. 기자의 요청에 부응하려 하니 홍보실이 하지 않아야 할 행동을 하게 될 것이고, 기자의 요청에 대하여 시간을 확보하고자 하니 기자가 실망하고 관계가 좋아지지 않습니다. 이런 딜레마를 어떻게 풀어야 할까요?

이런 상황에서 홍보실은 홀딩 메시지라는 것을 활용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홀딩이라는 의미는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일정 기간을 멈추어 놓고 그 이후 공식입장을 표명한다는 것이 되겠습니다. 기자가 빨리 기사를 써야 할 때 그에 바로 응할 수 있게 공식입장이 마련되어 있다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 홍보실에서는 대부분 홀딩 메시지를 전달하곤 합니다.

여러분이 기사나 보도에서 접하신 메시지 그대로입니다. “현재 상황을 파악 중입니다.” “현재 판결문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현재 항소 여부를 논의 중입니다.” 이 상황 메시지에 따라 앞으로의 약속 메시지를 붙이기도 합니다. “상황 파악이 마무리되면 즉각 공식입장을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판결문 분석이 끝나면 관련한 공식입장을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결정되는 대로 알려드리겠습니다.” 같은 메시지가 그런 목적의 메시지입니다.

일부 상황에서는 기자의 질문에 적절한 메시지가 여의치 않거나, 답변을 가능한 피하고 싶을 때도 홀딩 메시지를 사용합니다. “현재 관계기관에서 조사 중인 사안으로 저희가 언급 드리는 것이 적절하지 않습니다.” “조사 결과가 나오면 그 때 저희 입장을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오너 개인의 사안으로 법인 차원의 입장은 없습니다.” “시장 루머에는 코멘트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같은 메시지들이 그런 류입니다.

다시 강조 드리지만, 정확하지 않은 메시지가 공식창구인 홍보실을 통해 나가서는 절대 안 됩니다. 메시지가 최대한 정확해도 위험할 수 있습니다. 메시지는 완전하게 정확하고, 필히 내부적으로 합의되어진 것이어야 합니다. 이런 결과물을 위해 홍보실은 언제든 홀딩 메시지를 활용해야 합니다. 이는 상대 기자에게도 좋은 홍보실의 배려일 수 있습니다. 기자가 오보를 쓰지 않게 도와주려는 과정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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