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무

9월 172009 Tagged with , , , , , , , , , , , , , , , , , , , , , 0 Responses

커뮤니케이션 창구의 일원화?











대형 공기업 하나를 대상으로 CEO 및 임원진 미디어트레이닝을 실시했다. 여러 가지 위기관리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들을 나누다가. 이 창구
일원화 전략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실무자들은 이창구
일원화가 자사의 가장 중요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전략이라 강조했다.

창구 일원화(One Man’s Voice)라는 것은 본래
One Voice
에서 시작된 것 같다. 수많은 조직원이 하나의 목소리(One Voice)를 내라는 개념이 창구 일원화(One Man’s Voice)
발전한 듯 하다.

그 전략적인 개념에는 충분히 이해가 갔다. 여러 사람들이 공유되고 컨펌 되지 않은 메시지들을
남발하는 것을 피하고 우리 조직이 관리할 수 있는 경로를 통해 관리할 수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자 하는 것이 그 핵심이겠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본 뒤 이 부분에 대해 공감과 우려를 함께 제기할 수 밖에 없었다.

여기에서 창구 일원화라는 더욱 정확한 개념은위기 시에는 홍보팀을 통해서만 언론과 커뮤니케이션
하라하는 일반적인 가이드라인을 넘어홍보담당자 이외에는
언론과 커뮤니케이션 할 수 없다. 언론에서 필요로 하는 자료와 정보는 해당 부문 담당자들이 마련하여
홍보팀에 전달하고 홍보팀이 그 내용을 디자인 해서 언론에게 전달한다는 세부적인 프로세스를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문제는 홍보담당자들이 기술적이고, 기능적인 여러 가지 세부 정보에 대해 정확하게
언론과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느냐 하는 부분이다. 예를 들어 홍보담당자들이 회사의 유상감자 전략이라던가
생산부분에서 미생물 증식 원인 등에 대한 자세하고 확실한 Q&A를 기자들과 직접 진행 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홍보담당자가 팔방미인이 되어야 하고, 사내의 모든 정보에 익숙해야 한다는 것에는 물론 동의한다. 그러나 위기 시 급증하는 정보 수요를 충분하게 충족시킬 수 있는 이해도와 심도 있는 정보를 전달하기에는 현실적인
무리가 있다.

최근 기업들의 비즈니스가 최첨단화되고 여러 가지 새로운 기술들이 속속 도입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홍보담당자 일원화론은 더 이상 현실적이
아니라고 본다. (봤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일부 기업들은 기능별 대변인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마케팅, 영업, 생산, 기획, 재무, 감사, HR, IT, 법무, 총무 등등의 기업 기능별로 최고위 임원을 지정해 대변인(spokesperson)
훈련을 거치게 한다.

홍보담당자들은 기업의 대변인 역할을 충분히 하도록 하되, 기능별 대변인이 서브 대변인(sub-spokesperson)의 역할을 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기업측에서 원하는 정확한 메시지가 언론에게 전달될 수 있고, 커뮤니케이션 수요가 적절하게 충족될 수
있다고 보는 거다.

하지만 각 기업마다 문화와 시스템 그리고 철학이 다르다. 긴 시간 동안의 미디어 트레이닝을
끝내고 나니 왜 이 공기업에서창구 일원화를 강조하시는지
알게 되었다. 역시 내부에서의 축적된 insight 또한
무시하긴 힘들다. 적절한 조화와 균형이 필요하다는 깨달음을 또 얻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