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3월 302009 Tagged with , , , , , 4 Responses

준비하고 연습한 인터뷰

특히 이 대통령은 북한 체제 붕괴 시와 관련된 집요한 질문이 쏟아졌지만 원론적 수준의 답변을 내놨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대규모 주민 탈북사태 ▶중국의 북한 차지 가능성 등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이 대통령은 “최후의 목표는 평화적으로 통일되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북한에 어떤 일이 발생한다 하더라도 중국에 의해 점령된다든가 하는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면서
“여러 시나리오를 예측할 수 있으며, 우리는 항상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북한의 유고 시에는 미국·중국·러시아·일본
같은 국가들과 밀접히 협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의 유사시 시나리오와 관련해 구체적인 행동계획을 묻는 질문이
다시 이어졌지만 그는 “가정할 수는 있지만 당장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만 했다. FT는 다시 한 번 “어떤
이유에서든 북한에 급변 사태가 발생했을 때 남북 간 통일이 해법이 될 수 있느냐”고 물었지만 이 대통령은 “이 시점에 북한이
붕괴된 상황을 가정해 언급하는 것은 북한을 자극할 수 있으므로 안 맞는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
중앙일보]

Good Job. 잘 하셨다. 확실히 극도로 민감한 인터뷰를 위해서는 연습을 하신 것 같다.

잘 하신 부분들 정리:

  • 문제가 어려울 수록 원칙에 입각: 집요한 질문이 쏟아졌지만 원론적 수준의 답변
  • 항상 under control하고 있다는 점 강조: “여러 시나리오를 예측할 수 있으며, 우리는 항상 대비”
  • 대외협력/협조를 통한 문제해결 방식 표현: “국가들과 밀접히 협력할 것”
  • 가정에 근거한 질문에 대한 적절한 답변: 질문이
    다시 이어졌지만 그는 “가정할 수는 있지만 당장 일어나지는 않을 것”
  • 가정에 근거한 질문에 대한 적절한 답변(Variation): FT는 다시 한 번…물었지만 “이 시점에 북한이
    붕괴된 상황을 가정해 언급하는 것은 북한을 자극할 수 있으므로 안 맞는 것 같다”

준비하고 준비하고 준비하자. 연습하고 연습하고 연습하자.

이정도면 안심이다.

10월 142008 Tagged with , , , , , , , , , 3 Responses

공감 라디오를 위한 제안

그래서 ‘홍보만 있고 소통은 없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 대통령과 청와대는 국민 여론이 악화된 것을 자신들의 입장이 잘 전달되지 않았기 때문이라 판단한 것 같다. 하지만 현 정부에 대해 얘기되는 ‘소통 부재’의 의미에는 정부의 홍보 부족뿐 아니라 각계 각층의 의견을 듣지 않는 것, 즉 ‘청취 부족’이란 의미도 담겨 있다. [중앙일보]

대통령의 노변담화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이제는 그렇게 매력적이지도 않은 것 같아서 가만히 보고 있었는데, 오늘 중앙일보 이가영 기자께서 공감 가는 글을 써주셨다. 위에서 이기자가 언급한 ‘홍보만 있고 소통은 없다’라는 표현도 달게 생각한다. 학자들이나 실무자들이 주장하는 ‘홍보’에 대한 정의나 뭐 그런 것을 차치하고..현 상황이 그렇게 불리기에 딱 적당한데 어쩔까.

맨 처음 라디오를 소통의 도구로 택한 것도 ‘정부’니까 가능한 결정이었다. 만약 이 대통령께서 현직 대기업의 CEO로서 아마 그런 제안을 받았으면 임원 얼굴을 한 번 더 쳐다보면서 “공부 좀 하라!” 소리 질렀을 것이다. 오디언스의 시각으로 패러다임을 변환한다는 것은 남녀가 성별을 바꾸는 것만큼 힘들다는 것을 여러 기업들과 정부 컨설팅을 통해 절실하게 깨닫는다.

차라리 한 남자를 설득해서 개인적으로 남성 성을 포기시키는 게. 어떤 조직이나 기업 그리고 정부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는 것 보다 쉽다는 게 솔직한 경험이다. 그래서 이제는 어느 정도 이들은 절대로 변화하지 않는다고 전제를 깔고 가능한 범위에서의 소규모 변화만을 지향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고 있는 중이다.

한나라당 당직자들도 해당 방송을 실제 라디오를 통해 듣지 않았다는 것이 그 효과를 대변한다. 매스 미디어를 통해 어느정도 규모 이상의 배포만 가능하다면 그 중 어느 정도는 의미 있는 오디언스 효과가 일어나지 않겠느냐고 생각하는 것 또한 ‘노쇠한’ 개념이다.

그렇다고 미디어 패러다임을 따라간다고 블로고스피어로 뛰어드시라는 말은 아니다. 그것이 더 큰 재앙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미디어 패러다임 변화 이전에 스스로 가진 포지션, 그리고 그에 근간한 진정성 있는 메시지다. 사실 중앙일보 이기자가 주장한 ‘청취’도 그 이후다. 청자의 포지션과 메시지가 잘못되어 있다면 ‘청취’가 효력을 발휘하거나 공감의 도구 또한 되지 못한다.

한가지 제안을 하자면…커뮤니케이션적으로…

기왕 라디오 연설을 정례화하신다면. 대통령께서 자신이 알고 있는 오디언스들의 생각들을 쭉…하나 하나 열거해 주시면 어떨까 한다. 오프라인 언론에서 전해 들은 여론, 온라인에서 회자되는 의견들…한번 방송 때 마다 하나씩 주제를 정해서 그에 대한 국민들의 생각들을 대통령이 모아서 하나하나 읽어 주시면 어떨까 한다. 마치 DJ가 청취자 사연을 읽어주듯이…

대통령께서는 답변을 하시거나 해명을 하시거나 하지 마시고…하나하나의 의견들과 생각들에 대해 공감만을 표시하시면 어떨까. “맞습니다.” “아닙니다” 하지 마시고…”그렇군요. 그렇게 생각들 하시는군요.”  “아…이런 생각들도 하시는군요…알겠습니다.” 그냥 이래 보시면 어떨까 한다.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오디언스의 마음을 여는 방법은 공감을 하고 같은 포지션에 서는 것이다. 공감하는 라디오 방송이 되었으면 한다. 청취는 훨씬 그다음이다. 소통은 또 그다음이다.

9월 072008 Tagged with , , , , , , , , 2 Responses

맥락이 다르다

이 대통령은 촛불시위 때 두 번 사과했다. 그때 이 대통령은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에 대한 자신의 경험조차 꺼내지 못했다.
레이건-루스벨트 식이면 처음부터 이렇게 나왔을 것이다. “만약에 광우병에 걸린다면 내가 먼저 걸린다. 나는 미국 대학에 연수
가서 미국산 쇠고기를 오래 먹었다. 그러나 PD수첩은 왜곡·조작이다. 미국산 쇠고기를 먹고 인간 광우병에 걸린 사람은 없다.
괴담을 앞세운 불법시위는 인정할 수 없다.” 소통의 민심은 이중적이다. 국민은 대통령이 고개 숙이길 바라면서도 법 질서 수호의
단호함을 원한다. 의연함을 기대하면서 겸손함을 요구하다
. [중앙일보, 박보균의 세상 탐사, 이명박, 소통에 능숙한 대통령 되려면]

중앙일보 박보균 대기자께서 미국 레이건과 루즈벨트 대통령의 소통(communication) 방식을 벤치마킹해서 이명박 대통령의 좀더 나은 소통 능력을 제안하셨다. 커뮤니케이션학적으로 보아도 예로 든 두명의 대통령들은 위대한 커뮤니케이터였던 것에는 틀림없다. 박기자께서도 이들의 ‘일관성과 낙관주의’를 성공전략으로 꼽았는데, 맞는 말이다.

하지만, 박기자께서는 이명박 대통령이 위와 같은 메시지를 강력하게 전달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제안을 우회적으로 하셨는데…

미국산 쇠고기 수입 관련 국민들의 정서에 위의 메시지를 대입하는데는 무리라는 게 걸린다. 위의 메시지가 국민 대다수에게 아주 흡수력있는 메시지로 효과를 발휘하려면, 미국산 쇠고기 수입 조건들에서 흠결이 없었어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이성적인 국민들 중 누가 봐도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의 과정이 투명 했었어야 했고, 수입 조건들 하나 하나에 국민을 위한 당당한 주권이 피부로 느껴졌어야 한다.

국민들 대다수가 ‘일부 국민들의 괴담에 의한 부화뇌동’에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었어야 하며, 이들을 향하는 정부의 설득과 소통의 노력들에 대해 고개를 끄떡이는 분위기였어야 한다. 더더구나, 국민들 대다수가 국민들편에 서있는 커뮤니케이터 이명박 대통령에게 무한한 신뢰와 존경을 가지고 있었어야 위의 메시지가 great message to communicate가 될 수 있다.

모든 예와 벤치마킹에는 항상 맥락(context)이 중요하다. 마이클 잭슨의 춤이 멋지다고 그 춤을 조용필이 따라하다가는 웃음꺼리만 된다. 박수를 쳐야 할 국민들을 어이 없게 할 수도 있다는 거다.

6월 032008 Tagged with , , , , , , , 0 Responses

영국 고든 브라운 수상의 전화

영국 고든 브라운 수상이 자신의 직무실인 다우닝 10번가로 편지를 보낸 시민들을 골라 직접 전화를 걸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이라크 파병에 관련해서 항의 편지를 다우닝가로 보낸 한 시민이 고든 수상이 직접 사과 및 공감하는 전화를 받았다는 보도가 있다.

이명박 대통령도 이와 비슷하게 기업인들에게 문제가 있으면 자신에게 전화하라는 이야기를 했었다.

영국 수상과 한국 대통령의 이 word of mouth 프로그램들은 얼핏 보면 비슷한 면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수상이나 대통령이 직접 전화를 하는 것과 전화를 하라고 하는 것은 조금 다르다.

문제에 대해 이야기 하려 하는 것과 문제를 들어 주겠다는 것은 다르다.

광우병 논란에 있어서 우리 이 대통령께서 고든 총리의 WOM 프로그램 형식을 한번 차용해 보는 것은 어떨까? 직접 일반 시민들에게 전화를 걸어 이야기 하면 어떨까? 그들의 우려와 희망을 들어주고, 같이 공감해 주면 어떨까?

WOM 블로그인 Church of Customer Blog 에서 제시하 듯이 이런 가이드 라인은 분명 지켜져야 하겠지만 말이다…“Real word of mouth is a byproduct of something authentic, not a strategy unto itsel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