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7월 102013 Tagged with , 0 Responses

[샌프란시스코 항공 사고] 주요 이해관계자들의 트위터 커뮤니케이션

2013년 7월 7일 발생한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의 아시아나 항공기 추락 사고 관련 주요 이해관계자들의 트위터 커뮤니케이션들을 모아 보았다. 비교를 통해 특징들을 알 수 있다.

참고로 조사주체인 NTSB와 한국 정부 계정들의 경우 해당 사고와 이해관계가 엮여 있는 직접적인 이해관계자 그룹으로 볼 수 없어 일단 비교 대상에서 제외 했다.
해당 비행기가 추락한 공항인 샌프란시스코 공항의 트위터 커뮤니케이션: 탑승객들을 향한 공감 메시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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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한 비행기 제작사인 보잉의 트위터 커뮤니케이션 : 탑승객들을 향한 공감 메시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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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한 비행기 엔진 제작사인 프랫 앤 휘트니사의 트위터 커뮤니케이션: 탑승객들을 향한 공감 메시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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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사의 트위터 커뮤니케이션: 탑승객들을 향한 공감 메시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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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사의 트위터 커뮤니케이션: 탑승객들을 향한 공감 메시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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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사의 트위터 커뮤니케이션: 탑승객들을 향한 공감 메시지 없음. 아주 드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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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당사자인 아시아나 항공(미국)의 커뮤니케이션: 탑승객들을 향한 공감 메시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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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당사자인 아시나아 항공 (한국)의 트위터 커뮤니케이션: 탑승객들을 향한 공감 메시지 없음. 추후 아시아나 미국의 트윗을 RT함으로 가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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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적으로 Guilty를 인정하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에 초기부터 탑승객, 피해자, 사망자 그리고 그 가족들에 대한 공감과 조의, 쾌유 기원 등의 메시지들이 빠진 것이 아니라는 분석을 가능하게 하는 트위터 비교.

만약 법적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했었다면, 유사한 책임을 질 수도 있는 주요 이해관계자인 SFO, 보잉, 프랫 앤 휘트니 같은 회사들도 엄격하게 fact 커뮤니케이션에만 집중 했었어야 했을 것.
단순 문화간 차이라고 보기에도 무리. (국토교통부와 외교부의 당일 공감적 커뮤니케이션 메시지들과 비교해 보면 문화 차이는 아닌 듯)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교과서에는 아주 상식적인 가이드라인이 위기발생 초기 왜 유독 한국에서만 지켜지지 않았을까?
사소한 실수라기 보다는 체계와 훈련 그리고 가이드라인의 품질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가 해서다.
 
7월 092013 Tagged with , , , , , , 0 Responses

[항공 사고 커뮤니케이션] 일반 기업 위기관리와 다른 특이점들

샌프란시스코 공항 사고 관련 아시아나항공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방식들을 모니터링 하면서 발견한 몇 가지 특이점들을 정리해 본다. 일반 기업 위기관리와 다른 점들이나 차이가 나는 점들이 중심이다.

몇 가지 대표적인 특징들은 다음과 같다.

 

1. 알면서도 말하지 못하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2. 알아도 말하지 않아야 하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3. 대정부 관리가 핵심인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4. 대탑승객 관리가 그 다음 핵심인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5. 정보 진공으로 인한 루머와 가상 시나리오들과 싸워야 하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6. 시간이 약이 될 수 있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항공사와 그 업계, 그리고 사고관련 특성과 연관 된 위기관리상 특징이 아닌가 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1. 알면서도 말하지 못하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일반적으로 항공기 사고는 조종사와 승무원들 그리고 탑승객들의 사망률이 커서 사후 사고 원인에 대한 파악이 힘들거나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샌프란시스코 공항 사고의 경우 대부분이 무사한 상황에서 사고 상황에 대한 정보를 입수 분석하기는 상대적으로 용이한 상황으로 보인다. (초기 항공사의 조종사 면접 접근이 힘들다고는 하지만, 직후라도 직간접적인 상황 파악에는 조종사 사망보다는 훨씬 쉽다)

기타 여러 가지 기계적 도움을 받아 전문가들이 내부적으로 유추할 수 있는 사고 원인과 상황 브리프가 존재할 수 밖에 없고, 존재해야 맞다. 하지만, 이 것이 모두 커뮤니케이션 가능한 주제는 아니다.

국제 규정에 의해서도 사고 발생 당시 해당 항공사가 무분별하게 정보를 유출하고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을 상당부분 제한 받는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외부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해당 항공사가 해당 사고 원인이나 기타 여러 가지 가능성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는 것처럼 비추어 지는 것. 이 부분이 곧 알고 있어도 말하지 못하는 커뮤니케이션으로 인함이다. 상당한 딜레마.

현재 해당 항공사는 정부의 발표 내용만을 가지고 기자들에게 답변을 한다. 이도 이러한 제약을 극복해 보기 위한 노력으로 보인다.

  

2. 알아도 말하지 않아야 하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일반 기업들의 경우 알면서 말하지 못하는 경우보다는 알면서 말하지 않는 팩트들이 더 많다. 주로 자사가 유죄(guilty)로 인정될 수 있는 팩트들에 대해서는 전략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거나 로우 프로파일 하곤 한다.

항공사의 사고관련 위기에 있어서도 추후 법적 분쟁의 소지가 있거나, 사고의 책임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모든 팩트들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는 것이 상식이다. 특히 법무그룹과 보험그룹의 조언이 상당 부분 사후 위기관리에 있어 주축이 되기 때문에 이러한 정보 통제는 기본이다.

문제는 일반기업의 경우 불리한 부분은 이야기하지 않더라도 유리한 부분에 대해서는 강하게 이야기해 초기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밸런스를 맞추어 주어야 하는데. 항공사는 이 또한 불가능해 보인다. , 함부로 이야기하기 힘든 이슈들이 일반 기업들에 비해 많다는 것홍보그룹이 함부로 커뮤니케이션 할 수 없는 이유.

 

3. 대정부 관리가 핵심인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국적항공사 위기관리의 주체는 얼핏 보면 항공사로 보이지만, 좀더 들여다보면 국토교통부가 정이되고, 외교부가 부가 되는 시스템으로 보인다. 항공사는 이 정과 부를 지원하는 형태의 위기관리 조직으로 분석된다. (해외에서도 NTSB가 주체가 된다)

이번 항공사고 케이스에서도 국토교통부가 가장 먼저 기자회견을 통해 사고내용을 전파하고 관련 내용을 브리핑했다. 이어 외교부가 그 뒤를 따랐고, 청와대 입장 언급이 나온 뒤, 아시아나항공의 기자회견이 열리는 순서로 당일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 이어졌다.

사고 조사주체가 정부인 만큼 해당 항공사의 대정부 커뮤니케이션과 커넥션 관리는 위기관리 중 상황관리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겠다. 정부종합조사단에 대한 지원, 협력, 정보제공, 커뮤니케이션 등이 중요하다.

 

4. 대탑승객 관리가 그 다음 핵심인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외부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할 내용들이 초기에 대부분 제한되기 때문에 해당 항공사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역량은 대탑승객과 공중 커뮤니케이션에 집중되는 것이 맞다. (대정부와 대탑승객 커뮤니케이션이 두 개의 축)

이번 사고에 있어 해당 항공사의 대탑승객 커뮤니케이션이 정확하게 이루어졌다는 근거는 찾을 수 없다. 시기적으로도 핫라인을 설정하는데 있어 다른 기업들보다 빨랐다고 보기는 힘들다특히 탑승사실을 확인 받기 위한 전화라인 개설이라는 부분도 의아하다. 기자들이 해당 항공사측에 좀더 적극적인 탑승객 가족 고지가 불가능한가에 대해서 물었을 정도.

온라인이나 SNS 고지에 있어서도 탑승객, 피해자, 사망자, 부상자, 그리고 그 가족들에 대한 케어 커뮤니케이션 노력은 상당히 제한되었다.

시고 발생 이후 해당 항공사로부터 얻을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메시지는 사고발생고지 정보가 거의 전부였다. 이후 12시간만에 개최된 기자회견에서도 대탑승객에 대한 적절한 케어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는 대신심려를 끼쳐드려 죄송이라는 핵심을 반복하는데 그쳤다.

이는 법적으로 자사가 피해자, 사망자, 부상자들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이 적절하지 않다는 조언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사고 발생 후 이틀이 지난 8일 해당 항공사의 2차 기자회견에서는이번 사고에 대해 깊은 책임을 통감하고라는 표현을 반복 사용했다. 이 부분을 보면 적극적인 법무그룹의 메시지 리뷰가 일관되게 진행되었다고 보여지지는 않는다.

이를 기반으로 보아 이번 케이스에서 대탑승객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사고 발생 초기 적절하게 발휘되었는가 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아직도 의무이다

 

5. 정보 진공으로 인한 루머와 가상 시나리오들과 싸워야 하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사고 발생 직후부터도 예측가능하고, 기존 여러 사례들을 볼 때에도 일반적인 사후 루머들과 갖가지 가상 시나리오들에 대한 대응이 사고 항공사의 사후 과제가 된다.

다른 기업들의 위기 유형보다 훨씬 다양하고 복잡한 루머들과 가상 시나리오들이 범람하는 이유는 앞에서 이야기 한 것과 같이 사고 초기 정부를 비롯한 항공사측의 커뮤니케이션이 상당 부분 제한되기 때문이다. 구조적으로 위기 발생 초기 정보의 진공상태를 만들어 낼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스스로 초래 할 수 밖에 없는 구조.

사후 부상되는 갖가지 루머들과 가상 시나리오들에 대해 정부부처들과 항공사는 공히 자신들에게 문제가 될 수 있는 사안들을 모니터링하고 이에 대해 적절히 대응하는 활동들을 하게 된다.

문제는 루머들과 기상시나리오들에 대한 반박과 그에 대한 입증도 민감하다는 것이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게 되면 말하지 못하는 것과 말하지 않아야 할 것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이 함께 이루어져야 하는데 적절한 메시지가 있을 수 없어 딜레마다.

따라서 항공사는 정보의 진공을 다른 주제들로 채워보려 애쓴다. 캐빈 매니져들의 영웅담이나 휴먼 스토리 등이 그것

 

6. 시간이 약이 될 수 있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어떻게 보면 항공사고 위기관리에 있어서 이 부분이 다른 기타 기업 위기관리와 가장 크게 다른 점이라고 볼 수 있는데, 사고 원인에 대한 정확한 규명에 있어 시기가 과도하게 걸린다는 것. 블랙박스 해독에 있어서도 최소 6개월에서 최장 2년까지도 결론이 나지 않는다.

전략적으로는 이렇게 늦게 결론이 나는 위기의 경우 해당 항공사측에서는 사고발생 직후 guilty 포인트를 가능한 관리해 중립적이거나 가능하다면 일부 긍정적 여론과 인식을 형성하는 것이 1차적 위기관리 성패 기준일 수 있다.

그래야 수년 후 해당 항공사의 guilty로 최종 결론지어져도, 당시 빨리 털고 사후 이슈를 관리할 수 있는 역량이 주어지게 마련이다.

 

항공사에 비하면 아는 것을 모두 말 할 수 있고, 말하지 않아야 할 것은 지혜롭게 관리할 수 있는 일반 기업의 위기관리가 쉬운 게 아닌가 한다. 관계부처들에게도 이렇게 큰 영향을 받지 않으면서 대고객과 대공중 커뮤니케이션에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할 수 있으니 일반 기업들은 얼마나 다행인가? 초기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정보 진공상태를 초래하지 않아도 되고, 시간이 약이 되면 더욱 좋은 일반 기업들은 행복한 셈이다.

 

7월 082013 0 Responses

[아시아나항공 샌프란시스코 사고 커뮤니케이션] 조의, 공감, 케어적 관점 비교 분석

1. 국토교통부의 첫번째 사고 브리핑 : 탑승객들에 대한 조의, 공감, 케어 메시지가 빠져 있음. (초기에는 NTSB를 벤치마킹 한 듯)

 
관련 동영상: http://youtu.be/rX34aHUsxOY
2. 외교부의 첫번째 사고 브리핑: 
관련 동영상:
전문을 보면 원칙적이고 적절한 탑승객들에 대한 조의, 공감, 케어 메시지가 들어가 있음. 미리 준비되어 있는 형식에 따라 매뉴얼에 따른 듯.
<이정관 / 외교부 재외동포영사대사> “이번 사고 항공기는 우리 국적자뿐만 아니라 많은 중국인들, 미국인들 등이 외국인 승객들이 많이 포함돼 있는데, 이번 사고로 인한 모든 피해자, 사망자와 부상자들 그리고, 그들로 인해 마음 아파할 가족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표하는 바입니다.(중략) 현재 미국 당국을 통해서 확인된 바에 의하면 2명이 이번 사고로 인해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리고 약간의 편차가 있지만 약 50명 정도가 중상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고, 약 120~130명 정도가 가벼운 상처를 입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나머지 100여 명은 무사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중에 사망한 2명의 국적에 관해서 샌프란시스코 총영사 관계자를 시신이 안치된 현장에 파견해서 신원을 확인하고 있는 중이만은 현재로서는 검시관이 확인한 바에 의하면 한 명은 중국인 여권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나머지 한 명은 아직 검시가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에 국적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중략) 이번 사고의 수습과 관련해서 우리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이 지금 잘 움직이고 있지만, 이번 사고의 중요성을 감안해서 저희 본부에서 신속대응팀 1명을 파견하기로 하였습니다.”

3. 국토교통부의 추가 사고 브리핑 : 이 시기부터 탑승객들에 대한 조의, 공감, 케어 메시지가 들어 감
     
관련 동영상: http://youtu.be/hEAvnzTTzxE


4. 아시아나항공의 사고 발생 이후 12시간만의 기자회견: 공식메시지 첫번째 단락에서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으로 표현하면서 조의, 공감, 케어 메시지 중 일부만 전달. 특히 사망 탑승객에 대한 정확한 조의 표현 없음. 부상 승객에 대한 쾌유와 가족에 대한 메시지도 없음. 계속 ‘심려를 끼쳐 죄송’으로 가늠. (나름대로의 내부 전략인 듯) : 항공사고시 해외 항공사들의 기자회견 메시지들을 찾아보려 했으나 찾기가 힘들고, 일부에서도 조의, 공감, 케어 관련 메시지는 기록을 찾기 힘듦. 항공업계의 특성인지 여부는 추후 확인 해야 할 사항임.


 


###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최초 보도자료부터도 피해 승객들에 대한 직접적인 조의, 공감, 케어 메시지가 의도적으로 제외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음.                        

항공 사고관련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항공사만의 상당히 독특한 커뮤니케이션 행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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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측의 커뮤니케이션] 

 1. 샌프란시스코 시장이 중심이 된 통합 비상대책팀의 기자 회견: 전형적인 승객들에 대한 조의 공감 케어 커뮤니케이션이 들어가 있음.


 

 2. 반면 NTSB의 경우 현장 조사 주체이기 때문에 승객관련 커뮤니케이션은 생략 : 이 또한 그들의 원칙인 듯.


관련 동영상: http://youtu.be/Zp2eRUElk6I
항공사고 발생시 핵심 위기관리 주체인 항공사의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다른 유관 위기관리 주체들과 다른점이 나타났는데 이 부분이 법적인 규정이나 내부 소송대응 전략에 의한 것인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음. 커뮤니케이션적 관점에서 보면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지만, 법무 관점에서는 상식적인 전략이라고 보여짐.
추가적인 케이스 분석들이 필요할 듯.
7월 072013 Tagged with , , , , , , 0 Responses

대항항공 괌 사고 Vs. 아시아나항공 샌프란시스코 사고 커뮤니이션 비교





1997년 대한항공 괌 사고 vs. 2013년 아시아나항공 샌프란시스코 사고 커뮤니케이션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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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하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두 사고 관련 언론 보도와 활동 기록들을 기준으로 분석을 해 보았다.

대한항공 사고와 아시아나항공 사고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타임라인을 비교해 보면 다음과 같은 인사이트를 발견하게 된다.

  •  전반적으로 이번 아시아나항공 사고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청와대, 국토해양부를 중심으로 하는 정부통합대책회의 그리고 아시아나항공 등 주요 위기관리 주체들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타이밍들이 1997년 대한항공 괌 사고 시절 보다 훨씬 늦었다.
  • 1997년 당시에는 괌 사고 발생 이후 4시간만에 국무총리(당시 고건)의 주제하에 정부통합대책회의가 열렸다. 반면 2013년 샌프란시스코 사고 발생 이후에는 8시간여가 넘어 국무총리 주재 정부통합대책회의가 열렸다. 거의 시간이 두배나 늦었다. – 세종시 정부 청사 이전과 관련 된 듯
  • 1997년 당시에는 괌 사고 발생 이후 4시간 반 후에 청와대 발로 대통령(당시 김영삼) 공식 메시지가 기사화 되었다. 반면 2013년에는 사고 발생 이후 6시간 반경 부터 비공식 청와대발 언급이 시작되어, 공식적으로 대변인을 통한 대통령 공식 메시지는 사고 발생 이후 11시간이 넘어서야 전격적으로 기사화 되었다. 이 또한 두 사고 커뮤니케이션을 비교해 보았을 때 최대 약 3배까지 늦은 커뮤니케이션이었다. – 전일 대북 협상 관련 해 야간 근무가 있어서 였던 것이 아닌가 추측 가능
  • 1997년 건설교통부의 최초 기자회견과 2013년 국토교통부의 최초 기자회견은 거의 비슷한 시간대인 사고 발생 이후 5시간 40분~6시간이 지난 후 개시되었다. – 가장 유사한 타임라인
  • 1997년 괌 사고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대한항공의 최초 기자회견은 사건 발생 후 6시간여가 흘러 개최되었다. 반면, 2013년 샌프란시스코 사고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아시아나항공의 최초 기자회견은 사고 발생 후 12시간만에 개최되었다. 두 케이스간에도 약 2배의 시간 차이가 있다. – 아시아나 항공의 경우 사건 발생시 회장과 대표가 모두 해외출장 중이었던 것에 영향을 받았던 듯
  • 1997년 현장을 향한 사고대책반은 사고 발생 7시간 후 비행기를 탄 반면, 2013년에는 사고 발생 10시간 후에 공항을 출발했다. 최초 이보다 늦은 오후 4시반경 출발예정이었던 것을 그래도 앞당긴 것
[[기타 분석 인사이트]]

2013년 케이스에서 아시아나 항공의 경우 초기 사고상황 파악에 있어 일부 실패를 했다. 1997년과 비교하여 커뮤니케이션 채널들과 기타 현장 정보 확보 환경이 훨씬 발전한 점을 감안 해 보면 해당 기업의 초기 상황 파악 체계 품질에 있어서 심각한 문제를 보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

세종시로 일부 정부 청사들이 이동하면서 물리적으로 통합적 대책회의 장소 설치(통합 워룸)가 불가능해졌다는 문제가 발견된다. 국토교통부(세종시), 외교부(광화문), 해당 항공사(김포 공항 인근), 언론 등의 주요 위기관리 주체들이 한자리에 마주 앉을 수 없다는 문제가 생겼다. 일반적으로 서울에 거주하는 국무총리 및 장차관들이 위기시 세종시까지 이동하는 데에 물리적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도 문제. 청와대와의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도 거리 극복이 문제

청와대에서 좀더 스피디하고 전략적인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관심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국가적 위기에 있어 대통령의 최초 입장이 타이밍을 놓쳤다는 데에 문제의식을 가져야 한다. 1997년에는 일사불란하게 청와대 발 커뮤니케이션이 전반적인 위기 커뮤니케이션을 리드했었다.

SNS를 통한 커뮤니케이션 유무가 1997년과 2013년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볼 수 있다. 아시아나 항공의 SNS 커뮤니케이션(트위터 중심)을 분석해 보면 한국 본사 운영 트위터 계정(@Flyasiana)의 위기 대응 메시지와 미국 지사 운영 트위터 계정(@AsianaAirlines)의 위기 대응 메시지가 일부 다른 것이목격 가능했다. 한국계정에서는 No Sympathy 커뮤니케이션을 하는데 비해, 미국계정에서는 초기 Sympathy 커뮤니케이션을 했다. 단순히 문화차이라고 해석하기에는 힘든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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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커뮤니케이션 초기 Sympathy를 표현 한 USA 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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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커뮤니케이션 초기 Sympathy가 없었던 커뮤니케이션 메시지. 이후 USA 계정 트윗을 리트윗해서 보완]


기타 이외에 외교부를 제외 한 국토교통부와 아시아나항공 등의 초기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서 해당 항공기 탑승객들과 피해자 그리고 그 가족들에 대한 적절한 Care 커뮤니케이션이 누락되었다.(No Sympathy and No Empathy Strategy로 보일 정도) 주로 사고 개요 커뮤니케이션에만 집중하는 전략이었지만, 결국 적절한 정보를 timely하게 전달하는 것 조차도 실패한 결과를 보였다. 외교부의 경우에는 초기 기자회견 도입부에 적절한 Care 커뮤니케이션을 진행 해 주목을 받았다.

결론

1997년에 비해 2013년에는 커뮤니케이션 기술, 장비, 환경들이 확실하게 성장하고 변화했다. 그에 비해 기업이나 정부 조직의 의사결정 스피드와 정보력, 상황분석 및 위기관리조직 운영 능력등은 상대적으로 훨씬 떨어지는 현상을 보였다. 통합적 컨트롤 타워라는 개념도 사라졌다. 대통령의 커뮤니케이션 리더십도 부실했다.(오바마 대통령에 비해서도 박근혜 대통령이 훨씬 늦음)

국가적 위기에 대한 위기관리 조직을 다시 한번 재검토 해야 할 듯.
 










6월 182013 Tagged with 0 Responses

[2013년 4월 P사 및 N사 위기] 위기관리 케이스 인사이트 정리

포스코에너지 임원의 항공사 승무원 폭행 케이스 및 남양유업 대리점 횡포 케이스

인사이트 정리_20130510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관련 인사이트 정리

1.   두 개의 케이스와 마이너 하지만 프라임제과 회장의 호텔 직원 폭행케이스의 경우에도 공히 많은 사람들이 소셜미디어 위기로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정확하게 정의하자면 이 케이스들은 전형적인 기업 위기(corporate crisis)로 봐야 한다.

2.   소셜미디어 위기는 소셜미디어 상에서 발생하고 확산되고 성장되어 기업이나 조직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봐야 한다. 하지만, 분명히 포스코에너지 임원의 항공사 승무원 폭행은 운행중인 비행기내에서 최초 발생했다. 또한 남양유업의 대리점과의 갈등은 시장에서 시작되었다. 이를 정확하게 구분해야 한다.

3.   많은 경영자들이 이를 소셜미디어로 인해 생긴 위기다, 소셜미디어가 없었으면 없을 위기다, 소셜미디어가 심하게 일을 부풀렸다고 이야기하면서 이를 소셜미디어 위기로 정의하고 있는데 이는 기업 위기관리 관점에서 매우 우려되는 시각이다.

4.   왜냐하면 그렇게 생각하는 많은 기업들에게서 위기의 본질(crisis factor)을 보지 않고, 위기를 만든 위기제조자(crisis maker)를 보고 개선안이나 대응안을 마련하는 움직임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는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을 보고 손가락에만 대응하는 체계를 갖춘다는 의미와 같다. 위기의 본질을 정확하게 분석해 위기의 본질을 개선하고 대응하는 것이 많은 기업들에게 좀 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것이다. 이번 케이스들은 소셜미디어 위기 이전에 기업위기의 전형이다.

5.   소셜미디어 환경이 발전함에 따라 예전처럼 오프라인 신문과 잡지 그리고 TV, 라디오 등에 국한된 미디어 환경을 넘어서는 전국민의 기자화와 개인의 매체화 같은 변화가 오면서 기업 위기가 다양화하고, 다발하고, 휘발성을 가지게 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소셜미디어 위기는 그 뿌리를 오프라인에 둔다는 것을 기업 경영진들을 확실하게 직시해야 한다. 그래서 더욱 투명해져야 하고, 더 윤리적이어야 한다. 미국의 탐욕스러운(?) 경영컨설턴트들이 왜 투명성과 윤리성을 강조할까? 그들이 순진해서일까? 아니다. 이는 지금과 같은 환경은 통제할 수 없으니 빨리 통제 의지를 포기하고 위기관리에 대한 최선책으로 차라리 스스로 투명해지고 윤리적이 되어 위기 발생을 억제하라는 아주 현실적 주문을 하는 것이다.

6.   전반적으로 이 두 케이스에서 공히 아쉬운 것은 최고의사결정자들의 의지에 대한 아쉬움이다. 위기관리는
한국 기업과 같은 강한 명령 체계와 일사불란 함이 특징인 조직들에서는 최고경영자 및 오너의 의지에 좌우 될 수 밖에 없다. , 기업이 위기관리를 하지 못하는 것이라기 보다는, 최고경영자 및 오너가 적절한 위기관리 의지가 없다는 지적이 가능할 수 밖에 없다.

7.   포스코에너지 케이스의 경우 4 15일 폭행 사건 발생 후 약 4~5일이라는 이슈 대응 가능 시간이 있었다. 만약 해당 사실을 규정된 위기관리위원회가 접수해 적절하게 분석 보고 공유하는 프로세스가 있었다면, 해당사의 최고경영자와 그룹의 최고경영자는 적절한 위기관리 의지를 표현했었을 것이다. 그분들의 의지표현이 신속했다면 그만큼 아래 실무자들의 일선 상황관리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더욱 빠르고 단호했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어떤가? 20일 토요일 자로 보도가 되고, 해당 임원의 신상이 노출되고, 기내 승객 서비스 리포트가 공개가 되고 하면서 거의 하루가 지나 21일 간단한 사과문이 홈페이지 등에 게시 되었다. 그 내용은 해당사가 시간을 벌어 상황을 더 파악하기 위해 사용하는 홀딩스테이트먼트였다. 외부에서 보면 이 사과문이 게재될 때까지 최고의사결정권자들이 정확한 상황파악과 입장정리 그리고 최고경영자의 정확한 의지 표현이 완료되지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밖에 없다. 이윽고 상황이 최악으로 치 닫았던 그 다음날인 21일 해당 임원에 대한 보직해임을 추가 커뮤니케이션 했다. 최초 사건 발생 후 약 일주일만이었다.

8.   남양유업 케이스는 어떤가? 남양유업의 대리점 문제는 이미 2006년에도 공정위 시정명령을 받았었고, 2009년에도 배상판결을 받았던 고질적인 위기요소를 중심으로 하는 케이스다. 남양유업 본사 앞에 매일 피해 주장 대리점주들의 가시적인피켓 시위들이 수개월 동안 있었다. 남양유업은 해당 위기를 내부적으로 관리가 필요한 위기로 정의하지 않았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5 3일 한 영업소직원의 욕설 통화 녹취가 온라인에 공개되면서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공분을 형성하자 4일 해당 기업은 이를 신속하게 위기로 정의했다. 여기에서도 최고경영진이나 오너의 위기관리 의지에 대한 의문이 존재한다. 만약 해당 사실이 적절하게 분석되고, 보고되고, 공유되어 최고의사결정자들이 관리의지가 있었다면 이미 수년 전에 개선이 되고,
합의가 되고, 완화가 되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여론이 숙성되어 최고의 고조에 오른 9일 대표이사와 임원들은 사관 기자회견을 했다. 이 또한 사건 발생 후 약 일주일만이다.

9.   이외에도 이 두 기업 위기 케이스는 위기관리를 해야 하는 기업 경영진들에게 여러 인사이트를
준다. 정리를 해보면

A.   습관적으로 여론을 좀더 지켜보자 이야기 하지 말자. 언제까지 지켜볼 것인지 판단기준을 가지고 지켜봐도 지켜봐야 한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최악의 상황을 완전하게 준비하고 상황을 지켜보자. 언제든 타이밍이 오면 실행할 수 있게 준비하고 기다리는 것이다.

 – 남양유업의 경우 제품 이상에 대한 대응은 상당히 빠른 경쟁력 있는 기업이었다. 그러나 이번과 같은 위기에는 대표이사의 사과기자회견을 준비하는데 3일이 걸렸다. 상대적으로 다른 기업들과 비교해도 느린 대응이었다. 왜 이렇게 지체되었는가는 내부 핵심인사들만 아는 부분이다. 그것이 가능하다면 그 원인을 지금이라도 개선해야 또 발생할지도 모르는 유사한 위기에 좀더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

B.     최고경영진의 위기관리 의지를 받아 내는 것도 위기관리담당 임원들의 몫이다. 개인적으로 최고경영진이나 오너들의 철학이 부재하거나 부실해서 위기관리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다만 여러 기업 케이스들에서 발견되듯이 적절한 내부 공유와 보고 그리고 전문적인 대응 방안에 대한 셀링이 일부분 이상 있는 경우들이 있어 문제다. 기업 위기관리는 집단의사결정 체계에 기반한다. 오너 기업의 경우에도 형식으로 집단의사결정 체계가 존재한다. 이 집단의사결정체계의 운영 책임은 최고경영자와 임원들에게 있다. 이 품질과 정치적 입지 등을 돌아보자. 개선이 가능한 부분이 있는지 점검해 보자.

이번 두 개의 케이스에서 이 부분이 의문이다. 최고의사결정자들이 의지를 가지시는데 시간이 걸린 것인지, 그분들이 의지를 가질 수 있도록 분석하고 보고하는데 시간이 소요된 것인지는 내부 핵심 인사들 이외에는 아무도 모른다.

C.     소셜미디어가 발전한 뒤에는 로우 프로파일이나 노코멘트는 위기관리 사전에서 사라졌다. 오히려 기업의 철학과 원칙에 기반한 하이 프로파일과 반복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SOV(Share of Voice) 장악이 핵심이 되었다. SNS상에서 떠오르는 모든 정확하지 않은 오류 정보들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proactive)
해명하고 SOV를 키워야 한다. 가만이 있으면 지나가겠지 하는 개념들은 이번 사례들과 함께 사라져야 한다.

 – 이번 두 번 케이스에서는 공히 기존의 전통적인 오프라인 언론 위기관리 방식으로 상당시간과 시일 동안 로우프로파일 했다. 기자의 전화에만 수동적이고 간단하게 코멘트 하던 시대는 갔다.

D.   소셜미디어는 기업 위기 시 가장 고마운 여론 체커(checker) 기능을 해준다. 위기 시 기업은 SNS를 그대로 읽고 트레킹 해야 한다. 그들의 여론이 전체 여론을 대변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기업에게 충분히 부정적인 임팩트를 줄 수 있는 파워를 가진다. 그 파워에 어울리는 기업의 적극적이고 일사불란 한 대응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 그들의 읽고 있으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상황이 전개될 것인지를 감지할 수 있다. , 현재로부터 몇 시간 후의 상황과 최악의 상황을 동시에 예측 할 수 있는 충분한 여론정보들을 사전 모니터링 할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물론 잘 읽고 있다면 대응에 필요한 시간을 충분히 벌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기업이 SNS를 싫어할 이유가 없다.

두 케이스에서 양사가 여론을 전략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적절한 타이밍에 개입하거나 대응했다는 증거는 찾아 볼 수 없다. SNS상에서도 가능한 제한적인 로우프로파일을 택했다. 이 것이 전략이었는지 아니면 그럴 수 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돌아봄은 꼭 필요하다. 단순히 말해 조선일보의 심각한 오보는 바로 잡는데, SNS상 황당한 루머에 대해서는 침묵하는 원인을 찾아보라는 의미다.

E.     오프라인 언론은 이제 SNS상 여론을 따라간다. 오프라인 언론을 잡는 것은 소의 꼬리를 잡아 당기며 소가 갈 길을 막는 것과 같다. 소가 가는 길을 막으려면 소의 머리와 뿔을 누군가는 잡아 주거나 소의 앞을 가로 막아야 하고 누군가는 소의 몸통을 틀어 쥐어야 하고, 소의 꼬리를 누군가는 잡아 끌어야 한다. 이런 배분된 역할과 책임이 실행그룹에 골고루 편제되어 있는지를 한번 돌아보자. 언론만 상대하던 홍보실의 기능을 어디까지 확대해야 하는지에 대해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양사의 홍보체계를 들여다 보아도 상당히 언론홍보에 집중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언론홍보는 홍보실의 기본이자 꽃이다. 하지만, 기본과 꽃만 존재하는 홍보실이어서는 안 된다. 홍보임원이 될수록 온라인 여론을 읽을 수 있어야 하고, 적절한 대응과 관제 역량을 겸비해야 한다. 임원 혼자 할 수 없으니 이를 수행할 전문적인 조직 구성이 필요하다.

F.     이슈가 위기로 크게 회자되고 나서야 대응하는 위기관리 습관을 버리자. 사내에 위기관리위원회를 만들자. 현재 위기관리위원회가 존재한다면 사업전반과 사회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진단하여 숨어있는 위기요소들을 찾아내 계속 트레킹 하자. 최고경영자들의 관리 의지를 끌어 내 미연에 하나 하나씩 해결 해 나가자. 위기관리를 제일 잘하는 기업은 어처구니 없는 위기를 맞지 않는 기업뿐이다.

 –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임원정기회의에 위기관리위원회 기능을 부여 할 수도 있다. 여기에 필요한 것은 위기 관제기능을 수행할 그룹이다. 일반적으로 내외부 모니터링을 하는 홍보부문에서 이 역할을 한다. 필요하다면 내부 감사기능과 윤리경영, 컴플라이언스 기능을 홍보부문과 결합해 관제센터를 만드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된다. 그래야 위기요소 발견, 완화, 방지, 소멸 같이 위기를 사전에 관리할 수 있는 민첩함과 사내 입지가 생긴다.

G.   여론을 따라가지 말고 원칙을 기반으로 리드하자. 위기 시 일수록 그렇게 하자. 평소에 원칙을 세우면 그것이 가능하다. 임원이 사회적으로 불미스러운 일을 저지를 수 있다. 그에 대한 평소 기업의 원칙은 회사에 피해를 주는 해사행위로 간주하여 해당 임원은 인사 조치한다는 것이다. 해당 위기가 실제 발생하면 아무 막힘 없이 평소의 원칙에 따라 하이프로파일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최소한 공범자나 조력자의 이미지를 기업이 떠 앉게 되지는 않는다. 반대로 해당 기업의 신속하고 단호한 대응에 대해 여론은 박수를 보낼 것이다. 영업라인에서 거래처와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 평소 해당 기업의 원칙에 있어 거래처와 불공정하거나 상식적이지 않는 갈등을 야기시키는 직원은 해사행위로 간주하여 인사 조치한다는 원칙을 세우는 것이다. 실제 해당 위기가 발생하면 여론이 최악으로 들끓기 전에 조치 커뮤니케이션을 하이프로파일로 하는 것이다. 불공정 거래 행위가 있었다면 미리 최고경영자가 의지를 가지고 해결해서 불필요하게 이해관계자들을 자극하는 최악의 여론을 미연에 방지하는 게 중요하다. 여론이 곪아 터지기를 기다리다 뒤늦게 하는 대응은 대응이 아니라 항복, 모면, 면피라는 지적을 항상 받게 된다. 위기관리 예후가 좋을 수 없다.

평소 위기관리를 위한 기업 원칙과 가이드라인을 구축해야 한다. 이 또한 최고의사결정권자들의 의지에 관한 문제다. 의지만 있으면 한국 기업 내에서는 불가능이란 없다. 그래서 자꾸 의지를 강조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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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32013 Tagged with 0 Responses

최근 위기관리 케이스 비교_2013_유사점과 비유사점

최근 한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세 가지 위기들에 대한 각 위기관리 케이스들을 한장으로 통합 해 비교해 보았다. 세 위기관리 방식들이 우리에게 아주 중요한 인사이트들을 공통적으로 전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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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위기의 특성 : 3개사 모두 직원에 의해 발생된 위기 유형이다. 해외에서는 발생가능성은 높지만 위해성은 상대적으로 높지 않아 매뉴얼로만 대응하는 아주 초급적인 위기 유형이다.
  2. 조직의 유무죄 여부 : 3개 케이스 모두 해당 기업이나 조직에게 유죄를 물을 수는 없는 위기유형이었다. (남양의 경우에는 광범위 하게 위기의 원인을 감안할 수는 있지만, 위기를 촉발시킨 해프닝 자체에 한정)
  3. 입장정리 대응 소요 기간 : 3개 케이스 모두 최초 사건/논란 발생부터 최종 입장정리까지 대부분 일주일 가량이 소요되었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앞으로 SNS 환경을 감안한 time management 의 새로운 기준이 필요하다.
  4. 대응 커뮤니케이션 방식: 3개 케이스 모두 여론의 부상을 따라가는 순차적 커뮤니케이션 방식이었다. 정확한 입장을 가지고 단호하게 하이프로파일 해 단기전에 승리하는 해외 케이스들과는 달랐던 부분
  5. 개인과 조직 분리: 3개 케이스에게 공통적으로 적용 가능한 전략이었음에도 3개 케이스 모두 완전한 분리에 실패. 포스코에너지의 경우에는 최초 일부 행위 합리화 시도와 불필요한 시간 소요로, 남양유업은 초기 단호한 분리 시도를 했으나 고질적 이슈 연계 부상으로, 청와대의 경우 단호한 경질발표에도 불구하고 전 대변인의 반격으로 결국 완전한 분리에 공히 실패해 기업/조직과 함께 힘들었던 케이스들
  6. 윈칙 기반 커뮤니케이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기본이지만, 한국에서는 흔히 간과 생략되는 커뮤니케이션 전략. 폭행에 대한 회사의 원칙, 거래처 욕설에 대한 회사의 원칙, 성추행에 대한 조직의 원칙 등이 초기부터 강력하게 커뮤니케이션 되었어야 개인과 조직을 분리 가능했는 데 이를 간과
  7. 케이스에 대한 SNS의 영향력 : 3개 케이스 공히 온라인 및 SNS 환경 이전에는 이슈화 되기 힘들었던 케이스들로 공통점을 가진다. 이는 기업이나 조직의 의사결정그룹의 인식 변화가 필요한 환경이 되었다는 인사이트.
  8. 위기대응조직체계 : 포스코에너지 케이스가 다른 케이스와 달리 그룹과 계열사간 이원관리 실행 체계였다는 점이 다른 점이다.
  9. 케이스 특성 : 남양유업 케이스는 고질적 잠재 이슈적 성격을 기반으로 해 다른 두 케이스인 단발성 해프닝과는 다른 특성을 보인다.
  10. 해당직원의 언론 플레이 유무 : 청와대 케이스의 경우에는 상당히 독특하게 문제의 직원이 언론플레이를 해 위기를 장기화하고 논란화 해 조직에 임팩트를 주는 특성을 보였다.  
* 이상의 분석 결과들은 추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될 예정임
5월 092013 Tagged with , , , , , , , , , , , , , , , , , , 0 Responses

기업 위기관리는 ‘의지’에 대한 문제다

 
 
 
 
 

올해 들어서만도 굵직 굵직한 위기관리 케이스들이 많이 모니터링된다.

 

이번 남양유업 케이스만 해도 그 초기 이슈화는 이미 2009년 에 있었다. ==> 2006년으로 수정

 

우유강매 남양유업 대리점 손해 60% 배상책임

쿠키뉴스  2009.09.23 (수) 오후 5:17

 

 

[업데이트] 2005년 7월부터 2006년 4월까지 9개월간 남양유업은 서울 서대문구 홍제대리점에 4678만원어치의 제품을 강매해 시정명령 조치를 받았다. [‘밀어내기’ 남양유업, 알고보니 15년째…

서울신문, 2013.5.9]

 

이번 건과 같이 집단행동으로 가시화된 시기만 해도 2012년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제주경실련 “남양유업, 대리점 유기농우유 강매 중단하라”

뉴시스  2012.05.08 (화) 오후 1:13

 

남양유업 대리점에 강매·떡값 요구

경기신문  2012.05.09 (수) 오후 11:18

 

 

많은 기업들이 위기관리 관련 논의를 하면서 “어떻게 하면 위기를 잘 관리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들을 한다. 그러나 기업 위기의 대부분은 “해당 기업이 위기를 관리할 의지가 있는가?”에서 시작한다.

 

기업들이 위기를 관리할 의지가 왜 없겠는가?라 반문 할지도 모르지만, 많은 기업들은 위기를 관리할 의지가 없어 위기를 발생시키고, 위기로 부터 피해를 자초하는 것이 현실이다.

 

남양유업 케이스에서도 이런 ‘의지’의 문제는 분명하게 나타난다.

 

피해를 주장하는 대리점주들이 남양유업 본사 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는 것을 본사 경영진들은 보지 못했을까? 그들이 주장하고 있는 밀어내기에 대한 이야기과 직원들의 떡값 수수에 대한 목소리를 본사 경영진은 요 며칠 동안 처음 들었던 것인가?

 

남양유업의 경우에도 그러한 것을 충분히 인지하고서도 직접 위기관리에 나설 ‘의지가 없었다’고 볼 수 없다.

 

경영진이 이를 보도하는 여러 언론의 보도와 기사들을 보고 읽지 않았을리 없다.

남양유업 강매 횡포”…대리점은 봉?

YTN TV  2013.01.30 (수) 오전 5:18

 

남양유업 ‘강매 횡포’ 공정위 고발”

YTN TV  2013.01.30 (수) 오전 5:18

보내기

 

 

기업의 경영진들이 위기관리에 대한 의지를 가지지 않는 이유는 무얼까?

 

위기를 관리해서 얻는 이익보다 관리하지 않아서 얻는 이익이 상대적으로 더 크다고 인식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가시적 위기요소를 인지하면서도 이를 위기로 정의(define)하지 않고, 관리 의지를 가지지 않는다.

 

그러면 위기요소를 위기로 정의하는 싯점은 언제인가? 경영진들이 위기를 관리하려는 의지를 가지게 되는 싯점은 언제인가?

 

가시적으로 자사에 위해가 가해지는 환경에 처했을 때다. 이번 케이스에서 보더라도 거래처들과 정부 규제기관을 포함해 대규모의 언론 주목과 온라인상에서의 비판, 주가하락, 판매하락, 회장관련 비판 및 주목 등의 ‘가시적 위해환경’이 조성되니 이를 ‘위기’로 정의하고 경영진이 의지를 가지게 되었다.

 

대표의 사과문에서 언급된 상생기금이나 대리점주들에 대한 고소 취하등의 개선안은 이미 2009년정도에도 발표하고 실행할 수 있는 수준의 것이었다. 당시와 현재가 다른 것은 위해환경의 조성으로 경영진들의 위기관리 의지가 생겼다는 것 뿐이다.

 

올해 계속 발생하는 생산현장의 안전 위기도 그렇다. 임원의 항공사 승무원 폭행 케이스도 그렇다. 노조문건의 유출과 노조탄압 케이스도 그랬다. 수입 제품 가격 폭리 케이스도 그랬다. 의사들을 대상으로 한 리베이트 케이스들도 그랬다. 고객정보의 연이은 유출 케이스들을 보아도 그렇다. 제품 이상으로 인한 강제회수 케이스에서도 그랬다. 경영진의 위기관리 의지가 있었다면 대부분 방지 또는 완화 할 수 있는 위기들이다.

 

기업은 환경을 모니터링하고 분명하게 내부에서 보고되고 공유되고 있다. 기업이 스스로 모르던 위기는 없다. 위기 발생 시 해당 위기를 몰랐던 것 처럼 행동하고 말하는 것은 위기관리에 있어 전형적 딜레마인 “악당과 바보”의 딜레마 때문이다.

 

“해당 위기를 알고 있었다”고 시인하면 해당 기업 경영진들은 공중들에 의해 ‘악당’으로 인식되어 버린다. 하지만, “해당 위기를 알고 있지 않았다”고 이야기하면 경영진들은 공중들에 의해 그냥 ‘바보’로 인식되고 만다. 이 두개의 딜레마에서 기업들은 대부분 ‘바보’로 인식되는 쪽을 택한다. 이 또한 ‘악당’으로 인식되어 지는 것 보다 위해가 덜 하기 때문이다.

 

위기관리에 대한 의지가 강한 기업이 선진적인 기업이고, 위기관리에 성공하는 기업이다. 이런 기업이 직접 피부에 와 닿지 않으면 의지를 생성하지 않는 기업보다는 훨씬 강한 기업이다. 경제민주화 바람과 사회적 이해관계자 파워가 점차 강해지는 이 시기에 많은 기업들에게는 위기관리 ‘기법’ 이전에 위기관리를 향한 ‘의지’가 시급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4월 252013 Tagged with , , , , , 0 Responses

사기업이 정부부처 보다 위기관리를 더 잘 한다?

 

정부 고위공직자들과 정기적으로 트레이닝을 진행하고 토론을 하는 컨설턴트 입장에서 지난 몇 년간 사기업과 정부기관 또는 공기관의 위기관리 체계를 비교 분석 해 왔다.

 

이전 최초 국정홍보처 설립 시절부터 국정홍보 컨설팅 업무를 여러 해 진행했고,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NSC 국가위기관리 체계 구축사업에 관여 했었던 경험으로 지난 15년간 사기업과 정부기관 및 공기관 위기관리 체계를 비교해 보면 아주 독특한 인사이트를 얻게 된다.

 

사기업이 더 잘할꺼야?

 

일반적으로 대기업을 중심으로 하는 사기업이 정부부처 및 공기관들 보다 위기관리 체계가 더 잘 구성되어 있고, 실제 위기 발생 후에도 위기관리를 더 잘할 것이라는 ‘이미지’에 대한 이야기다.

 

사실 정부부처나 공기관은 매번 대형 위기 발생 및 관리 직후 세부적으로 국정감사와 청문회를 받는다.

 

그 때마다 아주 정확하고 세세하게 대응 기록들이 제3자들에 의해 점검된다. 아주 구체적으로 몇 시 몇 분에 해당 위기를 최초 감지했는지, 몇 시 몇 분에 최초 대응을 어떻게 했는지, 왜 그랬는지 누구에게 보고했고, 누가 명령했는지가 투명하게 드러나고 청문을 받고 객관적인 평가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언론에 재노출이 되고 프로세스 상 문제들과 사일로 오류들이 드러나고, 늑장대응과 리더십등이 그대로 투명하게 드러난다. 한 마디로 정부부처와 공기관들은 대형 위기 시 결과적으로 보면 투명한 유리창 속에서 위기관리 업무를 진행하고 있는 셈이다.

 

오히려 불투명한 위기관리 프로세스

 

반면 사기업들은 대형 위기 시 발생 이전과 이후 내내 아주 불투명하다. 언론사 기자들이 취재를 통해 그나마 단편적으로 해석해 기사화 할 뿐 전반적인 대응 프로세스는 사실 아무도 모른다. 경험상 내부에서도 완전히 파악하지 못하는 사내 위기관리 프로세스들이 존재 한다 .

 

그래서 해당 기업이 위기 발생 초기 24시간 동안 대체 무얼 한 건지 끝까지 오리무중이 될 수 밖에 없다. 최초 감지는 누가 했는지, 그 감지 내용이 상부 보고는 언제 되었고, 어떤 최초 대응과 어떤 의사결정들이 언제 내려 졌는지 사후에도 확인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그 이후에도 48시간동안 각 부서들은 뭘 하며 그 시간들을 허비했는지 아무도 모른 채 위기가 종료되고 만다.

 

정부기관은 저평가 vs. 사기업은 고평가

 

사기업내 위기관리 담당들은 정부기관의 ‘오리무중’ ‘오락가락’ ‘허둥지둥’ ‘수수방관’ ‘은폐시도’ ‘늑장대응’ ‘허위보고’ ‘왜곡보고’ ‘침묵’…등으로 비판 받는 위기관리 평가를 보고 정부부처나 공기관의 위기관리 체계가 자사의 위기관리 체계보다 열등하다 생각하곤 한다.

 

하지만, 객관적 입장에서 양쪽을 볼 때 정부나 공공기관은 위기관리에 있어 실체보다 저평가 되고, 사기업들은 실체보다 고평가 되고 있다고 본다.

 

올해 만 해도 십여건 이상의 그룹사 계열 기업들이 대형 위기상황을 경험했고, 위기들을 여러 방식으로 관리했다. 그 케이스 대부분을 들여다보면 정부기관이나 공기관의 사후 분석처럼 ‘투명’하지는 않다. 외부에서는 왜 해당 기업이 최초 27시간을 잃어 버린 건지, 어떤 기업은 왜 그리 단순한 의사결정을 내리는데 이틀이라는 시간을 보내야만 했는지, 어떤 기업은 왜 쉬쉬하면서 하룻밤을 보냈는지, 왜 며칠 전 감지된 위기를 수일간 묵혀만 놓고 있었는지 궁금해 해도…이에 대한 지적에 답변을 할 수 없는 것이 사기업이다. (기자들에게 브리핑하면서 한 장으로 나누어 지는 사건개요 및 대응일지를 의미하는 게 아니다.)

 

사기업들은 불투명한 프로세스속에 숨지 말자

 

위기가 발생한 뒤 내부적으로라도 투명해 졌으면 한다. 정치적인 민감한 입지들이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유사한 위기를 다시 경험하지 않기 위해 백서 형식의 위기관리 프로세스 분석이 있었으면 한다. 그에 대한 개선안과 프로세스 교정들이 있었으면 한다. 이를 기반으로 하는 트레이닝과 시뮬레이션이 적극 진행되어 살아 움직이는 위기관리 체계에 욕심을 가졌으면 한다.

 

위기가 발생하면 전직원이 단체 강의를 듣고, 고개를 끄덕이고, 이제 우리는 위기관리를 잘 할 수 있다 생각하는 자기합리화의 연속사슬을 그만 끊자. 투명하지 않은 위기관리 프로세스 속에 숨어 있지 말자는 거다.

 
4월 232013 Tagged with , , 0 Responses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서 왜 타이밍이 중요한가?

최근 대기업 임원의 항공기내 승무원 폭행 사건으로 기업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논의들이 다시 부상하고 있다.

타이밍 개념 없이 위기관리 성공 없다
커뮤니케이션에는 타이밍이라는 매우 중요한 핵심이 있다. 특히나 위기 직후 기업에 의해 진행되는 모든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는 타이밍이라는 핵심을 간과하고는 아무런 이득도 없을 수 있다.
아주 알기 쉽게 가상 예를 하나 들어 보자.

오늘 아침 김철수씨의 7살 아들이 옆집 5살 여자 아이를 때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유치원 가는 버스 안에서 앞에 앉아 있던 옆집 여자 아이를 때려 그 아이의 눈두덩이가 부어 올랐다. 버스 안에서 선생님들이 말리고 이를 어떻게 해야 할찌 몰라 폭행한 아이를 집으로 일단 돌려 보내고 아빠인 김철수씨와 엄마에게 상황을 설명했다.

이때 김철수는 어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할까?

김철수씨가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청취하고 자신의 아들을 보니 참 안되 보인다. ‘무슨 기분 나쁜일이 우리 아들에게 있었을 꺼야’하고 생각한다. ‘혹시 그 여자 아이가 우리 아들에게 먼저 화를 돋구는 짓을 한건 아닐까?’ 추측하기 시작했다. 7살짜리 아들은 ‘아빠, 나는 안 때렸어요. 옆집애가 그냥 와서 눈을 부딪힌거예요.”라 이야기 했다. 어떻게 해야 하지 생각 하며 별반 결정 없이 몇 시간을 보낸다. 내심 별 것 아니지 않나 하는 생각도 한거다.

몇몇 같은 유치원 학부형들이 그 소식을 듣고 김철수씨 집으로 항의 전화를 하기 시작했다. 한 엄마의 전화에 김철수씨 아내는 당황해 이렇게 대답했다. “그냥 애들 사이에서 말 다툼이 있다가 우리 아이 주먹이 여자 애 얼굴에 스친거 뿐인걸요…” 이상하게도 엄마들은 더 화를 내기 시작했다. 김철수씨와 엄마는 아들을 바라보면서 ‘이걸 어쩌지? 언제까지 엄마들이 시끄럽게 하려나…’걱정하며 또 몇 시간을 보냈다.

상황이 악화되기 시작했다

선생이 그랬는지 다른 영악한 아이들이 그랬는지 유치원 버스안에서 김철수씨 아들이 옆집 여자애를 때리는 상황이 자세하게 적힌 내용이 돌기 시작했다. 급기야 동네 엄마들 사이에서 공유되기 시작했다. 엄마들이 카카오톡을 통해 오늘 아침 폭력을 행사한 7살짜리 아이가 어느 아파트 몇 동의 누구 아들인지를 모두 알게 되었다. 유치원 사진도 돈다. 폭행을 당한 여자 아이의 부모가 소송을 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이윽고 직접 김철수씨 아파트 집문을 두들기는 엄마들도 생겨났다.

너무 시끄러워지자 김철수씨 아내는 문 밖으로 얼굴을 내밀고 이렇게 이야기했다. “알았어요. 지금 우리 애 이야기를 듣고 상황을 파악하는 중이예요. 그 결과에 따라 우리가 어떻게 할지 결정할테니 돌아 가셨으면 좋겠어요” 엄마들은 대체 집안에서 뭐 하는 중이냐고 계속 항의 하고 있다.

결국 더 이상 버틸 수 없게 되었다

더 시간이 지났다. 아파트가 시끄러워 지고 다른 집들에서도 무슨 일인가 구경을 한다.이윽고 늦은 오후 김철수씨 집 문이 열리고 김철수씨가 이렇게 이야기한다. “우리 아이의 행동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우리 아이를 근신시킬 것입니다. 앞으로 아이 예절교육도 잘 시킬거구요. 옆집 여자 아이와 그 부모에게도 사과 하러 가려고 합니다. 미안합니다.”

엄마들은 왜 이런 결정을 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느냐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 얼핏보니 김철수씨 집 거실에는 ‘김씨네 가문의 아이들은 예절바른 어린이여야 한다’는 가훈이 쓰여져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한나절이 지나 갔는데 아직 옆집 아이에게 찾아가지도 않았다니 더 황당한거다.

철학의 실현이냐 생존 본능이냐?

가족의 위기를 잘 관리하려 했었다면 아침에 아이가 선생님들에 의해 귀가 조치를 당한 직후 김철수씨와 아내는 거실에 걸린 가훈을 바라보고 아이를 호되게 야단 쳤어야 한다고 많은 엄마들은 이야기한다. 아이의 손을 끌고 옆집으로 가서 눈두덩이가 부어 있는 여자 아이와 부모에게 머리를 조아리고 다시는 이런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용서를 빌었어야 했다는 거다.

하지만 실제로는 초기 타이밍을 놓치고 폭행을 저지른 아이의 엄마는 아들을 감싸려 했다. 아빠는 시간이 지나가 엄마들에게 다 알려지고 아파트 문을 두드릴때까지 아이 얼굴을 바라보며 주저했다. 몇몇 친한 엄마들에게는 조금만 조용히 있어 달라고 요청도 했다. 상황이 너무 너무 안좋아 져서 아파트가 떠나갈 정도가 되니 아빠는 그 때서야 결정을 내렸다. 사실 아주 아픈 결정이었다. 이를 감안하면 아빠 엄마가 볼 때는 그리 늦은 결정도 아닌 것 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결국 타이밍을 놓치고 뒤 늦게 고개를 숙인 김철수씨 가정은 다른 화난 엄마들에게 양육철학까지 의심 받게되었다. 스스로 가훈을 기억해 아이에게 단호하고 상대에게 예의바른 실행을 빨리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마치 상황이 악화되니 어쩔수 없이 억지로 아이에 대한 조치를 취한 게 아니냐는 비아냥까지 받고 있다. 일부 엄마들은 일단 마지 못해 아이를 근신 시키고 계도하겠다고 하는 것 같은데, 앞으로 어떻게 하는지 한번 지켜 보자 이야기한다.

타이밍에 맞는 사과는 자발적 철학의 구현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타이밍을 놓친 뒤 늦은 사과는 어쩔수 없는 생존 노력인 것으로 폄하된다.

김철수씨 가정에 양육의 철학이 있고, 가훈을 항상 기억하고 있고, 그것으로 아이들을 가르쳤으면 이런 일이 없었을 것이고, 만약 한번 있었다 해도 다시는 이런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이에 대한 확신을 주기 위해서라도 타이밍을 맞추어 적시에 커뮤니케이션 했었어야 했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서 타이밍을 놓치는 것은 단순히 늦었다는 의미 그 이상이다.





1월 292013 Tagged with , , 0 Responses

[기업 위기 케이스 인사이트] 삼성전자 화성 공장 불산 유출 케이스


최초 해당 사건이 보도된 싯점이 2013년 1월 28일 오후 늦게(5시 이후)여서 다른 사고와 달리 상당히 특이하다 생각했었다. 사건 최초 발생 싯점이 20여 시간 이전이었다는 후속 보도를 보고 든 첫 생각이었다.


결과적으로 해당 케이스를 보면 다음과 같은 현장상황이었던 것으로 이해된다.

27일 오후 1시 31분 불산 탱크 배관 누출 확인 : 소량의 불산 유출
27일 오후 11시 38분 STI 직원들의 수리 시작
28일 오전 2시 12분 밸브교체작업 완료
28일 오전 4시 46분 불산 유출 재발생
28일 오전 5시 40분 불산 중화작업, 세척 추가 완료
28일 오전 7시 30분 STI 직원 1인 병원 후송
28일 오후 1시 30분 병원 후송 된 STI 직원 사망
28일 오후 2시 42분 삼성전자-경기도에 사고 통보
28일 오후 3시 30분 경기도 등 관계당국 현장조사 개시
 
많은 언론들과 국민들이 유추하듯 최초부터 해당 기업이 ‘사고 내용을 은폐’하려 했었던 것으로 보이기 보다는 ‘늑장 커뮤니케이션’이 좀 더 정확한 표현 같다.

불산이 샌다는 걸 처음 알게 된 건 지난달 27일 오후 2시.하청업체는 3차례나 빨리 밸브를 교체해야 한다고 알렸지만, 삼성은 첫 보고를 받은지 9시간이나 지나 작업을 승인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일상적인 오작동 또는 고장 등에 대해서까지 감지사항을 세세하게 위기관리팀(삼성전자의 시스템에서는 어떻게 명칭하는지 모르겠다)에게 보고 공유하는 기업들은 흔하지 않다. 그렇게 되면 위기관리팀 자체가 부하가 걸리게 되어 정상적 의사결정이 오히려 어려워 진다.

시계열로 분석 해 보면 화성공장이나 삼성전자 ‘위기관리팀’에 해당 상황이 정확하게 공유된 것은 아마 늦어도 28일 오전 7시 30분 안팍이 아니었나 한다. 하청업체 직원의 피해 가능성이 인지되면서 일선 작업그룹은 해당 사실을 사내 위기관리팀에 공유했을 것이다.

오전 7시 30분부터 하청업체 직원이 사망한 오후 1시 30분 동안에 6시간 동안 해당 위기관리팀이 무엇을 했는지 하는 것이 아직 알려지지 않아 안개 속에 있다. 하지만 정확한 것은 그 시간동안에도 해당 사고 사실을 법에 정한대로 관계 당국에 통보하지 않았다는 부분이다. 위기관리팀에서는 이 기간동안 최악의 상황을 예견하기 보다는 하청 업체 직원이 별반 이상이 없이 치료 가능하거나, 퇴원 조치 된다면 일상적인 오작동 또는 고장 케이스로 해당 사건을 마무리 하려고 했었던 것 같다. 이 또한 그리 생산 현장에서는 공개적인 릴리즈 주제가 아니니 일편 이해가 된다.

문제는 오후 1시 30분경 해당 직원이 사망하면서 일상적 고장 사건이 사망 사건, 곧 위기로 폭발적인 성장을 하게 되는 싯점이다. 지난 6시간 동안 최악의 시나리오를 놓고 이에 대한 초기 대응책들이 마련되어 있었을까? 외부에서 볼 때는 별로 그렇게 준비되어 있어 보이지 않는다.

직원의 사망과 함께 경찰에게 해당 사실이 공유되고, 경찰측이 소방당국에 해당 사실을 공유하고 나서 이를 감지한 해당 회사는 경기도청에 오후 2시 42분경 사고 사실을 통보했는데, 이 또한 대응이 느렸기 때문이다. 직원 사망을 최악의 시나리오로 놓았다면 이에 대한 외부 사실 공개는 불보듯 뻔 한 것인데, 결과를 놓고 보면 위기관리팀이 이에 대한 준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첫번째 골든타임을 놓치다

위기관리팀에게는 직원 사망 시간인 오후 1시 30분부터 경기도청 통보 시간인 오후 2시 45분경까지는 또 다른 1시간 15분이 있었다. 이 1시간 15분을 준비된 채 타이밍을 노린 ‘전략적 시간’으로 해석하느냐, 아니면 ‘대응 준비 소요 시간’으로 보느냐 하는데에서 일반적으로 기업의 위기관리 시스템 품질이 가늠된다.하지만 이번 케이스에서는 해당 두가지 옵션이 모두 해당 기업에게 불리하게 해석 될 수 있다.

만약 해당 1시간 15분이, 더 넓히면 오전 7시반부터 7시간 15분의 시간이 ‘전략적 개입 준비 시간’으로 소요되었다면 해당 기업이 어느정도 ‘은폐 또는 지연’의 의지가 있었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반대로 ‘대응 준비 소요 시간’으로 해당 시간을 소비 했다면 해당 기업의 위기관리팀은 역량이 의심스럽거나, 일선 위기관리 실행자들이 아마츄어라고 해석될 수 밖에 없다. – 이는 기업 위기관리에서 반복적이고 공통적으로 제기되는 딜레마 옵션 ‘악당 vs. 바보’의 옵션이다. [예전 탈크 베이비 파우더 케이스 참조][link updated 2013.2.29. 21:00]

일단 경찰이나 소방당국이 아니라 ‘경기도청’에 늦게라도 통보한 것 자체는 내부적으로 전술적 고민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분명히 이시간 이전 또는 이후에는 정상적으로 위기관리팀이 제 활동을 개시한 것으로 보인다.

두번째 골든타임을 놓치다

하지만, 오후 5시경이 되어 기자들이 해당 사고 사실을 인지하고 해당 기업 커뮤니케이션 부문 측에 최초 사실 확인을 했을 때 당시 커뮤니케이션팀에서 사고 관련 정보를 충분하고 정확하게 인지정리 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일부 보도들이 있다.

최초 보도 28일 오후 5시 6분 경

vs.

삼성반도체 측은 “사고는 새벽에 일어나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며 “부상자는 병원 치료를 받고 귀가했다”고 말했다. [삼성반도체 화성공장 불산누출 1명 사망 4명 부상(1보) -연합뉴스 2013.2.28. 2013-01-28 17:29]


이 최초 멘트가 정확한 사실관계 확인 및 정리를 하기 위한 홀딩 스테이트먼트였다고 해도 문제다. 오전 7시 30분 이후부터 오후 5시경에 이르기 까지 10시간 가까운 기간 동안 공식입장문이 정리가 되지 않았고, 사실확인에 근거한 Q&A가 미쳐 개발되지 않았다면 문제다.

이런 경우에는 커뮤니케이션팀 자체의 문제라기 보다는 위기관리팀(상위 의사결정기관)의 의사결정이 늦어지거나 혹은 갈팡질팡했거나, 아니면 최초 부터 위기관리팀이나 현장의 정보공유라인에서 커뮤니케이션팀이 누락되었거나 멀어져 있었을 때 발생하는 이상 증상이다.

결국 해당 기업의 공식 입장문은 오후 6시경에 보도되었다. 뉴스 1의 최초 보도를 기준으로 해도 1시간 후다.


보도 내용을 보면 해당 기업이 최초 기자들의 문의 직후부터 최초 공식입장문 개발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만약 미리 공식입장문이 작성되어 있었다면 해당 공식입장문은 오후 5시 초부터 보도되었어야 당연하다. 사고관련 브리핑도 28일 오후 7시~7시 30분경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또한 예전 처럼 준비가 되어 있었다면 오후 5시경에는 열렸어야 맞는 활동이었다.

[결론]

스트래티지샐러드 위기관리 9단계를 기반으로 해당 케이스의 초기 대응 활동들을 유추 분석해 보면:

1단계 감지단계 : 이상없음. 초기 대응 진행

2단계 정보 취합 및 분석 단계 : 일선 대응팀들의 일상적인 정보 취합 및 분석, 상황관리 대응 시행

3단계 보고 및 공유 : 이 부분부터 문제 있었던 듯. 위기관리팀에게 언제 최초 해당 사실 전체가 공유 되었는지, 커뮤니케이션팀은 그 공유라인에 처음부터 존재했었는지 의문

4단계 위기관리위원회 의사결정 : 이 부분도 아직 의문 – 일반적으로 준비된 대응이나 개입 같아 보이지 않기 때문. (일부에서 단정하듯 단순 은폐 조작 시도라고 보기에는 현실 상 무리)

5단계 위기관리 실행준비 : 늘 그렇듯 프로세스에 문제가 있으면 이 단계에서 무리한 골든타임(황금시간)을 잡아 먹음. 이번 케이스에서는 골든타임인 오후 1시 30분~5시 기간을 놓침. (만약 오프라인 마감 시간을 염두에 두고 예전 처럼 의도적으로 타이밍 관리를 했다면 더 큰 문제. 새로운 매체 환경을 이해 못하고 반론권 확보 타이밍을 놓친 셈)

6단계 위기관리실행 : 늦었다.

그러나 실행에 있어 이 회사만의 특유의 경쟁력은 보인다.



[updated 2013.2.29. 21:00]
7단계 위기관리 모니터링 및 관제 : 현재까지도 진행 중인 것으로 보임

8단계 위기관리위원회 업데이트: 진행 중

9단계 위기관리수정실행 또는 종결: 29일 오후 전동수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메모리담당[revised 2013.2.29. 21:00] 사장의 사과문이 배포된 것으로 보아 위기관리 대응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보임 -현재 2013년 1월 29일 오후 3시.


정리를 하자면 은폐 의도가 최초 부터 있었다기 보다는 시스템 적으로 병목이나 단절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커뮤니케이션팀의 대응 타이밍을 보면서 그런 해석에 좀더 확신이 든다. 많은 부분이 이 시스템의 문제다. 위기시 기업은 더 이상 하나의 회사가 아니다. 개인들의 집합체가 된다. 이 사람들을 하나로 잇는 것이 시스템인데 그게 그렇게 만들어지기 어렵다.



P.S. 위기관리팀 리더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인명에 관한 케이스인데 이런 트릭은 좀 아니라고 본다. 개인적 생각.






(to be 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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