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투어

11월 032008 Tagged with , , , , , , , , , 2 Responses

기본에 충실하라.

이 말은 그 예전 수학 정석을 풀 때나, 아니면 완전정복 같은 영문법을 공부할 때나 선생님들에게 너무나 반복적으로 들었던 이야기들이다.

사회에 나와 일을 해보니 다시 한번 그 말을 기억하게 되는 경우들이 많다. 많은 실무자들이 PR에 있어서 ‘기본’에 충실하지 않은 채 그 이상의 무엇을 파랑새 처럼 따라 다니는 경우들이 많음을 본다. 이런 상황에는 여러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사업전개 과정에서 자신의 업무와 성과가 ‘기본’에만 머무르면 안되는 조직적인 퍼포먼스 압력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부분도 아이러니다. 퍼포먼스 리뷰라는 것이 ‘무엇을 했는가?’에 중점을 두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퍼포먼스 리뷰란 ‘무엇을 어떻게 잘 해 냈느냐’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 보도자료를 “몇회나 배포했는가?” 묻는 것은 진정한 퍼포먼스 리뷰가 아니다. 보도자료를 냈으면 몇개를 냈고 그 각각이 “어떤 반응과 결과를 도출했는가?”가 퍼포먼스 리뷰다.

“블로그를 오픈했느냐?” 하는 것도 진정한 퍼포먼스 리뷰의 질문이 될 수 없다. 블로그를 오픈했으면 “어떻게 운영을 하고 있고, 어떤 결과를 도출했는가?”를 점검하고 가시화 해 보고 해야 퍼포먼스에 박수를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것이 기본이다. 블로그를 열어 놓고 댓글에 답글을 달지 않고, 트랙백에도 무관심하고, 누가 언제 어떤 포스팅에 들어가고 나왔는지 모르고, 자사의 포스팅이 과연 수용성이나 흥미 또는 참여를 생성하고 있는지 관심이 없으면 기본이 없는거다. 딱히 이는 블로그 뿐만 아니라..홈페이지도 그렇고, 보도자료나 기자 미팅도 마찬가지고, 프레스 투어나 기자 간담회 그리고 각종 이벤트들도 마찬가지다. 그냥 남이 하니까 하거나, 그냥 자주 해 봤던 것이라 그냥 하는 것은 문제다.

PR 프로그램의 실패나 제자리 걸음의 원인은 거의 기본에 충실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것은 ‘기본이 충실하지 못하다’는 외부의 지적을 흔쾌히 받아들이는 실무자들이 사실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어떻게 기본에 충실한 프로그램을 실행 할 수 있을까?” 묻는 실무자들도 찾아 보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마치 실무자들은 기본에 관심이 없는 듯하다. 기본은 너무나 단순하고 시시해서 이에 대해 실무자들이 논하고 고민하는 것은 그 자체가 창피한 일로 치부되는 듯 하다.

학생 시절 학생들의 대부분은 ‘기초가 약해서’ ‘기본에 충실하지 못해서…’라는 하소연을 하곤 했다. 실무자들과 학생들이 다른 것이 있다면 그런 하소연에 대해 실무자들은 솔직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학생시절 처럼 그러한 진솔한 고민과 개선 의지가 먼저 서야 실무자들은 실무에서 성공적인 실행을 할 수 있다. 

11월 022008 Tagged with , , , 4 Responses

Remarkable Media Relationship

주말동안 지방으로 클라이언트가 주최한 프레스투어를 다녀왔다. 출입기자들과 클라이언트 홍보팀 그리고 에이전시 AE들이 준비된 행사와 커뮤니케이션 프로그램들을 진행했다.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후 수없이 많은 이런 프레스 행사들을 주최하고 진행했다. 어제는 행사 후 집으로 돌아오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클라이언트 행사 내용과는 상관없이 그냥 드는 생각이다. 이번 클라이언트 행사는 내 기대보다 사실 훨씬 더 remarkable했다.)

에이전시와 인하우스 시절 이런 프로그램들을 진행할 때 마다 많은 주최자들이 ‘막연한 기대’를 가지게 된다는 사실에 놀란다. 그 기대란 ‘우리가 이렇게 까지 배려를 하고 호의를 제공했는데…뭐 기자분들이 나중에 어느정도 보답은 하지 않겠어?’하는 것이다. 보상심리다.

클라이언트들이나 회사 중역들과 사후평가 비슷한 대화를 나눌 때도 항상 나오는 말이 ‘그래도 이정도 했으면…잘 한거지?’ 이런 류다. 자기만족이다.

근데…현실적으로 기업들의 프레스투어나 이와 비슷한 행사들은 거의 비슷비슷하다. 어떤 prototype이라는 게 있다. 커뮤니케이션적으로 볼 때도 각 기업들의 이런 행사들은 큰 차별화가 되어 있지 않다. 일부 전형적인 prototype 또는 protocol에 어긋나게 진행을 해 일부 기자들에게 원성을 사는 비극적인 케이스들도 있지만, 어느정도 짬밥이 있는 주최자들이 운영하는 행사들은 다 무난하고 거기서 거기라는 표현이 맞다.

문제는 모든 주최자들이 차별화 되지 못한 ‘(막연한) 기대’를 가진다는 것이다. 현명한 홍보담당자라면 이런 막연한 기대와 심리와 빨리 작별하는 것이 좋다.

세스 고딘이 주장한 대로 ‘Remarkable’한 행사가 되지 못했다면 그냥 하나의 ‘그렇고 그런 행사’로만 기억되기 마련이다. 야심찬 홍보담당자들은 행사를 기획하면서 최초엔 무언가 remarkable한 차별화를 꾀하지만…거의 대부분 이러한 포인트들은 예산과 준비 시간의 부족, 그리고 윗상사의 무관심등으로 행사전에 사장되고 만다.

기자들은 거의 다 ‘그렇고 그런’ 행사들만을 접하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행사류의 전형에 무디어 졌고, 느낌을 얻지 못한다. 따라서 주최측에서 기대하고 있는 바와는 별로 연결되지 않는 태도로 일관하게 된다. 이게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 기억에 남지 않기 때문이다.

홍보담당자들은 어떤 행사가 진정으로 remarkable한 것일까에 대해 좀 더 고민을 해라. 그렇지 못하다면 최소한 prototype과 protocol에라도 충실한 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해라. 그리고 아무 기대는 갖지 마라. 서로 쿨하자.

Remarkable media relaionship은 아무에게나 그리고 언제나 얻어지는 건 아니다. 명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