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런티

4월 242011 Tagged with , , , , , 0 Responses

절대 개런티 하지 말라 : 코레일 케이스

최근 고장·사고가 잦아 불안감을 주어온 KTX의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 말까지 항공기 수준의 정비체계를 구축하겠다고 코레일 허준영 사장이 13일 밝혔다. 코레일은 이날 항공기 정비를 벤치마킹해 항공기 수준의 정비체계를 구축하고, 고속철도 안전 지침도 항공기 수준 이상으로 강화하는 방안 등을 담은 ‘KTX 안전 강화 대책’을 발표했다. [조선일보, “KTX 정비, 항공기 수준으로”, 2011. 4. 14]

 

Vs.


고속철도 광명역 KTX 탈선사고에 이어 수도권 전동열차까지 탈선하면서 코레일이 극도의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이번 분당선 전동차 탈선이 지난 13일 KTX를 비롯한 철도 안전을 ’항공기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한 지 불과 10일만에 벌어진 일이어서 코레일 직원들 또한 ’망연자실’한 표정이다. [연합뉴스, 코레일, 잇단 철도사고에 ‘망연자실’, 2011. 4. 24]

사내에서 CEO와 직원들끼리는 충분히 개런티 할 수 있다. 사내에서 CEO와 직원들끼리는 단언이나 확언도 일부 가능하다. 사내에서는 CEO가 ‘내 직을 걸겠다’는 각오까지도 보여줄 수 있다. 사내에서는 “OO년까지 신제품 개발에 성공 못하면 모두 한강물에 빠져 죽자!”는 개런티성 반 협박도 가능하다.

하지만, 대 언론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개런티는 항상 부정적인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다시는 이런 리콜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은 안 된다. “한번만 더 이런 정보유출이 일어나면 내가 물러나겠다”하면 못 쓴다. “OO년까지 미국시장의 1% 시장점유율을 달성 못하면 미국시장을 포기할 것”이라는 위협도 문제다.

코레일의 경우 ‘항공기 수준’으로 정비체계를 구축하겠다 개런티 했다. 그 노력과 자신감은 좋다. 하지만, 위험했다. 13일 코레일의 그런 발표에 조마조마했다. 그러나 너무나 허망하게도 다른 사고가 발생했다.

물론 좋다. 코레일에서는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다. “분명히 13일 발표한 우리의 ‘KTX 안전 강화 대책’을 보아라. 우리가 항공기 수준으로 정비 체계를 구축하겠다 한 것은 ‘수도권 전동열차’가 아니라 ‘KTX’였다” 할 수 있다. 또한 “우리가 항공기 수준으로 정비체계를 구축하는 완료시기로 분명히 ‘올해 말’을 꼽았었다” 주장할 수도 있다.

하지만, 오디언스들이 그렇게 생각할지는 모르겠다.

대 언론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는 개런티 하지 말 것. 가능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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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 NOT Guarantee (개런티하지 말라) : FTA협상 메시지

언론과 대화시 조심해야 할 것들…

Mattel로부터의 교훈과 벤치마킹

 

11월 192010 Tagged with , , , , 2 Responses

DO NOT Guarantee (개런티하지 말라) : FTA협상 메시지

최 대표는 ‘협정문의 점 하나도 고치지 않겠다’던 당초 입장에 대해서는 “미국측이 협정문 수정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협정문을 수정하겠다고 나설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협상 전략의 일환으로 이해해 달라”고 해명했다. [한국일보]



공공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개런티는 뿌리칠 수 없는 유혹이다. 메시지를 전달하는 화자에게는 자신감과 확신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이 되고, 그 메시지를 받는 청자의 입장에서는 안심과 신뢰의 느낌을 제공받기 때문이다.

더구나 개런티를 하면서 표현적인 측면에서 아주 극단적이거나 세부적인 예를 들어주면 개런티 메시지는 더욱 더 강력한 효과들을 발휘한다.

 

내가 그렇게 된다면 이 자리에서 물러나겠다’

믿어라. 내가 틀리면 손에 장을 지진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우리는 비즈니스를 접겠다

‘단 1mm의 도발도 허용하지 않겠다

오디언스들은 공공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메시지에 상당부분 의지하고 신뢰를 부여한다. 해외의 공공기관이나 기업들의 경우 그들의메시지에 대한 집착은 과도할 정도로 심각하다. 단어 하나와 표현 하나 하나에 끝까지 집착하고 그의 선택을 위해 토론한다.

미디어트레이닝을 진행할 때도 많은 CEO들과 기업 임원들은 대부분 인터뷰시단어와 표현에 상당한 집중력과 관심을 투여한다. 그러나 중간관리자급이하 직원들을 인터뷰 해보면 많은 분들이 그들의 상위자들 보다는 메시지 선정과 표현 방식에 있어 신중함이 떨어지곤 한다.

이는 특정 메시지로 인한 영향력에 대한 경험 유무와도 상관이 있지 않을까 한다. 내가 한 사소한 한마디가 우리 조직 전체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이를 경험해 본 직원과 경험해 보지 못한 직원은 그 자세가 다르다는 거다.

FTA같은 국가적 중대사를 이끌어 가는 우수한 공무원들이, 광우병 논란과 같은 어마어마한 홍역을 앓고서도….공식적인 메시지 선정에 대한 Key Learning이 없어 보이는 것은 나만의 느낌일까?

아니면행정적으로 기술관료들의 입장에서는 그러고 싶지 않아도, 정치적인 수사를 사용해야 하는 현실이다 보니 그렇게 그냥 스리 슬쩍 넘어갈 수 밖에 없는 것일까?

결론, 기업이나 정부나 어떤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도 개런티 표현은 최소화하거나 삼갈 것. 대부분의 개런티는 항상 다시 나에게로 돌아와 나의 몸을 치는 날카로운 부메랑이 됨. 사랑이나 조직이나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개런티 할 수 있는 것은 단 한가지도 없음. 곰곰이 생각해 보고 메시징 할 것. 신뢰를 얻고 싶다면.

 

 

 

5월 032008 Tagged with , , 0 Responses

광우병에 대한 정부대응의 시차와 포지션

위기관리에 있어서 항상 반복되는 이야기다. 이제는 지긋 지긋 할 만도 한데…참 말도 안듣는 어린아이 같다. 우리는 항상 위기가 벌어지면 ‘왜 빨리 대응하지 않았나?” “왜 이렇게 늑장대응을 했나?”하는 지적을 달고 산다.

광우병 논란도 마찬가지다. 대통령이 방미를 마친 싯점을 기준으로 해도 4월 20일~5월 2일이니까. 2주가 흘렀다. 대통령이 방미를 하기전인 15일부터 국내 도축장에는 한우 도축이 홍수를 이루었다고 한다. 이런 조짐을 기점으로 하면 최소한 3주 가량의 준비/관리 기간이 존재했다.

정부나 일부 기업들의 위기관리 대응 방식을 보면 마치 ‘세균 배양’ 기간을 일부러 주는 것 같아 보일때가 많다. 간을 본다고 할까? 왜 간을 보나.

위기대응에 있어서 또 하나의 문제점은 포지션이다. 정부는 어제 광우병에 대한 해명 기자회견을 했는데, 정부의 포지션이 과연 전략적이었나 하는데는 의문이 남는다. 정보적으로 시중에 떠도는 루머들을 하나하나 반박했다는 데는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겠다. 하지만, 미국산 쇠고기는 안전하다는 정부의 포지션은 문제의 소지가 있다.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단정적으로 ‘완벽’을 강조하면 추후에 꼭 문제가 생긴다. 위기관리나 미디어 트레이닝에서도 가장 기본적인 원칙 중 하나가 Guarantee 하지말라는 것이다. 단정해서 말하지 말라는 뜻이다.

이 세상에 100% 안전한 먹거리가 어디있나. 더구나 미국산 쇠고기는 논란의 중심에 있다. 정부가 ‘절대 안전하다’는 단정적인 포지션을 가진다고 그 논란이 소멸될 수 있을까?

정부의 포지션은 ‘기본적으로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렇지만, 국민들이 더욱 마음 놓고 미국산 쇠고기를 소비하기 위해서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안전확보 장치들을 강구하고 철저하게 관리할 것이다. 단 0.01%의 가능성도 철저하게 관리하도록 하겠다. 이해하고 도와달라”는 것이 좀더 바람직한 포지션일 것이다.

지난번 포스팅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미국산 쇠고기는 절대 안전하다. 문제 없다. 걱정 하지 말아라”하면서 국민의 포지션의 반대편에 서지 말라는 거다. “어떤 우려를 하고 있는 지 안다. 일말의 가능성도 철저하게 관리해나가자”하면서 같은 편에 서라는 거다.    

3월 142008 Tagged with , , , , , , 0 Responses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위험한 질문 유형 7가지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기업&미디어 web@biznmedia.com

보통의 언론 인터뷰는 목적성이 강하다. 그냥 사보와 같은 잡지에 이런 저런 소소한 이야기들을 인터뷰로 싣는 일상 인터뷰의 목적과는 분명 다르다. 특히 논란의 중심에 있는 회사의 대변인들은 인터뷰 자체가 담장 위를 걷는 듯한 모험이다.

한 순간 방심하면 특수하게 훈련된 인터뷰어의 의도에 말려 들어가곤 한다. 이번에는 우리가 흔히 실수를 저지를 수 있어 경계해야 할 7가지 공격적인 질문 유형을 설명해 본다.

기관총 쏘기 (machine gunning)
기자가 여러 질문을 한꺼번에 쏟아 붓는 방식을 뜻한다. 보통 대통령 기자 회견시나 유명인사가 검찰에 출두할 때 쏟아지는 질문을 생각하면 된다. 보통 한 명의 기자가 두 세 개의 복잡한 이슈들을 한꺼번에 물어보곤 하는데, 이에 대해 경직된 상황에서 각 질문에 대해 전부 충실히 답변하려고 애쓰다 보면 실수하기 쉽다. 차분하게 그 질문들을 다 듣고 자신이 답변하고 싶은 (핵심 메시지가 준비되어 있는) 질문 하나만을 꼽아 그에 대해서만 답변하면 된다. 나머지 답변은 신경 쓸 필요 없다. 기자가 필요하면 다시 물어 본다.

예스 오어 노 (yes or no)
보통 법정에서나 국회 청문회 때 많이 쓰는 질문 방식이다. “증인은 ‘예와 아니오’로만 답변하세요”하는 식이다. 물론 답변하기에는 이런 방식이 편할 때도 있다. 성격상 이렇게만 간단히 말씀하시는 CEO분들도 일부 계시다. 그러나 위기 시 이런 답변 방식은 스스로 무덤을 파는 결과를 초래할 때가 많다. 절대로 간단히 단언적으로 ‘예와 아니오’ 만으로는 이야기하지 말자. 변형된 형태로 이거냐 저거냐를 고르라고도 하는데 고르지 말자. 그냥 항상 다 좋은 게 좋은 거다.

듣자하니… (he said…)
인터뷰 시 현장에 없는 다른 사람의 언급을 인용하면서 이에 대한 인터뷰이의 생각을 묻는 방식이다. 보통 레슬링 선수들에게 인터뷰를 하면서 “OOO선수가 당신을 한방에 갈겨 눕혀 버리겠다고 하는데, 당신의 생각은 어떤가?” 이런 식의 인터뷰다. (레슬링 선수 뿐만 아니다… 기업 CEO들의 인터뷰에도 이런 사례는 자주 있다.) 이런 질문 방식의 목적은 무언가 갈등 소재를 찾아 내려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그분이 정확하게 어떤 취지로 그렇게 말씀하셨는지 제가 현장에 없어서 잘 알 수 없기 때문에 그 이슈에 대해서는 언급하기가 적절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정도로 피해나가야 한다. 특히 흥분해서 경쟁사를 대 놓고 욕하는 식은 금물이다.

잘못된 전제 (wrong premise)
항상 공격적인 질문은 잘못된 전제를 앞에 내세우고 들어온다. 답변자의 신경을 건드리는 것임에 분명하다. 답변자가 이러한 잘못된 전제는 제일 먼저 수정을 해주고 답변을 시작해야 한다. 아무렇지도 않게 답변으로 그냥 들어가버리면, 그 잘못된 전제를 스스로 인정하는 것으로 비춰지기 때문이다. 수십 번이라도 잘못된 전제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반복 수정 해주자.

개런티 (guarantee)
세계적 완구 기업 마텔의 CEO는 2007년 자사 중국산 장난감에서 유해성분이 검출돼 제품 리콜을 단행했다. 그리고는 모 TV 방송으로부터 다음과 같은 질문을 받았다. “이런 리콜이 앞으로 더 이상 없을 것이라고 약속하실 수 있습니까?” 그 CEO는 이렇게 답변했다. “저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소비자의 안전입니다. 그리고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우리는 이를 위해서 현재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제대로 자기가 할 말만 했다. 만약 다분히 함정이 깔린 그 질문에 “네, 더 이상 이런 일들은 없을 겁니다”라는 취지의 직접적인 단언을 했었더라면 그 CEO는 바로 몇 주 후 두 세 번째의 리콜로 인한 여론과 언론의 실망을 감당할 수 없었을 것이다.

말실수 유도 (Oops!)
어떡해서든 자신이 의도한 답변을 얻어내기 위해 기자는 답변자의 감정을 살살 자극해 실언을 유도하는 경우도 있다. 지난 모 TV 방송의 탐사취재 프로그램에서 기독교단 운영의 불 투명성을 취재하면서 모 대형교회 원로 목사님을 인터뷰 하는 사례를 보면 이런 상황이 짐작된다. 민감한 특정이슈에 대해 거의 동일한 내용의 질문을 각도만 바꾸어 십여 회 반복하면 참아낼 사람은 거의 없다. 아무리 미디어 트레이닝을 받았어도 말실수를 할 수 있는 감정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대응방식은 간단하다. 답변자도 계속 동일한 메시지로 담담히 답변해주는 것이다. 먼저 지친 사람이 지는 방식이랄까.

정 용 민

   

PR컨설팅그룹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前 오비맥주 홍보팀장
前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ICO Global Communication, LG-EDS, JTI Korea, 제일은행, Agribrand Purina Korea, Cargill 등 다수의 국내외 기업 경영진들에게 Media Training 서비스 제공
Hill & Knowlton, Crisis Management Training Course 이수(도쿄)/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세계 최대 맥주회사인 InBev Corporate Affairs Conference in Miami에 참석해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의 Mr. Isherwood에게 두번째 Media Training 및 Crisis Simulation Training 기법 사사/ 네덜란드 위기관리 컨설팅회사 CRG의 Media training/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입력 : 2008년 03월 14일 14:30:44 / 수정 : 2008년 03월 14일 14:32: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