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위기관리,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10월 112016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68편] 리액티브? 로우 프로파일 대응이 뭔가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와 한 단체가 현재 갈등관계에 처해 있습니다. 상대 단체 쪽에서는 계속 말도 안 되는 루머들을 퍼뜨리며 저희를 공격 하고 있습니다. 일단 위기관리 펌이나 로펌에서도 공히 리액티브하게 로우 프로파일 대응하라고 합니다. 그게 구체적으로 무슨 의미죠?”

 

[컨설턴트의 답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전략 중 하나인 로우 프로파일(low profile)은 하이 프로파일(high profile)의 반대말로 ‘가급적 가시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제한/삼간다’는 의미입니다. 하이 프로파일은 그 반대로 ‘최대한 가시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활용한다’는 의미가 되겠지요.

그와 함께 전술적인 의미로 리액티브(reactive)하게 커뮤니케이션 하라는 조언은 ‘적극적으로 언론이나 상대 이해관계자들에게 접근해 커뮤니케이션 하거나 선제적으로 나서서 커뮤니케이션 하지는 말라’는 의미입니다. 그 반대로는 ‘프로액티브(proactive)하게 커뮤니케이션 하라’는 조언도 있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지진이나 대규모 전염병 같은 재난이나 재해가 발생하게 되면 위기관리 책임을 지는 정부는 ‘프로액티브하게 하이 프로파일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게 되어 있습니다. 예방이나 주의 정보를 접하지 못한 국민들이 없도록 여러 채널들과 인력들을 동원 해 지속적으로 여러 번 반복 커뮤니케이션 하는 모습을 떠 올려 보시면 됩니다.

반대로 위의 질문과 같이 일부 이해관계자와 갈등을 겪고 있거나, 사회적 논란이 일부에서 일어나고 있을 때 그 위기관리 주체는 종종 ‘리액티브 한 로우 프로파일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합니다. 국민 대다수가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현 갈등상황에 대해 일부러 대놓고 크게 떠들며 적극적으로 해명 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그 기반이지요. 점진적으로 변화해 가는 이슈에 대한 대응 시 초기에 주로 선택되는 대응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됩니다.

리액티브냐 프로액티브냐? 로우 프로파일이냐 하이 프로파일이냐? 이런 선택은 어떤 정해져 있는 기준이나 원칙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차라리 그런 정해진 것들이 있다면 많은 기업들이 이슈관리나 위기관리를 어려워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어떤 근거와 어떤 예상을 하면서 해당 전략을 선택 적용하는가에 있습니다. 무조건이라는 말이 앞에 붙으면 안됩니다.

현재 상황이 이렇고, 주변 이해관계자들의 인식과 태도들이 이렇고, 앞으로 해당 상황이 이렇게 이렇게 흘러갈 것으로 예상되므로, 우리는 언제까지는 리액티브 또는 프로액티브하게 커뮤니케이션 하면서 로우 프로파일 또는 하이 프로파일 전략을 유지해야 하겠다. 이것이 올바른 전략 결정 방식입니다.

질문하신 것과 같이 실행에서는 실제로 어떻게 이를 적용해야 하는지 오락가락하는 경우들이 생깁니다. 일단 상부 위기관리팀에서는 “최대한 리액티브하게 로우 프로파일하도록 하자”는 명령이 내려왔습니다. 그런데, 자꾸 기자들로부터 전화가 옵니다. 세부적인 상대방의 주장에 대해서 공식 입장을 하나 하나 밝히라 압박 합니다. 기자들의 요구 수준과 문의량이 계속 늘어 납니다.

처음에는 “현재 그와 관련해서 우리 공식 입장은 없다. 코멘트 할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방어를 했습니다. 그런데 기자들의 분위기가 안 좋고 압박이 더욱 더 거세집니다.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이 경우에는 기자들의 분위기와 주요 요청 사항들은 잘 정리해 상부 위기관리팀에게 보고하고 그들의 판단을 기다려야 합니다. 그런 상황변화 보고를 통해 새롭게 변화된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하달 받으면 그대로 실행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어야 합니다.

가장 위험한 것은 계속 상부 위기관리팀에서는 ‘리액티브 및 로우 프로파일 커뮤니케이션’을 지시하고 있는데, 실무자들이 힘들다는 이유로 일부 기자들에게 좀더 자세하게 공식 입장으로 오해될 만한 메시지들을 전달해 버리는 경우입니다. 일부 언론에서 “회사가 공식입장을 밝혔다”며 실무 담당자의 메시지를 자세히 인용합니다. 그렇게 되면 더 이상은 기존 대응 전략이 유효하지 못하게 됩니다. 커뮤니케이션 관리의 주도권은 이미 언론과 이해관계자들에게 넘어가 버린 것이죠.

사실 이슈나 위기관리에 있어서 이 리액티브 및 로우 프로파일 커뮤니케이션 실행이 반대인 프로액티브 및 하이 프로파일 커뮤니케이션 실행보다 훨씬 어렵습니다. 기존이나 평시 대부분의 홍보실은 프로액티브 및 하이 프로파일 전략을 기본적인 홍보전략으로 삼아 왔기 때문입니다. 실행에서 반대 모드로 전환하는 데 큰 고통과 어색함을 느끼게 되니 문제가 발생합니다.

한가지 정확하게 이해하셔야 할 것은 리액티브 커뮤니케이션이 기자들의 전화를 받지 않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로우 프로파일 커뮤니케이션이 노코멘트 하고 커뮤니케이션 창구가 사라져 버리는 전략을 의미하지도 않습니다. 정확하게 상황을 판단하고, 앞으로의 상황 변화를 예측하면서 ‘커뮤니케이션 메시지를 전략적으로 제한’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메시지 속에 크고 자세하게 인용 가능한 내용들을 사전에 제한한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정해진 단순 메시지를 지속 반복하는 것도 실행 방식의 하나입니다. 반대로 프로액티브하고 하이 프로파일 하게 커뮤니케이션 할 적절한 시기를 ‘준비하며 기다린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여러 의미가 있어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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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82016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67편] 위기 시 보고 체계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얼마 전 공장에 수해가 발생했는데요. 이 사실을 공장 총무팀장이 바로 대표이사에게 보고해 버렸습니다. 총무팀장은 주말이고 공장장이 부재중이라 바로 신속 보고 한 건데요. 본사 위기관리팀은 대표이사 보다 그 사실을 나중에 알아서 문제였죠. 보고 체계는 어떻게 규정해야 할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사실 위기관리 체계를 설계할 때 가장 고민 되는 부분들 중 하나가 위기 시 보고 체계입니다. 위기 시에는 해당 상황을 감지 한 최초 감지자가 생기게 되는데요. 그 최초 감지자가 위기 상황을 발견하고, 판단해서, 내부 전파 보고 하는 프로세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기본적으로는 최초 감지자는 가능한 빠른 시간 내에 (위기관리를 담당하는) 많은 직원들에게 해당 상황을 전파 보고한다는 규정이 있습니다.

여기서 흔히 발생하는 고민은 첫째, 최초 감지자가 감지 발견 한 상황을 어떤 기준을 가지고 판단하는가 하는 부분입니다. 예를 들어 공장 알바생이 공장 뒤쪽 뜰에 물이 흥건하게 스며 들어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알바생은 그 곳에 원래 물이 고여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그냥 지나 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원래 물이 고여 있는 곳인데 그 상황을 재해라 생각하고 여럿에게 전파 할 수도 있습니다. 해당 알바생은 정확한 상황 판단기준을 가지지 못하기 마련입니다. 그렇다면, 발생 가능한 모든 상황에 대한 판단 기준을 설정해야 하는가 하는 의문이 생깁니다. 불가능한 것이죠.

여기에서 원칙은 모든 이상 상황 또는 이상으로 판단되는 상황은 상위자에게 ‘일단 보고’한다는 것입니다. 판별 경험이 있는 상위자가 현장에 가서 상황을 점검하고 판별 하게 되는 것이죠. 만약 해당 상위자가 판별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관련 판별이 가능한 상위자들이 함께 판별 할 수 도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일단 보고’입니다.

두 번째 고민은 최초 감지자나 판별자가 해당 상황을 누구 누구에게 전파해야 하는가 하는 점입니다. 질문과 같이 총무팀장이 바로 휴대폰을 들어 대표이사에게 보고 해야 하는가? 아니면 자신의 상위자에게 먼저 보고 해야 하는가? 아니면 동시에 상위자를 비롯해 위기관리팀 전원에게 보고해야 하는가? 하는 고민이 생깁니다. 어떤 게 더 나은 보고 체계일까요?

여기에서 핵심은 ‘가능한 동시에 많은 대상으로’ 입니다. 요즘에는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툴들이 위기 보고 체계에 활용되기 때문에 단체카톡방이나 메신저, SMS 등등으로 동시 보고 가능합니다. 단선 보고 시 장점은 보다 안정적인 보고 내용에 있습니다. 그러나 물리적으로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동시 보고의 경우 보고 내용에 있어 정리된 안전성은 담보 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대표이사를 비롯한 위기관리팀이 해당 상황을 신속히 공유 받게 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따라서 감지 발견된 상황을 현장 상위자가 즉시 판별 하고, 그 상황발생 내용과 최초 대응 내용을 1보 형식으로 ‘동시 전파’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그 대상은 우선 위기관리팀에 규정된 임직원들이 됩니다. 그 1보를 접한 위기관리팀장은 현장 담당직원들을 통해 해당 상황을 충분하게 이해하고, 필요 시 대표이사 보고와 허락을 얻어 위기관리팀을 소집하는 프로세스를 따르곤 합니다. 1보 전파는 현장, 2차 대표이사 보고와 대응팀 가동은 위기관리팀장이 실행하는 단계적 체계입니다.

위기 시 보고 체계에서 세 번째 고민은 대표이사의 위기 상황 인지 이후 단계입니다. 위기 상황 정보를 접한 대표이사는 대부분 고위 임원들에게 해당 상황에 대한 내용과 대응 방안들을 묻게 됩니다. 이 시점에 충분히 해당 상황을 파악하고 있지 못한 임원들이 있으면 문제가 됩니다. 윗 질문에서도 그랬던 상황이고요.

여기에서 대표이사가 따라야 하는 원칙은 개인적 1대 1 커뮤니케이션은 위기 시 가능한 지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위기관리팀이 이미 내부에 체계화 되어 있다면, 위기관리팀장을 통해 위기관리팀을 소집하게 하고, 그 위기관리팀의 파악 내용을 대표이사가 360도 청취 이해하는 것입니다. 1대 1로 진행하는 부분적 파악 노력보다 안정적일 뿐 아니라 대응을 위한 공유에 있어서도 물리적 시간이 절약 됩니다. 한마디로 ‘재빨리 마주 앉기’를 실행하는 것이죠.

위기 가 발생되면 그 이후 모든 대응 활동은 ‘정치적인 활동’으로 그 성질이 변화합니다. 보고라인에서 소외된 임원이 나올 수 있습니다. 대표이사가 알고 있는 사항을 중요 임원들은 모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 반대 상황도 가능하고요. 일선 직원이 무지하게 별 것 아닌 상황을 최상위까지 전파해 버려 혼란을 야기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모든 상황은 대표이사가 ‘체계가 안정화되는 과정’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지속 개선관리 해 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위기 상황을 사후 또 다른 정치적 위기들로 양산할 수 있는 내부 문화가 있다면 그를 먼저 개선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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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82016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66편] 쌓아 놓은 명성이 위기관리에 도움이 되겠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가 이번 위기를 겪으면서 많은 걸 깨달았습니다. 그간 불우이웃도 돕고 몇몇 CSR을 해왔는데요. 앞으로는 위기관리 치원에서도 평소 좋은 일들을 많이 해야겠다 생각합니다. 전문가들이 평소 쌓아놓은 명성이 위기관리에 도움이 된다고 하던데요?”

 

[컨설턴트의 답변]

한가지 정확하게 정리하고 싶은 게 있습니다.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말씀하신 명성(Reputation)과는 다른 의미입니다. CSR 활동을 많이 하면 회사의 명성이 좋아 지지 않겠느냐 하시는 것 같은데, 꼭 그런 인과관계가 확실하게 존재한다고 볼 수도 없습니다.

회사가 가진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평소 활동들은 분명 의미가 있습니다. 그러나, 위기관리 관점에서 평소 기업이 강조해 오던 사회적 책임이라는 가치는 해당 기업에게 보다 훌륭한 위기관리를 기대하게 만드는 측면이 있습니다. 쉽게 말해 “저 회사는 좋은 일들을 많이 했으니, 좋은 회사일거야. 그래서 당연히 이번 큰 문제에 대해서도 훌륭하게 대응 하겠지” 이런 기대를 만든다는 것입니다.

물론 평소 훌륭한 활동을 많이 한 기업이 위기가 발생 한 직후에도 훌륭하게 대응한다면 그보다 더 좋은 결과는 없을 것입니다.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평소에는 훌륭한 일을 하던 기업이 위기가 발생하자 그렇지 못한 대응을 하면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하나 뿐인 지구’임을 강조하며 친환경적인 여러 캠페인을 해 온 기업이 있다고 가정 해 보시죠. 지속적으로 하천을 살리는 운동을 하며 쓰레기를 수거하고, 녹색 하천을 위해 깨끗해진 하천들에 자연 어류들을 방생 합니다. 미래 후손들이 마실 물임을 강조하면서 하천 정화 운동에 매년 수십억 원씩을 기부하곤 합니다. 당연히 많은 공중들이 해당 기업을 ‘친환경 기업’ ‘하천환경에 철학이 있는 기업’으로 기억하게 될 겁니다.

그런 회사의 한 지역 공장에서 공정상 관리되던 독극물이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인근 하천으로 대량 유출 돼 버립니다. 치명적 위기가 발생한 거죠. 이럴 때 해당 기업은 어떤 수준으로 대응해야 할까요? 어떤 태도로 대응해야 해당 위기가 관리 될까요?

분명한 것은 기존에 지구환경, 깨끗한 하천, 미래 우리 아이들이 마셔야 할 물…등등에 대한 가치를 강조하지 않았던 기업의 위기관리 보다는 훨씬 나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해당 위기를 그들 보다 훨씬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더 신속하게 해결책을 찾아, 더 수위 높게 대응해야 할 겁니다. 공중들의 시각에서는 그게 당연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해당 위기관리에 헛점이 있었거나, 주저함이나, 면피성 대응이 있기라도 했다면 공중들의 반응은 엄청나게 부정적으로 변할 것입니다. “그렇게 하천 정화에 대해 이야기 많이 하더구먼, 자사 공장 내 독극물 관리는 형편이 없었다니, 황당하군” “지구를 위해 어떤 일도 마다 않겠다고 하던 회사가 독극물을 하천으로 흘려 보내고서는 3일간 쉬쉬했다니…” “이 회사가 미래 아이들이 마실 물이라고 강조 하지 않았었나? 그 물을 이 지경을 만들어 놓고 배상에는 주저하는 게 무슨 일이지?” 이런 반응이 당연하게 발생할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말씀 드리면, 위기관리에 부담이 될 터이니 평소 CSR이나 명성관리 등은 하지 마십시오 하는 이야기는 절대 아닙니다. 대신 일관성을 가지라는 것입니다. 진정성이라고도 하지요. 평소와 위기 시 판단기준이나 철학이 달라지면 절대 안 된다는 의미입니다.

‘위기가 발생하면 의사결정자들이 한 방에 모여 회사의 철학이 쓰여있는 액자를 먼저 바라보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평소 우리가 무슨 말을 해 왔고, 어떤 가치를 강조해 왔는지를 기억해 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가치에 따라 위기 시 의사결정 하라는 의미입니다. 그렇게 해야 보다 성공적인 위기관리가 가능하다는 가르침입니다.

훌륭한 CSR 활동을 해 왔고, 여러모로 좋은 명성을 쌓아 왔다면, 그 기존 가치에 따라 위기관리 체계와 의사결정 프로세스도 평소 관리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렇지 못한 기업들 보다 훨씬 더 많이 그리고 자주 위기 발생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민감하게 위기를 감지, 방지, 완화 하는 작업들에 투자해야 합니다. ‘훌륭한 기업이 훌륭한 위기관리를 한다.’ 그래야 이 큰 가치가 실현됩니다. 우리가 얼핏 생각하듯 훌륭한 일을 많이 하면 위기가 발생해도 어느 정도 정상을 참작 받을 수 있겠지 이런 단순한 생각은 오히려 위험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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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072016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65편] 억울한데 언론을 통한 공론화는 어떨까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는 중소기업인데요, 거래처인 대기업이 횡포를 부리는 바람에 파산 직전까지 왔습니다. 너무 억울합니다. 이런 이슈는 갑질 이슈라 언론에서 관심을 가질 것 같습니다. 언론을 통해 비판 기사들을 내보내면 그 대기업이 우리의 목소리를 들어주지 않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생각보다 상당히 많은 기업 관계자 분들이 이와 같은 생각을 합니다. 억울한 상황에 처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 이해가 됩니다. 정부나 각종 기관 그리고 시민단체 등에 아무리 이야기 해 보아도 잘 움직이지 않는다는 생각에 울분이 끓어 오르는 건 당연합니다. 그래서 어떻게 해서든 언론에 소구해서 상대방인 대기업을 움직여 보려고 하는 것이죠.

하지만, 그런 언론을 통한 압력은 실행 이전에 많은 고려가 필요합니다. 일단, 억울한 이슈에 대해 공론화를 해서 자사가 최종적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확실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습니다. 단순히 한을 풀고자 하는 단순한 목적인지, 소송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함인지, 아니면 대기업의 횡포를 어느 정도 누그러뜨리기 위한 것인지 등등을 잘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언론을 통해 상대방에게 칼을 겨눈다는 것은 그 이후 상대방과는 더 이상 사업이나 관계를 맺지 않겠다는 결심이 필요한 한 경우들도 있습니다. 그 공격이 성공하건 실패하건 해당 공격의 주체인 기업은 상대방과는 문제 해결이 더욱 어렵게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 고려사항은, 언론이 과연 누구의 편일까 하는 판단입니다. 중소기업인 자사가 언론과 더 가깝고 이해관계를 맺고 있는 회사인지, 아니면 상대인 대기업이 더 가까운 이해관계를 맺고 있는지 확인해 봐야 합니다. 자칫 잘 못하다가는 상대 기업에게 그대로 자사의 불만 내용이 전달되는 해프닝이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셈이죠.

일반적으로 대기업들은 일반 중소기업들보다 훨씬 더 탄탄한 언론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여러 광고나 협찬 역량에서 중소기업들을 능가합니다. 언론 입장에서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대기업이 잘되기를 바랄 수 밖에 없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문제가 있는데도 무조건 감싼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이런 고려는 문제 제기 기업 내부에서 좀더 다양한 증거내용들과 합리적인 시각을 가지고 해당 이슈 자료들을 탄탄하게 정리해 놓는 것을 가능하게 합니다.

세 번째 고려사항은, 항상 상대방의 반격까지를 생각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상대 기업이 언론을 통한 부정적인 기사들을 발견하게 되면, 그에 대해 어떤 대응을 하게 될지 상상해 보아야 합니다. 일반적인 대기업들의 경우 해당 기사들이 감지 되면 상당한 역량들을 동원하여 해당 기사들을 관리하게 됩니다. 단순히 해당 기사들이 관리만 되면 문제는 없습니다.

그러나, 해당 기업이 문제를 제기하는 기업의 언론 플레이에 대해 새로운 악감정을 가지고 반격해 올 가능성이 높을 수도 있습니다. 법정에서 다투어야 할 내용들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난타전이 시작될 수도 있습니다. 전면전이 발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여러 역량이나 자산들을 분석해 보면 그런 전면전에서 장기간 동안 자신의 기업이 상대적 강점을 가지고 살아 남을 수 있는 가능성을 판단해 보십시오.

이상과 같은 고려사항들에 대한 깊은 검토가 선행되어야 여론 전에서 어느 정도 정상참작을 받을 수 있게 됩니다. 많은 억울한 기업들이 이런 검토가 미비한 채로 언론을 상대방에 대한 한 풀이의 수단으로 생각하면서 접근하다가 문제를 더 키웁니다.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방과의 지속적 대화 시도입니다. 그리고 그 대화과정에서의 폭넓은 증거수집이 필요합니다. 이를 가지고 로펌이나 변호사의 다양한 조언을 들어야 합니다. 할 수 있는 모든 법적 규제적 어필 노력들을 선행하십시오. 그 과정에서도 지속적으로 상대 기업과 대화를 지속해야 합니다. 그 후 거의 모든 자구적인 노력들이 수포로 돌아가게 되면, 그 때가서 최후의 수단으로 언론에게 접근하는 것을 고려 해 보는 것이 순서입니다.

만약, 언론을 통한 상대방에 대한 공격을 대화의 시작으로 기대하거나, 단순히 상대를 제압하려는 목적으로 실행해서는 성공적인 결과를 얻을 수 없습니다. 언론들과 강력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기업을 함부로 상대하는 것도 결코 전략적이지 않습니다. 그들로부터의 반격은 어떻게 무슨 수단으로 방어 해 낼 것인지도 생각해 대비하고 있어야 합니다.

한마디로 말씀 드리면, 최종 막판에 이르러 ‘너 죽고 나 죽자’는 식의 결심이 없다면 함부로 언론을 움직이려는 노력은 하지 마시라는 조언을 드리고 싶습니다. 자칫해서 해당 노력이 수포로 돌아간다면 이는 결코 ‘위기관리’라고 볼 수 없습니다. 많은 것을 준비하고 충분히 숙고해야 가능한 것이 언론 접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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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012016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64편]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 왜 안 통할까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요즘 몇 회사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보면 사과형식이나 메시지 하나 하나가 참 좋다고 생각하는데요. 그게 잘 먹히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저렇게 잘하는 데, 메시지의 한계인 것인지 뭔지 효과가 없다는 느낌은 왜 그럴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여러분들이 가지시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생각에 좀 차이가 있는 듯 합니다. ‘위기관리’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차이를 좀 더 설명 드리고 싶습니다. 위기가 발생 했을 때 최초부터 최후까지 그에 대한 관리 전반을 진행하는 활동을 ‘위기관리’라고 합니다. 알기 쉽게 비유하면, 불을 끄거나, 사람을 구출해서 이송하거나, 기름 때를 제거하거나, 제품 리콜을 하거나, 환불이나 회수를 위해 고객 방문을 하거나, 찾아 다니며 사과를 하거나, 소송을 걸거나 하는 활동들, 즉, 위기를 관리하기 위해 실행하는 모든 활동들이 위기관리입니다. 가장 중요한 핵심이죠.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위기관리 주체가 위기 시 진행하는 커뮤니케이션입니다. 이 커뮤니케이션에는 우리가 어떻게 해당 위기를 정의하는지, 우리가 어떻게 그 위기를 관리할 것인지, 현재는 어떻게 하고 있고, 어떻게 개선이나 재발 방지를 할 것인지, 또는 어떻게 대응해서 우리의 입장을 관철 시킬 것인지 등등에 대한 말 그대로 ‘위기관리 전반에 대한 커뮤니케이션’ 노력입니다.

만약 위기관리가 제대로 적절하게 진행되었다면, 그에 대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는 것이 당연합니다. 만약 잘된 위기관리를 두고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 적절하게 진행되지 못했다면, 그것은 담당들의 역량이나 다른 일선의 장애들이 있었던 것이 원인일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는 오직 가정이지 그런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실수 케이스는 많지 않습니다.

반대로 위기관리가 제대로 적절하게 진행되지 못했다면, 그에 대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실패할 수 밖에 없는 것이 당연합니다. 만약 잘못된 위기관리였음에도 불구하고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 성공적이었다면, 이는 어떻게 보면 이해관계자들에게 ‘사기’를 쳤다는 의미와 비슷합니다. ‘말로 위기를 모면했거나, 현혹시켜서 넘겼다’는 의미 밖에 다른 의미를 찾기는 힘들 것입니다. 이런 케이스 또한 현장에서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일부 기업들이 많이 원할 수도 있는 경지(?) 이지만,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것이 그리 쉬운 게 아닙니다.

몇몇 기업의 사과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메시지들이 좋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위기에 처한 기업들에게는 당연한 것일 수 있습니다. 위기에 처한 기업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함부로 임하다가는 위기를 제대로 관리할 수 있는 가능성은 최소화 되기 때문입니다.

제대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한 것 같은데, 왜 그 효과가 없을까? 하는 질문에 대해 저는 그 원인을 위기관리 활동 그 자체에서 찾고 싶습니다. 과연 그 기업이 제대로 된 초기 조치를 잘 취하고 나서 사과를 했는가? 이해관계자들이 바라는 위기관리 활동을 제대로 한 뒤에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는 것인가? 이와 같은 여러 위기관리 활동의 건전성 부분에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위기가 발생하고 난 후 이해관계자들의 사과나 해명 요구가 있었을 때 해당 기업은 어땠나 하는 돌아봄이 필요합니다. 가시적인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 이해관계자들이 적절하다 생각하는 시기에 제대로 이루어졌는가 하는 점검도 필요합니다. 아마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효력이 반감되었다면, 이상의 여러 문제들이 선행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 제대로 먹혀 들지 않는 기업들의 경우는 대략 이렇습니다. 최초 위기발생 직후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았던 경우 (쉬쉬함), 이해관계자들의 불만과 비판이 최고조에 이르자 뒤늦게 커뮤니케이션 하는 경우, 오락가락 갈팡질팡 정확하지 않게 커뮤니케이션 하는 경우 입니다. 제대로 위기관리가 되지 않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에도 문제가 생기는 경우죠.

또한, 전략적이지 않아 실패할 수 밖에 없이 커뮤니케이션 하는 경우, 위기관리 주체들이 아무나 함부로 커뮤니케이션 해 버리는 경우, 이해관계자들과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는 경우들과 같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자체의 문제도 있을 수 있겠습니다.

결론적으로 말씀 드리면, 위기관리 활동들을 먼저 제대로 해야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도 제대로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셔야 합니다. 만약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 제대로 먹히지 않는다고 판단하신다면, 기업 내부에서는 이전 또는 현재 진행중인 위기관리 활동의 건전성을 다시 한번 검토 해 보셔야 할 것입니다. 위기관리 활동 자체에 어떤 문제가 있어서, 커뮤니케이션이 먹히지 않는지를 확인하시라는 것입니다. 원인은 위기관리 활동 자체에 있습니다. 만약 위기관리 활동 자체가 없거나 부실하다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기대는 버리십시오. 커뮤니케이션은 항상 맨 나중에 위치하는 수단이자 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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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92016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63편] 사과를 몇 번 더 해야 할 것 같은데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제품 이상으로 소비자들이 피해를 보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언론에서 한번 세게 다루어서 바로 저희가 사과 하고 리콜 조치 등을 발표 했죠. 그런데 온라인 카페에 소송을 준비하는 그룹들이 생겼어요. 그쪽의 분노를 관리하기 위해서라도 계속 찾아 사과를 해야 하겠죠?”

 

[컨설턴트의 답변]

일단 소송을 목적으로 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대해 찾아 다니며 사과하는 것은 그리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하기 힘든 대응으로 보입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소송을 통한 승소입니다. 대부분 손해배상을 원하고 있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가능한 그쪽의 움직임을 모니터링 해 가면서 법무그룹에서 대응하는 것이 낫습니다.

위 질문에서 사과를 언급하셨는데요. 기업 위기관리에서 이 ‘사과’라는 개념이 최근에는 아주 일반화되어 거의 기본이고 가장 가시적인 대응으로 해석하는 실무자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이 ‘사과’라는 대응은 위기관리를 위한 여러 대응 방식들 중 하나이지, 기본적이고 가장 중요한 대응 방식은 아니라는 것을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물론 사과 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당연히 사과를 하는 것이 올바른 대응입니다. 하지만, 내부에서 조금이라도 ‘이 건으로 우리가 사과를 하는 것이 적절한가?’하는 의문이 존재한다면, 보다 깊이 ‘사과’에 대한 목적, 대상, 의미 등을 재고해 보셔야 할 것입니다.

만약 내부적으로 해당 건이 알려진 바와 같이 의도적이거나 악의적인 활동에 기반한 것이 아니라는 확신이 있다면, 단순하게 사과 하면서 문제를 인정해 버리는 우를 범해서는 안됩니다. 대신 더욱 강력하게 논리와 근거를 갖추어 커뮤니케이션 하면서 핵심 이해관계자들의 이해를 도모하는 것이 우선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위기가 발생하면 이런 저런 다툼과 논쟁이 부담스러워서 일단 인정 하고 사과 해서 이슈를 털어 버리자 하는 마음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사과하는 게 그렇게 어렵거나 힘든 일이 아니라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위기 시 이 ‘사과’라는 행위는 대단히 큰 의미를 지닙니다. 그리 간단하게 용이성을 기반으로 판단해서는 안됩니다.

더욱 위험한 경우는 위 질문과 같이 사과를 한번에 끝내는 것이 아니라 여러 번 반복적으로 오랜 기간 진행하는 대응입니다. 영화나 소설 속에서 개인이 어떤 잘 못을 저질렀을 때 피해자에게 “평생 사과하는 마음으로 살겠다”고 하면서 한 없이 반복 사과하는 장면을 기억하시면 안됩니다. 기업 위기관리는 그와는 다른 성격의 것입니다.

문제가 불거졌을 때 사과는 준비된 상태에서 대대적인 한번으로 끝내십시오. 사과하는 그날은 모든 가용 채널을 통해 모든 창구들이 머리를 숙이면서 사과하는 데 인색해 하지 마십시오. 어떻게 배상이나 보상을 하고, 어떻게 개선과 재발방지를 위한 조치들을 할 것인지 최대한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십시오. 핵심 이해관계자들의 눈과 귀가 얼얼하게 사과를 하시는 게 좋습니다.

그러나 그 이후에는 해당 사과를 지루하게 반복하지는 마십시오. 사과는 대대적으로 사과했던 그날의 추억으로 남겨 놓으시고 추가적으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찾아 다니면서 반복 하는 활동들은 가능한 지양하십시오. 사과가 반복되고, 일정기간이 흐른 뒤에도 자꾸 사과를 기반으로 한 발표문들이 이어지고 인터뷰가 반복되고 하면 더 위험해 집니다. 공중의 기억 속에 보다 큰 위기로 남게 됩니다.

성공한 위기관리는 ‘부정적인 상황을 최선을 다해 단기에 해결하는 노력’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즉, 부정적인 상황을 지속적으로 이해관계자들에게 상기 시키고, 반복적으로 진행되는 커뮤니케이션에 참석시켜서는 위기관리에 성공할 수 없다는 의미가 되겠습니다.

대신 약속한 배상 또는 보상 활동, 개선 및 재발방지 활동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보다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은 괜찮습니다. 사과를 대대적으로 하고 나서 꿀 먹은 벙어리처럼 약속했던 많은 것들을 잊고 살아가는 것으로 보여지지는 않아야 하겠습니다. 사과를 해서 일단 상황을 모면하기만 했다는 느낌도 주어서는 안되겠습니다.

요약을 하면, 사과는 최대한 신중하게 결정하십시오. 그리고 사과를 결정했다면 준비된 사과를 대대적으로 집중해서 단기간에 진행하십시오. 그 이후에는 가능한 사과를 반복하지 마십시오. 대신 약속한 여러 조치들에 대해서 최대한 커뮤니케이션 하십시오.

위기관리 이후 잔불을 끄려 노력하는 것은 좋지만, 적대적 이해관계자들을 하나 하나 찾아 다니면서 반복 사과하는 것도 재고하십시오. 적대적 이해관계자들의 여론과 일반 소비자 공중들의 여론을 분리해서 읽고 회사가 무엇을 해야 할지 역할과 책임을 내부적으로 가르시기 바랍니다. 적대 여론과 일반 공중 여론간 해석에 혼동이 있어서는 절대 안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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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92016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62편] 흡사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같은데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매뉴얼, 워크샵, 트레이닝, 시뮬레이션 등으로 계속 위기관리 시스템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내부 조직 변화 속에서 시스템을 계속 살아 움직이게 하려니까 힘이 듭니다. 예산도 그렇고 계속 시스템을 관리하는 것이 점점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같은 느낌이 나네요. 다른 수가 있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공감합니다. 실제 많은 기업들이 그와 비슷한 느낌을 가지고 있습니다. 위기관리 시스템 업무를 시작한 실무자들 이야기를 들어봐도 처음 시작 때에는 매뉴얼만 한번 만들어 놓으면 되겠다 싶었다고 하지요. 왠걸 위기관리 매뉴얼을 만들었더니 그 매뉴얼에 대해 사내 대부분이 이해를 못하는 상황이 발견된 겁니다. 황급하게 위기관리 매뉴얼을 위기관리팀에게 이해시키는 워크샵을 진행합니다.

그 후 실제 위기가 발생해도 그 이전과 별반 다른 점이 보이지 않는 겁니다. 그래서 “왜 저번에 공유했던 위기관리 시스템을 따르지 않느냐?”고 여러 부서들에게 물어봤답니다. 그랬더니 “한번 워크샵 한 내용을 어떻게 다 기억하고 있나?”라는 당황스러운 답변들이 돌아 왔답니다.

그래서 그 실무 담당자는 얼마 후 다시 해당 매뉴얼을 기반으로 한 위기관리 대응 훈련이나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진행했습니다. 그 후로 대부분의 부서들은 ‘이제야 위기관리팀의 역할이나 프로세스를 이해했다’는 반응들을 나타냈지요.

그로부터 약 3개월이 지나자 부서 변동과 조직개편이 있었답니다. 임원들 몇 명이 퇴사를 했고, 위기관리팀에 소속된 인원의 절반 가량이 새로 임명 된 거죠. 그랬더니 이제는 우리 회사에 위기관리 매뉴얼이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위기관리팀 구성원이 반도 채 되지 않게 돼 버린 겁니다. 해당 실무자는 심각한 고민에 빠졌습니다. 말 그대로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 거죠.

사실 비단 위기관리 시스템만 그런 건 아닙니다. 대기업들의 경우 매해 새로 임명되는 신임 임원들이 수십에서 수백 명에 달하는 곳들이 있습니다. 이들에게 인사교육 부분에서는 지속적으로 임원 훈련을 제공합니다. 이를 가지고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 생각하는 기업은 없습니다.

신입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은 어떻습니까? 사내 준법교육은 어떻습니까? 성희롱방지 교육들은 어떻습니까? 안전이나 품질관리 교육들은 어떻습니까? 다른 대부분의 사내 교육과 역량 개발 시스템들도 원래부터 그렇게 반복성과 지속성을 바탕으로 관리되어 오고 있습니다.

위기관리 시스템 관리 작업이라고 해서 그리 별다른 특성이 있는 게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한가지 주목해야 할 것은 위기관리 시스템 관리 작업이 반복될수록 실제 위기 발생 유형과 빈도에는 이내 변화가 생긴다는 점입니다. 위기관리 워크샵과 시뮬레이션을 통한 경험을 바탕으로 실무에서는 위기 현상을 미리 발견하고 감지하는 직원들의 역량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온라인 부문을 담당하는 팀장이 문제 발생 가능성이 있는 메시지를 정리하고 있는 일선 직원에게 이렇게 이야기하게 됩니다. “작년에 경쟁사에서 지금 그 내용하고 아주 비슷한 포스팅을 기업 페이스북에 올렸다가 한 일주일 고생했던 거 기억 안나요? 그 사진이랑 내용 이렇게 바꾸세요” 이미 발생한 유사 케이스를 기억하고 미연에 문제를 방지하게 된 겁니다.

영업팀장이 이런 지시를 합니다. “거래처들하고 단체 카카오톡방에서 쓸데없는 이야기들 하면 안됩니다. 회사 지시사항에 대해서 그대로 옮겨서 커뮤니케이션 하는 데만 사용하시고, 그에 대해 개인적으로 허락되지 않은 부연설명 최소화 하세요” 혹시나 모를 거래처 문제를 방지하는 가이드라인을 내려주는 겁니다.

공장장들은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워크샵에서 조언 들었던 것 같이 공장 사고가 발생되면 지역 언론들이 사고현장을 방문 할 텐데, 이에 대한 대응은 어떤 팀에게 담당시켜야 할까? 만약 기자실이나 브리핑 공간이 필요하면 공장 내 어디에 설치 해야 하지? 공장 내 회의실은 위치가 좋지 않은데…어쩌나…” 이런 고민을 바탕으로 해당 계획을 보강하라는 지시를 하게 됩니다.

지속적인 위기관리 시스템 마인드 고취는 분명하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아닙니다. 위기 예방 비용은 반복될수록 하향하고, 위기 후 복구 비용은 반복될수록 상향한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많은 후진국들과 일부 기업들은 매번 대비 없이 위기를 겪고 사후 복구에만 전념하고 있습니다. 잘 유지 관리된 위기관리 시스템만큼 위기 시에 소중한 자산은 없습니다. 이는 실제로 경험해 본 분들이라면 모두 동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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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02016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61편] 위기 발생 후 이해관계자 모니터링이 중요한 이유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모 방송에서 저희 회장님과 관련한 상당히 부정적인 보도를 내 보냈습니다. 회사가 완전히 발칵 뒤집혔습니다. 일단 나간 보도는 어쩔 수 없다 해도 앞으로가 문제인데요. 이해관계자들의 추가 개입 가능성을 모니터링하라고 하는데 이게 무슨 의미인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일반적으로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키는 위기 유형들에는 발생 후 공통된 특징들이 있습니다. 그 중 가장 중요한 특징이 ‘추가적인 이해관계자들의 개입’입니다. 911 사태와 같은 대형 테러나 전쟁 상황 같은 위기 유형이라면 몰라도, 기업과 관련 된 상당 수의 위기들은 최초 상황 발생 이후 추가적인 이해관계자들의 개입이 있어야 대형 위기라 판정할 수 있습니다.

일단 해당 부정 보도를 ‘발생한 상황’이라고 하면, 이 보도 내용이 곧 사회적으로 어떤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지 지속 모니터링을 해야 합니다. 일부 보도는 회사 관계자들만 패닉에 빠지게 할 뿐 별반 소비자나 거래처나 규제기관 등에서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냥 가쉽성 보도라면 그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부정 보도 직후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즉각 반응을 보이면서 움직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부정 보도를 접한 고객들과 일반 공중들이 회사 콜센터와 홈페이지에 쏟아져 들어오면서 모든 일상적 커뮤니케이션 채널들이 다운되어 버리는 경우도 그 중 하나입니다. 거래처들이 곤란한 상태에 빠지면서 영업이나 구매라인들을 통해 강력한 컴플레인을 해오고, 매장 철수 등의 요청을 해 오기까지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소비자단체들이 해당 부정보도를 보고 회사 앞에서 피켓 시위를 시작합니다. 이윽고 대표이사를 검찰에 고발합니다. 경찰과 검찰 조사관들이 회사에 들이닥칩니다. 대표이사가 검찰 출두명령을 받습니다. 국회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여러 루트로 압력들이 들어옵니다. 청문회에 출석하라는 요청이 옵니다. 투자자들이 난리가 납니다. 핵심 주주들이 움직입니다. 노조가 움직입니다. 직원들의 가족이 컴플레인 하기 시작합니다. 이런 모든 사후 파장들을 정확하게 예상하고 모니터링 해야 위기관리가 가능합니다.

결국 위와 같은 ‘추가적인 이해관계자들의 개입’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면, 해당 부정 보도는 찻잔 속의 태풍으로 그칠 것입니다. 반대로 상황 발생 후 ‘추가적인 이해관계자들의 개입’을 예상하지 못하고, 방지할 수도 없다면 해당 위기는 곧 대형 위기화 되어 버릴 것입니다.

실행 측면에서는 이해관계자 각각을 담당 관리하는 ‘역할과 책임들’이 사내에 존재하고 있어야 위기 발생 후 즉각적 예상과 관리작업들이 시작될 수 있습니다. 각 이해관계자 담당 부서들이 평소에 기울인 관계 투자와 자산들이 존재한다면 분명 위기 시 빛을 발하게 됩니다.

이는 ‘몇 수 앞을 보는 위기 대응’이 되겠습니다. 야구 게임에 비유를 해보면 우리 편 투수가 던진 공이 상대 타자의 배트에 정확하게 맞은 상황과 비슷합니다. 그 직후 훈련된 야구팀원들은 무엇을 해야 할까요? 배트에 튕겨져 나오는 공을 바라보고 있기만 해서는 안됩니다. 또한 우리의 공을 쳐낸 타자의 배트를 바라보고 분석하고만 있어보았자 아무 소용 없습니다.

우리 야구 팀원들이 해야 할 일은 공중에 떠 있는 야구공이 어느 지점에 떨어질 것인가? 그 공이 떨어지는 지점과 달리기 시작한 주자들 간에는 어떤 구도가 존재하는가? 누가 떨어지는 공을 잡을 것인가? 떨어진 그 공을 잡은 우리팀 선수는 다시 어떤 선수에게 공을 던져 주자들을 잡을 것인가? 이런 계산을 바로 해서 다양한 대응을 해야 합니다. 위기관리도 똑같습니다.

고객들 사이에서 추가적인 개입이 예상된다면, 보다 적극적으로 고객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고, 해결책을 광범위하게 전파 전달해야 합니다. 거래처 개입 가능성도 마찬가지입니다. 거래처 관리에 책임을 지는 고위임원이 직접 거래처들을 만나 대응을 강화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규제기관이나 사법기관들에도 적절한 루트를 통해 개선이나 재발방지 대책들을 전략적으로 전달하고 공감을 이루어야 합니다. 다른 언론들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추가 기사나 보도가 지속되지 않도록 하는 작업들이 모두 그런 목적으로 진행되는 전략적인 위기관리입니다.

이해관계자들의 개입에 있어 어느 하나만을 사전에 관리한다고 완전하게 위기관리가 마무리 되는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사회 속에서 여러 이해관계자들이 상호 작용을 하면서, 서로 다양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느 한 개의 이해관계자의 추가 개입이 진행되지 않는다고, 다른 이해관계자들도 그 영향을 받아 대부분 조용하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추가 이해관계자들의 개입이 순차적으로 이루어지는 것도 물론 아닙니다.

위기관리는 그런 의미에서 ‘단체전’과 ‘전격적’의 성격을 가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역할과 책임의 배분은 중요합니다. 어느 특정 부서에게 위기관리 실무 대부분을 의지하고 있는 기업이나 조직은 성공적인 위기관리 체계를 가졌다 볼 수 없습니다. 또한 여러 역할과 책임들을 중앙에서 관제하고 통제하는 역량이 위기관리 시스템상 존재하는 가도 중요한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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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032016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60편] 위기 발생 직후 대응 방안을 결정하는 방법은?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와 관련 해 갑작스럽게 문제가 불거져서 큰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대표님을 비롯해서 여러 임원들이 모여 대응 방안들을 강구 중인데요. 혼란스럽고 이게 맞는지 저게 맞는지 모르겠네요. 위기 발생 시 대응방안을 결정하는 방법이 좀 있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실제 위기관리 자문 경험들을 토대로 몇 가지 대응 방안 결정을 위한 참고 사항들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물론 대응 방안 마련을 위해서는 핵심 상황 정보들에 대한 입체적 분석이 선행되어야 하겠지요. 그와 함께 여러 주변 변수들에 대한 검토들도 완료되어야 제대로 된 대응 방안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고려해 볼 핵심 사항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고려사항. ‘우리가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 것인가?’를 상정해 토론해 보셔야 합니다. 문제가 생겼으니 무조건 나서서 가시적으로 대응 해야 한다는 생각은 전략적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침묵하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우리 회사가 현 상황에서 아무런 (가시적) 대응을 하지 않고 있을 때는 어떤 문제들이 추가적으로 발생할지 예상해보라는 의미입니다.

어떤 후폭풍들이 예상되는가 자문(自問)해 보는 것이죠. 만에 하나 현 상황에서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아도 별반 문제가 없겠다 하는 의견들이 대부분이면 적절한 대응 시기가 아닌 것일 수도 있습니다.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대응 준비에 우선 집중해야 하는 시기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 고려 사항. ’현 위기 상황에서 문제의 핵심이 무엇인가?’를 상정 해 토론하십시오. 위기를 발생시킨 문제의 핵심이 있을 겁니다. 그걸 빨리 찾아 정확하게 규명하고 정의하십시오. 그것이 이번 위기의 뿌리일 수 있습니다. 그 뿌리를 제거하지 않고는 위기관리에 성공할 수 없습니다. 그 뿌리가 정확하게 정의되면, 그 다음엔 그 문제의 핵심을 어떻게 조치할 것인가에 대해 의견을 모으십시오.

이를 통해 이루어진 의사결정이 위기관리 대응방안의 초석이 됩니다. 만약 현 위기상황이 품질에 대한 것이면 품질에 대한 핵심 문제를 정의해 관리해야 합니다. 서비스에 대한 것이라면 서비스문제 해결에 방점을 찍어야 합니다. 고객에 대한 것이라면 고객에 대한 관리에 집중해야 합니다. 안전에 대한 것이라면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문제 제품에 관한 것이라면 문제 제품을 신속히 회수 또는 사용 중지시키는데 큰 노력을 구해야 합니다.

세 번째 고려 사항. ‘우리가 강구한 대응 방안들이 추가 이해관계자 개입을 방지 할 수 있을 성격의 것인가?’하는 자문을 해 보아야 합니다. 만약 회사에서 가시적 대응을 진행하였음에도 이해관계자들 사이의 공분이 사라지지 않고 추가 개입들이 이어진다면 그건 적절한 대응이 아닐 가능성이 많습니다.

자발적 리콜 선언을 했음에도 소비자들 대부분의 원성과 이를 비판하는 언론 그리고 정부규제기관의 압박이 사그러들지 않는다면 해당 리콜은 실패한 대응일 수 있습니다. 대표이사가 나가 기자들에게 고개 숙이고 사과 했음에도 NGO들이 연이어 시위를 하고 불매운동을 하고, 정부 규제기관이 대표를 소환한다면 이 대응에는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이 많습니다. 이상적 위기 대응은 추가적인 이해관계자들의 개입을 방지 또는 완화합니다.

네 번째 고려 사항. ‘여론을 종합적으로 분석했을 때 우리의 대응 방안은 과연 어떤 수준까지 되어야 하는가?’하는 토론이 필요합니다. 호미로 막을 위기가 있고, 가래로도 막지 못할 위기가 있습니다. 과연 회사가 어떤 수위의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해당 위기가 적절하게 관리 될 것인가는 여론 분석을 위해서만 유추 가능합니다.

오프라인 언론과 의견들, 온라인에서 발현된 일반 공중의 의견들 그리고 해당 의견들의 확산 속도와 범위, 규제기관, 사법기관, NGO, 고객들의 변화된 움직임들 등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여론을 실체에 가깝게 읽을 수 있어야 합니다.

네이버에 노출되고 있는 아픈 포스팅 몇 개를 들여다보면서는 여론을 전체적으로 이해 할 수 없을 겁니다. 트위터에서 돌아다니는 평들을 읽다 보면 현 상황이 생각보다 심각한 것이 아닌가 오해 할 수 있습니다. 무조건 여론은 가능한 여러 채널들과 대상들을 통해 파악해야 합니다.

피해를 입었고, 화를 내고, 울고, 아프다 하는 핵심 이해관계자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은 기본이겠지만, 그 외에 이 상황을 바라보는 제3의 공중의 여론을 제대로 읽어야 합니다. 이들이 해당 위기에 뛰어들지 않게 해야 합니다. 그런 생각을 기반으로 대응 수준을 정해야 안전한 위기관리가 될 수 있습니다.

결론은 여러 대응 방안 옵션들을 이해관계자들의 태도와 여론을 기반으로 다양하게 시착(試着)시켜 보자는 것입니다. 너무 크거나 작거나 어울리지 않거나 그들이 원하는 방안이 아니라면 과감하게 다른 대응 방안을 고려하자는 것입니다. 그래야 회사가 살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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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62016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59편] 홍보팀이 뭘 알아야 위기관리를 하는 거 아니에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최근 저희 VIP와 회사관련 온갖 루머와 논란들이 계속 불거지고 있습니다. 사법기관에서 조사까지 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요. 언론에서 계속 사실관계 확인 요청이 들어오는데 저희 홍보팀은 실제로 할말이 없습니다. 뭘 알아야 답변도 하는데 말이죠. 이게 정상은 아니죠?”

 

[컨설턴트의 답변]

실제로 VIP나 고위임원들과 관련 된 논란이 불거지면 가장 골치 아픈 게 홍보팀입니다. 일상적 비즈니스 논란에 대해서는 관련부서나 담당자를 거쳐서 사실관계 확인도 가능하고, 입장정리가 일선 차원에서 어느 정도 이루어질 수 있는데요. VIP들과 관련된 논란에 대해서는 사실관계 확인 자체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죠.

언론에서는 논란이 발생하면 바로 사실관계 확인 요청을 해 옵니다. 그 시간이 논란 최초 발생 후 1 시간도 걸리지 않습니다. 그에 비해 내부에서 홍보팀을 이끌고 있는 임원이나 팀장이 직접 VIP에게 연락을 하거나 그의 사무실 방을 찾아 들어가 해당 논란을 확인할 수 있는 경우가 많지 않다는 것이 문제죠.

운이 좋아도 VIP와 가까운 핵심 임원의 입을 빌어서 VIP의 심중을 가늠할 수 있을 뿐입니다. 그 심중의 대부분도 자세한 사실관계 확인 정보들이라기 보다는 ‘기사가 안 나갔으면 좋겠다’ 또는 ‘왜 쓸데 없는 소리들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정도의 주문형식이 많습니다. 홍보팀 입장에서는 더욱 더 골치 아픈 내부상황이 돼버리는 거죠.

기업 위기관리와 개인 위기관리는 기본적으로 성향이 많이 다릅니다. 개인 위기관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개인의 정확한 사실관계 공유입니다. 해외 셀러브리티들의 경우 언론을 통해 자신과 관련된 논란이 발생하면 가장 먼저 찾는 것이 자신의 ‘퍼블리시스트(publicist)’입니다. 우리 말로는 ‘홍보담당자’라고 하는데요, 대변인 역할도 하면서 언론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창구를 의미합니다. 이 퍼블리시스트는 대부분 해당 셀러브리티와 평소 가장 가깝게 지내던 지인 전문가인 경우들이 많습니다. 허심탄회하게 논란과 관련된 자신의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대상입니다.

완벽하게 상황을 파악한 이 퍼블리시스트들은 클라이언트인 셀러브리티를 위해 변호사를 접촉하거나, 언론 데스크들에게 전화 해 설명 하거나, 공중의 주목을 핸들링하기 위한 전략적 스턴트나 이벤트들을 기획 실행하기도 합니다. 이런 모든 위기관리 활동들은 정확한 사실관계 확인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들이죠.

그러나, 국내 기업 VIP들의 경우 이렇게 개인적으로 퍼블리시스트를 고용해 활용하는 분들은 거의 없습니다. 최근 사례에서 보면 일부 VIP께서 검찰 조사에 임해 언론에 대응하기 위해 자기 회사의 전임 홍보임원에게 자문을 요청해 보는 정도가 현재 한국의 개인 위기관리 수준입니다. 기본적으로 자신의 회사와 개인인 자신을 위기 시 분리해야 하겠다는 개념도 아직은 미비한 케이스들이 많습니다.

논란의 중심에 서서 VIP는 침묵합니다. 최소한 내부적으로 훌륭하게 구축된 홍보팀의 역량을 활용해야 하겠다는 생각도 못합니다. 대신 VIP는 개인적으로 지인들에게 하소연이나 의견을 청취하는 것이 전부입니다. 전직 고위 판검사나, 전직 장차관, 전직 언론사 데스크, 교수나 고위 공무원들에게 전화를 돌리며 대응을 상의합니다. 본능적으로 이해는 되는 대응활동이지만, 결과는 그리 긍정적이지 않으니 문제입니다.

반면 VIP로부터 아무런 정보도 공유 받지 못한 홍보팀은 회사의 이름까지 거명되는 부정적 논란에 질질 끌려만 다닐 뿐입니다. 한두 번 전화해 사실관계 확인 요청을 해본 기자들은 해당 홍보팀이 아무 정보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믿는 순간 개인적으로 VIP를 접촉하려고만 애 씁니다. VIP를 안다고 하는 주변인들을 직접 취재합니다. 이때부터는 외부 기자들이 내부 홍보팀보다 사실관계 확인의 수준이나 범위에 있어 월등한 위치에 섭니다. 홍보팀은 이제 유명무실해 집니다.

논란이 발생했고 이를 관리하기 원하는 VIP라면 가능한 빠른 시간 내에 홍보팀 임원을 부르십시오. 그에게 필요한 사실관계들을 정확하게 공유하십시오. 변호사에게 사실관계를 설명하듯 홍보 임원에게도 육하원칙에 따라 자세하게 설명 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다음 대응 전략과 방안에 대해 홍보임원의 의견을 들어 보십시오. 이 프로세스가 개인 위기관리의 가장 첫 기본입니다.

숙련된 홍보팀은 그때부터 힘을 받아 움직일 수 있습니다. 전략적으로 메시징 해서 커뮤니케이션을 관리해 나갈 수 있습니다. 외부 기자들 보다 한 단계 더 많고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언론 관계를 효율적으로 리드할 수 있습니다. VIP를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들이 구사될 것입니다. 내부 컨설턴트인 홍보팀을 믿으십시오. 그들에게 보다 정확한 정보를 업데이트 하십시오. 그래야 회사와 VIP개인 모두가 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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