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10월 142011 Tagged with , , , 0 Responses

[기고문] 위기 시, 수백 배 더 커뮤니케이션 하라

세계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모 기업의 특별 의뢰를 받고 쓴 기고문입니다. 위기를 잘 관리하시기를 기원하면서…
 

[기고문]

위기 시, 수백 배 더 커뮤니케이션 하라


개인이나 조직이나 마찬가지다. 슬프거나 우울하거나 아픈 일이 있으면 ‘침묵’하려 하는 것은 똑같다. 우리 내 문화적으로도 ‘안 좋은 일이 있으면 자중하고 정신 사납게 떠들지 말라’는 공감대가 있다. 일부 이에 반해 ‘(좋지 않은 일에 관해) 이야기하고 의견을 나누기’를 했다가는 주변 사람들로부터 ‘정신 없는 사람’으로 낙인 찍히기 일쑤다.

문제는 여기에서 발생한다. 기업의 위기 시 가장 경계해야 할 부분이 바로 ‘정보의 진공상태’인데 위기를 맞은 기업은 내외부적으로 ‘침묵’하면서 문제가 발생한다. 그 중 일부는 ‘무슨 좋은 일이라고 이에 대한 이야기를 여기 저기 반복적으로 해야 하는가?’라 생각한다. 또 일부는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어도 딱히 할 이야기가 없습니다’라 푸념한다. 그 나머지는 ‘그냥 이렇게 조용히 지내다 보면 이 상황도 지나가겠지요’라고 조심스럽게 속삭인다.

모두 위험한 생각이다. 기업은 사회 속에서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유기체이기 때문이다. 기업 커뮤니케이션 명구(名句)중에 이런 말이 있다. “기업은 절대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을 수 없다 (You Can Not Not Communicate)’ 즉, 기업은 어떠한 경우를 막론하고라도 항상 커뮤니케이션 하고 있을 수 밖에 없다는 의미다. 다시 말해 ‘노 코멘트(No Comment: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는다는 뜻)도 코멘트’라는 이야기다.

노 코멘트가 기업에게는 ‘코멘트’라면 어떤 의미의 코멘트가 될까? 맞다. 이 모든 상황에 대해 ‘우리는 문제가 있다. 문제를 인정한다. 부끄러워 할말이 없다’는 코멘트가 된다. 이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이 없는 기업들은 항상 위기 시 아무런 커뮤니케이션도 하지 않는다. 그냥 조직과 개인의 ‘침묵’ 본능에 의지해 위기관리에 실패한다.

기업 위기에 대해 한 발자국 더 걸어 들어가보면 ‘적절한 타이밍에 전략적으로 커뮤니케이션’만 했었더라면 위기를 성공적으로 관리할 수 있었던 케이스들이 매우 많다. 최근 발생한 전국규모의 순환정전 사태도 그렇다. ‘앞으로 십분 후인 오후 2시부터 전국에 순환정전이 실시됩니다. 놀라지 마시고 저희의 가이드에 따라 주십시오’라는 메시지가 전력거래소나 한국전력으로부터 적절한 타이밍에 전달만 되었었더라면 전국민의 혼란은 대부분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위기 시 항상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한다라는 생각이 조직에 충만하지 않아 이런 재앙들은 여기저기에서 반복된다.

SK 최태원 회장은 몇 년 전 사내 방송을 통해 직원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했다. “최고경영자로서 제가 가장 못하는 부분이 같은 이야기를 천 번 하기 입니다” GE의 전회장 잭웰치도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했었지만, 최고경영자나 일정직급 이상의 임원 및 매니저들은 직원들이 묻는 동일한 질문에 동일한 답변을 수백에서 수 천 번 반복할 줄 알아야 한다. 특히 위기 시에는 이런 반복적인 커뮤니케이션 원칙과 가치는 큰 빛을 발한다.

우리가 지금 어떤 위기를 경험하고 있는지 직원들이 끼리끼리 모여 비밀스럽게 소근거리게 만 해서는 안 된다. 어떻게 이 상황을 극복하고 어디로 우리 조직이 달려 나갈지에 대해 혼란스러운 채로 고요만을 강요해서는 더 힘들어진다. 우리의 최고 리더가 어떤 생각과 배짱을 가지고 계신지 직원들이 각자 추측하게 만들어서는 위기관리는 요원해 진다.

이심전심은 수 천 번의 커뮤니케이션으로 만들어지는 힘든 결과물이다. ‘말하지 않아도 안다’는 TV광고 카피는 분명 거짓말이다. 기업은 위기 시 최고경영자부터 일선 직원까지 평소보다 훨씬 더 많이 그리고 자주 정해진 메시지들을 가지고 커뮤니케이션 해야 한다. 정보의 진공을 우리 스스로의 전략적인 메시지들로 채워 불필요한 혼란과 추측들을 몰아내야 한다.

직원들로 하여금 최고경영자의 마음속을 경험하게 하는 방법은 ‘부단한 커뮤니케이션’ 밖에 없다. 최고경영자의 마음속에 ‘위기’가 없다면 커뮤니케이션하고 커뮤니케이션 하고 커뮤니케이션 하자. 직원들도 마찬가지다. 서로 커뮤니케이션 하고 커뮤니케이션 하고 커뮤니케이션 하자. 그것이 곧 위기를 관리하는 아주 멋진 방법이라는 것을 굳게 믿고 실천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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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02011 Tagged with , 0 Responses

노 코멘트 전략 vs. 코멘트 전략 : 전 서울서부지검장 케이스

남기춘 전 서울서부지검장은 19일 법무부의 한화 수사 부당 개입 의혹에 대해 사실상 개입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더 이상 할 말 없다”며 말을 아꼈다. 남 전 검사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그가 법무부의 수사개입 사실을 인정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와 관련 “그렇게 말한 적은 있지만 더 이상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그는 수사개입 논란이 불거지기 이틀 전인 지난 15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 ‘법무부가 수사 간섭을 했다는 말인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봐야지”라고 답변한 것으로 이날 전해졌다. 그는 이에 대해 이날 “아무 의미 없이 한 말이고 당시로서는 문제될 게 없다. 내용도 없고 아무것도 아니다”고 해명했다. 그는 구체적인 간섭 경위에 대해서는 “더 이상 할 얘기 없다. 조용히 살게 내버려뒀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인 행선지는 밝히지 않은 채 이날 출국해 1주일 이상 해외에 머물 계획이라고 밝혔다.남 전 검사장은 앞서 지난 17일 법무부의 부당 수사개입 의혹이 불거지자 “현직에서 물러난 처지에 이런 일에 대해 언급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연합뉴]

 

남 전 지검장의 언론 커뮤니케이션 전략은 무얼까?

만약 스스로 자신의 전략이 ‘노 코멘트 전략’이었다 생각했다면 실패한 커뮤니케이션이다. 반면에 그것이 의도적인 ‘코멘트 전략’이었다면 성공한 커뮤니케이션이다.

15일 “그렇다고 봐야지”
17일 “현직에서 물러난 처지에 이런 일에 대해 언급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
19일:”그렇게 말한 적은 있지만 더 이상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일부 정치인들이나 고위공무원들이 이런 ‘노 코멘트 전략을 빌린 코멘트 전략’을 종종 활용하는데, 매번 임팩트가 있다. 아주 고도의 계산된 실행이 필요해서 위험하긴 하지만…

과연 그는 15일 언급에서 단순 실패한 것일까? 아니면 그 이전부터 일관되게 노 코멘트를 빌린 코멘트 전략을 의도했을까?

역시 노 코멘트는 곧 코멘트인가 보다.



3월 142010 Tagged with , , , , , , 1 Response

미국 씨월드: 소셜미디어를 통한 위기관리

미국 씨월드 올랜도에서 최근에 발생한 고래 조련사 사망 사건. 샤무라고 불리는 Killer Whale이 수중 공연 중 조련사를 살해 한 사건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조련사가 물에 빠져 사망하는 모습을 아이들을 비롯한 수많은 방문자들이 목격을 했다는 것이 충격이었다.

소셜미디어 특설상 상당한 분량의 이야기들이 실시간으로 퍼져나갔고, 해당
공연의 주최측인 씨월드 올랜도측은 위기관리에 나섰다. 이번 케이스에서는 다른 부분 보다 소셜미디어를 통한 위기관리 방식이 상당히 흥미롭다.

‘기존의 소셜미디어 자산(Asset)이 위기시에는 큰 역할을 발휘한다’는 원칙을 다시 한번 확인 시켜준 케이스라서다.

씨월드 사건 이후 회사측이 실행한 소셜미디어 위기관리 활동들:

* 사건 발생 몇 시간 후 씨월드 올랜도의 CEO Jim Atchison은 씨월드 블로그에 사건 조사를 시작했다는 포스팅을 올림

* 씨월드 블로그의 코멘트 섹션을 오픈으로 돌림

* 사건 다음날 기존에 홍보용으로 재미있게 활용되던 샤무(Shamu)’ 트위터 계정을 정지시키고, 가능한 씨월드 공원의 공식트위터로 방문객들을 리다이렉팅 함.

*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서 사건 조사결과와 향후 플랜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 페이스북에서도 대화를 실행함. 특히 기존 씨월드의 1만명 페이스북 팬들과 중점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함.

* 일부 지지를 표시하는 팬들에게 감사의 답변을 실시 함

* 샤무에 의해 사고를 당한 조련사 Brancheau를 기리는 동영상을 유투브에 게시 공유함

* CEO Atchison의 사과 조사 관련 기자회견 내용을 블로그와 트위터를 통해 실시간 공유함

SunSentinel.com에서는 씨월드의 이번 소셜미디어 위기관리 케이스에서 얻은 매우 중요한 인사이트를 제시하고 있다.

 

The most interesting conversation was taking place on their Facebook fan page, where people left comments such as, “Stop making money off of exploiting animals!! Free the whales!!.” SeaWorld wasn’t answering most of the questions and comments, but some of their 100,000 plus Facebook fans did. Those fans showed a deep loyalty to the park
and were able to answer questions — and defend SeaWorld. It’s exactly the best of what a company can expect from social media: building customer relationships and earning brand loyalty. [SunSentinel.com]

여기서 얻을 수 있는 인사이트는 ‘소셜미디어에서는 충성도 있는 지지자들로 하여금 일부 공격자들과 대화하게 하라’하는 거다.

정리:

1. 기존에 소셜미디어 자산을 활성화 해서 관리하라.

2. 가능한 충성도 높은 지지자들을 양산하라.

3. 위기발생 후 ‘실시간 방송(Live Broadcasting)’과 같이 소셜미디어로 투명하게 커뮤니케이션 하라

4. 충성도 높은 지지자들과 더욱 정성껏 대화 하라

5. 일부 공격자들은 우선 충성도 높은 지지자들로 하여금 대화하게 하라

6. 대신 공격자들의 주장에 대해서는 정성껏 듣고(Listen) 별도의 포스팅으로 대화하라

위의 기사를 쓴 SunSentinel의 Seth Liss 기자(News Community Manager)는
이렇게 이야기 했다:

The lesson here is that in crisis situations, don’t ignore the problem. Don’t hide. Instead, acknowledge the concerns and listen. Social media gives companies and individuals a prime opportunity to do that.

[SunSentinel.com]

 위기관리에 있어서 소셜미디어의 가치를 아주 정확하게 짚어 주었다.

 

8월 162009 Tagged with , , , , , 0 Responses

진짜 메시지를 좀 쓰자 – 보도자료

공정위 지철호 카르텔조사국장은 “선도업체가 가격 인상안을 만들면 이를 다른 업체가 추종하는 것으로 보이도록 하면서 가격을 공동으로 올리는
지능적인 방법을 사용했다”며 “이번 시정조치로 음료제품의 가격 안정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1위 업체를 추종하는 외형적 가격담합 방식이 지능적인 방법이라는 공정위측의 메시지가 참 재미있다. 진짜 이 방식이 ‘일반인들이나 공정위가 미처 눈치 채지 못 했을만큼 ‘지능적’ 방법’인가?

그리고 이번 과징금 조치로 진정 ‘가격 안정’을 기대하고 있을까? 유사이래 이와 동일한 이유에 대한 과징금 부과가 처음이었다는 말인가?

공정위의 코멘트를 기사를 통해 읽자니 상당히 새삼스럽고 기대감이 생긴다.


PR담당자분들……제발 보도자료에 공식 코멘트(Quotation)를 쓸때는 조금만 더 생각하고 쓰자. 메시지가 아닌 메시지 말고 진짜 메시지를 말이다.

8월 082009 Tagged with , , , , , , , 2 Responses

나쁜 코멘트가 더 강력하다

회사를 오픈한 후 일때문에 이번 여름 휴가는 그리 휴가답게 보내지 못하게 되었다. 대신 여러 좋아하는 블로거분들의 블로그에 남겨지는 휴가 후기들을 하나 하나 읽어 보면서 간접(?) 휴가 기분을 내고 있다.

지난주 부터 와이프와 ‘이렇게 휴식없이 지내다가는 정신 건강에 무리가 오겠다’는 공감대를 형성했고…년말 휴가를 좀 길게 가지자 플랜을 세웠다. 직원들에게도 이번 여름에 열심히 일하는 대신 연말에는 유럽회사 만큼 휴식을 넉넉하게 가져가자 했었다. (하지만…연말에 일이 몰려 오는 꿈을 꾼다. 행복한 불길이랄까…)

미리 연말 휴가지 비행기편과 호텔을 예약 했다. 비행기편이야 마일리지와 연결이 되어 있으니 좋으나 싫으나 모 항공사를 선택해야 하지만…호텔은 선택의 폭이 다양하다. 작년 여름 휴가때 보아둔 그곳 바닷가를 바라보는 호텔을 예약했다. 당시 바라보면서 입지로 보나 시설로 보나 그리 뭐 빠지지 않는 곳이라 생각했었던 그 호텔이다.

호텔을 예약해 놓고…하루가 지났다. 그러다 갑자기 그 호텔의 이용후기들이 궁금해진다. 한국에는 알려져 있지 않는 호텔이었기 때문에 미국 ExpediaTripadvisor의 이용후기들을 하나 하나 찾아 읽어 보았다.

그렇게 맘에 들었던 외모와는 달리 투숙객들의 일부는 상당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아침 조식이 포함되어 있는 패키지였는데 투숙객들의 글을 보면 아침식사라기 보다는 그냥 풀바에서 도기백을 나누어 주는 형식이란다. 내부시설은 낡았단다. 한 투숙객은 자신이 묵은 18층에서 엘리베이터로 내려오는데 8번을 스톱했다 불평을 한다. 그리고 고층에서도 들리는 풀바의 야간 소음이 대단하단다.

전체 이용후기들은 수십개였는데 이 중 3-4개가 부정적이다. 나는 온라인상의 대화를 분석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중립을 지켜보려 했지만…결국 그 부정적 소수의 의견 때문에 예약을 캔슬했다. 나름대로 큰돈을 그런 호텔에 지불할 용기가 없었다.

대신 더 예전에 보아두었고, 또 최근 한 블로거분이 묵으셨다는 그 호텔을 찾아 새로 예약을 했다. 물론 이번에는 그 호텔에 대한 이용후기들을 먼저 읽었다. 100%에 가깝게 매우 긍정적인 후기들이 대부분이다. 이전 호텔과는 후기의 톤앤매너가 다르다. 만약 이게 온라인 후기 관리에 힘입은 것이라면 이 새 호텔은 관리를 완벽하게 한거다.

온라인상에서 우리 기업에 대한 나쁜 의견들과 글들 그리고 대화들. 이들은 마치 문신과 같다. 알리즈와 로라리즈는 한 동영상에서 ‘기업이나 브랜드에 대한 공중들의 인식(perception)은 젖은 시멘트에 남겨진 발자국과 같다’고 했는데…온라인상의 부정적 대화들이 바로 그렇다. 일단 남겨지면 새로 복원하기가 힘들다.

예전 종이신문에 실린 부정적인 기사는 사라졌어도 온라인에 남겨진 발자국은 영원하게 된거다. 이게 바로 우릭 기업들이 이전보다 더욱 더 완벽한 서비스와 제품을 고객들에게 제공해야 하는 절체절명한 이유다.

‘100번 잘하다가도 한번 잘 못하면 다 잘못했던 것이다’는 말 보다 온라인에서 적절하게 다가오는 말이 없다. 너무 너무 완벽하기 힘든 세상이다.

예전 같이 일하고 대충 대충 위기를 관리하려 하면 이제는 영원히 망하는 세상이 된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