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6월 102015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관리] 히드라의 9개 머리 중 진짜 컨트롤타워는?

헤라클레스 전설에 보면 ‘히드라’라는 가상의 동물이 등장한다.

히드라.

히드라(올바르게는 휴드라)는 영웅 헤라클레스의 위대한 공적으로 알려지는 ‘헤라클레스 12업’ 속에 등장하는 큰 뱀이다. 아홉 개의 목을 가졌으며 그 중의 하나는 죽지 않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설에 따르면 다섯 개에서 1만 개의 목이라고 하는데, 아폴로도로스의 설에 따르면 아홉 개가 맞다. [네이버 지식백과] 히드라 [Hydra] (판타지의 주인공들, 초판 1쇄 2000. 1. 20., 초판 8쇄 2010. 8. 20., 도서출판 들녘)

Hydra

어린 시절 헤라클레스와 히드라의 싸움을 읽으면서 궁금한 점이 있었다.

“머리가 여러 개인데 몸은 어떻게 움직이지? 어떤 머리의 지시를 받아 몸이 움직이는 걸까?”

기업이나 조직의 위기관리에 있어서도 이런 궁금증이 종종 들곤 한다.

이번 메르스 위기관리에 있어서도 컨트롤타워라고 부를 수 있는 대책반/TF는 대여섯개에 이른다. 세월호 위기관리 때도 물론 그랬다. 문제는 몸은 하나인 조직이 머리를 여럿 달고 있는 이 ‘히드라’ 구조에서 어떻게 위기관리가 되고 있느냐 하는 부분이다.

우선 현재 정부의 위기관리 컨트롤 타워 – 멀티시스템과 히드라간에 다른 점은 다음과 같다.

1. 히드라의 9개 머리는 모두 실행 조직이다. 그 전부가 의사결정 조직은 아니다. vs. 정보의 모든 컨트롤 타워는 대부분 순수 의사결정 조직이다. 

2. 히드라의 경우 9개 머리 중 의사결정 조직은 유일하게 죽지 않는 머리 단 하나였다. vs. 현재 정부의 모든 컨트롤 타워에는 상호간 세부 의사결정을 통제할 수 있는 ‘죽지 않는 머리’란 없다.

3. 히드라의 8개 머리는 단 하나 유일하게 죽지 않는 머리- 실질적인 컨트롤 타워-를 방어하기 위한 들러리 실행 조직 이었다. vs. 정부의 현 컨트롤 타워는 모두 ‘실질적 컨트롤 타워’를 대행하기 위한 의사결정/지원 조직이다.

즉, 정부 컨트롤 타워 구조는 현재 머리가 5~6개 달린 채 각자 비슷하거나 다른 의사결정을 몸 쪽으로 마구 내려보내고 있는 유사 히드라의 기형적 구조를 가지고 있어 보인다. 의사결정의 중복이나 충돌, 그리고 과부하로 인해 몸이 움직이는 데 많은 제약이 걸리는 구조다.

이런 경우 몸은 처리되지 못한 정보들로 인해 움직이지 않는 편을 택하게 마련이다. 때로는 머리쪽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감각만을 전달한 채 움직이지 않는 반응을 한다. 과부하로 움직임이 중지되거나 간섭을 받아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지경이 되는 구조다.

컨트롤 타워는 단 한개이어야 한다. 그리고 그 컨트롤 타워는 위기관리를 위한 모든 의사결정과 그에 따른 전권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 모든 책임을 질 수 있는 그룹이어야 한다.

공항에 컨트롤타워가 5~6개 설치되어 이착륙하는 비행기와 동시 교신하는 체계. 이 체계가 훌륭할리 없다.

 

 

정용민 씀. 2015.6.10.

 

2월 192014 Tagged with , 0 Responses

[위기관리와 회장의 리더십] 위기 발생 시 회장의 노출 전략 사례

지난 2월 17일 밤 발생한 경주 리조트 붕괴 사고와 관련 하여 리조트 소유주인 코오롱 그룹의 이웅렬 회장은 그 다음날인 18일 아침 6시경 현장을 방문했다. 직접 사과문을 읽고 머리를 숙여 사죄한다는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했다.

관련하여 현직 회장이 사고 현장에 직접 신속하게 등장하여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리드했었던 사례들이 있었는지 한번 최근 사례들을 중심으로 조사 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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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별로 조사를 해 보아도 현직 회장이 직접 현장에 신속 이동하여 스스로를 노출한 위기는 흔히 목격할 수 없다. 각 위기의 성격과 각 회장 개인간 차이는 존재하지만, 최고의사결정자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리더십에 대해서는 주목 해 볼만한 케이스라고 본다.
그리고 이 다름들로 부터는 어떤 인사이트가 있을까?
2월 052014 Tagged with ,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관리] 문제 유발 및 유지 의지 vs. 위기관리 의지

 

 

 

 

[정용민의 위기관리] 문제
유발 및 유지 의지 vs. 위기관리 의지

 

기업이나 조직의 위기관리(crisis management)는 해당 기업이나 조직이 ‘사회적으로 건전한 의지를 가지고 있으며, 이해관계자들로 하여금 요구 받은 여러 의무들을 충실히 준수 해 왔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종종 이 전제가 생략된 채 ‘기업 또는 조직’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위기관리 관점에서 이 의미가 절대 ‘모든 기업 또는 모든 조직’을 의미하진 않는다. 따라서 실제 위기가 특정 기업에게 발생하면 이 두 질문을 기본적으로 해야 한다.

 

건전한 사회 의지를 보유하고 있었나

이번 위기가 “귀 기업이 가지고 있던 건전한 의지에 반하는 것인가?” 아니면 “귀 기업의 의지를 반영한 것인가?”하는 질문이다. 여기에서 ‘기업’이라는 의미의 대부분은 국내 기업 구조 상 오너 또는 CEO 및 임원진을 의미할 수 밖에 없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아니다, 우리는 이 문제에 관하여 사회적으로 건전한 의지를 가지고 있었고, 이번 위기로 우리의 기존 의지가 상당히 훼손되었다(훼손 될 가능성이 있다)”라 나오면 그 때부터는 정상적 의미의 위기관리가 가능하다.

반면 이 질문에 대한 답이 “(공개적으로 말하긴 그렇지만) 사실 그렇다. 우리가 그 문제를 의도적으로 발생시켰다고 보는 게 맞다”고 나오게 되면 그 때부터는 정상적 위기관리란 상당히 힘든 국면이 된다.

 

 

이해관계자들로부터의 요구에 충실했나

다음 질문은 이렇다 “그렇다면 이 문제를 방지 또는 완화하기 위해 이해관계자들로 하여금 요구 받은 여러 의무들을 충실히 준수해 왔는가?” 법, 규제기관, NGO, 정부, 국회, 언론, 투자자, 커뮤니티, 일반공중, 직원, 노조 등등이 요구했던 기본적인 의무들에 대한 준수를 의미한다.

이 질문에 “그렇다. 우리는 이번 위기를 방지하기 위해 규제기관에서 규정한 ____________________을 철저하게 준수 관리해 왔다. 또한 국제 기준에 맞추어서도 ___________ 이 수준으로 관리해 왔다. 또한 유사 위기발생 방지를 위해___________________이렇게 많은 노력들과 훈련들을 진행해 왔다”는 답변이 나오면 해당 위기에 대한 위기관리는 한층 정상적 프로세스를 밟아가게 된다.

 

반면 이에 대한 답이 적절하게 나오지 않는다면 위기관리가 정상적으로 시작될 수가 없다. 앞에서처럼 ‘건전한 의지가 존재하지 않는 기업에게는 이해관계자들의 요구에 대한 충실한 준수가 존재할 리도 없다.’ 반대로 ‘이해관계자들의 요구에 대한 충실한 준수가 있었던 기업이라면 평소 건전한 의지를 보유하지 않았을 리 없다’

위기관리 의지가 문제 유발/유지 의지를 압도해야

항상 위기관리 관점에서의 딜레마는 ‘평소 사회적으로 건전한 의지가 없었고, 이해관계자들부터 요구 받은 최소한의 요구도 따르지 않았던’ 기업이나 조직에게 문제가 발생한 경우다.

더욱 더 심각한 것은 해당 기업이나 조직의 장이 해당 문제에 대한 일정 ‘유발 의지’가 있거나, ‘유지 의지’가 있어 개선도 원하지 않는 경우다. 아무리 실무진들이 위기관리를 해 보려고 해도 최상층의 이런 ‘유발 의지’와 ‘유지 의지’가 강력히 존재하는 한 정상적 위기관리 방식은 있을 수 없다.

정상적 위기관리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문제에 대한 최상층의 위기관리 의지가 기존의 유발 및 유지 의지를 압도 해야 한다. 그 시기가 위기 발발 직후라도 나쁘진 않다. 하지만, 그렇게 최상층의 의지가 조석변개 할 가능성은 없으니 실현 가능성은 더더욱 적다.

2014년 새롭게 시작되는 해임에도 기업이나 조직의 위기는 아주 낡고 익숙한 유형으로 반복된다. “왜 기업들은 이렇게 똑 같은 위기들을 반복 해 맞이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지난 십여 년간 현장에서 얻은 결론은 이렇다.

기업이나 조직의 문제 유발 및 유지 의지가 위기관리 의지를 압도하거나 무시하기 때문이다. 그 만큼 기업이나 조직에게 위기관리 의지를 생성시킬 사회적 건전성이나 이해관계자들의 힘이 보 잘 것 없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그 사이에서 계속 모르핀을 딜리버리 하면서 최상층과 사회간 상호 체감온도를 다르게 만드는 데 성공한 위기관리 매니져들도 이런 현 상황에 일조했다.

위기관리는 의지의 문제다. 클라이언트들에게도 수없이 반복하고 있는 이야기다.

 

11월 262013 Tagged with , ,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관리] 한국기업들의 위기, 경영의 문제? 위기관리의 문제?

기업에게 발생할 수 있는 위기의 유형들을 스트래티지샐러드에서는 총 87가지 유형으로 구분하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121개 유형으로 또 분류한다. [출처: 스트래티지샐러드 위기관리 매뉴얼 체크리스트 2013]


이 유형들 중 한국 기업들에게 주로 발생하는 위기 유형들의 특성들을 분석 해 보면 대략 다음과 같은 3가지 특징을 보인다.

1. (기업이) 의도적으로 발생 시키는 위기
2. Guilty성 위기
3. 구조적인 위기

많은 학자들과 실무 전문가들이 위기관리를 사전 위기관리와 사후 위기관리로 구분하곤 한다. 하지만, 위기관리라는 개념하에 사전적 위기관리를 집어 넣는 것이 실제로 옳은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든다.

평소 위기 유형들을 분석 해 자사에게 발생할 수 있는 위기를 미연에 발견하고, 완화 시키고, 억제 방지하고, 대비하는 모든 활동들. 즉, 발생 가능한 위기 유형 또는 요소들에 대한 사전적 관리는 위기관리 이전에 곧 경영(management)의 영역이자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위기관리는 평소 경영 활동에 의해 감지, 억제, 완화, 방지 되던 위기가 실제로 발생 해 가시적 영향을 미치게 된 상황을 관리하는 활동이라고 볼 수 있다. 단순히 보면 위기 발생 이전에는 경영의 영역이고, 위기가 실제 발생한 시점 이후가 바로 위기관리의 주요 영역이라고 본다는 것이다.

위기관리 실무자들의 입장에서도 위기 발생 이전에 이루어지는 대부분의 방지, 극복 활동들은 경영의 영역으로 구분되는 것을 원한다. 위에서 제시했던 한국기업들의 주요 위기 유형들의 특성을 보자.

1, (기업이) 의도적으로 발생 시키는 위기

예를 들어 시장 내에서의 지배적 위치를 이용 해 불공정한 사업 관행을 전개해 이득을 취하는 기업의 경우를 보자. 이런 사업 구조는 경영진의 관리 대상이고 책임이다. 이를 위기관리 관점에서 실무자들이 경고 해 불공정성을 해소 해 버릴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다.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오너와 최고경영진들의 결단에 의한 개선이 없이는 해당 이슈는 곧 위기로 발화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위기관리 실무자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미봉이나 모면, 발화 지연 전략 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런 위기관리 전략이 성공했다 치더라도 해당 위기는 계속 반복될 수 밖에 없다. 진정한 의미의 위기관리는 불가능하다는 의미가 된다. 여기에서 책임은 위기관리의 영역이 아니라 최고경영진의 경영 영역에 한정되어야 한다.

2. Guilty성 위기

예를 들어 생산시설 내 안전 조치나, 교육 그리고 사고 대응 장비들의 미비에 의한 안전사고 발생 경우를 들어 보자. 분명히 법적 규정에 따른 모든 제반 준비 체계를 갖추지 않았던 것이 주요 원인이다. 분명한 기업의 Guilty성 위기다.

이에 대한 관리도 경영의 영역이다. 최고경영진의 안전에 대한 철학과 그 구현 의지가 핵심이었다. 위기관리 실무자가 진단작업을 통해 생산시설에서의 안전 체계 미비를 지적한다 해도 최고경영진의 의지가 존재하지 않는 한 즉각적인 개선은 힘들었던 것이다.

안전사고는 반복되고 이에 대한 사후 위기관리도 똑같이 반복된다. 미봉, 무마, 모면 등이 최선이다. 끝까지 최고경영진의 강력한 경영 노력이 없다면 위기관리의 성공은 불가능한 것이다.

3. 구조적인 위기

가장 흔한 예가 기업 경영진이나 오너에 의한 문제다. 한국적 지배구조상에서 기업 경영진 및 오너의 management override에 대해 기업 내 어느 누가 사전 감지, 억제, 완화, 방지가 가능할 수 있겠나?

이 또한 경영 그 자체의 영역이고 책임인 부분이다. 위기관리 실무자, 즉 예를 들어 감사팀 등이 오너의 management override를 감지했다 해도 이를 근본적으로 사전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은 실무진들에게는 없어 보인다.

이상 같이 한국적 위기 특성들에서 위기관리 활동으로 실행 가능한 전략은 모면, 무마, 미봉, 발화지연 등이 전부일 수 밖에 없다, 물론 그럼에도 반복적인 동일 또는 유사 위기의 발발은 당연하게 된다. [위기관리와 위기관리 시스템의 아노미(anomie) 상태의 지속]

한국 기업이나 조직들의 위기는 위기관리의 부실이나 실패가 문제 핵심이 아니라, 경영의 부실과 철학 부재, 낮은 품질을 핵심으로 볼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위기관리 실무자들은 매번 자신들이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옵션 속에서 고민한다. 또, 근본적 위기관리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선을 그어 실행에 엄두 조차 내지 못하게 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진 출처: Flickr [http://www.flickr.com/photos/53370644@N06/4975888229/sizes/m/in/photolist-8zGJdn-bWf8Ud-bWf9d1-bWf965-85hsb8-bWf8Zj-bWf8Cw-bWf8MU-bWf8JC-bWf8Fd-dD7gsM/]


경영이 그대로 인데, 위기관리가 더 나아질 순 없다.

근본적으로 위기 발생의 책임은 최고경영자에게 있다. 그러나 최고경영자는 현실에서 웬만해서는 위기발생의 책임을 지지 않는다. 대신 위기관리가 잘 못되었다고 책임자들을 비판한다. 최고경영진들이 위기를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한 한국 기업이나 조직에서 위기란 영원히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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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092013 Tagged with 0 Responses

[굿모닝 PR 토크] 최근 기업 위기관리 동향 및 실무적 변화

다가오는 목요일(14일) 아침 THE PR이 주최하는 굿모닝 PR 토크 행사에서 공유 할 내용들입니다.
트렌드라는 단어가 어려워 보여 동향이라고 순화를 했는데 괜찮은 번역(?)이라고 생각합니다.
위기관리 업무를 해 오면서 위기관리라는 주제로 하루, 한달, 일년을 보내는데 그와 관련 한 미팅, 작업, 트레이닝, 워크샵, 시뮬레이션, 보고 등에서 실제 듣고 이야기한 내용들을 주로 담아 보았습니다.
몇년간 청취 한 많은 기업 인하우스 위기관리 담당자들의 목소리를 모아 보았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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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인간이 진화하는 것과 같이 기업들도 진화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진화 수준은 과연 어디에 있을까요? 90년대와 비교해 보아도 참 많이 진화 했다고 느껴지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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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기업 위기관리의 발전은 기업철학에 기반하여 발전하는 방향성을 가지는데요. 우리나라 기업들의 경우 그 반대의 방향성을 가지고 발전해 왔다는 것이 상당히 흥미로운 시사점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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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무진들은 우선 자신들이 할 수 있는 것을 먼저 하게 마련이죠. 최근 들어서 가장 큰 조직적인 딜레마는 홍보부문이 과연 전사적인 위기관리 체계를 움직이는 코디네이터로서 포지션이 가능할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사실 자발적으로 그 역할을 하고 싶은가에 대해서도 저는 의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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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동향은 계륵같은 대상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계륵은 닭의 갈비라는 의미인데요…삼키지도 못하겠고, 뱉지도 못하겠고 하는 비유의 의미죠. 기업 위기관리 매니저들의 첫번째 계륵은 소셜미디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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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계륵. 즉 골치거리는 위기관리 매뉴얼입니다. 보통 장식용 또는 보고용을 목적으로 개발하진 않았는데 말이죠. 장식이나 보고용으로 밖에 쓸모가 없는 매뉴얼은 정말 골치거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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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서도 잠깐 이야기드렸지만. 국내 기업이나 조직들의 위기사례들을 분석 해 보면 대부분이 유죄성(guilty)을 기반으로 합니다. 80년대초 미국 존슨앤존슨 케이스를 위기관리 성공 케이스로 많이들 꼽으시는데…잘 생각해 보시죠. 당시 존슨앤존슨의 청산가리 타이레놀 케이스는 존슨앤존슨이 Not Guilty였기 때문에 처음부터 성공 가능성이 있던 것이죠. 최근 국내에서는 소셜미디어등이 활발해 지면서 기업이나 조직의 ‘사과’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그 수도 많아 졌고, 대기업은 물론 아주 작은 소기업들까지 종종 사과들을 잘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더욱 흥미로운 것은 사과의 형식인데요…전통적인 위기관리 개념을 뛰어 넘는 독특한 형식과 레토릭들이 목격되고 있습니다. (협박성 사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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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에게 참 숙제가 많은데요. 그 숙제가 밀려있는데 계속 새로운 과제들이 기업 위기관리 매니져들에게 주어집니다. 경제민주화 같은 과제도 확실하게 풀 방법이 없어 머리에 올리고만 고민하고 있죠. 사회 환경이 기업의 진화속도보다 훨씬 빠르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그 격차에서 과제들을 물밀듯이 쏟아져 들어오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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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에서 주어지는 새로운 과제만 문제가 아닙니다. 자사가 경험하는 위기들은 계속 반복되고 있습니다. 주기적으로 다가오거나 질리도록 반복되는 위기들이 대부분이죠. 새로운 위기가 별로 없다는 이야기들도 합니다. 과거를 복기하고 주변을 돌아보며 익히면 그리 어려운 위기관리도 아닌데 매번 새롭고 매번 다르게 대응합니다. 흥미롭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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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30대 기업들의 경우 A급 위기를 겪은 경험들이 대부분 있습니다. 경험에 예산에 인력에 네트워크까지 위기관리 자산으로만 보면 그리 흠잡을 데가 없지요. 문제는 이제 30대 이하 기업들입니다. 새로운 위기 시장인데요. 아마 향후 몇년간은 중견기업들이 주로 여론의 재물이 될 것입니다. 이미 그 광풍은 시작되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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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무자들 중에서는 열의를 가지고 어떻게 해서든 자사를 위한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을 리드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그 수는 절대적이지가 않습니다. 실무자 개인의 문제라기 보다는 여러가지 조직내부의 한계들이 있어서 그렇습니다. 앞에서 잠깐 언급했던 전사적 위기관리 시스템 코디네이터로서의 역할에 부담을 느끼기도 하고, 예산 확보에 머리를 절래절래 흔들기도 합니다. 너무 복잡하고 어렵다 미리 실망하는 기업들도 계시죠. 사실 절실함이 없는 기업에게는 별로 솔루션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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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실무자분들과 경영진들이 고안해 낸 방식이 교육과 강의같습니다. 최근에도 기업들의 대형 위기 이후에는 꼭 보도자료가 릴리즈됩니다. 이번 위기를 돌이켜보기 위해 전직원이 위기관리 강의를 수강했다는 내용이죠. 위기관리 강의로 기업의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거나 강화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저도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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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잘 된 위기관리란 회사가 꼭해야 할 일을 적시에 하는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지금 꼭 해야 할 일을 정확하게 하면 그것이 곧 위기관리죠. 이 의미를 잘 생각 해 보셨으면 합니다. 위기관리라는 게 로켓 과학은 아니거든요. 좋은 기업 철학만 있어도 위기 발생 시 의사결정은 아주 단순하고 빨라 지게 마련입니다. 시스템도 그 위에 생겨나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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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나누었던 이야기들을 정리 해 보았습니다. 일부는 실무자들의 자조적인 이야기들도 있지요. 그리고 발전적인 생각을 하는 위기관리 매니져들의 이야기들도 있습니다. 발전적인 생각을 하는 위기관리 매니져들이 변화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이렇듯 지속적인 위기관리에 대한 좀더 깊은 고민과 토론들이 절실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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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92013 Tagged with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관리] 위기(危機)와 관리(管理)라는 마을의 호랑이 우화

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 산 하나를 양 옆에 두고 ‘위기(危機)’라는 마을과 ‘관리(管理)’라는 마을이 있었다. 두 마을 사람들 모두 열심히 농사를 지으며 행복하게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위기(危機)’ 마을에 야생 호랑이가 나타났다. 호랑이는 마을 사람 여럿을 물어 죽이고, 가축들을 먹어 치우곤 사라져 버렸다. 마을에서 가장 연세 많으신 이장은 벌벌 떨면서 호랑이가 떠나간 뒤 마을 사람들을 모아 대책을 마련했다.

그 다음날 ‘관리(管理)’ 마을에도 호랑이가 나타났다. ‘위기(危機)’ 마을과 같이 ‘관리(管理)’ 마을에서도 호랑이는 마을사람들을 해치며 맘껏 배를 채우고 사라졌다. ‘관리(管理)’ 마을 이장도 겁에 질린 마을 사람들을 불러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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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危機)’ 마을 사람들과 이장은 머리를 모아 고민 했다. “어떻게 호랑이에게 물려가지 않을 수 있을까?” 결국 마을사람들과 이장은 묘수를 냈다. 평생 호랑이를 잡으러 다니던 호랑이 사냥꾼을 불렀던 것이다. 호랑이 사냥꾼은 ‘위기(危機)’ 마을 사람들을 모두 한자리에 모아 놓고 호랑이 그림을 보여 주었다. “호랑이란 짐승은 길이가 6척에 이르고, 이빨이 날카로워 한번 물리면 여러분의 숨통을 끊고 뼈를 부러뜨릴 것이오. 호랑이가 나타나면 집에 꼼짝 말고 숨어 계시오. 재수 없으면 잡혀 먹소…” 재미있지만 무서운 이야기를 오랫동안 하고 유유히 사라졌다. 이장은 쌀 두 되를 호랑이 사냥꾼에게 퍼주어 보낸 뒤 마을 사람들에게 이렇게 이야기 했다. “자, 이제 호랑이를 우리가 경계해야 하겠다. 다시는 어제와 같은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하자. 그러면 모두 집으로 들어가 생활하자”

‘관리(管理)’ 마을에서도 여러 이야기들이 나왔다. 이장과 마을사람들이 밤을 새우며 대책을 이야기했다. 그 결과 다음날 아침부터 마을 사람들을 모두 힘을 모아 마을 주변에 돌담과 가시나무 덩굴담을 쌓기 시작했다. 마을 청년들에게 활과 화살들을 만들어 나누어 주며 호랑이 잡는 법을 훈련시켰다. 밤마다 조를 짜서 마을 어른들이 횃불을 들고 순시를 돌기로 했다. 크게 짖는 사나운 개들을 장에서 사와 열 댓 마리를 마을 주변에 묶어 놓았다. 마을 아낙네들과 어린이들은 밭을 매다 호랑이를 멀리서 발견하면 마을에 알릴 수 있도록 호루라기를 만들어 하나씩 나누어 주었다. 호랑이가 무서워한다는 쑥향과 모닥불들도 마을 군데 군데 펴 놓아 호랑이 접근을 막는 공사들을 했다. 몇 주가 지나 모든 것들이 완성되자 ‘관리(管理)’ 마을 이장은 이렇게 이야기했다. “자, 우리가 다시 호랑이에게 당하지 않도록 여러 준비를 했다. 하지만, 우리가 항상 경계하고 훈련하지 않으면 호랑이는 당장이라도 다시 내려 올 것이다. 정해진 바에 따라 훈련하고 보고하고 경계하도록 하자”

위기관리에 있어서는 이렇게 ‘위기(危機)’ 마을과 ‘관리(管理)’ 마을의 두 가지 타입이 있다. 한국의 정부조직과 공공조직 그리고 기업들은 이 두 타입 중 어떤 마을의 타입이 많을까? 그들은 스스로 호랑이로 인한 비극이 다시 있지 않을 것이라 생각할까? 정말 그렇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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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hankooki.com/lpage/politics/201310/h2013102821093621060.htm

 

“제2 윤창중 사태 벌어지면?”  주영 한국대사관 황당한 인턴 면접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608693.html

상관의 성관계 요구에 시달리던 여군대위 자살 파문

http://news.donga.com/Main/3/all/20131026/58470101/1

[기업 위기관리] 전문가 좌담 “SNS發 이슈 빅뱅…위기관리 대수술 필요”

위기가 발생했다는 것은 사람으로 치면 뇌졸중에 걸린 것과 같아요. 며칠 동안 혼수상태였다가 깨어난 것이거든요. 이 상황에서 두 가지 유형의 기업이 나와요. 첫째 유형은 전문가를 불러 위기관리에 대한 강의를 들어요. 그것으로 끝이죠. 두 번째 유형은 ‘수술’을 합니다. 뇌를 열어 혈전을 근본적으로 제거하는 거죠. 컨설턴트와 외부 전문가를 동원해 조직 전반을 점검하는 거죠. 한국 기업 99.9%가 강의를 선택합니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 되는 거죠. [좌담 기사 중]

http://magazine.hankyung.com/business/apps/news?popup=0&nid=01&c1=1001&nkey=2013052300912000181&mode=sub_view

9월 302013 Tagged with ,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관리] 수억장의 매뉴얼보다 빨리 마주 앉는 것이 위기관리

위기관리 매뉴얼을 만들 때 일부 기업들은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시나리오들을 담아 완전하게 대비 할 수 있었으면 한다”는 의견을 밝힌다. 하지만, 실제 위기관리 매뉴얼들을 분석해 본 경험이 있고, 실제 위기관리 업무에 있어서도 많은 경험이 있는 경우들에는 이런 개념을 추구하지 않는다.
물론 모든 상황과 사니라오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최대한 담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나. 그리고 그 각각에 대해 아주 세세한 것들을 모두 예상하여 준비시키고 마련해 놓을 수 있다면 그 보다 더 멋진 체계가 어디있을까?
그러면 왜 매뉴얼에는 그런 모든 것들을 담을 수 없을까? 한번 아주 간단한 개념을 통해 살펴 보자.
기본 위기 상황 설정

“______A____가 _____B____를 폭행했다”

이런 기본 위기 상황 서술이 있다. 이에 대한 ‘기본 위기 유형 제목’은 ‘임직원에 의한 폭행 케이스’가 되겠다. 제목은 아주 간단하다. 상황 서술문도 주어와 대상인 목적어를 포함 해 무척 간단 해 보인다.
변수 1: 주체
하지만 A에 들어가는 주어들이 상당히 다양할 수 있다는 게 문제다. 이 주체가 누구인지에 따라 일단 각각의 수와 동일하거나 더많은 상황의 갈래들이 파생된다.
1. (우리 회사) 회장님_________이
2. (우리 회사) 사장님(전문경영인)_______이
3. (우리 회사) 회장 사모님______이
4. (우리 회사 승계자인) 회장님 맏아들이자 현직 임원________이
5. (우리 회사 승계자+최근 추문으로 언론 주목을 받는) 회장님 맏아들/현직 임원 _____이
6. (우리 회사) 일반 임원__________이
7. (우리 회사) 직원____________이
변수 2: 대상
이 외에도 수없이 다양한 내부 임직원 주체들로 분별 가능하다. 일단 좋다. 그러면 ‘임직원에 의한 폭행 케이스’를 이렇게 7개로만 시나리오를 도출 할 수 있을까? 아니다. 각각의 임직원분들이 누구를 폭행했느냐 그 대상에 따라 다시 다양한 상황 시나리오들이 파생된다. 한번 대상을 예상 해 보자.
1. 항공사 승무원을___________폭행했다.
2. 호텔 발렛 파킹 직원을___________폭행했다.
3. 내연녀(남)를 ___________폭행했다.
4. 거래처나 협력업체 임직원을 __________폭행했다.
5. 술집 종업원을_____________폭행했다
6. 일반 시민을__________ 폭행했다
7. 내부 직원을____________폭행했다.
이 것 말고도 그 대상을 나누자면 끝이 없다. 물론 누가 누구를 폭행했는지에 따라 상황별로 심각성이나 대응 전략과 방식을 모두다 달라져야 한다. 일단 이렇게 7개 대상 타입으로만 나누면 어떨까? (주체가 7개 타입이니 대상을 7로만 잡으면 7 X 7 = 총 49개 상황 시나리오가 나온다)
이렇게 49개 시나리오에 따른 상황들을 대비하기 위해 위기관리 매뉴얼을 만들 수만 있어도 문제는 없어 보인다. 여기까지는 인력 투입으로 가능한 수준이다.
변수 3: 이유
하지만, 문제는 또 있다. 이 49개 상황 시나리오 중 하나를 예로 들어보자.
[회장님이 항공사 승무원을 폭행했다]는 상황 시나리오로 (상황 시나리오 번호 1-1) 예를 들어보자.
이 상황 시나리오만 가지고는 세부 전략이나 메시지를 세우기가 좀 부족해 보인다. 여기에서 또 1-1-여럿의 세부 시나리오들이 나올 수 있게 된다.
먼저 회장님이 폭행을 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회장님이 항공사 승무원을 폭행했다. 그 이유는 _________________________였다.
1. 서비스가 만족스럽지 않다는______________이유였다.
2. 라면이 짜다는_________이유였다.
3. 비행기에서 소란을 피우지 말라는 요청을 했다는__________이유였다.
4. 시간에 늦어 탑승이 불가능하다 했다는__________이유였다.
5. 의도적으로 회장님의 폭행을 유도했기__________때문이 었다.
6. 해당 승무원이 먼저 폭행을 행해 왔기 __________때문이었다.
7. 같은 비행기에 탄 탑승객과 싸움을 말리면서 비의도적으로 __________였다.
일단 이것도 7개 정도로 가늠해 보자. 폭행의 이유에 대해서도 일단 이 것들 이상의 다양한 이유들이 존재할 수 있다. 그 이유에 따라 기업의 대응 전략들과 메시지들이 달라지기 때문에 상황 시나리오를 만들게 되면 최초 주체 7개 X 대상 7개 X 이유 7개 =총 343개의 세부 상황 시나리오가 세워져야 한다.
뭐 이정도도 아직까지는 괜찮다. 위기 상황들을 모듈화 해서 프로그램에 돌려서 재 유형화 하면 되지 않을까 하기 때문이다.
변수 4: 수준
그 다음 이 343개의 상황에 따라 또 예상해야 하는 세부 상황들이 있다. 바로 폭행의 수준이다.
회장님이 항공사 승무원을 서비스가 만족스럽지 않다는 이유로 폭행했다. [시나리오 번호 1-1-1] 이 시나리오를 예로 들어 다시 세부 상황을 나누어 보자.
1. 살짝 신문지나 잡지로 몸을 스쳤다.
2. 뺨을 한번 때렸다.
3. 발로 차고 마구 때렸다.
5. 이빨을 부러 뜨리는 등 중상해를 입혔다.
6. 불구자를 만들었다.
7. 사망하게 만들었다.
일단 또 이렇게만 해도 7개 세부 상황 시나리오들이 만들어 진다. 이제는 2401개의 세부 상황 시나리오들이 도출된다. 더 이상은 인력이나 기계로 관리할 수 없는 규모가 된다.
하지만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또 다른 상황 변수들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폭행을 한 시점과 사회 분위기도 감안을 해야 대응 전략이 나오기 때문이다.
변수 5: 시점 및 환경
[회장님이 항공사 승무원을 서비스가 만족스럽지 않다는 이유로 실짝 신문지나 잡지로 몸을 치는 폭행을 했다.] [시나리오 번호 1-1-1-1] 이 시나리오를 예로 들어 다시 들여다 보자. 이 상황이 발생한 시점과 사회 분위기를 보면,
1. 종종 그러한 폭행이 이루어지고 당연시 되는 환경이었다
2. 이런 일이 발생하면 곧장 온라인과 언론에 알려져 큰 망신을 당하는 환경이었다
3. 정부에서 이런 폭행에 대해서 절대 용인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밝혔던 환경이었다
4. 같은 회사에서 여러 임직원들에 의해 유사한 폭행이 연이어 발생하던 시기였다.
5. 해당 폭행자가 벌써 여러번 동일한 폭행을 가하던 상황이었다.
6. 한번도 이런 폭행 전례가 없고, 그분 스스로 폭행 반대 철학을 대변하던 분이었다.
7. (다른 초대형 위기가 있어) 아무도 이런 수준의 폭행에는 신경 쓰지 않는 환경이다.
이렇게만 일단 시점과 사회환경을 꼽아보면 이로 인한 세부 상황 시나리오 수는 이제 16,807개에 이르게 된다.
변수 6~ : 그외 세부 상황 변수들
이후에도 해당 세부 상황 시나리오를 오프라인 언론에 노출되는지, 온라인 매체에 노출되는지, SNS에도 노출되는지, 여론들이 강하게 타는지 여부…추가적인 이해관계자들이 투입되는지, 여론의 프레임이 어떻게 변해가는지 등등에 대해서 까지 더욱 더 자세한 세부 시나리오를 만들게 되면 수십억 개 이상의 세부시나리오들이 나오게 된다. 즉, 상상은 할 수 있지만, 문서화를 할 수는 없는 규모와 범위가 된다는 의미다.
그리고 활용적으로도 이렇게 방대한 (하나의 상황 기본 서술에도 수십억개 세부 상황 시나리오가 가능) 분량의 매뉴얼들을 누가 어떻게 열람하고 기억하며 훈련 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 문제다.
따라서 가장 이상적인 매뉴얼의 범위는 ‘기본 위기 유형’에 따른 매뉴얼이면 충분하며, 실용적이라 말할 수 있다. 실제로도 많은 국내외 기업들이 그렇게 위기관리 매뉴얼을 구성하고 있다.
“그렇다면 좀 더 세부적이고 각각 다른 환경적 상황이 전개되면
우리는 무엇에 기반 해 위기를 관리해야 하나요?”
“빨리 모두 모여 앉아 의사결정 하십시오”
수천장의 매뉴얼보다 위기 발생(또는 감지) 직후 즉시 모여 마주 앉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다. 마주 앉는 것이 곧 체계고 전략의 핵심 기반이다. 매뉴얼이 위기를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한다.
 
 
7월 262013 Tagged with , 0 Responses

[일본 JR의 안전원칙] 사고로 부터 배운 교훈을 뼈에 새기다

일본 철도인 JR의 공식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이상한 것이 있다.
오늘 날짜가 2013년 7월 26일. JR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서는 2005년 4월 25일 사건에 대한 내용이 8년이 지난 지금까지 메인 화면속에 실려 있다.
8년 전인 2005년 4월 25일에는 무슨일이 있었을까? (한글 번역을 돌려서 완전하지는 않지만, 뜻은 이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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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화면에 딸린 다른 페이지를 열람 해 보면 그 때 그 사건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이와 함께 당시 사건을 기억하게 하는 JR 사장 명의의 사과문이 아직도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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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자세한 개요도 나와 있다. 이 회사에게는 잊고 싶을 사고인데 이렇게 자세하게 소개를 하고 있다. 지난 8년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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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사고 이후 다양한 개선책들과 안전확보 노력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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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사고를 통해 얻은 교훈을 헌장으로 만들어 8년동안 게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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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기업들의 위기관리에 항상 개선이 없다 지적을 한다. 위기에 반면교사가 없고, 냄비 처럼 잊고 평상시로 되돌아 가는 많은 기업들과 조직들이 문제라 이야기한다.
막상 위기가 발생해도 해당 위기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즐기지 않는 기업이나 조직들이 대부분이다. 더구나 사고가 이미 여러 해 전 마무리 되었는데, 구태여 하루에도 많은 사람들이 찾는 자사의 홈페이지 첫 화면에까지 해당 사고를 잊지 않겠다 해 놓는게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을 것이다.
위기관리 철학과 신념에 대한 살아 있는 샘플이라 정말 경외롭다. 배움을 뼈에 새기고 있는 것이라 평해도 틀림이 없다. 대단한 회사다.
 
7월 232013 Tagged with , , , , , , , , , , , 0 Responses

[Updated] 위기관리가 힘든 조직들의 공통된 특징들

 

위기관리는 (단어 장난을 조금 가미하자면…)일단 시스템(System), 스피드(Speed), 공유(Share), 양방향 실행(Symmetric Execution)이 핵심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상식적이고 뻔한 가치와 원칙을 알고는 있으면서도, 많은 기업들이 이를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

항상 이야기하지만 위기관리는 기업 문화와 철학 그리고 시스템에 대한 도전 또는 테스트라고 본다. 실무적으로 이런 테스트에 임하는 위기관리 담당자들은 이 의미가 무엇인지 절실하게 공감하리라 생각한다. (기업에서 한두 명이 개인적으로 처리 완료 할 수 있는 이슈가 있다면 이미 그것은 진정한 이슈나 위기가 아니다)

성공적으로 위기관리를 할 수 없는 기업들의 증상들은 바로 이렇다. (다른 실무자 분들께서 실무적으로 추가할 insight가 있으면 언제든 추가 부탁 드립니다.)

평소의 기업 일반 증상들과 위기시 이상 증상들을 기반으로 정리해 봤다.

 

  1. 평소 실무자들과 이메일이나 전화 연결이 힘들다. 이메일 답변이 없거나 상당시간 지연되고, 전화 연결시 연결되는 확률이 상당히 저조하다.
  2. 평소 회의가 무리하게 많다. 그 시간대도 일반적인 비즈니스 시간대를 무시하면서 길다.
  3. 대부분 회의와 실행이 연결되지 않는다.
  4. 위기관리 담당자들의 출장이 잦고 길다.
  5. 위기관리 부서내 담당자들간에 바톤 돌리기가 성행한다.
  6. 각 부서간의 silo thinking이 대단하다. 정보공유는 물론 정치적으로 상호 견제하는 분위기가 상당하다.
  7. 평소에 이슈 예측이나 그에 대한 전략적인 대응 논의 기회가 없거나 대수롭지 않게 넘어간다.
  8. 평소에 구축한 효율적인 위기 대응 자료 DB나 플랫폼들이 없거나 적다.
  9. 본사에서는 상당 부분 자신들이 컨트롤 하고 있다고 자신하지만, 실질적으로 지사나 지점에 대한 통제력이나 파악이 상당히 부실하다. (보고만 번지르르 해 본사를 행복하게 한다)
  10. 본사가 일선 인력들을 과신한다. 우리는 고품질의 인력들을 채용해 수준 높게 트레이닝하고 있다고 자신하는데, 현장에서는 그런 노력과 다른 실행들이 종종 벌어진다.
  11. 일부는 위기관리를 위해 본사에서 지시한 사항들이 실제로 실행되지 않고, 부정적인 보고나 핑계(excuses)만 공유된다.
  12. 심지어 위기관리를 일선에서 실행할 인력들의 역량이 전무하다. 홍보팀의 경우를 들자면 극단적인 기사나 보도들에 대해 지시 받은 일선 대응 활동에 전혀 자신 없어 하는 경우다. 그러니 당연히 회의실에서만 머무른다. 대관이나 법무, CS 등도 매일반.
  13. CEO가 일선 업무를 잘 이해하지 못한다. 물론 100% 이해란 힘들겠지만, 일선에서 어떤 일들이 발생하고 있으며, 어떻게 처리되고 있는지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다.
  14. CEO가 부재중인 상황에서는 어느 누구도 그를 대체해 의사결정을 못한다.
  15. 외국기업의 경우 저 멀리 본사의 의사결정 없이 어떠한 초기대응 조차 제한되거나, 상당 시간이 소요된다.
  16. 경영진이 위기관리에 대한 대응 및 실행 지시만 내리고, 그 결과와 후속조치에는 관심이 덜하다. 평소에도 지시만 있고 퍼포먼스 체크나 관리에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다.
  17. 일부 부서 또는 일부 직원에게만 위기관리 오너십을 부여한다. 당연히 해당 부서나 직원은 ‘밑질 수 밖에 없는 업무’에 불안해 하고 괴로워한다.
  18. 평소 위기관리를 담당하는 임원이나 직원들에게 아무런 임파워먼트도 주어지지 않는다.
  19. 평소 이해관계자들과의 관계형성, 조사 분석 활동이 부실하다.
  20. 대행사만 내세워 일선에서 위기관리를 실행하려 애쓴다.
  21. 위기관리 대응 보다는 사후 인적쇄신 또는 자아비판 풍토가 강하다.
  22. 실무자 및 경영진이 위기관리에 대한 의욕이나 관심이 없다. 왜 B2B기업이 위기관리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나 하고 묻는다.
  23. 위기관리 관련 예산이 아예 없거나, 비현실적이다.

 

[이상 포스팅은 2011년 포스팅]

 

 

2013년 추가

 

  1. 오너나 CEO가 사적인 방식들로 위기를 관리하려 시도한다.
  2. 오너나 CEO 주변에 훈수를 두는 외부 분들이 많다. (심지어 사모님이나 아드님, 따님들이 훈수)
  3. 내부적으로 진언을 하거나 문제를 지적하는 것을 상당히 터부시 하는 기업 문화를 보유하고 있다.
  4. 우리는 뭐든지 다 할 수 있다고 믿는다. (대언론, 대정부, 대검찰, 대소셜미디어, 대NGO 대응 활동 전반)
  5. 위기 시 위기관리보다는 자기 부서가 무언가 했다는 사후 평가를 받기 위해 어떤 일이든 가시화를 시도한다.
  6. 기업 내 의사결정그룹들이 온라인과 소셜미디어를 이해하지 못 한 채 위기관리 실행을 지시한다.
  7. 위기 발생시 의사결정그룹내에서 미시적인 것들을 주로 논의하며 시간을 허비한다. 큰 흐름을 보지 못한다.
  8. 오너나 CEO의 위기관리 의지가 존재하지 않는다. 또는 그분들이 의지를 가질 수 있도록 임원들이 노력하지 않는다/못한다.
  9. 위기가 발생했는데도 리스닝하지 않는다. 일선에서는 리스닝하는데 의사결정그룹에 적절하게 보고되지 않는다.
  10. 반복적으로 경험을 하고도 매번 대응 준비라던가, 대응방식에 별반 나아짐이 없다.
  11. 내부적으로 누가(who) 어떤 위기를 관리하라 지명해 지시하기보다 그냥 다같이 하자고 한다.
  12. 위기관리에 실패 한 이후 컨트롤센터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반복한다.
  13. 위기관리에 실패 한 이후 전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위기관리 강의를 듣는다.
  14. 실제 위기관리를 리드하셔야 하는 CEO께서 위기관리 트레이닝에 열외하신다.
  15. 자사 위기관리 후 평가에 있어 내부적으로 성공한 부분들을 주로 공유한다.
  16. 최고경영진과 일선 위기관리 실행 실무자들간에 위기에 대한 정의가 다르고, 판단 기준이 다르다.
  17. 똑같은 위기인데도 매번 의사결정 기준이 바뀐다.

 

임상 관찰과 컨설팅들을 통해 계속 추가 예정입니다. (last update in Jul, 2013)

 

2017년 추가

41. 대표이사에게 위기 상황을 보고를 위해, 일선에서는 PPT 디자인에 공을 들인다.

42. 비싼 위기관리 컨설턴트들을 고용해 놓았는데, 대표이사 알현이 힘들다. 그냥 부서 임원하고 팀장들이 위기관리 컨설턴트와 일한다. (심지어 회사에서 위기관리 컨설턴트를 고영했는지도 대표이사가 모른다)

43. 대표이사부터 모든 임원들이 각자 자기가 아는 영향력자들에게 두서 없이 전화를 돌린다. (결과적으로 자사 위기를 홍보한다)

44. 평소에 갖추어 놓지 않고서 위기 때 급하게 만들어 무언가 할려고 한다. (말 앞에 카트를 맨다)

45. 오너나 대표이사와 개인적으로 가까운 변호사를 고용한다. (중소기업의 경우)

46. 오너나 대표이사가 직접 사과문이나 해명문을 쓴다. 갖가지 클리쉐가 충만하다. 종종 검찰수사나 일부 고객들에 맞서 싸우려 한다.

47. 사내에 아직도 언론 기사를 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고위임원들이 있다. 홍보팀 예산은 월 100만원이다.

48. 임원들이 심지어 포탈이나 소셜미디어도 장악할 수 있다고 막연하게 믿는다. 몇년전 국정원 사례를 든다. (3500명 댓글부대)

49.  일선에서는 10만원을 아껴보려고 고객들과 싸운다. 그러다 온갖 부정기사나 고발, 소송이 걸린다.

50. 일선에서 취재하는 기자들을 만나면 ‘창구일원화’ 개념은 약 30초 정도 기억하고, 허심탄회하게 기자에게 은밀한 이야기들을 설명한다.

51. 대표이사가 혼자 모든 결정을 한다. 다른 부서 임원들이나 팀장들은 위기 시에도 그냥 대표이사의 메신저 지시만 기다린다. 함부로 나서면 안된다.

52. 법무나 대관과 협의 없이 홍보만 뛰어 다닌다.

53. 홍보임원이 위기대책 회의 때 바쁘게 기자를 만나러 다닌다. 대신 회의에는 팀장이나 다른 홍보실 직원들이 대리 참석한다. 대표이사나 다른 부서 임원들은 다 참석한다.

54. 로펌의 의견에만 충실하게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한다. 위기관리 컨설턴트들이 그런 포지션 위험하다 해도, 대표이사께서 로펌을 믿으시니 그리 할 수 밖에 없다 한다.

55. 오너나 대표이사께서 지인인 60-70대 전직 고위관료 또는 정치인들에게 위기 대응을 문의한다. 특히 여론관리(?)에 대해 그분들의 의견을 묻는다. 오래된 답변들이 주로 돌아온다.

56. 내부고발자나 이슈 원점을 두고 ‘본때를 보여주어여 한다’는 내부 의견이 대세를 이룬다. 로펌이나 위기관리 컨설턴트들은 대신 ‘신속하고 과감한 합의’를 조언하는데도 분노를 삭이지 못한다.

57. 법정에서 자사의 결백함이 드러날 것이라고 믿고, 여론과 12라운드를 벌인다.

58. 위기가 발생해서 거의 피크를 찍고 있는데, 위기관리전담팀을 만들거나, 위기관리 담당자를 뽑는다고 서치펌에게 연락한다.

59. 현재 타오르는 타사 위기 사례를 보고도 그게 자사에게도 곧 발생할 수 있다 믿지 않는다. 당연히 개선이나 준비가 없다.

60. 위기관리 예산을 오너나 대표이사가 대부분 쓰신다. (용도는 대외비)

 

임상 관찰과 컨설팅들을 통해 계속 추가 예정입니다. (last update in Aug, 2017)

7월 172013 Tagged with , , , , 0 Responses

왜 전문가란 사람들은 위기관리에 대해 사소한 것을 지적하는가?

 

기업들에게 위기가 발생하면 여러 언론사 기자들로부터 해당 기업의 위기관리에 대하여 인터뷰나 코멘트를 요청 받곤 한다. 이때마다 빠짐없이 듣는 질문이 있다.

이번 A기업의
위기관리는 성공했다고 보시나요? 실패했다고 보시나요
?”

정말 어렵고 답이 없는 질문이다. 외부에서 해당 기업의 위기관리가 성공했는지 실패했는지를 판단하는 기준은 여럿이 있다. 하지만, 그 성패에 대한 기준이 해당 기업 내부에도 똑같이 존재하고 적용되는지는 그 기업내부 외에는 아무도 모른다. , 하나의 위기와 위기관리를 두고 안팎의 성패 판정이 언제나 다를 수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왜 이런 다름이 있을까?

첫째, 위기 발생시 해당 기업이 가진 실질적 목적과 목표가 무엇인지는 외부인들은 알지 못한다.

공장에 안전사고가 일어나 협력 업체 직원 10여명이 사망하는 위기가 발생했다고 치자. 해당 기업은 내부적으로 금번 위기를 관리하는 목적을 수립하게 마련이다. 아주 구체적으로 최상위 의사결정자들의 의중을 기반으로 위기관리 목적과 목표를 세우는 것이다.

외부에서는 이번 사고로 떨어진 회사의 안전관련 명성을 회복하는 것. 피해 업체직원들에 대한 우호적 사후관리 및 생산 정상화. 사후 정부규제에 대한 책임 수준 관리 등등을 위기관리의 목적과 목표로 놓아야 한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기업 내부에서는 해당 위기에 대한 관리 목적과 목표를빠른 생산 정상화. 납품 일정 준수로만 단순하게 맞출 수도 있다는 것이다. 내부 외부 어떤 논란이 발생하건, 피해를 입은 협력업체 직원들과 가족들이 어떤 분란을 일으키건, 정부규제기관으로부터 높은 수준의 책임을 요청 받던무조건 일단 빠르게 생산시설을 정상화 해 대형 납품일정을 맞추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해당 기업은 이런 목적과 목표 하에 일사불란하게 정부 현장 조사를 어려 수단을 통해 단축시키고, 보험사와 로펌을 써서 피해자들을 일단 관리 무마하고, 공장을 비워 새로운 인력들을 투입 생산시설을 정상화 시키는 조치들을 해 단 수 일만에 생산을 개시하고 중요한 납품일정을 맞추었다고 치자. 해당 기업은 위기관리의 목적과 목표를 100% 이루어 낸 셈이다.

이런 기업에게 외부에서해당사는 땅에 떨어진 기업 명성은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피해자들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과와 지원책도 제시하지 않았고 정부 조사에 성실하게 임하지 않고, 책임도 회피하려 했다. 그래서 해당 기업은 위기관리에 실패했다고 본다고 한 지적들이 공감 될 리 없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공직자의 성추행 논란에 있어서도 해당 공직자가 마음속으로 세운 위기관리 목적과 목표가위기관리를 통해 종편이나 여론평론가로 다시 컴백하는 것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 외에 다른 지적은 성패의 기준이 되지 못한다 생각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대리점에 대한 불공정 거래행위 논란에 휩싸인 기업에게도 위기관리 목적과 목표는 “VIP에 대한 방어와 국민적 관심 모면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항공 사고를 겪은 항공사에게도 위기관리 목적과 목표는사고 책임 소재의 최소화와 조종사 및 승무원들에 대한 케어가 주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회장이 구속되는 수모를 겪은 그룹사에게도 위기관리 목적은 “VIP를 위한 방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청부살인 논란에 휩싸인 기업의 경우에도 주된 위기관리 목적과 목표는주가 정상화가 될 수도 있겠다.

따라서 이런 내부적인 실질적 위기관리 목적과 목표를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외부 전문가가 해당 위기관리가 성공했다 또는 실패했다 판정하기는 대단히 어렵다. , 여러 위기관리 목적과 목표를 예상해서 그 각각에 대한 성패 판정은 대입이 가능하다고 본다. , 여러 시각이 나올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둘째, 위기관리 성공과 실패를 결과적으로 판정하는 사람은 기업의 최고의사결정자 뿐이다.

 

이 부분이 또 하나의 큰 변수인데, 해당 기업이 세운 위기관리 목적과 목표를 내부적으로 충분히 달성했다고 하더라도, 최고의사결정자의 판정은 또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문제다.

내부 위기관리 목적과 목표였던 생산시설을 정상화 해서 중요한 납품 기일을 성공리에 맞추었다 보고하는 위기관리담당 임원에게 최고의사결정권자가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데 뭐 그리 대수냐이야기 할 수도 있다. “내가 몇 일 전 새벽에 공장에 가보니 나와 있는 사람이 하나도 없더라. 회사가 곤경에 처했는데 다들 집에서 쉬고 있던 거냐?” 하면서 해당 임원과 생산책임 임원들을 해고해 버릴 수도 있다. 이런 경우 위기관리에 성공했다고 해야 할지 실패했다고 해야 할지 애매한 상황이 발생한다.

“VIP를 일단 방어해서 집행유예를 받아 냈습니다. 이번 위기관리에는 저희가 성공했습니다라는 보고에 최고의사결정권자께서그걸 왜 1심에서 받아내질 못했어? 또 처음부터 불구속 수사도 가능했을 텐데 왜 구속까지 받게 만들었지?”라며 실패로 판정하시면 혼란스러워진다는 것이다.

최고의사결정권자가 전체적인 위기관리 상황을 보고 상당히 자의적으로 성패를 판정 하고 사후 조치를 취하는 한 외부 전문가들이 이러 쿵 저러 쿵 성패에 대해 내리는 판정은 아무 의미가 없을 뿐이다.

 

셋째, 한국의 경우 기업 위기관리 성패 기준이 없다. 따라서 평가가 불가능하다는 공감대가 있다.

한국에서는 아직 위기관리를 잘 못 했다 평가 받아 사라진 기업들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또한 위기관리를 잘 했다고 평가 받아 더욱 승승장구하고 성장하는 가시적 회사들도 마찬가지다.

위기관리에 대한 피상적인 관심을 넘어서게 만드는 실질적인 위협들이 그렇게 많이 존재하지 않다는 생각들을 많은 기업인들이 한다. 골치 아프고, 돈이 들고, 망신살이 뻗치는 해프닝들은 자주 발생하지만, 실제로 기업의 생존을 가르는 위기란 별반 존재하지 않았고, 그런 판정도 유효하지 않았다는 문제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외부 전문가들의 성패 판정은 아무런 의미를 가지지 못한다.

외부 전문가들이 디테일에 집중하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사고 발생 이후 첫 번째 기자회견이 왜 12시간만에 이루어질 수 밖에 없었는가? 이는 상황분석과 의사결정 그리고 거리를 극복한 원격 의사결정 협업 체계에 문제가 있어서가 아닌가?” 같은 지적들이 전부일 수 밖에 없다.

왜 처음부터 공감과 조의를 표명하지 못했나? 평소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팩을 가지고 있지 않았던 것이 아닌가?”하는 의문을 제시할 수 밖에 없다. 왜 대응이 느렸던 것인가? 왜 보고가 누락되거나 지연되었던 것인가? 왜 의사결정은 그렇게 내려질 수 밖에 없었나? 왜 실행 명령 이후 실제 실행은 그렇게 시간이 많이 소요되었나? 왜 커뮤니케이션 메시지에서는 이런 원칙들이 사라진 채 커뮤니케이션 되었나? 왜 이 기업은 여론을 읽지 않고 침묵 할 수 밖에 없었나? 왜 이 기업은 소셜미디어를 통한 적절한 커뮤니케이션에 등한시 했나? 등등의 세부적인 문제들을 지적하는 것이 전부 일 뿐이라는 것이다. 세부적인 성패만을 판정 가능할 뿐이다.

실제로 위기가 발생한 기업들 내부에 들어가 자문을 할 때도 내부 이해관계들과 정치적 판정 기준에 따라 외부 전문가들이 해 줄 수 있는 것은 판정보다는 개선점에 대한 제시일 수 밖에 없다. 미시적인 조언만 가능할 뿐이라는 의미다. 현실적인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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