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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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트레이닝 교재에서는 함부로 자사의 잘못을 인정하지 말라고 한다. 또 어떤 교재는 우선 잘못이 있으면 무조건 인정하고 사과하라고 한다. 이런 주장들 사이에서 실무자인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 우선 결론을 말하면 객관적으로 입증이 가능한 부분은 인정하고 그렇지 않은 부분은 절대 인정하면 안 된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인정을 하건 안 하건 항상 chemistry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일단 인정을 해버리면 그 다음에는 다시 돌이킬 수가 없다는 것이 문제다. 법적으로 소송들이 예상될 때에는 이러한 인정이 매우 큰 부담이 되곤 한다. 인정 이전에 책임을 ‘통감’하자. 그리고 인정 할 수 없는 부분은 입증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점을 강하게 강조하자. 무엇이 키 메시지가 되어야 할지 알자. 여기에서 키 메시지는 “사실 입증에 최선을 다할 것”이 되어야 한다. “책임을 통감한다”는 취지의 메시지는 서브 메시지로 남겨야 한다. ‘감정적 인정’에 인색하지 말자 항상 오디언스의 마음으로 역지사지하라고 한다. 기업을 대변하는 홍보담당자라고 하더라도 위기시에는 자유롭게 모드변환을 해보면서 메시징을 해야 한다. 사실관계 여부보다 감정이 우선되는 그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 나의 사랑하는 딸이 학교에 간식거리로 가져간 과자에서 인체에 치명적일 수도 있는 유리조각이 나왔다고 상상을 해보자. 아버지로서 또는 어머니로서 나의 마음은 어떨까 생각해 보자. 놀람, 두려움, 안도, 분노, 혼란스러움이 믹스가 되기 마련이다. 사랑하는 자식에게 치명적인 부상이 있었을 수도 있었다는 섬뜩함을 함께 ‘공감’해보자. 이 공감대 안에서 그 소비자들은 어떤 답변을 이 제품을 생산한 회사로부터 듣고 싶을까 생각해보자. “고객님, 이 제품에서 발견된 유리조각은 저희 생산과정에서는 절대 유입될 수 없는 이물질입니다. 그 이물질의 유입경로를 정확하게 밝히기 위해서 저희가 조사를 해 보겠습니다.” 이런 답변이 위안이 될까? 이 화난 소비자가 원하는 것은 유입경로나 이 회사의 생산시설이 최첨단이냐 아니냐가 아니다. 화난 상대를 위하는 방법은 최대한 그 상대의 심정을 ‘공감’해주는 것이다. 그 공감의 수준을 극대화해서 화난 상대가 느끼는 절망의 수준 이상까지를 함께 해주는 것이다. 감정을 관리해 주고 추후에 이성적 메시지의 전달이 가능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언론 답변엔 감정과 이성 사이 균형을 위의 답변이 고객에게 한 답변이라면 언론에게도 비슷하게 말하자. 단, 언론은 감정과 이성에 약간 균형을 주어 답변해야 한다는 점만 감안하자. “이번 이물질 유입 사건으로 심려를 끼쳐드린 점 해당 소비자와 국민 여러분들께 우리 회사 임직원 일동은 깊이 사죄 드립니다. 우리 회사에게는 소비자의 안전이 가장 중요한 가치입니다. 따라서 일차적으로 소비자가 안전한지 여부를 확인했고, 현장에 담당인력들을 투입해서 소비자를 위한 안전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해당 이물질의 성분분석과 유입경로에 대한 정확한 규명은 저희 담당인력이 해당 제품을 회수하여 전문가 분석을 통한 후 즉시 발표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이번 사건으로 인해 심려를 끼쳐드려서 죄송합니다. 최선을 다해 원인을 구명하고 재발을 방지토록 하겠습니다.” 이 정도가 적절하다. 분명히 이 답변을 들은 기자는 이렇게 물어 볼 것이 틀림 없다. “아 예, 그렇습니까? 근데요. 팀장님 보시기에는 이 유리조각이 어떻게 들어갈 수가 있었다고 보세요?” 여기에서 다시 홍보담당자는 ‘100% sure’와 ‘100% true’의 메시지 간에 혼동을 겪게 된다. 어떤 답변을 해야 할까? 현재 ‘100% true’인 답변이 없다면 ‘확실한 혼입과정이 밝혀지면 그때 바로 알려드리겠습니다”가 정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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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8년 04월 18일 18:39:40 / 수정 : 2008년 04월 18일 18:41:3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