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62025 0 Responses

의지가 선행되어야 빠르다?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439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가 당면한 이슈를 관리하기 위해 여러 대응 방안을 두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내부적으로 어떤 대응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지, 그리고 여러 방안 중 무엇을 우선순위로 두어야 할지 논의만 계속된다는 것입니다. 어떡해야 좀 더 빠르게 결정할 수 있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평소 홍보활동도 그렇고, 이슈나 위기관리에서도 그렇고 ‘신속함’이라는 기준은 아주 매력적인 개념입니다. 이슈나 위기를 관리하려는 기업이 얼마나 신속하게 대응을 실행하는 가는 그 기업의 체계, 경영품질, 실무역량, 지원자산 등에 대한 외부 평가를 가능하게 합니다. 빠르게 대응한다는 것은 일단 해당 기업이 준비되어 있었다는 의미이고, 실행 조직의 경험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기업에 계신 분들은 아시지만, 어느 하나의 실행이라 할지라도 실무차원에서 계획을 세운 뒤, 의사결정을 위해서는 여러 봉우리의 산을 넘는 지고지난 한 과정을 거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상당수 실행 계획이나 제안이 그 봉우리들을 넘다 사장(死藏)되거나 사라져 버립니다. 이 과정에서 물리적 시간이 허비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기업이 이슈나 위기관리를 할 때 빠르게 대응했다는 사실은 실무그룹의 대응 계획이 내부 의사결정의 산맥을 훌쩍 뛰어 넘어 버렸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 산맥을 넘게 한 주체가 오너나 대표이사인 경우도 있을 수 있고, 의사결정 조직이 정렬되어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실행계획이 조직의 방향성(의지나 의도)에 완벽하게 맞추어져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이슈나 위기를 관리하려는 기업의 내부에 의지와 의도 같은 방향성 자체가 존재하고 있었는가입니다. 선박이 항구를 떠날 때 정확하게 자신이 목적하는 항구를 정하고 출발했는가 하는 것이지요. 그렇게 목적 항구가 뚜렷한 선박은 중간에 어떤 파도나 기후에도 신속한 대응이 가능할 것입니다. 갑작스러운 변수가 생겼어도 심하게 좌충우돌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반면 목적 항구를 정하지 않은 채, 항해해야 한다는 생각만 가지고 출발한 선박은 다릅니다. 험난한 파도와 기후에 맞닥뜨리면 자꾸 방향을 바꾸며 시간 허비를 반복합니다. 이렇게도 해보려 하고 저렇게도 해보려 하지만, 그에 대한 결정도 주저할 뿐입니다. 변수에 적절한 대응이 불가능 할 뿐 더러, 변수를 일부 극복했다 해도 다시 어디를 향해야 할지 여전히 알지 못합니다. 변수 속에서 맴을 돕니다.

이슈나 위기관리에 있어서 기업 내부에서 정한 정확한 의지와 의도는 방향성 개념으로서 다양한 관리 활동에 중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뚜렷한 의지와 의도가 선행되면, 그에 정렬된 실행은 고안도 빠르고, 실행도 거침없이 됩니다. 조직 내부에서는 의지와 의도의 설정을 통해 험난한 의사결정의 산맥을 시원한 평야로 만들어 버리는 것입니다.

문제는 다양한 대응 방안이 역으로 기업 내부의 의지와 의도까지 만들어 내야 하는 절차를 거치는 경우 발생됩니다. 이 대응은 왜 해야 하는가? 이 대응과 저 대응 중 어떤 것을 해야 하는가? 둘 다 한다면 각각은 언제 해야 하는가? 이런 논의만 이어지는 기업의 경우에는 내부적으로 적절한 의지와 의도 설정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항구를 떠나 망망대해를 떠돌기 싫다면, 의지와 의도를 초기에 완전하게 정해 공유해 놓을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야 빠르게 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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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62025 0 Responses

변화와 개선은 적극적으로?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438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가 이번 이슈관리를 위해 사과와 함께 약속한 통 큰 개선 사안들이 있습니다. 그 이후 내부 고민을 해 가며 하나 하나 개선을 하고 있는데요. 일부에서 신속하게 개선 사안이 가시화 되지 않는다고 회사를 비판 하기 시작했습니다. 개선 내용들을 오버해서 커뮤니케이션 해도 될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말씀하신 오버 커뮤니케이션의 의미를 정리해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예를 들어 그 오버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개념의 정의가 ‘침소봉대’라고 한다면, 현재 상황에서 그러한 오버 커뮤니케이션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부정 이슈를 관리하기 위한 개선 약속이었기 때문에, 핵심적인 약속을 성실히 지키고 있다는 커뮤니케이션 정도가 적절할 것입니다.

그러나, 오버 커뮤니케이션의 개념이 개선 내용에 대한 적극적이고 구체적이며 신속한 커뮤니케이션이라면 그러한 오버 커뮤니케이션은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우리 회사가 약속 대로 언제 어떻게 개선을 실시 또는 완료했다는 업데이트 된 커뮤니케이션은 절대 앞의 예와 같은 오버 커뮤니케이션은 아닙니다.

새롭게 그 개념을 정리하자면 적극적, 선제적 커뮤니케이션이라고 해도 되겠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이슈관리 케이스에서 회사들이 언급한 개선과 변화의 약속이 실제로는 사후에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적극적 커뮤니케이션을 하지 않는 이유들은 다양합니다. 가장 흔한 이유는 약속대로 개선은 했지만, 지난 부정 이슈로 인한 개선임을 강조해 가면서 이해관계자에게 이전 기억을 되살리게 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내부 의견에 따른 것입니다. 개선은 개선, 그러나 지난 부정 이슈의 기억은 더 이상 자극하지 말자는 것이지요. 이 의견에도 일견 의미는 있습니다.

다른 이유로는 이슈를 관리하기 위해 서둘러 약속은 했는데, 실제 개선 작업을 준비하고 나서다 보니 문제가 생긴 경우입니다. 생각 보다 개선이 쉽지 않거나, 개선에 있어서 예상치 못했던 막대한 예산이나 인력 등의 실질적 장애와 맞닥뜨린 것이지요. 이런 경우 적극적 커뮤니케이션은 불가능해지고, 가능한 조용히 시간이 지나 가기만을 바랄 수밖에 없게 됩니다.

그 외 흔치 않은 이유로는 회사가 이미 했던 약속을 단순하게 이슈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활용한 레토릭으로서 간주하고, 실제 개선 활동에는 나서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커뮤니케이션 할 내용 자체가 없는 것이지요. 이런 경우에도 개선에 대해서는 회사가 상당기간 침묵하게 됩니다.

이해관계자를 짧은 시간 동안 속일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오랜 기간 동안 완전하게 속이기는 실제로 매우 어렵습니다. 개선을 약속했다면 개선을 정확하게 해서 다시는 종전과 같은 문제가 발생되지 않게 하는 것이 정상적 이슈관리이자 위기관리입니다.

적극적으로 구체적이며 신속한 커뮤니케이션이 따라주면 이는 명성관리 차원에서도 의미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성공적 이슈관리와 위기관리는 사후 개선과 변화로서 결실을 맺게 됩니다. 정확한 의미로서의 오버 커뮤니케이션은 그 과정에 있어 아주 기본적인 활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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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62025 0 Responses

근거를 만들어 놓으라고요?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437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현재 쟁점 사안에 대해서는 저희 내부에서도 검토가 있었습니다. 근본적 문제라기 보다는 자칫하면 사회적으로 논란을 일으키겠다는 시각이 있었지요. 그래도 방향이 정해졌기 때문에 추진한 것인데, 이게 실제로 논란이 되네요. 그런데 이 상황에서 ‘근거’를 강조하시는 건 무슨 의미인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실제로 최근 기업에서는 사업적 의사결정을 하면서, 내부적으로 정무적 감각을 동원하여 향후 논란 소지에 대한 검토까지도 미리 해 보는 것이 일반화 되었습니다. 자사 또는 타사 케이스에서 그런 과정을 거치지 않고 맞닥뜨린 어려운 상황들을 많이 목격했기 때문이지요. 그런 정무적 검토 과정을 거친다는 것은 일단 대단한 것입니다.

질문을 들어보면 회사에서도 이미 쟁점 가능성에 대해 의사결정 이전에 인지를 하신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 보다 중요한 것은 인지된 쟁점 가능성을 놓고 회사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해명 또는 반박의 근거를 만들어 놓았는가 입니다. 만약 정무적 검토를 통해 쟁점 가능성을 인지만 했을 뿐이고, 이후 해당 쟁점에 대한 자사 주장의 근거를 만들어 놓지 않았다면 그 과정의 의미는 사라져 버린 것입니다.

제대로 된 과정을 거쳐 의사결정이 되었다면, 현재 사회적으로 논란이 된 여러 쟁점에 대해서 회사는 하나 하나 해명이나 반박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 실행을 하는가 하지 않는가 하는 것은 그 때 그 때 상황에 따라 다시 의사결정해야 하는 주제이지만, 아무튼 해명이나 반박이 가능할 자사의 근거는 정확하게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회사의 결정으로 심각한 사회적 논란이 생길 수 있고, 그 논란에 의한 데미지가 해당 의사결정을 통해 얻을 수 있을 이득 보다 심각할 것으로 판단된다면, 그 의사결정은 하지 않아야 하지요.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단 의사결정을 해야만 했다면, 차선책으로 이후 발생될 쟁점에 대한 해명이나 반박의 근거를 최대한 많이 끌어 모아 놓는 것이 좋다는 의미입니다.

일부 기업에서는 논란이 발생되면 회사가 제시하는 사후 근거로 “OOO를 하겠다” “OOOO를 도입하겠다” “OOO쪽으로 개선하겠다” 등으로 미래형 계획을 고안해 냅니다. 그러나, 그 보다 나은 회사는 각 쟁점에 대하여 “그런 시각이 있을까 봐 OOO를 이미 했다” “그런 우려 때문에 미리 OOO를 취했다” “만의 하나 가능성도 해소하기 위해 OOOO를 완료했다”등의 과거 완료형 근거를 다양하게 제시합니다. 이 둘 간의 차이는 실제로 어마어마한 것입니다.

다양한 시각에 기반한 정무감각의 발현, 그리고 그에 따른 쟁점의 사전 확보 분석, 그에 더한 쟁점별 회사 주장의 근거 쌓기 노력. 이런 과정은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 있어 선제적으로 일상화되어야 하는 노력들입니다.

논란이 발생되고 나서 챙겨보는 근거는 쓸모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미래형, 희망형, 공약형 근거들은 효과가 적은 경우가 많습니다. 혹시나 그 중에 너무나 당연하게 이미 완료 했어야 하는 과정이 있다면 이는 더 큰 문제가 됩니다. 기본적으로 갑작스럽게 고안된 근거는 조악할 수 밖에 없습니다. 숙제는 미리 미리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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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62025 0 Responses

지휘관의 의도(CI)란?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436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전사적 위기관리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여러 서적을 읽고 있는데요. 지휘관의 의도(commander’s intent)라는 개념이 있더군요. 군의 지휘관이 전략적 방향성에 관하여 짧은 문장으로 부하들과 공유하는 개념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것이 전사적 위기관리 체계와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지휘관의 의도(commander’s intent) 개념은 원래 군에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지휘관의 의도 개념의 전제는 먼저 모든 ‘전쟁상황은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는다’입니다. 전쟁에는 그 상대가 있기 때문에 절대 한쪽의 계획대로만 상황이 진행되지는 않지요. 각종 변수와 혼란이 많아 단순하게 통제가능한 상황을 기대하면 안 된다는 생각에 기반합니다.

두번째는 그런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지휘관이 사전적 고심을 통해 정한 전략적 방향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 전제입니다. 태풍속에서도 우리가 탄 배들이 가야 할 방향은 지휘관에게 정확하게 정해져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방향성이 없다면 각각의 배들은 태풍속에서 각자도생 하거나, 상호충돌 하거나, 지리멸렬을 피할 수가 없게 됩니다.

세번째는 지휘관이 정한 전략적 방향성이 정확하게 일선 실행그룹에 공유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공유되어 있지 않은 지휘관의 의도는 그냥 지휘관의 마음속 바램 일 뿐입니다. 그런 공유되지 않은 희망은 실행은 커녕 조직이 구성 운용되는 단계에서부터 문제를 일으킬 것입니다. 실행 끝단까지 속속히 공유되어 있을 때 비로소 지휘관의 의도라는 개념과 가치는 완성됩니다.

기업의 전사적 위기관리 체계에서 지휘관의 의도는 일반적으로 위기관리 매뉴얼 맨 앞부분에 정리되곤 합니다. 우리 회사에서 정의하는 위기란 무엇인가? 위기관리란 어떤 것인가? 위기를 관리하기 위해 정해진 우선순위란 무엇인가? 이와 같이 당사에 공유되어 있는 기본 개념을 확인해 보면 그 안에 지휘관의 의도가 들어 있습니다.

만약 그 내용 중에 ‘성공적인 위기관리를 통해 회사의 재정적 피해를 최소화 한다’라는 지휘관의 의도가 매뉴얼에 적혀 있는 기업의 경우는 어떨까요? 해당 의도가 정확하게 공유되어 있는 기업이라면, 위기관리를 실행하는 모든 과정에서 재정적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의사결정과 실행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중점 방향과 실행 방안에 대한 프레임이 생기게 되겠지요.

그와 달리 매뉴얼 맨 앞장에 “우리 위기관리의 핵심은 고객과 사람이다’는 지휘관의 의도가 있다면, 같은 유형의 위기라고 해고 해당 기업의 위기관리 의사결정과 실행은 확연하게 달라질 것입니다. 고객과 사람들을 중심에 놓고, 어떻게 하면 그들을 보호하거나,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 일 것인가를 고민하겠지요.

지휘관의 의도는 그렇게 여러 전제와 방향성을 가진 개념입니다. 지휘관의 의도는 평시 커뮤니케이션 되어야 합니다. 지나칠 정도로 반복 커뮤니케이션 되어야 합니다. 위기대응에 참여하는 임원과 직원들의 귀에 못이 박히듯 익숙해져야 실제 위기 시 대응에 있어 지휘관의 의도가 실행으로 이어지게 될 것입니다. 실행 직원들은 이미 공유되어 있는 지휘관의 의도에 따라 고민이나 주저 없이 즉시 실행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휘관의 의도란 어려워 보이지만, 일단 정해져 공유되면 매우 유용하고 효율적인 위기관리 개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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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62025 0 Responses

직원들에게는 먼저 알려야겠지요?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435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 관련 한 큰 논란이 생겼는데요. 이에 대해 회사 입장과 구체적 사실관계를 먼저 직원들에게 알리라는 경영회의 의견이 있습니다. 홍보실에서는 그 내용이 상당히 만감하고, 외부로 입장문이 아직 나가지 않은 상황이라 조심스럽습니다. 그래도 직원들에게는 먼저 알려야 하는 걸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아주 예전에 쓰여진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교과서에서는 일부 전문가들이 이슈발생 시 ‘직원에게 먼저 알려 커뮤니케이션 하라’는 조언을 했었습니다. 그 조언은 직원들에게 먼저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회사의 입장을 공유해야, 그들 각자가 회사를 위한 대변인 역할을 해 줄 것이라는 기대에 기반한 것이었습니다. 실제로 당시에는 언론매체 외에는 지금 같은 온라인과 소셜미디어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와 같은 조언이 긍정적인 결과를 내기도 했었습니다.

물론 회사와 직원 간에 관계가 아주 좋고, 발전적인 기업문화를 가지고 있고, 직원들이 대부분 회사편에서 움직이는 것에 익숙한 회사라면 이전의 그와 같은 조언이 계속 통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은 현재 그와 같은 이슈관리 자산을 보유하고 있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더 이상 직원과 대 직원 커뮤니케이션의 패러다임이 이전과 같지 않기 때문입니다.

일단 외부로 해명문이나 사과문을 내지 않은 상태에서 내부 직원만을 대상으로 하는 커뮤니케이션을 해보려 하시는 것 같은데요. 최근에는 내부 커뮤니케이션과 외부 커뮤니케이션 간의 차이가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 케이스에서 보면 내부 커뮤니케이션의 맥락이나 톤앤매너 그리고 메시지들은 그대로 언론매체와 온라인을 통해 공유되곤 했습니다.

일부에서는 최초 회사의 메시지에 더해 직원의 감상평이나 비평까지 더해져서 훨씬 자극적으로 외부에 공유되기까지 합니다. 아직 회사의 공식입장이 나오지 않았다 해도, 그 회사 내부의 커뮤니케이션 메시지를 그대로 받은 언론 매체는 그 내용을 공식 입장으로 간주하며 기사화 합니다. 사실 내부 커뮤니케이션 메시지도 타겟만 다를 뿐 회사의 공식입장이기 때문입니다.

직원들에게 먼저 알려야 직원들이 회사를 도울 것이라는 생각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습니다. 내부 커뮤니케이션과 외부 커뮤니케이션은 다르다는 개념도 더 이상 의미 없습니다. 우리끼리의 대화는 암묵적으로 보호될 것이라는 상상도 이제는 그만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직원들에게는 이슈가 발생해도 아무런 커뮤니케이션을 하지 않아야 할까요?

모든 직원들은 곧 기자라는 생각을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외부로 회사의 공식 입장문을 배포하는 동시에 직원들에게도 그 외부로 향한 공식입장문과 비슷한 내용의 내부 커뮤니케이션을 실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직원들이 거래처나 외부 담당 이해관계자들에게 좀 더 설명할 수 있는 일부 내용을 추가할 수는 있겠습니다. 여기에서 핵심은 타이밍입니다. 이제는 이슈발생 시 어떤 이해관계자가 먼저고 어떤 이해관계자는 나중이라는 커뮤니케이션 시점의 차이는 거의 사라졌습니다. 적절한 대상 모두에게 동시에 그리고 일관되게 상호 정렬시켜 커뮤니케이션 한다는 것이 현실적 원칙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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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62025 0 Responses

위기관리 시스템은 어떻게?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434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대표님께서 새해에는 전사적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 하자면서 위기관리를 강조하고 계십니다. 실무진이 여러 관련 자료도 읽어 보고, 전문가들도 만나보고 하고 있는데요. 기업에게 전사적 위기관리 시스템은 어떤 의미이고, 어떻게 구축하는 것이 좋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수십년간 많은 기업내 위기관리 실무자들을 만나 상담해 본 경험을 바탕으로 가장 중요한 핵심을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일단 위기관리 업무를 실행하기 전에 위기관리와 위기관리 시스템에 대한 ‘정의’를 기업 내에서 정확하게 정렬(align)하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각 기업 마다 생각하는 위기가 다르고, 위기관리라는 개념이 다릅니다. 따라서 그에 기반한 위기관리 시스템이라는 개념 또한 하나 일 수 없습니다. 가장 먼저 대표님과 여러 핵심 임원들이 바라보는 위기, 위기관리, 그리고 위기관리 시스템을 정확하게 정리하고, 공유해야 합니다. 이 과정이 생략되거나 불완전하게 정리되면 이후 결과는 결코 긍정적이지 않게 됩니다.

자사의 사업, 문화, 구성원, 이해관계자 등에 대한 장기간의 접촉경험과 각각의 결과들이 있을 것입니다. 이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보면 우리 회사에게 위기란 어떤 것이다 라는 위기에 대한 윤곽은 어느정도 드러납니다. 그 윤곽이 전사적으로 또렷하게 정리 될 때 까지 지속적인 내부 커뮤니케이션 노력을 해야 합니다. 대표께서 생각하는 위기의 정의와 실무진이 생각하는 위기의 정의를 하나로 정렬 하는 작업이 완성되진 않으면 그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없습니다.

만약 전사적으로 위기를 보는 관점, 즉, 정의가 완전하게 정렬되었다면, 그 다음은 위기관리에 대한 정의로 까지 확장해 보려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위기 유형들을 관리하는 방식과 전략은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한 공통된 시각을 정리하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기업 내부의 여러 위기관리 철학과 원칙들이 만들어 지거나, 드러나게 됩니다. 컴플라이언스에 대한 논의도 활발 해 지게 됩니다. 위기에 대한 정의는 확실한데, 위기관리에 대한 정의가 부실하다면, 위기관리 시스템에까지 나갈 수는 없습니다. 그냥 이런 것이 위기이구나 하는 생각만 가지고 위기가 발생될 때를 기다리는 것 밖에 할 수 있는 것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위기와 위기관리에 대한 정렬된 정의가 만들어지고 공유되었다면, 그 다음 단계는 위기관리 시스템을 만드는 것입니다. 일단 목적지가 정해졌고(위기에 대한 정의), 그 목적지로 가는 길이 정해 졌다면(위기관리에 대한 정의), 그 목적지로 가는 길 위를 달릴 차량을 만드는 것이 바로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입니다.

위기관리 시스템은 어떤 위기관리 자산을 누가 어떻게 구축하고, 활용하는지가 중심이 됩니다.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누가(who)에 대한 것입니다. 쉽게 설명하면 위기관리 조직과 그 조직원의 역량에 대한 것입니다. 정해진 목적지를 향해 깔린 길을 달릴 차량을 움직일 운전사를 정해 훈련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앞의 모든 일은 그 각 순서대로 순차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어느 하나라도 건너 뛰거나 대충 해서는 결과물이 적절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많은 기업이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을 어려워하고, 그 중 대부분이 실패하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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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62025 0 Responses

부정 기사들은 어떻게 판별하죠?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433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와 관련된 부정기사가 가끔 언론에 게재되곤 하는데요. 매번 그 부정성을 판단하는 것이 참 어렵습니다. 어떤 임원은 이 기사가 부정적이니 적극 조치를 하라 하시고, 다른 임원은 별것 아니라고 하시고 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부정기사를 어떻게 판별하는 것이 좋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부정기사에 대한 기준이나 정의는 사실 기업마다 자체적으로 어느 정도 공감대가 있을 것입니다. 명시적으로 이것이 판별 기준이다 하는 것이 정리되어 있지는 않아도, 반복적으로 대응 또는 무시했던 부정기사 유형에 대하여는 홍보실이 알고 있을 것입니다.

현장에서 보면 부정기사 중 상당수를 차지하는 것이 ‘기분 나쁜’ 기사입니다. 경영진 대부분이 기분 나빠 할 내용이 기사화 된 것이지요. 문제는 그 기분 나쁨이 기사의 하자와 연결되어 있지 않는 경우입니다. 기사에서 언급된 수치, 정보, 멘트 등이 사실에 부합하는 경우 해당 기사에 대해 마땅한 조치나 대응은 제한됩니다. 단순히 기분 나쁘다는 것으로 회사가 나서는 것도 어찌 보면 이상하게 보일 것입니다.

그 다음으로 흔한 부정기사 유형은 부정성이 다분한데 비해, 그 기사에 대한 이해관계자나 다른 언론의 반응이 별로 보이지 않는 경우입니다. 찻잔 속 태풍과 같은 기사로 사라져 버리는 것이지요. 이런 경우에는 어느 회사나 부정성을 높게 보지는 않습니다.

그와 달리 아주 심각한 부정기사들을 판단하는 일반적 기준은 몇 개 있습니다. 첫째 기준은 회사 사업에 중대한 피해를 줄 수 있는 기사입니다. 예를 들면 회사가 대형 M&A를 추진하고 있다는 정보를 들은 기자가 너무 일찍 기사를 써버린 경우입니다. 그 기사 때문에 그간 추진해 온 M&A가 수포로 돌아가게 된다면 그 기사는 아주 큰 부정성을 가진 것이지요.

둘째 기준은 해당 부정 기사 이후에 점점 더 부정성이 커져서 규제 또는 수사 기관 등과 같은 주요 이해관계자들이 개입하게 되는 기사 같은 경우입니다. 예를 들어 회사의 특정 사업의 문제를 지적한 기사로 인해서 국세청이나 검찰이 본격적인 조사에 나서게 되는 경우지요.

셋째 기준은 부정기사가 기업 오너나 대표이사를 직접적인 타겟으로 하는 경우입니다. 기사 내용이 그리 부정적이 아니라 하더라도 가장 윗분이 기분 나쁘다 하시면 그 기사는 심각한 부정기사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대표이사께서 자신의 신상에 대해 잘 정리해 준 기사를 두고, 자신의 가족사항이 언급되었으니 강력하게 대응하라 하는 경우와 같은 것이죠. 사실 생각보다 이런 부정기사 판단과 대응이 많습니다. 어쩔 수 없는 현실이지요.

모든 부정기사 판단 기준에 있어 핵심은 해당 기사만 보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대신 해당 기사가 끼칠 파장이나 확산력을 판단해야 합니다. 이 기사에 적극 대응하지 않았을 때 발생될 이후 상황을 예상해 보는 것이지요. 단순히 몇 분이 기분 나쁘다는 것으로는 대응이 오히려 전략적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예상되는 이후 상황이 그리 심각하지 않다면 대응하지 않고 다른 접근을 하는 것이 더 이로울 수 있습니다. 그런 경우에는 그 기사를 쓴 기자도 자신의 기사에 한계가 있었다는 것을 인정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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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62025 0 Responses

어디에 장단을 맞추어야 하나요?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432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회사 관련 부정 이슈가 발생되면, 어떤 전문가는 빨리 회사의 입장을 커뮤니케이션 하라고 하고, 어떤 전문가는 상황을 지켜보며 말을 아끼라고 하더군요. 서로간 조언하는 대응방식의 차이가 너무 커서 어디에 장단을 맞추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나요? 하지 말아야 하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사실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커뮤니케이션이냐 침묵이냐를 결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 결정을 하기 위해 해당 상황을 어떻게 분석하고 예상하는지가 훨씬 중요합니다. 결국 상황에 따라 신속하게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 유형이 있고, 일정시간 침묵하며 대응하지 않아야 하는 유형이 있을 수 있습니다. 거기에 더해 간단하게 입장만을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 유형도 있을 수 있고, 구체적이고 지속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이어 나가야 하는 유형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무조건) 이렇게 대응해야 한다’는 원칙이 있을 수 없는 이유가 바로 각 상황의 다름 때문입니다. 고려해야 하는 변수들이 많기 때문에 대응 방식을 결정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말씀하신 전문가들도 나름대로의 상황 분석을 전제로 그러한 대응 조언을 해 드린 듯합니다. 최종적으로 회사에서는 어떤 상황 분석이 좀 더 합리적인지 판별하시어 대응 조언을 선택해 보시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추가적으로 설명드릴 개념은, 이슈관리를 위하여 기업이 커뮤니케이션 하거나 또는 하지 않는 것은 이슈관리 ‘전략’에 관한 영역입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최대한 합리적인 상황 분석이 전제되어야 하는 전략적 결정 사항이라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기업이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 시기가 왔음에도 커뮤니케이션 하지 못하는 것은 ‘역량’에 관한 것입니다. 해야 할 때는 정확하게 효과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것은 역량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일단 상황을 지켜보면서 커뮤니케이션을 잠시 중단하자는 의사결정이 내려졌더라도, 바로 다음날이라도 제대로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게 끔 준비는 해 놓고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적시가 도래하였을 때 바로 준비된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이는 분명히 ‘역량’에 대한 것입니다. 평시 기업들이 이슈관리 투자를 집중하는 영역입니다.

일부 준비되지 않은 채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은 잘못된 ‘경험’ 또는 ‘습관’에 관한 것일 수 있습니다. 경험이 없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이 얼마나 어렵고 복잡한 과정을 거치는 지 알지 못해 준비하지 않고 본능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이지요. 조직의 커뮤니케이션 습관도 영향을 미칩니다. 어떤 메시지이든 정확한 검토나 검증 없이 빨리 빨리 만들어 커뮤니케이션 해버리는 습관이 있는 경우에 이슈관리는 위태로울 수 있습니다.

평소에 소통이 중요하다, 서로 소통해야 한다, 소통해서 오해를 풀어라 등과 같은 일반적 조언에 익숙한 기업 리더들께서는 자사 관련 부정이슈가 발생되면, 어떻게 든 빨리 소통을 하려고 하시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다시 말씀드리지만, 대응을 위한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하는지 또는 하지 말아야 하는지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많은 변수들을 돌아보며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먼저라는 것을 기억하십시오. 상황 분석 없는 소통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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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62025 0 Responses

비합리적 이슈에는 어떻게 대응하나요?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431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사실 이 주제가 어느 정도 합리적이라면 저희가 대응할 가치가 있을 텐데요. 이번에는 좀 너무합니다. 도저히 합리적으로 해석할 수 없는 아주 극단적이고 비합리적인 논란이거든요. 일부 경영진께서는 대응하지 말라 하시기도 합니다. 이렇게 비합리적인 논란은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좋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먼저 사내에 공유하셔야 할 인식의 기반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인간은 합리적이지 않습니다. 합리적일 수도 없습니다. 다른 인간들이 합리적일 것이라 생각하는 그 인간도 사실은 비합리적인 상상을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비합리적인 인간들이 만들어 내는 논란이 꼭 합리적이어야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지요. 대응도 그와 같은 현실적인 인식을 가지고 하셔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합리적 의사결정에 익숙하신 경영진의 경우 비합리적인 사회적 논란이 발생되어 회사에 피해를 끼치게 되면, 해당 이슈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에 조차 큰 어려움을 겪습니다. 해당 이슈가 왜 그렇게 논란이 되는 건지. 그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공중이나 이해관계자들은 왜 그런 반응을 보이는 것인지. 이런 비합리적인 논란에 왜 정부나 정치권 그리고 시민단체들이 개입하려 하는 것인지 이해하기 힘들어 합니다.

우리가 지금까지 목격해 온 기업의 이슈관리 케이스 중에 비합리적 논란의 중심에 위치했던 기업이 합리적 대응을 해서 이슈를 관리해 낸 경우가 있을까요? 비합리적 논란에 합리적 대응을 하는 것은 마치 불타 오르는 기름에 물을 뿌려 불을 끄려는 시도와 유사합니다. 대부분의 불은 물을 압도적으로 뿌리면 꺼지는 법입니다. 하지만, 활활 불붙어 있는 기름에는 절대 물을 뿌리면 안 되지요. 비합리적인 대응에 합리적 대응을 하는 것은 기름불에 물을 뿌리는 것과 동일한 결과를 생산해 냅니다.

불이 붙어 타오로는 기름에는 산소를 차단해 불을 줄여 나가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대응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평소에는 생소한 소화 물질인 모래나 흙을 뿌리기도 하지요. 비합리적으로 보이는 이슈에 제대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업측에서도 비합리적 대응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의미입니다.

우리가 왜 사과 해야 하지? 우리 회사가 실제로 잘못한 게 무엇이지? 저 이상한 사람들에게 왜 우리 회사가 고개를 숙여야 하지? 어찌되었건 우리가 책임을 수용하기만 하면 논란이 잠재워질까? 우리 회사가 이런 전례를 남기면 추후에도 논란이 잦아지지 않을까? 이 같은 합리적 의문은 일단 잠시 미루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반대로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공중 또는 이해관계자의 이야기를 최대한 듣고, 해석해서 회사가 인정하거나 받아들일 사회적 책임 또는 명분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칫 비합리적인 것처럼 보이는 대응이라도 명분을 찾아 신속하게 실행하는 것이 낫습니다. 고개를 숙이고, 비난을 수용하는 자세를 취하고, 낮은 자세에서 개선과 재발방지를 약속하고, 최대한 공감한다는 커뮤니케이션을 반복하는 것이 훨씬 나은 예후를 보장합니다. 비합리적 논란에는 절대 땔감을 던져 넣지 마십시오. 산소를 차단해 빨리 불을 끄기 위해 필요한 대응은 곧 공감과 사과 그리고 개선의 약속입니다. 합리적으로 생각하지 말고 실행하십시오. 우리 모두는 합리적이지 않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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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312025 0 Responses

언론에서 소통을 하라는데요?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430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에게 며칠간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일단 최초 해명은 했는데, 언론에서는 회사가 더 나서서 소통하라 요청하고 있습니다. 추가 의혹에 대해 답을 계속 내 놓으라는 거죠. 저희가 다시 나서야 하는지, 아니면 지금처럼 침묵해야 하는지 고민입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부정이슈가 발생했을 때 침묵이냐 대응(커뮤니케이션)이냐 기본적 입장을 정리하는 데에는 많은 변수 검토가 필요합니다. 자주 말씀드린 것과 같이 ‘무조건’ 정해진 원칙은 없습니다. 소통이라는 말이 평소에는 상당히 긍정적 의미로 들리지만, 부정 이슈가 발생했을 때는 그 의미는 전혀 다를 수 있습니다.

일단 침묵이냐 대응이냐 하는 입장을 결정할 때에는 해당 이슈의 성격을 잘 살피셔야 합니다. 이슈 성격상 회사가 나서서 커뮤니케이션 할수록 논란이 커지는 유형이 있고, 그 반대가 있을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회사가 지금 커뮤니케이션 대응을 했을 때 ‘얻는 것’이 많을까, ‘잃는 것’이 많을까 하는 판단입니다. 만약 회사가 대응 커뮤니케이션을 해도 논란이 잦아 들지 않을 것이라 예상되면 차라리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는 것이 나을 수 있습니다.

대응 커뮤니케이션을 한다면 그 커뮤니케이션 대상은 어떤 이해관계자인지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규제나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고 있는 상태에서, 회사가 다양한 쟁점에 대해 커뮤니케이션 대응을 하는 것은 자칫 관련 기관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에 권장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회사가 실컷 기관을 자극해 놓고, 그 커뮤니케이션 대상은 소비자들이었다고 해명한다 해도 기관과의 관계는 좋지 않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 다음 대응 커뮤니케이션을 한다면 어떤 메시지와 논리, 그리고 근거를 제시할 것인가 하는 고민도 필요합니다. 일반적 이슈관리 경험상 사회적으로 논란이 된 회사가 그 엄청난 불을 잠재울 수 있는 양질의 메시지, 논리와 근거를 마련해 제시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만약 제시 가능한 메시지, 논리 그리고 근거들이 부분적이거나, 상충되거나,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라면 차라리 대응하지 않는 경우가 더 나을 수도 있습니다. 그 대안으로 일부 회사는 ‘깊은 사과’를 합니다. 사과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불을 꺼보려 하는 것이지요.

그에 더해 예상하셔야 하는 것은 회사가 커뮤니케이션 할 때와 하지 않을 때를 각각 예상하여 어떤 대응이 현재 논란에 대한 언론의 관심과 기사를 줄어 들 게 할 것이냐 하는 것입니다. 초반에 제대로 커뮤니케이션 했다면, 그 후 추가로 여러 번의 커뮤니케이션은 필요 없게 될 것입니다. 어쨌든 시간이 흘러 갈수록 언론의 기존 관심은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반대로 회사가 계속 해명 하고, 반론을 제시하고, 새로운 반박을 하고, 가시적 행동을 하면, 언론의 관심은 장기화되고 기사량은 줄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일부 언론에서 부정 이슈와 연관된 회사에게 ‘소통하라’ 요청하는 것은, 회사측 시각에서 보면 더 많고 다양한 기사 주제를 내 놓으라는 언론의 주문과 같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말씀드린 바와 같이 침묵하는가 대응 커뮤니케이션을 하는가 하는 결정에는 많은 변수 검토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비유적으로 활활 타오르는 불을 끄는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땔감을 더 이상 넣지 않는 것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만약 무언가를 던져 넣어 불을 끌 수 있는 경우라면 당연히 그리 하는 것이 나은 결정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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