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커뮤니케이터

10월 102011 Tagged with ,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관리] 기업 커뮤니케이터는 훈련받은 프로여야 한다

해병대 출신들이 자주 하는 말 중에 “누구나 해병이 될 수 있다면 나는 결코 해병을 택하지 않았을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그 만큼 혹독한 훈련을 받은 해병의 ‘선택 받았다’는 자긍심이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되겠다.

일개 기업을 대표해 커뮤니케이션 하는 전략적 커뮤니케이터인 기업 커뮤니케이터(Corporate Communicator). 기본적으로 이들에게는 어떤 훈련이 제공될까? 그 이전에 그들이 스스로 강한 자긍심을 가지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

기업 커뮤니케이터는 훈련 받아야 한다. 훈련 받지 못한 실무자들은 기업 커뮤니케이터라 볼 수 없다. 기업 위기 발생시 언론이나 여러 미디어들을 통해 전달되는 기업의 메시지들을 분석해 보라. 아무 의미도 없거나, 논리적으로 완성도가 떨어지거나, 단편적인 개인의 아이디어로 보이거나, 어떤 전략을 기반으로 하는지 전혀 해석조차 불가능한 많은 메시지들을 보라.

과연 우리 기업 커뮤니케이터들은 적절한 트레이닝을 받고 있는가? 기업 명성에 대한 방어과 관리에 책임을 져야 할 우리 기업 커뮤니케이터들이 적절하게 훈련 받고 있지 않다면, 누가 기업 내에서 그 역할을 대신해 줄 수 있을 것인가?

제대로 훈련 받지 못한 기업 커뮤니케이터의 증상은 대략 다음과 같다.

  •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는다. 최대의 아이러니.
  • 홀로 일한다. 인원이 혼자뿐이라서가 아니다. 일을 혼자 한다. 평소나 위기시나 마찬가지.
  • 조직에서 리포팅 라인에서 제외되어 있거나, 리포팅 라인에 포함되는 것을 부담스러워한다.
  • 의사결정에 있어 익숙하지 못하고, 내부 코치로서의 자신감이 결여 되어 있다.
  • 자신이 개발 한 내외부 메시지가 전사적으로 공유 가능한 수준이 못 된다.
  • 애드립이나, 추측, 단언, 비논리적인 해명, 인간적인 사정에 주로 익숙하다.
  • 경쟁사나 동종업계 또는 다른 업계에서 발생한 이슈들에 대해 벤치마킹 하지 못한다.
  • 기업의 메시지를 통제하려 하지 않고, 일단 채널을 어떻게든 통제해 보려 주로 애쓴다.
  • SNS를 비롯한 새로운 미디어 출현에 대항 해 자신의 영역만을 보장받고 싶어 한다.
  • 전사적 전략 커뮤니케이션으로서 기업 커뮤니케이션을 정의하지 못하고, 스스로 업무를 제한한다.
  • 외부 전문 컨설턴트들을 고용하고, 그들에게 조언 받는 것을 불편/어색 해 한다.
  • 예산 확보와 관리에 있어 공격적이기 보다는 스스로 제한적이고 보수적이다.



더 현실적으로 보아 우리 기업 커뮤니케이터들 중 전문적인 대변인 훈련(spokesperson training)이나 기본적인 미디어 트레이닝(media training)을 받고 실무에 임하는 실무자 비율 조차 매우 적다. 이슈관리나 위기관리에 있어 프로세스 관리나 전사적인 팀워크를 베이스로 한 시뮬레이션(crisis management simulation)을 이끌어보거나 이를 위한 훈련을 받아본 실무자들이 적다.

기술적인 글쓰기(Technical Writing, 대언론 및 대 이해관계자 대상 작문) 훈련을 받거나, 팀내 리더십 및 R&R 디자인, 홍보 예산 관리, 홍보 업무 KPI, 홍보 측정에 대한 훈련도 부족해 보인다.

지금까지 선배들의 성장과정과 비슷하게, 홍보를 시작한 우리 실무자들은 복사기와 프린터기 앞에서, 가판 현장에서, 풀칠과 호치키스를 통해 실무를 견습 한다. 기자들과의 저녁식사 장소와 일정을 어랜지 하기 시작하고, 식당과 술집에서 폭탄주 잔을 세고, 술값을 계산하면서 예산을 관리하는 법을 배운다.

조금 더 실무를 하게 되면 매번 반복되는 이슈와 위기 시 언론사 데스크를 찾아 뵙는 선배들의 뒷편에서 위기관리라는 것을 견습한다. 주말에 골프 일정을 어랜지 하고, 데스크 및 기자들과 클럽을 휘두르기 시작하면서 ‘이 좋은 세상, 꼭 홍보임원이 되어야겠다’는 결심을 하곤 한다.

더욱 시간이 흐르면 훌륭한 스펙에 빨리 크는 홍보실 후배들을 바라보면서 스스로 분발하기 보다는 ‘홍보 무끼’가 아닌 그들에 안도하면서 그들을 자연 ‘관리’하는 훈련을 하기도 한다. 더 큰 시니어가 되면 업무 보다는 사내 정치를, 회사보다는 국내 정치에 좀 더 관심을 두게 되는 반열에 오른다. 심도 있는 정치, 연예 찌라시 내용들을 언급하면서 골프를 치고, 술을 마셔야 진짜 성공한 기업 커뮤니케이터가 되어 보인다.

이런 모든 현실 속 경험들과 견습들도 프로페셔널 한 훈련이라고 말할 수는 있겠다. 하지만, 여러 홍보 큰 선배들이 은퇴 후 이런 말씀을 하는 것을 들을 때면 무척 쓸쓸하다.

“우리 때는 그냥 주먹구구식으로 홍보했지. 공부는 무슨 공부야. 통금시간 피해 뛰어 다니고, 신문사 앞에서 뻗치기 하고, 술집에서 쓰러진 기자 친구 들쳐 엎기에도 바쁜 시절이었어…”

한국의 기업 커뮤니케이터들에게 이렇게 물어 보자!

“당신의 아들이나 딸에게 어떤 직업보다 홍보라는 직업을 적극 추천하시겠습니까?”

당연히 ‘예스’라 답하는 후배들이 많아 지길 바란다. 이를 위해 스스로 전략을 가지고 훈련했으면 한다. 프로라는 ‘선택받았다는’ 자긍심 없이는 우리 홍보가 꿈의 직업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7월 092010 Tagged with , , , , , , , , , , , , 0 Responses

14 insights from real crisis management cases

여러 회사들의 실제 위기 사례들을 분석해서 정리한 14개의 insights를 정리했다. 많은 실무자들과 여러 번 이와 관련한 이야기들을 나누고는 했는데…한가지 공통적인 반응들이 있다. (농담)

“그렇게 많은 신경을 써야 하고…시스템적인 요소들이 그렇게 많이 필요한지 몰랐다. 투자와 인력들도 생각보다 많이 투입되어야 할 것 같고…무엇보다도 자신이 없다”

우스개 소리로 “그렇게 많은 것들에 신경 쓰고 장기간 준비해야 한다면, 차라리 몇 년 한번 오는 위기 한방 맞고 말자, 우리!”라고도 했다.

맞다. 분명 힘들다. 그리고 우리의 career life는 그에 비해 너무나 짧다. 평생 하나의 시스템을 제대로 수립하고 키울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홍보담당자로서 기업 커뮤니케이터로서 내가 재직했던 회사가 영속성을 가지고 성장할 수 있도록 하나의 발판을 마련 해 주었다는 자랑스러움 하나는 가져가면 좋겠다. 힘이 들고 어려워도…하나는 해보고 생을 마감하자는 생각이다.

멋지지 않나?

 

2월 152009 Tagged with , , , , 9 Responses

기업 블로그가 잘 되려면…

기업 블로그에 대한 이야기들을 주로 분석해 보면 상당 부분 기업의 기업 커뮤니케이션 목적과 마케팅 목적을 혼동해 비판을 하거나 반대로 셀링 하는 모습들을 본다.

이 부분을 좀 더 들여다보면 기업 블로깅에 대한 주제를 논하는 분들이 대부분 마케팅이나 온라인 광고 분야의 백그라운드를 가지고 계시기 때문인 것 같다. 에델만 이중대 이사 같은 경우에 흔치 않게 기업 커뮤니케이션으로서의 기업 블로그에 대해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데…좀더 기업 커뮤니케이터들이 블로그에 대한 관심을 많이 가져야 하지 않을까 한다.

초기 개념이 마구 중복되고 섞여 어지러울 때는 극단적으로 얽혀 있는 개념을 두부 모 자르듯이 잘라 구분을 지어 주거나, 아니면 끈기를 가지고 그 실타래를 풀어야 하는데…이에 대해 손을 들고 나오는 기업 커뮤니케이터들도 적다.

기업 블로그 마케팅이라는 단어들이 상당히 일반적으로 사용된다. 이 개념을 자세히 하자면 기업 블로그를 통한 마케팅이라는 뜻이겠다. 기업 블로그를 마케팅의 목적으로 개설해 운영하는 것을 뜻한다.

기업 블로그 커뮤니케이션이라는 말은 어떨까? 기업 블로그를 기업 커뮤니케이션적 목적으로 사용한다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마케팅 백그라운드 분들께서는 그게 그거 아닌가 하실 수도 있다. 하지만…기업 커뮤니케이션과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은 그 목적과 자세가 틀리다.

기업 커뮤니케이션은 기업의 철학을 커뮤니케이션 하고 신뢰를 형성하는 프로세스와 목적을 가진다. 중장기적으로는 해당 기업이 생산하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후광효과를 제공할 수도 있겠지만…그것이 목적의 큰 부분을 차지하지는 않는다.

이는 명성과 관련 된 목적을 가지기도 하고, 신뢰 형성과 여러 공중들과의 선의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기업의 커뮤니케이션이겠다. 기업 커뮤니케이터들에게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판매가 직접적인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소셜미디어를 통한 공중들과의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비교적 ‘쿨한’ 자세를 견지할 수 있다. 마치 (결혼이나 원나잇 스탠드를 꿈꾸지 않는) 쿨한 이성과의 즐거운 대화를 생각하면 되겠다.

이런 쿨한 대화와 상호 이해가 반복되고 길어지면서 상호간에 생기는 믿음과 좋은 기분이 바로 기업 블로그 커뮤니케이션이 꿈꾸는 이상적인 목표다. (개인 블로거들의 목표도 이 정도면 순수하고 좋은 것 아닌가)

소셜미디어상 ‘대화를 관리한다’는 개념 이전에 소셜미디어상에서 교환되는 자신에 대한 대화를 진실되게 바라보고 들으며 공감하는 기업 커뮤니케이터들이 필요하다. 잘 못했으면 잘 못했다 말하고 용서를 빌어도 좋다. 잘 못된 부분을 우리가 이렇게 개선했다 보여주는 것도 좋다. 칭찬을 받으면 진정으로 고개 숙여 감사하고 더욱 더 잘하겠다 다짐하자. 회사가 힘들거나 어려울 때 ‘여러분들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고민하지 않고 말할 수 있는 관계…수많은 블로거들이 이 회사를 살려야 하겠다 마음을 모을 정도의 관계를 지향한다.

블로거 관계라는 개념도 마케팅적인 개념을 깔고 진행하기 보다는 먼저 기업 커뮤니케이션의 관점에서 접근을 하는게 어떨까 한다. (물론 마케팅 담당자분들이야 목적이 다를 수 있으며 그에 따른 접근방식을 달리 할 수 있다. 하지만…기업 커뮤니케이터들도 같이 그러면 안된다. 마케터들도 그러는 것과 같이 자신에게 맡겨진 일을 먼저 하란 말이다)

기업 블로그가 너무 완벽하고 깨끗하고, 너무 품질이 좋아도 좀 그렇다. 먼저 그 안에 인간적인 대화가 있으면 된다. 모든 사람이 대화를 필요로 하지는 않는 것 처럼, 기업들도 모든 기업이 대화를 필요로 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런 기업들은 블로그를 하지 않아도 된다. 남이 하기 때문에 우리도 해야 한다는 생각은 소용없다.

진짜 우리 회사에 대해서 이야기 하길 원하는 기업 커뮤니케이터들만 필요하다. 오프라인 기자들에게 매일 같이 보도자료를 뿌리고, 밥자리와 술자리를 같이 하면서 그들 각각과의 대화에 열중 하는 것 처럼…그 보다 더 많은 블로거들과도 진솔한 만남과 대화를 좀 해보자는 거다.

이렇듯 기업 블로그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것은 전혀 어려운 것이 아니다. 제대로 된 기업 커뮤니케이터라면 아무 것도 아니다. 오프와 온라인상을 향한 기업의 철학이 같고, 메시지가 같고,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욕구가 같기 때문에 기업 커뮤니케이터가 기업 블로그를 운영하는 것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 다만, 대화 상대가 불편해 할 현실적인 기업의 욕구를 걸러내는 의식이 좀더 요구 될 뿐이다.

기업 블로그는 기업 커뮤니케이터가 하자. 브랜드 블로그는 마케팅 커뮤니케이터가 하고. 그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