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자

11월 062009 Tagged with , , , , , , , , , 2 Responses

모든 이해관계자를 향한 메시징 참 어렵다

해마다 30%씩 가격이 떨어지는 LCD TV와 달리, LED TV 가격은 출시 후 7개월이 지났지만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윤 사장은 “해외유통업체들이 고가인 LED TV를 팔 때 이윤을 많이 남기기 때문에 가격을 내리지 말아 달라고 오히려 부탁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위기가 낳은 혁신 제품이 시장 흐름을 바꾼 것이다. [조선일보]

개인을 넘어 기업이라는 큰 조직이 메시지 하나 하나를 모든 이해관계자들에게 적합하게 디자인 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모른다.

위의 메시지도 그렇다.

위의 메시지가 적합한 타겟 오디언스는 주주, 투자자, 직원, 거래처(은행) 그리고 위 행사 타겟처럼 다른 회사 경영인들이 전부겠다.

반면, 소비자를 비롯한 정부, NGO, 커뮤니티 등에게는 분명 민감한 메시지다.

사장께서는 경영자들에게 강연 중 자랑 같이 하신 말인데 그게 기사화가 됐다. 그래서 타겟팅이 안됐다. 참 메시징이란 어렵고 예측하기 힘들다.

 

2월 112009 Tagged with , , 9 Responses

[책추천] 보이지 않는 것을 팔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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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선물받았던 때는 내가 인하우스 시절이었다. 몇장을 읽었더니 별로 감흥이 없었다. 당시 나는 보이지 않는 그 무엇을 팔아야 하는 위치에 있지 않았기 때문일찌도 모르겠다. 회사 책상위에 덩그란히 올려 놓아 먼지만 쌓이다…퇴사를 하면서 집에 가져왔다.

새해가 되서 책장을 정리하다가 이 책이 다시 눈에 들어왔다. 보통 한번 읽었던 (또는 읽으려고 시도했었던) 책은 왠만해서는 다시 읽지 않는데…이번엔 다르다. 한장 한장을 읽어가면서 현재 내가 일하는 곳과 나와 동료들의 자세들을 생각하면서 읽어보니 정말 대단한 책이다.

이 책은 마케팅이나 세일즈에 관한 책이 아니다. PR 에이전시 AE들에게 올바른 자세를 가르치는 성경이다. 그리고 PR 에이전시 사장들에게 내리는 교시다. 아주 간단하고 강력한 insight들을 각 장별로 보여주는데…그 하나 하나가 너무나도 강렬하게 가슴을 찌른다. 솔직히 행하지 못함이 부끄럽다.

이 책을 읽으면서 ‘회개’하지 않는 PR AE나 경영자들은 구제불능이다. 자세에 대한 책. 한번 읽어보자.    

[몇 가지 구절 들]

  • 아마 당신 회사도 이른바
    ‘알파 원칙’에 의해 움직이고 있을 것이다. 즉 아이디어가 좋은 의견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아이디어가 권력을 쫓아다니는
    것이다.
  • 대부분의 조직은 인류가 진화해온 원숭이 무리와 비슷하게 움직인다. 원숭이 무리는 우두머리(알파)가 무엇을 할 것인가,
    무엇을 생각할 것인가에 대해 지시하면 이에 따라 움직인다. 그런데 우두머리는 항상 의사결정을 잘하는가? 꼭 그렇지는 않다.
  • 우두머리란 대개 권력을 쟁취하고 이를 유지하는 데 능숙할 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만일 유능한 사람들이 당신의 아이디어를 죽이지
    않는다면 우두머리들이 죽일 가능성이 크다.
  • 만일 당신이 우두머리라면, 말을 하지 않는 것부터 배워라.
  •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우월하다는 환상을 갖고 있다. 당신도 분명 다른 평범한 직장인보다 자신이 더 낫다고 생각할 것이다.  또한 당신 회사가 제공하는
    서비스도 실제보다 더 좋다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 자신을 과대평가하고 있는 사람들이 기대하는 서비스 수준은 예상 외로 높다. 따라서 평균 이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데도 평판은 나쁜 경우가 대부분이다.
  • 마찬가지로 서비스 기업들은 자신들의 서비스를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높다. 따라서 정확히 평가하자면 평균 이상이라고 생각하는 서비스는 실제로는 평균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보는 것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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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개하자!
1월 292009 Tagged with , , , , , , 0 Responses

공통되고 반복적인 교훈

국민의 세금으로 마련된 450억 달러의 구제금융을 받는 기업이 고가의 제트기를 산다는 것을 납득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씨티그룹 고위층은 이를 ‘구매 철회 지침’으로 해석했고 곧 대변인을 통해 “제트기를 구매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씨티그룹이 사려고 했던 제트기는 5000만 달러 상당의 프랑스 닷소의 신형 팔콘 7X. 당초 보유하고 있던 제트기 가운데 10년 이상 된 기종 두 대를 처분하는 대신 이를 대체하기 위해 2007년 계약한 것이다. 이런 사실이 알려진 뒤 미국 내에선 전형적인 ‘도덕적 해이’라며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그럼에도 씨티그룹이 구매를 강행한 것은 취소할 경우 400만 달러의 위약금을 물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돈줄’을 쥐고 있는 재무부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자 즉각 계획을 철회하게 된 것이다. [중앙일보]

Citigroup이 결국 대변인을 통해 호화 제트기 구매의사를 철회했다. 뉴욕포스트의 보도가 거대 금융기업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친거다. 정확하게 말해서는 뉴욕포스트가 여론을 일으켰고, 여론이 정부(재무부)를 자극했고, 전주인 재무부가 곱지 않은 시선을 Citigroup에게 보냈다. 이 시선 하나가 거대기업의 의사결정을 신속하게 앞당겼다.

위기관리 프로세스에서 가장 큰 고민이 “왜 이렇게 의사결정의 속력이 늦는가?”하는 것인데, 이 번 케이스에서 아주 정확한 일러스트레이션이 목격된다. 의사결정의 속력은 외부로부터 예상되는 반대 급부의 부정적 심각성에 비례한다.

보통 조폭 영화에 나오는 씬과 같다. 조폭두목이 돈을 갚지 않는 술집 주인 하나를 잡아다 놓고, 어름장을 놓으면서 돈을 갚으라 하면 실실 웃으면서 나중에 준다 한다. 그러다가 엎어놓고 손가락을 펴 그 중 손가락 몇개를 잘라내는 시늉을 하면 바로 소리를 치면서 “알았다 갚는다”한다. (의사결정은 사실 이렇게 간단하고 빠르다)

이런 의미에서 위기시 의사결정이 느린 기업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경영진이 해당 위기의 부정적 심각성을 정확하게 깨닫지 못하는 경우
위기 직후부터 여론을 모니터링 하지만, 정확하게 여론의 흐름을 예측하지 못하는 경우
유일한 의사결정 내용이 회사에게 큰 타격이 될 것이 자명한 경우
너무 변수들이 많은 경우 (살아날 구멍을 찾는 경우)
해당 위기에 대해 경영진이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 경우
유사 위기가 자주 있었기 때문에 그 이전 위기유형들과 비슷하게 극복되리라는 막연한 자신감이 있는 경우

이런 모든 느린 의사결정의 이유들은 대부분이 경영진과 외부 모니터링을 담당한 홍보담당자의 책임이다. 근본적으로는 회사와 경영자의 철학의 문제가 선행한다.

Citigroup의 경우에도 가장 좋은 것은 ‘뉴욕포스트나 어떤 미디어도 제트기 구입에 관심을 두지 않고, 기사화를 하지 않는 경우‘가 최고였을 것이다. 두번째 좋은 경우를 꼽으면 ‘기사화가 일부 되었더라도 여론이 별로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경우‘겠다. 세번째 좋은 경우는 ‘기사화가 되고, 여론이 일어나도, 정부의 전주들이 별로 나쁜 시선을 보내지 않는 것’이겠다.

첫번째는 종전 우리나라에도 만연했던 ‘기사를 뽑는 활동’으로 관리해야 하는 것이었다. 두번째는 가능한 기사를 키우거나 재미있게 만들지 않기 위해 ‘안전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으로 어느정도 톤 다운을 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물론 변수가 많다) 마지막 부분은 ‘정부관계(Government Relation)’의 영역이다.

어쨋든 기업이 cross fingers하면서 운을 기다리거나 운을 만들기 위해 억지스러운 일을 하면 꼭 부작용이 있다. 스스로 떳떳하고 조금이라도 떳떳하지 못하면 신속하게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최선이다. 지금까지 수백 수천의 위기관리 사례들이 공통적으로 반복적으로 들려주는 성공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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