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 언론 인터뷰는 목적성이 강하다. 그냥 사보와 같은 잡지에 이런 저런 소소한 이야기들을 인터뷰로 싣는 일상 인터뷰의 목적과는 분명 다르다. 특히 논란의 중심에 있는 회사의 대변인들은 인터뷰 자체가 담장 위를 걷는 듯한 모험이다.
한 순간 방심하면 특수하게 훈련된 인터뷰어의 의도에 말려 들어가곤 한다. 이번에는 우리가 흔히 실수를 저지를 수 있어 경계해야 할 7가지 공격적인 질문 유형을 설명해 본다.
기관총 쏘기 (machine gunning)
기자가 여러 질문을 한꺼번에 쏟아 붓는 방식을 뜻한다. 보통 대통령 기자 회견시나 유명인사가 검찰에 출두할 때 쏟아지는 질문을 생각하면 된다. 보통 한 명의 기자가 두 세 개의 복잡한 이슈들을 한꺼번에 물어보곤 하는데, 이에 대해 경직된 상황에서 각 질문에 대해 전부 충실히 답변하려고 애쓰다 보면 실수하기 쉽다. 차분하게 그 질문들을 다 듣고 자신이 답변하고 싶은 (핵심 메시지가 준비되어 있는) 질문 하나만을 꼽아 그에 대해서만 답변하면 된다. 나머지 답변은 신경 쓸 필요 없다. 기자가 필요하면 다시 물어 본다.
예스 오어 노 (yes or no)
보통 법정에서나 국회 청문회 때 많이 쓰는 질문 방식이다. “증인은 ‘예와 아니오’로만 답변하세요”하는 식이다. 물론 답변하기에는 이런 방식이 편할 때도 있다. 성격상 이렇게만 간단히 말씀하시는 CEO분들도 일부 계시다. 그러나 위기 시 이런 답변 방식은 스스로 무덤을 파는 결과를 초래할 때가 많다. 절대로 간단히 단언적으로 ‘예와 아니오’ 만으로는 이야기하지 말자. 변형된 형태로 이거냐 저거냐를 고르라고도 하는데 고르지 말자. 그냥 항상 다 좋은 게 좋은 거다.
듣자하니… (he said…)
인터뷰 시 현장에 없는 다른 사람의 언급을 인용하면서 이에 대한 인터뷰이의 생각을 묻는 방식이다. 보통 레슬링 선수들에게 인터뷰를 하면서 “OOO선수가 당신을 한방에 갈겨 눕혀 버리겠다고 하는데, 당신의 생각은 어떤가?” 이런 식의 인터뷰다. (레슬링 선수 뿐만 아니다… 기업 CEO들의 인터뷰에도 이런 사례는 자주 있다.) 이런 질문 방식의 목적은 무언가 갈등 소재를 찾아 내려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그분이 정확하게 어떤 취지로 그렇게 말씀하셨는지 제가 현장에 없어서 잘 알 수 없기 때문에 그 이슈에 대해서는 언급하기가 적절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정도로 피해나가야 한다. 특히 흥분해서 경쟁사를 대 놓고 욕하는 식은 금물이다.
잘못된 전제 (wrong premise)
항상 공격적인 질문은 잘못된 전제를 앞에 내세우고 들어온다. 답변자의 신경을 건드리는 것임에 분명하다. 답변자가 이러한 잘못된 전제는 제일 먼저 수정을 해주고 답변을 시작해야 한다. 아무렇지도 않게 답변으로 그냥 들어가버리면, 그 잘못된 전제를 스스로 인정하는 것으로 비춰지기 때문이다. 수십 번이라도 잘못된 전제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반복 수정 해주자.
개런티 (guarantee)
세계적 완구 기업 마텔의 CEO는 2007년 자사 중국산 장난감에서 유해성분이 검출돼 제품 리콜을 단행했다. 그리고는 모 TV 방송으로부터 다음과 같은 질문을 받았다. “이런 리콜이 앞으로 더 이상 없을 것이라고 약속하실 수 있습니까?” 그 CEO는 이렇게 답변했다. “저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소비자의 안전입니다. 그리고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우리는 이를 위해서 현재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제대로 자기가 할 말만 했다. 만약 다분히 함정이 깔린 그 질문에 “네, 더 이상 이런 일들은 없을 겁니다”라는 취지의 직접적인 단언을 했었더라면 그 CEO는 바로 몇 주 후 두 세 번째의 리콜로 인한 여론과 언론의 실망을 감당할 수 없었을 것이다.
말실수 유도 (Oops!)
어떡해서든 자신이 의도한 답변을 얻어내기 위해 기자는 답변자의 감정을 살살 자극해 실언을 유도하는 경우도 있다. 지난 모 TV 방송의 탐사취재 프로그램에서 기독교단 운영의 불 투명성을 취재하면서 모 대형교회 원로 목사님을 인터뷰 하는 사례를 보면 이런 상황이 짐작된다. 민감한 특정이슈에 대해 거의 동일한 내용의 질문을 각도만 바꾸어 십여 회 반복하면 참아낼 사람은 거의 없다. 아무리 미디어 트레이닝을 받았어도 말실수를 할 수 있는 감정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대응방식은 간단하다. 답변자도 계속 동일한 메시지로 담담히 답변해주는 것이다. 먼저 지친 사람이 지는 방식이랄까.
정 용 민
PR컨설팅그룹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前 오비맥주 홍보팀장 前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ICO Global Communication, LG-EDS, JTI Korea, 제일은행, Agribrand Purina Korea, Cargill 등 다수의 국내외 기업 경영진들에게 Media Training 서비스 제공 Hill & Knowlton, Crisis Management Training Course 이수(도쿄)/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세계 최대 맥주회사인 InBev Corporate Affairs Conference in Miami에 참석해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의 Mr. Isherwood에게 두번째 Media Training 및 Crisis Simulation Training 기법 사사/ 네덜란드 위기관리 컨설팅회사 CRG의 Media training/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